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불확실성의 시대’를 이겨내는 법

“경제에 미치는 영향 줄이려면기업의 적극투자가 살아나야통찰력 있는 CEO 기다려진다 ”



‘불확실성의 시대(The Age of Uncertainty)’. 아마도 올해 들어 우리나라 정치ㆍ경제ㆍ사회 전반에 있어 식자들 사이에 가장 많이 회자하였고 머릿속을 지배해 왔던 말이 이 단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말은 미국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 교수를 지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 1908~2006)가 지난 1975년 출간한 책의 이름이다.

그는 이 책에서 200년의 경제사를 분석하고 미래의 전망을 제시하였다. 현대 사회에는 확고한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경제철학이 없는 ‘불확실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외쳤다.

과거에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사회ㆍ경제 체제의 지도원리가 되는 철학이 있었으나 오늘날에는 확신을 하게 하는 철학이 없다고 지적했다.

올 한 해 동안 우리 경제에는 수많은 불확실성이 대두하였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심화, 북핵 리스크 고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난무하였다.

최근까지도 이러한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남아있다. 불확실성은 일반적으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먼저 경제 내에 불확실성의 충격은 기업과 가계로 하여금 일단 ‘기다리고 보자(wait and see)’라는 신호를 줌으로써 경제 성과를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기보다 불확실성이 완화 내지 해소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선택한다.

가계의 경우도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소비평활화를 위한 예비적 저축을 늘리고 재량적 지출을 줄이는 등 소비를 억제하게 된다.

둘째, 불확실성의 확대는 금융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상승시키고 이는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투자와 소비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대외 외화차입 여건을 반영하는 우리나라 외평채 CDS프리미엄(5년물)은 올해 2월만 하더라도 월평균 46bp에 불과했지만 이후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및 6차 핵실험 실시 등으로 북미 간 긴장관계가 고조되면서 꾸준히 상승하여 10월에는 중국보다도 높은 71bp를 기록하였다.

최근 들어 60bp 아래로 하락하였지만 북핵 위기 부각 시 언제든 다시 상승할 수 있어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기업과 가계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 태도가 보수적으로 바뀌는데 이 과정에서 신용경로 등이 약화되면서 소비ㆍ투자ㆍ수출 등이 위축된다. 특히 엄격한 심사기준 적용 등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중소기업 및 가계는 신용 접근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으며 불확실성이 심각한 경우에는 신용경색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아마도 기업투자가 답일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의 투자가 살아나야 고용이 창출되고 소득이 높아져 소비가 진작됨으로써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투자가 다소 위축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설비투자지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4/4분기 8.0%(전기대비) 증가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여 올해 3/4분기에는 마이너스 증가율(0.4%)을 기록하였다.

불확실성이 증대된 환경에서 기업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중요한 투자를 결정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처럼 불확실성 속에는 분명히 기업의 성장 기회가 잠복해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갤브레이스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두려움 없이 문제를 헤쳐나가고 대책이 필요하면 결단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2018년 무술년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불확실성들이 끊임없이 새롭게 등장하여 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통찰력 있는 CEO, 전략적이고 리더십이 뛰어난 기업가들의 출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기다려지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김충화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경제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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