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따뜻한 겨울나기

기해년 새해가 시작한 지 벌써 몇 주가 훌쩍 지났다. 겨울이 시작하기 무섭게 몰아닥친 한파가 무색하게 새해 시작은 큰 추위 없이 평년 기온을 웃돌면서 온화하게 시작되었다. 올겨울은 작년처럼 혹독한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우리나라 반대편 유럽과 미국은 북극발 한파가 휩쓸면서 오스트리아 알프스에는 올겨울 최고 4m의 폭설이 쏟아지는 등 한파와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이 북극발 한파의 남하 경로에 따라 한반도에도 극심한 추위가 언제든 찾아올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1월은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북서 계절풍이 강하게 불고 지형적인 영향으로 많은 눈이 내리며 한파로 인한 추위가 가장 심한 시기이다. 한파란 차가운 공기덩어리가 몰아닥쳐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것을 이르는데, 기상청에서는 한파주의보(경보)를 10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에 운영하여, 한파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파주의보(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15℃) 이상 떨어져 3℃ 이하이고 평년값보다 3℃가 낮은 날 또는 아침 최저기온이 -12℃(-15℃) 이하로 2일 이상 지속한 날에 내려진다. 우리나라 주요 45개 관측지점에 대한 최근 30년(1988~2017년)간 일 최저기온이 12℃ 이하인 날을 이르는 한파 발생일 현황을 따져보면, 지난 30년 기간의 전국 평균 한파일 수는 3.7일이었는데, 그중에서도 2010년이 8.2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또한 10년 단위로 한파일 수를 나누어 비교해보았을 때, 1988~1997년간 한파일 수는 3.7일, 1998~2007년간은 3.1일, 2008~2017년간은 4.3일로 최근 10년간 한파일 수가 이전의 10년보다 훨씬 증가했다. 대구·경북의 최근 10년간 한파 현황의 경우, 2011년에 한파가 가장 많이 나타났고, 2018년이 그 뒤를 이었다. 주로 한파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지역은 봉화, 안동, 영주, 의성 지역으로 경북 북부지역 중 산지 그리고 복사냉각 효과가 잘 나타나는 내륙지역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1월에는 24절기 중 하나인 소한과 대한이 있는데, 소한은 지난 1월 6일로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시작하는 시기로 알려져 있으며, 대한은 1월 20일로 가장 추운 때로 알려져 있다. ‘대한이 소한 집에 왔다가 얼어 죽었다’ 또는 ‘소한 얼음 대한에 녹는다’ 라는 속담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실제로 대한보다 소한이 더 추울까?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대구의 소한 무렵(1월 3일~1월 7일)의 평균기온은 0.6℃, 대한 무렵(1월 18일~1월 22일)의 평균기온은 0.4℃로 실체 큰 차이는 없었으며, 30년(1981~2010) 동안 소한이 대한보다 추웠던 적은 16번으로 추위에 대한 우위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실제로 소한이 대한보다 춥게 느껴지는 이유는 기온이 낮아서라기 보다는 사람의 실제 느끼는 온도인 체감온도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온이라도 소한은 추위가 시작되는 때이므로 추위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라 더욱 춥게 느껴지고, 대한은 이미 추위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라 상대적으로 소한의 추위보다는 덜 춥게 느껴지는 것이다. 실제 대구의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30년 평년기온 자료를 살펴보면, 연중 가장 추운 때는 대한 이후인 1월 23~28일로 최저기온은 -4℃, 평균기온 0℃ 정도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한파가 발생하면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저체온증과 수도관과 계량기 동파, 농축산물 냉해 등 우리 생활에 극심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파 특보가 발효되면 노약자나 질환자는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차가운 바람에 갑자기 노출되면 심장 질환, 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이 급속히 악화할 수 있다. 특히 기온 변화가 심한 날씨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시설물과 농작물 관리 등에도 철저해야 한다. 각 가정의 수도 계량기나 보일러의 노출 배관은 보온 조치하고, 비닐하우스나 축사 내부는 단열재ㆍ보온재를 설치해 열 손실을 줄이도록 한다. 양식장 어류는 월동장으로 미리 이동시키면 동사를 방지할 수 있다. 1월의 막바지, 소한과 대한을 지나 한겨울 중반이 지나가고 있다. 한파 대비에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기상정보를 늘 가까이해 남은 겨울을 건강하고 피해 없이 보내길 기대해 본다. 전준항 대구기상지청장

사람이 실제 느끼는 온도, 체감온도

바람이 쌩쌩 불 것으로 예상되는 날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강한 바람으로 인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습니다” 라는 정보에서처럼 ‘체감온도’가 그것이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 기온은 매일 아침 옷차림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상요소로, 같은 기온이라도 어떤 날은 더 춥게 또 어떤 날은 덜 춥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는 실제 기온과 몸이 느끼는 온도가 서로 달라서인데, 온도계는 공기 중의 온도만을 측정하고 풍속이나 습도, 일사량 등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가지 환경 요인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철의 날씨는 기온보다 체감온도에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 체감온도는 말 그대로 바람에 의해 우리 몸이 느끼는 온도를 말하는데, 단순히 기온이 높다, 낮다 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는 몸에서 뺏기는 기화열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기온뿐만 아니라 풍속, 습도, 일사 등 기상요인이 종합적으로 관여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체질이나 거주 형태, 심리 상태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일반적으로 통용하며 사용하고 있는 체감온도는 온도에 풍속의 영향을 고려해 산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같은 온도이더라도 바람이 세게 불면 더 춥게 느껴진다. 바람과 한기가 사람의 피부에서 열을 빼앗아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겨울철 날씨의 특성을 고려해 기상청은 11월부터 3월까지 체감온도를 함께 발표한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체감온도는 기온에 풍속을 고려해 산출하는 것으로 여러 가지 방식이 있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에서 사용하고 있는 체감온도 산출식은 2001년 8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Joint Action Group for Temperature Indices(JAG/TI) 회의에서 발표된 것이다. JAG/TI는 미국기상청과 캐나다기상청이 새로운 체감온도 계산법을 개발하기 위해 구성한 연구팀으로, 산출식에서 고려하고 있는 기상 요소는 기온과 풍속 두 가지이며,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 북아메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최근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다소 복잡한 수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일반인들이 공식에 따라 체감온도를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보통 영하의 기온에서 바람이 초속 1m 빨라지면 체감온도는 1~1.5℃가량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쉽다. 기온이 -10℃에서 풍속이 10㎧일 때 체감온도는 약 -20℃ 정도가 되는 식이다. 항상 바람에 따라 체감온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50℃ 이하가 되면 바람은 체감온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얼어붙는 극도의 찬 공기에서는 바람이 불어서 더 춥다는 느낌은 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바람이 불면 오히려 체감온도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사막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한여름에도 긴 옷으로 온몸을 감싸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사막의 기온이 사람의 체온보다 높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면 몸의 열이 공기 중으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공기의 열이 사람의 몸을 데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체감온도는 언제부터 사용하게 되었을까? 미국의 탐험가인 폴 사이플과 찰스 파셀은 남극을 6번 왕복하면서 체감온도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들은 1939년 남극 냉각 효과 실험을 통해 체감온도를 계산했다. 실험은 플라스틱 실린더에 물을 채워 건물 위에 매달아 바람과 기온에 따라 실린더 속의 물이 어는 시간을 측정하고, 피부의 단위 면적당 열 손실량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바로 이 실험이 체감온도를 측정하는 최초의 계산법이었다. 겨울철 낮아지는 체감온도로부터 몸을 건강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다양한 소품을 활용할 수 있다. 내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체감온도를 3℃가량 올려줄 수 있으며, 목도리를 두르면 체감온도를 2~5℃ 정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모자 역시 체감온도를 올리는 데 효과가 있고, 장갑을 꼈을 때와 끼지 않았을 때의 체감온도는 약 2.0℃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춥다고 무턱대고 난방온도를 높이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데,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갑자기 차가운 공기를 만나거나 그 반대의 상황이 반복되면 우리 몸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철 적정 실내온도 18~20℃, 습도 40~60%를 유지하고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따뜻하고 건강한 겨울을 보내길 바란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되돌아보는 2018년 대구·경북 기상이슈

