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와 예방이 필요한 인플레와 긴축발작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새해를 맞은 지 벌써 2개월이 다 돼가지만 여전히 우리 모두의 최대 관심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종료와 포스트 코로나19의 본격적인 시작 시점에 관한 것이다.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그 시점도 단축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면역 또는 집단면역이 확산되려면 내년 중반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낙관적인 기대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해서 그것이 언제일지 더 궁금하기도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미국, 일본, 유로존 등 세계 각국 및 지역의 돈풀기 등 적극적인 경기 방어에 힘입어 세계경제는 점차 회복 궤도에 올라서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고, 그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우려는 뒤로하고 이제는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대해 좀 더 낙관적인 시야로 바라봐도 좋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흘러갈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마이너스 또는 제로에 가까운 금리 수준에 다양한 시중자산매입 등을 통해 통화량을 늘려 경제 전반의 수요를 늘리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라 불리는 경기 조정책은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맞물려 경기 진작에는 긍정적이지만, 종국에는 원유와 철강 등 각종 원자재는 물론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 생필품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화와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 즉 물가 상승을 유발하게 돼 언젠가는 종식되기 마련이다.물론, 위기 시에 취했던 양적완화와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조기 경기 회복과 일자리 및 소득 증가로 이어져 개인 후생의 증가로 이어지면 그 이상 좋은 것이 없다. 하지만, 그보다 빠른 속도로 물가가 상승해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증가한다면 이는 정책당국은 물론 개인 입장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위기 극복 과정에서 늘 접하는 일이지만, 다른 것은 다 오르는데 내 월급만 제자리, 우리집 형편만 나아지지 않는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과한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더라도 물가 수준은 그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길 바라는 것은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다.그런데 이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물가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확장적 재정정책과 양적완화와 같은 경기조정정책의 방향이 갑자기 바뀔 경우다. 즉, 금리 인상 등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조치가 종료되고, 재정정책마저 확장적 기조에서 긴축으로 선회한다면 말이다. 이 경우, 세계적인 자산가격의 조정은 물론 환율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경제 전반에 새로운 충격이 가해질 우려가 크다. 특히,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 특히 미국에서 시작된 이러한 정책 방향의 선회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급격한 자금회수로 신흥국 자산시장과 통화가치의 불안정성을 야기하고, 심지어는 경제위기 상황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실제로 1993년에 있었던 미국 저축대부조합 파산에 따르는 금융위기와 2008년에 있었던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을 돌이켜보자. 전자의 경우, 1994년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의 기습적인 금리 인상의 여파로 멕시코는 금융위기를 맞았다. 후자의 경우는 밴 버냉키(Ben Bernanke) 의장이 2013년 의회 증언에서 양적완화의 점진적인 축소를 의미하는 테이퍼링(tapering)이라는 말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인도, 터키,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의 통화, 채권, 주식이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발생하는 등 이른바 긴축발작현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물론, 우리나라도 단기적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최근 확산되고 있는 시장의 우려는 바로 이 때문이다. 주요국 물가 상승 압력의 증대 및 시장금리 상승은 바로 통화 및 재정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 파이터라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경우 긴축발작과 같은 큰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당장 그럴 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하지만, 시장의 우려를 무시해서 좋을 일 없기는 마찬가지다.

익숙하지만 낯선 문제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데자뷰(deja vu). 불어로 ‘이미 보았다’는 의미를 가지는 말로 처음으로 경험하는 일이지만 이미 봤거나 경험한 적이 있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을 말하는데 우리말로는 기시감(旣視感)이라고도 한단다. 데자뷰의 발생 원인은 뇌가 저장된 기억의 자취를 더듬는 과정에서 기억의 착각이나 신경 세포의 혼란으로 정보 전달이 잘못되면 일어난다고 각종 사전에는 기술돼 있다.개인적으로는 데자뷰의 발생 원인에 대한 것은 잘 모르겠고 일상 생활 중에 가끔씩이지만 익숙한 느낌이 드는 일들을 경험할 때가 있긴 하다. 이는 여러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난데 없이 ‘뭔, 데자뷰?’라는 궁금증이 들겠지만, 요즘 국내 경기 여건을 잘 살펴보면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 들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 온 경제사회적 위기에서 탈출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리라고 생각한다.과거 V자 위기 극복 과정을 한 번 살펴보자. 아마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위기는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일 것이다. 전자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1998년 -5.1%까지 급락한 후 이듬해 11.5%의 급등세를 보였다. 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경제성장률이 2009년 0.8%를 기록한 후 다음 해인 2010년에는 6.8%로 놀라운 반전을 이뤘다.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었던 지난 해와 올 해를 비교해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1.0%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올 해에는 3%대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물론, 수치만 놓고 보면 이 정도에 만족할 수 없을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경제 규모가 과거의 위기 당시에 비해 많이 커졌다는 점만 고려해봐도 V자 회복인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로 딱히 부정할 만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따라서 올해 우리 경제의 실적이 마무리되는 내년 1월에는 모두가 과거 위기 극복 과정에서 우리 경제가 보여줬던 저력을 마치 데자뷰처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되는 것이다.하지만, 항상 그렇듯이 문제는 수 차례의 위기 극복 과정에서 겪었던 이미 익숙해진 경험들이 이번에도 비교적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번 위기까지 우리 경제의 연평균 성장률을 살펴보면 각각 5%대 중반, 2%대 후반을 기록해 잠재성장률과의 괴리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즉, 과거 위기는 비교적 단기간에 종료됐고,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도 빠르게 회복돼 중기 수렴 과정을 거쳤는데 과연 이번에도 이런 과정이 반복될 것인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는 백신 보급이 원활히 이뤄져야 하고,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사회적 면역 형성에는 항간에 떠돌듯이 7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우려다. 이런 우울한 예측이 현실화되면 지금도 과거와는 전혀 다른 낯선 경험을 하고 있는 우리 경제가 위기 극복 후 수년에 걸쳐 잠재성장력을 회복하지 못하는 매우 새로울뿐더러 길고도 험난한 여정을 지속해야 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그렇다고 해서 우리 경제의 미래를 과도할 정도로 비관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대응과 경제적 위기 극복 성과만큼은 스스로 자부해도 좋을 정도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이러한 성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커지고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경제적으로도 내수부문의 회복은 다소 미흡해 보이지만, 외수부문에서만큼은 큰 저력을 발휘하고 있어서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수출지향형 성장모델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도 큰 위안이 되는 점이다. 정책적으로도 비록 낯설기는 하지만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대응이 이뤄지고 있어서 더더욱 우리 경제의 미래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 온 익숙하지만 낯선 문제들에 대해 마땅히 우려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미래를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터무니 없는 얘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굳이 염세적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

