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이엘테크

▲ 이기훈 에이엘테크 대표가 시장이 요구하는 요소들을 연구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게 기업이 해야할 일이라 말하고 있다.
▲ 이기훈 에이엘테크 대표가 시장이 요구하는 요소들을 연구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게 기업이 해야할 일이라 말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말 그대로 중소기업의 든든한 후원자다. 중진공과 기업이 나란히 걸어갈 때 시너지효과로 인해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 ‘긍정적’ 영향에 힘을 보태기 위해 중진공 대구지역본부와 손잡은 지역 기업들을 만나 그들만의 우수한 기술력, 차별화를 바탕으로 살아남기 위한 노하우, 앞으로의 성장 계획 등을 들어본다.

“시장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연구하고 방법을 찾아내 제품화하는 게 기업의 역할입니다.”
이기훈 에이엘테크 대표는 기업이란 소비자의 요구와 연구개발(R&D)에 중점을 두고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0년 7월 설립된 에어엘테크는 대구지역 Pre-스타기업이다.
에이엘테크는 2005년 ISO 9001:2000 인증을 시작으로 도로교통공단의 성능시험 성적서, 관련 특허들을 출원했다. 지금까지 기술인증서와 기업등록 확인서만 15개이고 특허 10개 등 20여 개에 이른다. 2008년 벤처기업으로 등록된 후 2010년 조달청 조달우수제품으로 지정됐다.
에이엘테크는 2015년 대구시의 Pre-스타기업으로 우뚝 섰고 큰 규모의 회사는 아니지만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광섬유 분야 점유율 67% 기업

에이엘테크 주력 제품은 태양광 광섬유 발광형 교통표지판인 포스(FOSS)다.
포스는 도로를 달리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교통표지판에 문양과 문자를 따라 광섬유 끝단을 고정하고 내부 LED로부터 광섬유로 빛을 유도해 발광하는 표지판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포스는 태양전지, 배터리, 메인 컨트롤러, 광섬유, LED 광원 등 간단한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며 “태양전지에 태양에너지를 모아 배터리에 저장한다. 이 에너지는 LED 광원에 도달했다가 다시 광섬유를 타고 표지판 외부에 있는 발광 픽셀에 전달되면 빛을 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포스 제품은 크기도 다양하다. 가로 1천mm, 세로 1천mm의 소형 표지판부터 가로 5m에 세로 2.5m인 대형 표지판까지 있다.
현재 포스는 전국에 약 1만 개가 설치돼 있다. 올해 전체 표지판 시장은 약 1천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6년 기준 일반 표지(68%), 발광형 표지판(22%), 내부조명(11%) 등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에이엘테크의 발광형 광섬유 분야 점유율은 지난해 조달청 나라장터 기준 67%다. 총매출액도 지난해 약 110억 원을 달성했다.
포스의 장점은 저전력 구동, 선명한 판독거리, 내구성 및 안정성, 유지보수 등 4가지로 함축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에이엘테크에 따르면 광섬유를 이용한 표지판은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자체 충전하기 때문에 고소비 전력으로 인한 전기선이 필요 없고 설치 지역에 대한 제약도 없다. 1일 4시간 충전으로 약 20일 이상 구동이 가능하다.
소형 표지판은 약 1Wh의 전력을 소비하는데 가정용 LED 벌브형 전구가 9.5∼13.5Wh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과 비교해 매우 낮다. 대형 표지판은 약 8∼10Wh의 전력을 소비한다.
빛 번짐과 눈부심이 거의 없지만 안개, 결로, 우천과 무관하게 선명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제품보증이 10년이라 장기 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 최초로 방진ㆍ방수(IP68) 기능이 포함돼 외부에서의 내구성도 뛰어나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포스는 일반표지판과 비교해 시인거리는 약 250%, 판독거리는 약 1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포스는 태양광으로 배터리를 사용할 만큼 저전력으로 작동하며 10년 이상 고장없이 사용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자 최대 장점이다. 또 제품 구동 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끔 제품 스스로 컨트롤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전했다.
에이엘테크는 포스의 성능뿐만 아니라 사후서비스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올해부터 제품 자가진단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기업이 제품을 개발해 판매했다면 사후관리도 해야 한다.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제품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고 주소, 제품명, 규격, 상태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며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직접 현장에 가서 해결하고 이러한 과정은 담당공무원에게 현황을 알려주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해답은 R&D

포스가 완성되기 전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 대표는 “광섬유 방식의 매력에 빠져 사업을 꾸려오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2004년 초기 제품이 개발됐고 안정화되기까지 5년이 더 걸려 본격적으로 판매가 된 시점은 2009년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광섬유의 매력에 대해 “야간시간대의 운전, 기상 악화 등 도로환경이 매우 중요한 데 거기에 운전자의 지각ㆍ판단ㆍ행동 능력의 한계도 있어 교통안전에 대한 위협요소들이 너무 많다”며 “이러한 점들을 조금이나마 줄이고자 포스를 개발하게 됐고 실제로 운전자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에이엘테크의 미래 방향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에이엘테크는 해외는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해외판로개척을 준비하고 있다. 고온 건조하거나 극저온 등 극한 환경을 지닌 미국, 카타르, 러시아에는 이미 시범설치를 해 운영 중에 있다. 또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광섬유 방식에는 두 가지 단점이 있음을 언급했다. 빛을 보는 광각이 좁다는 점과 정보를 변환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는 “정면에서 보는 것보다 측면에서 보게 되면 상대적으로 잘 안보이지만 이 점이 도로에서는 오히려 장점이 됐다”며 “표지판의 정보를 필요로 하는 운전자에게만 보이는 점을 이용해 낮에도 발광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우천이나 안개 등으로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날씨에 따른 수요시장이 있기에 올해 4분기 안에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표지판 내에서 정보를 변환시킬 수 없어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광섬유 방식을 기반으로 해 LED전광판처럼 원하는 내용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 중에 있고 올해 안으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R&D 투자를 통한 기술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구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는 R&D 관련 인력이 부족해 용인에 R&D센터가 있다. 훌륭한 인재를 통해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해야 한다”며 “원가ㆍ내구성ㆍ저전력이라는 요소를 모두 갖춘 제품을 만들기란 무척 힘들지만 이것이 시장이 원하는 요구사항이다. 이 사항들을 연구하고 방법을 찾아내 제품화하는 게 기업이 해야할 일이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만 이윤을 남길 자격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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