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번화가 동성로 골목마다 담배꽁초 ‘수북’단속도 ‘역부족’…상인·환경미화원 고충 심해

▲ 대구 중구 동성로 만남의 광장 옆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한 골목 안. 흡연금지 홍보문구가 있지만 시민들이 아랑곳 않고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무열 기자 lmy4532@idaegu.com
▲ 대구 중구 동성로 만남의 광장 옆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한 골목 안. 흡연금지 홍보문구가 있지만 시민들이 아랑곳 않고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무열 기자 lmy4532@idaegu.com

9일 오전 8시 대구 중구 동성로 한 골목.
환경미화원이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를 쓸어 담고 있었다.
환경미화원은 “새벽 2시부터 동성로 인근을 청소하고 있는데 1시간만 지나도 골목은 다시 꽁초가 더미째 쌓인다”며 “평일은 그나마 낫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을 정도다”고 토로했다.
같은날 동성로의 한 버스정류장 앞 음식점은 직원 김모(44ㆍ여)씨가 직접 나와 물청소를 하고 있었다. 김씨는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전날 흡연자들이 버리고 간 담배꽁초와 쓰레기 등을 치우는 일이라고 했다.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 등지가 담배꽁초와 연기로 신음하고 있다.
금연구역 확대와 흡연 단속이 이뤄지지만 동성로 등지의 길거리 흡연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2016년 6만8천70차례에 걸쳐 금연구역을 점검했다. 2017년 7만8천735차례, 지난해(11월30일 기준) 9만1천231차례를 점검했다.
하지만 금연구역 내 흡연 적발 건수는 지난해의 경우 1천573건이다. 점검 수 대비 1.7%에 불과하다.
동성로는 2009년 중심 구간(한일극장∼중앙파출소)이 금연 거리로 지정됐다. 2012년부터는 과태료가 부과되는 등 2ㆍ28기념공원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등을 포함한 동성로 일대가 금연구역이다.
또 동성로 인근 버스정류장과 택시승강장 10m 이내도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동성로는 매일 골목마다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인다.
중구보건소 관계자는 “지정된 금연구역과 민원 등에 따라 계속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며 “담배를 피우거나 꽁초를 버리는 경우에만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시민들과 마찰도 많아 애로사항이 크다”고 말했다.
흡연자들은 흡연 공간 확충 등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3년간 대구지역 금연구역시설은 2016년 5만9천986개소, 2017년 6만5천590개소, 지난해 6만8천581개소로 늘었다. 하지만 흡연구역이 새로 조성된 것은 전무한 실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금연구역 내 흡연으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해 나갈 것”이라며 “캠페인 등을 통해 금연의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도ㆍ단속 또한 불시에 실시하는 등 흡연율도 줄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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