개미는 이리떼를 이길 수 있을까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최근의 자산시장, 그 중에서도 주식시장을 보면 언제 또 그랬었는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혼란스럽다. 특히, 미국의 비디오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탑(GameStop)에 대한 공매도 세력과 이에 대항한 개인투자자인 로빈 후드들과의 대결은 그 자체로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초래했지만, 그것이 미국 주식시장은 물론 세계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생각해보면 꼬리를 물고 새로운 의문이 생긴다.더군다나 미국 자본주의 심장이자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이라 일컬어지는 뉴욕의 월가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이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도 단기적으로 큰 조정이 있었을 뿐 아니라 특정 종목에 대해서는 동학개미의 저항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등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나타나기도 했기 때문에 향후 국내 증시의 향방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는 것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공매도(Short Stock Selling) 관련 규제정책의 변화와 그 영향일 것으로 생각된다.잘 알다시피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그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 해당 주식을 빌려 매도해 가격이 하락하면 싼 가격에 사들여 되갚아 단기 매매차익을 꾀하는 매매형태로 투기성자본으로 분류되는 헤지펀드(주로 해외)가 즐겨 사용하는 전략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공매도를 찬성하는 쪽은 주식시장의 과열 방지 및 유동성 확대를 통한 매매 활성화를 이유로 꼽지만, 반대하는 쪽은 인위적인 주가 조정이나 채무불이행 등과 같은 부작용에 의한 피해가 크다는 이유를 들고 있는데 양쪽 모두 그럴싸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공매도에 대한 정책 당국의 입장이 참 애매하게 됐다. 미국에서는 연방의회의 청문회가 예정돼 있는 등 이번 게임스탑 사태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후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경제 불안정성과 각종 사회 부조리에 맞서기 위해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버전 2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 동학개미들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이미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어서 공매도에 대한 정책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 여론조사 결과 공매도 반대 의견이 60%를 넘었다고 하니 정책 당국의 고민이 그만큼 클 수 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다.그렇다고 일방적으로 공매도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비윤리적인 경영자, 불투명한 경영, 부풀려진 기업 실적 등에도 불구하고 고평가된 주가는 공매도를 통해 정상화함으로써 투자자들은 물론 주식시장 등에 더 큰 폐해가 가지 않도록 예방하는 순기능이 역기능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면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는 일이다. 아니, 오히려 장려해야 할 일일 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반대라면 공매도에 제한을 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특히, 공매도의 순편익 대부분을 해외의 헤지펀드가 차지한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증시 회복의 가장 큰 원동력인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물론이고 국부유출이라는 점에서 공매도는 너무나 불합리한 게임이다. 기업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이나 경영권 침해 시도 시 기존 주주들이 시가보다 훨씬 싸게 지분 매입할 수 있는 포이즌 필(Poison Pill)처럼 경영권 방어장치 없이는 공매도 등을 통해 이리떼처럼 달려드는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물론, 그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간다.연일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국내 주식시장이 활황이고, 그 때문에 완만한 조정기간을 거치면서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이 큰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는 공매도의 순기능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저버릴 수 없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공매도의 순기능이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눈물과 기업들의 희생으로 달성돼서는 안될 일이다. 개미와 이리떼(Wolf pack) 중 최종 승자가 누가될 지는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기울어진 운동장만큼은 고쳐 쓰는 것이 마땅하다.

수출 경기 회복, 기대해도 좋은가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국내 경기 여건이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체감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특히, 내수 부문은 언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진정될지 모르는 상황이고, 백신 보급과 사회적 면역 형성에 대한 기대도 조금씩 뒤로 미뤄지는 것 같아서 회복 속도 또한 그만큼 늦춰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해 연말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올 해 상반기부터는 외수를 지렛대로 경기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반도체, 선박, 무선통신기기 등 여전히 특정 품목이 수출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지만, 지금처럼 내수 경기가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외수 환경도 녹녹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더군다나 지난 연말부터 국내 수출 환경 개선 기대감을 키워 왔던 주요한 몇 가지 이슈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의 기대가 더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하겠다. 우선, 그동안 글로벌 교역에 부담을 주면서 국내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쳐왔던 통상 레짐(regime) 상의 변화가 기대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약과 세계보건기구 복귀 등을 결정함에 따라 글로벌 통상에 있어서도 기존의 다자체제로 복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물론, 중국과의 마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나,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행보가 이어진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성장 둔화와 함께 발생한 공급 과잉 탓에 자국산업보호를 위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은 그만큼 크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특히,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FTA로 꼽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물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의 타결 또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주의 재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다. 물론, 한국은 후자에는 가입돼 있지 않지만, 미국의 다자주의 복귀와 함께 미국과 동시 가입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만약, 이러한 기대가 현실화된다면 중첩된 FTA가 주는 효과를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한편, 주요국들이 앞다퉈 친환경 그린경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것 또한 국내 기업에 있어서는 새로운 수출 시장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2021년부터 적용되는 파리협정은 물론이고 2050년까지 계획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의 탄소중립계획 등으로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는 물론이고 탄소배출 제로를 꾀하는 탄소중립 관련 혁신 제품의 글로벌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물론, 각 산업별로 탄소중립을 위한 비용이 들겠지만 말이다.이외에도 많은 기회요인들이 있겠지만, 이런 환경 변화가 실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통상 불황기에 수출 감소폭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지면서 무역수지가 흑자를 유지하는 이른바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 기조에서도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다만, 좀 더 살펴보면 이런 긍정적인 현상의 이면에 리스크도 숨어 있어 수출 경기 회복에 따르는 체감도가 기대보다 약할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해야 할 것이다.예를 들자면, 원화 가치의 평가 절상이나 수출 경기 회복 차별화 현상의 심화 등과 같은 문제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는 미국 달러화 공급 증가에 따르는 달러화 약세는 물론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 경기 여건 등 원화 가치의 평가 절상 요인이 중첩되면서 수출기업들은 경쟁력 약화와 채산성 악화라는 두 가지 우려에 직면할 수도 있다. 수출 경기 회복세도 지역별로는 선진국보다는 개도국, 산업별로는 석유화학이나 철강과 같은 중후장대형 산업보다는 ICT나 바이오헬스 관련 산업, 소재부품분야도 반도체나 자동차 배터리 등 특정 부문을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지금의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극복 불확실성 때문에 내수 부문의 경기 회복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는 상황으로 외수 부문의 회복과 내수로의 파급 효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아무쪼록 적절한 대응으로 기대한 성과는 최대화하고, 우려되는 피해는 없었으면 한다.

