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보궐선거 벽 넘어야

홍석봉 논설위원눈앞에 다가온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를 두고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는 가덕도신공항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판세가 기우는 형국이다. 서울 시장 선거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샅바 싸움이 예사롭지 않다.국민의힘은 죽을 쑤고 있는 정부 여당에 끌려다니기만 할 뿐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좌표도 방향타도 모두 잃은 채 난파선같이 떠돈다. 문재인 정권에 등 돌린 유권자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돌아선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모이지 않는 모양새다.국민의힘은 21대 총선 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꾸린지 8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환골탈태는커녕 새 바람도 불어넣지 못했다. 전쟁을 앞두고 자중지란만 초래하고 있다. 중진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비대위원장 체제가 흔들린다.21대 총선 직후, 당을 해체하고 밑바닥부터 재건하라는 당안팎의 요구가 많았지만 우물쭈물하다가 이 모양이 되고 말았다. 이젠 개혁 추진 동력을 잃었다. 그냥 시류따라 갈 수밖에 없다. 그저 집권 여당의 잦은 헛발질에 반사이익만 쳐다볼 뿐이다. 무능한 웰빙 정당의 한계다. 서울과 부산 시장 보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년2개월 남은 차기 대선도 힘들어 보인다.-존재감 없는 제1야당, 보궐선거 적신호당 안팎에서 안철수의 국민의당과 합당을 통해 중도층을 우군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홍준표, 김문수, 이재오, 조원진 등 강성 우파도 끌어안아야 한다. 범 야권을 결집, 대선 체제로 가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차기 대선도 어렵다. 정권 교체를 최우선 순위로 삼아야 한다. 노선과 정통성 싸움은 그 뒤의 일이다.코로나19 속에 대히트 친 미스·미스터 트롯 식 경연이 보궐선거와 대선 후보 선출의 한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물을 찾고 당을 조직화하는 것 말고는 길이 안 보인다. 의문부호가 없진 않지만 대권후보 1순위의 윤석열을 영입, 대권 판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빅 텐트 아래 우파의 힘을 모아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보궐 선거가 코앞인 지금이 적기다. 주도권과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 국민의힘이 일방적인 우세를 보이던 부산 시장 선거가 가덕도를 등에 업은 민주당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 민주당은 가덕도에 올인했다. TK와 PK가 파열음을 내는 동안 여당은 마구 달려가고 있다.서울 시장 선거는 현재 안철수 후보가 부동의 1위다. 다른 야당 후보로는 결정적인 우세를 잡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현재 지지율에 안주,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 3자 구도가 펼쳐질 경우 야권의 승리는 물 건너 갈 수 있다.-중도·강경 보수 끌어안는 빅 텐트 꾸려야안철수 후보의 야권 후보 모두가 참여하는 개방형 통합경선 주장은 결국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일단 마이웨이다. 단일화는 제쳐둔 채 4·7 재보궐선거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이제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 후에나 단일화 논의가 가능해졌다.국민의힘은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의 새정치국민회의와 김종필의 자민련의 합당으로 정권을 창출한 DJP식 연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중도와 강경 보수까지 모두 끌어안아야 한다. 정부 여당의 잇단 헛발질과 윤석열 솎아내기의 독선과 오만으로 떠난 민심을 품어야 한다. 반 문재인과 반 민주 세력의 결집도 필요하다. 이번 보선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특히 오른쪽으로 걸음을 떼고 있는 안철수와 국민의힘 서울 시장 후보 단일화는 필승카드가 될 수 있다. 이를 야권 통합의 길잡이로 삼아야 한다.국민의힘은 4월 보선에서 민주당에 패하면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 그렇다고 안철수에게 야권 단일 후보를 양보하면 제1야당의 입지가 좁아진다. 딜레마다. 그래도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지금은 똥오줌 가릴 때가 아니다. 빅 텐트 아래 보수세력을 모두 그러모아야 한다. 자존심과 유불리의 계산도 필요 없다. 통합과 융합으로 대어를 낚아야 한다. 그래야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공정과 정의를 제자리로 돌려놓고 정권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 이제 한국의 바이든이 필요하다. 답은 정해졌다.

‘가덕도 저지’ 선제적 대응 나서라

‘가덕도신공항 저지’와 관련한 대구·경북의 대응에 배수진의 결기가 없다. 결집된 에너지는 물론이고 다급함조차 느낄 수 없다.지난해 11월17일 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의 ‘김해신공항 사실상 백지화’ 발표로 부산과 입장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잊은 듯하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인 부산은 느긋할 수 있다. 그러나 대구·경북은 그럴 겨를이 없다. 선제적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 가덕도 저지가 물건너 갈 수 있다.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이 지난 12일 김해신공항 재검증 결과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 검증위 발표 후 약 두 달 만이다. 사실상 지역의 첫 대응치고는 너무 발이 느리다.---정치권과 대구시·경북도 전략 답답해감사청구 참여자는 6천200여 명.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감안하면 적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지역민의 관심을 제고하고 분위기를 띄울 기회였다는 측면에서 보면 충분치 않다. 시도지사, 국회의원 등 지역 리더들도 대거 참가했다.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규탄하는 릴레이 성명 등으로 시도민의 에너지를 모을 수 있었지만 단순 서명에 그쳤다. 전략부재다.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감사원은 한 달 이내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감사 청구가 받아들여져도 문제는 남는다. 더불어민주당이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해 가덕도 특별법을 오는 2월까지 처리한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감사결과는 길면 6개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특별법이 감사원 감사보다 먼저 입법절차를 끝내면 대구·경북으로서는 해법찾기가 더 어렵게 된다. 감사원 감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대구·경북 정치권은 가덕도 신공항 저지의 선봉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대응에는 속도감이 없다. 부산지역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그들은 검증위 발표 3일과 9일 만에 전광석화처럼 가덕도 특별법을 발의했다.대구·경북 의원들은 지난 13일 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이후 세 번째다. 김해 백지화 대응책을 모색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역에서도 특별법을 추진해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만 형성했을 뿐이다.밀양공항 특별법, 군공항이전 특별법 개정(대구·경북 통합공항 국비지원), 2개 법안 동시 추진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 장단점을 더 검토하고, 대구시와 경북도의 의견을 들은 뒤 18일 방향을 결정키로 했다. 상황을 바꾸기 위해 치고 나가는 힘이 보이지 않는다.대구시, 경북도는 이번 사태 대응의 사령탑이다. 그러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상황 변화에 맞춰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수동적 대응은 상황이 유리할 때 하는 것이다. 지금은 총공세에 나서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국토부가 김해 백지화 결론을 수용하면 행정소송을 내고, 가덕도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위헌소송을 제기한다고 한다. 얼마나 실효가 있을까. 한번 결정이 내려지면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상식이다.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일사분란하다. 다시 행동에 나섰다. 부단체장들로 구성된 ‘가덕도신공항 추진단’은 2월 임시국회에서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난 12일 재확인했다. 정치권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가덕도 홍보, 공감대 형성도 계속 추진해 나간다고 밝혔다. ‘가덕도신공항은 옳지 않다’는 국민적 비판이나 빈축은 아랑곳 않는다.---“어떤 대결도 외면 않는다” 각오 다져야동남권 신공항은 국가의 공항 SOC가 아니라 ‘정치’로 변질됐다. 부산의 지역 이기주의에 부산시장 보선, 내년 대선을 겨냥한 민주당의 꼼수가 가세한 때문이다. 이제 대구·경북도 독해져야 한다. 어떤 형태의 맞대결도 외면하지 않는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 모든 여건이 어렵다. 선택할 수 있는 수단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부처를 찾아야 한다.공세적 전략은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출발선이다. 시도민이 결연하게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여는 것은 시도지사와 지역 정치권의 의무다. 그렇지 않으면 대응 방법과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지역의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시장 기능 외면, 건드려 사달낸다