올 한해는 국내외적으로 극한적 기후현상이 다발한 해로써, 기후변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한해가 아닌가 싶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앞으로 발생할 기후변화 현상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로서 대구·경북지역 올 한해 주요 기상이슈에 대해 되돌아보고자 한다. 첫 번째 이슈기상은 지진이다. 2018년 2월 11일 일요일 오전 5시 3분, 포항시에서 다시 한번 큰 진동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 본진에 이어 규모 4.6의 여진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여진은 2018년 12월 현재까지 포항지역에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100차례 여진 중 최대 규모였다. 경북지역은 양산단층이 지나가는 곳으로 최근 들어 지진이 빈발하는 지역이다. 기상청 계기지진관측(1978년) 이래 규모별 국내 역대 지진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6위 안에 대구·경북 지역 5곳이 포함되어 있다. 1980년 북한 서부와 1978년 충북 속리산 지진의 발생 시점이 30년 이상 지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북지역의 지진은 강도와 발생 시점 면에서 더욱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역대 1, 2위의 지진이 경주(2016년 9월 12일 규모 5.8), 포항(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으로 경북지역에서 발생하였고 이에 따른 여진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태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각심을 일깨우게 되었다. 두 번째 이슈기상으로 3월 8일 대구지역 폭설을 들 수 있다. 이날 대구지역에는 최심적설이 7.5㎝를 기록하여 대구지역 3월 최심적설 극값 3위를 경신하였고, 특히 아침 출근 시간과 겹치면서 시내 곳곳이 통제되고, 도시철도 3호선이 멈추는 등 도심 곳곳에 교통대란이 발생하였다. 이 대설로 인해 대구는 8천474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고, 경북도는 1천139만2천 원, 736.16ha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였다. 또한 이날 대설을 계기로 대구시에서는 대설에 따른 출근 및 등교 시간 조정 권고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었는데, 겨울철 대설로 인한 교통정체 등 시민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예방하고, 설해에 신속히 대응·복구하고자 기습적인 대설 시 출근 및 등교 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세 번째 기상이슈는 올여름 맹위를 떨쳤던 폭염이다. 올여름 철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평년보다 발달하면서,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이 25.4℃로 평년(23.6℃)보다 높게 나타나 1973년 이후 최고 1위를 기록하였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여름철을 지배하고 있는 기단은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한 영향만 받을 때에는 대기 하층의 열기가 상층으로 빠져나가고 때로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만나며 강수가 발생하기도 하고, 이는 더위를 식히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해는 기존보다 강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건조하고 무거운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이 유례없이 강하게 버티고 영향을 주었다. 이 때문에 지상에서 데워진 뜨거운 공기덩어리가 뚜껑처럼 막고 있는 상층고기압 때문에 주변으로 흩어지지 못하고 있어 기록적인 폭염이 기록된 한 해였다. 역대 최고기록으로 기록된 1942년 8월 대구의 40℃ 기온이 경신되기도 하였는데, 지난 8월 4일 영천의 낮 기온이 41℃까지 치솟았다. 또한 밤낮없이 계속된 폭염에 온열 질환자가 급증하였는데, 올 한해 대구·경북지역 온열 질환자는 420명, 사망자는 12명으로 집계되었다. 마지막 이슈기상은 바로 태풍이다.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8월 23일 제19호 태풍 솔릭과 10월 5일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있다. 제19호 태풍 솔릭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는 약화되어 북상하면서 대구·경북지역에는 큰 피해 없이 5~114㎜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되었던 효자 태풍의 역할을 하였다. 태풍 솔릭의 북상 이전에는 표준강수지수(SPI6) 가뭄지수가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서 정상이었으나 경북 서부지역은 상대적으로 건조한 상태였다. 그러나 솔릭의 영향으로 대구·경북지역 중 경북 서부지역에서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가뭄 해결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제25호 태풍 콩레이는 영덕, 포항 등 경북 동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40㎜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였다. 해안 저지대 침수, 농작물 낙과 피해, 강풍과 높은 파도로 어선과 하천 제방의 유실 등 경북지역에서 인명피해(사망 2명)와 이재민(429명) 등 250여억 원의 시설 피해를 보았다. 또한 앞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매년 기후변화로 가뭄도 일상화되고 있어 눈여겨보아야 할 기상현상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극한 기상 현상이 점차 대형화ㆍ빈번화 되고 있는 만큼 상시로 이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귀 기울여야 할 재미있는 눈 이야기

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눈 오는 날 밤이 유독 아늑하고 조용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눈은 육방형의 결정이 모여 여러 가지 크기의 입자가 되고, 그 입자가 모여 고체의 눈이 되는데, 눈 입자와 입자 사이에는 많은 틈을 가지고 있다. 이 틈이 흡음판의 구멍과 같은 작용을 하여 주변을 조용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소리는 미로처럼 되어 있는 수많은 구멍의 여기저기에 부딪히고 반사되는 사이에 본래 소리가 가지고 있던 에너지의 대부분을 잃게 되는 것이다.눈은 비처럼 구름 알갱이가 모여서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비와는 다른 기상현상이다. 구름을 이루고 있는 물방울들은 온도가 낮아지면 얼음 알갱이가 되는데, 이 얼음 알갱이에 수증기가 달라붙으면 점점 그 크기가 커지게 된다. 얼음 알갱이가 점점 무거워져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는 어느 임계점을 넘어서게 되면 땅으로 떨어지면서 눈이 되는 것이다. 눈송이는 얼음 알갱이가 얼마나 달라붙어 있는지에 따라 크기와 모양이 달라진다. 눈 결정은 보통 2㎜ 정도의 크기로, 하늘에서 내릴 때 서로 엉겨 붙어 눈송이를 이루게 된다.눈의 종류에는 함박눈, 가루눈, 싸라기눈, 진눈깨비가 있다. 함박눈은 날씨가 따뜻하고 습도가 높으며, 바람이 별로 불지 않을 때 잘 내린다. 습기가 많고 잘 뭉쳐져 눈사람을 만들거나 눈싸움을 하기에 좋은 눈이라 할 수 있다. 가루눈은 바람이 세게 불고 추운 날에 내리는데, 습기가 거의 없어 잘 뭉쳐지지 않는다. 싸라기눈은 얼음 알갱이 형태로 내리는 눈으로 빗방울이 갑자기 찬 바람을 만나 얼어서 떨어지는 것이다. 진눈깨비는 비와 눈이 함께 내리는 기상현상을 이른다. 보통 겨울에 눈이 내릴 때 눈송이가 아주 작으면 춥고, 눈송이가 크면 날씨가 따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우리나라 대관령과 울릉도는 대표적인 다설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눈은 어떤 조건에서 잘 내리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눈구름은 찬 바람과 따뜻한 바다, 그리고 높은 산맥이 있는 지역에서 잘 발생한다. 겨울철의 차가운 바람이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나 큰 호수를 지날 때, 공기와 바다의 온도 차이로 눈구름이 발달하고, 이때 높은 산을 만나면 바람이 산맥에 부딪혀 상승하면서 더 많은 눈이 내리게 된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공식적인 ‘첫눈’은 각 지방 관측소에서 눈이 관측됐을 때를 기준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대구시 서구에 눈이 날렸지만, 대구기상지청이 위치해 있는 동구 효목동에 눈이 내리지 않았다면 대구에 공식적인 첫눈은 아직 내리지 않은 것이 된다. 이는 같은 조건과 환경에서 눈을 측정해야만 매해 정확한 비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눈이 쌓인 정도를 이르는 적설을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적설판 위에 쌓인 눈을 직접 자로 재기도 하고, CCTV 영상을 통해 원거리에 있는 지역의 적설을 관측하기도 한다. 또한 초음파를 활용한 관측방법도 활용하고 있는데, 초음파 적설계 기계의 끝에 초음파 송수파기를 장착하고 일정 간격으로 초음파를 발사해 다시 돌아오는 시간을 통해 왕복 거리를 계산하여 적설을 측정한다.눈의 예측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질까? 눈 예보를 위해서는 먼저 강수현상이 있을지 없을지 판단해야 하고, 다음으로는 강수가 비의 형태로 내릴지 눈의 형태로 내릴지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눈이 내린다면 내리면서 모두 녹는 눈일지 쌓이는 눈일지, 그리고 쌓인다면 어느 정도 쌓일지 함께 예측해야 한다. 눈비 판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온’이며 1℃의 작은 차이에도 눈이 비로 바뀔 수 있고, 비가 눈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상층의 기온분포와 과거 사례를 분석한 자료, 그리고 지형적인 요소를 고려해서 강수 형태를 결정하게 된다. 적설의 정도는 눈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같은 강수량이더라도 눈송이의 크기가 큰 함박눈일수록 가루눈에 비해 적설은 더 많아진다.이처럼 다양하고 수많은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 후에 “내일 대구지역에 몇 ㎝의 눈이 예상됩니다”라는 최종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많은 고민 끝에 생산된 최적의 예보일지라도 예고 없이 발생하는 재난에 대해 많은 관심과 실전과 같은 대비가 필요하다. 대설특보가 내려질 경우, 가정에서는 눈이 얼어붙기 전에 내 집 앞, 내 점포 앞 눈은 미리 치우는 것이 좋다. 집 주변 빙판길에는 모래나 염화칼슘 등을 뿌려서 미끄럼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다양한 구름의 숨겨진 과학이야기

