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 수술까지 했는데, 나이 들어 보여요!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지난 한 해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로 연말 분위기도 제대로 나지 않던 12월 어느 날, 스산한 바람을 뚫고 한 중년 여성이 병원을 찾아왔다.평소에 미적 관심이 높고 미용성형에 대한 정보도 풍부해서, 인터넷에 올라온 웬만한 성형수술에 대해 정보는 모두 알고 있는 것 같던 그녀에게 고민이 생겼다고 한다.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동안으로 보여 지인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던 그녀는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고는 입이 조금 나와 있는 돌출입이라고 생각했단다. 자신의 얼굴에 서 1%부족함이 바로 그것 때문이라는 생각에 꽂혔다는 것이다.곧바로 교정치과에 가서 치아교정까지 했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했는지 튀어나온 잇몸 뼈를 감추기 위해 대학병원에서 양악 수술까지 하게 됐다는 이야기다.그 힘들다는 양악 수술까지 받고 나서, 몇 달 동안 부기와 멍 때문에 고생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자신의 콤플렉스라고 여기던 돌출됐던 입이 안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는 한동안 만족해하면서 잘 지냈는데, 그 후 다른 걱정거리가 생겼다고 한다.얼굴 모양이 오히려 밋밋해지고, 볼살이 처져 내려오면서 팔자주름도 깊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입술모양이 조금 변했는데, 윗입술이 얇아져서 잘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 되면서 인중의 길이가 길어졌다는 것이다. 수술하고 나서 오히려 나이가 더 들어보이게 됐다는 게 그녀의 주장이다.주위 사람들도 직접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예전 얼굴이 훨씬 더 나았다고 생각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다.많은 돈과 노력을 들여 힘든 수술을 했고, 치아교정까지 마쳤는데, 오히려 얼굴의 밸런스가 깨지면서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는 현재의 상태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지 궁금해서 방문한 것이라고 했다.수술 전의 모습을 보니 그다지 나쁘지 않은 모습이어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양악수술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워낙 양악 수술에 대한 광고, 그리고 방송에서 양악 수술을 받은 연예인들이 많이 나와서 아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다 보니 양악수술이 마치 쌍꺼풀 수술 같이 아무나 할 수 있는 흔하고 쉬운 수술로 인식이 돼서 나도 참 난감할 때가 있다.어쨌든 기왕 수술을 해 버린 터라 이것을 예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으니….그의 얼굴 모습에 변화가 온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약간 튀어나온 잇몸 뼈가 얼굴 부분 중 입술과 인중, 볼살을 살짝 들어 올려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뒤로 후퇴시켜놓고 보니 들려 올라가 있던 볼살이 처지고 인중과 입술이 입 속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팔자주름은 더 깊어지고 입술이 얇아지는 현상이 생겼던 것이다.즉 뼈의 모습은 바꿀 수 있었지만, 뼈 수술을 하고 나면 남아 있는 피부과 근육조직도 함께 해결해 줘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 하겠다.처져 내려온 인중과 윗입술의 모습을 자세히 진찰했다. 그리고 살짝 미소를 지어보라 하니 크게 웃어도 위쪽 치아가 제대로 다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미소를 지을 때 위쪽 치아가 충분히 보일 수 있도록 정확히 예측해서 인중의 길이를 줄여주기로 했다.이울러 밋밋하게 된 볼살 부위에도 간단하게 필러를 주사해서 전체적으로 어려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수술은 순조롭게 진행이 됐고 정확하게 균형 잡힌 정상적인 얼굴의 모습이 됐다. 1개월 정도 지나고 나서 이제 수술하기 전의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인중의 길이가 짧아지고 입술도 도톰해졌다. 팔자주름도 완화되고 볼살이 통통한 모습이 되면서 몇 년 더 젊어진 모습이 된 것 같다면서 환자는 나보다 더 좋아했다. 아마 수술 후 상처를 입었던 자존감이 회복되면서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이 다시 생긴 듯 했다.얼굴 전체의 모습도 좋아졌지만 밝고 건강하게 미소를 지을 때 윗 치아가 입술에 가려지지 않고 깨끗하게 보여서 다시 매력적인 모습이 된 것이 나도 기분이 좋았다.성형이나 교정, 양악수술을 생각할 때는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어느 한 곳만 생각해서는 안 되고 그렇게 함으로써 얼굴 전체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즉 나무 한 그루만 보지 말고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수술 후에도 균형이 잡힌 자신만의 얼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팔뚝에 새겨진 마음의 상처

이동은리즈셩형외과 원장 송구영신을 기원하는 2020년의 마지막 날, 코로나19 3차 확산에다 옷깃을 파고드는 차가운 바람은 한 해를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좀처럼 온기를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오가는 사람들이 부쩍 줄어든 동성로 거리가 한층 더 적막해 보이던 날 낯익은 젊은 여성이 진료실을 찾아왔다. 지난 10월에 수술을 받고 열심히 치료 중인 환자다.처음 만났을 때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발그레한 볼에 부끄러운 표정으로, 단추를 꼭 채운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며 이런 흉터도 좋아질 수 있겠느냐며 간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질풍노도의 사춘기를 힘들게 보냈던 것인지, 가로 세로로 하얗게 새겨진 흉터였다.젊은 시절, 손목이나 다른 부위에 상처를 내고는 그 아픔을 느끼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던 방황의 흔적이라 짐작된다.손목에 생긴 상처만큼 마음속에도 패인 흔적이 남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이 갔다. 어떤 사연이 있었는가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되서 보니 지우고 싶은 부끄러운 흔적으로 남아 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지금까지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만나곤 하지만,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른스럽고 속 깊은 말을 하는 환자들을 보고 있으면,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기는 멀었다는 자조감을 느끼곤 한다. 어릴 적부터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겪어보고 이겨낸 사람의 내공을 제대로 느낀 셈이다.그 마음을 이해해 주고 뒷받침해주기 위해서라도 도움이 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 나의 의무가 된 셈이다.손목과 팔뚝의 상처를 자세히 봤다. 몇 군데는 실처럼 보이는 흉터가 있고, 한두 곳은 깊은 상처가 되면서 나아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지, 벌어져 있는 모습이 보기에도 흉했다.숨기고 싶은 흔적이고 타임머신이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뿐이겠지만, 한 번 생긴 상처는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법이다. 결국 현실적인 목표를 만들고 여기에 기대치를 맞춰야 후회를 덜 하게 될테니.흉하게 벌어져 있는 흉터는 제거하고 다시 실선처럼 봉합하고 나머지 흉터는 주위 피부와 비슷한 모양이 될 수 있을 때까지 레이저 치료를 하기로 했다.마취를 하고, 뽀얀 살에 흉하게 벌어진 흉터를 꼼꼼하게 잘라내고 속살부터 한땀 한땀 봉합했다. 행여 손을 움직이다가 다시 벌어질까,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반깁스를 만들어 붙였다.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흉터가 치유되는 기간 동안 움직임을 줄여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실밥을 빼던 날, 지렁이 같아 보이던 흉터가 실선처럼 변하게 되자 신기하게 쳐다보던 환자에게 방심하면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으니 당분간 깁스를 유지하면서 지켜 보기로 하고 레이저 치료를 시작했다.오늘이 2개월째 접어드는 날, 흉터가 좋아지는 만큼, 마음속 상처도 함께 치유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반깁스 푸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면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성형외과에는 상처를 지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팔뚝에 그은 상처, 어릴 적 다친 얼굴이나 몸의 상처, 언청이 수술 후에 생기는 상처, 화상으로 생긴 상처 등 수많은 흉터를 치유하기 위해 찾아온다.환자를 인터뷰를 해 보면, 다친 순간의 아픔도 아픔이지만 상처로 인해 견뎌야하는 커다란 짐 하나가 늘 어깨위에 올려져 있다는 걸 알게 된다.단순히 흉터만 바라볼 것이 아니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마음 속 흔적들을 함께 찾고 흉터에 대한 부담을 줄여 줘야 한다. 그래야 수술로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정한 다음, 자신의 기대치를 현실적인 수준에 맞출 수 있다. 