홍석봉 논설위원비판에 귀 막고 자화자찬에 눈멀었다. 정책 실패는 인정 않고 언론과 야당의 지적은 안중에도 없다. 앞만 보고 무한 질주하는 문재인 정권이다. 갈수록 증세가 심각하다. 여야 대화와 상생 정치는 헌신짝이 된지 오래다. 외눈박이 대통령과 참모 덕분이다. 궤도를 벗어난 폭주기관차의 질주가 두렵다.문재인 대통령은 말 많던 변창흠 장관도 임명했다. 인사청문회법은 이미 유명무실화됐다. 야당 반대는 귀에도 안 들어온다. 벌써 26명 째 여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공수처는 야당 비토권을 없앤 후 통과시켰다. 야당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됐다.180석의 거대 여당이 탄생하는 순간 예정됐었다. 이제 법은 여당이 만들고 싶으면 만들고 없애고 싶으면 없앤다. 기세등등한 여당은 제 입맛에 맞는 물건을 마구 찍어낸다.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 윤 총장 징계를 무효화한 판사 탄핵, 검찰의 수사권 박탈, 윤석열 총장 출마 금지법, 검찰청 폐지 추진 등 법 상식을 일거에 무너뜨렸다. 거의 피해망상 수준이다. 차라리 검찰을 없애는 게 낫다.-코로나 대응, 부동산 정책, 검찰 개혁 엇박자대한민국은 세계 12위권의 경제력과 6위권의 국방력을 자랑하는 선진국이자 군사 강국이다.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여기까지 왔다. 반도체와 휴대폰, 배터리가 세계를 호령하고 죽어가던 조선은 신규 수주를 쓸어 담고 있다. K 팝은 세계를 휘젓고 영화와 드라마가 세계인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모두 국민의 역량으로 이뤘다. 우리 국민은 간섭만 않으면 얼마든지 세계로 뻗어나갈 잠재력과 능력을 갖췄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가 개입하는 순간, 말짱 도루묵이 된다. 코로나19 대응과 부동산 정책, 검찰 개혁이 대표적이다.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 눈치를 보다 1차 팬데믹을 겪었다. 국민들의 인내와 순종으로 겨우 집단 감염을 막았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소비 쿠폰 발행과 전문가 경고를 흘려들었다. 정치 방역의 대가는 혹독했다. 전 세계 대유행 속 기적 같은 선방이라며 자화자찬하는 사이 3차 대유행을 맞았다. 교정 시설의 집단 감염 참사는 부실 방역의 표본이 됐다. 백신 확보를 등한시했다. 마스크 ‘희망 고문’을 당했던 국민은 이제 언제 맞을지도 모르는 백신에 희망고문 당할 판이다. 질병관리청을 만들고 K 방역의 주역 정은경을 청장으로 앉히면 뭐 하나. 정치가 개입되면서 K 방역은 만신창이가 됐다.부동산 정책은 24차례나 내놓았지만 모조리 실패했다. 대책이 나올 때마다 풍선효과를 반복하며 집값을 올려놓았다. 서울을 누르면 수도권이 튀고 지방이 뛰었다. 풍선효과가 반복되면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가히 미친 가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세입자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개정 임대차법은 사상 초유의 ‘전세대란’을 초래하며 집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부 규제는 역 효과만 불러왔다. 부동산은 건드리면 건드릴수록 값이 뛰었다. 시장 원리를 외면한 대가는 사상 유례없는 집값 폭등으로 돌아왔다.-시장 원리 무시한 대가는 실패로 귀결검찰 개혁은 이미 힘이 빠졌다. 복수심에 불탄 여권은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한발 더 나가 윤석열 방지법까지 추진한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이젠 검찰청까지 없애려고 한다. 윤석열 솎아내기의 시즌2가 계속된다. ‘문빠’를 등에 업은 진보가 밀어붙인 결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윤석열은 유력 대권후보 지지율 선두를 질주한다. 피노키오의 코처럼 건드릴수록 커진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 가만두었으면 총장 임기 만료와 함께 윤 총장은 그냥 물러났을 터이다.여당의 입법 독주도 끝을 모른다. 국내외의 비판이 쏟아져도 왼 고개다. ‘공수처법’, ‘5.18왜곡처벌특별법’,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등을 마구잡이로 통과시켰다. 정작 급한 법안은 버려둔 채 입법을 정권 방패막이로 휘두르고 있다.노자는 “족함을 알면 욕을 당하지 않고 그칠 때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예수는 심은 데로 거둘 것이라고 했다. 임기 1년 반을 놔두고 레임덕이 나타나고 있다. 문빠의 맹목적 지지를 등에 업은 정권의 질주는 이제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면 주민에겐 뭐가 좋아지나"

새해에는 지방자치 역량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초 숙원이었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기존의 지방자치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1991년 지방의원 선거 실시로 지방자치가 부활된 지 30년 만이다.지방자치법 개정안은 1월 중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된다. 시행은 공포후 1년 뒤다. 그사이 다양한 준비 작업이 이뤄져 올해부터 지방자치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지방자치법 개정…지자체 대책 서둘러일부 지자체들은 선제적 대응을 위해 TF팀 구성에 나섰다. 자치분권 역량 강화와 주민들의 자치행정 참여 활성화 등이 목적이다. 정부의 후속 법령과 지침이 마련되는 대로 조례·규칙 등을 제·개정하고 세부 추진계획을 확정한다.개정법률에는 자치단체장 선출방식을 주민투표를 거쳐 바꿀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주목을 끌지는 못했지만 현실화 될 경우 엄청난 반향이 예상된다.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단체장 선임 방법을 포함한 지자체 기관구성 형태를 달리 할 수 있도록 한 때문이다.의회에서 단체장을 선출하거나 의회의 상임위원회가 집행부 역할을 겸하는 형태도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체적 후속 법령 마련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 검토할 사항은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지방의회의 오랜 염원이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일 수 있는 조항도 신설됐다.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할 정책지원 전문인력을 의원 정수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 둘 수 있도록 했다. 전문인력은 조례 제·개정, 예·결산 심의, 행정사무 감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지방의회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정책연구위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제주도의회의 경우 석·박사급 고급 두뇌들이 공모에 대거 참여하고 있어 정책 개발과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의회 사무처(혹은 국·과) 직원의 인사권을 의장이 갖도록 한 것도 큰 변화다. 이제까지는 인사권이 의회가 견제해야 할 단체장에게 속해 있어 의회 중심의 지방자치 발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중앙-지방 협력회의 신설 근거가 마련된 것도 고무적이다. 제2 국무회의 성격이다. 지역 현안의 대정부 건의가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광역단체장이 지역 현안 및 국가 중요 정책에 대해 중앙정부와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지자체와 의회의 투명성 강화 조치도 마련됐다.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집행기관의 운영·재무 등 지방자치 관련 정보를 주민에게 공개하도록 했다. 정보공개 시스템이 구축돼 누구나 지방자치 현황을 감시할 수 있게 된다.주민 주권확대와 관련한 변화도 있다. 지자체의 정책결정 과정에 주민참여권이 신설됐다. 주민조례발안제를 도입해 주민이 의회에 직접 조례의 제·개정과 폐지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조례발안과 감사청구 기준 주민 수 하한을 낮추고 참여 연령도 19세에서 18세로 조정했다.또 법령에서 조례로 위임한 사항은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에서 위임의 내용이나 범위를 제한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의 행정입법에 의한 자치입법권 침해를 막았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한 대목이다.그러나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지방자치의 핵심 중 하나인 재정분권 강화 방안이 빠진 때문이다.대부분 지자체들이 한정된 세수에 쓸 곳은 많아 필요한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재정분권은 여전히 극복해 나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권한·지원 늘면 주민들 기대치도 커져지역민들은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이 지방의회의 역량과 의원들의 자질·품격 등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권한이 커지고, 지원이 늘면 기대치도 비례해 커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일부이긴 하지만 더 이상 지방의원의 갑질, 이권개입, 일탈행위 등의 이야기나 지방의회 무용론이 나와서는 안된다. “지방자치법을 개정하면 주민에게 무엇이 좋아지나”라는 물음에 이제 지방의회와 지방자치가 답해야 한다.

