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는 ‘지방자치’

서울공화국이니, 지방소멸이니 하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그럴 때면 지역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지방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과연 균형발전과 지방분권만으로 가능할 수 있을까, 아니면 실질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완전한 지방자치를 하는 게 해법이 될 수 있을까.우리나라의 본격 지방자치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가 동시에 있었던 1995년 7월1일을 대개 그 출밤점으로 본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부터 20년이 넘게 세월이 흘렀지만 ‘지방정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란 물음은 여전히 계속된다.사정은 현 정부 들어서도 별로 나아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초기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렇다. 얼마 전에는 지방분권전국회의가 지방분권을 국정 혁신의 중심 화두로 삼아야 한다는 성명까지 냈다. 애초 약속과 달리 정부가 지방분권 실현 의지와 구체적 실천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었다.이에 대해서는 정부도 불만이 있을 것 같다. 계획한 지방분권 관련 법안이 몇 개월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지방이양총괄법, 자치경찰제 관련 법안, 주민조례 발안법, 주민투표법, 주민소환법 등이 그것인데, 특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는 주민참여 확대와 자치조직권 확대 등 지방정부의 제도, 인사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지방자치는 지방분권과 재정분권을 두 축이라고들 한다. 지자체가 살림살이를 스스로 꾸려 갈 수 있게 하는 재정분권은 지방자치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 필요한 본질적 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재정분권 실천을 촉구하는 지방정부의 호소는 여전히 메아리 없는 아우성일 뿐이다.자치단체 대다수는 곳간이 비어 있다. 그래서 정부의 지원으로 겨우겨우 살림의 균형을 맞춰가고 있는 형편이다. 재정자립도(2018년 기준)를 보면 대구 54.2%, 경북 33.3%이고, 전국 평균도 53.4%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재 8대2 수준에서 최대 6대4까지 높이겠다고 제시했지만 그 목표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현재와 같은 지자체의 재정 구조는 정부와 지자체를 종속적 관계로 만들어 놓아 결국 그 피해는 국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된다.예산편성 때면 모든 지자체는 단체장과 간부 공무원들이 총동원돼 중앙정부를 찾아야 한다. 또 국회의 예산심의 철엔 여의도를 찾아다니느라 열심이다. 이 과정에서 지자체는 정부 고위인사 중에 지역 출신이 누가 있는지를 찾느라고 시쳇말로 사돈의 팔촌까지 모든 연줄을 동원하고, 또 지역 국회의원들한테는 예산확보에 도움을 받기 위해 온갖 비위를 맞춰가며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된다.다시 말해 불완전한 지방자치로 인해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의 사이에 갑을 구조와 줄서기 행태가 만들어지게 되고, 이는 결국 지역에서 건강한 견제와 균형을 사라지게 해 그 피해가 지역민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를 두고 “자치는 없고 지방선거만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그나마 어렵게 받아 낸 예산이지만 또 현장에서는 허투루 사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상황이 딱 맞지 않을 순 있겠지만 구조는 대개 유사하다. 연말이면 지역마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고 새로 까는 공사를 흔히 보게 된다. 구청이나 시, 군으로서는 남은 예산을 반납하게 되면 다음번 예산편성 과정에서 혹시라도 삭감당하는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에 일단 쓰게 된다는 것이다.자기 돈이라면 절약해서 더 긴요한 데 쓰려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고 행동일 텐데, 지금과 같이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이런 일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는 받는 돈으로 한해 한해 쓰는 살림이다 보니 장기 계획보다는 치적 쌓기나 보여주기식 사업에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것이다.지방소멸을 막으려면 국가의 균형발전이 돼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가 제대로 뿌리내려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한다. 그렇다면 완전한 지방자치의 핵심축인 지방분권과 재정분권은 미뤄 둘 수 없는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동물화장장

동물화장장 건립 놓고 전국 곳곳에서 갈등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전용 먹거리에 전용 호텔, 이미용 숍까지 등장했으니 그야말로 반려동물 천국이라 할 만한 세상이 됐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가 반영됐는지 반려동물 장례업이 신종사업으로 뜨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전국 곳곳에서 최근 동물화장장 건립 문제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반려동물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동물 화장장과 장례식장을 건립하려는 사업자와 입지 예정지 주민들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은 동물화장장이 혐오 시설이라고 반대하고 있다.대구 서구에서는 동물화장장을 건립하려는 사업자가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는 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이 수년째 진행 중이다. 소송은 2017년 상리동에 동물 화장장과 전용장례식장, 납골시설 등을 설치하려고 한 데서 시작됐다. 동물화장장 건립 계획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이 반대했고, 구청은 주민들의 입장을 반영해 동물화장장 건축허가 신청부터 받아주지 않았던 것.그러자 사업자는 법적 요건을 다 갖춰 건축허가가 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해당 구청을 상대로 소송에 들어가, 구청의 건축 신청 반려 건에 대해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구청은 이번엔 행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건축허가를 불허했다. 이에 맞서 사업자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지난 10월 대구지법으로부터 건축불허가 취소 판결을 받아냈다.현재 구청은 동물화장장을 허가할 수 없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소송전은 계속될 듯하다. 또 사업자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주민들이 계속 반대할 경우 실제로 동물화장장 건축 공사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이와 유사한 사례는 대구뿐 아니라 전국 여러 지자체에서 벌어지고 있다. 반려동물 증가 속도에 비해 관리·사후처리 등의 제도나 사회인식이 뒤따라가지 못하면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유명 동물구호단체에서 구조동물 200여 마리를 안락사시킨 사실이 알려져 그 대표가 처벌되기도 했다.정부는 반려동물 등록제를 2014년 도입했다. 그런데 개체 수(2018년 1월 기준, 농림축산식품부)가 662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 등록된 개체는 115만 마리, 약 20%에 그치고 있다.또 반려동물 증가에 따라 관련 산업이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 줄 제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반려동물이 죽으면 대개 폐기물(생활, 의료)로 처리되고 있는 현실에서, 주민들이 동물화장장 관련 시설물을 혐오시설로 보고 반대할 경우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동물화장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죽은 동물을 화장할 때 생기는 뼛가루나 악취로 인해 동네 환경이 오염될 수 있고, 특히 병들어 죽은 동물일 경우 전염성 병원체를 옮길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게다가 혐오시설이 일단 들어선 동네의 경우 이미지가 나빠지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 한번 눈감아 줬다는 이유로 다른 혐오시설이 들어오는 것도 막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장묘업 등록은 인구밀집지역, 학교 등 공중이 집합하는 시설 또는 장소로부터 300m 이하 떨어진 곳에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토지나 지형의 상황으로 보아 300m 이하에도 공중집합 시설의 기능이나 이용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 등록이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을 달고 있다.그러나 법에서 아무리 입지 조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주민들이 집단반발할 경우 법만으로 밀어붙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현실을 고려한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김상훈(자유한국당·대구 서구) 의원은 “개정 법안이 모두 수긍할 만한 합리적 대안이지만 현실은 다르다. 그래서 사망한 반려동물의 화장 수요가 증가해 가는 현실을 감안해 시립 공설 동물화장장 건립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 포항시의회 주해남(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민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동물화장장의 관련 법규 개정을 위해 지자체가 국회 건의 등을 통해 현실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주장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 것인가는 모두에게 어려운 숙제이다. 동물화장장이 그 어려운 숙제 중 하나가 되고 있다.

