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주민 손으로 일군 편백나무 둘레길 남녀노소 쉬었다 가요”

<23> 대구 수성구 범어2동

수성구 범어2동에는 도심 속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철새 서식지가 있다. 이곳에는 매년 2천 마리의 백로와 철새가 찾는다.


대구부 수북면의 지역으로 조선시대 범어역(泛魚驛)이 있었다. 그래서 범어2동을 범어 또는 역촌(驛村)이라고도 했고 1914년 달성군 수성면에 편입됐다가 1938년 10월1일 대구구역이 확정됨에 따라 대구부에 편입됐다.

1500년 초 철원부사를 지낸 구수종이 정착하면서 일군 마을이라고 한다. 현재 범어천주교회가 있는 산이 붕어가 입을 벌리는 모양이었단다.

그 아래 냇물이 흘러 마치 고기가 떠 있는 모양 같아 마을이름을 뜰 ‘범(泛)’, 고기 ‘어(魚)’로 불렀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1949년 대구시로 명칭이 변경됐고 1963년 동부출장소가 동구로 승격 대구시 동구로, 1975년에 범어동을 범어1ㆍ2동으로 분동하고 1979년에 범어2동이 범어2ㆍ3동으로 나눠졌다.

1982년 범어1동에서 범어4동으로 분동돼 현재의 행정구역이 됐다.

◆도심 속 쉼터, 범어 시민근린공원

대구지방법원 동쪽의 야트막한 산은 현재 시민근린공원으로 지정됐으나 공원 지정 전 동편은 공동묘지로 6ㆍ25 이전 인가가 거의 없었으며 남쪽 골짜기에는 야시(여우)가 많이 나타난다고 해 야시골로 불렀다.

6ㆍ25 이후 피난민들의 판자집이 들어서면서도 계속 야시골로 불리다가 현재 시민근린공원의 일부로 공동묘지가 옮겨지고 신흥주택지역으로 타지역민의 이주로 야시골의 명칭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졌다. 이후 이 야트막한 산의 이름은 ‘시민근린공원’으로 바꿨다.

현재 시민근린공원이 대구에서 가장 번화한 범어네거리의 고층 빌딩과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인접한 힐링 명소가 되기 전까지 주민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근린공원은 명칭변경 전에는 여러 체육시설이 있었고 등산로도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나있고 나무도 많지 않았다.

주민들은 공원에 자발적으로 편백나무를 기증하고 구청의 도움으로 100그루를 시작으로 해마다 1천 그루 넘게 편백나무를 심어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편백나무 둘레길은 동네주민은 물론 인근 직장인의 휴식공간으로 각광 받고 있다.

편백나무는 천연 향균물질인 피톤치드가 소나무보다 4배 이상 천식 유발균에 대한 항균효과가 있는 사비넨 성분이 소나무보다 35배 이상 많이 발산돼 도심 속에서도 편안히 삼림욕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도심 한가운데 철새 도래지

시민근린공원 옆 범어배수지 소나무 숲으로 시원스레 날갯짓을 하는 백로들을 볼 수가 있다. 소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고운 자태를 뽐내는 백로의 모습이 멀리서 보면 소나무에 하얀 열매가 맺혀 있는 듯하다.

범어배수지에는 소나무와 참나무가 심어져 있고 2㎞가량 떨어진 신천에서 먹이 활동을 할 수 있어 철새들의 서식지로는 안성맞춤이다. 새 둥지만 400여 개이며 날아드는 철새는 2천 마리 정도이다.

◆우리동네 ‘야시골 협동조합’

아파트 중심의 개발정책에서 벗어나 저층 단독주택지의 생활환경 개선으로 도시 부흥의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고자 수성구가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인 수성 명품주택단지 조성사업으로 범어2동의 주택단지는 도시가스 보급, LED 보안등, 생활안전용 CCTV 등을 설치해 더욱 안전한 마을환경으로 태어났다.

또 밋밋했던 골목길에도 벽화디자인 조성사업을 추진해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 밖에도 담장 허물기 사업, 공원 정비 등 다양한 환경개선을 통해 단독주택지도 최고급 아파트단지 못지않은 행복한 주거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수성구 도시재생사업의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마을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특히 범어2동은 자발적으로 야시골협동조합을 설립해 마을 공동체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야시골협동조합은 ‘로컬푸드 직거래 사업’으로 주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연결해주는 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마을공구 도서관과 수리센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또 야시골 마을축제 숲속 음악회를 2015년부터 해마다 개최하면서 주민공동체를 위한 문화공간을 만들었다. 마을대학, 마을축제, 사회적경제 주민워크숍을 열었고 마을숲 해설사를 양성해 시민근린공원의 편백나무숲을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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