코로나와 검찰개혁

홍석봉 논설위원헌정 사상 초유의 혼란이 막 내렸다. 무너진 법치를 법원이 바로잡았다. 검찰개혁은 동력을 상실했다. 윤석열 찍어내기는 실패했다. 힘으로,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인 폭주의 결과다. 조국이 무너뜨린 공정과 정의도 망가지긴 했지만 자리를 찾은 느낌이다. 법치는 가까스로 쓰레기통 신세를 면했다.문재인 대통령은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며 논평을 내놓았다. 국민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한 것을 사과했다. 뜨뜻미지근한 사과다. 여권은 검찰의 힘을 더 빼겠다고 악다구니처럼 덤빈다. 수사권 조정안을 개정해 검찰 수사 폐지를 추진하겠단다. ‘문빠’들의 역주행은 브레이크가 없다. 법원의 반란(?)은 사실상의 문 대통령 탄핵이나 다름없다는 정치권의 평가다.2년 가까이 법원과 검찰 발 뉴스가 나라를 뒤흔들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치 탓이 크다. 근본은 대통령 탓이다.‘코로나’와 ‘검찰개혁’은 올 한 해를 관통하는 말이다. 모든 것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그 종착점엔 ‘정치’가 있다. 4류 정치가 모두 집어삼켰다. 대한민국의 경제적 성과까지 까먹었다.-국정 판단 그르치면 나라 망칠 수 있어성공 신화를 자랑하던 K 방역도 정치가 개입하면서 급전직하했다. 문재인 정부의 자화자찬은 조롱거리가 됐다. 전문가 조언을 외면한 한 박자 늦은 대응이 3차 대유행을 초래했다. K방역에 취한 사이 국민 가슴은 피멍이 든다. 대가는 혹독하다. 확진자는 하루 최고 1천2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20명을 오르내린다.김해 신공항 백지화는 국민 여론을 둘로 갈라놓고 TK와 PK를 진흙탕에 몰아넣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눈먼 정치인들이 벌인 짓이다. 가덕도 신공항과 월성 원전 폐지는 문 대통령 작품이나 진배없다.경제성을 조작한 월성 원전 폐지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유재수 비리 비호,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등은 정권의 아킬레스건이다. 어떻게 해서든 덮어야 했다. 검찰이 칼끝을 대통령 턱밑에 들이댔다. 그러자 수장인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기막힌 수가 나왔다.춘추전국시대 진(秦) 나라와 조(趙) 나라 사이의 장평대전(長平大戰)은 전국 판도를 바꾼 큰 전쟁이었다. 진나라는 장평 승리를 기반으로 천하를 통일했다. 패전국인 조나라는 결국 망했다. 이 전투에서 백기(白起)가 이끄는 진나라 군대는 3년에 걸친 치열한 전투 끝에 승리한다. 백기는 항복한 조나라 군사 40만 명을 생매장했다. 조나라 군왕과 조정은 백기의 반간계에 당했다. 병법 이론에는 밝았지만 전쟁 경험이 없는 백면서생을 대장군으로 임명한 것이 화근이 됐다. 결국 백전노장인 백기의 계책에 빠져 전쟁에 대패했다.국왕이 판단을 그르치고 장수를 잘못 쓰면 나라까지 망할 수 있다는 묵직한 교훈을 던진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세금 인상으로 국민은 뿔이 났다. 조국에 이어 추미애까지 나서 법치를 농단했다. 입만 떼면 촛불 정신을 말하는 이들이 정작 촛불 정신을 내팽개쳤다. 오만한 권력이 돼 조자룡 헌 칼 쓰듯 칼을 마구 휘둘렀다. 여당은 입법 독주로 함께 춤췄다. 야당은 눈뜬 장님이 됐다.-새해엔 코로나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오만과 독선의 법치 파괴는 부메랑이 된다. 정권의 폭주는 제 발등 찍기나 다름없다. 공수처라는 괴물은 현 정권의 비수가 될 소지가 많다. 정권은 벌써 레임덕 조짐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현 정부 들어 최저다. 국민의짐이 된 야당은 가만히 있어도 점수를 따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붕어빵에는 붕어가 없고, 민주당에는 민주가 없고, 정의당에는 정의가 없고, 국민의힘에는 힘이 없다’. 시중에 떠도는 우스개다.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래도 한 가지 소득은 있다. ‘싸가지 없는 진보’의 민낯을 봤다.코로나19에 일상을 고스란히 저당 잡힌 채 경자년이 저문다. 나흘 뒤면 신축년 소띠 해다. 새해에도 마스크를 벗을 기약은 없다. 봄은 멀기만 하다. 방역도 백신도 다 놓쳤다. 그래도 내년엔 코로나에서 해방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아듀 2020년.

눈가면을 쓴 ‘국정 폭주’

눈가면(차안대·遮眼帶)은 경마에서 말의 눈 부위에 씌워 옆이나 뒤를 볼 수 없도록 하는 기구다. 말이 앞만 보고 달리게 하기 위해 고안됐다.최근 정부·여당의 ‘국정 폭주’는 눈가면을 하고 달리는 경주마를 연상케 한다. 정권 차원에서 진행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는 그런 행태의 정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주’도 전혀 다를 바 없다. 눈가면을 쓰면 목표만 보인다. 복잡다단한 사안의 다른 요소는 전혀 볼 수 없다. 국정 현안의 조화나 전후좌우 파급 영향은 고려 밖이다.---의회 민주주의 무너진다는 비판 이어져윤 검찰총장이 지난 주 끝내 정직 2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정권 관련 비리수사 등으로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현직 검찰총장이 징계를 받은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대다수 검사들의 징계반대 의견과 법무부 감찰위의 부적절 결론은 무시됐다.들끓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다. 처음에 내세운 검찰개혁의 본뜻은 간 곳이 없다. 많은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며 고개를 젓는다.이에 앞서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을 국회에서 군사작전 하듯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보수 계층과 야당의 반대가 극심했던 법안들이다. 의회 민주주의가 무너진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민주당이 의석 수를 앞세워 통과시킨 법안들은 국가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체 국민의 공감대가 결여돼 있다. 향후 또 다른 갈등을 촉발할 소지가 다분하다.국정원법 개정안은 경찰에 대공수사권을 이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대공수사 공백과 경찰 권력의 비대화 우려를 낳고 있다. 5·18 역사왜곡처벌법은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국가에 의한 역사 독점이란 비판마저 나온다.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은 대북전단살포행위 처벌 규정을 담고 있다. 야당은 ‘김여정 하명법’이라며 반발했다. 공수처법 개정안은 처장 추천과 관련한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립성 보장을 위해 여당이 약속한 것이지만 시행도 해보기 전에 법을 바꾼 것이다.정부·여당은 국민 편갈림과 국론 분열의 위험을 도외시한다.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 것처럼 서둘렀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개혁 과제’ 추진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거나 등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되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국민들은 겨우 숨만 쉬는 형국이다. 민생은 깊이를 가늠할 수없는 심연으로 추락하고 있다. 당정이 말하는 개혁입법이나 검찰총장 무력화를 시도하며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경제가 자생력을 상실해가고 있다. 자영업자, 특수 고용직 근로자, 소상공인, 실직자들의 삶은 한계선상에 봉착했다. 그러나 정치는 국민을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정치의 요체는 대화와 협상이다. 모든 정책은 속도와 완급 조절을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반발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 한다. 둘러갈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사생결단식의 막말·적대감만 번쩍여정부·여당은 민생이 우선돼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에 개혁을 들고나와 나라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소용돌이로 밀어넣고 있다. 사생결단식 막말과 적대감만 번쩍인다. 윤 총장 징계와 입법 폭주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과 궤를 같이 한다.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시간과 여유를 더 가져야 한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현안들은 한꺼번에 태풍 몰아치듯 처리할 성질이 아니다. 집권당은 또 다른 쪽의 국민을 대표하는 야당과의 대화를 포기하거나 배척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국론을 한 곳으로 모으지 않으면 코로나 대책도, 개혁입법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정치가 세상을 혼란하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민생이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은 것 같다. 개혁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말만 해서는 안된다. 지금은 더 이상의 국론 분열을 막는 것이 먼저다.

