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족의 아픔을 미처 다 이해하지 못한 채 가족이 된다. 그리고 서로에게 말한다. 제발 날 좀 이해해달라고.
부부가 겪는 가족문제는 각자 어린 시절 경험한 부모와의 관계와 그때 받았던 상처가 지금의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부부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개인의 아픔만이 아닌 원가족의 역사와 삶의 굴곡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서로에 대해 수용하고 존중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책에서는 부부문제에서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두려움이라고 말한다. 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게으름이나 이기적인 마음 때문이 아니라 두려움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은 행동을 하더라도 배우자가 받아주지 않거나 외면당할 것 같은 두려움…. 그동안 배우자와 주고받았던 행동이 무시ㆍ비난ㆍ경멸ㆍ단절 등이었기에 상대의 긍정적인 반응이 쉽게 상상되지 않는 것이다.
한두 번의 시도로 관계가 호전되지는 않기에 장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데 혼자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에 무너지면서, 어쩔 수 없이 기존의 부정적인 상호작용만 반복하는 부부관계의 ‘강박프로세스’가 작용한다. 이 책은 나와의 쉼 없는 대화를 통해 진정한 나를 찾고 관계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성장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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