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합범일 경우 형량 하한 가장 무겁게

<10> 형사판결에서의 형량

“피고인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형사재판 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의 문장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형사판결에서의 형량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한 사람이 업무상 10억 원을 횡령하고 1억 원 상당의 배임을 하였으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금액을 모두 변제한 가상의 사례(편의상 다른 참작 사유는 없는 것으로 한다)를 놓고 하나씩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첫째, 징역형, 벌금형 등 ‘형의 종류’를 선택한다. 위 사례에서는 각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이 선택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둘째, 여러 개의 범죄가 있으므로 ‘경합범가중’, 즉 형량의 하한은 가장 무거운 것으로 하고, 상한은 가장 무거운 것의 1/2을 가중한다. 위 사례에서는 특경법상의 업무상횡령이 가장 무거운 것이므로, 하한은 3년, 상한은 45년이 된다.

셋째,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관의 재량에 따라 ‘작량감경’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 위 사례에서 작량감경이 이루어진다면 하한은 1년 6개월, 상한은 22년 6개월이 된다.

넷째, 대법원에서 정한 ‘양형기준’(양형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받아 볼 수 있다)에 따라 권고형의 범위를 정한다. 위 사례는 횡령ㆍ배임 범죄의 양형기준상 범행금액이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이며 기본유형에 해당하므로, 권고형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형이 된다.

마지막으로, 위 양형기준에 나와 있는 불리한 사정과 유리한 사정을 종합해 ‘선고형’을 정한다. 위 사례에서는 범행금액이 큰 점이 불리한 사정,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금액을 모두 변제한 점이 유리한 사정이 될 것이며, 그에 따라 징역 몇 년을 선고할 것인지,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된다.

결론적으로 형사판결에서의 형량은 형법의 규정 및 대법원의 양형기준 내에서 법관의 제한된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 형사판결의 형량에 대해 곧바로 법관을 비난하기 보다는 위와 같은 규정과 양형기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김진우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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