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의 고민

4·7 재·보궐선거가 막 내렸다. 심은 대로 거둔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 4년의 성적표다. 25번이나 쏟아낸 부동산 정책이 파국으로 몰았다. 위선의 ‘내로남불’과 불공정의 ‘LH 사태’가 결정타다. 국민의 심판은 냉정했다. 1년 전 총선에서 몰아준 지지를 1년 만에 되돌려놨다.대구·경북(TK)은 이번 선거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TK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던졌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선거가 던진 과제는 정책 대결 실종과 차악 선택이다. 국민 모두에게 숙제다. 정책 대결은 오간 데 없고 상대에 대한 분노와 증오만 넘쳐났다. 정책 대결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생태탕’과 ‘내로남불’만 있었다.-덜 나쁜 후보 선택, 선거 한계 극복 과제다음 대통령 선거도 보나 마나다. 정책 대결은 정치학 교과서의 퇴색된 이론만으로 남을 뿐이다. 거악 보다는 차악을 선택했다. 기형적인 판도에 인물 대결도 의미가 퇴색했다. 여당 후보 못잖게 야당 후보도 적잖은 문제를 드러냈다. 하지만 민심은 차악으로 향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유권자들은 정치를 두 개의 나쁜 옵션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깨끗한 후보, 존경받는 사람이 국민의 대표가 되는 일은 기대난이다.그동안 진보와 보수의 무능과 타락의 끝 모를 진영 싸움에 국민들은 넌더리를 냈다. 그래서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보다는 덜 나쁜 사람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념 논쟁은 무의미해졌다. 정권 심판과 국정 안정이라는 피 튀기는 대결만 있을 뿐이었다. 공약은 외면받고 네거티브만 남았다. 역대급 진흙탕 싸움이 됐다.두 번째는 지역 출신 유력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이다. 이명박, 박근혜는 TK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지만 모두 실패한 대통령이다. 지금 홍준표와 유승민이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 있지만 여론 지지의 한계를 뛰어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반면 TK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더 크게 보인다. 윤석열 지지가 고향인 충청도와 서울보다 높다. 정권 교체에 대한 TK의 갈구 때문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과연 윤석열이 TK의 빈 가슴을 메워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여권의 이재명이 있지만 지역민에겐 물음표만 잔뜩 던졌다.세 번째는 보수 터전 TK 정치권이 ‘토사구팽’ 위기에 몰렸다. 재·보궐선거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터져 나온 ‘영남배제론’의 중심에 서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도 “낡은 이념과 특정 지역에 묶인 정당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읽고 국민 모두의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거듭해 달라”고 했다. 차기 대통령선거 승리를 위한 당 쇄신과 개혁에 걸림돌로 보고 당직 등 일선 후퇴를 종용 받고 있다. TK 의원들의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지역 이해 대변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네 번째는 정치의 본질 문제다. TK 정치인들의 자질이 의심받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의 재보선 승리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역 출신 곽상도·송언석 의원은 지역구가 아닌 서울에 주소지를 두고 당 간부 폭행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역민들의 자긍심에 먹칠을 했다. 국회의원들의 일탈행위는 정치인을 도매금으로 욕 먹일 뿐만 아니라 정치혐오의 주요인이다. 보수 재건에 재를 뿌렸다.-꼰대질 배격하고 개혁과 쇄신 고삐 좨야국민의힘은 작은 승리에 안주, 근본을 잊어버리는 패착은 범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 21대 총선의 아픈 기억을 잊어선 안 된다. 당 개혁과 쇄신 고삐를 다시 죄고 차기 대선에 주력해야 한다. 진보 꼰대들의 행태에 민심이 돌아섰다는 점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민심에 순응하고 꼰대질을 경계해야 한다. 겸손을 미덕 삼고 오만과 위선을 멀리해야 한다. 승리에 자만하지 않고 유권자에 머리 숙여야 한다. TK의 고민이자 숙제다. 슬기로운 대처방안이 필요하다. 지역 인재를 키우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진심 어린 정치인에게는 국민도 화답한다.“정부는 비틀거리고 야당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에 대한 환멸만 커지고 있다”는 외국 언론의 지적이 귀에 따갑다.

대일광장---재보선 이후 통합신공항 전략

4·7 재보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막판 공방이 뜨겁다. 재보선 사상 초유의 열기다. 내년 대선 전초전으로 판이 커졌다. 잔여 임기 1년 남짓한 서울·부산시장 선거 향배에 전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그러나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대구·경북은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다. 재보선의 유탄을 맞아 최대 피해지역이 된 때문이다. 부산시장 보선은 대구·경북이 지역의 명운을 걸고 저지하려던 가덕도신공항 추진의 기반이 됐다.더불어민주당은 돌아선 부산 표심을 얻기 위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급조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특별법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가덕도특별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구-부산 갈라치기 전략이었다. 지난 2월26일 국회를 통과한 가덕도특별법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할 수 있는 등 특혜로 점철돼 있다. 이번 선거가 없었다면 생각도 못할 일이다.---대구·경북은 4·7 재보선 최대 피해지역정부의 후속조치도 선거에 앞서 속전속결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30일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재보선을 불과 8일 앞둔 시점이다. 사전타당성조사(사타) 용역을 5월 내 착수해 내년 3월까지 완료한다는 것이다. 가덕도를 부각시켜 부산 판세를 뒤집으려는 전략이란 지적이 나온다. 완료 시점도 내년 3월9일 치러지는 20대 대선과 맞물려 있다.그렇지만 민주당의 가덕도 꼼수는 패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민심으로 보면 부산 표심마저 그들의 기대에 크게 못미친다. 민주당의 가덕도신공항 폭주는 내년 대선에서도 혹독하게 비판받을 가능성이 높다.국토부의 발표는 자가당착이다. 지난 2016년 김해신공항 건립계획 확정 이후 국토부는 줄곧 ‘가덕도 불가’ 방침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꿨다. 지난 2월25일 가덕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토부가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말 한마디에 영혼없는 공무원이 된 것이다.가덕도신공항은 결정된 국책사업을 뒤집은 결과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어느 당이 이기든 백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또 새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도 이미 법까지 만들어진 가덕도신공항을 재검토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부산을 비토세력으로 돌리지 않으려는 선거공학적 계산 때문이다.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치고 투입 예산을 크게 증액시켜 공사를 강행하게 될 것이다. 국민 혈세 잡아먹는 공룡이 되고, 완공 후에도 보완공사로 잠잠한 날이 없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한계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번복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이제 대구·경북에는 재보선 결과를 통합신공항법 입법과 연계시켜 나갈 전략이 필요하다. 내년 3월 대선, 6월 지방선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단계별 대응 방안을 세워야 한다. 더 길게는 2024년 총선의 예상 판세와 결과도 감안해야 한다.지난 겨울 시도민들은 가덕도신공항 저지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앞장서야 할 정치인들은 이 눈치 저 눈치 보며 머뭇거리기만 했다. 투쟁 지도부 부재였다. 반발다운 반발 한번 없었다. 여당의 통합신공항법 외면은 만만하게 보인 결과다. 무기력한 상황이 되풀이 돼선 안된다.---통합신공항특별법 포기해서는 안돼지금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특별법 제정이 최우선 과제다. 추진되고 있는 여야정 또는 중앙부처와 지역 간 협의체 구성 등은 특별법 제정이 목적이 돼야 한다. 특별법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그러면 통합신공항을 두번 죽이는 결과가 된다.홍준표(무소속)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 복당을 하게 되면 통합신공항특별법을 추진하고, 대선에 나가게 되면 공약에 꼭 넣겠다”고 밝혔다. 당연하다. 나머지 대선주자들에게도 특별법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재보선이 끝나면 여당도 내년 대선을 감안해 특별법을 끝까지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가덕도신공항이란 변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항철도 건설 등 여러 부문에서 가덕도 수준의 국비지원이 필수적이다. 재보선이 끝나면 통합신공항특별법 추진에 지역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어정쩡한 타협은 안된다.