TK에는 정치만 있고 ‘경제는 없다’

정치인들을 보고 흔히 일반 사람들과 많이 다르다고들 한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그런 말이 나오게 됐으리라 짐작한다. 평소에는 민생, 경제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얘기하면서도 정작 정치판에 들어가 하는 걸 보면 언제 그런 말을 했던가 싶고, 또 경제야 어찌 되었건 정권만 잡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행태를 너무 자주 보이니 나오는 말일 것이다.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월 중순께 대구에서 지역 기업인들을 만나 민부론(民富論)에 대해 강연했다. 이 민부론은 자유한국당이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항해 만들었다는 경제정책인데, 여기에는 2030년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가구당 연간소득 1억 원 등 부자나라 만드는 정책이 들어있다고 한다.그런데 황 대표가 다녀가자마자 정의당 대구시당에서 긴급논평을 내놨다. 요지는 전국에서 중소기업 비중이 가장 높은 대구에서 어떻게 민부론 얘기를 꺼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같은 비판에는 물론 민부론을 대기업 편향 정책으로 보는 정의당의 판단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경제 이슈 선점하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수, 진보할 것 없이 그렇다.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끌어모으는 데 이만한 재료가 없을 것이고 또 현재 경제 상황이, 민생의 어려움이 그만큼 시급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일 것이다.대구에서는 지난달 일부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침체한 지역경제 상황 때문인지 경제 관련 기관의 국감에서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10월17일 대구국세청, 한국은행대구경북본부 합동국감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지역의 대표정치인 중 한 명인 바른미래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이 대구 GRDP(지역내총생산)가 26년째 전국 꼴찌라는 점을 거론하며 두 기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두 기관 수장에게는 또 지역 경제인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해 지역경제를 살려낼 아이디어를 내놓으라고도 했다.장관을 했던 자유한국당 박명재(포항 남구-울릉) 의원도 이날 대구국세청장과 한국은행대구경본부장에게 맨날 꼴찌고 바닥인 대구·경북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전반적인 심층 대책을 제시하라고 했다.그런데 당시 두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지역 정가는 물론이고 세간에서 흘러나온 말들이 그리 곱지 않았다. 시민들은 점점 어려워지는 경기 탓에 속앓이하고 있는데,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잘 살펴야 할 지역 국회의원들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왔다.통계상 경제지표는 물론이고 시장의 체감경기까지 찬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두 의원의 말이 마치 자신들하고 전혀 상관없는 일에 훈수 두는 듯한 태도로 비쳤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절실함이 안 느껴졌다는 것이다.한술 더 뜬 것은 황교안 대표의 민부론 강연에 동행했던 자유한국당 김광림(안동) 최고위원이 지역 기업인들에게 했다는 말이다. “(국회)의원들이 나서면 대구도 GRDP 자체가 전국 평균으로 따라간다.” 물론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지역민들은 그동안 봐온 지역 국회의원들의 처신에 숱하게 실망한 경험이 있었기에 더 낙담했을 것이다.정치가 무엇일까.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걸 정치의 역할이라고 본다면, 먹고사는 일, 경제는 당연히 정치의 중심에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지금 우리 정치는, 정치인은 그렇게 하고 있는가.국민이 생업을 제쳐놓고 거리에 나가 정치가 해야 할 일을 똑바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여야 할 정도라면, 이런 정치는 이젠 바뀌어야 하지 않겠는가. 기막힌 일은 정례행사처럼 이런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정치는 달라지지 않았고, 심지어 달라질 조짐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요즘 지역에는 ‘지역경제는 나 몰라라 하고 정치만 하려는 정치인들만 있다’는 말이 떠돈다고 한다. 국민에게 온전하게 힘 있는 날인 선거일이 다가오고 있다. 민생은 챙기지 않고 정치만 하려는 가짜정치인이 있다면 심판할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그렇게라도 해야 먹고사는 일에 그나마 그들이 관심이라도 가져줄 것이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 3차순환도로 완전개통 추진하자

주한미군 기지는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의해 그 구역과 시설물이 보호되고 있다. 그래서 많은 국민은 이곳을 성역같이 생각한다. 그런데 8월 말 정부가 국내 미군기지의 반환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물론 미군기지 반환이 이때 처음 언급된 것은 아니다. 이미 2003년 한·미 정상 간에 이 문제에 대한 공식합의가 있었다. 당시 국토 균형 발전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보장하기 위해 전국 96개 지역에 흩어져 있는 미군기지(244.6㎢)를 통폐합, 재배치하기로 한 것. 따라서 8월 발표는 2003년 후속 조치로, 반환 예정 미군기지 80개 가운데 반환이 늦어지고 있는 26개 기지에 대해 빠른 이행을 촉구한 것이다.당연히 50년 넘게 미군기지가 있는 대구·경북에서도 정부 발표는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구·경북에서 추가 이전될 미군기지는 없다고 한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번 조기반환 지역은 미군기지 전체가 이전 대상지가 된 지역으로, 대구에는 이 조건에 해당하는 미군기지가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대구 시민들은 미군기지 추가 이전 필요성을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도심 개발 차질과 시민들의 재산권 피해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경북에는 15개 지역에 미군기지가 있다. 대구는 6개 지역에 416만㎡(4.16㎢) 부지, 경북은 9개 시·군에 대구보다 큰 부지가 기지 및 공여지로 제공되고 있으며, 그 주변 지역도 사용과 개발이 제한되고 있다.그중 대표적인 곳이 대구 남구다. 남구에는 반경 2km 안에 1950년대부터 주둔 중인 미군기지(캠프워커 등) 3곳이 있는데, 그 규모가 주거 및 편의시설, 골프장, 학교 등이 들어선 공여지까지 포함해 108만7천972㎡에 이른다.당연히 이들 미군기지는 남구가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대도시 도심 개발사업의 핵심축이 되는 대규모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번번이 좌절됐고 그나마 진행된 사업도 미군기지를 요리조리 피해 개발되면서 시가지 도로가 기형적인 형태를 띠게 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각종 개발의 소외가 계속되자 지역민들과 자치단체는 지속해서 기지 반환을 요구했고 결국 2002년 미군 부대 내 헬기장 부지 일부 반환이 결정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미 양측이 세부 조정에 합의하는 데만 또 17년이 흘러 올해 6월에야 대구시와 국방부, 주한미군 측이 반환 절차에 들어가기로 서명했다. 거기에는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면적 2만8천여㎡)와 헬기장 A-3 비행장 동쪽활주로(길이 700m)가 들어가 있다.그런데 문제는 대구 3차 순환도로의 완전 개통을 위해 꼭 필요한 캠프워커 헬기장 서편활주로 680m 구간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1999년 6월 완공된 대구 3차 순환도로는 전체 25km 가운데 1.38km 구간이 미군 부대에 막혀 20년 이상 미개통되고 있다.더구나 이 서편활주로 680m 구간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반환 협상조차 하지 않는다고 한다. 들리는 얘기는 국방부, 대구시, 시민단체와의 협조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그 지역 기초단체장의 발언이 전부일 뿐이다.이곳에는 현재 미군 숙소, 매점, 차량정비소 등이 들어서 있는데, 만약 이 시설물과 도로에 편입되는 부지를 이전해주는 대가로 인접 지역의 땅을 제공하게 된다면 대략 1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들 것이라고 한다.미군기지는 6·25전쟁 이후 미군이 본격 주둔하게 되면서 만들어졌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겪었던 만큼 국민들은 그 오랜 시간 재산상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견뎌왔다. 하지만 50년이 넘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첨단과학기술의 발전은 군사 전략과 전술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또 미군의 주둔지 선정에서도 과거와 다른 선택지를 제공했을 것이라 판단된다.대구시는 지역민들의 요구와 주변 상황의 변화 등을 충분히 고려해 미군기지라는 이유만으로 지레 포기할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부분이라면 미반환 미군기지의 추가 반환이나 이전 문제에 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이다. 마침 이 정부에서도 미군기지 반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니 지방정부에서도 시민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이참에 한번 추진해 보자.

