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최고 50% 감소·표피 이상증식 억제
전통 한약재 5가지 제조 해독효과 탁월

▲ 사복석 청신한약방 대표가 한약방에서 자금정을 내보이고 있다.
▲ 사복석 청신한약방 대표가 한약방에서 자금정을 내보이고 있다.

아토피 질환은 양약에서도 이렇다할 특효약이 없다. 각질발생을 줄이기 위해 보습을 도와주는 것이 치료의 대부분이다.
그런데 한약이 아토피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논문이 발표돼 이목을 끌고 있다.
대구 악령시의 한방 고유처방 ‘자금정’이 아토피성 피부질환에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내용의 논문은 세계적 저명 학술지에 게재되면서 한의약계가 주목하고 있다.
대구 약령시와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가 공동으로 시행한 자금정의 아토피성 피부질환 치료 가능성에 대한 연구논문이 SCI급 학회지인 ‘저널 오브 에드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 7월호에 게재됐다.
저널 오브 에드노파마콜로지는 보완통합의학 분야에 상위 20% SCI급 저널이다. 저널평가지표 수록 사이트 JCR(학술지인용색인)차트 내 27개 중 4위다.
이번 연구에서 자금정을 피부각질세포에 투여한 결과 아토피 피부질환에서 발생하는 염증이 최고 50%까지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에서도 아토피를 유발한 실험쥐에 자금정을 투여한 결과 부종, 홍반, 각질 등의 피부병변이 유의미하게 줄었고 이상증식되는 표피도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됐다. 자금정을 투여한 실험쥐에서 어떠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는 등 안정성도 확보됐다.
◆궁중비방 해독약이 아토피에 효능
자금정은 농약중독 효능연구 실험에서도 독성이 감소되는 양상이 확인돼 농약 급성 및 만성노출 시 해독제로도 활용가능성을 보여줬다. 자금정은 한약 가운데 해독약으로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 궁중비방의 전통 한의약이다. 문합, 산자고, 대극, 속수자, 사향 등 5가지 한약재로 제조됐다.
자금정은 고가 약재인 사향이 많이 들어가고 제조공정이 까다로우며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있지 않아 그동안 대량 생산이 이뤄지지 못했다.
대구 약령시에 위치한 청신한약방 사복석 대표가 15년 전부터 제조했으며 아토피 치료와 해독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에 한국한의학연구원과 함께 효과 입증을 위한 연구에 들어간 것이다.
대구시는 현재 자금정과 같은 고유처방 한약들의 산업화를 위해 국비 연구개발자금을 확보했다.
◆동의보감 등 12개 고유처방에 기록
사복석 대표는 1970년에 한약방을 창업해 30년 동안 환자들을 상담하면서 공해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해독에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확인했다.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2004년 자금정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자금정 효험이 기재된 중요 한방 문헌을 살펴보면 시재백일선방, 동의보감, 방약합편 등 12개 중요 고유처방 해독문에 기록이 돼 있다. 궁중내의원에서 조제해 임금님께 올리면 임금님은 이 약을 신하들에게 나눠 주던 구급상비약으로 널리 사용됐다.
자금정은 잘못된 식생활 환경에서 발병하는 급ㆍ만성 원인 불명의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비롯해 과음주로 인한 알콜중독, 간손상, 숙취해소, 심혈관 질환, 중풍 전조증, 뇌경색 등 급성기 질환에 특히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체 내부에 독소가 쌓여서 유발되는 만성 피부질환, 만성 두드러기, 아토피성 피부질환,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약물중독, 미세먼지로 인한 인후염, 성대결절, 쯔쯔가무시병, 독충에 물렸을 때, 의식불명 위급시에도 효능이 있다.
사복석 대표는 “해독약이 흔할 것 같지만 자금정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 해독약이 개발된 것이 없다”며 “대구한의과대학 방제과학 글로벌 연구센터장 김상찬 교수와 간 보호연구와 약물의존성 억제연구에 대해 공동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 대표는 또 “최근 중국과 일본의 전통한의약 산업은 수출 주도형 신흥 산업으로 성장하는 반면 우리나라 한약 산업화는 부진한 상황에서 한방시장은 점차 위축돼 가고 있다”며 “자금정이 산업화를 통해 개발이 된다면 한방 생약을 제대로 방제학을 과학화시키는 것이며 한약의 안전성 유효성에 대한 불신 해소 및 복용의 편의성 제고를 통한 한약 제재 활성화를 통해 국내외 새로운 시장 개척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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