지난해 12월 28일, 한울안중학교 축제가 열렸습니다.

축제의 첫 순서로 재활용품을 업사이클링(Upcycling)해 만든 의상을 입고 런웨이를 누비는 패션쇼가 진행되었습니다.

업사이클링은 Upgrade와 Recycle의 합성어입니다. 재활용보다 상위개념으로 재활용품을 좀 더 아름답고 가치 있게 활용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점을 명심하며 옷의 도안을 그리고 재료를 구하고, 어떻게 만들지 생각하며 옷을 만들었습니다. 옷을 만드는 시간은 몇 주간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마침내 옷을 완성한 후 피팅을 하며, 어떤 메이크업을 해야 하는지, 어떤 소품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모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본격적인 패션쇼가 시작되자, 우리의 행진을 실시간 촬영을 하여 강당에 모여 계신 부모님들이 볼 수 있도록 진행하였습니다. 패션쇼가 끝난 후에는 행사에 참석해주신 부모님, 가족들과 함께 1층과 2층 학교의 곳곳에 전시된 우리가 올 한 해 동안 활동해왔던 사진과 작품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점심식사 후 본격적인 ‘어울림한마당’ 무대가 시작됐습니다.

첫 순서는 시작을 알리는 intro 독백연기였습니다. 독백연기의 BMG은 1994로 우리 학생들이 직접 소금, 클라리넷, 플루트, 피아노로 연주를 하였고, 네 명의 학생들은 ‘내가 한울안중학교에 오기 전’이라는 주제를 표현했습니다. 아름다운 음악과 친구들의 담담한 목소리가 어우러져서 근사하게 시작을 알렸습니다.

두 번째 순서는 노래&랩을 하는 한울안의 보이그룹입니다. 소나기라는 노래로 멋있는 무대를 만들어 냈는데요 변성기가 시작됐는지 고음을 조금 힘들어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저는 25현가야금2중주 ‘봄 날, 벚꽃, 그리고 너’와 ‘Hey Jude’ 를 연주했습니다. 작은 실수도 했지만 멋진 조명과 훌륭한 음향, 그리고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주시는 선생님과 여러 부모님들의 응원 속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우리 학교에 입학해서 처음 접하게 된 25현 가야금은 다루기 쉬운 악기가 아니어서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는데요. 시간이 흐를수록 국악기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퓨전 국악단 소담소담’을 통해 가야금을 배울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네 번째 순서는 해금3중주입니다.

‘가시리(귀향ost), 언제나 몇 번이라도’를 준비했는데요. 이들의 공연은 더욱더 특별했습니다. 지난 서울 진로체험에서 다녀온 ‘수요 집회’와 관련된 영화가 바로 ‘귀향’입니다. 귀향을 연주하기 전 학생들이 직접 만든 영상을 하나 띄웠는데요. 수요 집회에 참여했던 모습을 담은 영상입니다. 그곳에서 무대를 함께한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한울안중학교에 들어와서 새롭게 배운 악기로만 무대를 꾸민 것은 아닙니다. 모든 학생을 두 개의 모둠으로 나눠 이뤄진 기악합주는 초등학교 때부터 익숙하게 배워왔던 멜로디언, 리코더, 피아노, 그외 탬버린, 트라이앵클과 같은 친숙한 각종 타악기가 한 무대에서 어울리는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의 무대 뒤에는 선생님들의 축하무대가 있었습니다. 8분의 선생님께서 Most Have Love라는 노래를 불러주셨는데, 학생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무대였습니다.

모든 무대가 끝나고, 학생들이 준비한 엔딩 영상으로 축제의 막이 내렸습니다.

이날의 모든 일정을 함께 해주신 김민진 학생의 부모님 ‘입학한지 엊그제 같은데, 1년의 시간이 흘렀네요. 공연 내내 만감이 교차해 주책없이 흐르는 눈물로 선생님들의 노고에 대해 감사함을 전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고 소감을 말했습니다.

2학기에 전학을 온 한주완 학생의 어머니 또한 ‘한울림마당,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아이들도 고맙고 선생님들께도 너무 감사드립니다’고 하였습니다.

오늘의 한울안 어울림한마당이 더욱 의미가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행사 기획과 준비과정에서부터 우리 학생들이 함께 했다는 점인데요.

학생들이 공연과 무대에 사용될 영상은 물론 행사 팸플릿까지 직접 촬영하고 편집도 하고, 여러 아이디어도 제시하면서 함께 준비했습니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 꾸준히 연습하고 노력하는 끈기와 지구력을 배우고, 공연기획, 영상편집, 음향조명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쌓으면서 한울안중학교 학생들의 꿈은 한 뼘 더 자랐습니다.

한울안중학교 1학년

이 아 란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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