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뀌어도 변할 것은 없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2012년 12월26일 취임한 후 최근까지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갈아치운 아베 총리의 전격적인 사임으로 관방장관이었던 스가 요시히데씨가 일본의 새로운 총리로 임기를 시작했다.자연스럽게 국내에서는 한일 관계나 스가 내각의 경제정책 변화 방향과 영향 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고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일본 총리가 바뀌는 것에 대한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돼 있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솔직히 총리가 바뀌어도 크게 변할 것이 없을 것 같다는 것이 솔직한 전망이다.먼저 스가 총리의 임기에 대해 생각해보자. 최고지도자로서 무엇을 할 것이며, 남길 것인지에 대한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안은 채 갑작스럽게 사퇴한 전임 총리가 남긴 1년의 임기를 보내야 한다. 또 그 1년이 지날 즈음이면 총리 연임을 위해 의회 해산과 총선, 자민당 총재선거와 같은 많은 정치 일정을 소화해 내야 한다.성공적으로 총리 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정치 이슈에서 높은 지지도를 유지해 승리해야만 하는데 전임 총리가 남긴 숙제들이 만만치 않다. 정치자금법문제, 지인이 운영하는 사학 재단에 대한 특혜 의혹, 행정부 문건조작 의혹 등 해결되지 않은 정치적 문제를 남기고 떠난 상황으로 이들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법적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 단기에 신임 총리직을 사임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전임 내각에서 추진했던 아베노믹스도 초기에 반짝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두 차례의 소비세 인상 등으로 큰 성과없이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아베노믹스가 대내외적으로 호평을 받던 시절, 부활한 혹은 부활한 것처럼 보이던 일본경제를 자랑하기 위해 유치했던 2020년 도쿄올림픽은 언제 다시 열릴지 누구도 모를 상황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내각의 대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는 점도 새로운 내각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지금까지 나열한 것만 봐도 스가 총리가 연임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일본 내에서도 과연 1년 안에 이 과제들을 전부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냉소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고 대외적으로도 외교 역량이 미흡한 신임총리가 제대로 일본을 대표해 국제사회가 바라는 책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에 찬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이처럼 일본과 타 국제사회의 전망과 평가는 그렇다 치자. 그런데 정작 문제는 한일 관계다. 스가 총리 취임 이후 한일 간 관계 정상화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쉽사리 정상화의 길로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징용공 배상문제는 지금까지 봐 온 것처럼 설사 한일 두 정상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논의한다 손치더라도 쉽게 풀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신임 총리가 대외적인 주요 안건에 대해서는 전임 총리와 긴밀히 협의해 사안별로 정리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상 그저 낙관적인 전망에 기댈 수만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양국 간 경제 관계에 대해서도 기대와 희망이 섞인 전망들이 나오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게 되기 어려워 보인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베노믹스를 대신하는 정책들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엔저 방침의 변화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개선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를 봐도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기존 정책을 당장 폐기할 수 있을 정도까지 일본경제 여건이 개선된 것도 아니고 코로나19 불확실성도 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총리직에 올라 새로운 정책을 구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당연히 악화된 양국 관계가 이대로 있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 총리가 바뀌었으니 양국 정상 간 대화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여건을 냉정하게 살펴본다면 이번에 바뀐 스가 내각의 태도도 기껏해야 현상을 유지하려는 상황관리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너무 큰 기대는 갖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제는 잦은 경기변동에 주의해야 할 때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예상대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강한 전염력은 물론이고 그로 인한 경제사회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그 중에서도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히 역대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 위세를 떨치던 2008년 말에 세계 주요 기업들의 약 절반 정도가 적자를 면하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좀 나은 형편이지만 이번에도 세계 유수의 많은 기업들이 적자 전환하는 등 경영환경이 크게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이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염병과 그 영향 및 관련 정책에 대해 탁월한 연구성과를 보유한 미국 미네소타대학의 감염병연구정책센터가 올해 초 발표한 코로나19의 3가지 확산 형태에 관한 예상에 따르면 진폭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수년 간 전염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전망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기적으로 코로나19 전염세가 크게 변동을 하게 되면 경기순환주기도 그만큼 짧아져 경제의 불확실성은 매우 커질 수 밖에 없어서 기업에게는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는 것이다.물론 이전부터 점점 짧아지는 세계적 경제위기에 대한 경고는 있어 왔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1970~1980년대 2차례의 오일쇼크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렸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짧게는 2년 혹은 5년 정도에 한 번씩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2001년 미국 9·11 동시테러, 2003년 이라크전쟁,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 유럽재정위기, 2017년 미국 트럼프대통령 당선 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무역마찰 등 국제질서의 혼란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과거에 비해 발생주기가 매우 짧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주기적으로 위기설이 나돌지만 여하튼 한 번 발생한 위기가 끝나면 경기반등과 함께 일정 기간 국내외 경제가 안정됐던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길어봐야 수개월꼴로 전염병의 확산과 진정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내수시장 중심의 중소기업 등은 한 번 닥친 위기나 불경기도 극복해내기 어려운데 1년에 수차례나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생존해내기가 어렵다. 