그래야 조금이나마 흉터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한 부분으로 인정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2020년의 마지막 날, 우리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을 매일 경험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코로나19’라는 주제로 귀결되고 있는 게 현실이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 각자가 해야 할 일들을 당당하게 해 나가는 새로운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웃음을 되찾기까지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옷깃에 스며드는 찬바람과 가로수에 연말 장식, 비록 코로나로 스산하기까지한 거리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제 2020년도 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연말이 되면, 나와 인연을 맺었던 수많은 환자들을 떠올려보게 되는데, 얼마 전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을법한 환자를 만났다. 부인과 함께 찾아온 중년의 남자 환자였다. 진료실에서 처음 만났을 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표정에 마치 두꺼운 석고 팩을 하나 얼굴에 얹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얼굴 표정 역시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이 없이 필자를 정면에서 바로 보지 못하고 안절부절하고 있었다.붉은 빛을 띠는 피부, 아래쪽에 얇은 실핏줄이 비쳐 보이는 모습, 두꺼운 피부에 얼굴 표정이 굳어있는 모습이라 아무래도 피부 아래쪽에 무엇인가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다. 피부 아래쪽에 이물질이 들어 있다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다.“젊었을 때 그런 쪽에 관심이 있어, 얼굴 전체에 여러 차례에 걸쳐서 성분을 알 수 없는 주사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것이 딱딱해지고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이제는 웃거나 표정 짓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고 남들이 자꾸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아 몹시 난처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요?”이물질 제거 수술은 의사들 모두가 꺼리는 수술 중의 하나이다. 개업 의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술 결과가 나쁠 경우 감당해야 할 부담이 너무 커서 두고두고 애를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와 부인의 간곡한 요청을 뿌리칠 수 없어서 수술계획을 세웠다. 짐이 될 일을 하나 떠맡은 셈이다. 후회할 일이 될지도 모르는데, 일단 나를 찾아왔으니 무엇이라도 해 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앞섰다.이번 수술의 가장 큰 주안점은 우선 어색한 눈 주위의 표정을 다시 만들어주는 일이다. 수술 당일, 마취된 환자의 피부 절개를 시작하자마자, 숨어있던 문제점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장기간 복용해 온 여러 가지 약물과 이물질로 인해 피부조직이 심하게 변형이 된 것이다. 지혈도 잘 되지 않았다. 수술 부위의 안쪽이 들여다보이지 않으니….통상의 환자라면 10분도 채 안 돼 수술 부위의 정리가 끝났을 것을 30분이 넘게 걸렸다. 가까스로 수술할 부위의 혈관들을 모두 지혈하고 본격적인 수술을 시작할 수 있었다. 먼저 인상을 반듯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처져 내려온 눈썹을 들어 올려 주었고, 눈 밑 지방과 조직 속에 군데군데 스며들어 있는 이물질을 찾아서 조심스럽게 제거했다. 그 후 눈 주위의 근육들을 다시 원래의 위치대로 복원해 준 다음 피부를 봉합했다. 하지만 피부를 봉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출혈이 멈추지 않는 것이었다. 눈 밑 주름 수술 후 수술 부위에 피가 많이 고이게 되면, 흉살이 만들어져 합병증이 많이 생길 수 있으니 걱정거리 하나가 더 늘어난 셈이다. 등줄기로 식은 땀이 흘러내렸다. 고심 끝에 피가 멎지 않는 부위에 고인 피가 밖으로 흘러나올 수 있도록 부드러운 실리콘으로 만든 심지(드레인이라고 한다)를 하나씩 넣어주었다.별일 없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룻밤을 지새우다가 다음날 환자를 만났다. 드레인을 따라서 피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었고, 출혈은 이틀 동안 계속 됐다. 일주일째 되는 날 실밥을 제거하고 나니 어느 정도 멍은 남아 있었지만 눈 주위에 자연스러운 표정이 조금씩 되살아나는 것이 보였다. 환자와 보호자가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이 나도 어느 정도 안심이 됐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마스크를 쓴 것 같은 어색한 얼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다른 사람들처럼 환한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보람도 느꼈다.얼굴에 들어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힘든 수술 과정에 회복 기간도 오래 걸리는 일이라 환자도 많은 고생을 각오해야만 한다. 그래서 성형외과 의사에게는 ‘악마의 유혹’과도 같은 일이다. 그 후 비록 코로나로 상태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부인을 통해 조금씩 생활에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는 안부를 전해 듣고 내심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앞으로 상처가 나아가면서 겪어야 할 일들이 적지 않겠지만, 2020년 나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환자 중 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오래된 편지를 꺼내어…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겨울로 접어들던 어느 날, 책상을 정리하다가 낯익은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돌이켜 보면, 십여 년도 더 된 편지 한 통, 꼼꼼하게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 글이 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났다.4년간의 성형외과 수련을 마치고 지방의 한 도시에 개원한 병원에 초임으로 근무하던 시기에 나에게 수술을 받았던 한 중년의 여성 환자로부터 받은 편지다.병아리 전문의로 경험도 없이 어깨에 힘만 잔뜩 들어있던 시절, 나를 찾아와 여러 가지 수술을 받았던 환자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런 인연이 이어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튼 수술 결과에 어느 정도 만족했던 것 같았다.몇 가지 수술을 연이어 하게 됐고, 수술 결과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몇 달 후 장문의 편지와 작은 선물을 주고는 돌아갔다. 자신이 수술하게 된 동기와 수술로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가 담긴 편지다. 다시 되찾은 자신감을 가지고 이제껏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겠다는 말도 함께 남겼다.초보 성형외과 의사가 분에 넘치는 인사를 받은 셈이다. 내가 이런 인사를 받아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잠시 잠겨 있다가 문득 앞으로 나를 찾아오는 이들이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내가 조금 더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그 후, 대구에 개원한 후 십여 년 동안,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이런 초심을 지킬 수 있도록 편지를 한 번씩 꺼내 마음을 다잡곤 했다.그러던 어느 여름, 내 마음 속의 그 환자가 다시 나를 찾아왔다. 오랜 시간이 지난 터라 연락할 길을 찾다 홈페이지와 여러 가지 글들을 보고 찾게 됐다고 한다. 십여 년 전의 옛 이야기를 함께 하면서 서로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눴고, 십여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한두 군데 교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는 말과 함께 간단한 교정 수술을 예약하고 돌아갔다.첫 번째 수술을 하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다음 수술 일정을 잡겠다고 하고서는 연락이 끊어졌다.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이라 바쁜 일정이 끝난 후 다시 찾아오겠거니 하면서 잊고 지냈는데….그 후 수개월이 지난 어느 날 낯선 젊은 여성 한 사람이 병원으로 찾아왔다. 어머니의 진료기록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젊은 여성의 어머니가 바로 그 환자였다.얼마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진료기록이 필요하다는 딸을 마주하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을 하게 됐다.처음 만나는 딸 앞에서는 크게 내색하지는 못하고, 사고 당시의 이야기와 그 모습을 전해 듣고 필요한 업무처리를 도와주고 돌려보낸 것이 전부였지만, 그 후 돌아가신 그분의 얼굴을 돌이켜 보면서 내 마음 속 깊이 아련해지는 것을 느꼈다.십여 년 동안 나와 함께 한 수많은 환자들이 있었고, 이렇게 세상을 떠나는 환자들이 생기는 것을 보면, 이제는 그럴 법도 하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막상 나와 깊은 인연을 가졌던 환자의 부고를 전해 듣고 나니 과거 수술 후 회복하는 과정 동안의 수많은 기억들도 함께 새록새록 떠올랐다.비록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긴 했지만, 가족들에게는 사랑하는 어머니였던 그녀가 부디 외롭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겠지만, 나에게도 자존감이 뚜렷했던 좋은 사람으로 기억의 한 편에 남겨 둬야 할 의무감이 생긴 것이다.한 해의 끝을 치닫는 12월 초, 책상 속의 편지들을 꺼내 보듯, 올 한 해 나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이들을 돌이켜 봐야겠다. 그들 중 나와의 좋은 인연을 가졌던 이들은 얼마나 있을까? 분명 그들 중 연말이 되면 그리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돌이켜 보면 다시 보지 않았으면 하는 이들도 있을 터.