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높고 대출금리 낮아무섭게 발전하는 인터넷 은행서민들 금융 접근성 제고 기대”

인터넷 은행이란 영업점 없이 인터넷과 ATM, 콜센터 등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무점포이지만 필요에 따라 소수의 영업점을 설립하는 경우도 있다. 2016년 2월 K뱅크가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받고 2017년 4월 3일 출범해 우리나라의 첫 인터넷 은행이 되었으며 2017년 7월 27일에는 카카오뱅크가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하였다. 인터넷 은행은 인터넷 뱅킹과는 다른 개념이다. 인터넷 뱅킹은 계좌이체 등 한정된 업무를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등 일반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하나이지만 인터넷 은행은 비대면 무점포 은행으로 개좌개설부터 계좌이체, 대출취급 등 모든 금융 업무를 인터넷으로 처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인터넷 은행은 영업점이 없어 인건비나 지점 운용비 등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높은 예금금리와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인터넷 뱅킹처럼 접근성이 뛰어나고 휴일 없이 운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은행이 이제 막 걸음마를 뗐지만 해외에서는 소매금융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 은행은 1995년 10월 미국에서 설립된 SFNB(Security First Network Bank)이다. SFNB이 IT붐에 힘입어 새로운 금융거래의 주류를 형성할 것처럼 보였으나 낮은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로 고객 확보에 실패함에 따라 2002년 8월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에 인수되었다. 그러나 2000년 중반 이후 소비자들의 인터넷 뱅킹 이용 증가와 각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 차별화 전략으로 인터넷 은행의 영업실적이 급격하게 향상되기 시작하였다. 미국은 2000년 이후 총자산이 연평균 19%씩 증가하고 총예금도 21%씩 늘어났으며 일본도 연평균 총자산 증가율이 32%, 총예금 증가율은 39%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 은행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5일 만에 신규계좌 수 100만 개, 13일 만에 200만 개를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300만 개를 돌파하였다. 지난해 국내 전체 시중은행에서 비대면으로 개설된 신규계좌 수가 약 15만5천 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카카오뱅크의 돌풍은 계좌개설 등 금융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예금금리는 높고 대출금리는 낮은 등 금융 가성비가 높다는 데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연 2.0%로 업계 최고 수준이며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도 평균 금리가 각각 연 3.60%, 3.25% 정도이다. 또한 일반은행이 5천 달러 이하의 해외송금에 회당 4~5만 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었으나 카카오 뱅크는 5천 원을 받고 있다.
인터넷 은행의 발전 속도가 무섭기는 하지만 일반은행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기에는 아직 덩치가 너무 작다. K뱅크는 자본금이 2천500억 원이고 카카오뱅크는 3천억 원 수준으로 이번에 유상증가가 성공한다 하더라도 1조 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여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자본금 86조 원에 비해 지나치게 작은 편이다. 또한 인터넷 은행이 취급하는 상품군이 단순하다는 한계도 있다. 두 인터넷 은행 모두 2%대 예적금, 중금리의 직장인 신용대출 중심으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나 펀드나 보험판매, 자산관리 상담 등을 이용할 창구를 갖추지 못하면 거액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덩치를 키우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출범한 인터넷 은행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몸집을 불리려면 은산 분리 규정도 다시 검토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예금금리는 올리고 대출금리와 수수료는 낮추는 등 금융 가성비를 높여야 한다. 국내에 인터넷 은행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다른 경쟁자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메기효과로 인해 서민들의 금융 접근성이 제고되길 기대한다.

조태진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기획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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