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휴먼재단서 시작네팔 휴먼스쿨 건립 위해학생·학부모·교사 동참


“나마스떼?(안녕하세요?)”, “던여밧(고맙습니다)”
네팔, 따또바니(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산군 아랫마을)의 휴먼스쿨 완공식에 참석한 아이들의 사진을 들고 대구 침산중학교(교장 권영란) 학생들은 환한 미소와 힘찬 함성으로 칠판 가득 ‘15번째 네팔 휴먼스쿨’의 소망을 그려 넣었다.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포스터 그리기, 편지 쓰기, 저금통 쌓기, 사진 컨테스트 등 반별로 다양한 방식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네팔 친구들에게 사랑을 전하며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산티푸르 현지 학교의 쓰러져 가는 외관과 짚이 깔린 바닥에 앉아 공부하는 어린 학생들의 사진을 보며, 1학년 김수민 학생은 “네팔 오지에 있는 친구들은 어린 나이에도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일을 하는 아이가 있다고 하고 학교 건물도 너무 누추해 안타깝다”며 “동전뿐만 아니라 학용품도 아껴쓰고 집안에서 쓰지 않는 학용품도 가져와서 9월에 저금통을 보낼 때 함께 보냈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사랑나눔 동전 모으기 운동’은 침산중학교 교사와 학생 890여명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더불어 사는 삶’을 몸소 보여주기 위한 선생님들의 솔선수범과 이를 지지하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져 더욱 주목할 만하다.
3학년 이나애 학생은 “이번 기회에 네팔에 대해 알게 되고, 또 이렇게 그들을 도울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며 “무엇보다 우리들의 작은 보탬이 모여 학교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이 매우 놀랍고 앞으로 이런 기회를 많이 얻고 싶다”고 말했다.
침산중학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15번째 네팔 휴먼스쿨 건립을 위한 ‘사랑나눔 동전 모으기 운동’을 지난달 1일부터 시작했다.
엄홍길휴먼재단에서 시작한 이 운동은 개인용 저금통을 각 학생에게 배부하고, 자율적으로 동전을 모아 9월 개학과 동시에 모두 모아 기부하는 나눔운동이다. 이에 힘을 더하고자 25일부터 오는 27일까지 2박 3일간,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대구경계산 걷기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운동 참여는 2016학년도 침산중 교육목표인 인성역량강화를 위한 ‘더불어 사는 삶 실천하기’에도 부합한다. 침산중은 이미 1989년에 조성된 목련 장학금을 통해 사랑 나누기를 실천해오고 있으며, 몇 해 전부터는 전교직원이 참여하는 사도 장학금을 통해서도 제자들의 꿈과 희망을 후원해오고 있다.
이와 발맞춰 학생들도 작은 일에서부터 배려심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전교학생회장의 공약사항이었던 ‘실내화 빌려주기’ 활동이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일 아침 중앙현관에서 실내화를 가져오는 것을 잊은 친구들에게 이를 빌려주면 그 학생은 오후 하교 때 반납한다. 이는 사소한 일인 듯하나 꼭 필요하고 세심한 배려이며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란 교장은 “사제동행을 통해 선생님과 학생이 함께 공감하고 뜻을 모으는 기회가 된 것 같아 흐뭇하다”며 “이번 행사로 학생들이 남을 돕는 기쁨을 알게 되고 베푸는 삶이라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걸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민희
대구 침산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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