스산한 바람 속에 몸이 얼어붙고, 코로나로 마음까지 메말라가는 올 한 해, 나의 가슴 속에서만이라도 작은 불씨 하나를 피워 나를 찾아오는 환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녹여줄 수 있는 한 해의 끝자락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몇 년 쯤 젊어지면 만족하시겠어요?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중년을 넘어서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심 좀 더 젊어 보이기를 원하는 듯하다.진료실에서 만나는 이들은 희끗희끗해진 머리, 잔잔한 잔주름이 잡힌 눈가, 내 천(川)으로 골이 져 있는 미간, 절반쯤 감겨 살짝 졸리고 피곤해 보이는 눈과 피부가 처지면서 불룩하게 튀어나온 눈밑, 깊게 골이 진 팔자주름, 처진 볼살 등 나이가 들어 보이는 여러 가지 모습들이 한 사람의 얼굴 속에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함께 있는 경우가 흔하다.진찰을 하면서 유심히 지켜보면,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거나 또 늙어 보이는 사람 등 다양한 경우를 보게 되는데, 사실 얼굴 전체 나이가 비슷하게 들어 보이는 경우는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문제는 얼굴 전체에서 눈이면 눈, 볼이면 볼, 유독 한 부위만 나이가 더 들어 보이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 사람들은 무엇인가 좋아졌으면 하는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이런 사람들 앞에서 각자의 얼굴 상태를 함께 체크하고 어떤 방법의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은지 설명을 하고 나면, 몇 가지 질문을 받게 된다.그중 가장 많은 듣는 이야기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으니, 자연스럽게 빨리 회복되게 해 주세요” 그리고 “한 번 수술하고 나면 다음에는 다시 안 해도 되도록 해 주세요”, “한 20년쯤 젊어지게 해 주세요”이다.사람들의 속마음은 다 같은가 보다. 고민 끝에 힘든 결심을 하고 병원을 찾아왔으니 한 번 수술하고 나면 그 결과가 ‘늙어 죽을 때까지’이대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이해할 만하다. 그러면서도 남들이 수술한 것을 알아채면 안 되니까 될 수 있는 대로 자연스럽게 해 달라는 요구도 빠지지 않는다.그러나 인정하기는 싫지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몇 가지 법칙이 있다.1. 지금 하고자 하는 이 수술이 이제껏 늙고 노화된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있지만, 앞으로 늙어갈 것까지 예방해 줄 수는 없다.2. 빨리 회복되고 자연스러운 결과를 보여준다는 시술(보톡스, 필러, 레이저나 실을 이용하는 리프팅)은 그 효과 역시 빨리 없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 달을 채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시술한 티가 안 나면서 효과가 조금 덜해도 좋으니 자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이것 역시 좋은 선택일 수 있다.3. 늙어 죽을 때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년 정도 유지되는 효과를 보려면 그만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멍이나 부기같은 불편함이 어느 정도 따르는 수술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회복기간이 지나고 나서 그 수술 결과가 안정되었을 때, 이것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4. 이렇게 수술을 하고 나면 처음에는 자연스럽지 못하다. 특히 윗눈꺼풀의 경우 인상이 변화가 있는 경우가 많다. 10~20년 이상 처져 내려온 눈꺼풀을 단지 1시간 내외의 수술만으로 해결했으니 어떻게 인상이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눈썹과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눈썹을 위로 당겨 올려주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그렇게 자연스럽지 못했던 것도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자연스러워진다. 마치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되기까지’ 그런 시간을 인내해야 하는 것이다.이렇게 상세하게 설명을 하면, 어느 정도 수긍을 하고 수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 환자에게 마지막 질문을 한다. “몇 년쯤 젊어졌으면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으세요?”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적어도 자신의 나이에 어울리는, 아니면 더 어려 보이는 얼굴 모습이 되기를 원한다.경험적으로 말하자면, 얼굴의 한 부위만 다른 부위보다 지나치게 더 젊어 보이게 되면 이것 역시 어색하다. 따라서 여기에도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한 것이다.나이 사십이 넘어서면 자신의 얼굴에는 살아온 인생이 담기게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노화로 인해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교정하는 수술은 더 조심스럽고 더 많은 것을 돌아보게 만든다.이제껏 살아온 기본적인 얼굴의 바탕에 변화를 주지 않고 얼굴 전체의 균형을 다시 잡아준다는 생각으로 수술계획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자신의 얼굴은 자신의 책임뿐일까?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성형외과 의사가 된 지 15년이 지나면서 수많은 환자들과 면담 한 기억이 되살아난다.나를 스쳐 지나간 환자들의 모습을 마치 내가 관상을 보는 사람이라도 된 듯, 얼굴을 평가하고 보완하는 일을 해 온 셈이다. 그럴수록 ‘자신의 얼굴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각자에게 자신만의 고유한 인상이 있듯이 현재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게 모르게 겉으로 투영돼 드러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수 개월 전 한 중년여성을 수술하게 됐다.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하게 생겼는데, 윗눈꺼풀이 아래로 처져 내려오면서 불편함을 느끼고 이것을 교정하기 위해서다.직장인인 그녀에게 눈 수술만으로는 눈 인상이 너무 바뀌어 불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눈썹과 눈을 함께 수술하는 방법을 권했다.그런데 인터뷰를 하는 내내 어딘지 모르게 얼굴에 그늘이 져 있는 것을 느꼈다. 상담을 마칠 즈음 지나가는 말처럼 질문을 했다. “혹시 다른 병원 약을 먹고 있습니까?”처음에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결국 신경정신질환 약을 여러 알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랴부랴 처방을 한 병원 의사와 상의해 무사히 수술을 마치게 됐다.실밥을 제거하는 날, 상태를 보니 좌우가 다르던 눈 모양도 같아지고 눈동자도 훨씬 커져서 뚜렷한 눈매를 갖게 됐다. 그리고 눈빛도 바뀌면서 훨씬 자신감 있는 눈으로 변했다.그제서야 그 여성은 자신의 얼굴에 그늘이 져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서 이제 좀 더 밝고 자신감 있는 얼굴로 살 수 있도록 자신이 바뀌어야겠다고 이야기 했다. 결과야 두고 봐야겠지만 좋은 일 하나 한 셈이다.반대의 경우도 있다.오래 전 인중수술을 받았던 젊은 여성이 오랜만에 찾아왔다. 반가운 마음으로 얼굴을 맞이하고 보니 뭔가 이상하다.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고 마치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낯선 모습이었다.아무래도 이상해 예전, 수술할 때의 모습을 찾아 봤다. 예전의 자연스럽고 앳된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찾아볼 수 없고, 어색해진 모습만 남아 있었다. 수술한 티가 너무 많이 나는 강남스타일의 얼굴이 된 것이었다.나에게 수술을 받고나서 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 유명 성형외과 여러군데를 찾아 다니면서 시키는 대로 여러 가지 수술을 하게 됐다고 한다.눈, 코, 안면윤곽, 턱 등 많은 수술을 큰돈을 들여서 하고 나니, 마치 인형 같은 모습이 됐다. 하지만, 얼굴 표정은 굳어져 버렸고 피부의 감각은 이상해져 마치 두꺼운 석고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 됐다.이 모습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혼란이 시작됐다고 한다. 밤에도 잠을 이룰 수 없어 약에 의존하게 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서 고민 끝에 나를 다시 찾아왔다고 한다. 원래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수술을 하고 싶다고.무슨 말을 해 주어야 할지,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너무 많이 지나와 버린 것 같아서 손을 쓰기도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진료실에서 환자들이 “내 얼굴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라고 물어오면 해 주는 이야기가 있다. “가장 당신다운 얼굴은 무엇입니까?”이렇게 되물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색해한다. 여태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보지 않았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얼굴이야 부모님께 물려받은 대로 생긴 것이지 뭐가 그리 중요하냐는 식이다.하지만 얼굴은 자신이 살아온 자취를 따라서 조금씩 변한다. 자신의 성격, 이미지, 인상, 인생이 담긴 자신만의 얼굴로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얼굴로 신기하게도 변화하는 것이다.‘자신의 얼굴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라는 말은 자신의 인생이 담긴 얼굴은 자신이 변화시키고 만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그 속에 숨어있는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내서 남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아름다움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성형외과 의사의 몫이 아닌가 한다.