정권 등 돌린 여론, 국민의힘에 ‘독’될라

4·7 보궐선거가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탄력받는 모양새다. 범야권 단일 후보가 된 후 여론 흐름도 유리해졌다. 국민의힘은 자당 후보의 질주에 한껏 고무됐다. 정권 교체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득의만면이다.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내리 참패하며 패배의식에 짓눌려 있던 제1야당이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이 기폭제가 됐다. 초기 열세를 딛고 중도층의 지지를 업은 안철수 후보를 이겼다. 보선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추세라면 국민의힘에 희망이 보인다.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LH 사태가 서울 시민이 등을 돌린 결정타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부산시장 보선에서 승리를 눈앞에 둔 듯한 기세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도 해볼 만하다는 의식이 싹트고 있다. 국민의힘에 자신감이 붙었다.지난 21대 총선에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대 참패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독주가 시작됐다. 거대여당의 전횡시대가 열렸다. 통합당은 국민의힘으로 이름을 바꾸고 김종인 위원장을 영입, 비상대책위 체제를 꾸렸다. 하지만 존재감을 잃었다. 지난 1년여 동안 거대 여당은 국정을 갖고 놀았다. 야당 몫 법사위원장을 빼앗고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이후는 모든 게 일사천리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도 엄두 내지 못했던 입법 폭주가 자행됐다.-지지율 상승세에 대선 ‘청신호’ 고무된 듯이때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미친 듯이 뛰는 부동산이 발목을 잡았다. 25차례 내놓은 부동산대책은 시장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민심은 급격히 돌아섰다. LH 사태는 기름을 부었다. 문 정부 지지도는 땅에 떨어졌다. 바닥을 헤매던 국민의힘은 반사 이익을 누렸다. 그 결과 오세훈 후보의 단일화 승리와 보궐선거의 높은 지지로 나타나고 있다.국민의힘은 지금 환호작약이다. 참패의 쓰라린 기억은 벌써 가물가물해졌다. 여론의 반전이 국민의힘엔 ‘독’이 될 우려가 높아졌다.이쯤에서 국민의힘은 이해찬의 경고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열린우리당 시절 152석의 과반 의석을 차지, 승리에 취했고 겸손하지 못했다. 국민은 생각하지 않고 그들의 생각만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17대 대선에서 패했다. 뒤이은 18대 총선에서 81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해찬은 민주당에 이 교훈을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우리 속담에 ‘손톱 밑에 가시 드는 줄은 알아도 염통 밑에 쉬스는 줄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자칫 큰 문제를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조심해야 한다.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큰일 난다.천려일실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지금의 상승세에 취해 있는 동안 정권 재창출은 물 건너 간다. 민주당에 20년 정권을 갖다 바치게 된다. TK 정당으로 몰락하고.이제 신발 끈을 다시 졸라매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지방선거와 21대 총선에서 패한 후 개혁과 혁신을 부르짖던 결기와 각오를 되새겨야 한다. 당시 당을 깨고 새로 만드는 작업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현실 안주 땐 20년 야당…체질 개선 서둘러야모든 일은 때가 있다. 민심이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을 떠났을 때 물실호기다. 자칫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영원히 야당만 해야 할지도 모른다. 적폐몰이에 매몰됐다가 자충수를 둔 현 정권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아름다운 승복을 한 안철수도 끌어안고 가야 한다. 문 정권의 오만과 횡포에 등 돌린 중도를 확실한 우군 삼아야 한다. 퇴색한 보수의 가치를 살리고 자유민주주의 사수에 대한 의지를 높여야 한다. 진실로 국민의 안녕과 행복만 보고 가야 한다.국민의힘이 차기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벌써 당내에 주도권 다툼 조짐이 보인다. 당의 개혁과 쇄신 의지가 확실한 인물을 내세워 체질 개선을 해야 한다. 영남당의 한계를 벗어나야 한다. 그러려면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영입, 무너진 공정과 정의를 되살려야 한다. 물갈이도 해야 한다.줄탁동시(啐啄同時)라고 했다. 안팎에서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행여 탈태환골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잊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바이오주와 안동 바이오산업

“바이오주(酒)는 술이 아닙니다. 보약입니다. 한잔만 마셔보면 압니다.” 김휘동 전 안동시장의 술자리 단골 멘트다. 그는 2002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8년간 시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자신이 이름붙인 ‘바이오주‘ 전도사였다. 바이오주는 전통 방식으로 증류한 안동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다.김 전 시장은 폭탄주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바이오주를 외면하지 못하게 하는 ‘고급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특유의 소탈함과 친화력이 무기다. 그가 바이오주를 권하고 다닌 것은 안동 바이오산업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17년 전 당시만 해도 생경하던 바이오산업을 안동에 유치한 주역이다.---바이오산업 유치 주역 김휘동 전 시장현재 안동의 경북바이오 일반산업단지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되고 있다. 지난 2월 하순 국내에 첫 출하됐다. 하회마을이나 양반도시 정도로만 알려져 있던 안동이 전국민의 집중적 관심을 끈 것은 유사 이래 처음이 아닌가 싶다.그는 바이오산업에 확신을 갖고 있었다. 시장 재직 시 공사를 불문하고 행사나 모임 때마다 “앞으로 세계를 휘어잡을 산업은 바이오”라고 강조하곤 했다.안동 바이오산업의 출발은 2004년이다. 경북도에서 북부권개발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던 바이오산단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산단은 2007년 착공해 2010년 준공됐다. 풍산읍 괴정·매곡리 94만여㎡ 부지에 747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입주 계약 업체는 40개. 29개는 가동 중이며 7개 업체는 건설 중이다. 휴·폐업 3개, 미착공은 1개다. 산단 가동률은 72.5%. 비수도권 중소도시 산단 치고는 가동률이 나쁘지 않다.입주 업체 중 이번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출하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연 눈에 띈다. 공장은 그리 크지 않다. 둘레 1㎞ 남짓에 종업원 270여 명이다. 국가 주요시설이어서 올 초부터 24시간 경찰의 경비를 받고 있다.SK는 2012년 L하우스(안동 백신공장)를 준공한 뒤 2018년 설비를 증설했다. 지난해 매출은 2천339억 원. 백신 출하가 본격화된 올해부터는 매출이 급증할 전망이다.연간 백신 생산능력이 5억 도즈에 이른다. 현재 영국의 AZ 백신 1천만 명분과 미국 노바백스 백신 2천만 명분을 위탁생산(CMO)하고 있다. 다른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로부터도 CMO 러브콜을 받고 있다. SK는 독감 백신(4가), 대상포진, 수두 백신 등도 생산한다.안동 바이오산업은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헴프(hemp·대마)산업이 그것이다. 백신에 이어 또 하나의 대박을 꿈꾸고 있다.안동은 지난해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다. 안동시는 2023년까지 매곡리 일원 약 50만㎡ 부지에 경북바이오 2차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한다. 2차 산단에는 바이오 특화업종과 함께 헴프 관련 산업을 유치한다.대마는 성분 중에서 칸나비디올(CBD)이 발견되면서 의료 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CBD는 환각작용 없이 통증과 발작을 감소시키며 뇌전증, 암, 신경질환 등의 치료물질로 쓰인다. 또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로 들어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져 치매처럼 기억기능이 손상되는 뇌질환 치료에 도움을 준다.-의료용 대마 ‘헴프산업’도 대박 꿈꿔대마는 크게 마리화나와 헴프 두 가지로 나뉜다. 마리화나는 환각성분인 THC(테트라 하이드로 칸나비놀)가 0.3% 이상 함유돼 있다. 반면 안동에서는 THC 0.3% 미만인 헴프를 재배한다. 전세계 헴프시장은 매년 20% 이상 급성장해 2025년에는 시장규모가 2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안동포(삼베)로 유명한 안동은 국내 대마 주산지다. 안동포는 대마로 만든다. 대마는 대마초 때문에 인식이 좋지 않아 산업분야에서는 헴프로 부른다. 헴프산업이 활성화되면 대마산업이란 이름으로 ‘복권’될 날도 오리라 기대된다.백신과 헴프는 안동 바이오산업의 양대 축이다. 가능성은 무한하다. 안동의 바이오산업은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열정이 지역 발전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지역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한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기원한다.