편 가르기

최근 우리 사회가 광장집회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한·일 경제 갈등, 미·중 무역 전쟁, 미·북 핵회담 등 중요하고 시급한 국가적 현안들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지만, 여기에 눈 돌릴 여력이 없을 만큼 온 나라가 광장에서 벌어지는 편 가르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사실 편 가르기는 우리에게 전혀 낯선 것도 아니다. 아이 때는 여러 놀이를 하기 위해 편 가르기를 했었고, 좀 더 커서는 죽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였다. 물론 어른이 돼서도 이런 성향은 자연스럽게 이어져 소위 ‘끼리끼리 문화’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니 말이다.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광장의 편 가르기는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고 감정대립 양상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가볍게 봐지지 않는다. 그동안은 거의 매 주말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극우 진영의 집회만 볼 수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여기에 보수, 진보라는 진영까지 가세해 서로 범보수니, 범진보니 부르며 세 대결로 번져가는 모습이다.게다가 주말 집회가 끝나면 어느 쪽 집회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렸는지가 또 다른 이슈가 되기도 한다. 참석자 수로 어느 진영이 이겼는지 결정 짓는 분위기를 보면 과연 이게 정상인지, 뭘 위한 것인지 의아스러울 정도다.그런데 합치되는 부분이 시쳇말로 1도 없어 보이는 이들이 ‘나라가 잘돼야 한다는 애국심 때문에 거리로 나왔다’고 똑같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 또 희한하다. 애국심이라는 동기와 국익이라는 목표는 동일한데 어떻게 저렇게 죽기 살기로 싸움질만 하는지 모를 일이다.민주주의 국가에서 개개인이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두고, 합법적인 방법으로만 한다면 누가 뭐라 하고 또 이를 부정적으로 보겠는가. 다만 요즘 광장 집회와 이와 관련된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면 과연 이런 식의 편 가르기를 하는 목적이 이들의 주장대로 애국심 때문이라는 게 쉬이 공감이 가지 않는다. 국익이라는 알맹이 없이 세 과시라는 겉 포장에만 신경 쓰는 건 아닌가 해서 하는 말이다.서로 세를 과시하며 그것이 전체 여론인 양 포장하고, 또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포장된 세를 이용하는 행태가 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행동인지, 침묵하는 많은 국민은 과연 동의할까?더욱이 편 가르기 집회에 대해 정치권이 쏟아내는 말들은 국민을 과거 어느 고위공직자의 말처럼 개, 돼지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염치가 없고 볼썽사납기까지 하다.그래도 아이들의 편 가르기에서는 게임의 룰이 지켜지고 또 그 결과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 승복이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겉보기에 이길 가능성이 커 보이는 쪽으로 가려고 행동하는 약삭빠른 친구들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놀이는 재미와 친교라는 목적에 충실했던 것 같다.그럼 지금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편 가르기도 그럴까. 어른들이 하는 편 가르기는 대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 추구 때문일 수도 있고, 때론 이념이나 신념이 달라 대립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이 외에 다른 이유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편 가르기와 관련해 재미있는 주장이 있다. 학자 중에는 사회의 편 가르기가 ‘부추김’과 ‘따라 하기’ 때문에 증폭된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 즉 대중의 부추김과 따라 하기 심리를 여러 진영에서 편 가르기를 강화하고 확산시키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인터넷이나 SNS에서 하는 댓글 달기와 동의-비동의 누르기도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특히 정치권에서 시작된 쟁점의 경우 편 가르기 구도가 직접 당사자인 정당을 넘어 지역, 계층, 세대로까지 확장되는 예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경우 특정 세력의 의도적 부추김과 맹목적 따라 하기가 일정 부분 작용하지 않았겠나 하는 의혹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집단의 편 가르기는 때론 개인에게 곤혹스럽고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스스로 물어본다. “혹시 내가 부추김과 따라 하기에 가세한 것은 아닌가?

대구신청사 결정, 연기 주장 안 된다

올해 연말께로 예정된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 결정을 앞두고 지역 정치권에서 연기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배경이야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탈락 지역에서 일 것으로 보이는 후폭풍을 선거 이후로 미뤄보겠다는 의도라 보인다.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2006년,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 있었고 그 결과 당시 신청사 건립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 무산된 일을 시민들은 아직 잊지 않고 있다.몇 달 전부터 지역 국회의원들이 신청사 결정 연기 얘기를 마치 간보듯 계속 던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달 2일 대구지역 자유한국당 초선의원 7명으로 구성된 한 모임에서 이 문제가 나왔다 한다. “올 연말 입지가 발표되면 민심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이와 관련해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는 데 참석 의원들이 뜻을 같이했다.”또 이들은 앞으로 예산간담회 등 지역 의원 모임에서 연기 문제를 대구시장에게 계속 거론하기로 했다고도 한다. 다만 일부 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내 현재 조율 중이라는 얘기도 전해졌다. 이에 앞서 8월 말에는 자유한국당 연찬회 때 대구 의원들이 공개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고, 7월 초에는 ‘지역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 간담회’에서 같은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근래 들어 매달 들리고 있는 정치권의 연기론에 대해 대구시장과 신청사건립공론화위원회 측에서는 ‘절대 불가’라고 못 박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잘 알고 있는 시민들로서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물론 이들 의원의 처지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에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네 곳이나 매달리고 있지만 사실 모두가 기뻐할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은 자명하고, 또 그 과정에서 아무리 합의된 기준에 따라 공정한 절차를 거친다고 해도 탈락 지역에서 불만이 생겨날 것은 뻔한 일일 테니까 말이다.따라서 탈락 지역에서 제기될 책임론은 그 단체장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에게도 골치 아플 일이 될 것은 분명하다. 결국 국회의원들로서는 ‘잘하면 본전이고 못 하면 욕만 먹어야 할’ 문제를 일단은 미뤄놓고 싶을 것이리라.더구나 시기적으로도 그렇다. 선거는 내년 4월이라지만 예선이라 할 당내 공천 경쟁은 사실상 벌써 시작된 듯한 데다, 여당 후보자와 맞붙어야 하는 본선이 바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신청사 선정 문제로 우군(?)끼리 불협화음과 갈등이 생긴다면 아무리 텃밭이라지만 좋을 게 없을 거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도 같다.그러나 아무리 정치권 사정이 급박하더라고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 결정은 반드시 올해 안에 마무리되어야 한다.입지 발표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유치 신청 구, 군 간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마다 주민들까지 가세한 총력전 태세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어느 지역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안 된다’는 네거티브성 뒷말도 들리고 이런 말들은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게다가 일부에서는 ‘경기의 룰’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달서구는 지난 9일 시청사 입지를 시민투표로 결정하자는 결의문을 대구시에 전달했다. 우리 지역이 최적지라는 차원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을 신뢰할 수 없다며 원칙과 기준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어디 달서구뿐이겠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린 상황에서 시간을 끌게 되면 앞으로 또 다른 예상치 못한 변수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연기 주장은 그만큼 지역의 혼란과 갈등을 부채질하는 셈이다. 최악의 경우 과거 사례들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정치권의 개입 가능성을 예상해서일까, 대구시의회는 이미 지난 7월16일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과 관련해 중립적 입장임을 밝힌 바 있다. 또 신청사건립공론화위원회 위원장도 이같이 말했다. “국회의원들의 개입은 결과에 따라 책임 소지가 생기게 된다. 대구 신청사는 250만 시민의 이름으로 추진하는 것이어서 개별 정치인의 유, 불리에 따라 좌고우면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시민들이 뜻을 한 곳으로 모았고 분위기도 무르익은 지금이야말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문제가 마무리될 적기이다.

