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발해를 꿈꾼 사나이 이덕영

▲ 지난 1월22일 발해1300호 기념사업회가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고려인문화센터에서 가진 발해 해상항로 학술 뗏목 탐사대 ‘발해 1300호’ 20주기 추모제.
▲ 지난 1월22일 발해1300호 기념사업회가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고려인문화센터에서 가진 발해 해상항로 학술 뗏목 탐사대 ‘발해 1300호’ 20주기 추모제.

지난 1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고려인문화센터에서는 발해1300호 20주기 추모제가 있었다.
총영사관 후원으로 전국 각지에서 뜻있는 인사들이 모였다.
발해1300호의 기상과 외침을 잊지않겠다는 다짐의 자리였다.
러시아 재외교포들의 관심과 이목도 여전히 뜨겁다.
비록 예상치 못한 폭풍우로 표류하다 난파에 이르렀지만 일본 해역까지 닿았던 발해 1300호의 항로를 첨단기기로 복원해본 결과 탐사는 대성공으로 평가됐다.
수습과정에서 발견된 항해일지와 무선 햄 교신기록, 해양기상학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발해 해양사 복원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던 것이다.
발해의 문물이 과거 동해안을 거쳐 일본으로 흘러들었다는 역사적 사실도 충분히 입증했다.
이덕영은 여기에다 자신의 염원을 하나 더 성사시켰다.
누구보다 독도를 사랑해온 사람으로 아직도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을 향해 동해와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확실하게 심어준 것이다.
발해뗏목탐사는 성공적인 항해로 기록될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 발해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만 해도 엄청난 공적으로 평가된다. 역사학계에도 발해사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와 우리 역사를 다시금 일깨우고 새롭게 조명하게 됐다.
그간 쉽사리 다가가지 못했던 관련 논문이 쏟아진 것도 큰 성과다.
방송에선 인기드라마 소재가 됐다.
발해뗏목탐사대의 활약상은 교과서에도 게재됐다.
탐사 10주기를 맞던 지난 2008년에는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에서 발해 해상 항로 학술대회가 열려 활약상을 새롭게 조명하기도 했다.
러시아 극동대학교는 도서관에 발해1300호 특별 전시관을 마련, 대원들의 영혼을 추모했다. 고대 항로 재현에 온몸을 던진 애국심과 희생정신이 러시아 국민들에게도 크나큰 감명을 안겨준 것이다.
이를 위해 오로지 고대인들이 타고 다니던 뗏목만으로 추위와 높은 파도를 헤치며 옛방식 그대로 운항했던 이덕영의 결기는 잊혀지지 않아야 한다.
글=김상조 언론인
사진=발해1300호 기념사업회·이병호씨(이덕영씨 아들) 제공

연보

ㆍ1949년 경북 울릉군 출생
ㆍ1967년 대구 경북공고 졸업
ㆍ1983~1986년 울릉산악회 11대 회장
ㆍ1987년 울릉도-독도뗏목탐사 참가
ㆍ1988년 푸른독도가꾸기모임 초대회장
ㆍ1993년 4H연맹 울릉도 회장
ㆍ1996년 전국자연보호 봉사단 중앙회 울릉지회장, 푸른국토가꾸기 운동본부 본부장
ㆍ1997년 ‘발해1300호’ 선장
ㆍ1998년 발해항로 뗏목탐사 도중 49세를 일기로 타계









































































이덕영 연보
ㆍ1949년 경북 울릉군에서 출생
ㆍ1967년 대구 경북공고 졸업
ㆍ1983~1986년 울릉산악회 11대 회장()
ㆍ1987년 울릉도-독도뗏목탐사 참가
ㆍ1988년 푸른독도가꾸기모임 초대회장
ㆍ1993년 4H연맹 울릉도 회장
ㆍ1996년 전국자연보호 봉사단 중앙회 울릉지회장
푸른국토가꾸기 운동본부 본부장
ㆍ1997년 ‘발해1300호’ 선장
ㆍ1998년 발해항로 뗏목탐사 도중 49세를 일기로 서거

사진설명

1. 울릉도에서 태어나고 자라 독도지킴이가 된 이덕영은 울릉도-독도뗏목탐사를 펼쳤으며 활발한 사회단체 활동을 했다. 짧은 생애이지만 그의 탐험정신과 토종에 대한 재조명 노력 등 삶의 자취는 울릉도 주민들의 가슴 속에 각인돼 있다. 탐사대가 출발 직전 대원 동료의 한 아이와 함께 한 이덕영.
2. 우리땅 독도에 육지 나무 옮겨 심기는 이덕영이 처음 벌인 사업이다. 푸른울릉독도가꾸기 나무심기 사업 당시 회원들과 함께 나무를 옮겨 심고 있는 이덕영. 사진 맨 앞의 인물.
3. 고대 한일간 뱃길을 재현, 동해가 한민족 영해임을 확인하고 단절된 민족사와 발해사 연구에 새 장을 열기 위해 발해뗏목탐사대가 꾸려졌다. 이덕영은 고향 앞바다에서 어선을 몰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선장을 맡아 참여했다. 사진은 블라디보스크 항에서 출발 직전의 ‘발해1300호’뗏목.
4. 뗏목 탐사선이 출발하기 직전 (왼쪽부터)이덕영, 이용호, 임현규, 장철수 대원이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5. 지난 1월22일 발해1300호 기념사업회가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고려인문화센터에서 발해 해상항로 학술 뗏목 탐사대 ‘발해 1300호’ 20주기 추모제.
6. 이덕영의 생가 앞에 세워진 두 기의 장승과 추모비. 이덕영과 부인의 묘소
7. 경남 통영시 수산과학관 내에 있는 발해1300호 기념탑과 대원 4명의 동상.
사진: 발해1300호 기념사업회, 및 아들 이병호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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