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계산기를 처음 사용하게 할 때 나오는 제일 첫 번째 반응은 “계산기를 사용하면 아이들이 덧셈을 못할 거예요”라는 것이다. 사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숫자에 대해 좋은 감각을 가지는 것이다.
2시간 동안 90km의 속도로 달려 여행을 간다고 예를 들어 보자. 여행 거리가 180km (물론 정답이다) 가량 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가? 소수점을 착각해서 18km라고 하는가? 나눗셈을 사용해서 45km라고 하는가? 어느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이 숫자 사용에 대한 감각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숫자를 다루어보아야 하고 이것은 손을 이용해서 계산하거나 계산기를 사용함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테크놀로지의 중요한 장점은 기술의 대체가 아니라 이해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언덕 아래로 굴러 내려가는 카트의 가속도를 공부할 때 30년 전에는 힘들여 거리를 측정하고 속도-가속도를 계산했다. 그것도 일일이 손으로 말이다. 그 일이 끝날 때쯤이면 데이터에서 나오는 오류와 더불어 힘들게 작업한 끝에 몰려오는 피로감 때문에 실제 데이터 분석은 더욱 어려웠다.
오늘날에는 센서와 컴퓨터를 통해 데이터를 측정해 계산하고 이는 학생들에게 그 결과를 분석할 수 있는 즉각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측정과 계산이라는 고된 작업은 사라지고 분석과 결론 도출이라는 흥미롭고 고차원적인 사고 능력이 중요해진 것이다.
테크놀로지는 학생들에게 “만약에… 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질문을 더 많이 하게끔 도와준다. 만약 카트 위에 벽돌이 있다면 더 빨리 움직일까? 만약 카트가 조금 더 공기역학적이라면 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학생들은 비단 이런 질문을 던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실제로 그것을 실험해볼 수도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단지 데이터를 모으기보다는 깊이 있는 사고를 하기 위해 공부하기를 바란다. 또 기존의 개념을 확인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 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기를 바란다.
오늘날 학생들은 마술 뒤에 숨겨진 비밀에서부터 프로그래밍 또는 외국어에 이르기까지 유튜브 (YouTube)를 통해 많은 지식을 얻는다. 이에 발맞추어 학교에서는 무언가를 창출하고 해답을 내고 그것을 실행해보는 작업을 학생들과 더 많이 함께해야 한다. 테크놀로지는 우리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도구가 되고 있다. 로보틱스 (robotics)를 가르치는 것은 아이들이 대수, 숫자에 대한 감각, 논리, 공학, 팀워크, 편집 등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것들이야말로 미래의 직업 전선에서 진정으로 요구되는 기술일 것이다.
대구국제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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