주민소환제

오스트라시즘(Ostracism, 도편추방제)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아테네에서 국가에 해를 끼칠 정치적 영향력이 큰 인물을 시민들이 비밀투표로 뽑아 10년간 국외로 추방한 제도를 말한다. 유권자인 시민이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한 제도였지만 정적 제거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시간이 흐를수록 변질하면서 결국 소멸했다.오늘날 대부분 국가에서 대의정치, 즉 간접 민주정치가 보편화하면서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주민투표제, 주민발안제, 주민소환제 등 직접 민주정치 요소가 가미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민소환제의 선례로 이 오스트라시즘을 꼽는다.요즘 경북 포항에서는 시의원의 주민소환 추진을 놓고 주민들의 입장이 갈려 어수선하다고 한다. 편이 갈리는 근본 이유는 ‘어떤 일이 주민소환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곧 ‘그 어떤 일’의 범위를 둘러싼 해석을 두고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2019년 2월부터 포항시는 남구 오천읍에 건립한 ‘생활폐기물 자원화시설’의 가동에 들어갔다. 국·시비와 민자 등 1천5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이 시설은 하루 500t 규모의 생활쓰레기를 연료화해 시간당 12.1M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그런데 시설이 가동되자 그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시설 가동으로 인한 대기오염 등을 문제 삼아 5월부터 시설의 가동 중단과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입장에 적극 동조하지 않았다고 해당 지역 시의원 2명에 대해 주민소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그러자 얼마 후에는 이 지역의 또 다른 주민들이 주민소환에 반대하고 나섰다. 민원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의원 주민소환을 청구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고,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이 생기고 지역 이미지가 손상된다며 주민소환 즉각 중단을 요구한 것.어느 쪽 주장이 타당한지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어쨌든 주민소환제가 구체적 적용에서 집단 간 갈등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수개월째 주민 갈등이 계속되자 일각에서는 주민소환법 자체의 미비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행 주민소환법과 그 시행령에 제정 목적과 청구 서명인 수 등 요건만 갖춰져 있을 뿐, 주민소환을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 행위나 사유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그래서 특정한 목적을 갖고 주민소환제를 악용하려고 할 경우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주민들의 지역정책 참여 및 관심을 높여 지방자치를 제대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라도 주민소환법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우리나라 주민소환제는 2006년 5월 제정된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주민소환법)’에 근거해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출직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은 주민들이 직접 소환할 수 있게 됐다.이익집단의 남용 등 부작용은 물론 가볍게 볼 수는 없겠지만, 그러나 주민소환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자치단체의 불합리한 행정을 견제하는 등 실보다 득이 많은 제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실제로 법 시행 이후 주민소환법으로 직을 상실한 사례는 2007년 경기도 하남시의 시의원 두 명뿐이다. 그만큼 악용과 남용 가능성이 우려할 정도로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주민소환법이 적용 대상인 선출직 정치인에게 도입 취지에 맞게 실질적 견제 효과를 내게 하려면 법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같은 이유에서, 국민들은 또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주민소환법(국민소환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 선출직 가운데 대통령을 비롯해 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은 임기 중이더라도 제도적으로 유권자가 직접 재신임 여부를 물을 수 있지만, 유독 국회의원은 일단 선출만 되고 나면 유권자들이 이들을 직접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사실 일부 국회의원들이 막말과 음주추태 등으로 자질 논란을 일으킨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국민소환제 도입 요구가 빗발쳤지만, 국회는 그동안 관련 법안을 발의만 해놓고 자동폐기 시키는 방법으로 국민적 요구를 외면해 왔다. 현재 20대 국회에도 국민소환제 관련 법안이 3건이나 계류된 상태이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6월 국회의원 소환제를 도입하자는 청원이 올라와 단기간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지속가능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배출하는 쓰레기양은 얼마나 될까? 대략 929.9g 정도 된다. 그럼 1년 동안에는? 365일을 곱하면 대략 33만9천450g, 약 339.45kg이다. 이는 환경부의 ‘2018년 전국폐기물 통계조사’ 결과이다. 환경부는 이를 더 세분화해 분석했다.하루 배출쓰레기 929.9g에는 종량제봉투에 들어가는 쓰레기 255.4g, 음식물류 368g, 플라스틱 등 재활용가능자원 306.5g 등이 들어 있다. 그런데 배출된 쓰레기의 내용을 보면 개인이 일상생활하면서 줄이기를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쓰레기의 종류가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듯하다.물론 쓰레기줄이기는 개개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래도 쉽게 실천할 수 있어야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만큼 성과가 클 것임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비닐봉지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쓰레기 줄이기의 대상이다.정부는 법률로 2018년 8월1일부터는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2019년 4월1일부터는 마트 등에서 비닐봉지를 무상 제공하는 것을 금지해 생활 속 쓰레기줄이기를 강제하고 있다.쓰레기줄이기 문제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시민들의 관심을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부는 시민들이 쓰레기줄이기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계속 제공해야 한다는 말이다.얼마 전 외신에 나온 기사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관광객이 운하에서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쓰레기낚시 운하크루즈’ 관광 상품을 내놨고, 로마에서는 페트병과 대중교통 이용 포인트를 교환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다. 모두 쓰레기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국가에서는 대개 쓰레기를 생활쓰레기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업장쓰레기로 분류하는데,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에는 종이 플라스틱 스티로폼 가전제품 소형가구 음식물쓰레기 등이 포함된다.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16년 기준 1인당 플라스틱 연간 소비량이 98.2kg으로, 국가별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97.7kg, 프랑스 73kg, 일본이 66.9kg을 소비한 것보다 더 많았다.이 기간 한국은 일회용 컵을 연간 257억 개 사용했다. 인구를 5천만 명으로 잡고 단순계산하면 1인당 연간 514개를 사용한 셈이다. 그만큼 우리는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필요가 있고, 또 그럴 만한 여지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기에 여전히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일 것이다.대구, 경북에서도 1인당 생활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의 대구경북 2015~2017년 생활폐기물 발생량 집계를 보면 2015년 5천772t, 2016년 5천842t, 2017년 6천59t으로 3년 새 5%가량 증가했다.또 같은 기간 ‘1가구당 배출량/1인당 배출량’은 5.76kg/2.20kg(2015년), 5.77kg/2.23kg(2016년), 5.88kg/2.42kg(2017년)으로, 1가구당 배출량은 2.1%, 1인당 배출량은 10.1% 증가했다.대구, 경북의 쓰레기 배출량과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은 인구와 쓰레기 배출량과의 상관관계다. 인구가 이 기간 526만6천여 명에서 500만3천여 명으로 약 5%가 줄었는데도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오히려 5천772t에서 6천59t으로 5% 정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역민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라고 본다.2000년대 이후 정부의 쓰레기 정책은 기존 ‘채취-생산-소비-폐기’라는 선형구조에서 ‘채취-생산-소비-회수-이용 및 재소비’라는 순환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사용 후 쓰레기 회수율 높이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미 시행 중인 쓰레기 정책에도 시행착오가 적지 않다.가령 농어촌 폐비닐과 빈병, 폐건전지의 경우 회수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실제 그 회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쓰레기 문제는 정책 의지도 중요하겠지만 관심과 실천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아이디어를 꾸준히 개발하고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대구시설공단의 ‘이상한’ 주차장 관리

