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우울증 극복 위해 봉사활동 시작 ‘장애인 봄나들이’ 등 체계적 봉사 진행

▲ LG두드림봉사단 이도진 단장. 그는 “봉사란 자신의 주변을 좀 더 확장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 LG두드림봉사단 이도진 단장. 그는 “봉사란 자신의 주변을 좀 더 확장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많은 분과 꿈과 희망을 나누고 싶습니다.” 구미지역 봉사 활동 현장에서 빠지지 않는 얼굴이 있다. LG두드림봉사단 이도진 단장이다. 그는 2017년부터 LG두드림봉사단을 맡고 있다.
이 단장은 2008년 경력직 사원으로 LG디스플레이에 입사했다. 나름 순탄한 길이었지만, 가슴 한쪽은 늘 허전했다. 계속되는 업무 스트레스로 우울증도 겪었다. 그에게 봉사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자신의 처방이었다. “예전부터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았지만, 용기를 내기가 어려웠다. 남한테 이끌려 첫 봉사활동을 그럭저럭 마쳤다. 그런데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내 안에 있던 응어리 같은 게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짬을 내 참여했던 봉사 활동의 시간이 쌓이고 쌓여 1천여 시간이 됐다. 벌써 3년 전 이야기다. 그는 “내가 한 일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된다는 게 그렇게 멋진 일인지 알게 됐다”고 말한다. “홀몸 노인분들을 찾아뵙고 쌀과 생활용품 등을 가져다 드렸는데, 집마다 직접 키운 고추며 무 등을 챙겨주시기도 했다. 닭백숙을 했다고 꼭 먹고 가라고 하신 할머님도 계셨다. 선물을 주러 왔다가 오히려 나눔을 받은 격이 됐지만,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는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선물이나 돈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이라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참 많은 인연을 만났다. 경제적으로 힘든 데도 오히려 남에게 뭔가를 주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의 마음을 다 챙기지 못해 미안하고,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
LG두드림봉사단의 단장을 맡은 건 그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다. LG두드림봉사단은 LG 자매사별 봉사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2017년 발족해 계절별로 봉사활동을 펼쳤다. 봄에는 거동이 힘든 장애인들과 ‘봄나들이’를 갔고, 여름에는 LG와 자매결연 마을을 방문해 마을 잔치를 열었다.
또 가을에는 지역 아동센터 50개소 아이들과 함께 골든벨을 열었고, 겨울에는 봉사단원들이 직접 한 김장을 배달했다.
이도진 단장은 “봉사 활동은 그렇게 어렵고 거창한 일이 아니다. 자신의 주변을 좀 더 확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아직 망설이고 있는 분이 계신다면 일단 저질러 보라고 권유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