TK의 절박감을 아는가

홍석봉 논설위원‘어이없는 심술’이라고 했다. “같은 나라 국민인지 의심스럽다”는 이웃 처지를 아랑곳 않는 언급에 부아가 치민다. 지난 주말 부산의 ‘가덕신공항 추진 범시민운동본부’의 공식 성명서에 나온 말이다.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이 지난 11일 부산시청을 방문, ‘가덕도신공항 건설 추진’을 중단하라며 시위를 벌이자 내놓은 성명서였다. TK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대구·경북이 ‘사촌 논 사자 배 아파하는 꼴’로 취급되고 있다.신공항을 둘러싼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의 갈등이 심상찮다. 감정 대립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TK는 김해 신공항 백지화가 부당하다며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막아보려고 안간힘이다. 반면 PK는 TK의 주장을 지역주의로 몰아붙이며 참견 말라고 윽박지른다.대구시민추진단은 김해신공항에 문제가 있다면 원점 재검토가 맞고, 약속대로 지역 간 사전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부산 시민들은 가당찮다는 반응이다. 가덕신공항 추진 범시민운동본부는 즉각 “어이없는 심술에 기가 찬다”는 성명서를 냈다. 지역 이기주의라고 쏘아붙였다. 방해하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엄포 놓았다.-가덕도 추진 PK, 반대하는 TK에 ‘엄포’부산시의 지적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국가 정책을 뒤엎고 추진하는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저들은 과학적, 기술적인 검증이고 합의 위반은 TK가 먼저 했다고 우긴다. 밀양 재검토는 괄호 밖이다.TK는 4년 전 김해 신공항 확장으로 결정 난 후 허탈해하다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립 이전으로 겨우 돌파구를 찾았다. 우여곡절 끝에 군위·의성 이전을 결정하고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이다. TK는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삼으려던 통합신공항이 가덕도 신공항과 노선 경쟁, 지역 항공 수요 위축 등을 우려해 가덕도를 반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를 지역 이기주의의 ‘몽니’로 몰아붙일 수 있는가. 경남 서부에서 사천 신공항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일축하는 부산시다. TK는 먼 산 불 보듯 할 수만은 없는 입장인 것이다.대구는 29년째 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다. 변변한 대기업 하나 없다. 제일모직, 코오롱, 효성 등이 떠났다. 경북도 대기업 유치에 목을 매지만 떠나는 기업이 더 많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베트남과 파주 등지로 이전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리쇼어링도 각종 당근책에도 불구, 반응이 별로다. 거기다가 대학생과 젊은 층의 수도권 유출은 끝을 모른다. 뚜렷한 미래 먹거리 산업도 없다.TK 지역민들이 고민 끝에 찾은 것이 동남권 신공항이었다. 하늘길을 열겠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대구·경북이 아닌 경남 밀양을 선택했다. 차선책으로 김해공항 확장안에 동의했다. 이마저 무산 지경이다.-절박한 TK의 하늘길 소망 외면 말아야영남권 신공항은 1990년대 국가 제2의 관문공항 필요성이 제기된 후 지역에서 논의되다가 2006년 노무현 정부가 대형 국책사업으로 시동 걸었다.밀양을 신공항 후보지로 선택한 것은 TK다. 당초 TK는 국제공항 적지로 경북 영천을 꼽았다. 논의 과정에서 영천은 팔공산 등 장애물 때문에 부적합 판정 났다. 호남권까지 아우르는 남부권 국제공항이 필요했다. 결국 밀양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여건상 국제공항은 2개 정도가 적합하다고 결론났다. 경남지역 지자체와의 접근성을 감안해야 했다. 호남지역 지자체장들도 적극 동의했다. 그렇게 해서 대구·경북의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가 꾸려졌고 여기까지 왔다.이런 배경과 TK의 노력은 외면한 채 부적절한 처신으로 시장직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덜컥 해묵은 가덕도 신공항을 다시 끄집어 냈다.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가 절실한 정부 여당은 가덕도를 잘 우려먹고 있다. 남부권에서 쪼그라든 영남권 신공항은 정치에 휘둘려 네 차례나 뒤집힌 후 다시 원위치 했다. 재검토만 14년째다. 정치 희생양이 됐다. 국론은 분열되고 지역 갈등만 남았다. TK 가슴에 대못을 콱콱 박고 있다. 묻고 싶다. PK와 정치인들, 당신들이 TK의 절박감을 아는가.

