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정수현 한국소방기구제작소 대표

▲ 정수현 한국소방기구제작소 대표가 자동 화재방지시스템 분야의 발전 가능성과 화재 시 초기 진화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정수현 한국소방기구제작소 대표가 자동 화재방지시스템 분야의 발전 가능성과 화재 시 초기 진화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소방기구제작소는 소방기구 전문기업로 1961년 11월 설립돼 대구 서구에 본사(1공장)를 중심으로 달성군 기업부설연구소(2공장), 군위(3공장) 등 3곳의 생산라인과 서울지사, 대구지사로 이뤄져 있다.
2010년 7월 대구스타기업으로 선정됐고 2대에 걸쳐 50여 년간 꾸준히 성장해 2017년 연매출은 600억 원대를 돌파했다.
생산 제품 중 주거용 주방 자동소화장치의 경우 전국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관련 특허 12건과 실용신안 6건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소방기구제작소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전통적인 소방산업분야와 전통 소방산업에 IT(정보기술), 전기, 화학 등의 산업을 결합한 융복합제품분야, 건물 중심의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해 화재에 취약한 곳을 집중 관리하는 통합시스템분야 등 크게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정수현 한국소방기구제작소 대표는 “지속적인 투자와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다양한 품목으로 국내에서 최고의 소방기구 전문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화재는 자동화로 초기에 잡아야

한국소방기구제작소는 소화기류, 주거용 주방 자동소화장치, 자동 확산소화장치, 완강기 등 모두 30여 개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정 대표는 “생산 중인 소화기는 소화약제가 우수하고 전국 A/S센터가 있어 사후서비스 받기가 편리하다”며 “기술연구소를 세우고 제품개발을 위한 투자를 끊임없이 하고 보다 발전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방기구제작소의 주력 제품인 주거용 주방 자동소화장치는 가스레인지에 설치하는 종합 화재방지시스템이다. 가스레인지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감지센서가 인지하고 가스밸브는 자동으로 차단된다. 동시에 가스레인지 위에 있는 후드(환풍기) 내 설치된 소화기기가 작동해 화재를 진압한다. 전기제품(인덕션)도 설치 가능하다.
정 대표는 “가정에서 화재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 부엌의 가스레인지로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전국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기술력에는 자신있다”고 전했다.
한국소방기구제작소가 처음 생산한 소화기는 일반적인 분말 형태와 액체 형태의 K급 소화기가 있다. K급 소화기는 기름으로 인한 화재에 사용된다. K급 화재란 식물성ㆍ동물성 기름이나 지방이 포함된 불을 뜻한다. 끓는점이 발화점보다 높은 특성을 갖고 있어 화염을 제거하더라도 바로 재발화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표면을 순간적으로 질식시키는 동시에 연소원을 빠르게 냉각하는 작용을 한다.
자동 확산소화장치는 화재 시 72℃의 열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작동해 화재를 진압한다. 별도의 공사 없이 설치가 간단하다. 약제는 인체에 무해하고 옷에 묻어도 간단히 제거된다. 세탁소, 건조실, 보일러실 등에 적합하다.
완강기는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몸에 밧줄을 매고 높은 층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비상용 기구다. 최대 45m까지 내려올 수 있고 사용하중은 150㎏까지 견딘다. 로프는 사용 중에 마찰을 줄이고 내구력을 유지하기 위해 항공기용 특수와이어를 사용한다.
이밖에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한창인 제품들도 있다.
정 대표는 “건축물 내 파이프를 통해 화염이나 유독가스가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내화충진재, 터널 및 공항 등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에 설치해 소화포를 쏘는 영상자동 소화장치, 주거용에 비해 규모가 더 큰 상업용 주방 자동소화장치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년 가는 기업으로 만들자

1961년 한국소방기구재료상사를 시작으로 1978년 8월 한국소방기구제작소로 기업명을 변경했다. 정 대표가 선친인 창업주 정유택씨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시기는 1990년 초반 회사가 법인화 되면서다.
정 대표는 “창업주인 아버지가 미군 공군 소방대에서 군 생활을 했을 때 소화기라는 것을 처음 접하게 됐다. 제대 후 고향에 내려와 보니 소화기는 커녕 안전 관련 개념도 전혀 없는 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계기로 창업하게 됐다”며 “1990년 초 가업을 물려받아 지금까지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방기구제작소의 지난해 총매출은 600억 원대로 매년 약 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20년에는 1천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내 소화기 시장은 2천억~3천억 원으로 포화상태지만 전체 소방 시장은 조 단위 규모로 해마다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자동 화재방지시스템 분야가 발전할 것이고 초기 진화에 대한 부분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체 매출 중 자동소화장치가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소화기류, 완강기, 피난사다리 등이 각각 20% 정도다.
수출 비중은 총매출의 약 5%로, 대부분 필리핀으로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소방 분야는 각 나라별로 규정이 달라 수출이 어려운 편이다. 필리핀에는 미국 문화가 깊숙하게 들어와 있어 미국제품을 선호하고 현재 정치적인 정세도 불안정해 베트남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베트남의 시장규모는 한국의 1970년대 수준이지만 인구가 많아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약 60억∼100억 원의 수출 목표를 잡았다. 베트남 소방당국이 한국의 관련 법규를 벤치마킹하고 있어 수출하기에도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방기구제작소는 내년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건립한다. 또 대구국가산업단지에 3만3천㎡(약 1만 평) 규모의 생산라인이 갖춰진 공장을 세워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제품 하나하나에 혼을 넣어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창업주 때부터 내려온 정신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25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해외진출까지 해 소방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 50년이 넘은 기업이지만 100년을 가는 탄탄한 기업으로 소비자 옆에 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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