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뭉티기

▲ 뭉티기는 대구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검붉은색 고기를 뭉텅뭉텅 썰어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윤준포 사장이 녹향구이의 대표 메뉴인 특생고기를 선보이고 있다.
▲ 뭉티기는 대구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검붉은색 고기를 뭉텅뭉텅 썰어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윤준포 사장이 녹향구이의 대표 메뉴인 특생고기를 선보이고 있다.

“질 좋은 ‘뭉티기’를 마늘, 홍고추, 참기름으로 만든 양념장에 푹 찍어 먹으면 그 자체로 별미 아니겠습니까.”
대구 달서구 본리동에서 11년간 녹향구이집을 운영한 윤준포(43) 사장은 뭉티기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르다.
뭉티기는 대구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지방이 적고 살코기가 많은 소의 뒷다리 안쪽 부분인 처지개살과 우둔살을 재료로 한다. 지금이야 얇게 썰어내지만 예전엔 검 붉은색의 고기를 뭉텅뭉텅 썰어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 뭉티기다.
윤 사장은 갓 도축된 생고기의 열을 식히면서 최상급의 질을 유지하고자 대구 최초로 ‘와인 숙성 냉장고’에 보관된 고기를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다.
고기의 신선함을 가장 극대화하는 13∼17℃ 사이를 유지하는 이 냉장고는 다음날 오전까지 방금 잡은 고기의 상태와 같이 유지해 준다.
또 주인이 직접 만들고 사흘간 숙성하는 특제 뭉티기 장은 입맛 까다로운 손님들도 ‘엄지 척’하게 한다.
윤 사장은 “장을 만들 때 100% 참기름만 사용하면 고소한 맛이 뭉티기 본연의 맛을 해쳐 참기름과 비밀소스를 8대 2비율로 섞어 만든다”며 “또 마지막에 소주 반 병을 부어 저으며 ‘건강하시라’는 주술을 걸어 좋은 기운을 담으려 하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 집 장맛의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이렇게 뭉티기는 질 좋은 생고기에 고소한 양념장만 잘 갖춰도 흠잡을 데 없는 먹거리지만 색다르게 먹는 방법도 있다.
윤 사장은 “김에다 생고기를 얹고 그 위에 양념장과 고추냉이(와사비)를 올려 먹으면 처음엔 기름의 묵직한 맛이 느껴지다가 곧 고추냉이가 기름기를 밀어내 입안이 깔끔해진다”며 추천했다.
김 또한 취향에 따라 맛김과 생김으로 나뉜다. 맛김은 고소한 맛이 더해져 고기의 풍미를 살리고, 생김은 부담스럽지 않고 무난한 맛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어울린다는 것.
그는 “고추냉이장은 기름장의 묵직한 맛보다 간장의 깔끔한 뒷맛을 선호하는 손님들이 즐겨 먹는다”며 “최근 해삼 내장과 생고기를 함께 먹는 조합을 연구해 보고 있는데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소주를 마시기 전에 뭉티기를 양념장에 재워놓으면 먹을 때 풍미를 더 느낄 수 있다”며 “이때는 양념장에 있는 큼직하게 빻은 마늘을 양껏 올려 먹으면 좋다. 마늘 특유의 매운 맛과 씹는 맛이 기름장의 고소한 맛과 버무려져 맛의 깊이를 한층 도드라지게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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