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무침회


“매콤한 무침회는 애주가들의 술안주는 물론 밥 한 공기 뚝딱 사라지게 하는 식사용으로도 제격이죠.”
김정숙(60ㆍ여) 대교 회식당 대표가 무침회의 특징을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꼽으면서 ‘팔방미인’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대를 이어 대구 서구 내당동 무침회골목을 47년째 지키고 있다.
김 대표는 “무침회는 오징어, 소라, 무채, 미나리와 고춧가루와 마늘 그리고 생강 등을 넣어 직접 만든 초고추장에 버무려 낸 맛으로 대구에만 있는 독특한 음식”이라며 “푸짐한 반면 저렴하고 화끈한 맛에 남녀노소 즐겨 찾는 음식”이라고 귀띔했다.
김 대표의 말대로 내당동 무침회의 양은 푸짐하다. 2인 기준 1만5천 원(소)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푸짐하게 나오는 만큼 맛있게 먹는 방법도 다양한데다 궁합이 맞는 단짝(?) 친구도 많은 점도 장점 중 하나다.
그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에게 무침회를 먹는 방법 중 제일 먼저 추천하는 방법이 대구의 또 다른 10미인 납작만두에 ‘싸먹기’다”며 “납작만두 하나를 앞 접시에 펼쳐놓고 무침회를 먹기 좋을 만큼 올린 다음 돌돌 말면 끝이다. 한 입에 쏙 들어가 좋고 납작만두의 달곰한 맛이 무침회의 매운 맛과 어우러져 무침회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무침회는 납작만두 쌈뿐만 아니라 상추, 구운 버섯 등과 함께 먹어도 좋다. 그래서 무침회 식당은 손님들이 먹다 남은 밑반찬이 거의 없다는 게 자랑 중 하나다. 무침회의 매운 맛을 달래줄 재첩국도 인기 만점이다. 삶은 소면, 골뱅이를 추가해서 무침회에 비벼 먹으면 금상첨화다.
특히 매콤한 맛을 지닌 무침회는 ‘밥 도둑’으로도 불린다. 탄수화물과의 조화가 뛰어나 비빔용으로도 제격이기 때문이다. 무침회를 먹다 남았다면 비빔 그릇을 준비해달라고 하면 그릇에 김 가루와 참기름이 담겨 나온다. 그릇에 밥과 무침회를 넣고 비비면 무침회 비빔밥이 완성된다.
김 대표는 “무침회는 식사뿐만 아니라 술안주로 제격인데 무침회 한 접시 시켜 놓으면 다른 안주가 필요 없을 정도”라며 “술도 소주, 맥주 등 어느 술과 먹어도 찰떡궁합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침회를 전문적으로 파는 10여 곳의 가게가 서구 내당동 무침회골목에 몰려 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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