‘악마’는 내 안에 있다

홍석봉 논설위원제2차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에 의해 자행된 홀로코스트는 인간의 폭력과 광기의 결정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120만 명이 희생되는 등 유대인 600만 명이 인종 청소의 명목으로 학살됐다. 훗날 독일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홀로코스트의 잔혹한 일을 저지른 나치 간부들의 성향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비도덕적이거나 반사회적이고 공격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명령에 복종하고 국가에 충성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악마가 됐다는 것이다.1971년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과 짐바르도 교수는 ‘스탠퍼드 교도소’라는 모의 교도소를 만들어 실험했다. 짐바르도 교수는 평범한 학생들을 교도관과 죄수로 나눠 2주 동안 생활하도록 하면서 그들의 심리 변화를 관찰했다. 이 실험에서 교도관 역할의 참가자들은 온갖 방법으로 죄수 역할의 참가자들에게 체벌, 고문과 같은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결국 상황이 급격히 악화돼 2주 예정의 실험이 6일 만에 종결됐다.2004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에 생포된 많은 이라크군 포로들이 바그다드의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에 갇혔다. 미군은 이들에게 고문과 가혹 행위를 했다.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가혹 행위를 한 미군 병사들은 고향에서는 매우 평범하고 순박한 인물들이었다.-학교 폭력·자녀 학대, 인간의 잠재적 본능인간에 잠재된 ‘악마적 본능’을 밝혀낸 ‘스탠퍼드 감옥 실험’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상황에 장악당하면 누구든, 언제든지 이런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짐바르도 교수는 2007년 이 실험의 내용과 이라크 포로 고문 사건을 담은 ‘루시퍼 효과: 무엇이 선량한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가’라는 책을 출간했다. 루시퍼는 천계에서 신들로부터 사랑받았으나 신의 분노를 사 하늘에서 추방당해 ‘악마(사탄)’가 됐다.학교 폭력(학폭) 미투가 자고 나면 또 새로운 것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여자배구 국가대표 자매의 학교폭력 고발이 신호탄이 됐다. 이후 스포츠계와 대중문화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타들이 줄줄이 가해자로 지목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마침내 우리 주변까지 번졌다.도 넘은 아동 학대도 쏟아졌다. 얼마 전 구미의 한 원룸에서 3세 아이가 반미라 상태로 발견됐다. 6개월이나 아이를 버린 뒤 방치해 숨졌다. 인천에서는 부모 학대로 8세 여아가 숨졌다. 경기도 용인에서는 무속인 이모가 10세짜리 조카를 폭행하고 물고문해 숨지게 했다.학교 폭력은 자녀 체벌에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훈육’이라는 이름의 자녀 학대가 뿌리인 셈이다. 학폭과 자녀 학대는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또 망가뜨린다. 심지어는 목숨까지 앗아간다. 학폭과 자녀 학대가 천사를 악마로 만든다. 일상 회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학폭을 폭로하는 이들은 대개 MZ(밀레니엄+Z)세대다. 이들은 치열한 입시와 취업 경쟁 속에 정의와 공정성에 대해 눈떴다. SNS 등을 통해 학폭을 공론화했다.학교 폭력 대부분은 중고교생 시절 일이다. 판단력이 미숙한 청소년기의 잘못 때문에 현재 처벌을 받는다. 논란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냥 넘겨버리기엔 피해가 너무 크다. 반성과 사과, 치유가 필요하다. 이것이 빌미가 돼 가해자의 앞길을 망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입법 능사일까…루시퍼 환경 경계해야체육계 병폐를 죽음으로 고발한 선수의 이름을 딴 ‘최숙현 법’이 지난달 19일부터 시행됐다. 인권침해 행위 조사, 가해자 복귀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과연 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대학(大學)에 ‘혈구지도(絜矩之道)’라는 말이 나온다. ‘곱자(ㄱ자형 자)를 가지고 재는 방법’이라는 뜻으로, 목수들이 곱자를 갖고 정확하게 치수를 재듯 내 마음을 살펴 남의 처지를 헤아리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남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말라는 것이 바로 ‘혈구지도’다.남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결코 학교 폭력과 자녀 학대는 발생할 수 없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악마가 될 수 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상황에 휘둘리게 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내 안의 ‘루시퍼’를 경계해야 한다.

윤석열 사퇴와 TK 정치의 미래

20대 대통령선거(2022년 3월 9일)를 1년 앞두고 대선 시계가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하며 대권 레이스가 본격 점화되는 양상이다.윤 전 총장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맹비난하며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명확한 표명은 아니지만 대선에 뛰어들 것이라는 짐작이 충분히 가능하다.사퇴는 하루 전 3일 대구고·지검 방문에서 감지됐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의 대구 방문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대구 검찰청사 앞에는 각종 피켓과 함께 20여 개의 화환이 늘어섰다. ‘우리나라의 미래 윤석열’, ‘끝까지 윤석열’, ‘윤석열 총장 만세’, ‘법치의 수호신’, ‘윤석열 포청천’ 등의 격려 문구가 등장했다. '윤석열' 연호도 이어졌다.---대구 방문시 환대, 기댈 곳 없는 민심 반영이날 환대는 현 정부 들어 기댈 곳 하나 없는 대구·경북민들의 마음이 표출된 상징적 사건이었다. 어쩌면 대구시민들이 보여준 예상 이상의 지지가 사퇴를 앞당기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보수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를 사임 전 방문해 자신의 갈 길을 확인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그의 대구 방문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저지 실패로 좌절에 빠진 대구·경북 정서와 맞물려 분위기가 고조됐다. 가덕도 저지 과정에서 지역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앙당 눈치보기에 급급했다. 보신주의를 넘어 직무유기에 가까운 처신이었다.이제 지역의 미래가 걸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앞날은 현 정권과 여당의 자비(慈悲)를 구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지역민들은 편가르기의 명수인 이 정권의 속성을 꿰뚫어보고 있다. 대구·경북이 차선으로 선택한 통합신공항특별법 제정을 외면할 공산이 크다는 것을 안다. 부산지역 지원에 생색을 내기 위해서다.가덕도특별법 사태는 대구·경북에 굴욕을 강요했다. 자존감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혔다. 자구책이 절실하다. 지역 정치구도 개편, 지역외면 정권 심판, 지역민 자존감 회복 등이 복잡하게 얽힌 고차 방정식을 풀어내야 한다.윤 전 총장이 정치활동을 한다면 주요 지지기반은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이 될 것이다. 대구 고·지검 방문 때 권영진 대구시장의 이례적 현장 영접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윤 전 총장의 대선 주자 지지율은 한때 선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소강상태다.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1~3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9%로 나타났다. 이재명 경기도지사(2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2%)에 이어 3위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2위, 부산·울산·경남과 대전·세종·충청에서는 3위다.그러나 이 조사는 그가 사퇴하기 직전 실시된 조사여서 구체적 정치 행보에 나설 경우 지지율은 상승할 가능성이 많다.역대 대선은 정치적 성향과 함께 출신 지역이 변수로 작용하곤 했다. 그는 서울 출신이고, 그의 아버지는 충남 공주가 고향이다. 이러한 점이 ‘충청 대망론’에 편승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무기력 떨치는 새 돌파구 될 수 있을까보수진영 일각에서는 그가 현 정권 초기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으면서 적폐 수사를 지휘했다는 점을 문제 삼을 수 있다. 보수진영 대권 주자로 나섰을 때 선뜻 손을 들어주겠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그의 대응이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윤 전 총장에게는 우선 코앞에 닥친 4·7 재보선이 향후 활동의 변수다. 현 상태에서는 야권이 이기든, 지든 나쁘지 않은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야권이 이기면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진영 개편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지면 리더십 교체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두가지 경우 모두 그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이 무기력에 빠진 대구·경북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역에는 지금 부당한 결정에 맞서 싸워나갈 강단있는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일광장-‘낙동강 오리알’된 통합신공항