속눈썹이 눈을 찔러요

이동은리즈성형외과원장오전 진료를 마치고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내서 다른 일을 보고 있는 사이, 앳된 얼굴의 어린 여학생과 어머니가 함께 찾아왔다.“어떻게 오셨나요?” “쌍꺼풀 수술을 상담하러 왔어요. 속눈썹이 눈을 찔러서 눈을 자주 비비다 보니 눈동자에 상처가 너무 많이 나서…. 안과 의사 선생님이 쌍꺼풀 수술을 하면 좋아진다고 하셔서요.” 라고 한다.자세히 살펴보니 위와 아래쪽의 눈꺼풀이 마치 두꺼운 띠처럼 눈동자를 둘러싸고 있었다. 두꺼운 눈꺼풀에 밀려, 위아래 속눈썹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눈을 향해 자라고 있었다. 이렇게 속눈썹이 눈동자를 향해 자라나는 것을 안검내반증이라고 한다.속눈썹이 눈을 찌를 때마다 눈을 비벼서 눈가의 피부는 벌겋게 변해 있었고, 항상 눈동자와 눈 주위 피부가 충혈된 것처럼 보였다.위 아래 눈꺼풀 모두를 교정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곧장 수술 예약을 했다.수술 당일 눈을 자세히 살펴보니 두꺼워진 눈꺼풀 근육으로 인해 전체의 속눈썹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 있었고, 특히 안쪽 속눈썹이 더 심했다. 그래서 위 아래 눈꺼풀을 모두 교정하고 특히 안쪽 속눈썹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앞트임도 함께 해 주기로 했다.안검내반증 교정 수술은 심하지 않으면 간단하게 해결할 수도 있지만,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복합적인 수술이 필요하다.어린 학생이라 수술 후 흉터가 많이 보이지 않도록 속눈썹 바로 아래 피부에 세심하게 절개를 한 다음, 그 주위의 남는 피부와 두꺼워진 눈 주위 근육들을 제거하고 속눈썹이 바깥 방향으로 충분히 뒤집어 지도록 교정했다. 앞트임으로 안쪽 속눈썹도 함께 교정해 줬다.위아래 속눈썹이 바깥 방향으로 뒤집어 져서 눈에 닿지 않을 만큼 충분할 정도로 교정이 된 것을 확인하고 나서 수술을 마쳤다.수술 직후라서 눈꺼풀의 부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이 뒤집어져 있기는 했지만, 이제 더 이상 속눈썹이 눈을 찌르지 않아서 눈이 많이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니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눈동자가 불편할 일도 없어졌으니 이제 더 이상 눈을 비벼서 손상이 갈 일도 없어진 것이라 다행이다.실밥을 뽑던 날, 이제 어느 정도 부기도 빠지고 쌍꺼풀 모양도 제대로 나오게 되자, 얼굴 전체의 인상이 달라졌다.속눈썹이 눈을 찔러서 항상 벌겋게 달아 올라있던 눈이 이제는 크고 뚜렷해진 쌍꺼풀에 자신감 있는 눈매로 변화하면서 일상생활이 활기차게 됐다고 하니 이 학생에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내 마음도 뿌듯해 졌다.속눈썹이 눈을 찌르는 안검내반증은 여러 가지 원인과 형태가 있을 수 있다.흔히 성형외과를 찾아오는 환자의 대부분은 주로 중년 이상에서 노화로 인해 눈꺼풀 조직이 처져 내려와 속눈썹이 눈을 찌르게 되는 노인성 안검내반증이 대부분이고, 이런 경우 그 증상이 주로 윗눈꺼풀의 바깥쪽에 많이 생긴다.이와는 달리 어린 나이에도 생길 수 있는 기계적 안검내반증의 경우 눈꺼풀 주위의 근육이나 조직에 이상이 있어서 생기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위아래 눈꺼풀에 상관없이 생기고 주로 안쪽 눈꺼풀에서 많이 생긴다.교정 방법은 원인에 따라 조금 다른데, 노인성의 경우 눈꺼풀만 교정할 경우 인상이 강해지는 경우가 흔해서 눈꺼풀 수술과 함께 눈썹을 당겨 올려주는 수술을 함께 해 주는 것이 얼굴 전체의 인상을 좋게 하는 방법이다.기계적인 원인일 경우 그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고 속눈썹이 바깥쪽을 바라보도록 교정해 주는 방법이 적당하다. 경우에 따라서 앞트임을 해 주는 것이 안쪽 속눈썹을 교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명절이면 병원에서 겪는 일들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명절을 앞두고 성형외과는 조금 바빠진다. 이른바 ‘명절 특수’라고 하는 시기다.코로나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많이 유발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명절은 명절인 모양이다.주말을 끼워 장장 5일간의 연휴가 생겼다. 게다가 코로나로 귀성인파가 줄고 ‘집콕’ 생활을 권장하는 ‘뭉치면 죽고(감염되고) 흩어지면 산다(안전하다)’는 정부의 권장 사항을 좇다 보니 이 기회에 어디론가 움직이기보다 무엇인가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편이 더 낫겠다고 생각한 모양이다.경제 상황이 나빠진 탓인지,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평소보다는 분주한 며칠을 보냈다.명절을 앞두고 수술을 하게 되면 명절 기간 동안 아무래도 환자들이 무사한지 걱정이 앞서 마음이 편하지 못했다. 그래서 수술한 환자들과 시간을 약속해 두고 잠시나마 병원 문을 열어 잠깐 진료하는 것이 이제 일상이 됐다.추석 연휴 중인 어느 고즈넉한 아침, 병원 당직 전화기 너머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원장님 맞으시죠?’ 누구인지 몰라서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자신이 2년 전에 인중 수술을 했던 아무개 환자라는 소개와 함께 오늘 진료를 받을 수 있느냐고 한다.혹시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궁금해 용건을 물어보니, 자신은 수술 결과에 만족하며 잘 지내고 있는데, 며칠 전 다른 병원에서 수술한 어머니의 실밥을 뽑아줄 수 있느냐고 한다.다행히 인연이 됐던지 오늘이 바로 연휴에 나의 수술 환자를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오전, 병원 문을 열자 약속했던 수술 환자들이 시간에 맞춰 한 사람, 한 사람씩 들어섰다. 비록 나뿐이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했다.가끔 수술 후 데스크에서 알려준 주의사항을 다 잊어버리고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로 오기도 하고 멍과 부기가 예상보다 더 심해져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주의사항들은 하나하나 다시 메모해 가면서 되새겨 확인한 다음, 메모한 것을 다시 전달해 주고, 부기와 멍이 심한 환자는 부기가 빨리 사라질 수 있는 주사제를 처방해 주었다. 이들의 상태를 모르고 있었다면, 아마 연휴가 지나고 나서 후회할 일이 생겼을 지도 모를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이런 생각들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면서 그들과 추석 덕담을 나누고 있는 사이, 모녀가 병원 문을 들어섰다.어머니와 함께 나를 찾아왔던 아가씨였다. 인중이 길고 윗입술이 얇아 미소를 지으면 윗입술이 입안으로 말려 들어가 잘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 속상하다고 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인중의 길이를 줄이면 얼굴도 작아 보이고 윗입술도 다시 드러나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인중을 줄이는 수술을 했고, 그 결과도 좋다고 만족해 하던 환자였다.며칠 전 눈 수술을 하고 나서 실밥을 뽑는 날이 다 된 어머니가 수술한 병원이 쉬는 날이라 연락도 되지 않는 무책임한 태도에 화도 나고 어떻게 해야 하나 난감해하는 것을 보고 선뜻 생각이 나서 연락을 했는데 다행히 연결이 되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한다.상처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나서 실밥을 모두 제거해 주었다. 일단 오늘 방문한 어머니의 문제는 해결된 셈이다.함께 온 딸의 상태를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몇 가지 사진 촬영을 했다. 수술 전 사진을 찾아 비교해 보았더니, 흉터도 거의 없이 실선처럼 자연스럽고 깨끗하게 치유된 상처가 나의 가슴을 안도하게 만들어 주었다.