요즘 대도시 사람들은 거의 매일 주차 전쟁을 겪으며 산다. 어쩌다 일 때문에 차를 몰고 시내에 나가게 되면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해 골목길이나 이면도로를 이리저리 헤매기 일쑤고, 조금 늦게 퇴근한 날에는 동네 아파트단지나 주택가에 차 댈 곳이 없어 쩔쩔맨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다.차량 증가 속도에 맞춰 주차 공간을 확보할 수 없어 일어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그나마 스트레스 덜 받고 다툼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그런데 대구 교통 1번지라 불리는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 이면도로 주차장 밀집 지역에서 수년째 이해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범어네거리 범어지하도 상가를 관리하는 대구시설공단이 이곳에 상가 부설 무료개방 주차장 세 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세 주차장의 출입구를 종일 차단봉과 쇠사슬로 막아놓고 있는 것이다.사연은 이렇다. 2009년에 범어지하도 상가가 건립되면서 대구시설공단은 부근 주차장 밀집지역 터에 차량 28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상가 부설 무료개방 주차장 세 곳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그런데 2014년부터 세 곳 주차장 출입구에 차단 시설이 설치돼 이용객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시설공단 측의 설명은 출입구를 열어 놓으니 일반 시민들이 이용해 이를 막기 위해 출입구를 막았다는 것. 즉 상가 이용객만 이곳을 이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상가 이용객일 경우 전화를 주면 상가관리소 직원이 주차장 앞에 나와 기다리다가 차단기를 올려준다는 설명이다.그렇지만 현재 세 곳 주차장은 시설공단 측 설명과 달리, 상가 이용객보다는 주로 상가에 입주한 시설공단 산하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대구문화재단, 대구교육청 글로벌스테이션 관계자들이 구역을 나눠 사용하고 있다 한다. 사실상 직원과 관계자들의 전용주차장 구실을 하는 것이다.날마다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도심에 만들어 놓은 무료개방 주차장을 일부 사람만이 전용 주차장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에 대해 시민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대구시설공단은 이참에 이곳을 시민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가령 지하상가 통로 벽에 붙여놓은 상가위치도에 주차장 안내글이라도 써놓든지 아니면 주차장 부근에 안내판이라도 설치해 놔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안내문 한 줄 보이지 않고 주차장 출입구마저 막혀 있다면 이곳이 상가 부설 무료개방 주차장인지 누가 알겠는가.사실 범어지하도 상가의 경우 지하철 역사와 붙어 있어 직원이나 관계자 외에 부설 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그리 많을 것 같지도 않다. 그럴 바에는 아예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영주차장화 하는 방안도 생각해봄 직하다.직원 전용주차장으로 사용한 게 벌써 6년 가까이 된다니 대구시설공단의 무관심이라고 봐야 할지, 아니면 다른 시민은 이용하지 말라는 배짱인지 알 수 없는 속내다.대구 골목길에는 내집 앞 주차를 막기 위해 놓아둔 주차금지 표지판, 폐타이어, 콘크리트 장애물 등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이곳에 점용허가나 사용허가를 받은 것도 아닐 텐데 밤낮없이 이렇게 장애물을 놔두고 있으니 통행하는 차량이나 보행자로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어떨 때는 이것 때문에 이웃 간에 다툼이 생기기도 하고, 특히 긴급출동 중인 소방이나 순찰 차량은 곤란을 겪기도 한다. 물론 차 댈 장소가 없어 생기는 불편한 사정 때문이란 걸 짐작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 같은 행동이 정당화 되는 건 아닐 것이다.그렇다면 시민들의 내집 앞 주차공간 잡아놓기와 대구시설공단의 범어지하도 상가 무료개방 주차장 관리 행태는 뭐가 다를까. 대구시의 무료개방 주차장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로 봐야 할 텐데 이를 특정 개인이나 기관, 단체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과연 옳으냐는 말이다.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내집 앞 장애물 놓아두기가 묵인되는 게 현실이라면 대구시의 무료개방 주차장도 관계자들만 이용하게 하는 걸 그냥 모른 척하는 게 공동체를 위하는 길이지 싶기도 한 데, 정말 그런 것인가./