시장 심리 안정이 특단의 대책이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보통과 구별되게 다름.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특단(特段)이 가지는 사전적 의미다. 통상적으로 이런 표현을 쓰게 되면 처한 상황은 제 각각이지만 청자(듣는, 혹은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긴장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꾀하는 목표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특정 시장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정책당국의 발표는 해당 시장의 긴장감과 혼란을 초래해 종국에는 시장의 기능을 마비시킬 수도 있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그래서, 웬만하면 정책당국은 ‘특단의 조치’ 또는 ‘특단의 대책’ 등과 같은 자극적인 표현이 일부 특정 시장에 직접적으로 전달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국내 부동산시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준비 중이라는 표현이 나와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그 놀람의 배경은 우선 그 표현이 암시하는 바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그도 그럴 것이 지난 수년 간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일어난 상황은 물론이고 우리 경제의 성장 과정을 되돌아 보더라도 다른 자산시장에 비해 부동산시장이 유독 과도하게 팽창했다는 점에서 개선의 필요성이 있기에 특단의 조치라는 표현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법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부동산시장의 과열이 우리 경제 전반의 생산성 하락은 물론 지속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주요 리스크 중 하나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그런데, 내심 불안한 마음에 뛰는 가슴을 억제하지 못한 것도 그에 못지 않았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지난 수년 간 수요억제책을 중심으로 수많은 부동산 대책을 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실패했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기존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난 과오를 만회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실망감 때문도 아니다. 하물며, 공공 재개발, 역세권 개발, 신규택지 개발 등 부동산 공급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구정 연휴 이전이라는 얼마 남지 않은 짧은 기간에 발표한다는 계획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이는 정책당국의 단호한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심리의 불안정성을 완화 또는 해소시킬 만한 구체적인 재료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앞으로도 과연 시장이 원하는 만큼의 정책 대안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만한 재료를 시장에 제공하지 못한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물론, 정책당국의 지적처럼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통계학적인 변화와 완화적 통화금융정책과 이에 따르는 자금쏠림현상에 의한 초과수요 발생 등도 부동산시장 불안을 야기하는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부동산 관련 조세 부담 강화, 재개발 재건축은 물론 임대주택 등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이 기대와는 달리 주택 공급 감소 현상을 야기함으로써 부동산시장의 불안정을 확대시켰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눈 앞에 보이는 국내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은 물론이고 정책당국의 대응에 대해서도 너나 할 것 없이 불안하게 느끼기는 마찬가지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모든 잘못 된 것이 정책당국만의 탓이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가혹하기 그지없는 처사이기도 하다. 막말로 아무리 정책당국인들 모두가 원하는 곳에 소득의 많고 적음을 떠나 저마다 지불할 수 있을 만큼의 가격으로 무제한 주택을 공급할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더군다나, 불안한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에 나름대로 적극 대응하고자 하는 국민 개개인의 잘못(이기심) 탓으로만 할 수도 없는 일이다.여하튼 지금 중요한 것은 국내 부동산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공급 부족에 있다는 것과 수요 억제를 중심으로 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대응만으로는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대한 시장과 정책당국의 공감대가 비로소 형성됐다는 점이다.오는 설 연휴 이전에 시장의 예측 수준을 뛰어넘는 공급 확대책이 발표된다고 하니 그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모처럼 형성된 시장과 정책당국의 공감대가 제대로 반영돼야만 시장 심리 안정과 정책목표 달성을 가능케 할 수 있다.