홍석봉 논설위원표에 눈먼 정치권이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외면했다. 지역이기만 넘쳐났다. 절차도 형평성도 필요 없었다. 부산·경남(PK)은 챙기고 대구·경북(TK)은 무시했다. 정치 현실이다. ‘영남 갈라치기’에 놀아난 TK만 바보가 됐다. 부산 정치권은 철저하게 내 편만 찾았다. 이웃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되레 가덕도에 통합신공항이 무임승차하려 한다며 역정 냈다.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엔 콧방귀만 뀌었다. 귀 닫고 눈 막고 오직 가덕도만 있었다.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반발하는 TK 의원 2명만 빠진 채 만장일치였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같이 손들어 준 마당에 마지막 관문인 국회 본회의 통과는 보나 마나다. 그리고 대구·경북신공항특별법은 무산됐다. 뒤에 보자고 했다. TK만 다급해졌다.가덕도특별법은 원칙과 명분 잃은 입법 폭주라는 비판이 나온다. 176석의 거대 여당의 입법 횡포는 이제 거칠 것이 없다. 앞뒤 재지 않고 국민 눈치도 안 본다. 이제 시중의 말처럼 ‘이니 마음대로’ 돌아간다.-영남 갈라치기에 무산된 특별법 통과지난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야당은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의 동시 통과를 주장했으나 부산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여당의 반대에 부딪혀 묵살됐다. 2월 임시국회에서 통합신공항 특별법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 갔다.특별법의 부칙도 심상찮다.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의 위계 및 기능과 중복되는 내용이 없도록 추진 중인 공항개발사업을 대체한다는 내용이다.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백지화하는 것이다. 5개 시·도 합의와 프랑스 전문기관의 용역결과, 국토건설부의 국책사업 결정은 없던 일이 됐다. 통합신공항도 가덕도와 기능이 맞부딧히면 손볼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닌지 저의가 의심스럽다.부산은 이제 장밋빛 미래를 그린다. 반면 대구·경북은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 TK는 통합신공항의 수요를 뺏기고 기능 위축을 우려해 가덕도신공항을 줄기차게 반대했다. 형세가 여의치 않았다. 양 특별법의 동시 통과로 방향을 틀었다. 명분과 실리를 찾자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통합신공항 ‘예타면제 불가’라는 매정한 ‘손절’이었다.이번 결과를 두고 PK를 마냥 비난할 일만도 아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똑 같은 일이 벌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PK 만큼 집요할 수 있었을까. 어림도 없다. 또 PK가 특별법 동시 통과를 주장했다면 우리는 ‘좋은 게 좋다’며 손잡아 줬을 터이다. 물렁한 TK 정치인과 지역의 한계다.뒤늦은 후회지만 TK의 정략적 접근이 두고두고 아쉽다. 독하게 가덕도 특별법을 반대했더라면 PK 의원들이 마지못해 패키지 통과에 손들어 줬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못했다. TK의 우유부단이 통합신공항 특별법에 독이 됐다.국민의힘 지도부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전략도 없었고 원칙도 없었다. 선거만 봤다. TK 눈치를 보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부산 판세가 심상찮자 가덕도 특별법에 한일해저터널까지 보탠 공약을 내놨다. 국회 상임위도 민주당 거수기 역할만 했다. TK는 철저히 외면당했다.-전략 부재 TK, 독자생존 고민해야 할 판법안소위에서 통합신공항 특별법은 추후 입법 논의를 계속한다는 여지는 남겨놨다. 하지만 국회 통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여당의 선처에 목을 매야 할 입장이다. 미운 털이 단단히 박힌 TK를 받아 줄까 의문이다. TK는 어차피 버리는 패다. 영남 갈라치기로 보궐선거 판세 역전을 노리는 판에 TK 형편을 생각해 줄 리 만무하다.이제는 ‘가덕도는 되고 통합신공항은 왜 안 되냐’는 형평성에 어긋난 국회의 행태를 물고 늘어지는 수밖에 없다. 잘 하면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줄지도 모른다.이도 저도 안 되면 통합신공항은 독자 생존 방안을 찾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궤도 수정을 해야 한다. 현실에 맞게 통합신공항 추진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미주 및 유럽 항로의 환상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중단거리 국제노선으로 특화시켜 활로를 찾아야 한다. 한때 500만 명 이용객을 눈앞에 두고 있던 대구 공항이다. 승산은 충분하다.