대구·경북, 총력 대응 늦춰선 안돼

대구·경북이 집단 무기력증에 빠져들고 있다. 김해신공항의 사실상 백지화 방침 발표 이후 반발다운 반발 한번 못하는 모양새다.내일이면 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검증결과를 발표한 지 3주가 된다. 그간 지역의 반대 의지에 힘을 더할 수 있는 시·도민 서명운동이나 그 흔한 항의 삭발조차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조직적 대응이 실종된 결과다.점잖고 의연하게, 논리와 대화로 풀어가려는 전략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상대인 부산지역은 그렇지 않다. 국회의원들이 여야 구분없이 지역 이익을 위해 한순간 똘똘 뭉쳤다. 입법의 허울을 쓰고 국책사업을 뒤엎는 폭거의 최전선에 나선 것이다.---‘김해신공항 백지화’ 반발 사실상 실종이에 반해 TK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른 국사에 매달렸다. 지난 11월 마지막 주말 대구·경북 곳곳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를 배제한 추미애 법무장관을 성토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1인 시위를 펼쳤다.그들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위상을 동네공항으로 끌어내리는 가덕도신공항 추진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시·도민의 결집된 힘을 이끌어낼 생각은 아예 보이지 않았다.국회의원은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다. 자신들의 생각에 따라주지 않는다고 검찰총장을 찍어내려 하는 여권에 맞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지역 대표이기도 하다. 지금 대구·경북에서는 가덕도신공항 저지가 최대 현안이다. 지역 의원들의 대응 자세를 보고 지역민들이 허탈감을 떨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왜 애써 모른 체하나.대구시와 경북도의 대응도 한 치 다르지 않다. 한두번 반발 액션을 취하다 감감소식이다.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무력감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 현안에 궁극적 책임을 져야 한다. 사태가 여기까지 오도록 방치한데 이어 수습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 직무유기에 무능력이 겹쳤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았는가. 둑이 터져 강물이 밀려드는데 나서서 수습하는 사람이 없다. 시·도민에게 물어보라. 지금 나서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앞장서서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할지 말이다. 이럴 때 나서라고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국회의원들을 뽑은 것 아닌가.가덕도신공항의 불합리성을 공박하던 서울지역 언론도 ‘윤석열 논란’에 묻혀 이제 시들하다. 김해신공항 백지화 사태가 국민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일부 지역출신 의원의 “가덕도신공항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등의 이야기는 듣기조차 민망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말 몇마디로 생색을 내려는 면피성 행보다. 4대 관문공항 추진 등 출구전략을 내세우는 홍준표 의원의 제안은 찬반을 떠나 지속적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는 차라리 바람직한 면도 없지 않다.뒷짐 행보는 안된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경우별 대응방안을 세우고 지역민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래야 대응에 힘을 받는다. 정부와 부산에서는 대구·경북의 반발 강도를 저울질하고 있을 것이다. 이대로 체념하고 말 것인가. 시·도민을 패배의식의 구렁으로 몰아넣어서는 안된다.더불어민주당은 모든 절차를 생략한 채 무법자처럼 동남권신공항을 가덕도에 짓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특별법안을 발의한 뒤 내년 2월까지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것도 예타까지 면제하겠다며 못을 박았다. 비난여론을 개의치 않는다. 내년 부산시장 재선거 표심을 긁어모으기 위해서는 못할 게 없다는 투다.---정부 공식 입장만 기다리면 일 그르쳐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물론이고 정부 내 관련 부처에서 불만과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국책사업이 이렇게 정치적으로 결정돼서는 안된다는 최소한의 양심의 소리라고 봐야 한다.검증위 발표와 관련해서도 위원장이 가덕도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을 발표했는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불합리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대구·경북의 반격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정황이 연이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정부의 최종 입장만 기다리다 일을 그르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시·도민의 결연한 의지를 모아 압박에 나서야 한다.

신공항, 이제 전략적으로 접근하자

홍석봉 논설위원부산시장 보궐 선거를 위해 여당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는 전가의 보도를 꺼냈다.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5개 시도가 합의하고 해외 전문기관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정, 정부가 결정한 김해 신공항을 백지화했다.이후 가덕도 신공항은 일사천리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첫 삽을 뜨고 대못을 박으려는 속셈이다.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이 부산 가덕도 신공항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포함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뒤이어 더불어민주당도 비슷한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 연결 철도 및 도로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대구·경북은 부·울·경과 합의로 결정한 김해 신공항의 백지화에 극렬 반대하고 있다. 절차의 정당성과 김해 신공항 검증위의 발표 내용을 자의로 해석, 김해 신공항을 백지화로 몰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앞서 김해 신공항 검증위는 ‘김해 신공항은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라는 이현령비현령 식의 결과를 내놓았다. 이 말이 나오기가 바쁘게 민주당은 ‘얼씨구나’하고 춤을 추었다. 이낙연 대표는 “부·울·경 시·도민의 오랜 염원인 가덕도 신공항 가능성이 열렸다”며 환영했다.-TK 4대 관문공항, 전략적 선택 해야백지화의 부당성이 제기되는 등 논란에 휩싸이자 김수삼 검증위원장은 “과학적, 기술적 측면에서 김해 신공항 공정성을 검토한 것을 가덕도 등 특정 공항과 연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 발 뺐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정부는 아직 신공항에 대해 가타부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섣불리 한쪽 손을 들어주었다가는 뒤치다꺼리를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 국토부는 그동안 수차례 김해 신공항 추진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밀고 있고 여당이 뒤를 받치는 상황에서 ‘가덕도는 안 된다’고 선을 긋기가 어려울 것 같다.대구·경북은 김해 신공항 백지화 무효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속수무책이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에 걸림돌이 된다며 국책사업을 뒤엎은 정부 여당을 집중 성토하고 있지만 부·울·경이 한통속이 돼 움직이면서 그다지 힘을 못 쓰고 있다. 자칫 소리 없는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없지 않다.지역 일각에서 밀양 신공항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후보지 평가 당시 가덕도 보다 점수가 높았던 밀양을 택하자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현실화될 경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도 원점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대구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쪽에서 적극적이다. K2 군 공항은 기존의 예천공항으로 옮기고 접근성이 좋은 대구공항을 살려 거점공항화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안은 현재 이전 대상지를 확정, 2028년까지 이전키로 한 마당에 현실성이 없다. 진도가 너무 나갔다. 새로 방향을 틀기는 어렵다.-김해 신공항 뒤엎은 여당, 선거 통해 심판을가덕도 신공항을 인정하는 대신 ‘기부 대 양여’ 사업인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을 국비로 추진하자는 주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어차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막기는 어려울 것 아니냐는 현실적인 판단에서다.민주당은 특별법까지 만들며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고 있지만, 부산·경남의 정당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다. 해묵은 가덕도 신공항 이슈의 피로감과 현 정부의 추진 의지를 불신한 탓이다. 결국 여당은 가덕도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대신에 여당은 국민 신뢰를 저버리고 국책사업을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렸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제 발등을 찍은 격이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 여당이 다시 가덕도 신공항을 거둬들일 리는 만무하다.이제 대구·경북은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홍준표 의원의 4대 관문공항 추진으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힘을 받을 수 있다. 홍 의원은 “국가 4대 관문공항 건설로 지역 균형 발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대구, 부산, 광주 신공항 관련 특별법의 동시 일괄 처리가 시급하다”고 했다.공항은 국가 100년을 좌우하는 사업이다. 신공항에 대구·경북의 미래가 달렸다. 계산된,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책을 뒤집어엎은 정부 여당은 표로 심판하면 될 일이다.