홍콩 느와르와 일류(日流)의 추억, 그리고 한류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최근 영화 ‘미나리’가 세계적인 관심을 끌면서 한류의 기세가 그 어느 때보다 세차다. 지난 해 아카데미상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을 휩쓴 ‘기생충’의 감동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최고의 독립영화 영화제라 불리는 선댄스 영화제(The Sundance Film Festival)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것에 이어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BTS(방탄소년단)도 마찬가지다. 정규4집 ‘MAP OF THE SOUL’이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200’과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에 올랐을 뿐 아니라 ‘그래미어워즈(The GRAMMYs)’만 받게 되면 ‘아메리칸 어워드(AMAs)’와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에 이어 미국의 3대 음악상을 모두 수상하게 되는 것이다.이처럼 올해도 한류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뿌듯하고 기쁜 마음에 저절로 미소가 나온다. 더군다나, 한 민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가 약 5조 6천억 원에 달한다고 하니 내심 한류가 이대로 쭉 안정적으로 성장만 해 준다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지금과는 비교도 못할 정도로 커질 것이라는 생각에 기대도 크다. 문화유산이 많아 관광으로 먹고 사는 여느 유럽의 몇몇 국가들을 생각해보면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닐 것 같다는 황당한 생각까지 해 볼 정도로 말이다.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우리의 한류는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기도 하다. 한 때 역내에서 반짝이다가 세계화에 실패한 홍콩 느와르(noir 암흑가를 무대로 한 비정한 범죄물)나 세계화 과정에서 쇠퇴해버린 일류(日流 또는 J-Wave)처럼 되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주윤발이나 유덕화 등이 주연으로 열연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 느와르는 1980~1990년대 중반까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전역을 휩쓴 바 있다. 하지만, 1997년 홍콩 반환을 전후로 홍콩 영화계 전반이 몰락하는 가운데 어느 샌가 우리의 관심사에서 사라졌다.홍콩 느와르보다 더 영향력이 컸던 일류 또한 마찬가지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일류는 만화는 물론이고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끄는 스튜디오 지브리(Studio Ghibli)의 ‘이웃집 토토로’ 등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등 게임, 키티나 도라에몽 등 캐릭터, J-pop(일본의 대중음악), 드라마 등 모든 문화콘텐츠 부문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크게 유행한 바 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버블경제가 붕괴하면서 서서히 힘을 잃어갔고, 최근에는 한류에 밀려 그 영향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1979년 하버드대학교 명예교수 에즈라 보겔(Ezra Vogel)이 ‘Japan as No.1’이라 칭송할 정도로 막강했던 국가 경쟁력의 쇠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자, 이제 우리의 한류를 생각해보자. 한류 이전에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성장을 이뤄냈고, 그 과정에서 현대, 삼성, LG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을 탄생시켰다. 우리나라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그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이제는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조선 등의 산업에서 혁신적인 상품들로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고, 이들 부문에서만큼은 세계 최고까지는 아니더라도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해도 될 만큼 성장했다. 본격적인 세계화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류도 한국산(Made in Korea) 상품에서 시작됐고, 탄탄한 경제와 산업 기반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성장해 왔다는 말이다.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는 성장 잠재력이 점차 하락하고 있고, 개도국의 급성장 등으로 산업 경쟁력 또한 위협받고 있다. 만에 하나 우리 경제와 산업이 일본처럼 본격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기 시작한다면 한류도 쇠퇴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 모두가 자랑에 마지 않는 한류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우리 경제와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유지돼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가 되찾아야 할 미덕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이번 연휴 동안 쉬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시간이 흘러 새해를 맞이 하긴 했지만 여전히 무거운 마음을 내려 놓기가 쉽지 않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보급이 막 시작된 와중에 변이종이 확산되는 등 코로나19의 기세는 여전히 꺾일 줄 모르는데다가 우리 경제는 물론이고 개개인의 삶의 여건도 특별히 아주 좋아질 것이 없어 보이는 지금 마음이 편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긴 하다.하지만, 정작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지난 수년 간 우리 경제와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잃어버려 화합과 번영의 길을 걷기보다는 갈등과 반목의 도가니에 갇혀 도대체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른 채 아귀다툼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과연 이런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나 있을 것인지 하는 생각이었다.잘 알다시피 우리 경제는 산업화에 빠르게 성공하면서 양적인 팽창에는 성공했지만, 질적인 부문에서 해결하지 못한 많은 문제점들을 남겼다. 특히,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는 대표적인 예로 가진 자(기득권)와 그렇지 않은 자(비기득권)와의 긴장을 높여 늘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최근에는 경제의 양적 팽창조차도 순조롭지 않아서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도 쉽지 않게 됐을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진전이나 플랫폼화 등 산업생태계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양극화 현상을 야기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서 더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더군다나 상황이 이러다 보니 우리 경제와 사회가 양적으로는 물론 질적으로도 더 번영하기 위해 추구해야 할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혼란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던 1944년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는 자신의 저서 ‘노예의 길’에서 영국의 국력과 특성 그리고 성공의 바탕이 돼 왔던 ‘개인의 자주독립성이나 자립정신, 또는 개인 주도성,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감, 다양한 문제를 원활히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의 자발적 행동에 대한 신뢰, 이웃에 대한 불간섭, 남들과 다르거나 특이한 사람에 대한 관용, 권력이나 정부에 대한 건전한 회의심 등’과 같은 영국인들이 가진 미덕이 서서히 붕괴되면서 국력이 쇠퇴해 가고 있음을 우려했다.이 같은 하이에크의 우려는 유럽을 중심으로 나치즘과 파시즘이 기승을 부리고 전 세계가 전체주의로 흘러가는 것뿐 아니라 심지어 영국조차도 그런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위기의식을 대변하는 것으로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 반드시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지금 우리 경제와 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철학이나 이념 혹은 사상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다.다만, 그만하면 차고 남을 정도로 치열한 논쟁을 거쳐왔으니, 이제 이런저런 핑계는 그만 두고 우리 경제와 사회는 물론이고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것이다. 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갖춰야 할 우리 사회의 미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한 번 논의해보자는 것이다.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요즘 들어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구절로 시작하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명작 소설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가 자꾸만 떠오른다. 무엇이 잘못돼 가고 있는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고, 잘못 끼운 단추는 그대로 둔 채 나머지 단추를 아무리 잘 끼워 맞춰봐야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그 원인을 나 아닌 남의 탓으로 돌려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것조차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논쟁으로 아까운 세월을 보내고, 그 결과 반목과 갈등만 키운다면 그야 말로 아둔하고 비생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아무쪼록 새해에는 우리 경제와 사회에 대해 좀 더 희망적이고 전향적으로 변화해 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램이지만, 정말로 그렇게 되길 기대한다.