영국에는 ‘구름 감상 협회’가 있다. 말 그대로 구름을 감상하는 모임인데, 전 세계 곳곳의 회원들이 저마다 자신이 목격한 다양한 모양의 구름을 사진으로 공유하며 평을 나눈다고 한다. 파란색 하늘을 스케치북 삼아 시시각각 다르게 변화하는 구름은 때로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때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심술궂은 빗물 저장소로 변모한다. 구름은 멀리서 보면 솜같이 생겼지만 실제로는 작은 물방울들의 집합체이다. 1㎜의 10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고 가벼운 물방울 덩어리이기 때문에 대기의 흐름을 타고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것이다. 하늘을 자주 올려다본 사람이라면 구름이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구름의 양은 일기예보에서 다양한 날씨를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이다. 구름이 거의 없는 날은 ‘맑음’, 하늘이 구름으로 거의 가려진 날은 ‘흐림’, 그리고 구름이 하늘을 어느 정도 덮고 있는지에 따라 ‘구름 조금’, ‘구름 많음’ 등으로 그날의 날씨를 표현할 수 있다. 구름은 양뿐만 아니라 색깔이나 높이도 다르다. 맑은 날의 구름은 흰색으로 하늘 높이 떠 있지만, 흐린 날의 구름은 거무스름한 회색을 띠며 낮게 떠 있다. 높이 6,000m 이상에서 만들어지는 구름을 ‘상층운’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고 ‘권운’의 형태로 가장 많이 나타난다. 권운은 하얀 선이나 띠의 형태를 보이는 구름이며 ‘새털구름’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가을철에 자주 볼 수 있다. 높이 2,000m에서 6,000m 사이에 형성되는 ‘중층운’은 빙정과 물방울이 같이 존재하며, 대표적으로 ‘고적운’이 이에 해당된다. 고적운은 엷은 회색을 띠며, 작은 구름덩어리가 양떼처럼 모여 있어 ‘양떼구름’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지상에서 높이 2,000m 이내에서 생기는 하층운은 주로 물방울로 구성되며 대표적으로 ‘층적운’을 들 수 있다. 층적운은 큼직한 구름덩어리들이 하늘 대부분을 덮을 정도로 넓게 퍼져 열을 지어 나타나기도 하고 파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구름이다. 구름은 구름이 만들어진 위치나 포함하고 있는 수증기의 양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따라 그 모양이 다르게 나타난다. 그렇다면 구름의 색은 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일까? 바로 햇빛의 산란과 구름의 두께 때문이다. 하얗게 보이는 구름은 상대적으로 얇은 구름으로 태양 빛을 산란시킨다. 그러나 물방울이 많은 두꺼운 구름은 햇빛이 통과되지 못하고 흡수되어 시커먼 먹구름으로 보이게 된다. 이러한 구름의 다양성은 시인, 음악가, 사진작가 등 전 세계 수많은 예술가들의 영감의 대상이 되어왔다. 기상 및 기후 연구에 서도 구름의 특징을 파악하여 이를 설명하고 정립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햇무리나 달무리가 나타나면 비가 온다’라는 속담처럼 우리는 구름의 모양을 근거 삼아 앞으로의 날씨를 예측할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무리’는 상층운 중 하나인 권층운이 하늘을 덮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일반적으로 날씨가 나쁜 저기압의 전선면에 나타난다. 실제로 햇무리나 달무리 후에 비가 오는 확률은 보통 60~70% 정도로 상당히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그 밖에도 ‘뭉게구름이 피어나면 맑음’, ‘줄무늬가 있는 높은 구름(권운)은 좋은 날씨’라는 속담도 있어 예로부터 구름은 상당히 유용한 날씨 예측 도구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수 세기에 걸쳐, 구름만큼 과학적 사고와 예술적 성찰에 영감을 준 자연현상은 없었다. 이처럼 구름은 우리에게 친숙하고도 포근한 대상임과 동시에 물의 순환을 도와 기후 및 기상을 조절하고 지구 에너지의 균형을 맞춰주는 핵심 일꾼이다. 미래의 기후변화와 수자원 가용성 및 기상 여건 예측의 핵심 요소가 바로 이 구름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기상청에서는 수치예보 등을 이 구름을 예측하기 위한 기상과학과 기상기술을 개발시키고 있다. 그러면 좀 더 정확하고 자연세상과 더 비슷한 예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김종석기상청장

어느덧 겨울의 문턱, 추위 대비해야

어느덧 올여름의 극심했던 폭염도 훌쩍 넘어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에 들어섰다. 김장 준비로 분주한 사람들의 활기와 동면을 위해 땅속에 굴을 파기 시작하는 동물들, 그리고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된 길가의 풍경은 우리 앞에 겨울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지난 10월 30일에는 경북 안동 지역에 대구ㆍ경북 관측지점 중 공식적으로 첫얼음이 관측되기도 하였다. 어느덧 겨울의 문턱에 서서 북쪽의 차디찬 바람을 맞이할 시기가 온 것이다. 먼저 이번 여름철을 돌이켜보자. 유례없이 극심한 폭염으로 의성지역 최고기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은 40.4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평균 폭염일수 31.4일, 열대야일수 17.7일로 평년의 3배 수준을 보여 1973년 통계작성 이후 1위를 기록했다. 또한 경북지역 사망자가 10명이나 발생하는 등 온열질환자 피해가 전국적으로 급증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기존의 통계 자료로도 예측하기 어려운 극한 기상현상 때문에 해마다 그 피해가 늘어나고 있어 사전에 충분한 대비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날로 심각해지는 폭염의 주요 원인은 바로 지구온난화이다. 이러한 기온 상승이 겨울철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흔히 ‘온난화의 역설’이라고도 알려져 있듯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오히려 한파가 작년처럼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지구가 더워지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북미, 중국과 아시아 등지에서 시베리아보다 더 추운 한파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북극 지방과 중위도 지방 사이에는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지 못하도록 편서풍 제트기류가 ‘에어커튼’의 역할을 해 막아준다. 이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데, 극지방과 중위도 지방 공기의 세력에 따라 북상하거나 남하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급격하게 녹으면 북극 지방과 중위도 지방의 온도 차가 줄어들게 되는데, 이 때문에 동서로 흐르며 북극 한기를 가둬두던 제트기류가 사행(蛇行)하면서 기류가 남북으로 요동쳐 북쪽에 있던 한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강한 한파를 일으키게 된다. 최근 들어 한파가 불규칙적으로 강해지는 것을 통계 자료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대구ㆍ경북 지역의 최근 겨울철(12월~2월) 영하 12도 미만 최저기온을 기록한 날을 살펴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15개 지점(대구ㆍ경북 주요관측지점) 평균 4.5일에서 2017년 겨울에는 10.3일로 약 2배 이상 증가하였다. 또한 최근 5년간 대구ㆍ경북 한파특보 발표 일수를 살펴보면 2013년~2016년 겨울(12월~2월) 평균 7.5일에서 2017년에는 15일로 두 배나 늘어났다. 올해는 작년처럼 혹독한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으나, 기후변화로 인해 예측하지 못했던 극단적인 추위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극단적인 추위가 발생하면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먼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저체온증’을 들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기온이 1℃ 떨어질 때마다 응급실을 찾는 저체온증 환자가 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저체온증은 특히 체온관리능력이 떨어지는 소아나 노약자에게 더 집중된다. 일상생활 속의 피해는 수도관과 계량기 ‘동파’를 들 수 있다. 보통 기온이 영하 5℃ 이하로 내려가면 동파 가능성이 나타나며, 영하 10℃ 이하로 내려가면 동파 발생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기상청에서는 겨울철 저체온증을 예방하고자 생활기상지수인 ‘체감온도’를 11월부터 3월까지 ‘날씨누리집’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체감온도’는 저체온증과 동상의 위험도를 ‘관심’부터 ‘위험’까지 4단계로 나누어 알맞은 대응 요령도 함께 알려준다. 특히 한파가 가장 강한 12월에서 2월 사이에는 수도계량기 및 수도관의 동파 가능성을 ‘낮음’에서 ‘매우 높음’까지 구분한 ‘동파가능지수’를 제공하여 국민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기상정보 취약계층인 노인과 쪽방촌 거주자 등을 위해서 지자체 공무원, 자원봉사자, 독거노인생활관리사 등 관리 구역별 담당 관리자에 한파특보를 문자로 제공함으로써 한파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해왔다. 전 세계적인 지구온난화와 기후변동성의 심각성이 증가함에 따라 겨울철 혹한이 언제 우리에게 찾아올지 불확실한 만큼, 올해는 미리 겨울 추위에 대비하여 국민이 한파 피해를 비켜 갈 수 있길 소망해본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가을 안갯길, 안전하게 헤쳐나가기