국민의힘, 다른 선택할 수 없었나

정통보수의 정체성을 살릴 기회였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의 관계를 떠나서라도 ‘가덕도신공항 지지’는 국민의힘이 갈 길이 아니다. 역발상이 정말 아쉬웠다. 국민혈세로 부산 표심을 사려는 더불어민주당의 꼼수에 맞서 전체 국민여론 결집에 나서야 했다.의석 수에서 절대적으로 밀리는 야당이 현실론을 앞세우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에서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어정쩡한 자세로 눈치만 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막판에 떠밀리다시피 가덕도신공항 지지 입장을 밝혔다. 오는 4월 부산시장 보선을 겨냥한 민주당 포퓰리즘의 정당성을 인정해준 꼴이 된 것이다.◆가덕도신공항, 정체성 살릴 기회인데부산·서울시장 보선은 내년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한다. 시장 선거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전초전은 전초전일 뿐이다. 본선이 남아 있다. 여야 모두 내년 대선 승리가 최종 목표 아닌가. 국민의힘이 가덕도 문제에서 정도를 택하지 않은 것은 대선 국면에서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 닮는다고 했던가. 국민의힘이 그 짝이다. 민주당 욕하면서 같은 행보를 하고 있다. 편법과 꼼수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별 반향이 없다. 정체성에 흠집만 간다.민주당의 가덕도 밀어붙이기는 모든 면에서 명분이 없다. 가덕도신공항은 ‘지뢰밭’이다. 천문학적 예산의 비효율성, 예타면제를 내세운 절차상 폭거, 국책사업 공신력 실추 등 곳곳에 폭발성 강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영남권 5개 시도 합의 파기, 대구·경북과 부산 간 지역감정 조장 등도 향후 국정 운영에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다.국민의힘은 이번 가덕도 사태를 통해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다수 국민과 국가를 위해 올바른 길을 가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야 했다. 그러나 그 길을 외면했다.지난 2~4일 실시된 갤럽 전국 여론조사를 보면 가덕도 반대가 37%로 가장 많았다. 찬성은 33%, 모름/응답거절은 30%였다.지역별로는 대구/경북(찬 31%, 반 51%)뿐 아니라 대전/세종/충청(찬 23%, 반 39%), 인천/경기(찬 29%, 반 39%), 서울(찬 32%, 반 38%) 등에서도 반대여론이 높았다.찬성은 부산/울산/경남(찬 49%, 반 30%)과 광주/전라(찬 40%, 반 32%)에서만 많았다. 부산·경남 내에서도 분위기는 달랐다. 부산은 찬성 61%, 반대 20%였지만 경남은 찬반이 39%로 같았다.연령별로는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반대가 많았다. 명분없는 국책사업에 반대하는 국민이 더 많다는 것이다.국민의힘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수 있는 혜안이 없었다. 상대가 제기한 이슈를 되받아쳐 승부를 거는 결기도 없었다. 집권 여당의 숱한 정책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민생정당, 대안정당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지 못하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가덕도 사태는 터무니 없는 결정을 한 민주당을 밀어붙일 기회였다. 국민의힘은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반대 당론을 정하고 여론을 선도해 갈 수 있었다. 정공법을 택했으면 향후 대여 투쟁 행보도 힘을 받았을 것이다.◆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 결정 내려그러나 대구-부산 갈라치기를 목적으로 민주당이 친 ‘가덕도신공항’ 덫에 걸려 허우적거리기만 했다. 대구·경북 의원을 중심으로 뒤늦게 소리를 내고 있으나 ‘버스 지나간 뒤 손들기’ 꼴이다.나서야 할 때 나서지 않고 눈앞의 작은 이익만 기웃거리는 야당은 짠 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국민의힘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했다. 비전이 없는 때문인가, 당의 확장성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 결여 때문인가. 보수정당의 가치 훼손이 뼈 아프다.여야 가릴 것 없이 보선을 겨냥한 가덕도신공항 지지는 “한국정치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인가”하는 국민의 불신을 자초했다. 두고두고 한국 정치사의 수치로 남을 것이다.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미래가 삼류정치의 희생양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TK 정치권 ‘싸움닭’이 필요하다

홍석봉 논설위원대구·경북(TK) 국회의원들이 물러터졌다는 비아냥을 듣는다. TK 정치인들이 한꺼번에 매도당하고 있다.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추진이 발단이다. 당 지도부만 바라보며 입을 굳게 닫고 있는 지역 정치인들이다. 가뜩이나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던 터에 큰 이슈가 터졌는데도 TK 의원들이 보이지 않는다.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최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약속했다. 한일 해저터널까지 얹어주겠다며 한술 더 떴다. 10여 년 전에 불가 판정이 난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흘러간 노래를 다시 틀고 있는 여당의 요란에 몸이 단 야당도 가세했다. 예비타당성조사도 건너뛰고 예산도 따지지 않고 퍼주겠다고 손들어주었다.따놓은 당상처럼 여겼던 서울과 부산시장 보선 분위기가 확 돌아서자 야당인 국민의힘이 안달이 났다. 득달같이 부산에 간 김위원장은 PK 의원들을 들러리 세운 채 특별법을 포함한 무더기 공약을 발표했다.-가덕도 신공항 입 닫고 있는 의원들에 뭇매TK는 호떡집에 불난 듯 덜썩였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도 반발했지만 별무소용이다. TK는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서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제 기능을 못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특히 영남권 5개자치단체장이 합의로 결정한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국책사업을 정치권이 백지화시켰다며 목소리를 높였다.이런 판국에 TK 정치권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기껏 절차상의 문제를 거론할 뿐이었다. TK 정치인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TK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부산 보선에 대한 정략적 접근을 애써 외면했다. 부산 선거판이 뒤집어질 상황에 공천권을 쥔 당 지도부에 “안 돼”를 외치는 모습을 바란 것은 지역민들의 희망에 불과했다. 웰빙 정당 TK 의원들의 한계라고는 하지만 무기력한 모습에 지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가빈즉사양처 국난즉사양상(家貧則思良妻 國亂則思良相·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좋은 재상을 떠올린다)’고 했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이다. 이런 상황이 백승홍, 박승국 등 왕년의 정치인들을 소환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전 의원들이다. 투박하긴 했지만 지역 이익 대변을 위해 몸 사리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그것이 살아남기 위한 방편일 수도 있었겠지만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논리를 개발하고 물고 늘어졌다. 집요함에 정부 당국이 손발 들었다. 공무원과 언론으로부터 지역 현안 해결에 가장 역할을 많이 한 의원들로 평가받았다.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수성을)도 왕년의 전사였다. 그는 독설과 송곳 질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이번엔 아니다. 홍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하는 소신 발언으로 지역 여론과 등을 졌다. 그런데 가장 절실한 지금 지역에 투사형 정치인이 없다.-지역 현안 몸 던지는 투사형 정치인 절실큰 정치인, 된 인물을 못 키우는 우리 정치 풍토를 탓해 뭣하랴마는.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이라면 지역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야당은 독해야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다. 물러빠진 지역 정치인에 지역 이익 대변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밀당도 정치의 하나다. 하지만 그런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사안에 따라 정략적 판단과 접근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래도 이렇게 힘없이 끌려가는 모습은 아니다. 무는 개를 뒤돌아 본다고 했다. 우는 아이 떡 한 조각 더 주는 법이다. 대세와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더라도 그냥 주저앉아선 안 된다. 적어도 국책사업을 손바닥 뒤집듯하는 집권당의 오기와 만용을 고발하고 사과를 받아냈어야 했다.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거수기 정치인은 필요 없다. 조직에서 미운 털이 박히는 한이 있더라도 필요할 땐 원칙과 소신에 따라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생명도 길어진다. 지역 정치인들이 너무 매가리가 없다. ‘싸움닭’이 돼야 한다. 그래야 지역도, 정치인도 살 수 있다.