해결을 기다리고 있는 난제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이제 올해도 딱 하루가 남았다. 누구나가 그렇겠지만 특히나 올해는 돌이켜보면 개인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참 아쉽고 후회도 큰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직업 상 바로 코 앞에 우리 경제와 삶을 뒤흔들어 놓을 수도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회색코뿔소(the gray thino)가 지척에 다가와 있었는데도 일찌감치 신호를 주지 못했다는 사실에는 후회가 남을 수밖에 없다. 애초에 일부 비관론자들의 주장을 좀 더 신중하게 받아들였더라면 지금처럼 후회할 일도 없었을 것인데 말이다.그래도 내년 봄부터는 국내에도 백신이 보급돼 가을 이후에는 사회적 면역이 형성되면서 이전만은 못하겠지만, 코로나19의 지배 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위로가 되기는 한다. 그래서 이제 몇 시간 남지도 않은 내년이야 말로 우리 경제와 삶이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은근히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아예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야기한 상처도 상처지만, 그 이전부터 해결되지 않고 있던 우리 경제의 난제들이 더 악화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긴 하다.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들이다. 가장 먼저, 장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고용 문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되는 과정에서 고용시장은 다시 회복세로 접어들겠지만, 우리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그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산업과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다면 경제 전반의 신규 일자리 창출 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까지 노동시장에서 벗어나 있던 인력들이 경기 개선으로 일거에 노동시장에 진입할 경우에는 일자리 확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실업문제는 지금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국내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제 새로운 주무 부처 장관이 나서서 좀 더 참신하고 시장 상황에 맞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하니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놓은 수많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토록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데 과연 단기간에 얼마나 진정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마저도 기존 정책기조의 유지 및 보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시장 안정화 효과는 그만큼 반감될 수밖에 없다.이미 지난 3/4분기에 명목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능가할 만큼 늘어난 가계부채 문제도 빠질 수는 없다. 영끌(내 집 마련을 위해 영혼까지 끌어 모아 자금을 마련한다는 뜻)에 빚투(빚 내서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행위)는 물론이고 좀처럼 늘지 않는 일자리와 임금소득 등으로 가계의 부채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부채는 그나마 유동성 등 정부의 각종 금융지원책 덕분에 버티고 있지만, 가계부채는 자산시장이나 고용 상태가 불안정해 지면 전체 경제의 위기를 유발할 뿐 아니라 장기에 걸쳐 막대한 사회적 비용도 유발한다.국가부채 문제는 마치 블랙스완(the black swan)과도 같다. 국가부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나 현 상황만 고려한다면 여전히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고 경기 개선과 더불어 재정건전성이 강화된다면 크게 문제될 것 없어 보인다. 그래서, 단기 재정 악화와 국가부채 증가가 지금 당장 우리 경제를 위기로 몰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경기 개선 속도가 둔하고 지금까지 논한 많은 문제들이 개선되지 않거나 악화된다면 기대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더군다나 내년은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하는 해이기도 해서 이외에도 산적한 많은 경제 문제가 다른 이슈에 매몰될 가능성도 크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눈 앞의 경기는 좀 좋아질 수는 있어도, 우리 경제에 내재된 문제점들은 미해결인 채로 점점 심각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 피해는 장기적으로 오롯이 국민 개개인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올 해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한 무지와 이해 부족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아무쪼록 오는 신축년에는 이미 잘 알고 있는 문제들에 잘 대처해 유사한 실수와 좋지 않은 경험을 반복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내년에는 잊히길 바라는 말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코로나19가 이 정도까지 맹위를 떨치지만 않았더라면 연말인 지금 많은 연례행사들이 제한적이나마 열렸을 것이고 또 준비로 한창 바쁠 때이기도 하다. BTS(방탄소년단)와 영화 기생충을 대표로 한 한류의 대성공으로 국민 모두가 주목하는 문화예술계의 행사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재계와 산업계도 마찬가지로 올해의 히트 상품, 기업인, 기업 등과 같은 각종 시상식들이 이미 열렸거나 준비 중이었을 것이다.물론 새해가 되려면 아직 1주일 정도 남아 있어서 이미 계획됐던 행사들은 비대면이든 아니면 강한 방역조치 하에서 제한적이든 실행되겠지만 예전만큼 세간의 이목을 끌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이외에도 연례적으로 발표되는 각종 사회인식조사와 통계 등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힐 가능성이 크다.그 중에서도 지난 주 발표된 정부의 2021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기대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은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참 염려스럽기까지 하다. 특히나, 전반적인 정책 방향과 세부 정책 과제가 얼마나 정합적으로 구성돼 있는지, 시장은 이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지, 재정 여건은 정책 목표 달성에 충분한지, 다른 정책 대안들은 없는 지 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이슈들 때문에 이대로 묻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는 말이다.가장 대표적인 이슈가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둘러싼 공방이다. 백신의 안전성이 우선이라는 측과 지금 상황에서는 조기 백신 접종만이 답이라는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대규모 실험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백신 선구매 계약 정도는 할 수 있었지 않느냐는 반문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도 든다. 철저한 방역조치의 실천으로 코로나19 확산세를 진정시킴과 동시에 피해 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단기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 과정에서 안정성이 확보된 백신을 공급해 사회적 면역을 확대시킬 수 있지 않느냐고 말이다.또 다른 이슈는 부동산 대책이다. 새롭지도 않은 이슈이기도 하고, 이미 수차례 언급한 이슈여서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차기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의 현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인식과 대안이 제시되자 마자 시장이 크게 술렁이면서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 담긴 부동산 대책에 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장에서는 그저 앞으로도 부동산 대책에 대한 큰 변화는 기대할 수 없겠거니 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을 뿐이다.경제성장률 목표치도 2021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세간의 관심과 기대를 약화시키는 데 한몫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세부적인 내용들을 제외하고 3.2%라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만 보면 국내외 타 전망기관들에 비해 너무 낙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정책당국의 위기 대응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면 충분히 긍정적인 신호로 판단할 수 있고, 시장도 이에 반응할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에만 유독 세간의 관심이 쏠린 것은 아마도 녹녹치 않은 대내외 환경이 가져올 리스크를 더 우려하기 때문일 것이다.이외에도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관심이 생각보다 낮은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정책당국의 기대만큼 정책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는 그만큼 약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또,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내년도에 우리 경제가 얼마나 회복될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힘든 시기를 견뎌내야 하는 것은 올 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그래서 그런지 지난 주 올해의 사자성어로 잠시 회자됐던 천학지어(泉涸之魚)란 말이 계속해서 머리 속을 맴돈다. 마른 샘의 물고기라는 뜻으로 대게는 거품으로 서로를 적신다는 뜻의 상유이말(相濡以沫)과 같이 쓴다고 하는데, 좀 과장하자면 지금의 우리 경제와 국민들의 삶이 마치 생사의 갈림길에서 서로를 의지함으로써 버텨내는 물고기의 모습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아무쪼록 새해에는 정책당국의 의지가 시장에서 제대로 발현돼 언제 이런 사자성어가 회자됐는지조차 잊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백신효과에 감춰진 리스크 대응이 중요하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았다. 