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두드러기


“원장님 피부에 두드러기가 생겼어요.”
진료실에 들어온 환자 분이 이야기를 꺼낸다. 실상 피부를 살펴보면 두드러기인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두드러기라는 피부용어는 일반인에게 어느 정도 널리 알려져서 피부에 발진이 생기며 가려운 증상을 동반하면 두드러기라고 인식하고 피부과를 찾는 경우가 흔히 있다.
두드러기는 피부의 여러 부위를 돌아다니며 발진이 생겼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반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렇지 않다면 다른 피부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요즘은 이러한 특징을 미리 알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했다가 보여주는 환자분도 꽤 있다.
두드러기는 벌레에 물렸을 때 부풀어 오르는 것과 같은 피부 발진이 특징인데 이를 전문용어로 팽진(wheal)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팽진은 몇 ㎜ 정도의 아주 작은 것부터 손바닥보다 더 큰 것까지 매우 다양하며 병변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서로 융합해 다양한 지도 모양을 나타내기도 한다.
피부가 몹시 가렵거나 따가우며 경계가 명확하게 붉은색 또는 흰색으로 부어오른다.
이러한 팽진은 혈관반응으로 인해 피부의 진피상부에 국한될 때에는 임상적으로 두드러기로 나타나며 부종이 심부진피, 피하 또는 점막하 조직에 침범하면 혈관부종(angioedema)으로 나타난다.
흔히 말하는 ‘속두드러기’라는 표현이 이런 혈관부종을 뜻한다.
이때는 피부뿐만 아니라 위장관계,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는데 위장관 점막에 침범했을 때는 입술이 평소 크기보다 2배 이상 붓고, 구토, 복통 및 설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기도 부위 점막에 침범하면 쌕쌕거리며 쉰소리를 내거나 심한 경우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때도 있다. 이 경우 응급치료를 해야 한다.
편의상 두드러기는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는데 일반적으로 수일 또는 수주 동안 지속하다가 완전히 소실되는 경우를 급성두드러기라고 한다.
적어도 6∼8주 이상 지속적으로 또는 간헐적으로 계속되면 만성두드러기라고 한다.
급성 두드러기로 대부분 피부과를 찾는데 발진 전 먹은 음식물이나 약물, 벌레물림, 감기와 같은 각종 감염질환 등에 의한 경우가 흔하지만 종종 그 원인을 찾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럴때는 우선 약물치료를 시작하면서 발진 전 평소와는 달랐던 점을 찾아 피해준다면 대부분 증상은 쉽게 사라진다.
하지만 급성 두드러기를 치료하다 실패하거나 치료시기를 놓쳐서 만성 두드러기로 진행돼 피부과를 찾는 경우가 최근에는 꽤 있는 편이다. 만성화된 상태에서는 원인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 환자의 일상생활, 환경, 음식물, 물리적 인자와의 관계를 철저히 조사하고 각종 검사(혈액검사, 유발검사 등)를 통해 원인물질에 대한 규명과 전신 질환 동반 유무에 대한 확인 등의 의사와 환자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항히스타민제가 두드러기 치료에 가장 중요한 약제이다.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는 여러 가지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급성 두드러기에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
만성두드러기에서는 더운 목욕, 과도한 운동, 양모, 담요, 술 등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피하도록 한다. 국소적 치료로는 찬물 목욕, 전분이나 오트밀 등을 이용한 약물 목욕이 도움되며 멘톨이 포함된 로션이나 국소스테로이드 연고의 간헐적 도포를 시행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두드러기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를 위해서는 가까운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 상담을 통한 치료를 권한다.

박영도

대구 아름다운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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