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울릉군농업기술센터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울릉도는 동식물은 물론 지질학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울릉도 오징어’는 옛말이다. 어업 못지않게 농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요즘은 ‘명이나물’ ‘부지깽이’ 같은 산채 종류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울릉군의 전체 면적은 72.89㎢이며, 이곳에 1만여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전체 4천573가구 중 농가는 약 15%인 676가구다. 밭농사 중심의 울릉도 경지면적은 전체면적의 17.6%인 12.85㎢이지만, 경지면적의 89%가 15도 이상의 경사지다.
울릉도의 밭은 경사면이 가팔라 농사짓기가 힘들다. 그래서 모노레일을 이용한 영농법 등 타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농촌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울릉군농업기술센터 현황

▲ 울릉농업기술센터의 농기계 순회수리 모습.
▲ 울릉농업기술센터의 농기계 순회수리 모습.

울릉군농업기술센터는 1962년 4월1일 울릉군 농촌지도소 설치를 시작으로 1975년 1월 서ㆍ북면 지소가 설치됐다.
‘농업기술센터’란 명칭을 쓴 것은 1997년 12월부터다. 이듬해에는 5계를 폐지하고, 3담당을 설치했다. 2003년 12월에는 농업연구담당을 신설하고, 연구사 3명을 채용했다. 2005년 5월 신청사를 건축해 현재 위치(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541-8)로 이전했다.
울릉군농업기술센터의 주요임무는 섬지역이지만 농민소득증대사업추진, 농가경영컨설팅, 농업인교육훈련, 농촌생활개선지도 등 전문적인 영농분야에 치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료ㆍ농약ㆍ양곡관리 수급조절, 축산ㆍ식량작물 보호, 기술보급 및 지도, 농산물가공 및 유통시설사업지원, 지역특산물 증식복원 및 보존 연구, 농가 부존자원 및 새 소득원 개발연구, 친환경농업 기술보급 등 농업인을 위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주요 부대시설은 현장중심의 농민교육장인 새 기술 실증시범포(1만7천723㎡)와 농기계공작실(면적 628㎡), 토양 정밀검정과 개량을 목적으로 하는 실험실인 종합검정실, 무균종묘생산ㆍ유전자원 증식을 한 조직배양실, 생활과학관, 정보화 교육장, 경영상담실, 울도하늘소(울릉도 하늘소) 사육실 등을 갖추고 있다.

◆울릉도는 화산섬밭농업시스템

울릉군은 국가중요농업문화유산 9호(화산섬밭농업시스템)로 지정됐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이란 농민이 해당 지역에서 환경, 사회, 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무형의 농업자원 중에서 보전가치가 있다고 인정해 국가가 지정한 농업유산을 말한다.
울릉도화산섬밭농업시스템은 화산이 분출한 후 화구가 함몰된 칼데라형과 급경사지를 밭으로 일궈 울릉도 자생식물을 재배하는 농업기술이다.
농업자원의 가치성(역사성, 생계유지, 경관 등)과 주민의 참여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관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울릉군농업기술센터는 국비지원으로 농업유산의 보전과 유전자원의 복원, 주변환경정비, 관광자원 활용 등의 기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산채 재배지도

울릉도는 고립된 섬의 특수한 환경으로 고유의 생태적 특성이 있는 다양한 식물분포를 형성하게 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산채류다. 울릉도 산채는 성인봉을 중심으로 원시림의 비옥한 땅과 겨울 눈 속에서 성장한다.
농업기술센터 임석원 소장은 “울릉도 산채는 이른봄 눈 속에서 싹을 틔우고, 적당한 일조량 덕분에 산채의 맛과 질이 우수하며 약효를 지닌 식물들이 많다”며 “생산기까지의 서늘한 기후는 부드럽고 산뜻한 미각과 진한 향기를 지닌 무공해 식품을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설명한다.
울릉도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산채는 20종 이상이며, 다른 지방에 없는 산채만도 10여 종이 넘는다.
산채류 중에서 울릉미역취와 부지깽이의 재배농가수는 590호, 재배면적은 140㏊, 생산량은 연간 366t, 소득은 25억 원에 이른다.
고급 산채인 삼나물은 30ha, 참고비는 15ha를 재배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소포장 말린 나물로 높은 가격에 거래돼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하도록 지도ㆍ유통을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울릉도의 주요 산채로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부지깽이, 미역취, 참고비, 삼나물, 명이(산마늘) 등이 있다. 일반 산채는 전호, 더덕, 두릅, 땅두릅, 엉겅퀴, 곤대서리, 두메부추, 고사리, 고비, 머위, 부추, 음나무, 모시딱지 등이 있다. 이렇듯 산채류는 농가의 주요 수입원이다.