여름을 지나 가을까지 잠시나마 진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가 겨울 들어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국들의 백신접종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글로벌 경제도 백신주도형 V자 회복이 생각보다 빨리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점차 커지고 있기도 하다.이런 기대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살아나고 있는 수출 실적이 앞으로는 좀 더 빠른 속도로 좋아질 것이고, 관련 기업들은 누구보다 먼저 백신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부문도 마찬가지다. 주요국들과 시차는 있겠지만, 국내에서도 내년 봄이면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 우리 국민 개개인은 물론 업황 부진에 시달리던 소상공인을 포함한 기업인들의 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이외에도 백신이 가져올 긍정적인 영향은 일일이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많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기대 이상으로 크게 우려되는 것들도 많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소상공인, 중소기업, 저소득층 가계 등에 대한 각종 지원책들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부작용에 대한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취약계층에 속하는 가계와 한계기업에 관한 문제는 지금부터 사전 대책을 마련해 두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회복해 가는데 있어서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저소득층이나 자영업을 중심으로 한 취약계층의 경우, 백신 보급으로 경기가 회복돼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자리와 소득의 시차(time lag) 때문에 경기 개선의 온기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차 극복 과정에서는 여전히 정부와 공공부문의 지원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국가 재정 측면에서는 부담이 크게 축소되는 것도 아닐 뿐 더러 위기 후 성장력 확대를 위한 자원에 제약이 발생할 수도 있다.한계기업에 대한 문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자도 못 갚을 정도로 회생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겨우 파산만 모면한 한계기업을 일컬어 좀비기업(zombie companies)이라 한다.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정부의 위기대응을 위한 지원이 끊기거나 약화된다면 이런 좀비기업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국내의 경우, 이미 이런 좀비기업들이 상장사 중에서만 4천여 개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내년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상장사들이 한계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자영업을 포함한 소상공인들이 대거 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의 상장사들과 비상장기업이지만 한계에 직면한 기업들까지 이런 상황을 맞게 된다면 우리 경제에는 더 이상의 악재가 없을 것이다.어떤 식으로 든 이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생력이 없는 한계기업들을 대규모 실업이나 지역경제의 악화 방지 등의 이유로 무리하게 공적 자금을 투입해 살리는 것도 길게 봐서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선택이다. 물론, 기술력이나 영업력 등 경쟁력을 갖춰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때문에 위기에 처한 기업이라면 살리는 것이 당연하지만 말이다.이제 곧 2021년이 시작되고,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될 것이다. 그러면 모든 것이 점차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남긴 상처는 여전히 크게 남아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사회적 변화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고,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장도 담보할 수 없다. 특히, 산업 측면에서는 구조조정과 함께 비대면화, 원격화, 탄소중립과 같은 시대적 흐름에 대한 답을 찾아 하나씩 실천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마침, 정책 당국이 우리 산업 육성 정책의 근거가 되는 최상위법인 산업발전법의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볼 일이다. 구조조정이든 신산업 발전이든 이번이야 말로 누구나가 쌍수를 들어 반길 정도의 법개정안과 정책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부동산 시장, 내년에는 달라지길 바란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또 심상치 않다. 서민주거안정을 최우선적으로 달성하고자 지난 7월 말 개정된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의 본래 취지와는 달리 국내 부동산 시장은 전세난과 풍선효과 등으로 인한 가격 재상승이라는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 탓에 연말인 지금까지도 슈퍼불장, 영끌 등과 같은 부동산 시장 관련 신조어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슈퍼불장이란 말 그대로 지금까지 흔히 경험하지 못했던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주택가격까지 모두 크게 상승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금 국내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한편,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 모은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매매는 물론 전월세에 이르기까지 국내 주택시장이 안정되지 못하고 슈퍼불장이 이어지니,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해 주택을 구입하는 행위를 말한다.이런 신조어를 대할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슈퍼불장에 영끌이라도 해서 원하는 곳에 평생은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생활할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이들은 무주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끌이란 행위가 급등하는 주택가격에 당황해서 갑작스럽게 주택을 구입하게 되는 이른바 패닉바잉(panic buying)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말이다.물론 그렇다고 지금 당장 그렇게 라도 해서 주택을 구입하라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그렇게 해서 자기 집을 마련한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하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원금은 물론이고 갚아야 할 이자를 생각하면 아무리 저금리라 해도 영끌에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 거짓말이고, 내 집이지만 내 집 같지 않은 우울한 생각이 들 긴 마찬가지다. 거기에다가 갑작스럽게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해야 한다.그래서 나온 말이 부동산 블루(blue)라는 신조어다. 치솟는 주택가격에 우울한 것은 무주택자들뿐 아니라 무리해서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소수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렇다는 말이다. 특히나, 무주택자들은 치솟는 전월세 가격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옮겨 생활할 곳을 찾기 어려워 더 우울하고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얼마 남지 않은 올 해가 지나고 내년 봄 이사철이 돌아오면 이런 문제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말끔히 사라졌으면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녹치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문제의 원인을 공급부족에 있다고 보는 시장과 이기적인 시장 주체들 때문이라는 정책당국의 입장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정책당국이 공급부족이라는 현상에 대해 전혀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신도시계획이나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장단기에 걸쳐 주택공급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긴 하다.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정책당국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늘 이야기하지만, 원하는 곳에 원하는 형태의 주택을 원하는 만큼 공급될 것이라는 신호와 함께 시장실패를 보완할 수 있는 적절한 규제정책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물론이고 들끓는 부동산 민심을 가라 앉히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애써 현실을 부정하기에는 이미 늦었고, 누구 탓을 해봐야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만 더 답답하게 해 줄 뿐이다.그런 의미에서 보면 지난 주말에 깜짝 발효된 개각안에 대해 시장과 우리 국민 개개인들이 거는 바는 여느 때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장관 후보자에 대해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주택정책 관련 연구자이자 주택수급 현장 실무 책임자로서 풍부한 실전 경험을 가진 전문가라고 하니,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정책 대응 방향 또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실천할 것으로 또 한 번 기대 해봐도 좋지 않겠는가.아무쪼록 곧 다가올 2021년에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되찾아, 더 이상 부정적인 신조어가 유행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울러 기승전부동산이라는 시장에 만연된 기대감도 함께 사라졌으면 하고 바래 본다.