가을은 쾌청한 날씨와 함께 큰 일교차로 안개를 자주 접할 수 있는 계절이다. 빨간 단풍, 노란 은행잎, 분홍색 코스모스 그리고 파란색 하늘로 알록달록 예쁜 풍경이 나들이를 부추기는 계절이기도 하기에, 나들이를 떠나기 전 교통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안개에 대해 미리 대비 사항을 익혀두는 것도 유용할 듯하다. 안개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지표 가까이에 작은 물방울 형태로 떠 있는 현상으로, 통상 수평 가시거리가 1㎞ 미만일 경우를 이른다. 안갯속의 공기는 습하고 차갑게 느껴지며, 상대 습도는 100%에 가깝다. 안개는 위치하는 고도에 따라, 하늘이 보일 정도로 엷고 낮으면 낮은 안개, 시정이 1㎞ 이상이고 지표면에 접해 낮게 깔렸으면 땅안개라고 한다. 또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안개가 되기도 하고 구름이 되기도 하는데, 밑 부분이 지표면에 접해 있으면서 시정이 1㎞ 미만이면 안개, 떨어져 있으면 구름이라고 한다. 안개는 온도 변화가 심하거나 하천, 호수, 바다 등과 같이 수증기를 만들 수 있는 곳 또는 비가 내린 뒤 공기 중에 수증기가 많을 때 잘 생긴다. 즉, 대기 중 수증기가 많고 물방울을 만드는 응결핵과 같은 물질이 있으며, 공기가 차가워질 때 잘 생긴다. 응결핵은 수증기의 응결을 촉진하는 흡습성의 작은 입자로, 상대적으로 낮은 습도에서도 안개를 발생시키는 촉매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안개는 저시정과 저온 그리고 높은 습도 때문에 항공기 운항과 해상 및 육상교통 농업 등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특히, 항공과 어업활동에 막대한 피해를 주기도 한다. 눈이나 비 등 다른 기상현상에 대한 교통사고에 비해 안개에 의한 사고율은 적은 편이지만, 사망률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 따르면, 기상상태에 따른 국내 교통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안개 낀 날 8.9명, 흐린 날씨 3.9명, 비 오는 날 3명, 눈 오는 날 2.5명, 맑은 날 2.4명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육상의 안개는 일출 직전에 가장 짙게 나타나고, 1~3시간 안에 대부분 소산되는 반면, 해상의 안개는 육상보다 지속 시간이 비교적 길고 일출 후에도 쉽게 소산되지 않아 해상에서 발생하는 위험기상 중 가장 빈번한 기상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해상에서 짙은 안개가 끼면 시계 불량으로 다른 배나 빙산과의 충돌, 암초에 좌초하는 등 큰 해상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바다에 끼는 안개를 이르는 해무는 따뜻한 해수면에 있던 공기가 차가운 해수면 쪽으로 이동할 때 공기가 냉각되면서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해 발생한다. 이때 바다 위 공기 속의 작은 염분 입자 등이 응결핵의 역할을 하게 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계절별 해양사고 발생 건수는 가을이 가장 많다고 한다. 봄철 2천126건, 여름철 2천583건, 가을철 2천732건, 겨울철 1천972건으로 평온한 가을 날씨와는 대조적으로 해양에서는 해양 사고가 상대적으로 잦은 것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가을철에는 여름에 비해 강해진 태풍이 크게 영향을 미쳐 해양 사고가 잦아진다. 또한 가을에는 조업하는 어선이 늘어나고 여가 활동이 활발해져 여객선 운항 확대 등으로 선박 교통량이 증가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짙은 안개가 잘 발생하기 때문에 선박 운항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안개와 해무는 바람, 온도, 기압계의 패턴, 습도, 대기 상태 등 전반적인 기상 요소의 분포와 특성에 관련되어 있으나, 국지적 특성과 발생 원인이 복잡하여 발생 가능성을 분석하고 예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국민의 교통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주요한 기상 요소 중 하나이기에 기상청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상세 안개정보를 서비스해왔다. 상세 안개정보는 안개 발생 현황과 앞으로 안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 예상 지속 시간에 대한 정보를 39개 권역으로 나누어 안개 다발구간 정보와 함께 제공한다. 또한 주요 도시별 육안관측에 근거한 가시거리 자료와 천리안 위성의 안개 관측 정보를 통해 전국 및 해상의 안개 현황을 제공하고 있다.김종석기상청장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의 새로운 도약

