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천군동 웰빙타운

▲ 경주보문단지 서쪽 순환도로 가운데에서 천군동 피막골의 웰빙타운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에 안내간판과 함께 바람개비와 솟대가 서 있다.
▲ 경주보문단지 서쪽 순환도로 가운데에서 천군동 피막골의 웰빙타운으로 들어가는 진입로에 안내간판과 함께 바람개비와 솟대가 서 있다.

오늘날 서울을 두고 ‘상전벽해’라 한다. 뽕밭이 빌딩숲으로 변화해 사람들이 붐빈다. 경주에도 상전벽해라 할 웰빙타운이 조성되고 있다. 산속에 생활폐기물매립시설과 소각장, 음식물자원시설, 재활용선별시설이 들어서면서, 주민복지시설이 함께 조성돼 새로운 마을이 형성되고 있다.
주민복지시설은 웰빙센터, 찜질방과 목욕탕, 헬스장 등으로 구성되고, 축구장과 족구장, 풋살구장 등의 스포츠시설도 조성됐다. 또한 자연생태학습지와 산책로가 길게 이어지는 생태공원 환경드림파크가 자리잡고 있다. 이와 더불어 내년 상반기에 카라반과 오토캠핑장, 사랑방 등을 갖춘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완공된다. 에너지타운은 온수를 활용한 실외 목욕탕 자쿠지, 비어가든, 서바이벌게임 모험체험시설 등으로 꾸며진다. 또한 인근에 글램핑, 골프연습장, 미니수영장 등의 다양한 레저시설들이 하나 둘 들어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시설들이 완공되면, 혐오시설이 힐링공간으로 대변신을 하면서 주민편익 복지지원시설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웰빙타운’은 경주보문관광단지에서 5분 거리다. 명활산성에서 경주엑스포 방향의 중간쯤에 서쪽 숲 속으로 개설된 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요술램프처럼 하나, 둘 시설들이 드러난다.
웰빙타운이 조성된 지역 인근에는 복원되지 않은 석탑 부재들이 흩어져 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문화재여서 탐방객들의 발길은 뜸하지만,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웰빙타운은 경주보문단지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웰빙센터와 문화자원이 풍부한데다 다양한 레저시설들이 늘어나면서 힐링명소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경주 웰빙센터

▲ 웰빙센터 옥상에 마련된 옥상 휴게실.
▲ 웰빙센터 옥상에 마련된 옥상 휴게실.

경주 천군동 산 270-1번지 일대에 생활폐기물매립시설과 소각장, 음식물자원화시설, 재활용선별시설 등의 종합자원회수센터가 형성되면서 웰빙센터와 복지시설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웰빙타운이 형성되고 있는 천군동지역은 임진왜란 당시 안동권씨들이 움막을 짓고 피란살이를 하면서 피막골, 필막골 등으로 불리고 있다.
피막골에 웰빙센터가 설립되면서 쓰레기처리장이 복지시설로 변신하고 있다. 찜질방과 헬스장, 축구장, 족구장 등의 스포츠시설까지 다양하게 들어서면서 웰빙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웰빙센터에는 사우나와 목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찜질방이 있다. 찜질방은 황토불가마, 게르마늄방, 참숯방, 개인토굴방, 수면실, 휴게실과 식당까지 갖추고 있다. 옥상은 공원휴게실로 조성돼 있다.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망이 시원하게 트인 공간이다. 웰빙센터는 누구나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로 인기다. 특히 가격이 착해 시민들이 많이 찾아온다. 목욕과 사우나는 물론 찜질을 하는데 6천 원이면 온종일 모임을 하거나 쉴 수 있다. 2㎞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3천 원에 이용할 수 있는 혜택까지 누린다. 헬스장과 실내골프연습장도 마련돼 하루 이용권이나
월 회원으로 등록해 웰빙시설을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웰빙센터 바로 옆에는 축구장과 전문족구장과 풋살장도 있어 경주지역 조기회원들이 많이 활용하는 등 인기다. 족구장은 다목적 구장으로 배구와 배드민턴도 즐길 수 있다.
웰빙센터는 보문단지에서도 승용차로 5분 거리여서 경주시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하루 500여 명이 이용하고 있으나, 주말에는 1천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찾는다. 또 인근지역에 글램핑과 골프장 등을 갖춘 관광농원이 조성 중이다. 웰빙타운은 말 그대로 경주에서 잘나가는 힐링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드림파크

▲ 환경드림파크에 조성된 생태습지. 연못 가운데까지 나무데크가 설 치돼 포토존으로 이용 된다.
▲ 환경드림파크에 조성된 생태습지. 연못 가운데까지 나무데크가 설 치돼 포토존으로 이용 된다.

환경드림파크는 웰빙센터에서 남쪽으로 연결된 친환경 종합공원이다. 남북으로 왕복 2㎞ 남짓 짧은 거리지만, 산책로 주변에 자연생태학습단지와 장미원, 정자, 벤치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과 쉼터가 생태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누구나 부담없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거리다. 가볍게 천천히 걸어도 30분이면 왕복하게 되고, 야생화를 보면서 사색을 즐기는 낭만을 찾는다면 두어 시간은 금방 흘러간다.
드림파크에 들어서면 공기부터 달라진다. 해발 200여m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이 아늑한 기분을 들게 한다. 멀리 동북 방향으로 트인 전망은 층층이 펼쳐지는 절경들이 파노라마로 펼쳐져 하늘을 향해 저절로 두 팔을 벌리게 한다.
공원 전체에는 야생화들이 가득하다. 가을에는 미국쑥부쟁이가 마른 체구에 가지를 사방으로 뻗어 하얗게 꽃을 피워 소금밭을 연상케 한다.
하얗게 깔린 보도블록을 따라 천천히 남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양파를 까듯 새로운 풍경들이 하나씩 나타난다. 곳곳에 벤치가 있고, 정자도 군데군데 세워져 쉼터를 제공한다.
작은 연못 주변에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자라면서 야생화들과 조화를 이뤄 포토존이 된다. 나무로 만든 아치에는 넝쿨장미를 올릴 계획인지? 아직은 하늘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내년쯤이면 장미 다발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철을 잊은 듯 10월에 핀 붉은 장미 네댓 송이가 내년을 예고한다.

