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여드름 치료

사춘기는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입니다.
이 시기에 많이 분비되는 신체 내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자와 여자 모두에서 신체 모습이 어른 외형으로 변화됩니다.
이중 성호르몬의 증가로 인해 피부에도 변화가 나타납니다.
바로 여드름이죠.
여드름은 호르몬 자극으로 많이 생성된 피지가 모공을 통해 모두 나오지 못하고 모공 아래에 고이면서 발생하는 피부질환입니다.
발병 초기에는 하얀색 피지가 쌓여서 흰 여드름(좁쌀 여드름)의 형태로 나타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염증이 유발돼 붉은 여드름(염증성 여드름)의 모습을 보입니다.
요즘 식생활의 서구화와 패스트푸드의 일상화, 늦은 취침,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여드름의 발생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우리 애 여드름을 지금 꼭 치료해야 하나요? 우리 땐 그냥 있어도 시간 지나면 좋아지던데요.” “우리 아이는 여드름 치료해도 자꾸 재발하던데요?”
진료현장에서 여드름이 많이 생긴 중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부모님들이 자주 하시는 질문입니다.
저의 대답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여드름은 얼굴이라는 산에 산불이 난 것과 같아요. 빨리 꺼주지 않으면 산(얼굴)에 상처가 많이 생깁니다.”
사춘기 때 여드름 치료의 의미는 여드름의 뿌리를 뽑아 재발을 방지하기보다는 즉시 여드름이 심해지기 전에 가라앉혀서 흉터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특히 사춘기 시절은 아직 피부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인의 피부보다 흉터가 더 심하게 생깁니다.
대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면 피부가 성숙해져 사춘기 때만큼 여드름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때까지 피부를 여드름으로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사춘기 때 여드름이 많이 생기고 재발이 잦은 것은 갑자기 늘어난 성호르몬의 자극으로 피부가 놀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면 점차 여드름 발생이 줄어드는데 이는 피부가 성숙해지고 성호르몬에 적응해 안정화가 되기 때문이죠
저에게는 두 명의 동생이 있습니다. 그 중 막내 남동생은 볼에 여드름 파인 흉터가 많습니다.
동생의 사춘기 시절 여드름이 많이 생겼지만 저도 부모님도 적극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동생은 혼자 거울 보면서 열심히 여드름을 짜기 시작했고 어설프게 여드름을 계속 건드리다 보니 결국은 심한 여드름 흉터가 남아 버렸습니다.
여드름 흉터 때문인지 사춘기를 거치면서 동생은 성격도 내성적으로 변했어요.
여드름으로 인해 마음에도 상처가 생긴 것 같아서 그때 신경 써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두고두고 미안하답니다
그 때문인지 제가 의대생으로 대학병원에 실습을 시작했을 때 대학 교수님께 가장 먼저 한 질문이 여드름 흉터 치료 방법이었어요.
하지만 교수님은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1998년이었으니 제대로 된 치료 레이저 기기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에는 다양한 여드름 치료법과 레이저 시술이 소개되고 시술되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요?
그러니 여드름이 많이 생기거나 이미 여드름 흉터가 남았다고 혼자서 고민하고 우울해하지 마시고 용기를 내어 치료에 도전해 보세요.
이제부터라도 여드름 때문에 피부와 마음에 생긴 흉터를 깨끗이 지우는 겁니다!

차영창

대구예일피부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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