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청년들이 현재 거주하는 대구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이 부족하다는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난 2016년 대구경북연구원이 조사한 청년들의 타지 이주 의향 설문에서는 무려 45.2%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 절반 가까운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고 싶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주를 원하는 이유는 좋은 취업 기회를 얻기 위해서가 43%, 새로운 곳에서 살아 보고 싶어서가 44.7%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구사회 조사에서도 소속감은 이와 비슷한 결과여서 상황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대구에 대한 소속감은 20대가 41.8%, 30대는 42.1%로 나타났다. 대구에 대한 자부심도 20대 46.8%, 30대 50.6%로 조사돼 청년들은 살고 있는 대구를 평이하게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20대와 30대가 느끼는 소속감과 자부심은 전체 연령의 소속감(48.5%)과 자부심(56.3%)을 밑돌았다. 이런 조사 결과를 보면 청년들에게 대구는 미래조차 뚜렷한 비전이 없는 도시로 인식된 듯하다.
이 시점에서 대구시가 청년들의 자부심과 소속감을 함양하기 위해 5일 ‘대구청년 도시탐험대’를 발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 청년들이 직접 지역의 역사, 문화, 인물, 공간, 여행 등 다양한 체험을 공유하면서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고취시켜 나간다는 게 그 목적이다.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대구에 그대로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안겨주면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청년의 눈으로 대구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 도약을 모색한 것이다.
청년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면서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면 소기의 성과가 기대됨은 물론이다. 현실적으로 지금까지 대구에는 청년들만의 보고 즐길만한 마땅한 체험시설 등이 드물었다. 도심 영화관과 게임방, 그 외 주점과 노래방, 유흥시설 등이 유일한 휴식공간이다 보니 떠나고 싶은 마음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도시탐험대가 지역 각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창의적인 대구 콘텐츠를 만들면 이를 통해 정체성과 소속감이 고취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들의 시각에 맞춰 대구를 널리 알리고 다양한 청년정책과 대구시 차원의 시책이 개발되면 머물고 싶은 도시로 발전도 멀잖을 것이다.
청년 유출은 단순히 일자리만의 문제로 인식해선 안 된다. 직접 보고 느끼며 공감하는 정보의 부족은 아마 그중 큰 축을 차지할 것이다. 모처럼 발족한 도시탐험대가 대구의 훌륭한 가치를 되찾고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도시로 만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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