지진특별법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포항지진이 발생 2년이 다 돼 가지만 50만 포항시민이 염원하는 ‘지진 특별법’은 언제 제정될지 아직 오리무중이다. 그간 나왔던 정치권 얘기를 모아보면 특별법은 제정이 됐어도 벌써 됐을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 답답할 노릇이다.이미 정부는 지진 발생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고 정치권도 여야 할 것 없이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게다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특별법안을 이미 독자 발의까지 해놨다. 그런데도 특별법은 미뤄지기만 했다. 시민들이 원성을 높이자 정치권은 “내 할 일은 다 해 놨는데…”라는 식으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정쟁 놀음에 속 타는 이들은 포항시민뿐이다.포항에서는 2017년 11월15일 규모 5.4 강진이 발생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직,간접 피해를 냈다. 주택 등 재산피해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등이 입은 피해도 적지 않아 철강 도시는 자체 재건이 어려울 만큼 그 후유증에 힘들어하고 있다.포항 시내 곳곳에는 지금도 아파트 외벽에 낙하물 방지 펜스가 설치되어 있고 집 잃은 시민 수백 명은 조립식 임시대피소나 체육관에서 무더위를 견뎌내고 있다. 지진 발생 직후부터 5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시민들은 자체 복구 활동을 벌였지만 역부족임을 절감해, 정부에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청해 왔다.그러나 특별법에 대해서는 정부가 응답이 없다. 물론 정부는 지진 직후 포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복구에 힘써왔다. 지자체에는 피해복구비를 지원했고, 시민들에게는 전기, 통신 등의 이용료 감면 혜택을 줬다. 그렇지만 이 정도론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에서 벗어나 있는 피해시민들이 아직 있고, 심각한 피해를 본 지역경제도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특히 정부는 2019년 3월20일 원인조사 발표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지열발전 실험에 의해 지진이 촉발됐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래서 당시 시민들은 지진의 원인과 책임이 밝혀졌으니 늦었지만 정부에서 당연히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그뿐이었다. 그 후로 다시 100일 넘게 지나갔다. 이제 정부는 특별법 제정을 정치권에 완전히 떠넘겨 놓은 듯하다. 그런데 책임을 넘겨받은 여당은 물론이고, TK 맹주를 자임하고 어려울 때마다 지역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했던 자유한국당마저 포항지진 특별법 처리에 열의가 없는 듯한 모습이다.오죽하면 “정치권이 그동안 한 것이라곤 국회 문 걸어 잠가놓고 싸움질하다 이달에 다시 문 연 게 전부다”라는 얘기가 시민들한테서 나올까. 그런데도 포항시민들은 국회만 바라보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두 당이 발의한 특별법안이 상임위에 상정돼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7월 중에 특별법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니 이번 회기엔 반드시 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이란 기대감이 시민들 사이에 커지고 있다. 정치권, 특히 자유한국당은 이 기대를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지진원인 발표 100일째인 7월2일 포항시가 개최한 ‘포항지진특별법과 피해배상을 위한 포럼’이 서울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 포항의 자유한국당 두 국회의원도 참석해 특별법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민주당에서 승낙하지 않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구제법과 진상규명법이 상임위에 올라가 있어 7월 중순께 상임위가 열리면 최우선 논의되도록 할 것이다.” 김정재 의원(포항북)“국회가 열린다. 지진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추진 전략을 짜야 하지만 법에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정부와 여당의 협조 없이는 안된다.” 박명재 의원(포항남-울릉)두 의원의 말을 종합해 보면 특별법 제정이 이번에도 호락호락할 것 같진 않다. 그렇지만 시민들의 염원을 생각한다면 두 국회의원은 결기를 갖고 특별법 제정에 더욱 바짝 달라붙어야 할 것이다. 여야 합의처리가 최선일 테지만 그게 어렵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데도 두 의원이 앞장서야 할 것이다.“불의의 재난을 당해 국가의 지원 없이 회복이 불가능한 처지에 있는 국민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라고 있는 게 특별법일 텐데, 왜 이렇게 특별법 제정이 어렵고 힘드냐?” 하소연할 데가 없어 더 답답한 포항시민들이다.

포스코 조업정지 파동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로 지난달 조업정지 위기에 몰렸던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일단 최악의 상황은 넘길 듯싶다. 사건이 불거지자 애초 포항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했던 경북도가 이후 제철소 조업정지로 인해 야기될 국가경제 피해 우려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정부 대응의 변화, 지역경제 손실을 걱정하는 지역민들의 호소 등을 받아들여 행정처분을 연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 포스코 조업정지 파동에서 드러난 경북도의 오락가락 대응과 불법한 행위를 했음에도 당당했던 포스코의 태도는 많은 사람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게다가 정당한 법 집행마저도 뒤엎을 수 있는 ‘경제 제일주의’가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한 것은 뒷맛을 개운치 않게 한다.특히 정부 주무부처이자 환경 정책을 책임진 환경부가 보인 안일한 대응과 어정쩡한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고 이참에 대응매뉴얼 등은 확실히 보완돼야 할 것이다. 환경부는 제철소의 불법 행위 확인에 미적미적 시간을 끌더니 지자체가 엄정한 법 집행을 공표하자 뒤늦게 지자체에 행정처분 연기를 요청했다. 그나마 환경부가 중심이 돼 민관협의체를 2~3개월 운영해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한 것은 뒷북치기로 보이긴 하지만 다행스러운 대목이다.조업정지 파동의 발단은 올해 3월 포스코 광양제철소 고로(용광로)에서 유독물질이 무단으로 배출된다고 주장한 전남 광양지역 환경단체의 폭로였다. 이들은 제철소에서 고로 정비 기간에 ‘브리더’(고로 내부의 압력을 빼내 폭발을 방지하는 안전밸브)를 통해 일산화탄소와 분진 등 유해물질을 여과 없이 배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사를 요구했다.유독물질 배출 문제는 곧 제철소가 위치한 전국으로 확산됐다. 현재 국내에서 용광로는 포스코의 포항제철소 4기, 광양제철소 5기와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 3기 등 모두 12기가 운영 중에 있다. 지자체의 유권해석을 의뢰받은 환경부는 한 달여가 지난 4월 말에야 제철소의 브리더 개방 행위가 법 위반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놨다.환경부 결론은 파장이 컸다. 경북도 전남도 충남도 등 3개 지자체는, 정비를 위한 휴풍과 재송풍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을 걸러주는 방지시설이 없는 브리더를 개방해 가스를 배출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대해 조업정지 처분 절차에 들어갔다.그러자 해당 기업과 철강협회가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지역민들도 동조했다. 철강업계는 제철업의 특성상 조업정지가 가동정지나 마찬가지고, 철강 생산이 멈추면 지역근로자도 쉴 수밖에 없다는 엄포성(?) 이유를 들며 지자체에 행정처분 취소를 요구했다.물론 제철소 가동 정지는 국민 누구라도 원하지 않는 일이다. 그렇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터져 나온 철강업체와 철강협회 주장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오염물질을 차단하거나 걸러 줄 관련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는데 어쩌라는 거냐’, ‘50년 가까이 아무 소리 않다가 이제 와서 왜 문제 삼느냐’는 식이었다.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대응이었다. 그것도 다름 아닌 세계 일류회사로 평가받고 있는 포스코에서 이런 식이라니, 정말 이건 아니지 않은가.용광로 배출가스에 대기오염물질이 섞여 나왔다면 당연히 방지 대책을 세웠어야 했을 것이고, 상용화된 관련 기술이 없었다면 해당 기술을 자체적으로라도 이미 개발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대로 그동안 시간이 50년이나 있었는데 말이다.다행인지 불행인지, 최근 정부의 대응 변화 과정을 보면 포스코는 이번 사건을 운 좋게 그냥 넘길 듯하다. 그러나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수십 년 동안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온 행위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특히 지역민들에게는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정당하고 합법적인 법 집행이 이익단체와 일부 여론에 따라 오락가락했던 점을 스스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이번 일이 선례로 작용할 텐데, 그때는 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걱정스러워서 그렇다.