‘눈 뜨고 코 베인’ 대구·경북

우려가 현실이 됐다. 결론이 막판에 뒤집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확정된 국책 사업을 국무총리실에서 재검증하겠다고 나섰을 때 이미 방향은 정해져 있었다고 봐야 한다. 검증은 ‘김해신공항 백지화, 가덕도신공항 추진’으로 가는 요식절차에 불과했다.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김해신공항 건설과 관련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이 말이 대구·경북에서 그토록 반대해온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가기 위한 꼼수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안다.이번 결정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선심공세의 산물이다. 내후년 PK지역 대선 표심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대구·경북은 눈 뜨고 코 베인 격이다.---‘대구·경북 통합공항’ 중장거리 국제선 허망대구·경북 통합공항의 앞날이 예측불허 상황으로 빠져들게 됐다. 큰 나무 옆에 작은 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공항도 마찬가지다.부산의 계획은 가덕도를 인천공항에 필적할 만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주지역까지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대형 공항을 목표로 한다. 대구·경북 통합공항과 규모는 다르지만 가려는 방향은 일치한다.수익성에 따라 움직이는 항공사들이 영남권 공항 2곳을 놓고 중장거리 국제선 개설 지역을 저울질할 것이다. 어느쪽에 경쟁력이 있겠는가. 가덕도로 노선과 승객의 일방적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상황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중장거리 국제선 유치를 통해 대구·경북의 항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던 외침이 허망하게 됐다.김해신공항과 대구·경북 통합공항 건설은 영남권 항공수요 분점을 전제로 한다. 4년 전 정부가 결정하고, 영남권 5개 시도지사들이 받아들인 합의안은 휴지조각이 됐다. 국가 정책결정은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김해신공항 백지화에는 이 모든 것이 결여됐다. 국정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싸고 TK와 PK 민심이 첨예하게 맞설 것이다. 또 하나의 국론 분열이다. 지역의 백년대계를 정치논리로 재단하려 든 때문이다.여당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야 할 야당은 ‘적전 분열’ 양상이다. 국민의힘 부산출신 국회의원 15명은 표심을 의식해 민주당보다 먼저 ‘부산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안)’을 발의했다.개탄스럽기는 지역출신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뒤늦게 목청을 높이지만 공허하다. 오늘과 같은 상황은 오래 전부터 예견됐다. 그간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가 팔짱만 끼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일부에서는 “부산보다 빨리 개항해 통합공항을 안정궤도에 올리면 선발공항의 이점 때문에 이용객 확보와 국제선 유치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기도 했다.어처구니없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확정되면 영남권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공항의 수요조사가 다시 이뤄지게 된다. 대구·경북 통합공항 건설에도 찬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다. 블랙홀 같은 가덕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가덕도신공항이 추진될 경우 전액 국비가 투입될 것이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인 대구·경북 통합공항과는 차원이 다르다. 형평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일지 않을 수 없다.---지역민, 결기 다지고 대응 방법 선택해야비정상이 정상을 뒤집었다. 김해신공항 무산이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역민의 의지를 응집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대구·경북의 공항 전략 재점검이 시급하다. 김해 백지화가 통합공항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한 뒤 최선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원점에서 밀양신공항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현재 대구공항의 민간·군공항 분리 이전을 제대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당연하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대구·경북을 우습게 보지 않았다면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자괴감마저 든다.대구·경북은 선택을 해야 한다. 가덕도 건설을 좌절시키든지 아니면 제3의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상황에 맞춰 투트랙 전략을 병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은 결기를 다지고 힘을 모아야 한다.

충절의 고장 성주의 비상(飛上)

홍석봉 논설위원조선시대 영남의 큰 고을이자 충절의 고장인 성주(星州)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쇠락을 거듭, 소멸 위기에 놓였지만 생명문화의 본향임을 알리고 전통문화를 되살리며 옛 성세를 되찾으려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성주는 고려 충렬왕 34년 성주라는 지명을 처음 사용하여 성주목으로 승격했다. 이후 경산부로 환원했다가 조선 태종 원년인 1400년에 임금의 태를 조곡산에 안장하고 다시 성주목이 됐다. 당시 성주는 경상도에서는 가장 넓은 농지와 많은 저수지가 있어 풍요로운 곳이었다. 칠곡과 화원, 고령 일부까지 포함, 대구보다 큰 경상도의 중심지였다. 영남의 학문 중심지였다. 조선 중엽 한강 정구와 동강 김우옹 등 대학자와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조선 후기 많은 서원이 건립되고 이진상 등 영남학파를 계승한 성리학자들을 주축으로 성주학파를 성립, 학문적 위세를 떨쳤다.-광해군 폭정 비방, 전 주민 금고형 처하기도선비 정신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성주의 기개는 광해군 때 전국을 강타했다. 광해군이 폭정을 휘두르던 1614년(광해군 7년) 성주 사람 김창록이 왕의 비행과 조정을 비방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성주목이 폐지되고 고령현에 예속된다. 주민 전체가 금고형에 처해졌다. 왕의 무도함을 세상에 대놓고 비방한 대가는 혹독했다.영조 때는 무신 이석문이 사도세자 참사 후 성주 한개마을로 내려와 사도세자를 애도하며 ‘북쪽(北)’으로 ‘사립문(扉)’을 내고 평생을 은거했다. 이후 북비고택은 충절의 상징이 됐다.유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김창숙은 근대 성주의 성가를 드높였다. 그는 성리학의 대가들에게 수학했으나 일제 침탈에 항거, 독립운동을 벌이다가 일경에 체포된다. 모진 고문과 오랜 감옥 생활로 불구의 몸이 됐다.김창숙은 3·1운동 직후 유림을 대표, 독립청원서인 파리장서(Paris 長書)를 갖고 상해로 건너가 파리강화회의에 송부했다. 해방 후 친일 유림들을 청산, 유학의 기틀을 바로 세우고 성균관대학교를 설립, 교육가로도 활동했다.이렇듯 성주는 안동에 버금가는 양반 고을이자 선비의 고향이다. 성주 이씨, 성주 배씨, 성주 도씨, 성산 여씨 등 성주를 본관으로 둔 성씨도 28개나 된다.성주가 성세를 누린 데는 조선시대 부산서 한양까지 영남대로 3개 가운데 김해에서 현풍과 성주, 영동을 거쳐 한양에 이르는 영남우도의 거점 지역 역할을 한 영향이 컸다. 또한 부산서 왜관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수운(水運)의 중심지(화원)이기도 했다. 이에 성주목(牧)이 설치돼 목사가 다스렸고 학문이 꽃을 피웠다,성주에는 세종대왕과, 태종, 단종 등 조선시대 임금 3명의 태실이 묻혀 있는 태봉이 있다. 월항면의 세종대왕자태실에는 세종대왕의 왕자 18명과 단종 등 19기의 태실이 조성돼 있다.성주군은 2007년부터 ‘세종대왕자태실 태 봉안의식’을 재연하고 있다. 서울 경복궁에서 ‘태 봉출의식’을 거행하고 성주군에서 ‘태 봉안행차’와 봉안의식을 갖는다. 경복궁 교태전에서 왕자의 태를 씻어 태 항아리에 안치하고 경복궁을 출발해 태봉지인 성주까지 가는 의식이다. 태를 갈무리하는 장태(藏胎)의식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전통의례다.‘세종대왕자태실 태봉안 의식 재현행사’는 매년 봄 열리는 ‘성주 생명문화 축제’의 핵심 행사로 참외 축제와 함께 열린다.-성주 역사테마공원 준공, 정체성 회복성주가 다시 비상을 시작하고 있다. 조선시대 영남의 큰 고을 성주목의 옛 모습을 재현한 ‘성주 역사테마공원’이 지난달 말 준공됐다. 이를 계기로 신 르네상스 문화시대를 꿈꾸고 있다.성주 역사테마파크는 조선 전기 4대 사고 중 하나인 ‘성주 사고’와 ‘쌍도정’ 등을 재현하고 성주읍성 일부 구간을 정비해 일대가 옛 도시로 변모했다.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도심 공원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각종 문헌과 전문가 고증을 거쳐 모든 시설을 복원했다. 성주 역사의 정체성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아쉬운 것은 성주 초전면에 배치된 사드로 인해 전 국민의 이목이 쏠렸지만 3년이 지나도록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절의 고장이 국방의 초병으로 시험대에 서 있다.

