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현 불가능한 선거 공약 너무 많아 신뢰할 수 있는 후보 만나기 어려워투표 때마다 확


#. 하는 꼬락서니 보니 아무도 찍을 놈 없다. 여고 야고 쪼매라도 정이 가는 구석이 있어야 말이제. 문재인이 정부는 김정은이한테 마구 갖다 바치는 걸 제일로 알고 있제. 그나마 배짱 좋게 밀어부치는 홍준표가 듬직해 보였는데. 막말하미 헛발질해가꼬 따논 점수 다 까먹고 있제. 중도라고 하는 안철수하고 유승민이는 힘도 지대로 못쓰보고 비실비실하제. 믿을 놈 한 놈도 없다 아이가. 어데 투표하겠노…. #. 내는 누가 머라케도 한국당 후보 꼬재이 끼났다 아이가. 문재인이는 현장 사정은 생각도 안코 최저임금제니 주 52시간 근무제니 하민서 기업하고는 안 맞는 정책을 쏟아부으니 우리 같은 중소기업은 우야란 말이고. 그라이 보수후보 찍을 수밖에 없다 아이가. 이도 저도 안 되마 이민 가야 안 되것나. #. 그래도 현 정부가 지난 좌파 정부보다는 낫다 아이가. 왔다갔다 캐 싸서 쪼매 불안키는 하지만 남북 수좌끼리 판문점서 만났제. 김정은이하고 트럼프하고 만나도록 해 평화무드 조성도 하고 핵실험 장소 뿌사삐리지 안나, 많이 나아 진기라. 젊은 아~아들, 문재인이 좋아하는 것도 쪼께 이해는 되는구마. 우옛든지 수십 년 묵은 체증 확~ 씨꺼내리뿌만 증말 조을낀데…. 어느 모임에서 60대 남성들이 나누는 시국과 선거 이야기였다. 종내는 서로 목소리를 높이다가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말았다. 불콰해진 얼굴에 쓴웃음을 지으며 식당 문을 나서는 발걸음들이 무거워 보인다. 요즘 세태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한참을 이들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6ㆍ13 지방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필자가 처음 투표한 것은 유신정권 시절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로 알고 있지만 거의 기억에 없다. 본격적으로 투표에 참여한 것은 1987년 대통령 선거였다. 6월 항쟁과 6ㆍ29선언으로 사회 곳곳에서 민주화 바람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던 시기다. 그해 연말 치러진 대통령선거는 16년 만에 부활한 직선제였던 탓에 민주 바람을 타고 온갖 선전과 구호가 난무했다.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3김이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선거바람이 대단했다. 당시 대구 신천변에서 열린 후보의 유세장에는 수십만 명이 참가할 정도로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아직도 “0303, 김영삼” 등의 구호가 귓속에 맴돌 정도다. 3김이 동시 출마해 표를 나눠 가진 탓에 당시 군부정권에서 내세운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다. 고백하건대 필자는 선거 때마다 내가 투표한 이가 당선된 경우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던 때문이다. 투표를 하기는 해야겠고 우송된 선관위의 선거공보에 기재된 후보자별 공약과 주요 경력 등을 아무리 뜯어보아도 딱 짚이는 인물이 없었던 것이다. 속으로 선호하는 정당이 있어도 후보가 마음이 안 드는 경우가 많았다. 별 수 없이 투표장으로 가는 내내 누구를 찍을까 고민하다가 기표소에 들어서면 골라잡기 식 기표행위가 이어지곤 했다. 이후 치러진 크고 작은 선거 때 마다 투표를 하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어느 후보를 찍어야 하나가 큰 고민이었다. 그러다가 막상 기표하는 순간에는 잠시의 망설임 끝에 엉뚱한 곳에 붓두껍을 누르고 말았다. 선거 때마다 했던 고민을 또다시 하게 생겼다. 특히 지방선거는 더하다. 당사자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기초나 광역의원 후보 중에는 갖가지 포장만 요란한 경력으로 덧칠해 놓은 이들이 적지 않다. 공약도 언감생심, 실현불가능한 것들이 많다. 도무지 신뢰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이니 누가 이들이 지역민을 대표해 행정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겠는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ㆍ13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동네’를 이번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이어 ‘가슴 두근거리는 그날, 투표하세요. 유월의 따뜻한 햇볕같이 우리 동네 민주주의는 더욱 아름다워집니다’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라지만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또 고민한다. 진정한 주민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외치는, 동네 네거리에서 벌써 한 달이 넘게 아침마다 목에 팻말을 걸고 꾸벅대는 저 후보, 이번에는 믿어도 될까?

홍석봉

정치부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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