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장용찬 팬텀옵티칼 대표

▲ 장용찬 팬텀옵티칼 대표가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여자컬링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착용했던 안경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장용찬 팬텀옵티칼 대표가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여자컬링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착용했던 안경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 안경을 세계 곳곳에서 알아봐 줘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용찬 팬텀옵티칼 대표에게 지난 2월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은 특별한 인연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안경선배’로 유명한 여자컬링국가대표 김은정 선수가 착용했던 안경을 생산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김은정 선수가 착용했던 안경은 팬텀옵티칼의 플럼(Plume)이라는 자체 브랜드 모델 중 하나다. 모델명은 P-2710으로 TR90이라는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안경이다. 같은 팀인 김선영 선수도 플럼 제품을 썼는데 울템 소재로 만들어진 P-2706 모델이다. 이 제품은 현재 권영진 대구시장도 애용하고 있는 안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안경선배가 쓰고 있는 제품은 평창올림픽이 끝날 무렵, 김은정 선수의 안경이 자사제품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됐다”며 “지난 2월 말을 시작으로 약 3∼4개월 만에 1만5천 장을 넘게 팔았다. 1만5천 장은 일반적으로 한 모델로 3년 이상 판매해야 하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팬텀옵티칼은 예상치 못한 주문이 늘어나자 분주히 추가 물량을 생산했다.
장 대표는 “보통 한 디자인을 제작하면 초기 공급 물량으로 600∼700장을 만드는 데 갑작스러운 주문쇄도로 물량을 모두 공급하지 못 했었다”며 “추가적인 생산으로 해결했고 현재도 매달 약 300장씩 꾸준히 판매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2001년 8월 설립된 팬텀옵티칼에서는 플럼 브랜드 이외에도 아동용 안경인 라바(Lava)라는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안경테와 선글라스를 통합시킨 크로커다일 브랜드도 지난 5월 출시했다.
모두 200여 개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크게 울템, TR, 메탈 등 세 가지를 소재를 이용해 디자인을 하고 있다. 모델당 3∼4가지의 컬러까지 포함한다면 모두 600여 가지의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팬텀옵티칼은 자체 디자인을 기반으로 생산라인과 영업기능까지 모두 지니고 있어 동종업계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늘 기술 개발과 고품질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사에서 안경테기업 대표로
장 대표가 안경과 인연이 된 것은 대학생 때부터다. 1987년에 대구보건대학교 안경공학과를 졸업했다. 대위로 전역한 후 약 10년간 동성로에서 안경원을 운영했다.
장 대표는 “안경원을 직접 운영하며 수많은 안경테를 보면서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테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며 “60∼70대가 돼서도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안경테를 직접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고 도전했다”고 전했다.
2001년 마리오인터내셔널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안경테 디자인부터 제작, 영업, 판매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회사를 차리고 막상 일을 시작했지만 하나하나 모든 것을 혼자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 너무 힘들었다. 거기다 기업의 만성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금부족까지 겹쳐 고생을 많이 했다”며 “지금은 모두 22명(간접 고용 포함)의 직원들과 함께 업무를 분담해 처리하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이고 빠르게 일 할 수 있지만 당시를 돌이켜보면 매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정 대표는 기업 운영에 있어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기업지원기관의 지원사업 활용을 추천했다.
그는 “새롭게 시작하는 후배기업이 있다면 기관들의 지원사업을 활용할 것을 적극 추천한다”며 “창업에 필요한 교육과 컨설팅, 초기자금부터 제품화,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실패와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체 브랜드의 중요성이란
팬텀옵티칼은 평창올림픽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는데 그 중에서도 플럼 브랜드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홍보할 수 있어 가장 좋았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일본 아사히신문이나 미국 뉴욕타임즈 등 해외언론의 여자컬링대표팀 기사 내용에 자사안경에 대해 언급된 적 있다. 덕분에 해외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각종 안경전시회에 참여하면 외국바이어들이 평창올림픽 때 이슈가 된 한국안경이냐고 물어보는 등 플럼 브랜드를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팬텀옵티칼은 독일 뮌헨, 중국 홍콩, 상해 등 국제적인 안경전시회를 포함해 해마다 동안 평균 8∼9개의 행사에 참여한다. 이를 기반으로 수출국은 주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다.
장 대표는 “지난해 연매출은 약 40억 원인데 이는 제3산업단지 내에서 10위권 안에 드는 규모”라며 “현재 국내 안경시장은 1조2천억 원 수준으로 내다보고 5년 안에 2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자체 브랜드의 육성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는 제조기반 산업이 포진돼 있다. 기업들이 현재 주를 이루고 있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자체 디자인 브랜드를 육성하고 알려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3산단에 있는 기업으로써 대구 안경테산업을 다시 부흥시키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장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안경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많을 것 같지만 4곳밖에 없다. 이탈리아,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이다. 한국이라면 당연히 대구”라며 “3산단에는 600여 개의 안경 관련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안경특구가 있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저력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흥 과정에 있어 팬텀옵티칼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