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복어불고기


“대구에서 시작된 복어불고기는 매콤한 양념과 쫄깃한 복어 살이 조화를 이뤄 씹을수록 부드러워지는 맛이 일품이죠.”
최정옥(59ㆍ여) 미성 복어불고기 대표는 북어불고기의 특징을 소개하며 대구에만 있는 특별한 ‘맛’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복어불고기 명인으로 40년째 수성구 ‘들안길’을 지키고 있다. 복어불고기의 맛은 무엇보다 양념이 가장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념은 천연 조미료와 고추장, 3가지의 과일 등을 섞어 새콤달콤한 맛을 유지한다. 간도 직접 짠 참기름과 1년 이상 숙성된 천연소금만을 사용할 정도”라며 “복어 살은 양념과 함께 2일간 숙성시켜 은은한 향과 맛이 배어나게 한 후 손님에게 제공된다”고 말했다.
복어불고기가 어느 음식과 곁들여도 궁합이 맞는 게 장점이란다.
또 마냥 매운 음식이 아닌 부드러운 맛이 가미된 요리여서 식감 또한 중요하다.
특히 직접 담근 ‘단호박 물김치’는 복어불고기와 환상의 짝궁(?)이다.
상추와 깻잎 등 별다른 쌈 없이 먹는 복어불고기의 매콤한 맛을 ‘단호박 물김치’가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물김치의 시원한 맛과 단호박의 단맛이 섞여 뒷맛 또한 깔끔한 게 일품이다.
복어불고기는 양념이 밴 복어 살을 당면과 콩나물에 돌돌 말아 곁들어 먹어도 금상첨화다.
당면은 음식의 수분감을 잡고 콩나물은 아삭함을 더해줘 씹는 맛이 좋아지고 감칠맛도 풍부해진다.
최 대표는 “단호박 물김치는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손님에게 안성맞춤이고 당면과 콩나물은 손님들이 계속 리필할 정도로 별미”라며 “복어 본연의 쫄깃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식초와 겨자소스에만 찍어 드시면 좋다”고 권했다.
복어불고기의 끝판 왕은 볶음밥이다.
손님에게 주문이 가장 많은 최종 코스로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김 가루와 밥을 남은 양념에 볶아 내는데 다른 야채 대신 한 번 삶아 낸 미나리가 들어가는 게 포인트다.
그는 “볶음밥에 들어간 미나리는 특유의 향이 좋고 숙취 해소에도 뛰어나 자연 피로회복제가 된다”며 “얼큰하고 시원한 복어 맑은 탕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고 귀띔했다.
한편 복어불고기는 최 대표가 1978년 대구 수성구에서 처음 개발한 음식이다.
미식가들에 의해 전국적으로 확산된 후 대구를 대표하는 요리가 됐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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