내년도 우리 산업을 위협할 것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어느덧 2020년 마지막 달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올 해 실적 확정 작업이 한창일 것이고, 기업에 속해 있는 개개인으로서는 한 해 업적 평가가 끝나서 내년도 계약을 앞두고 회사와 조정 중인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특히, 올 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업종들이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소속 개인들도 그만큼 처우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가 내년에는 더 어려워지지는 않을지 걱정이다.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이 본격화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세계 수요가 점차 살아나 대부분의 업종에서 업황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0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개개인과 가계 여건 개선은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겠지만, 어쨌든 좀 더 희망적인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그렇다고 마냥 낙관적인 기대에만 의존할 수는 없어 보인다. 코로나19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는 있지만, 기저효과로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누리기는 힘들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로 충분히 경계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여기저기 산재해 있거나 돌연 발생해 우리 산업을 위협할 것으로 우려되는 리스크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주의와 적절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전체 산업을 대상으로 보면 먼저, 백신이 보급돼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일상화된 비대면 환경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편의성과 효율성이 기대되는 재택근무나 온라인 거래 및 교육 등은 여전히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고, 5G나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등 무인 자동화 기술, 정보보안 기술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인 반면 이에 익숙하지 않거나 경쟁력이 약한 업체들은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감축하려는 각국의 탄소중립 목표 추진 또한 당장에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U가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고, 일본과 중국이 늦어도 2060년까지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환경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바이든 신행정부도 이와 유사한 정책을 추진할 전망인 등 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 중이며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정책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그동안 개도국 처우를 받던 우리 기업들도 이제는 탄소중립에 대해 진지하게 대응할 때가 온 것이다.자국우선주의에 기반한 만연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리스크도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 주요국들의 수입규제 강화와 자국 기업 회귀를 장려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은 이제 딱히 새롭지도 않은 리스크다. 하지만, 자국우선주의가 자국산 상품 우선주의로 파급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수입규제는 더 한층 강화될 것이 뻔하고, 이런 리스크를 감내할 수 없는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수출 상대국 내 생산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나 경영 환경 변화와 같은 새로운 리스크를 져야만 한다.그렇다고 한중일과 아시아 개도국들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다자통상체제를 마냥 즐기고 있을 때도 아니다. 경제규모로 보나, 인구 규모로 보나 세계 최대 규모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맺어져 우리 기업들에게는 분명 호재임이 틀림없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의 입장이 새로운 행정부를 맞아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신기술들의 은혜를 얼마나 누릴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AI나 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생산성 제고나 신비즈니스의 창출 등으로 새로운 경쟁원천을 찾으려는 우리 기업들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기는 어렵다. 이처럼 신기술에 대한 투자와 시장 니즈가 높은 만큼 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것도 큰 리스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말 못한 더 많은 리스크들이 있지만, 아무쪼록 내년에는 이들과 작별을 고하고, 기회로 가득 찬 한 해가 되길 바란다.

골디락스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난 월요일 국내 증시가 코스피 기준 역대 최고치인 2천600선을 돌파하면서, 조만간 2018년 1월에 기록했던 장중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시장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군다나 증권가 일각에서는 내년에 당장 코스피 3천을 돌파할 수 있다는 매우 희망찬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물론,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의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정들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긴 하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효과가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 또는 가정이고, 다음으로는 경기가 반등하고 금리 등 가격 지표들도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가정이다. 또, 그렇게 되면 기존 산업들의 업황도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주가 상승뿐 아니라 늘어날 배당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게 될 것이라는 가정이다.더군다나 국내에서는 경기 반등을 계기로 수많은 자산들 가운데 안전자산에 속하는 금이나 달러화 및 부동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 것이고, 당연히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가정도 있다. 여기에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이미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규제도 심한 상황이어서 주식시장이 그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가정도 깔려 있다.이들 가정을 요약하면 결국 이렇다는 것이다. 국내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지만, 물가와 금리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그야말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을 만큼의 상태가 유지되는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가 재연될 것이고, 국내 증시는 이런 혜택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과연, 그럴까? 물론 국내 경제와 증시에 이런 여건이 만들어진다면 그보다 더 좋은 상황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늘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이런 낙관적인 가정과는 다른 현실에 직면해 왔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가장 먼저 코로나19의 진정 또는 종식 시기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지만, 그것의 안전성이 확보돼 보급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만은 틀림없다. 설령, 안전한 백신이 보급된다 손치더라도 단기간 내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을 무한히 낮출 수 있을 정도로 면역력이 확산되기까지는 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이외에도 낙관론을 경계해야만 하는 가정들은 얼마든지 들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앞으로 들어서게 될 미국의 바이든 신행정부의 대내외 정책은 현 트럼프행정부보다는 훨씬 시장에 우호적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바가 전혀 뜻밖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점도 그 중 하나다.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세계 각국의 경기 여건이 국가별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기존의 컨택트(contact) 산업이 가장 먼저 수혜를 받게 되겠지만, 세계 경제가 동시다발적으로 골디락스로 향해 가지 않는 이상 수혜의 정도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타 경쟁국에 비해 수출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와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이는 또 다른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동반하는 것이다.그래서 말이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의 변화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고, 서로 공치사를 준비해야 할 때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주식시장처럼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시장의 향방에 대해 시장 주체들이 모두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낸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재인식할 때가 아닌가 싶다.만약, 이런 낙관적인 기대가 예상은 되지만 아직 나타나지 않았거나, 너무 예외적이어서 발생가능성은 매우 낮은 일들로 우리가 인지 못하는 사이에 엄청난 충격과 파급영향을 불러올 불확실성 즉, 블랙스완(Black Swan)의 출현 가능성을 가리려는 것이라면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지금 대내외 여건 상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여 다행이긴 하지만 말이다.