추석 연휴, 가족 친지들과 반가운 만남을 가지는 것도 좋지만, 의사인 나에게는 이렇게 수술이라는 작지 않은 인연을 맺은 후,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환자들을 예기치 못한 계기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것 역시 좋은 추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로 만들어진 좋은 인연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 ‘눈이 정말 예뻐진 것 같군요.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실밥을 빼기 위해 나를 찾아온 아가씨에게 인사말을 건냈다. 자신도 대단히 만족하는 듯했다.동생의 눈 수술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을 보고 부모님이 언니에게도 수술을 권한 것이었는데, 수술이 잘 됐다니 나로서도 기분이 좋았다.쉬운 수술을 아니었다. 좌우 눈 모양이 조금 달라, 세심하게 좌우의 비대칭을 맞춰주는 까다로운 수술이었다.이 인연은 동생과 함께 찾아온 어머니로부터 시작됐다. 입술에서 뺨까지 생긴 흉터를 없에기 위해 나름 유명한 병원을 찾아간 것이 문제였다.잘 될 거라고 장담했던 것은 온 데 간 데없이 흉측한 흉터가 수술 부위에 남으면서 이 가족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이만하면 잘 된 것이 아니냐? 더 이상 재수술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그나마 흉터라도 덜 하게 보이려고 여러 차례 레이저 시술을 했지만 헛된 희망으로 끝나면서 이들의 희망은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다.마지막 희망을 안고, 여러 성형외과를 찾아가 수술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다가 나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인중, 입술, 언청이 2차 변형 등 입과 코 주변의 수술을 오랫동안 해 온 경험이 있다는 소개를 받고 찾아온 것이라는 말을 듣고 수술 상처를 자세히 살펴봤다.며칠 동안 여러 가지 방법을 이리저리 고민하다가, 수술을 해 보겠다는 연락을 하고 다시 만났다. 결국 수술로 생긴 흏터 조직을 모두 제거하고 다시 정밀하게 봉합하면서 흉터를 최대한 줄여주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수술 당일, 흉터의 위아래에 주변의 피부 결에 맞춰 지그재그로 정밀하게 다시 디자인해서, 흉터가 잘려 분산돼 보일 수 있도록 만든 다음, 처음부터 다시 한 땀 한 땀 다시 봉합했다. 실밥을 빼던 날, 수술 전의 굵은 흉터는 모두 없어지고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였다.이제 1~2개월 정도 입 벌리기, 양치질하기 등 일상생활에서 입을 크게 벌리지 않도록 주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해주고는 규칙적인 흉터 치료를 시작했다.1개월 후 상처는 몰라보게 좋아졌다. 미소를 되찾아 온 가정이 환해졌다는 말을 듣고 좋은 인연이 나에게 이런 기회를 준 것이 아닌지 내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노심초사하면서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확인하면서 새로운 방법을 과감하게 시도한 것이 다행스럽게도 만족할 만한 결과로 돌아와 나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 역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 더 좋았다.그 후 우리 병원과는 함께 하는 믿음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지인과 함께 찾을 수 있는 곳이 된 것이다.그런 인연으로 얼마 전 낮아진 쌍꺼풀 라인 교정 수술을 한 동생을 보고, 가족들의 권유 끝에 언니도 수술하게 되었고 결과 역시 만족스러웠다. 노심초사한 끝에 좋은 결과가 온 것일까? 좋은 인연이 좋은 결과를 불러온 셈이다.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성형수술의 첫걸음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성형외과 의사에게 쌍꺼풀 수술은 참 어렵다. 그 이유는 두 개의 눈이 대부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좌우의 눈꺼풀 속의 근육의 모양, 근육의 세기, 지방의 양 등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눈의 좌우 폭이나 눈매, 눈꼬리도 다르다. 그래서 양쪽 눈을 거의 같아 보일 정도로 만들어 주기 위해 서로 다르게 수술을 한다. 그래야 최종 결과가 같아져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힘든 것이다.비대면 접촉이 대세가 돼가고 있지만, 직접적인 대면과 연결이 조금은 더 필요한 곳이 바로 성형수술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 이어진 인연들로 연결된 모습이 비록 몸은 멀어져도 마음만은 서로 연결해 줄 수 있는 좋은 연대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병원은 ‘내돈내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은 이래 병원의 일상도 바뀐 것이 있다. 병원을 방문하면 우선 손 소독부터 하고 체온부터 잰 다음,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하고 난 후에라야 진료실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마스크를 쓰고.특히 인중이나 입술, 입술꼬리 수술을 위해 멀리 서울이나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우선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막상 코로나19 환자들이 창궐하고 있는 지역에서 찾아온 이들을 만날 때면 더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담이 생기기도 한다. 마치 이번 3~4월 대구 신천지에서 유래한 코로나 감염증으로 대구가 전국 곳곳에서 차별을 받았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성형수술에 대한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접근을 많이 하는 편이라 상담을 위해 만나게 되면 수많은 병원에 대한 정보와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블로그, 카페의 이야기를 외우다시피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특히 비대면 접촉을 할 수밖에 없는 요즘,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정보를 얻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가끔 그 정도가 지나쳐서 걱정이 되는 경우도 있다.며칠 전 대구에 사는 여성 한 사람이 찾아와 몇 가지 자신의 문제에 대해 상의를 했다. 우리 병원의 수술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 자신은 서울에서만 수술을 한다는 말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신은 상담도 서울에서만 하고 이제껏 성형수술도 서울에서만 해왔다고 하는 것이다.지금까지 어떤 수술을 했는지 물었더니 나이에 비해 굳이 할 필요도 없는 수많은 수술들을 여러 부위에 한 것을 알게 됐다.그것으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 합병증들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자신이 가입하고 알고 있는 수많은 카페, 블로그, 유튜브 기사들을 줄줄 외면서 대구에는 이런 병원들이 없고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고 새로운 유행의 수술을 많이 하는 서울까지 간다는 것이다. 새삼 광고의 위력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그런 이야기를 듣는 순간, 요즘 유튜브를 달구고 있는 ‘뒷광고’ 이슈가 떠올랐다. 이름난 카페, 유튜브 채널들이 처음에는 순수한 의도로 모임이나 관심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유명세를 갖게 되면 사람의 욕심이 개입해서 초기의 목적과는 달리 상업적으로 변질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 광고회사들이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일이 생기고 나면 광고로 도배되는 것은 순식간에 이뤄진다.