국민의힘, 보궐선거 벽 넘어야

홍석봉 논설위원눈앞에 다가온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를 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는 가덕도신공항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판세가 기우는 형국이다. 서울 시장 선거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샅바 싸움이 예사롭지 않다.국민의힘은 죽을 쑤고 있는 정부 여당에 끌려다니기만 할 뿐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좌표도 방향타도 모두 잃은 채 난파선같이 떠돈다. 문재인 정권에 등 돌린 유권자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돌아선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모이지 않는 모양새다.국민의힘은 21대 총선 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꾸린지 8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환골탈태는커녕 새 바람도 불어넣지 못했다. 전쟁을 앞두고 자중지란만 초래하고 있다. 중진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비대위원장 체제가 흔들린다.21대 총선 직후, 당을 해체하고 밑바닥부터 재건하라는 당안팎의 요구가 많았지만 우물쭈물하다가 이 모양이 되고 말았다. 이젠 개혁 추진 동력을 잃었다. 그냥 시류따라 갈 수밖에 없다. 그저 집권 여당의 잦은 헛발질에 반사이익만 쳐다볼 뿐이다. 무능한 웰빙 정당의 한계다. 서울과 부산 시장 보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년2개월 남은 차기 대선도 힘들어 보인다.-존재감 없는 제1야당, 보궐선거 적신호당 안팎에서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합당을 통해 중도층을 우군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홍준표, 김문수, 이재오, 조원진 등 강성 우파도 끌어안아야 한다. 범 야권을 결집, 대선 체제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차기 대선도 어렵다. 정권 교체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 노선과 정통성 싸움은 그 뒤의 일이다.코로나19 속에 대히트 친 미스·미스터 트롯 식 경연이 보궐선거와 대선 후보 선출의 한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물을 찾고 당을 조직화하는 것 말고는 길이 안 보인다. 의문부호가 없진 않지만 대권후보 1순위의 윤석열을 영입, 대권 판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빅 텐트 아래 우파의 힘을 모아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보궐 선거가 코앞인 지금이 적기다. 주도권과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 국민의힘이 일방적인 우세를 보이던 부산 시장 선거가 가덕도를 등에 업은 민주당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민주당은 가덕도에 올인했다. TK와 PK가 파열음을 내는 동안 여당은 마구 달려가고 있다.서울 시장 선거는 현재 안철수 후보가 부동의 1위다. 다른 야당 후보로는 결정적인 우세를 잡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현재 지지율에 안주,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 3자 구도가 펼쳐질 경우 야권의 승리는 물 건너 갈 수 있다.-중도·강경 보수 끌어안는 빅 텐트 꾸려야안철수 후보의 야권 후보 모두가 참여하는 개방형 통합경선 주장은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일단 마이웨이다. 단일화는 제쳐둔 채 4·7 재보궐선거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이제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 후에나 단일화 논의가 가능해졌다.국민의힘은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의 자민련의 합당으로 정권을 창출한 DJP식 연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중도와 강경 보수까지 모두 끌어안아야 한다. 정부 여당의 잇단 헛발질과 윤석열 솎아내기의 독선과 오만으로 떠난 민심을 품어야 한다. 반 문재인과 반 민주 세력의 결집도 필요하다. 이번 보선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특히 오른쪽으로 걸음을 떼고 있는 안철수와 국민의힘 서울 시장 후보 단일화는 필승카드가 될 수 있다. 이를 야권 통합의 길잡이로 삼아야 한다.국민의힘은 4월 보선에서 민주당에 패하면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 그렇다고 안철수에게 야권 단일 후보를 양보하면 제1야당의 입지가 좁아진다. 딜레마다. 그래도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지금은 똥오줌 가릴 때가 아니다. 빅 텐트 아래 보수세력을 모두 그러모아야 한다. 자존심과 유불리의 계산도 필요 없다. 통합과 융합으로 대어를 낚아야 한다. 그래야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공정과 정의를 제자리로 돌려놓고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 이제 한국의 바이든이 필요하다. 답은 정해졌다.

‘가덕도 저지’ 선제적 대응 나서라

‘가덕도신공항 저지’와 관련한 대구·경북의 대응에 배수진의 결기가 없다. 결집된 에너지는 물론이고 다급함조차 느낄 수 없다.지난해 11월17일 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사실상 백지화’ 발표로 부산과 입장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잊은 듯하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인 부산은 느긋할 수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은 그럴 겨를이 없다. 선제적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가덕도 저지가 물건너 갈 수 있다.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이 지난 12일 김해신공항 재검증 결과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검증위 발표 후 약 두 달 만이다. 사실상 지역의 첫 대응치고는 너무 발이 느리다.---정치권과 대구시·경북도 전략 답답해감사청구 참여자는 6천200여 명.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지역민의 관심을 제고하고 분위기를 띄울 기회였다는 측면에서 보면 충분치 않다. 시도지사, 국회의원 등 지역 리더들도 대거 참가했다.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규탄하는 릴레이 성명 등으로 시도민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었지만 단순 서명에 그쳤다. 전략부재다.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감사원은 한 달 이내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감사 청구가 받아들여져도 문제는 남는다. 더불어민주당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해 가덕도 특별법을 오는 2월까지 처리한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감사결과는 길면 6개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특별법이 감사원 감사보다 먼저 입법절차를 끝내면 대구·경북으로서는 해법찾기가 더 어렵게 된다. 감사원 감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대구·경북 정치권은 가덕도 신공항 저지의 선봉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대응에는 속도감이 없다. 부산지역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들은 검증위 발표 3일과 9일 만에 전광석화처럼 가덕도 특별법을 발의했다.대구·경북 의원들은 지난 13일 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이후 세 번째다. 김해 백지화 대응책을 모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역에서도 특별법을 추진해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만 형성했을 뿐이다.밀양공항 특별법, 군공항이전 특별법 개정(대구·경북 통합공항 국비지원), 2개 법안 동시 추진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 장단점을 더 검토하고, 대구시와 경북도의 의견을 들은 뒤 18일 방향을 결정키로 했다. 상황을 바꾸기 위해 치고 나가는 힘이 보이지 않는다.대구시, 경북도는 이번 사태 대응의 사령탑이다. 그러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상황 변화에 맞춰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수동적 대응은 상황이 유리할 때 하는 것이다. 지금은 총공세에 나서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국토부가 김해 백지화 결론을 수용하면 행정소송을 내고, 가덕도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위헌소송을 제기한다고 한다. 얼마나 실효가 있을까. 한번 결정이 내려지면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일사분란하다. 다시 행동에 나섰다. 부단체장들로 구성된 ‘가덕도신공항 추진단’은 2월 임시국회에서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난 12일 재확인했다. 정치권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가덕도 홍보, 공감대 형성도 계속 추진해 나간다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은 옳지 않다’는 국민적 비판이나 빈축은 아랑곳 않는다.---“어떤 대결도 외면 않는다” 각오 다져야동남권 신공항은 국가의 공항 SOC가 아니라 ‘정치’로 변질됐다. 부산의 지역 이기주의에 부산시장 보선, 내년 대선을 겨냥한 민주당의 꼼수가 가세한 때문이다. 이제 대구·경북도 독해져야 한다. 어떤 형태의 맞대결도 외면하지 않는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 모든 여건이 어렵다. 선택할 수 있는 수단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부처를 찾아야 한다.공세적 전략은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출발선이다. 시도민이 결연하게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여는 것은 시도지사와 지역 정치권의 의무다. 그렇지 않으면 대응 방법과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지역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시장 기능 외면, 건드려 사달낸다

