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상청장

다시금 가을이 찾아왔다. 혹독했던 더위는 어디론가 퇴장하고, 청량한 바람이 탐스럽게 익은 들판의 황금빛 벼를 어루만지며 흘러간다. 그야말로 가을의 절정이다. 여행하기에 좋은 날이다. 만약 여행을 떠나기 마땅치 않다면 근교의 문화시설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문화시설 관람을 통해 가을 정취를 한껏 올릴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기상청은 기상ㆍ기후서비스 제공을 주요 업무로 하는 국가 기관이다. 다소 경직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최근에는 문화와의 접목을 통해 기상과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 중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기상과학관 건립이다. 각종 기획전시와 문화행사 개최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과학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친밀감 향상도 도모하고 있다. 기상과학관은 기후변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립하고 기상과학문화의 대중화를 실현하고자 대구에 국내 최초로 건립되었다.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2014년 11월 26일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약 4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가면서 지역 내 과학문화시설로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기상은 우리 삶에서 늘 중요한 요소였지만, 현대 기상과학기술의 발달과 기후변화 등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기상과학관을 찾는 관람객 수도 꾸준히 높은 경향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기상지청은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을 최고의 기상과학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매년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의 장과 교육을 넘어선 휴식과 문화의 테마파크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자 과학의 사회화를 위한 가교 역할도 충실히 수행 중이다. ‘기상과학! 문화예술과 만나다!’는 기상과학을 기반으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날씨, 환경, 기후변화 등을 공연과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문화가 있는 날’ 지역 특화프로그램 공모 사업에 채택되어 2017년부터 매월 다양한 콘텐츠로 운영해왔다.
지역 기관과의 협업 및 확대를 통한 연계프로그램의 다양화도 눈에 띄는 결실이다. 대국민 대상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진 대응 요령을 위한 교육 확대 요구가 이어짐에 따라, 대구소방안전본부 소속의 시민안전테마파크와 협업하여 2017년부터 지진 이론 및 체험 통합 커리큘럼인 ‘대구ㆍ경북 안전역량 강화 교육’을 시작했다. 안전역량 강화 교육은 대구ㆍ경북지역의 초ㆍ중ㆍ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지진 교구 만들기 수업 후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의 지진ㆍ지진해일 전시 콘텐츠를 관람하고, 대구 팔공산에 있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로 이동하여 지진을 몸소 느끼고 대피해보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7년 안전역량 강화 교육 만족도 조사 결과, 교육을 받은 학생 중 90%가 긍정적인 답변을 주어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올해부터는 대구를 기념하는 대표 관광 프로그램 ‘대구시 스탬프 투어’ 코스에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이 지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 ‘다시 찾고 싶은 기상과학관’으로 성장하기 위한 도약을 다시 한 번 준비하고 있다.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관련 조례 및 공공서비스의 효율적 재원 배분 도모’라는 목적에 따라, 지난 4년간 지속적인 홍보와 활성화 기간을 거쳐 올해 10월 1일부터 소정의 관람료를 책정했다. 이는 소요량의 예산 확보를 통해 과학관의 운영 체제 정비와 프로그램 품질 향상을 위한 첫 걸음인 셈이다. 아울러, 국립대구기상과학관 내의 넓은 실외공간을 활용해 지역민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기상과학문화를 전 국민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앞으로 기상 콘텐츠 개발 및 전략적 홍보, 관계기관과의 공동 기획 및 전시를 통해 지역사회 내 기상과학관의 위상을 높이고, 전국 최초의 기상과학관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김종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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