다시금 가을이 찾아왔다. 혹독했던 더위는 어디론가 퇴장하고, 청량한 바람이 탐스럽게 익은 들판의 황금빛 벼를 어루만지며 흘러간다. 그야말로 가을의 절정이다. 여행하기에 좋은 날이다. 만약 여행을 떠나기 마땅치 않다면 근교의 문화시설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문화시설 관람을 통해 가을 정취를 한껏 올릴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기상청은 기상ㆍ기후서비스 제공을 주요 업무로 하는 국가 기관이다. 다소 경직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최근에는 문화와의 접목을 통해 기상과학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 중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기상과학관 건립이다. 각종 기획전시와 문화행사 개최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과학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친밀감 향상도 도모하고 있다. 기상과학관은 기후변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립하고 기상과학문화의 대중화를 실현하고자 대구에 국내 최초로 건립되었다.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2014년 11월 26일 개관한 이래 현재까지 약 4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가면서 지역 내 과학문화시설로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기상은 우리 삶에서 늘 중요한 요소였지만, 현대 기상과학기술의 발달과 기후변화 등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기상과학관을 찾는 관람객 수도 꾸준히 높은 경향을 유지하고 있다. 대구기상지청은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을 최고의 기상과학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운영계획을 수립하여 시행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매년 새로운 콘텐츠를 도입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의 장과 교육을 넘어선 휴식과 문화의 테마파크 명소로 자리매김 하고자 과학의 사회화를 위한 가교 역할도 충실히 수행 중이다. ‘기상과학! 문화예술과 만나다!’는 기상과학을 기반으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날씨, 환경, 기후변화 등을 공연과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문화가 있는 날’ 지역 특화프로그램 공모 사업에 채택되어 2017년부터 매월 다양한 콘텐츠로 운영해왔다. 지역 기관과의 협업 및 확대를 통한 연계프로그램의 다양화도 눈에 띄는 결실이다. 대국민 대상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진 대응 요령을 위한 교육 확대 요구가 이어짐에 따라, 대구소방안전본부 소속의 시민안전테마파크와 협업하여 2017년부터 지진 이론 및 체험 통합 커리큘럼인 ‘대구ㆍ경북 안전역량 강화 교육’을 시작했다. 안전역량 강화 교육은 대구ㆍ경북지역의 초ㆍ중ㆍ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지진 교구 만들기 수업 후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의 지진ㆍ지진해일 전시 콘텐츠를 관람하고, 대구 팔공산에 있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로 이동하여 지진을 몸소 느끼고 대피해보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7년 안전역량 강화 교육 만족도 조사 결과, 교육을 받은 학생 중 90%가 긍정적인 답변을 주어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올해부터는 대구를 기념하는 대표 관광 프로그램 ‘대구시 스탬프 투어’ 코스에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이 지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 ‘다시 찾고 싶은 기상과학관’으로 성장하기 위한 도약을 다시 한 번 준비하고 있다.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관련 조례 및 공공서비스의 효율적 재원 배분 도모’라는 목적에 따라, 지난 4년간 지속적인 홍보와 활성화 기간을 거쳐 올해 10월 1일부터 소정의 관람료를 책정했다. 이는 소요량의 예산 확보를 통해 과학관의 운영 체제 정비와 프로그램 품질 향상을 위한 첫 걸음인 셈이다. 아울러, 국립대구기상과학관 내의 넓은 실외공간을 활용해 지역민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모색하고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기상과학문화를 전 국민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은 앞으로 기상 콘텐츠 개발 및 전략적 홍보, 관계기관과의 공동 기획 및 전시를 통해 지역사회 내 기상과학관의 위상을 높이고, 전국 최초의 기상과학관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김종석기상청장

강수, 유무보다 확률이 중요한 시대

현대의 기술과학 발달 혜택 중 하나는 일기예보이다. 아침, 저녁으로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하루를 준비하거나 다음 날을 계획하면서 기상정보는 손에 쥔 스마트폰처럼 필수적인 정보가 되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지구촌 곳곳에 기상이변 현상이 속출하면서 기상정보에 대한 수요는 더 넓고 긴 정보가 되고 있다. 일기예보에서 사람들의 주된 관심은 ‘내일 비가 올까? 안 올까?’가 아닐까 싶다. 비가 올 경우에는 언제, 어디에, 얼마만큼의 비가 내릴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더 관심이 가게 된다. 이러한 관심에 상응하는 정보로서 기상청은 강수 예보는 ‘비가 온다’는 정보(강수 유무)와 ‘비가 올 확률이 몇 %인지’(강수확률)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강수확률 예보는 더 정확하고 자세한 강수 정보를 국민에게 서비스하고자 1987년부터 도입되었다. 강수확률이란 구체적으로 오늘 경북지방의 강수확률이 70%라면, 하루 24시간 중 비가 오는 시간 비중이 70%라는 뜻일까? 아니면 경상북도 지역 중 70%의 면적에 비가 온다는 뜻일까? 결론적으로는 모두 아니다. 강수확률이란, 과거에 오늘과 같은 온도, 습도 등의 환경이 갖춰졌을 때 비가 몇 번이나 왔는가에 대한 횟수이다. 즉, 100번 중 70번 정도 비가 내렸다면 강수확률은 70%로 측정된다. 이 강수확률에는, 30%는 같은 조건이라고 했을 때 비가 오지 않았다는 정보도 같이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강수확률 정보는 두 가지 큰 이점이 있다. 첫째, 수요자들이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강수확률이 80%로 예보된 날, 건설 공사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다 비가 오면 700만 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공사를 중단하고 예방 조치를 하면 300만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가정해보자. 사용자는 강수확률에 따라 손해가 적은 방향을 선택할 것이다. 둘째, 일기예보의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강수 유무 정보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추측한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큰 하나의 시나리오를 선택해 제공되는 정보이다. 그러나 강수확률 정보는 강수의 발생 가능성이 작아 최종 강수 유무가 ‘무’로 표현되더라도, 강수확률의 낮음 정도를 같이 제공함으로써 불확실성도 함께 표현한다. 강수 유무 예보는 여러 가지 기상 요소 가운데에서도 국민의 관심이 가장 높은 예보이다. 예보 평균 정확도도 90% 이상의 비교적 높은 수준을 나타낸다. 최근에는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인해 강한 강수가 자주 발생하고 이로 인한 재해가 증가함에 따라, 강수 유무 예보 못지않게 강수량 예보도 중요한 요소로 대두하였다. 하지만 강수 유무에서 더 나아가 강수량의 많고 적음을 예측하는 기술 수준은 아직 국민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강수량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많은 연구와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필요가 있다. 이에 기상청은 더욱 정확한 강수량을 예측하기 위해 2015년부터 ‘강수량 정량 예보 개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점차 증가하는 집중호우 경향에 맞춰 올해 6월부터는 사회경제적 피해 수준을 고려한 호우특보 발표 기준으로 개선하여 운영 중이다. 개선된 호우특보 기준에 따르면, 호우주의보는 예상되는 비의 양이 70㎜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낮아지고, 예상 단위 시간은 6시간 이상에서 3시간 이상으로 단축되었다. 호우경보는 예상되는 비의 양이 110㎜ 이상에서 90㎜ 이상으로 낮아지고, 예상 단위 시간은 6시간 이상에서 3시간 이상으로 단축됐다. 이로써 더욱 효율적인 집중호우 방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기상청에서는 점차 증가하는 강수 정보의 수요에 대응하고, 더 효율적인 정보 활용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강수 예보와 호우특보 개선, 수치예보 기술의 고도화, 전문 예보관 양성, 관측기술 개선 등의 노력이 결실을 봐, 기상재해 예방에 기여하고 국민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기상예보를 완성해 기상청에 대한 만족도가 한층 높아지도록 노력할 것이다.김종석기상청장