▲ 환경드림파크에 조성된 산책로.
▲ 환경드림파크에 조성된 산책로.

아직은 키가 낮은 메타쉐콰이아들이 줄을 지어 울창한 밀림을 꿈꾸고 있다. 계곡을 따라 물 흐름은 없지만, 잔디와 돌담, 야생화들이 작은 나무다리와 이색적인 풍경으로 자연공원을 형성하고 있다. 친한 사람과의 동행이라면 팔짱이라도 끼고 걷고 싶어지는 정감이 넘치는 산책로다.

◆종합캠핑장 친환경에너지타운

경주시가 웰빙타운을 힐링명소로 조성하고자 웰빙센터에 이어, 종합캠핑장 친환경에너지타운을 건설하고 있다. 에너지타운은 웰빙센터 남쪽 인근 2만1천585m² 부지에 63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카라반 16대, 오토캠핑장 4면, 관리사무실 사랑방(400㎡) 규모로 조성된다.
카라반은 편리한 편익시설이 설치된 북유럽풍의 우수한 제품으로 갖춰 고객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카라반이 들어서는 곳은 서남쪽 산비탈이어서 웰빙타운 전체와 멀리 명활산 입구까지 내려다보이는 조망권이 좋은 지역이다. 카라반은 환경드림파크 생태연못 바로 위에 설치돼 아침저녁으로 산책하기에도 좋다. 카라반을 설치할 장소는 이미 준비가 대부분 완료됐다.
오토캠핑장도 카라반이 위치한 곳과 비슷한 지역으로 조망권이 시원하게 트인 곳이다. 공동샤워장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전기시설도 연결해 편리하게 캠핑을 즐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경주시종합자원화단지 도병우 이사장은 “에너지타운에는 시설의 열을 이용해 실외목욕탕 자쿠비를 설치하고, 서바이벌 같은 모험 체험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레저시설들이 들어서면 겨울은 물론 4계절 손님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된다.
도 이사장은 “환경드림파크 일원에 조명시설을 완비하면, 산책로가 밤에도 환하게 밝아져 야간에도 멋진 포토존을 구성해 웰빙타운은 힐링명소로 거듭날 것”이라 설명한다.

◆문화재와 레저시설의 공존

▲ 웰빙타운 바로 맞은편에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절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폐사지 석탑재
▲ 웰빙타운 바로 맞은편에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절이 있었음을 알려주는 폐사지 석탑재

웰빙타운이 조성되고 있는 피막골에는 신라시대 사찰이 있었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경주가 노천박물관이라는 말을 여실히 증명한다.
웰빙센터 바로 맞은편 철제 보호 울타리 안에 폐 탑재와 기와 조각들이 흩어져 있어 절터였음을 증명한다. 아쉽게도 사찰에 대한 자세한 내력은 물론 사찰의 이름조차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곳에는 석탑의 지붕돌과 몸돌, 기단 갑석과 면석, 지대석 3매 등 석탑재 8매가 남아있다.
석탑의 1층 몸돌로 보이는 탑신석 사면에 사천왕상이 부조로 새겨져 있고, 윗면에는 원형의 사리공이 있다. 사천왕상은 4구 모두 머리에 투구와 갑옷을 착의한 무신상이다. 발아래 악귀 대신 구름을 딛고 서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왼손에 탑을 든 북방다문천왕상은 둥근 두광에 발아래에 구름까지 비교적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지만, 나머지 무신상은 훼손이 심해 원형을 알아보기 어렵다.
지대석은 4매의 판석으로 현재 일부만 남아있다. 기단 갑석도 일부만 남아있으며, 윗면에는 2단의 탑신 받침이 있다. 1층 지붕돌의 옥개받침은 5단이고, 윗면에는 1단의 탑신 받침이 보인다. 지붕돌의 전각에는 풍탁을 달았던 구멍이 뚫려 있다. 탑재 주변에는 기와 조각, 토기 조각, 자기편 등이 드문드문 드러나 절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하게 한다.
사학자들은 “무신상의 조각기법으로 미루어 9세기 석탑으로 추정하며, 한정적인 자료이기 때문에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고 말한다. 특히 유적이 도로 바로 옆에 있어 도난의 위험이 있고, 훼손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발굴조사와 복원사업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또 마을 일대 묘소 3기에 통일신라시대 작품으로 보이는 화강암으로 만든 배례석들이 쓰이고 있다. 어느 절터에서 가져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찰에서 완벽한 상태로 옮겨져 고분에 대한 연구와 함께 학계의 조사가 필요하다.
이러한 문화자원들이 마을에 있고, 웰빙센터와 환경드림파크에 이어 친환경에너지타운이 조성되는 등 다양한 레저시설들이 하나씩 들어서고 있어, 피막골은 경주를 대표하는 힐링명소로 자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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