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구암중 ‘통기타교실’


“G코드지 그건 G7이야”
“손톱을 짧게 깎아야 하는데 손톱이 너무 길어.”
“안 돼. 아, 소중한 내 손톱….”
점심시간이면 구암중학교(교장 기세희) 복지실은 기타소리와 노래 소리,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평소 배우고 싶었던 통기타를 학생들끼리 서로 배우고 가르쳐 주고 노래도 부르며 여가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학교는 외부의 다양한 교육기부 중 하나로 북구문화원에서 후원하는 통기타교실을 4년째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특히 통기타를 무료로 상시 대여해 주어 학생들이 언제든지 연습할 수 있어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고, 실력도 나날이 향상되고 있다.
통기타교실은 공부부담을 덜기 위한 설문조사결과 음악부문에 대한 지원 욕구가 많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시작했다. 특히 우리학교에서는 통기타에 대한 지원경쟁이 치열해 조기에 마감된다.
점심시간마다 친구들에게 통기타를 가르쳐 주고 있는 2학년 채지원 학생은 “강사님께 배운 걸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니 친구들은 배워서 좋고 저희는 연습해서 즐겁다”고 말했다. 지원 학생은 “같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니 공부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다”며 신나게 기타를 치는 모습이 아름답다.
3학년 김수현 학생은 “작년에 전학을 와서 친구들과 잘 사귀지 못하고 공부에도 부담을 느꼈는데 통기타를 배우면서 언니와 동생들과 함께 인간관계를 배울 수 있었던 게 가장 좋다”고 했다.
이렇게 배운 통기타는 단순히 연습에만 그치지 않고, 배운 실력을 우리학교 축제인 햇귀제 때도 발표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학년 김성윤 학생은 발표회 때 단체공연과 독주를 하고 난 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칭찬도 많이 듣고 선배들이 밴드부를 추천해서 열심히 밴드활동도 하게 됐다. 통기타를 배우면서 공부를 안 한다고 할까봐 오히려 공부에도 더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학교는 여러 분야의 지역기관과 MOU를 체결하고 있다. 그 중에서 ‘BBS’와 ‘동천동 생활안전위원회’와 ‘다우약품’으로부터 장학금을 꾸준히 지원받고 있다. ‘토닮공예’는 도자기공예, ‘꽃과아침’으로부터 원예 활동의 교육기부를 통해 학생들의 오감활동으로 정서적인 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뮤지컬과 오페라 관람권을 지원받아 예술분야의 끼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사)장애인봉사협회’로부터는 차량기부를, ‘정심원’으로부터는 봉사 활동 장소를 제공받아 기부를 주고받으며 나눔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농협’으로부터는 금융교육 및 N돌핀 프로그램을 지원받아 바람직한 경제생활을 배우고 있다. 또한 ‘한국창의인성재단’에서는 함성소리 프로그램으로 학생들과 함께 학습 멘토링활동을 통해 학습면에 도움을 받고 있으며, ‘메가박스’에서도 좋은 영화를 추천받아 문화적인 영역에 도움을 받고 있다.
그 많은 교육기부 중에서 특별히 통기타 기부는 매주 금요일에 배우고 평상시 점심시간을 이용해 꾸준히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북구문화원에서는 통기타교실이 끝나는 10월에 이 학생들과 북구문화원에서 계획하고 있는 역사기행 및 문화체험을 함께 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방과후 학교활동을 통해서 소질과 재능을 계발할 뿐 아니라, 교육기부를 통해 훗날 자신들도 받은 사랑을 나누는 것을 배우고 있다.
북구문화원 남성희 원장은 “청소년들이 통기타를 배워 학교에서 친구와 소통하고, 부모와의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기르며, 건전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윤정연
대구 구암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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