◆농업인 위한 농업관련 시설기관 건립

▲ 울릉농기센터 관계자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농업인 실용교육을 하고 있다.
▲ 울릉농기센터 관계자가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농업인 실용교육을 하고 있다.

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울릉군 농ㆍ어업인들의 오랜 숙원인 특산물체험 유통타운이 지난 3월27일 준공식을 했다.
특산물유통타운은 지난 2008년 4월 국토해양부로부터 울릉개발촉진지구 지정 및 개발계획을 승인받아 80억 원의 국비를 투입해 건립했다. 5천491㎡의 부지에 건물 전체면적 2천㎡ 규모의 지상 4층으로 지어졌다.
1층은 저온ㆍ냉동저장고, 집하ㆍ선별장, 특산물판매장, 체험, 전시 행사장으로 활용하고 2층은 음식점이다. 3층은 사무실과 세미나실, 교육실로 배치했으며, 4층에는 관광객과 주민들을 배려한 카페와 전망대를 설치해 울릉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농업기술센터는 농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복합시설로 농업인회관도 건립한다. 영농ㆍ창업ㆍ귀농교육 등 다양한 농업정보 제공과 지역농업인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9월15일 준공한다.
총사업비 30억 원(국비)을 들여 지상 2층(전체면적 990㎡) 규모로 건축, 1층에는 다목적강당, 농업역사자료관(홍보관), 농업인 단체 사무실, 2층에는 조리실습교육장, 가공실 등이 들어선다.
울릉농업인회관 준공으로 농업기술센터에서 교육하는 농업의 신기술과 다양한 정보 등 농업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예정이다.

◆농업기술센터, 슬로푸드 구현

▲ 밭에서 재배되고 있는 명이(산마늘)나물.
▲ 밭에서 재배되고 있는 명이(산마늘)나물.

최근 불기 시작한 슬로푸드의 바람 속에 전통 음식자원들이 그 가치를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특히 울릉도는 ‘섬’이라는 독특한 지리적, 문화적 배경에서 오는 남다른 음식자원과 음식문화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곳으로 슬로푸드 구현의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울릉슬로푸드 자원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지역 농특산물의 부가가치 상승과 농가소득 증대에 나서고 있다.
논농사가 거의 이루어질 수 없었던 울릉도는 쌀 대신 섬말나리, 명이(산마늘), 토종옥수수, 홍감자 등으로 춘궁기를 면했다.
개척 초기부터 주민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해온 여러 작물과 음식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슬로푸드국제협회는 울릉 음식자원의 가치를 인정해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홍감자, 섬말나리 등 9개 품목에 대해 ‘맛의 방주’와 ‘프레지디아(맛 지킴이 두레)’에 등재했다.
이와 함께 울릉 산채 4종(섬말나리, 두메부추, 삼나물, 참고비)이 슬로푸드국제협회의 프레지디아에에 선정되는 등 ‘좋은, 깨끗한, 공정한 음식’이라는 슬로푸드 정신을 구현하는 한국 슬로푸드 자원의 보고(寶庫)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농업용 모노레일 보급 등

획기적인 생산기반 구축”

임석원 울릉군농업기술센터 소장

-울릉군 농업비전과 전략목표는?
△울릉군의 농업인들에게는 소득과 삶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소비자에게는 품질 좋은 울릉도의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목표로 농업인 복지증진과 농업기반 조성, 한우산업 경쟁력 강화, 가축 전염병 차단 및 동물보호, 농업인 복지향상에 업무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울릉도의 맞춤형 지도사업이란?
△울릉도는 경작지의 85%가 경사가 심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열악한 인력 의존형 농업을 영위해 왔다. 그러나 2004년을 기점으로 농업용 모노레일을 농가에 보급하면서 농업인의 중노동 해방, 축분퇴비의 토양환원에 따른 지력회복과 고품질 산채생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경사지 밭 기계화농업이라는 획기적인 생산기반구축 지도사업을 시행해 오고 있다.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농촌지도사업 활성화를 위한 직원들 역량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대체작물 육성을 통한 과학영농시험연구포장을 활용한 다양한 시험연구사업 성과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울릉도의 우수한 산채의 유통활성화를 위해 우수한 가공식품 개발과 기존 6차산업 사업화로 개발된 울릉도 편이식(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산채비빔나물에 대해 자매도시 등 국내홍보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재훈 기자 l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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