유명한 카페들의 표지화면이 수많은 협찬 광고로 도배되고 협찬 이벤트로 채워지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보다 더 심한 것이 유튜브의 ‘내돈내산’ 광고다. ‘내 돈 주고 내가 산 물건’이라는 주제로 상품광고를 하다가 결국 거짓이라는 사실이 들통나면서 수많은 비난을 받게 된 자칭 인플루언서들의 낯 두꺼운 반성문을 보고 있으면 이제껏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던 호감마저 모두 사라지고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이런 현상은 병원들도 마찬가지다. 홈페이지에 부작용이나 합병증에 관한 언급 한마디 없이 무료 수술이나 수술비 할인 조건으로 사진을 포함한 후기를 올리는 일들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병원 광고를 맡은 회사가 성형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수술 후기를 만들어 올리고 여기에 수많은 댓글로 환자들을 유인하는 것이다. 결국 ‘의료 뒷광고’인 셈이다. 이렇게 들어간 광고비는 고스란히 환자의 부담이 되는 것이다.그래서인지 요즘 수많은 병원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믿을 만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기가 힘든 세상이 됐다. 환자의 상태보다는 비싼 치료, 비급여 치료로 유인하기 위해 실비보험에 들었는지 여부를 먼저 물어보는 희한한 상황을 자주 보게 된 것이다. 의료 정보가 개방되고 넘쳐나게 되면서 정확한 정보는 장삿속이 가득한 정보에 가려져 알 수 없게 된 아이러니 같은 현상이 생긴 것이다.언택트 사회가 되면서 새롭게 변화하는 환경이 우리의 눈과 귀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에서도 환자의 안전과 정확한 진료를 위해 지켜야 할 규범을 새로 세워야 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남의 말 잘 들어주기

한 달 전, 50대 여성 환자가 찾아온 적이 있다.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얼굴이었는데 어째 인상이 별로 좋지 못했다. 며칠 전 우리 병원 근처의 성형외과에서 수술을 했다고 한다. 그 병원은 의사가 여럿 있는 크고 유명한 곳이라는 소문을 들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수술한 지인의 소개를 받아 일부러 찾아갔다고 한다. 거기서 의사 한 사람과 상담을 하게 됐는데….하도 자신 있게 무조건 잘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 하길래 마치 무엇인가에 홀리듯이 바로 수술하기로 하고 수술대에 드러누워 수술을 했다고 한다. 눈꺼풀이 처져 눈이 작아 보여서 이것만 고쳤으면 하는 마음으로 갔었는데 결국 양쪽 눈썹을 당겨 올리는 수술을 하게 됐고 수술을 마치고 얼굴을 보자마자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눈이 갑자기 커지고 강하고 날카로운 모습이 됐다고 한다. 게다가 눈의 뒷부분은 한껏 당겨져 올라갔지만 눈의 안쪽은 제대로 올라가지 못해서 앞으로 처지면서 마치 ‘도끼눈’ 같은 모양이 된 것이다. 이 지경이 되자 할 수 없이 병원을 다시 찾아가 그 의사를 만나 하소연하기 위해 찾아갔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큰 병원이라 그런지 만나는 것도 힘들었다고 한다. 몇 시간을 기다려 만난 그 의사는 무조건 괜찮다는 말만 하면서 자신의 하소연은 들어주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면서 몇 달 지나서 찾아오라고 매몰차게 이야기하더라는 것이다. 울화가 치밀어서 심한 말을 내뱉고는 병원을 나와 버렸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집에 와서 우울증도 심해지고 잠 한숨 못 자는 지경이 되다 보니 도무지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병원 몇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이렇게 된 것을 다시 돌려줄 수 있는지, 아니면 고칠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러 다니고 있는 중이라고 하면서 긴 설명을 마쳤다. 환자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 보았다. 이제 수술한 지 1개월 정도 지났는데 아직 부기가 조금 남아있다. 아직 수술한 티가 조금 나기는 했다. 다만 양쪽 눈썹의 높이를 맞추는 것이 정확하지 못했고, 눈썹을 봉합할 때 너무 힘을 줘서인지 콱 찝혀 있는 것이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 정도 좋아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따로 있었다. 눈썹의 바깥쪽을 한껏 잡아당겨 주름이 다 펴진 것까지는 좋았는데, 안쪽 눈썹을 충분히 들어 올려 주지 못했던 탓인지, 앞쪽 눈은 피부에 덮인 채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마치 찢어지고 뒤쪽이 들려 올라간 눈이 된 것이었다. 앞쪽 부분의 쌍꺼풀을 교정해 주면 되는 문제가 남은 셈이다. 내가 개원을 처음 했을 때가 기억이 난다. 당시 한 선배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이 원장, 이 원장이 수술한 환자인데, 어째 나에게 수술 결과를 상담하러 왔네, 내가 잘 타일러 놓았으니 다시 찾아오면 해결해 주게.”수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 병원으로 찾아갔던 환자를 다시 나에게 가도록 설득해 주셨다. 그때 얼마나 그 선생님이 높이 보였던지….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그 선배 의사 선생님처럼 이렇게 말해 주었다.“그래도 그 선생님이 수술을 했으니 상태를 가장 잘 아시겠지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다시 그 병원에서 상태를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굳이 다른 병원에 가 볼 필요는 없고, 수술한 병원을 다시 한 번 찾아가 이 부분에 대한 교정을 부탁해 보라고 말해 주었다.그러나 한 번 상한 마음을 되돌릴 수 없었던지 다시 찾아가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 별수 없이 재수술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로 달래주고는 돌려보냈다. 며칠 뒤 다시 나를 찾아온 그녀는 결국 나에게 재수술을 받고 문제를 해결했다. 내가 해준 말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한다.결국 환자와 의사 사이에 솔직한 소통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상태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을 약속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만 있었어도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텐데.수술하기 전에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환자에게 충분히 이해시킨 다음, 이 수술을 통해 좋아질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환자의 동의를 구할 수 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환자가 정확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의사와 환자가 일치해야 한다. 목적이 정확하지 않다면 필요하지 않은 수술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의 말을 경청하면서 소통하는 것이 가장 좋은 수술의 첫걸음이라 하겠다.요즘 다시 전국을 뒤덮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일상을 겪고 있다. 이제껏 있어 왔던 사람들 사이의 모든 관계들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새로운 일상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기억에 길이 남을 2020년이 된 셈이다.이런 시기일수록 새로운 연대,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 타인을 충분히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태도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가 된 것이 아닐까?