홍석봉 논설위원비판에 귀 막고 자화자찬에 눈멀었다. 정책 실패는 인정 않고 언론과 야당의 지적은 안중에도 없다. 앞만 보고 무한 질주하는 문재인 정권이다. 갈수록 증세가 심각하다. 여야 대화와 상생 정치는 헌신짝이 된지 오래다. 외눈박이 대통령과 참모 덕분이다. 궤도를 벗어난 폭주기관차의 질주가 두렵다.문재인 대통령은 말 많던 변창흠 장관도 임명했다. 인사청문회법은 이미 유명무실화됐다. 야당 반대는 귀에도 안 들어온다. 벌써 26명 째 여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공수처는 야당 비토권을 없앤 후 통과시켰다. 야당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됐다.180석의 거대 여당이 탄생하는 순간 예정됐었다. 이제 법은 여당이 만들고 싶으면 만들고 없애고 싶으면 없앤다. 기세등등한 여당은 제 입맛에 맞는 물건을 마구 찍어낸다.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 윤 총장 징계를 무효화한 판사 탄핵, 검찰의 수사권 박탈, 윤석열 총장 출마 금지법, 검찰청 폐지 추진 등 법 상식을 일거에 무너뜨렸다. 거의 피해망상 수준이다. 차라리 검찰을 없애는 게 낫다.-코로나 대응, 부동산 정책, 검찰 개혁 엇박자대한민국은 세계 12위권의 경제력과 6위권의 국방력을 자랑하는 선진국이자 군사 강국이다.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여기까지 왔다. 반도체와 휴대폰, 배터리가 세계를 호령하고 죽어가던 조선은 신규 수주를 쓸어 담고 있다. K 팝은 세계를 휘젓고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인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모두 국민의 역량으로 이뤘다. 우리 국민은 간섭만 않으면 얼마든지 세계로 뻗어나갈 잠재력과 능력을 갖췄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가 개입하는 순간, 말짱 도루묵이 된다. 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정책, 검찰 개혁이 대표적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 눈치를 보다 1차 팬데믹을 겪었다. 국민들의 인내와 순종으로 겨우 집단 감염을 막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소비 쿠폰 발행과 전문가 경고를 흘려들었다. 정치 방역의 대가는 혹독했다. 전 세계 대유행 속 기적 같은 선방이라며 자화자찬하는 사이 3차 대유행을 맞았다. 교정 시설의 집단 감염 참사는 부실 방역의 표본이 됐다. 백신 확보를 등한시했다. 마스크 ‘희망 고문’을 당했던 국민은 이제 언제 맞을지도 모르는 백신에 희망고문 당할 판이다. 질병관리청을 만들고 K 방역의 주역 정은경을 청장으로 앉히면 뭐 하나. 정치가 개입되면서 K 방역은 만신창이가 됐다.부동산 정책은 24차례나 내놓았지만 모조리 실패했다. 대책이 나올 때마다 풍선효과를 반복하며 집값을 올려놓았다. 서울을 누르면 수도권이 튀고 지방이 뛰었다. 풍선효과가 반복되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가히 미친 가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개정 임대차법은 사상 초유의 ‘전세대란’을 초래하며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부 규제는 역 효과만 불러왔다. 부동산은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값이 뛰었다. 시장 원리를 외면한 대가는 사상 유례없는 집값 폭등으로 돌아왔다.-시장 원리 무시한 대가는 실패로 귀결검찰 개혁은 이미 힘이 빠졌다. 복수심에 불탄 여권은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한발 더 나가 윤석열 방지법까지 추진한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이젠 검찰청까지 없애려고 한다. 윤석열 솎아내기의 시즌2가 계속된다. ‘문빠’를 등에 업은 진보가 밀어붙인 결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윤석열은 유력 대권후보 지지율 선두를 질주한다. 피노키오의 코처럼 건드릴수록 커진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 가만두었으면 총장 임기 만료와 함께 윤 총장은 그냥 물러났을 터이다.여당의 입법 독주도 끝을 모른다. 국내외의 비판이 쏟아져도 왼 고개다. ‘공수처법’, ‘5.18왜곡처벌특별법’,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등을 마구잡이로 통과시켰다. 정작 급한 법안은 버려둔 채 입법을 정권 방패막이로 휘두르고 있다.노자는 “족함을 알면 욕을 당하지 않고 그칠 때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예수는 심은 데로 거둘 것이라고 했다. 임기 1년 반을 놔두고 레임덕이 나타나고 있다. 문빠의 맹목적 지지를 등에 업은 정권의 질주는 이제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면 주민에겐 뭐가 좋아지나"

새해에는 지방자치 역량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초 숙원이었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기존의 지방자치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1991년 지방의원 선거 실시로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30년 만이다.지방자치법 개정안은 1월 중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된다. 시행은 공포후 1년 뒤다. 그사이 다양한 준비 작업이 이뤄져 올해부터 지방자치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지방자치법 개정…지자체 대책 서둘러일부 지자체들은 선제적 대응을 위해 TF팀 구성에 나섰다. 자치분권 역량 강화와 주민들의 자치행정 참여 활성화 등이 목적이다. 정부의 후속 법령과 지침이 마련되는 대로 조례·규칙 등을 제·개정하고 세부 추진계획을 확정한다.개정법률에는 자치단체장 선출방식을 주민투표를 거쳐 바꿀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주목을 끌지는 못했지만 현실화 될 경우 엄청난 반향이 예상된다.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단체장 선임 방법을 포함한 지자체 기관구성 형태를 달리 할 수 있도록 한 때문이다.의회에서 단체장을 선출하거나 의회의 상임위원회가 집행부 역할을 겸하는 형태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체적 후속 법령 마련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 검토할 사항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방의회의 오랜 염원이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일 수 있는 조항도 신설됐다.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할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 둘 수 있도록 했다. 전문인력은 조례 제·개정, 예·결산 심의, 행정사무 감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지방의회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정책연구위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제주도의회의 경우 석·박사급 고급 두뇌들이 공모에 대거 참여하고 있어 정책 개발과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의회 사무처(혹은 국·과) 직원의 인사권을 의장이 갖도록 한 것도 큰 변화다. 이제까지는 인사권이 의회가 견제해야 할 단체장에게 속해 있어 의회 중심의 지방자치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중앙-지방 협력회의 신설 근거가 마련된 것도 고무적이다. 제2 국무회의 성격이다. 지역 현안의 대정부 건의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광역단체장이 지역 현안 및 국가 중요 정책에 대해 중앙정부와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지자체와 의회의 투명성 강화 조치도 마련됐다.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집행기관의 운영·재무 등 지방자치 관련 정보를 주민에게 공개하도록 했다. 정보공개 시스템이 구축돼 누구나 지방자치 현황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주민 주권확대와 관련한 변화도 있다. 지자체의 정책결정 과정에 주민참여권이 신설됐다. 주민조례발안제를 도입해 주민이 의회에 직접 조례의 제·개정과 폐지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조례발안과 감사청구 기준 주민 수 하한을 낮추고 참여 연령도 19세에서 18세로 조정했다.또 법령에서 조례로 위임한 사항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에서 위임의 내용이나 범위를 제한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의 행정입법에 의한 자치입법권 침해를 막았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그러나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지방자치의 핵심 중 하나인 재정분권 강화 방안이 빠진 때문이다.대부분 지자체들이 한정된 세수에 쓸 곳은 많아 필요한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재정분권은 여전히 극복해 나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권한·지원 늘면 주민들 기대치도 커져지역민들은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이 지방의회의 역량과 의원들의 자질·품격 등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권한이 커지고, 지원이 늘면 기대치도 비례해 커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일부이긴 하지만 더 이상 지방의원의 갑질, 이권개입, 일탈행위 등의 이야기나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와서는 안된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하면 주민에게 무엇이 좋아지나”라는 물음에 이제 지방의회와 지방자치가 답해야 한다.