경주·포항 지진 이후 달라진 지진 대응

2016년 9월 12일과 2017년 11월 15일은 역사에 기록될 만한 강력한 지진이 한반도를 강타한 날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그날의 기억을 쉽게 잊지 못할 것이다. 2016년 9월 12일 오후 8시 32분. 경주시 남남서쪽 8.7km 지역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였다. 1978년 지진 계측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었다. 경주 인근의 대구 울산 부산은 물론,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국민이 진동을 느끼고 대피할 정도로 지진의 위력은 대단히 컸다. 예기치 못한 지진으로 지붕, 담장, 차량이 파손되고 건물 균열, 수도 배관 파열 등의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첨성대와 다보탑을 포함한 국보와 보물의 문화재 피해도 상당수 발생하였다. 경주시는 9ㆍ12 지진 피해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처음 선포되기도 하였다. 이후 650여 회 이상의 여진이 계속 발생하여, 국민은 언제 또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했다. 그로부터 약 1년 후, 포항에서 또 한 번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 북구 북쪽 8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었다. 11ㆍ15 포항지진은 경주지진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지진이었으나, 피해 범위는 경주지진보다 크게 나타났다. 피해가 컸던 원인으로는 포항지진이 경주지진에 비해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 지역 근처에서 발생하였고, 지진 발생지의 깊이도 경주는 15km 내외 정도였던 것에 비해 포항은 7km 정도로 비교적 얕았기 때문이다. 주택가 담장, 외벽, 필로티 구조물, 한동대 건물 등이 붕괴하고 학교 건물 피해가 다수 발생하였으며, 지진 발생 다음 날 예정됐던 11월 16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학생들의 최우선적인 안전과 시험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일주일 연기되었다. 또한, 액상화와 땅밀림 현상 등의 지표변화가 관측되면서 2차 재해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다. 비록 포항지진이 경주지진에 비해 피해는 컸지만 경주지진 때와 달라진 점은 분명히 있었다. 지진에 대한 대응능력이 강화된 것이다. 경주지진 이후 행정안전부는 지진방재 종합대책을 수립하였고, 기상청도 지진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지진 관련 정책을 개선하고 수립하여 운영해왔다. 지진은 예측할 수 없고, 막을 수도 없기 때문에 대피 가능한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상청에서는 지진정보를 더욱 신속히 제공하기 위해 지진조기경보 서비스를 해왔으며, 지진 통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한, 국민께 제공할 지진 정보를 다양화하고 세분화하여 수요자 맞춤 형태의 지진조기경보 체계를 정비하였다. 규모 5 이상 지진의 조기경보 발표시간은 기존 50초에서 15~25초(17년도)로 개선하였으며 올해부터는 7~25초로 단축할 예정이다. 또한, 행정안전부에서 제공하던 지진 관련 재난문자(CBS)의 신속한 제공을 위해 지난 6월부터 기상청의 독자 시스템을 구축해 직접 송출하고 있다. 이로써 지진 재난문자(CBS) 송출은 1~5초 정도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포항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최초 관측 이후 19초 만에 조기경보가 발표되었고, 이후 4초 만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면서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다. 또, 지진정보 통보 시에 진원(지진 발생 깊이)과 진도(지역별 진동 크기)에 대한 정보를 추가로 제공하고 있다. 조기경보 전달 체계도 다양화하여 지진재난문자(CBS)뿐만 아니라 TV, 모바일메신저, 131 콜센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연계한 재난경보 발령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진 분석 능력 향상을 위해 지진관측망도 대거 확충(16년도 156개소→ 18년도 264개소)하는 한편, 지진조기경보 및 분석 정보의 정확도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도 수행 중이다. 또한, 지진ㆍ지진해일ㆍ화산 정책을 개발하고 제도화하여 교육과 협력을 동시 강화하는 업무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관계부처 및 기관 협력을 통해 ‘지진ㆍ지진해일ㆍ화산의 관측 및 경보에 관한 기본계획(2017~2021년)’ 수립하고, 지진 관련 교육 및 홍보 콘텐츠를 개발하여 관계기관 방재담당자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지진 이해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진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 후 빨리 아는 만큼 대비할 수 있다. 신속한 지진정보와 초동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기상청은 다양한 지진정보서비스와 교육으로 국민이 지진 발생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세심한 지진정보서비스를 지속해서 강화해 나갈 것이다.김종석기상청장

낭만을 부르는 가을 날씨의 비밀

유례없던 폭염의 기세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2018년 여름이 입추를 기점으로 한결 선선해지면서, 맑고 푸른 가을 날씨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우리나라지만, 그 중 가장 아름답고 설레는 낭만이 있는 계절을 꼽자면 맑고 푸른 가을이 아닐까 한다. 가을 하면 애국가 3절의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가사에서 나타나듯, 유달리 높고 티 없이 푸른 하늘이 먼저 떠오르곤 한다. 높고 푸른 하늘, 선선하고 건조한 바람, 가을을 깊어지게 하는 가을비. 가을을 낭만의 계절로 만드는 이러한 날씨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몇 가지 원인을 들 수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하나를 꼽자면 ‘이동성 고기압’을 들 수 있다. 무더운 여름이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이 다가올 때, 잦은 가을비가 내리곤 한다. ‘가을장마’라고 할 만큼, 장맛비처럼 길게 이어지기도 하지만, 사실 가을비는 뚜렷하게 매년 반복되는 기후적인 정의가 없고, 장맛비와는 다른 기상 현상이다. 가을에는 여름 내내 맹위를 떨치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점차 약화하고, 춥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발달하기 시작하여 세력을 넓히기 시작한다. 이때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의 일부가 이동성 고기압 형태로 우리나라를 통과하게 된다.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하는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 상을 지나면서 변질하여 이동성 고기압으로 떨어져 나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 때에는 맑은 날씨가 2~3일 정도 이어지다가, 뒤이어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흐리고 가을비가 내리기도 한다. 가을비는 무더운 더위가 물러가는 반가운 가을의 전령이지만, 종종 일어나는 집중 호우와 태풍은 결실을 앞둔 농민들에게 근심을 안겨주기도 한다. ‘가을비 한 번에 내복 한 벌’이라는 재미있는 속담이 있다. 가을비가 내릴 때마다 기온이 떨어지는 것이 내복 한 벌을 껴입어야 할 만큼 춥게 느껴진다는 속담이다. 가을비 이후에 이어지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 감기가 들기 쉬우니, 여름 내내 즐기던 차가운 음료 대신에 체온과 체내 수분을 유지해주는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도 소소한 가을의 낭만을 즐기는 ‘소확행(小確幸)’이 되지 않을까 한다. 가을의 낭만을 더해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눈 안 가득히 들어오는 맑고 푸른 가을 하늘이 아닐까 싶다. ‘시리도록 파랗다’라고 밖에는 형용할 수 없는 푸른빛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바로 ‘빛의 산란’과 이동성 고기압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산란은 아주 높은 곳의 미세한 공기 분자에 태양빛이 부딪히고 잘게 부서져 흩어지는 현상이다. 우리 눈은 태양빛 중에서 무지갯빛으로 알려진 가시광선만 볼 수 있는데, 가시광선이 대기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작은 입자들과 만나 부딪혀 부서지면서 우리가 보는 하늘색이 달라진다. 봄 하늘에는 미세먼지가 많아서 푸른색은 엷고, 흰색이 많아진다. 그러나 가을에 우리나라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상층에서 하층으로 누르는 힘이 강한 하강기류가 발생하게 되고, 그 힘이 대기 중의 작은 입자를 눌러 밀어내서 공기 중의 먼지가 줄어들게 된다. 즉, 낮은 고도에서 빛의 산란이 적어지고, 아주 높은 고도의 하늘에서만 산란이 활발해서 애국가의 가사 그대로 공활하고 높은 가을 하늘을 볼 수 있다. 또한 건조한 날씨로 대기 중에 수증기나 작은 물방울들이 상대적으로 적어지고, 산소나 질소분자와 같은 매우 작은 알갱이들에 의해서만 빛이 산란하기 때문에 파장이 짧은 푸른색 산란 빛이 특히 우세해져서 가을 하늘을 더욱 파랗게 보이게 한다. 그리하여 천공은 높고 푸르고, 지상은 단풍과 황금빛 오곡이 영글어 화려한 가을 풍광을 빚어낸다. 가을의 정취에 젖어 소홀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환절기 건강관리이다. 이동성 고기압으로 인한 건조한 대기는 푸른 하늘을 선물해주지만, 대기를 건조하게 하여서 큰 일교차의 원인이 된다. 공기 중에 습기가 없으므로, 낮 동안의 따뜻한 태양열을 밤중까지 머금고 있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해가 지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낮과 밤의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기 쉽다. 우리의 몸은 외부온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어려워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온도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지만, 코 점막, 기관지가 건조해지면서 각종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하기도 한다. 특히 감기, 편도염에 쉽게 걸리고, 기관지 천식, 비염, 아토피 피부병 같은 질환의 증세가 심해진다. 체온을 유지하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큰 예방이 되기 때문에, 일교차가 큰 가을에는 외출 시 여분의 옷을 챙겨 체온을 유지하고, 실내에서는 가습기 등을 활용해 실내습도 50~60%를 유지한다면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듯 가을철 이동성 고기압은 더운 여름을 몰아내고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의 가을을 불러오는 고마운 고기압이지만, 건조한 공기와 급격한 일교차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쉽게 무너뜨려 건강관리에 주의를 요한다. 결실의 계절 가을. 가을에 영그는 곡식과 과일로 건강을 지키고, 푸른 하늘의 낭만을 충분히 즐기는 여유를 가져보길 바란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슈퍼컴퓨터와 일기예보