예쁜 입술의 조건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얼굴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만드는 대상 중 입술도 적지 않은 몫을 담당하고 있다.아름다운 입술은 코밑에서부터 턱에 이르는 거리의 위쪽 3분의 1 위치에 있다. 입술의 폭 역시 조건이 있다. 입술의 좌우 폭은 적어도 코의 폭보다는 넓어야 하고 양쪽 눈의 가장자리 폭보다는 좁아야 아름답다고 한다. 폭이 너무 좁으면 마치 붕어 입처럼 보여서 적당한 폭이 중요하다. 위아래 입술도 적당한 볼륨을 가져야 하는데 윗입술의 볼륨은 아랫입술의 3분의 2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주름이 너무 많지 않고 적당히 통통하게 부풀어 올라 있어야 하고, 입술 주위도 매끈하게 주름이 없어야 한다. 위아래 입술이 만나는 면도 단순히 직선이 아니다. 적당히 굴곡을 가지고 입술 조직의 볼륨감이 느낄 수 있어야 자연스러워 보인다.성형외과 의사들이 생각하는 매력적인 입술의 조건이라면, 우선 윗입술의 두께는 6~8㎜, 아랫입술의 두께는 8~12㎜ 정도다. 윗입술의 두께가 아랫입술의 3분의 2 정도가 되는 것이 보기에 좋다는 뜻이다. 입술의 꼬리 또한 살짝 들린 모습이 웃을 때 매력적이라고 해서 그런 입술이 좋은 입술의 조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입술이 못생겨서 고치고 싶다면서 한 중년의 여성이 찾아왔다.어릴 때부터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럴 때마다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 가지 습관이 생겼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남 앞에 나서거나 나설 일이 생기면 입술을 깨무는 습관이 생겼다고 한다. 입술에 멍도 들고 낫기를 반복하곤 했는데, 이 습관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상담 중에도 내내 몇 번씩이나 입술을 깨물곤 한다.입술에 상처가 생기고 낫기를 반복하면서 입술이 못생겨지고 두꺼워졌다고 한다. 윗입술은 두꺼워져 있고 군데군데 멍든 자국, 흉터 자국이 보였다. 불룩하게 튀어나온 윗입술이 아래로 늘어지면서 입술 선도 매끈하지 못하고 아래로 축 처져 보인다.이런 입술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젊었을 때 지인을 따라 여러 병원을 찾아가 입술에 주사를 맞기도 하고 입술 꼬리를 당겨 올리는 수술도 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수술을 하면 할수록 입술이 못생겨지는 것 같아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는 것이다.그 결과 마치 기분 나쁜 일이 있는 것 같은 우울한 인상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남들과 잘 만나지도 못하고 마치 남들이 내 얼굴을 보면 입술만 보는 것 같아 견딜 수 없다면서 어떻게든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수년이 지난 오늘 다시 용기를 내서 병원을 찾아왔다고 한다.우선 윗입술과 아랫입술의 두께를 확인해 보았다. 윗입술의 두께가 아랫입술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윗입술의 두께가 아랫입술의 3분의 2 정도가 되는 것이 적당하다. 그리고 입술의 선은 수평일 때 보기에 좋다. 그런데 윗입술의 양쪽 가장자리가 아래로 축 처져서 아랫입술을 덮고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인상이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어떤 방법으로 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수술 당일, 윗입술과 아랫입술이 만나는 경계면에서 처진 입술 피부를 정확하게 도안한 다음 피부 절개를 했다. 마취를 충분히 해서 아픈 통증이 없도록 한 후 도안대로 절개해서 입술 피부 아래쪽을 들여다 보니 이제껏 그런 습관으로 입술을 물면서 난 상처가 아물면서 생긴 흉터 조직으로 가득하다. 지혈을 꼼꼼히 해 가면서 처져 내려온 입술 조직을 제거하고 꼼꼼히 봉합했다.예상보다 수술 후 입술의 부기가 심했다. 입술이라는 조직 자체가 혈관으로 이뤄진 조직이라서 멍이나 부기가 생기면 보통 피부보다 더 부어오르는 것이라 하겠지만 여러 차례 수술을 했던 곳이라 더 심하게 부어오르는 것이다.대략 일주일 정도 지나고 나니 어지간히 부기가 빠지면서 우리가 원했던 입술의 윤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반듯한 모습의 매력적인 입술 모양이 될 수 있으리라.그 후 3주 정도 시간이 지나 밝은 미소를 지으면서 환자가 내원했다. 수술 후 얼굴이 밝은 모습으로 바뀌었다면서 기쁜 표정이다.가족들부터 달라진 모습을 더 좋아하게 됐고, 자신 때문에 생겼던 집안의 어두운 분위기도 밝아졌다고 한다. 친구들을 만나서도 자신감이 생겨서 활짝 웃게 된다고 하면서 이제야 어린 시절에 갖고 있었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홀가분한 표정을 짓는다.가끔 어린 시절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또 다른 이유로 자신감을 잃어서 입술을 깨물거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 얼굴을 뜯는 습관을 가진 친구들을 본 기억이 난다. 나도 아직 손톱을 가끔 물어뜯곤 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지금도 못생긴 내 손톱을 보면 그 시절의 기억이 난다. 이러한 습관들로 인해 생긴 많은 흔적들이 이제 세월이 지나고 나니 마음에 한 점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가 가끔 있다.어쨌든 트라우마의 흔적들도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한 번 고쳐 보는 것도 해볼 만한 것 같다.단순히 이러한 문제들만 고쳐도 인생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데 그것으로 인해 주위에 따뜻한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렇게 수술을 하고 나서 달라진 모습으로 생활할 수 있다면 그것도 우리 성형외과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도 수술할 수 있나요?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후덥지근하고 지루한 장마가 지속되던 어느날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찾아왔다. 몇 년 전 얼굴에 외상을 입어 수술하고 난 이후부터 얼굴에 자신감이 없어 고민을 계속해 왔다고 한다.인터넷 상담란에 올라온 이러한 사연에 내가 답변한 내용을 보고 믿음이 생겨 어쩌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찾아왔다니, 코로나19로 우리 주변의 생활이 비접촉, 언택트(un-tact)한 관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일단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현재 상태를 자세히 파악했다.외상을 입으면서 눈을 둘러싼 뼈들이 골절되면서 눈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면서 좌우 눈의 높이가 달라진 것이다. 눈 주위는 외상성 변형이 생긴 것이다. 좌우 얼굴 모습도 살짝 비대칭이라 할 수 있는 상태였다. 얼굴 모양이 좌우가 다르다 보니, 코와 인중, 입술이 한쪽으로 쏠려 있는 것이 보였다.정확하게 여러 방향의 사진을 촬영해 환자와 어머니 두 사람과 함께 사진을 보고 얼굴 전체의 상태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그러나 문제는 그것뿐이 아니었다. 눈 주변 얼굴 뼈의 골절이 수술로 교정이 됐음에도 아직도 어딘지 모르는 곳에 있는 결함이 남아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줄어들었다는 것이었다. 다친 사실로 인해 마음의 병이 생긴 셈이다. 이것을 흔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부른다.그는 좌우가 틀어지고 비틀린 얼굴 전체를 안면 윤곽 수술로 바로 잡아 다치기 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만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다.젊은 나이에 활동이 많다 보면 부상을 입는 일이 적지 않다. 다만 이런 일들이 정신적인 장애를 부른다면 그것 역시 불행한 일이 되는 셈이다. 팔다리의 부상보다 얼굴의 부상은 외모에 관심이 많은 시기에 예민한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한다.성형외과 의사가 능력이 많아서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나은 것은 없겠지만, 내가 가진 재주로 그곳까지 갈 수는 없는 일, 이 환자의 치유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를 생각해 봤다.첫 단계는 키도 크고 얼굴이 시원시원하게 잘생긴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이었다. 외상을 입어 변형된 부분에만 문제가 있는 것일 뿐, 누구나 좌우가 조금씩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고 현재의 모습만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설명해 주고 굳이 위험 부담을 해 가면서까지 큰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는 믿음을 심어주려 노력했다.그 다음, 솔직하게 어디까지 가능하기를 원하는지 환자와 어머니와 함께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사람의 마음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겠지만 현재의 상태에서 부담이 크지 않는 수술로 가능한 한 최대한의 범위까지 비대칭인 얼굴의 모습을 같아질 수 있도록 교정해 주기로 약속했다. 골절의 후유증으로 인해 안으로 들어가 작아진 눈은 쌍꺼풀 수술로 최대한 크게 만들고 눈의 안쪽 부분을 터서 좌우 폭을 늘렸다. 반대쪽 눈은 가능한 한 작은 쌍꺼풀을 만들어 좌우의 균형을 맞췄다. 한쪽으로 쏠려 있는 입술 역시 반대쪽으로 당겨 교정해 주면서 상대적으로 짧은 길이도 함께 늘렸다. 수술 다음날 얼굴의 균형이 어느 정도 잡힌 것을 보고 그의 마음도 함께 치유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수술 결과는 어디까지나 의사와 환자가 생각하는 교감의 정도가 비슷하게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다. 의사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관점에서 만족스러워야 하기 때문이다. 