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경찰서가 김천시와 김천시체육회, 실업팀, 스포츠용품점 등 4곳에 대해 동시에 압수수색을 단행 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천종합스포츠타운에서 열리기로 한 하반기 전국대회가 벌써 취소 등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천경찰서는 김천시체육회 산하 단체의 비리 의혹에 대해 내사를 벌이면서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이에 제대로 응하지 않자 영장을 발부받아 각종 대회의 지출 내역이 담긴 서류와 김천시 실업팀 관련 서류 등을 압수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시체육회 산하 2개 단체와 실업팀 비리 혐의에 대해 수사를 하던 중, 요구에 응하지 않아 압수수색을 통해 2016년부터 올해까지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체육계 전반에 걸쳐 이례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면서 시민들도 수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민들은 “체육계 전반에 걸쳐 시민들의 세금으로 연간 수십억 원의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투명한 집행을 위해 경찰의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스포츠 중심도시’ 김천시에서 각종 국제 및 전국 단위 대회가 매년 600여 개나 열려 지난해만 280억 원의 직접적인 경제파급 효과가 있는 등, 요식업계와 숙박업계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자칫 전국 단위 대회가 취소될 경우 지역경제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천시는 적은 예산으로 최대한 많은 유동인구를 유입시킨다는 스포츠마케팅 전략으로 지난 10년간 400여 개의 대회를 유치해 2천300억 원가량의 지역 경제파급 효과를 창출했다. 이는 또 지역 산업 전반에 미치는 간접효과인 생산 유발 효과 3천849억 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천936억 원, 고용 효과(취업자 수) 2천995명에 이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천시의 대회 유치 등 스포츠마케팅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불리는 이유다.
이번 경찰의 체육계 관련 수사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벌써 김천시에는 하반기 전국대회를 앞둔 테니스, 탁구 등의 경기연맹에서 확인 전화와 대회 취소 통보가 빗발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천시가 각 경기연맹을 찾아 진화에 나서는 등 진땀을 흘리고 있다.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지역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김천시 체육계 전반에 걸쳐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해 다시 한번 도약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충섭 시장 취임 이후 체육계의 변화와 개혁 또한 시민들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안희용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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