코로나와 검찰개혁

홍석봉 논설위원헌정 사상 초유의 혼란이 막 내렸다. 무너진 법치를 법원이 바로잡았다. 검찰개혁은 동력을 상실했다. 윤석열 찍어내기는 실패했다. 힘으로,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인 폭주의 결과다. 조국이 무너뜨린 공정과 정의도 망가지긴 했지만 자리를 찾은 느낌이다. 법치는 가까스로 쓰레기통 신세를 면했다.문재인 대통령은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며 논평을 내놓았다. 국민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한 것을 사과했다. 뜨뜻미지근한 사과다. 여권은 검찰의 힘을 더 빼겠다고 악다구니처럼 덤빈다. 수사권 조정안을 개정해 검찰 수사 폐지를 추진하겠단다. ‘문빠’들의 역주행은 브레이크가 없다. 법원의 반란(?)은 사실상의 문 대통령 탄핵이나 다름없다는 정치권의 평가다.2년 가까이 법원과 검찰 발 뉴스가 나라를 뒤흔들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치 탓이 크다. 근본은 대통령 탓이다.‘코로나’와 ‘검찰개혁’은 올 한 해를 관통하는 말이다.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그 종착점엔 ‘정치’가 있다. 4류 정치가 모두 집어삼켰다. 대한민국의 경제적 성과까지 까먹었다.-국정 판단 그르치면 나라 망칠 수 있어성공 신화를 자랑하던 K 방역도 정치가 개입하면서 급전직하했다. 문재인 정부의 자화자찬은 조롱거리가 됐다. 전문가 조언을 외면한 한 박자 늦은 대응이 3차 대유행을 초래했다. K방역에 취한 사이 국민 가슴은 피멍이 든다. 대가는 혹독하다. 확진자는 하루 최고 1천2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20명을 오르내린다.김해 신공항 백지화는 국민 여론을 둘로 갈라놓고 TK와 PK를 진흙탕에 몰아넣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눈먼 정치인들이 벌인 짓이다. 가덕도 신공항과 월성 원전 폐지는 문 대통령 작품이나 진배없다.경제성을 조작한 월성 원전 폐지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유재수 비리 비호,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등은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다. 어떻게 해서든 덮어야 했다. 검찰이 칼끝을 대통령 턱밑에 들이댔다. 그러자 수장인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기막힌 수가 나왔다.춘추전국시대 진(秦) 나라와 조(趙) 나라 사이의 장평대전(長平大戰)은 전국 판도를 바꾼 큰 전쟁이었다. 진나라는 장평 승리를 기반으로 천하를 통일했다. 패전국인 조나라는 결국 망했다. 이 전투에서 백기(白起)가 이끄는 진나라 군대는 3년에 걸친 치열한 전투 끝에 승리한다. 백기는 항복한 조나라 군사 40만 명을 생매장했다. 조나라 군왕과 조정은 백기의 반간계에 당했다. 병법 이론에는 밝았지만 전쟁 경험이 없는 백면서생을 대장군으로 임명한 것이 화근이 됐다. 결국 백전노장인 백기의 계책에 빠져 전쟁에 대패했다.국왕이 판단을 그르치고 장수를 잘못 쓰면 나라까지 망할 수 있다는 묵직한 교훈을 던진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세금 인상으로 국민은 뿔이 났다. 조국에 이어 추미애까지 나서 법치를 농단했다. 입만 떼면 촛불 정신을 말하는 이들이 정작 촛불 정신을 내팽개쳤다. 오만한 권력이 돼 조자룡 헌 칼 쓰듯 칼을 마구 휘둘렀다. 여당은 입법 독주로 함께 춤췄다. 야당은 눈뜬 장님이 됐다.-새해엔 코로나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오만과 독선의 법치 파괴는 부메랑이 된다. 정권의 폭주는 제 발등 찍기나 다름없다. 공수처라는 괴물은 현 정권의 비수가 될 소지가 많다. 정권은 벌써 레임덕 조짐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현 정부 들어 최저다. 국민의짐이 된 야당은 가만히 있어도 점수를 따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민주당에는 민주가 없고, 정의당에는 정의가 없고, 국민의힘에는 힘이 없다’. 시중에 떠도는 우스개다.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래도 한 가지 소득은 있다. ‘싸가지 없는 진보’의 민낯을 봤다.코로나19에 일상을 고스란히 저당 잡힌 채 경자년이 저문다. 나흘 뒤면 신축년 소띠 해다. 새해에도 마스크를 벗을 기약은 없다. 봄은 멀기만 하다. 방역도 백신도 다 놓쳤다. 그래도 내년엔 코로나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아듀 2020년.

눈가면을 쓴 ‘국정 폭주’

눈가면(차안대·遮眼帶)은 경마에서 말의 눈 부위에 씌워 옆이나 뒤를 볼 수 없도록 하는 기구다. 말이 앞만 보고 달리게 하기 위해 고안됐다.최근 정부·여당의 ‘국정 폭주’는 눈가면을 하고 달리는 경주마를 연상케 한다. 정권 차원에서 진행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는 그런 행태의 정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도 전혀 다를 바 없다. 눈가면을 쓰면 목표만 보인다. 복잡다단한 사안의 다른 요소는 전혀 볼 수 없다. 국정 현안의 조화나 전후좌우 파급 영향은 고려 밖이다.---의회 민주주의 무너진다는 비판 이어져윤 검찰총장이 지난 주 끝내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정권 관련 비리수사 등으로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현직 검찰총장이 징계를 받은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대다수 검사들의 징계반대 의견과 법무부 감찰위의 부적절 결론은 무시됐다.들끓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다. 처음에 내세운 검찰개혁의 본뜻은 간 곳이 없다. 많은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젓는다.이에 앞서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을 국회에서 군사작전 하듯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보수 계층과 야당의 반대가 극심했던 법안들이다. 의회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민주당이 의석 수를 앞세워 통과시킨 법안들은 국가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체 국민의 공감대가 결여돼 있다. 향후 또 다른 갈등을 촉발할 소지가 다분하다.국정원법 개정안은 경찰에 대공수사권을 이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대공수사 공백과 경찰 권력의 비대화 우려를 낳고 있다. 5·18 역사왜곡처벌법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국가에 의한 역사 독점이란 비판마저 나온다.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은 대북전단살포행위 처벌 규정을 담고 있다. 야당은 ‘김여정 하명법’이라며 반발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처장 추천과 관련한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립성 보장을 위해 여당이 약속한 것이지만 시행도 해보기 전에 법을 바꾼 것이다.정부·여당은 국민 편갈림과 국론 분열의 위험을 도외시한다.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 것처럼 서둘렀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개혁 과제’ 추진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거나 등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국민들은 겨우 숨만 쉬는 형국이다. 민생은 깊이를 가늠할 수없는 심연으로 추락하고 있다. 당정이 말하는 개혁입법이나 검찰총장 무력화를 시도하며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경제가 자생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자영업자, 특수 고용직 근로자, 소상공인, 실직자들의 삶은 한계선상에 봉착했다. 그러나 정치는 국민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정치의 요체는 대화와 협상이다. 모든 정책은 속도와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반발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 한다. 둘러갈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사생결단식의 막말·적대감만 번쩍여정부·여당은 민생이 우선돼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에 개혁을 들고나와 나라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소용돌이로 밀어넣고 있다. 사생결단식 막말과 적대감만 번쩍인다. 윤 총장 징계와 입법 폭주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과 궤를 같이 한다.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시간과 여유를 더 가져야 한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현안들은 한꺼번에 태풍 몰아치듯 처리할 성질이 아니다. 집권당은 또 다른 쪽의 국민을 대표하는 야당과의 대화를 포기하거나 배척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국론을 한 곳으로 모으지 않으면 코로나 대책도, 개혁입법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정치가 세상을 혼란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민생이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은 것 같다. 개혁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말만 해서는 안된다. 지금은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막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