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상청장

현대의 기술과학 발달 혜택 중 하나는 일기예보이다. 아침, 저녁으로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하루를 준비하거나 다음 날을 계획하면서 기상정보는 손에 쥔 스마트폰처럼 필수적인 정보가 되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지구촌 곳곳에 기상이변 현상이 속출하면서 기상정보에 대한 수요는 더 넓고 긴 정보가 되고 있다.
일기예보에서 사람들의 주된 관심은 ‘내일 비가 올까? 안 올까?’가 아닐까 싶다. 비가 올 경우에는 언제, 어디에, 얼마만큼의 비가 내릴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더 관심이 가게 된다. 이러한 관심에 상응하는 정보로서 기상청은 강수 예보는 ‘비가 온다’는 정보(강수 유무)와 ‘비가 올 확률이 몇 %인지’(강수확률)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강수확률 예보는 더 정확하고 자세한 강수 정보를 국민에게 서비스하고자 1987년부터 도입되었다. 강수확률이란 구체적으로 오늘 경북지방의 강수확률이 70%라면, 하루 24시간 중 비가 오는 시간 비중이 70%라는 뜻일까? 아니면 경상북도 지역 중 70%의 면적에 비가 온다는 뜻일까? 결론적으로는 모두 아니다. 강수확률이란, 과거에 오늘과 같은 온도, 습도 등의 환경이 갖춰졌을 때 비가 몇 번이나 왔는가에 대한 횟수이다. 즉, 100번 중 70번 정도 비가 내렸다면 강수확률은 70%로 측정된다. 이 강수확률에는, 30%는 같은 조건이라고 했을 때 비가 오지 않았다는 정보도 같이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강수확률 정보는 두 가지 큰 이점이 있다. 첫째, 수요자들이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강수확률이 80%로 예보된 날, 건설 공사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다 비가 오면 700만 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공사를 중단하고 예방 조치를 하면 300만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가정해보자. 사용자는 강수확률에 따라 손해가 적은 방향을 선택할 것이다. 둘째, 일기예보의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강수 유무 정보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추측한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큰 하나의 시나리오를 선택해 제공되는 정보이다. 그러나 강수확률 정보는 강수의 발생 가능성이 작아 최종 강수 유무가 ‘무’로 표현되더라도, 강수확률의 낮음 정도를 같이 제공함으로써 불확실성도 함께 표현한다.
강수 유무 예보는 여러 가지 기상 요소 가운데에서도 국민의 관심이 가장 높은 예보이다. 예보 평균 정확도도 90% 이상의 비교적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 최근에는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인해 강한 강수가 자주 발생하고 이로 인한 재해가 증가함에 따라, 강수 유무 예보 못지않게 강수량 예보도 중요한 요소로 대두하였다. 하지만 강수 유무에서 더 나아가 강수량의 많고 적음을 예측하는 기술 수준은 아직 국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강수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많은 연구와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필요가 있다.
이에 기상청은 더욱 정확한 강수량을 예측하기 위해 2015년부터 ‘강수량 정량 예보 개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점차 증가하는 집중호우 경향에 맞춰 올해 6월부터는 사회경제적 피해 수준을 고려한 호우특보 발표 기준으로 개선하여 운영 중이다. 개선된 호우특보 기준에 따르면, 호우주의보는 예상되는 비의 양이 70㎜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낮아지고, 예상 단위 시간은 6시간 이상에서 3시간 이상으로 단축되었다. 호우경보는 예상되는 비의 양이 110㎜ 이상에서 90㎜ 이상으로 낮아지고, 예상 단위 시간은 6시간 이상에서 3시간 이상으로 단축됐다. 이로써 더욱 효율적인 집중호우 방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기상청에서는 점차 증가하는 강수 정보의 수요에 대응하고, 더 효율적인 정보 활용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강수 예보와 호우특보 개선, 수치예보 기술의 고도화, 전문 예보관 양성, 관측기술 개선 등의 노력이 결실을 봐, 기상재해 예방에 기여하고 국민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기상예보를 완성해 기상청에 대한 만족도가 한층 높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종석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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