뉴스나 라디오, 신문 지면을 통해 매일 국민에게 전달되는 일기예보는 그 분량이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일기예보가 전달되기까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정교하고 복잡한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의 기상조건을 분석하여 앞으로의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미래의 일을 최소한의 오차로 미리 알아내는 것인 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손꼽히는 것은, 날씨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보여주듯, 기상현상처럼 복잡한 시스템은 아주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게다가 날씨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컴퓨터의 발명과 수치예보 이론의 발전에 힘입어 더욱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일기예보가 가능해졌다. 수치예보는 하늘, 땅, 바다, 그리고 우주에서 관측된 기상요소(기온, 바람, 습도 등)의 시간변화를 나타내는 물리방정식을 컴퓨터에 입력해 미래의 대기상태를 예상하는 방법이다. 즉, 현재의 날씨 정보에서 미래의 날씨 정보를 계산해 내는 예보라 할 수 있다. 수치예보는 수치모델에 의해 계산된 결과가 미래의 어떤 시점에서의 날씨를 나타내고 이를 예보관이 볼 수 있는 예상일기도와 같은 그림 형태로 표출해 활용하는 것이다. 내비게이션이나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에서 현재 위치, 목적지를 입력하면 목적지까지 추천경로를 안내해 주는데,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에서 안내된 추천경로가 수치예보의 결과물, 실제 사용자가 목적지까지 가는 행위가 일기예보라고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 수치예보의 원리를 처음 생각한 사람은 1904년 노르웨이 기상학자 비야크네스이다. 그의 영향을 받아 1922년에 영국의 리차드슨이 처음으로 수치예보를 시도하였는데, 그가 생각해낸 방법으로는 수치예보를 위한 수학계산에 무려 6만4천명이 동시에 동원되어야 하는 방대한 작업량이 필요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그 후 한동안 수치예보를 시도하지 않다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컴퓨터가 발명되면서 많은 양의 산술계산이 가능해져 과학자들은 다시 수치예보에 주목하게 되었다. 1948년 미국 기상학자 챠니가 대기운동에 대한 방정식을 간소화한 모델을 제시하였고, 1950년에는 노이만 등에 의하여 최초의 수치예보에 성공하게 된다. 날씨를 수치상으로 예측하려면 엄청난 양의 계산이 필요하고, 또한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기예보를 서비스하려면 제한된 시간 내에 결과를 산출해 낼 수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날씨 예보에는 가장 빠른 최신의 슈퍼컴퓨터가 사용된다. 현재 기상청이 운영하고 있는 슈퍼컴퓨터 4호기는 1초에 5천800조 번의 연산을 할 수 있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수치예보의 정확도는 전 지구적으로 정확한 기상관측 자료와 관측 자료의 촘촘한 분포와 관계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내비게이션의 예로 다시 설명하자면, 현재의 위치를 정확하게, 무슨 동 몇 번지 등과 같이 자세하게 목적지를 입력해야 하고, 내비게이션의 지도에서도 교차로, 신호등 개수 등이 자세하게 구성되어 있어야 오차가 없는 정확한 안내가 가능하다. 그런데 지구 상에는 70%가 바다이지만, 육상과는 달리 바다에서 직접 얻을 수 있는 관측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공기의 운동을 설명하는 수학방정식 계산 결과에 오차가 생긴다. 또한 공기의 운동을 설명하는 수학방정식을 계산하도록 만들어진 컴퓨터 프로그램을 수치예보모델이라고 하는데, 길 찾기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애플리케이션의 실행능력과 완성도가 떨어지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처럼 수치예보모델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뛰어나야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가 있다. 현재 기상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치예보 모델은 영국 기상청의 수치예보 모델로 2010년에 도입해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 영국 모델은 우리나라 지형과 주변 대기 상황과는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상청에서는 우리나라 상황에 맞도록 최적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가속화 되면서 세계적으로 독자 기술로 기상예보 시스템을 갖추는 추세이다. 외국 수치예보모델은 변화하는 기상현상에 빠르게 대처하기 어렵고 기후변화에 따른 지역적 현상을 반영하지 못해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기상청에서도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 환경에 적합하도록 우리 고유의 독자 수치예보모델을 제작 중이다. 우리나라 지형에 적합하고, 더 정확하며, 기상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하여 2020년에는 실제 예보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EU와 영국, 미국, 일본 등 7개 국가만이 독자적인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형 수치예보모델이 완성되면 우리는 세계 5위 수준의 수치예측 정확도를 가진 국가로 발돋움함과 동시에 더 정확한 기상 예측으로 기상재해 발생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잠 못 이루는 밤, 열대야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열대야란 해가진 뒤에도 열대지역의 밤처럼 밤사이 최저기온(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이 25℃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뜨거운 태양열로 인해 높아진 한낮 기온이 해가 진 뒤에도 달궈진 지면과 높은 습도 때문에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나타나게 된다. 실제 열대야는 낮 최고기온이 30℃ 이상의 여름 날씨를 의미하는 ‘트로피컬 데이’로부터 생긴 어원이다. 최저기온이 25℃ 이상이면 열대지방의 최저기온과 비슷하여 이러한 현상을 ‘트로피컬 나이트’(열대야)라고 부르게 되었다. 요즘은 ‘초열대야’라는 말도 등장하고 있다. 초열대야란 밤사이 최저기온이 30℃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나타낸다. 서울에는 지난 2∼3일 초열대야 현상이 처음 나타났다. 열대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밀어올린 뒤 강하게 확장하면서 발생한다.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에 따라 폭염과 열대야 현상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열대야는 공기 흐름이 둔한 내륙지방과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녹지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도심 지역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로 덮이고, 에어컨이나 자동차 등에서 열기가 방출되며, 열대야를 더욱 유발하기 때문이다. 열대야의 원인은 높은 온도와 습도에 있지만 그 중에도 습도의 영향이 더 크다. 우리가 시원함을 느끼는 것은 몸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열을 함께 가져가기 때문인데 습도가 높으면 몸에서 수분의 증발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못하여 더위를 더 느낄 수밖에 없다. 열대야는 7~8월의 여름철에 주로 나타나는데, 근래에는 9월에도 발생하고 있다. 대구의 평균 열대야 일수는 14.3일이고 올해 대구의 첫 열대야는 7월13일에 발생하여 작년보다 6일(작년은 7월7일 첫 열대야) 늦게 나타났지만 열대야 발생일수는 23일(8월7일 기준)로 작년보다 많은 일수를 보이고 있다. 여름이 깊어지고 길어지면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지역도 넓어지고, 그 횟수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대구의 열대야 발생일수는 1990년 중반부터 증가 추세가 두드러졌고 2010년 이후부터는 10일 이상 계속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도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의 열대야 발생일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열대야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잠이 들었어도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여 피로가 누적되어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지고, 불면증까지 겪을 수 있다. 다음날이 되면 숙면을 하지 못해 집중력이 떨어져 무기력해지기 쉽다. 열대야를 이기고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하루에 몇 시간 이상 자야한다는 생각으로 잠을 청하기보다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하고, 잠자리에 들기 한두 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둘째, 잠들기 몇 시간 전에는 커피나 홍차, 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든 음료를 마시면 각성효과를 유발하여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따뜻한 우유를 한 잔 마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한다. 수박 같은 수분이 많은 과일은 화장실을 가느라 잠을 깨워 수면의 질을 크게 낮아지게 만드는 만큼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셋째,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를 이용할 시 너무 낮은 온도를 유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냉방기를 잠시 틀어 놓았다가 끄는 것보다는 약하게 여러 시간을 틀어 놓는 것이 더 좋다. 더위로 인해 잠들기 힘들다고 냉방기를 장시간 강하게 틀어 놓고 환기하지 않으면 냉방병이 생길 수 있다. 갑작스럽게 체온이 낮아지면 혈액순환장애로 피로감이나 두통이 오고, 심할 경우 신경통이나 소화 장애 등도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냉방 온도는 본인의 느끼기에 약간 서늘한 온도가 적당하다. 더불어 잠자리에서는 자신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름에라도 이불은 꼭 덮고 자야 한다. 넷째 스마트폰이나 TV 등의 전자제품을 멀리하고 조명도 완전히 끄고 깜깜한 상태로 만들어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열대야로 잠을 설치더라도 낮에는 신체활동을 많이 하고 낮잠을 30분 이상 자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폭염 때처럼 온도가 높은 날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최근 발표된 대구경북의 1개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보이고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무더운 날씨가 당분간 이어지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날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때때로 소나기가 내려 열기를 식혀줄 것으로 기대되나, 열대야와 폭염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듯이, 더운 여름에 여름밤의 불청객인 열대야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슬기롭게 극복하여 건강한 여름을 보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기상기후과학 나눔 교육