대구, 경북 인구감소 “어떡하나”

2018년 한국의 15~49세 가임여성 1인당 합계출산율이 0.98명을 기록했다. 이는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고, 국내에서 통계집계를 시작한 1970년 이래 최저치라 한다. 이것은 또 신생아는 줄고 노인은 증가하는 인구 딜레마에 빠진 대한민국의 현실이기도 하다.대구, 경북도 수년째 인구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노년층의 사망으로 인한 자연감소야 그렇다 쳐도, 인구 이동에 따른 감소 규모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있다. 게다가 대책마저 세우기 쉽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인구 감소를 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 있다. 생산 및 수요 감소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부동산가격 하락 등 부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비좁은 도시에 너무 많은 인구가 몰려 생기는 교통체증, 미세먼지 등 환경과 정주여건의 긍정적 측면도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현재도 진행형이고 향후에는 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 대구,경북의 인구 감소는 어느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또 대구시와 경북도는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 어떤 전략적 고민을 해야 할까.통계청의 ‘2019년 4월 국내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대구 인구는 이 기간 1천724명이 순유출됐다. 총전입이 2만3천461명인데 총전출이 2만5천185명으로 더 많았다. 대구시 전체 인구(행안부, 2019년 5월 기준)는 245만2천291명으로, 2010년 251만2천여 명을 고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2017년 4월부터 2년8개월째 인구 순유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경북 역시 대구보다 규모는 작지만 4월에 213명이 순유출됐다. 총전입 2만5천780명에 총전출 2만5천993명으로 나간 사람이 조금 많았다. 경북 인구는 2015년 270만3천 명을 고점으로 역시 매년 감소해 2019년 5월(행안부 자료) 267만7천 명을 기록했다. 인구 순유출 현상도 2018년 1월부터 1년4개월째 나타나고 있다.이와 달리 이 기간 경기도에는 1만200명이 순유입됐다.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큰 인구유입 규모라 한다. 6월 초 영천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 인구 1천만 명 중 200만 명 정도가 줄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농, 귀촌 붐이 일어나면 지방소멸과 수도권-지방 불균형, 지방경제 침체 등 지방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지방의 인구유출 현상은 대구, 경북만의 고민은 아니다. 대전은 4년9개월째, 부산은 3년9개월째, 울산은 3년6개월째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지방의 인구감소 원인은 누구나 알고 있다. 노령층이 많은 농촌은 자연 감소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고, 도시 지역은 사람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는 것이다.하여튼 지방정부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 살리기를, 때가 되면 한 번쯤 나오는 한낱 구호쯤으로 여기는 듯도 하고,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듯도 한 중앙정부에만 언제까지 기댈 수도 없고, 그 외에는 다른 방안도 마뜩잖기 때문이다.그래서 힘들지만 이제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자. 인구감소를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놓고, 또 중앙정부 대응과 지방정부 실행 전략을 따로 세워 인구감소 문제에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중앙정부에 요구할 것은 지금처럼 계속해야 할 것이지만,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농촌 중소도시 대도시라는 지역적 특성과 인구 구조 등을 고려한 특화된 ‘작은 정책’을 찾아 실천해 보자. 물론 정책 실행에는 예산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시작부터 “돈도, 사람도 없는데”라고 한다면 더는 진전이 없을 터,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분명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게 나올 법하니 말이다.그런데 수도권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가 뭘까. 인재를 구하기 쉽고 다른 도시와의 연계가 수월하고, 기업 간의 협력이 용이하다는 이점 때문이라고들 한다. 다시 말해 이런 도시가 되어야 기업이 찾아오고 양질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다.그럼 ‘대구는 어떻게 하면 그런 이점이 있는 도시가 될 수 있을까’. 혹시 그동안 여건도 갖춰 놓지 않고 기업 유치가 잘 안 된다는 푸념만 해 왔던 것은 아닐까.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은 결국 대구시의 몫일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해야 됐나”

오래전 미국에 가족 이민을 간 한 아버지가 10대 아들이 자꾸 말썽을 일으키자 회초리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그 아들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해 위기를 모면했다. 아버지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참았다. 그 후 방학을 맞아 부자가 한국에 왔다. 공항에 도착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했다. “내가 너를 지금 혼내 주려는데 어디 이번에도 경찰에 신고해 봐라.” 물론 우스개 얘기다. 그런데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자식이 부모를 경찰에 신고하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질 것도 같다.정부가 민법상 친권자 징계권 범위에서 체벌을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행 민법 915조에는 ‘친권자는 보호 또는 교양을 위해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에 ‘체벌은 부모의 징계권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을 것이란 얘기다. 법무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내년 말까지 민법개정안을 만들 계획이다. 세계적으로는 현재 54개국이 자녀체벌을 금지하고 있고, 친부모 징계권을 명문화해 놓은 국가는 한국, 일본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그러나 정부의 법 개정 움직임을 바라보는 장년층들은 별로 탐탁잖을 듯하다. 그들에게는 ‘귀한 자식은 매를 주고, 미운 자식은 밥을 주라(명심보감)’는 구절이 여전히 자녀교육의 금과옥조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국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할까. 복지부가 2017년 12월 4일~8일 전국 20세 이상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6.8%가 “사랑의 매가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답했다.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다만 자녀 교육에 체벌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국민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내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인데 그깟 꿀밤, 회초리 한 대 때리는 것이 체벌이고 학대냐”라는 반응이 나올 법도 하다.이에 반해 법 개정을 추진하는 정부 입장을 수긍하게 하는 또 다른 현실가정도 분명히 존재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자녀 학대로 신고된 부모 수가 2013년 5천454명에서 2017년 1만7천177명으로 많이 증가했고, 이들 기관에 2017년 2차례 이상 신고된 재학대 사례 2천160건 가운데 2천53건(95%)이 부모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이다.많은 부모가 아이를 엄하게 키우는 것과 아이에게 고통과 모욕을 주는 것을 혼동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죽하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2011년 아동체벌금지법 제정을 한국정부에 촉구했을까.물론 엄한 자식 교육의 전통과 근래 벌어지고 있는 자녀 학대 문제는 근본적으로 결이 다르다. 그래서 말인데, 이 두 가지를 한 데 묶어 법에 규정해 놓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또 만약 구분해서 법 조항을 마련한다면 그 구분 기준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간단치 않아 보인다.여기에 이번 법 개정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결국 훈육인가, 학대인가를 가르는 명확하면서도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할 텐데 그게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는 구체적 법조문이 아니라 기존 판례를 잣대 삼아 아동학대 사건을 처리해 왔다 한다. 가령, 아이가 멍들거나 다치도록 때리거나, 주먹으로 배를 때리거나 밀어서 넘어뜨리면 학대라는 식이었다.앞으로 예정대로 민법이 개정되면 친부모도 자녀를 체벌하면 죄가 된다. 그래서 이 법은 부모에게는 아무리 훈육이 목적이라도 스스로 행동을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이유가 생기게 하고, 또 매를 들어선 안 된다는 심리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게 정부에서 내놓은 긍정적 측면이다. 이밖에 체벌 금지를 사회적으로 합의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그렇더라도 찜찜함은 가시지 않는다. 부모 자식 사이가 어쩌다 국가에서 법을 만들어 개입해야 할 지경까지 가게 됐는지, 세태가 씁쓸할 따름이다. 일각에서는 아동학대법 등 기존 법으로도 충분한 억제력이 있는데, 굳이 법을 개정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한다. 일을 풀어가는 데 있어 강도를 높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란 얘기일 것이다.