바이든 시대 ‘한미 관계의 새 좌표’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가슴 졸이며 미국 대통령선거를 지켜봤다. 이번 만큼 한국민들의 관심을 끈 미국 대선도 없었다. 관심은 미국민 못지 않게 높았다. 남의 나라 선거인데도 며칠간 개표상황 속보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한국의 안보, 정치, 경제 지형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제46대 대통령을 뽑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7일(현지 시간) 당선자로 확정됐다. 투표는 지난 3일 실시됐다. 4일 만에 가까스로 당선자가 나왔다. 선거 과정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우려가 많았다.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은 자신에게 불리한 우편투표 등과 관련해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며 불복의사를 밝혔다. 우리에게는 현직 대통령의 투표결과 불복 행보가 궁색해보이고 민망하기조차 하다.---예상 가능한 한반도 정책에 일단 기대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한반도와 관련한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틀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트럼프와 가장 다른 점이 동맹정책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예측가능한 대외정책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최대 관심은 비핵화 문제가 걸려 있는 대북정책이다.바이든은 지난달 TV토론에서 “트럼프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자신은) 핵능력 축소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대북정책의 기조로 볼 수 있는 언급이다. 느리지만 상황에 맞게 대북 협상을 진행시켜 나가겠다는 의미로 들린다.바이든은 전통적 외교를 강조한다. 실무협상에서 공감의 영역을 넓혀가는 보텀업(상향식) 스타일이다. 이제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취해온 정상 간 담판 식의 톱다운(하향식)과는 정반대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전격적으로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밝혀 우리를 놀라게 했다.바이든은 “주한미군 철수로 협박하며 한국을 갈취하는 식의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감축 등을 시사하며 터무니없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던 트럼프와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미중 갈등의 해법도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 여러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압박이 지속되겠지만 예측 가능하고, 동맹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방향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바이든은 국제적 지지를 보다 많이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중국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지역에서는 한미일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에 대응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경우 우리에게 어느 쪽에 설 것인지 분명한 선택을 요구하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또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 즉시 지구촌에서 미국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일방주의가 아닌 상호주의, 고립이 아닌 개입이 주요 정책 수단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취임 첫날 파리 기후변화협약 복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국제 공조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바이든 캠프 접촉 야권·민간 인사 활용을바이든이 새로운 대통령에 취임한다고 해서 동맹국이나 국제기구와의 관계, 정책 설정 등에서 불확실성이 모두 걷히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가 멈추게 될 것이라는 사실 뿐이다.트럼프의 정책은 일단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이든 시대에도 모든 정책의 근간에는 미국의 국익이 기본이 될 것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접근하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새로운 미국 행정부의 출범에 맞춘 새로운 한미 관계, 남북 관계 정립이 긴요하다. 우리 정부는 바이든 당선자의 취임에 앞서 공식, 비공식 채널을 통한 한미 현안 조율을 시작해야 한다.여권 인사는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여야 협치 차원에서 지난 오바마 행정부 때 바이든과 인연을 맺은 야권 인사를 활용하는 방안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재계, 학계 등 각계 미국 전문가들을 반민반관의 1.5트랙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적극 검토할 시점이다.

나라 망치는 ‘똑똑한 인재’

홍석봉 논설위원한국인의 일류 선호는 유별나다. 속칭 SKY로 대표되는 일류 대학과 삼성, 현대 등 일류 기업에 대해 무한 애정을 보인다. 일류 대학 출신들은 나라의 인재가 돼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이들은 변호사 시험과 고시를 통과해 판·검사가 되거나 행정부의 고위 관리가 된다. 또 의대를 졸업, 의사가 되는 이도 상위 1%의 인재들이다. 박사 학위를 취득, 대학과 연구소에서 일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의 다수가 국가를 이끄는 인재들이다.얼마 전 타계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며 우리나라의 정치와 행정의 현실을 꼬집은 적이 있다. 그는 삼성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키웠다. 삼성은 우리나라의 인재 90%를 싹쓸이한다고 한다. 각 분야의 인재들이 앞에서 끌고 국민들은 피와 땀을 쏟아 우리나라는 어느덧 세계12위 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인재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분야별로 일류가 많으면 그만큼 국가 위상도 높아지고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다. 구성원 모두가 일류라고 해서 사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모두가 판·검사가 되고 의사가 되면 누가 근로자와 청소부 일을 하겠는가. 사회는 일류도 있고 이류도 있어야 하며 삼류, 사류가 어우러져 돌아간다.-재주는 넘치나 덕이 부족한 사람 수두룩이건희 회장의 사람 보는 안목은 특별했다. 그는 야구의 포수에게 관심이 많았다. 속칭 ‘포수형 인재’다. 항상 쭈그리고 앉아 투구를 리더하는 포수가 없는 야구는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드러나지 않게 승패를 좌우하는 포수의 역할에 주목한 것이다. 일만 잘하는 사람은 상사만 바라보는 해바라기형 관리자를 양산하는데 미래 사회에선 휴먼네트워크 즉, 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지도자의 오만과 편견이 나라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최소한의 양심과 염치도 없는 것 같다. 혐오와 막말을 일삼고 부여받은 권한을 조자룡 헌칼쓰듯 휘두르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 본인들은 온갖 편법과 탈법을 일삼으면서도 내로남불하며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이들은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아파하거나 나눠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면서 주위를 돌아본 적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만과 독선, 편벽함이 이들의 특징이다. 자신만이 유일한 선이고 진리라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이 리더가 되면 되레 조직을 해치게 된다. 오직 위만 바라볼 뿐 국민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기 때문이다.최근 ‘문명고 역사지키기 77일 백서’를 출간, 세간의 관심을 끈 경산 문명고의 교육 목표가 각별하게 다가온다. 2018년 국정교과서 파동으로 유명세를 치른 홍택정 이사장이 내세운 교육 목표는 ‘난 사람 보다 된 사람을 기르는 것’이다.-나라 어지럽히는 ‘난 사람’보다 ‘된 사람’ 필요그는 “난 사람이 나라를 위해 기여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난 사람은 오히려 나라를 어지럽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독선과 아집에 사로잡히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된 사람은 바라는 것이 적고 난 사람은 바라는 것이 많다고도 했다. 홍 이사장은 “잘 나지 않아도 제할 일, 제 몫을 다하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문명고의 목표”라며 된 사람으로 만드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홍택정은 문명고의 학교법인 2대 이사장이다. 그는 학교 설립자인 선친 홍영기 이사장의 뒤를 이어 학교 법인을 이끌고 있다. 고 홍영기 이사장은 학교 교육과 사학 수호를 위해 불꽃 투혼을 불사른 이다. 5·16민족상을 수상했고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인 경북 청도에 새마을 정신을 심고 뿌리내리게 한 사람이다.자치통감에 ‘德勝才(덕승재-덕이 재주를 이긴다)’라는 말이 나온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나라를 어지럽힌 신하나 집안을 망친 자식은 재주는 넘치나 덕이 부족한 이들이 많았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우리의 일류 대학을 향한 교육열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 인간 됨됨이는 뒷전인 채 일등만 목표 삼은 때문이다. 일류와 최고만을 좇다가 자칫 괴물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할 일이다.