RCEP 후의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난 주말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쇼가 있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호주 등을 15개국 정상들이 화상으로 진행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정상회의에서 참여국 간 자유무역협정 협의문 최종 서명이 이뤄진 것이다.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RCEP은 15개 참여국의 전체 인구와 무역, 명목 GDP 규모가 세계 전체의 30%를 차지해, 북미자유협정(NAFTA)과 EU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블록이다. RCEP은 2012년에 협상이 시작되자 마자 큰 이슈를 낳은 바 있는데, 인도의 불참이 아쉽지만 만 9년에 걸친 긴 협상 끝에 최종 타결 및 서명이 이뤄진 것이다.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국내에서는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우선, ASEAN 등과 맺은 기존 FTA가 업그레이드돼 시장개방이 확대되고, 활용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코로나19 위기의 공동 극복은 물론이고 갈수록 높아지는 보호무역주의에 경종을 울려 참여국들의 호혜적인 교류와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물론, 가장 큰 기대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살려 줄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연구기관들의 연구결과들을 보면 상품관세감축효과만 0.5%의 GDP 상승효과가 있다고 하니, 정체된 잠재성장률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로 고민이 깊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크게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끝내 인도가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섭섭한 부분이지만 말이다.한편, RCEP은 지정학적인 측면에서도 우리에게는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한·중·일 3국이 동시에 동일한 자유무역협정 틀 안에 들어온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RCEP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 왜냐하면 이번 RCEP을 계기로 2012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중·일 FTA 협상은 물론이고, 2003년부터 시작한 한·일 FTA나 중·일 FTA 등에 관한 상호 협의가 가속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발효된 한·중 FTA의 업그레이드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전혀 염려할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과 한·중·일 3국과의 관계를 전제로 생각해 본다면 RCEP은 우리에게는 또 다른 숙제를 안겨줄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조 바이든 신행정부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에 참여하고 이에 동참할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는 만일의 경우가 발생했을 때다.표면적으로 보면 RCEP은 한·중·일 3국과 ASEAN 주요국들이 주도한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 가는 중국이 주도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동맹국들과 함께 대중국 강경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신행정부가 만에 하나 CPTPP에 참여하게 된다면, 우리 입장은 참으로 난처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더군다나, 우리 입장에서는 북핵과 남북경협이라는 매우 까다롭고도 중차대한 문제도 걸려있어서 마냥 기뻐하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입장이다.최근 일본에서는 RCEP 참여로 한국과 중국과의 FTA 효과를 누리게 돼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중국의 영향력 견제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 졌다는 말이 나오는 등 RCEP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고 한다.벌써부터 좋은 분위기를 망치고 싶진 않지만, 우리도 RCEP 후 대외 특히 대 미국 관계를 고려한 통상외교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지금부터 고민해야 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후회하기 보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이다.

바이든시대, 기대보다 리스크 대응이 중요하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시장이 예상한 바와 같이 민주당의 바이든(Joe Biden)후보가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물론, 내년 1월6일에 있을 선거인단 투표 집계 및 의회 승인이 있은 후 20일에 있을 대통령 취임식 절차를 마쳐야 대통령으로서 공식 일정을 소화하게 되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형식적인 절차만 남아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국내외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고, 무엇보다 시장 불확실성은 거의 대부분 해소된 것 같아 참 다행스럽기도 하다. 물론, 현직 트럼프대통령의 선거 결과 불복으로 인해 시장이 기대한만큼의 긍정적인 영향력이 발생하기까지 짧게나마 시간이 소요되는 등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악재가 발생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대선 이전에 시장이 예측했던 바와 크게 빗나가지 않은 것이어서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좋겠다.그렇다고 바이든시대의 미국이 우리에게 무조건 유리하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는 장담할 수 없다. 대선 전 바이든 후보가 당선됐을 경우에 기대했던 만큼의 수혜를 누리려면 우리도 그만큼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아직 그 준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먼저,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 공약으로 내세운 경기부양책을 살펴보자. 대선을 치르는 동안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2024년까지 총 4년간 3조9천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이들 중 2조 달러 정도가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투자될 예정이어서 신재생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 부문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배터리, 차세대 자동차 일부 등을 제외하면 우리 기업들이 과연 얼마만큼 미국의 산업정책 변화로 큰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이처럼 대량의 달러화가 시중에 풀리게 되면 달러화 평가절하로 인해 비용측면에서의 수출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수출 기업들의 원화 환산 수익성도 나빠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여기에 더해 금리나 물가 상승 등 가격 지표들의 불안정 우려도 상존하기는 마찬가지로 걱정이 앞선다.국제통상정책 측면에서도 걱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상대적으로 예측가능한 인물로 알려져 있어 향후 국제통상환경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강경기조는 여전히 유지될 전망일 뿐 아니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재협상 의지가 강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하던 지금까지의 상황을 어쩌면 우리는 지속해야 할 수도 있다.이정도면 오히려 다행이다. 비교적 온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무역협정을 지키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패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산 인정범위 강화라는 보호무역주의를 추진할 계획인데, 이는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품의 범위를 줄이려는 정책이다. 만약, 이 정책이 실현된다면 우리 수출 기업들에 대해서는 미국 내 소재와 부품 조달 확대 및 미국 내 생산기지 이전 또는 구축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기업들뿐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도 좋을 게 없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미국 내에서 경영활동을 영위하는 우리 기업들에게도 사전에 대비해야 할 리스크는 존재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경기부양책에 쓰일 재원은 정부재정과 법인과 개인에 대한 세금 인상을 통해서 충당될 예정인데, 법인세는 현행보다 7%p나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자 권리 강화를 위한 정책 등이 더해질 예정인 등 전방위적으로 기업 경영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바이든시대를 맞은 미국에 대해 우려보다는 기대가 큰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수혜를 누리고자 한다면 오히려 기대 뒤에 숨겨진 리스크를 찾아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