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남구 이천동



과거 한국전쟁 때 피난민촌으로 형성된 대구 남구 이천동은 봉덕동과 대명동에 비하면 작은 규모의 동네다.
하지만 최근에는 도시재생사업 및 아파트단지가 생겨나면서 남구지역의 신 주거단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이천동 가까이 신천둔치가 있어 산책하기 좋고 중구 대봉동에 있는 봉리단길, 신천대로와 가깝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다.
◆이천동의 유래
대구 남구 이천동의 이(梨)는 배나무를 뜻하고 천(泉)은 샘을 뜻하는데 배나무 밭에 있는 샘이라는 뜻이다.
주위에 배나무가 많고 물맛이 배처럼 달았다(?)고 전해진다. 이에 배나무샘이 있는 마을이라는 데서 이름이 유래됐다.
실제로 이천동에는 작은 산인 수도산(대구상수도사업본부 일대)이 있다. 이곳에 배수지가 있어 붙여진 이름으로 배수지에서 물이 많이 솟았다고도 전해진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옛날 강물이 흘러가던 이곳에 배를 묶어 두는 나루터가 있었다는 설도 있다.
특히 조선 초기 한문학을 집대성한 사가 서거정 선생이 대구십경을 노래했을 때 ‘삿갓바위에서 고기 낚기’란 제목으로 시를 읊었다고도 한다.
한편 이천동은 1980년 대봉동 일부로 이천동이 신설됐다. 대봉3동 일부가 이천1동으로, 대봉2동이 이천2동으로 개칭됐다가 1998년 이천1동과 이천2동이 통합돼 오늘의 이천동으로 개칭됐다.
◆이천동 숨은 볼거리
대구 남구 이천동 곳곳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볼거리가 있다.
먼저 서울 인사동과 같은 곳이 이천동에 있는데 ‘이천동 고미술거리’다. 고미술거리는 2009년 서울의 인사동과 같은 문화 명소로 만들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조성됐다.
2010년 고미술거리조성 1주년 기념행사를 시작으로 해마다 고미술거리 난장이 열린다. 도자기와 토기 등 고미술품을 전시ㆍ판매하는 것은 물론 고미술품 무료 감정과 현장경매를 통해 거리를 찾는 시민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고미술거리 일대 수도산에 있는 99계단 벽화마을도 가볼만 하다.
수도산자락의 황량한 계단과 골목이 주민자치사업으로 벽화거리로 변신했기 때문. 이천동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재능기부자원봉사로 99계단을 비롯해 어둡고 칙칙한 시멘트 담장을 밝고 아름다운 벽화 골목으로 조성했다.
또 99계단 벽화마을 일대에는 ‘서봉사’라는 사찰이 있다. 1920년 창건한 서봉사는 조계종 사찰로 옛 이름은 건봉사다. 사찰은 수도산자락에 위치해 도심 속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다.
특이한 문화공간도 있다. 바로 한옥 속에 품은 배나무샘골문화하우스(남구 명덕로 54길)다. 지역의 유래를 따서 이름이 붙여졌으며 버려진 한옥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주민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옥의 특성을 살려 평일에는 각종 공연 및 만남의 장소로, 주말에는 게스트하우스 및 전통찻집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천여 점의 민속공예품을 전시해 놓은 개인주택(남구 이천로 28길)도 구경할 수 있다. 민속공예품 소장가가 작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이해 할 수 있도록 정리해놓았다.
이곳에서 선조들의 살아온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엿볼 수 있다. 신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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