민낯 드러난 ‘탈원전’ 전면 재검토를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민낯이 드러났다. 월성원전 1호기 폐쇄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결과는 힘으로 밀어붙인 탈원전의 한 단면이다. 감사원은 월성 1호기 폐쇄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을 지나치게 저평가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폐쇄의 가장 큰 이유인 경제성이 조작됐다는 것이다. 탈원전은 그 동안 국민적 공감대가 결여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무리한 추진 과정이 이번 감사를 통해 드러난 것이다. 월성 1호기는 예정보다 3년이나 앞서 영구 폐쇄됐다. 탈원전을 본격화하기 위해 멀쩡한 원전을 고철로 만든 것에 다름 아니다. 원전을 한국처럼 40년도 쓰지않고 폐기하는 국가는 찾기 어렵다. 미국의 원전 수명은 한국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 ---폐쇄 때마다 친원전-반원전 대립 가능성탈원전 정책은 월성 1호기 감사결과 발표 이후 신뢰기반 자체가 더욱 흔들릴 수밖에 없다.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국내 원전은 총 10기(경북 5기)에 이른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 따라 수명 연장없이 폐쇄해 나갈 방침이다. 그때마다 ‘친원전’과 ‘반원전’ 국민의 갈등과 대립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탈원전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대통령 공약에 맞추기 위해 나온 무리수다. 산자부, 한수원 등의 경제성 조작과 은폐 시도의 몸통을 밝혀내야 한다. 감사는 끝났지만 국민적 의혹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경북은 탈원전의 최대 피해지역이다. 국가 발전산업을 선도해 왔다는 자부심이 한순간 바닥으로 추락했다. 원전산업 발전을 위해 건설부지를 내주며 협조한 공로는 간 곳이 없다. 정부가 지정한 ‘기피산업’의 집합처가 됐다. 대한민국 원전의 메카가 애물단지를 모아놓은 지역으로 전락한 것이다. 경제적 타격은 말할 것도 없다. 월성 1호기 가동 중지에 따른 지역 고용감소는 연인원 32만 명에 달한다. 피해 금액은 2조8천억 원으로 추산됐다. 경북에는 총 24기의 국내 원전 중 절반 가까운 11기가 가동 중이다. 또 2기(울진 신한울 1·2호기)는 곧 완공 예정이다. 그러나 4기(신한울 3·4호기, 영덕 천지 1·2호기)는 건설이 중지되거나 아예 백지화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경북도, 경주시 등 관련 지자체가 긴급 대응팀을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월성 1호기는 이미 폐쇄 절차가 상당히 진행됐고, 10년 연장 수명이 2022년 만료된다. 정부 방침이 아니더라도 재가동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은 지역과 지역민이 입은 피해보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자신들을 이용만 했다는 경주시민의 절규가 더 이상 이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정부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피해 보전을 외면해선 안된다. 정치권도 피해보상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가 당면 과제울진 신한울 3·4호기의 건설재개도 시급하다. 건설재개를 논의할 제대로 된 공론화 과정을 요구해야 한다. 공사중지 결정 과정에 월성 1호기와 같은 외압이 있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신한울 3·4호기는 공정률 10%에서 중지됐다. 두산중공업이 원자로·증기 발생기 등의 제작에 착수했다. 건설 중단이 확정되면 1조 원 이상의 매몰비용이 발생한다. 신한울 3·4호기, 영덕 천지 1·2호기 건설이 모두 백지화되면 지역의 피해는 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탈원전 이후 정부가 추진한 원전해체연구소 건립에서도 경북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본원은 부산·울산 접경지역에 건립돼 경수로를 취급하게 된다. 경주에는 중수로를 취급하는 분원이 건설될 뿐이다. 국내 원전은 경수로가 주종이다. 경주 분원의 취급 대상인 중수로는 4기(월성 1~4호기)에 불과하다. 원전해체 산업은 글로벌 시장 선점을 겨냥해 육성된다. 하지만 활성화 시기와 물량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탈원전은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우리의 원전산업은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탈원전이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다수 전문가들의 주장을 외면해선 안된다. 월성 1호기 감사 결과는 탈원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국민의힘’과 전광훈

홍석봉 논설위원문재인 정부의 개천절 및 한글날 집회 금지 조치는 야당인 ‘국민의힘’으로서는 땅을 칠 일이었다. 연이은 정부 여당의 실책을 광장에서 성토하고 정권을 압박할 수 있는 호기였는데 모두 날려버렸다. 야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빌미 삼은 정부의 집회 원천 차단 조치에 손발이 묶였다.규탄 집회는커녕 코로나 방역 성공을 자찬하는 정부 여당을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국회에서조차 거대 여당의 힘에 짓눌려 기를 못 편다. 국민의 생명이 박탈당해도 눈뜬 장님이 되고 국민을 우롱하는 장관의 군기잡기는커녕 되레 농락당하고 있다. 김정은의 악어의 눈물에 감읍해 고개 조아리는 정부 여당을 대변인 발표로 공박하는 게 고작이다. 북한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문재인 정권과 집권 여당의 구차한 변명에도 먼 산 불구경하듯 한다.국민의힘은 반짝 뒤집었던 지지율도 점점 뒷걸음질하고 있다. 고질인 계파정치가 꿈틀대고 상임위원장 자리다툼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의 후보는 넘치지만 산뜻하고 경쟁력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국민의힘은 변할 생각이 없다. 처절한 패배도 벌써 잊었다. 말로만 자성하고 자기 쇄신과 혁신을 부르짖었다. 그걸로 끝이었다.-투쟁력 부재 야당, 웰빙 정당 한계 드러내야당은 치열함도 없다. 투쟁은 실종됐다.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없다. 무기력한 모습만 보인다. 웰빙 정당의 한계다.국정감사장에서조차 존재감이 없다. 머릿수를 앞세운 여당은 불리한 증인 신청은 모조리 퇴짜 놨다. 야당은 ‘간사직 사퇴’라는 매가리없는 저항이 고작이었다. 국감에서 결정타 한방 못 날리고 있다. 정권의 실정을 들춰내고 심야에 질의하라는 뚱딴지같은 소리만 내뱉고 있다. 초라한 제1야당의 면모다. 좌표를 상실한 국민의힘은 방향타까지 잃고 헤매고 있다.정부 여당에 그냥 질질 끌려가고 있는 국민의힘은 대응할 마땅한 무기도 수단도 없다. 특히 보수진영의 선봉장 노릇을 해온 전광훈 목사의 태극기부대와 결별이 뼈아프다. 야당에는 ‘문빠’ 같은 광적인 세력이 없다. 전광훈 목사의 저돌성이 코로나 확산의 기폭제가 되면서 광화문에 태극기부대가 설자리를 잃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전 목사는 감옥에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전목사와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터였다.그동안 전광훈 목사는 보수진영의 장외투쟁을 주도하며 반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이 됐다. 태극기부대와 함께 반정부 시위를 이끌었다. 웰빙 야당이 하지 못하는 투쟁력을 보여주었다. 수백만 명을 동원하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막말 발언과 천방지축인 전 목사와 함께 한 순간 야당에게는 독이 됐다. 계륵이었다. 국민의힘은 결국 ‘손절’ 했다.여론도 돌아섰다. 개신교계는 전 목사가 사회적 공분을 사고 거룩한 복음을 이념으로 종속시키며 정치집단화했다고 비난했다. 전 목사와의 선 긋기와 처분을 요구했다. 교계는 전 목사의 이단 여부를 논의했으나 판단은 보류했다.-전광훈 목사와 결별, 칼 잃은 보수 타격야당의 전광훈 목사와 결별했지만 결국 제 눈을 찌른 격이 됐다. 잇따라 터지는 정부 여당의 실정을 공격하고 나설 전위부대가 없다. 대단위 집회 대신 SNS 등 다른 통로를 이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조차 못했다.보수진영에서 전광훈 목사의 빈자리가 커 보인다. 투쟁력 부재의 야당에겐 큰 타격이다. 야당 일각에서도 극단적인 투쟁은 자제하는 선에서 전 목사를 끌어안아야 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정권은 끊임없이 힘으로 밀어붙인다.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한다고 했지만 소귀에 경읽기다. 정작 필요한 야당에는 칼이 없다.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국민의힘은 힘 빠진 정부 여당에 속수무책 밀리고 있다. 반사이익 기회조차 날려버렸다.집권 여당은 야당을 얕잡아본다. 국민들의 비호감 벽은 높다. 좌클릭하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지도력은 의심받고 흔들린다. 대안 정당 이미지 구축은 실패했다. 대권주자는 많지만 차기 지도자감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빌빌대는 야당은 처음이다. 국민은 울화통만 터진다. 이럴 바엔 차라리 야당 간판을 내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