‘노인’보다 ‘정년’ 나이 논의를 해라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대법원에서 지난 2월 육체노동 가동연한, 곧 몸을 움직여 돈을 벌 수 있는 나이의 기준을 현재 60세에서 65세로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놨었다. 그런데 당시 온-오프라인상에서는 판결과 관련된 ‘정년’ 논의는 온데간데없이 ‘노인’ 나이가 논쟁거리가 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노인 기준 나이를 올리자는 논의의 쟁점을 요약해 보면, 국가재정 부담이 실제 줄어드는지,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를 늦출 수 있는지, 은퇴 시기와 연금 개시 시기 차이에서 발생하는 소득절벽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이었다.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당장 시급한 과제는 현재 60세로 되어 있는 정년의 기준 나이를 올리는 데 대해 사회적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이는 노인이라고, 아저씨라고 부르기도 모호한 60~65세 사이에 있는 수많은 ‘낀세대’들에게 100세 시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본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언젠가는 시행돼야 할 노인 기준연령 상향 문제와 관련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해 사회적 공감대를 더 폭넓게 얻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노인 기준연령 상향안에 대해 지금도 일부에서는 공감을 하고 있다. 그 배경을 보면 국민들의 건강상태 개선과 평균수명 연장에 대한 동의가 깔린 듯하다. 60대들을 노인이라고 호칭하기엔 부르는 이도, 듣는 이도 서로 불편할 것이란 인식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있는 것이다. 어쨌든 이 같은 보편적 인식은 결국 정년 연령 변경 필요성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또 한가지,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정년 연령 논의는, 향후 노인 연령 상향 시 발생할 소득절벽 구간 확대라는 문제에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그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은퇴 시기를 늦춰주면 60대 이상 연령층의 소득공백 기간을 줄여주게 되고, 결국 이들의 경제적 삶의 질이 높아지게 되리라는 것이다.일각에서 노인 연령 변경 논의가 진행되자 지난 4월 보건복지부에서는 발 빠르게 공청회를 열고 노인 외래정액제 대상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지금 65세 이상 노인들은 감기 등 가벼운 증상으로 동네의원에서 외래진료를 할 경우 대개 1천500원 정도만 내면 된다. 당연히 이 기준이 70세로 변경되면 65~70세 연령층은 이 혜택에서 제외된다.우리 사회에서 65세라는 나이는 이 외에도 기초연금, 지하철 경로우대, 임플란트 건강보험, 인플루엔자 무료 백신접종 등 각종 노인복지제도의 현재 기준 연령이기도 하다. 정부의 인구총조사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738만1천명에 이른다.노인 연령 변경 논의를 보며 드는 걱정은 정책 논의의 선, 후가 바뀌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고, 사회·제도적 준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우리나라 은퇴한 60대 가장들은 지출할 돈이 40~50대 때에 비해 여전히 적지 않다. 만성화된 청년 취업난과 결혼 기피 및 만혼 분위기는 서른이 넘은 자녀들의 나이든 부모세대에게 또다른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불편하지만 현실이다.또 고령자고용촉진법(약칭)에는 정년 기준을 60세 이상으로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5인 이상 사업장 대상) 하지만 현실은 명예퇴직이니, 임금피크제니 하며 많은 직장인들에게 체감정년을 확 낮춰 느끼게 하고 있다.통계청의 최근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46.9%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또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일자리사업 참여희망 노인이 119만5천 명이고, 이 중 취업에 성공한 노인이 51만 명(2018년 말 기준)이다. 희망자의 43% 정도만 취업이 가능했던 셈이다.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정부는 주 안티층(?)인 60대 이상이 마음에 안 들어서 정년 연장 논의는 뒤로 밀어놓고, 준비도 안 된 노인 기준연령 논의는 진행되도록 모른 체하는 것은 아닌가. 이런 말들이 시중에 떠돌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하라”

지인들을 만나 어쩌다 선거 얘기가 나오면 그 의견들은 대체로 양분된다. “정권 뺏기니까 봐라, 지역에 돈이 안 온다 아이가.” “뭔 소리고, 이명박 박근혜 때는 지역경제 잘 돌아갔었나.” 요지는 현재 지역경제 침체의 원인이 정권 탓이냐, 아니냐는 것이었다.내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4월15일)를 앞두고 벌써 여러 신문에는 지역구 출마예상자 명단이 실리고 있다. 그중에는 익숙한 얼굴도 있지만 못 봤던 새 얼굴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스펙이야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이분들을 보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이 양반들은 좀 다를까.’ ‘역시 마찬가지겠지, 뭐.’지역 유권자들에겐 국회의원 선거라도, 결과적으론 별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 깃대만 꼽아도 된다는 이 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독식 현상이 거의 매번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2020년, 내년 총선에선 좀 달라지려나, 역시 그렇진 않을 듯하다. 지금 분위기로 봐선 4년 전, 2016년 총선 때보다 자유한국당의 싹쓸이 가능성이 오히려 높은 듯하다.왜 그럴까, 한 번 따져보자.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지역에서 가장 흔히 듣는 얘기가 ‘TK홀대’ ‘TK패싱’이란 말이다. ‘개각이 있어도 지역 출신은 한 명도 볼 수 없다’ ‘중앙정부 고위직에 지역 출신은 씨가 말랐다’. 여기에 보태는 말이 또 “이러니 예산을 제대로 따올 수 있나” “민원을 어디 부탁할 데가 있나” 하는 푸념들이다.실제로 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에 지역 출신은 한 명(김수현 정책실장)뿐이라 하고, 경찰 검찰 등 주요 권력기관의 실세 자리에 TK 출신을 찾아볼 수 없다 한다.또 국책사업 지원도 영 불만스러워 한다. 탈원전 정책 탓에 경북 동해안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대안으로 기대했던 원전해체기술연구원은 반쪽짜리 분원 유치로 끝났고, 포항지진 지원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다. 최근엔 부산 쪽에서 가덕도신공항 재추진까지 들고나와 지역민들의 속을 긁어놓고 있다.한편, 민주당의 대구경북 사정은 어떨까. 자유한국당에 단연 유리한 지역의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고군분투할만한 발군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 눈에 띄는가. 그래야 그나마 싹쓸이라도 막을 수 있을 테니.민주당은 4년 전 대구경북에서 김부겸(대구 수성갑), 홍의락(대구 북구을) 의원을 당선시켰고, 당시 정당득표율도 크게 올랐었다. 그래서였을까, 그땐 4년 후의 기대감마저 지역민주당 안팎에서 흘러나올 정도였었다.그런데 요사이 형편을 보면 내년에는 현상 유지라도 할 수 있을까 하는 비관적 전망이 많이 들린다. 차기 대권주자로 평가받는 김부겸 의원조차 ‘지역을 위해 3년 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받을 정도니 유구무언일 것이다.4년 만에 지역 분위기가 이렇게 원상복구(?) 되는 상황이니, 내년의 자유한국당 압승 예상도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아 보인다. 물론 아직은 시간이 있고 그사이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당장 봐선 그렇다는 것이다.문제는 여기서부터 지역 유권자들의 고민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얼마 전 지역의 자유한국당 한 중진 의원이 한 말이 아프다. “지역에는 아우를 수 있는 지도자감이 없고 지역 국회의원들은 차기 공천권 확보를 위해 중앙당에만 목을 매는 상황이다.” 독식 구도 속에서 무혈입성한 의원들이 과연 중앙무대에서 존재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며, 공천권자만 쳐다보는 마인드를 가진 이들의 눈에 유권자가 있기나 하겠느냐는 말일 것이다.여담 같지만 대구경북이 생명수를 대주고 있는 자유한국당에서도 ‘TK패싱’이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 말이 가볍게만은 들리지 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최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대구경북은 당대표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고, 최고위원에 그나마 김광림(안동) 의원이 턱걸이하다시피 들어갔을 뿐이었다.대한민국 헌법 46조에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나와 있다.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국가이익을 우선해 정말 양심에 따라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지를.박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