‘권리와 혜택’, 누구나 자신들이 속한 사회 속에서 기본적으로 누리며 살아가야 할 요소이다. 그것도 마땅히 말이다. 하지만 차별의 대상이 되거나 상대적으로 대우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는 이들을 ‘사회적 취약계층’이라고 부른다. 최근 온실가스 배출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홍수, 극심한 가뭄, 사막화 현상, 열대성 질병, 해충 증가 등 자연재해의 강도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그 영향권 안에 있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대상은 아마도 사회적 취약계층일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정보의 전달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겪게 되는 어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구기상지청에서는 지역 내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문화확산, 행복나눔 기상기후과학 나눔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취약계층이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대상별 맞춤형 콘텐츠를 발굴하고 제작하여 다문화 가정, 어르신, 장애인, 지역아동센터 아동, 학교 밖 청소년 등의 사회적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맞춤형 생활기상정보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기상현상으로부터 취약계층의 건강 보호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사회 문화의 다양성 증가로,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성숙함이 필요한 요즈음이다. 대구기상지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함께해서 좋아요- 기상이랑 놀래’라는 프로그램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에게 기상청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또한 ‘어때요와 떠나는 특별한 여행’이라는 동화를 제작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 동화의 주인공인 ‘어때요’라는 친구가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날씨에 따른 다양한 생활모습과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습들을 보고 들으면서, 날씨로 인한 문화의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인정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는 날씨라는 키워드를 통해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보다 재미있고 쉽게 공감해나가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는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해 ‘기상의 발자취-측우기에서 천리안까지’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최초의 기상청인 관상대에서 현재의 기상청에 이르기까지의 변화 모습, 기상청 예보관들의 날씨 생산과정, 초기 기상캐스터에서 현재까지의 모습을 담은 다양한 영상들을 통해 추억을 되새기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건강한 노후 생활에 도움을 드리고자 기상청 생활기상정보 지수 활용방법과 계절별 건강관리 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 중에서 성인 장애인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장애인 교육에서의 또 다른 불평등이 있는 것이다. ‘뚝딱! 뚝딱!- 내가 만든 기상청’이라는 프로그램은 장애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놀이 활동을 통해 기상업무 체험 기회를 유도하고자 하며 성인에서 학생에 이르기까지 배움의 기회를 골고루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기예보를 알아보는 방법, 날씨를 관측하는 장비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장애인들이 기상청에 대해 체험하고 날씨에 따라 일상생활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하나뿐인 지구-우리가 지켜요’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에 사는 북극곰의 상황을 통해 기후변화의 삼각성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실제 어렵고 먼 이야기로만 느낄 수 있는 기후변화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화를 활용하여 온실가스와 지구온난화에 대해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분리수거 퀴즈를 통해 생활 속에서 지구를 지키는 방법을 익히고, 지구 온난화 때문에 고통 받는 북극곰에게 응원편지 쓰기 등으로 다소 소극적일 수 있는 일방적 배움에서 더 나아가 능동적으로 기후변화에 직접 대응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학교 밖 청소년들도 학교 안 청소년들과 다르지 않은, 꿈과 미래를 가진 우리의 미래 인재들이나, 다양한 교육 기회나 참여프로그램에서 소외되어 있어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할 대상이라 할 수 있다. ‘꿈 드림 진로체험-기상청과 함께해요’는 청소년지원센터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상청 직업체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상청에서 하는 일, 기상 관련 직업, 기후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구성하여 기상과학문화 확산과 소통을 통해 자신의 직업을 모색하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자 한다. 대구기상지청은 이처럼 다양한 정보 활용 취약계층의 맞춤형 콘텐츠를 활용한 계층별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교육 사각지대 해소 및 교육 기부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

집중호우

모든 기상현상은 대류권에서 생기는데 그 두께는 12㎞ 내외이다. 지구 반지름이 6천300㎞이므로, 지구를 사과로 본다면 대류권은 아주 얇은 사과껍질 정도에 불과하다. 이 사과껍질 속에서 구름이 생기고 비바람이 몰아치고 천둥 번개가 치는 등 온갖 기상현상이 일어나서 우리를 위협한다.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기상현상 중 대표적인 것으로 집중호우를 꼽을 수 있다. 집중호우는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는 현상을 뜻하는데, 원래 공식적인 기상 용어는 아니었고 언론에서 먼저 사용하기 시작해서 보편화된 용어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반경은 10∼20㎞ 정도로 좁고, 지속시간이 수십 분에서 수 시간 정도이며, 강수의 강도는 일반적으로 한 시간에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것을 가리킨다. 즉, 시간적ㆍ공간적으로 집중성이 매우 강해서 피해를 유발하기 쉬운 비를 집중호우라 한다. 또한, 천둥과 번개, 돌풍이 동반되어 피해를 키우기도 한다. 집중호우는 많은 양의 수증기를 가진 더운 공기가 있을 때 발생하는데, 우리나라는 5~9월에 주로 발생하고, 특히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에 자리 잡는 여름에 자주 발생한다. 집중 호우는 장마 전선이나 저기압에서 적란운이 한곳에 오래 머무를 때 발생하기 쉽다. 장마전선은 차가운 성질을 지닌 고기압과 따뜻한 성질을 지닌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의 경계선에 해당하며 두 고기압 간의 세력이 비슷할수록 오래가는 경향이 있어, 집중호우의 발생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수증기가 많은 상태에서 지표가 가열되면 대기가 불안정해져 공기가 상승하면서 뭉게구름을 만들고, 상층의 찬 공기를 만나면 더 발달해서 집중호우를 유발하는 적란운이 만들어진다. 지상에서 5㎞ 이상 발달하는 적란운은 약 1천~1천500만t의 물을 포함하고 있는 거대한 하늘의 저수지라고 할 수 있다. 이 구름이 빠르게 이동하면 피해가 덜하지만, 일정 시간 정체하여 한 곳에 많은 비를 내리면 집중호우가 된다. 보통 이와 같은 구름의 수명은 1~2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특정한 기상조건 아래에서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지속시간이 길어져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것이다. 집중호우는 그 특성상 좁은 지역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예측이 매우 어려운 자연현상 중 하나이다. 집중호우에 의한 피해는 하천 범람, 저지대 침수, 산사태, 낙석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도시에서는 하수도의 처리능력이 강수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침수피해가 생기기도 한다. 기상청은 3시간에 60mm 이상의 비가 예상되면 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호우주의보를 발표한다. 이는 최근 들어 국지성 호우가 잦아짐에 따라 호우주의보와 호우경보 등 기존 6시간, 12시간 단위의 호우 특보기준을 올해 6월부터 3시간, 12시간 단위로 개선한 것이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동안 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 내려지고, 호우경보도 3시간 90㎜의 비가 예상되면 발표된다. 더 짧은 시간 간격의 호우특보 기준을 도입함으로써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에 선제로 대비하는 것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현상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 집중호우를 비롯한 위험기상 앞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행동하는 것이 상책이다. 장마에 의한 기상재해는 매년 일어나고 있지만, 방재를 위한 유관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강화되면, 그 피해 규모와 건수가 줄어드는데 반드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상청의 정확한 예보 생산과 적시의 호우특보 발표와 통보, 유관기관에서의 적절한 방재대응이 유기적으로 잘 운영되는 것이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 가능한 효과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상시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평소에 나의 가정과 직장에서 재해 위험요소가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 두는 것도 의외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등산이나 야영 계획을 세울 때, 여름철에는 맑은 날에도 구름이 형성되면서 갑작스런 집중호우가 발생하기 쉬운 계절임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평소에 알고 있는 생활수칙이지만 집중호우가 발생하기 쉬운 여름철엔 다시 한 번 되새긴다면, 큰 불행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전준항대구기상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