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기미


기미는 비교적 흔한 피부질환으로 아시아에서 중년 여성의 30% 정도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주로 안면부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색소성질환으로 다양한 크기의 갈색 혹은 푸르스름한 회색의 색소 침착이 뺨이나 이마, 코, 턱 등에 발생하고 드물지만 팔에도 생길 수 있다. 색소의 깊이에 따라 겉으로 보이는 색깔이 달라지는데 표피형이면 갈색으로, 진피형인 경우에는 청회색, 혼합형일 때는 갈회색으로 나타나며 이중 혼합형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미의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자외선 노출이 가장 강력한 유발요인으로 알려졌는데 이로 인해 태양에 노출되는 얼굴 피부에 주로 생기고 여름에 흔히 악화되는 경과를 보인다.
또 여성호르몬도 중요한 유발인자인데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잘생기고 임신 중일 때와 경구피임약을 사용할 때, 또 폐경 이후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을 때 자주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밖에도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을 악화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자외선에 의한 기미를 줄이려면 자외선을 100% 차단하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수적이다.
기미의 치료법은 다양하다.
하이드로퀴논 레티노이드 등의 미백성분이 함유된 국소 도포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미세한 전류를 이용해 비타민C를 침투시키는 비타민C 전기영동법, 화학박피술, 색소레이져 등을 피부타입과 색소의 깊이ㆍ부위에 따라 적절히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
기미의 치료는 쉽지 않으며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재발이 흔하고 만성적인 경과를 나타내며 자칫 부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경우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상당히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치료법의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하며 피부과 전문의 등의 전문가 진단과 조언을 꼭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토잉과 같은 새로운 시술법이 시도되며 그 외의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활발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기미 예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외선 차단제의 적절한 사용이다.
흔히 일광화상의 주범으로 알려진 자외선 B뿐만 아니라 자외선 A도 색소침착을 일으키므로 자외선 A와 B 모두를 차단해야 충분한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자외선 A는 유리를 통과할 수 있어 야외뿐 아니라 창이 큰 실내에서도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파운데이션이나 파우더 등의 화장품에는 아연화산, 산화티탄, 탈크와 같이 자외선을 차단하는 성분이 포함돼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이 같은 화장품을 덧바르면 이중 차단효과를 거둘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의 수치에 따라 차단 지속력의 차이가 있다. 자외선 B를 막기 위해서는 SPF 30 이상인 차단제를 쓰는 것이 좋고 자외선 A의 경우에는 PA 지수로 ++이상을 골라야 한다. 차단제를 발랐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3~4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또 흐린 날에도 구름이 태양광선을 완전히 막는 것이 아니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꼭 사용해야 하고 스키장과 같은 환경에서는 흰 눈이나 바닥에서 반사되는 자외선도 기미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적절한 영양보충, 규칙적인 운동, 비타민 C와 비타민 E의 섭취, 적절한 피부 보습 등도 기미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이지민

웰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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