붓기와 멍이 어느 정도 빠지고 난 모습은 비록 다친 후유증이 살짝 남아 있는 것이 보였지만 눈만 놓고 보면 좌우의 모습이 거의 균형이 맞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특히 입술을 당겨 교정해 준 결과 반대편으로 쏠려 있던 얼굴이 가운데로 자리를 잡으면서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얼굴 전체의 모습이 반듯해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얼굴에 드리워졌던 그늘이 활짝 걷힌 그에게 시치미를 뚝 떼고 결과에 만족하는지 넌지시 물어보았다. 수술한 것에 매우 만족한다는 그는 수술 전 상담을 통해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의 부담을 덜 수 있었다고 한다. 말 한마디가 자신을 구한 셈이다. 자신의 장점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자신의 단점을 이해하고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비접촉, 언택트 트렌드가 빠른 속도로 진행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럴수록 서로의 마음을 가깝게 이어주고 치유해 주는 말 한마디, 글 한 줄의 의미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자연스럽고 오래 가는 것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 “원장님, ***환자분이 전화하셨습니다.”이름만 들어도 기억나는 환자다.데스크로 여러 차례 전화를 해 직원들 속도 많이 썩인 환자다.그녀와 첫 만남은 1개월 전, 눈썹 거상수술 상담을 위해 만난 시기였다.거의 30분가량 수술에 관한 세세한 것까지 이야기를 주고받았지만, 여러 차례 다시 찾아와서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다시피 하고는 결국 수술예약을 하게 됐다.그 후로도 여러 차례 전화가 걸려 왔는데, 요지는, 수술 후 남들이 알아볼까 하는 불안감, 그리고 수술 후 자연스럽게 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사람상대를 많이 하는 직업이라 그것이 가장 신경이 쓰이는 문제라는 것이다.내가 이야기 해 준 내용은 죄다 잊어버리고 혹은 듣지 못했다고 하면서 같은 내용의 질문을 반복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듣고 싶은 내용만 듣고 기억하고 나머지는 흘려버린 셈이다.수술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항들을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고는 또 걱정이 됐던 모양인지, 병원에 전화걸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그럴 때마다 일관되게 설명해줬다.“나를 찾아오신 이유는 지금의 자신의 모습이 예전보다 못하다고 생각해서 찾아오신 것이 아닌가요? 그것은 당신은 현재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자신에게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주고자 한다는 뜻입니다. 그 변화가 크든 작든 자신의 얼굴이 단 몇 시간 만에 달라지는 것이니...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고 어색하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수술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술 후 자연스러운 수술결과를 바라신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합니다. 심지어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있습니다. 간혹 10년, 혹은 늙어 죽을 때까지 지속되는 수술결과를 바라시는 환자들이 있는데, 우리 몸은 다시 늙지 않나요? 그것을 따라 잡으면서 10년 동안 유지되는 수술 결과를 유지하려면 아마 처음에는 어색한 것이 당연합니다.”다시 한 번 이렇게 설명해 주고 나서, 만약 이런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차라리 수술을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해 주고는 전화를 끊었고 반복되는 대화를 여러 차례 하고 난 다음, 드디어 수술을 했다.일단 수술을 하고 나니 오히려 환자의 불안했던 심리상태는 좋아졌다. 하지만 매일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에도 걱정이 많았지만, 1주일 정도 지나고 나서 어느 정도 부기가 빠지고 모양이 어느 정도 잡히면서 이제야 안심이 되는 듯 했다.눈썹 아래쪽에 절개하면서 생긴 가느다란 흉터도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좋아져서 이제 흉터 걱정을 하지 않을 만큼 좋아진 셈이다. 처진 눈썹이 다시 올라가고 눈의 인상도 크게 변하지 않아 그토록 바라던 ‘자연스럽고 티가 나지 않은’ 모습이 완성된 것 같아 환자도 만족하는 눈치다.이렇게 까다로운 환자와 함께 한 수술과정이 무사히 끝났다.상담에서 수술, 회복까지 의사인 나에게도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환자와 상담하는 시간을 아깝게 생각하지 않는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여러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수술에 대한 생각이나 자신의 속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이것이 환자와 나를 연결하는 끈을 만드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성형수술은 단지 수술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술 전 자신의 생각, 불안감, 자신의 얼굴 모습에 대한 생각들을 경청하고 공감한 다음 환자의 생각과 의사의 생각을 공유해서 수술과 회복 과정을 함께 가는 하나의 긴 여정이라 할 수 있다.요즘 성형외과 의사는 상담에서 뒤로 사라지고 코디 혹은 상담사가 의사 대신 환자와 만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수술을 생각하는 사람은 그런 여정을 함께 할 의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

브라보 유어 라이프!( Bravo Your Life!)

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 진료실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날 때 어떻게 생각해 보면 하나의 인생과 마주한다는 점에서 소홀히 대할 수 없는 경우가 가끔 있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며칠 전 홀로 나를 찾아온 머리가 희끗한 노년의 환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런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었다.여러 가지 일을 하다가 어느덧 나이가 들어 은퇴한 어르신은 내심 활력이 있는 듯한 모습으로 나와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은퇴한 후에도 요즘 노년의 인생이 그렇듯 경제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었던 모양인지 다시 한 번 취업의 기회를 준비하고 계신 것 같았다.재취업을 위해 준비하다가 조금이나마 젊고 활력 있는 눈과 얼굴의 모습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눈 수술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몇 가지 눈에 대한 기본적인 검사와 눈꺼풀의 처짐 정도를 진찰하고 나서 눈꺼풀 주름 수술에 대해 설명해 드렸다. 곰곰이 생각하시고는 대뜸 귓불에 생긴 주름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다.이제껏 경제적으로 운이 없었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던 차에 그 이유가 아마 귓불에 주름이 길고 깊게 패인 채로 자리 잡고 있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은 눈치였다. 그래서 이번 눈 수술을 하는 기회에 같이 하면 좋겠다는 결심을 하신 것 같았다.수술을 위해 모아둔 돈에 이리저리 수당을 합쳐서 수술비를 마련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뜩이나 노년의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마당에 요즘 코로나로 인해 그 어려움이 더 심해진 것을 짐작하게 했다.불행인지, 다행인지, 수술비가 모자라 한 가지만 할 수 있는 사정이 됐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자 그 환자는 귓불 수술을 먼저 해야겠다고 말씀하셨다.‘눈 수술을 먼저 하시지 않구요?’ 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러기에는 수술비가 모자랐던지 우선 그것보다 저렴한 귓불 수술부터 먼저 하고 다음에 눈 수술을 하겠다고 하신다.지병이 있는 분이라 여러 가지 약을 많이 복용하고 있어 몇 가지 약물을 조절해서 수술 스케줄을 조정했고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이루어졌다.부처님 귀처럼 두툼하고 패여 있던 골이 다 메워져 주름이 없는 귓불이 만들어진 것에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 환자에게 ‘귓불이 잘 만들어져서 마음에 드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하시는 일에 대박이 나시면 저도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덕담을 해 드렸다.나이가 들어가면서 체력과 자신감, 에너지가 떨어지면 아무래도 작고 사소한 것에도 마음의 쓰이게 된다. 이런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 보면 안쓰러운 것도 사실이다.이렇게 살아온 인생이 헛되고 의미 없는 것만은 아닌데 현재의 모습과 상황에서 이제껏 이루어 놓은 모든 것들이 조금씩 무너져 내리면서 자신감이 사라지는 것이 이 환자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요즘 같은 4차 산업혁명이니 포스트 코로나 시대니 하는 변혁의 시대, 적응하기 조차 어지러운 우리 모두에게 누구든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는 일이라 새삼 남의 일만은 아닌 듯 하다.백발이 성성해진 이 할아버지께 어떤 말을 전해드려야 힘이 될 수 있을까?‘지금 삶이 힘든 당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가고또 특별하지 않은 하루가 다시 온다고 해도인생은 그 나름의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찾아올 눈이 부신 하루를 뚜벅뚜벅 쉼 없이 다시 걸어가시기 바란다.할아버지, 이제 귓볼은 해결했으니 좋은 일만 많이 있기 바랍니다. 다시 오시면 처진 눈꺼풀도 고쳐 새로 다가올 하루를 더 크고 환하게 보실 수 있도록 해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