대기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내수든 외수든 기본적인 수요가 있어서 버티기는 하겠지만 소수를 제외하면 장기간 위기 국면이 반복되면 당해낼 재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지금에 와서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진정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조기 수습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를 가졌고 경제사회적 혼란도 그만큼 빨리 진정시킬 수 있다는 오만 아닌 오만에 빠졌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단기 반복적으로 위기를 발생시키는 코로나19 사태를 장기 관리해야 한다는 판단을 굳혀야 하고, 경제사회적 대응도 동일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특히 기업들은 앞으로 나타날 현상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도 변화된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고객이 부담해야 할 안전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업을 재정의하고 이에 맞춰 경쟁전략을 마련하는 등 3밀(밀폐, 밀집, 밀접) 회피로 변화된 경쟁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세계 유수의 많은 기업들이 적자 전환한 가운데 아마존이나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나 애플처럼 디지털 기반의 비즈니스모델을 제대로 갖춘 기업들은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당연히 재무 상 저축을 통해 내구력을 갖추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니, 경쟁력 손실과 사회적 편익의 악화를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짠물 경영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정책 당국도 마찬가지다. 지금과 같은 때에는 정책대응주기는 짧지만,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 유연성도 갖춰야 단기 반복되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아울러 위기관리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내수시장 중심의 중소기업, 취약가계 등에 대한 정책 배려는 더더욱 그러해야 한다.

통계는 아무 잘못이 없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모든 정책은 시차를 두고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는 명시적인 통계 또는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반영돼 나타나기 마련이다. 다만 경제주체의 심리는 개별 주체들의 성향이나 기대 등에 따라 사실과 다른 결과를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모든 정책의 평가와 책임에 관한 판단기준은 주로 명시적으로 집계되는 통계를 바탕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특히 정부 및 공공부문 등에서 발표되는 정부공식승인통계는 정책평가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통계가 보여주는 정책 영향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명확히 밝힘으로써 여론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한 문제다. 이를 두고 통상 정책책임(political accountability)이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정부공식승인통계는 정치중립적이고 과학적이며 시계열 및 장기추세 분석이 가능하도록 가능한 통계의 단절을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세심한 배려와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그런데 최근 통계를 둘러싸고 재연되고 있는 논쟁들을 살펴보면 바로 이런 원칙들이 훼손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주로 고용통계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부동산이나 가계소득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먼저 부동산 통계 관련 논쟁을 살펴보자. 얼마 전 정부는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의 보완조치로 전월세 전환율을 인하하는 대책을 발표하면서 신규거래만 집계해 오던 전세통계 방식을 갱신계약도 포함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곧 바로 정책실기를 눈가림하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임대차3법 하에서는 신규 임대료가 얼마나 오르든 기존계약 갱신 시 임대료는 제한받기 때문에 양자를 별도로 발표하지 않는 한 전세가격은 실제보다 낮게 집계돼 시장에 알려질 수 밖에 없다.가계소득 관련 통계도 마찬가지다. 당국은 지난 분기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명목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으나 시장에서는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은 모두 줄었는데 그나마 긴급재난지원금이나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늘어서 나타난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강했다. 이마저도 통계집계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물론 시계열 및 장기추세에 대한 분석도 불가능해져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도 애매하다는 평가도 있었다.이래서는 정책책임을 물을래야 물을 수가 없다. 아니 오히려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정책의사결정은 물론이고 시장의 기대조차 바람직한 방향으로 형성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봐야겠다.찰스 다윈은 그와 그의 저서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 1859년)’에 쏟아진 당대 학자들의 너무 이론적이라는 맹렬한 비판을 전한 그의 친구 헨리 포셋에게 사실과 이론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적어 보냈다고 한다. ‘‘약 30년 전에 지질학자들 사이에서는 관찰만 해야지 이론화 작업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무척 우세했었네. 나는 그 당시에 ‘이런 지경이라면 그냥 채석장 안에서 돌멩이 개수나 세고, 색깔이 어떻다더라 하고 말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네. 관찰된 사실이 어떤 특정한 관점의 증거가 되는지, 아니면 반증이 되는지에 대해 몰라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관찰이 나름대로의 유용성과 의미를 가져야 한다면 말일세”라고 말이다.그렇다. 관찰된 사실의 결과를 집계한 통계가 정말 유용하고 의미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정책의 배경에 깔려 있는 특정 관점이나 이론 혹은 가설을 입증하거나 반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정책 평가뿐 아니라 책임도 물을 수 있고 보다 바람직한 정책의사결정도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관찰된 사실, 즉 통계가 보여주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은 유혹과 거기에 넘어가는 나약함을 주의해야지 통계에 잘잘못을 따져서는 답이 없는 것이다.

주어진 모든 것을 활용하라!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아마도 지난 3월 초인 것 같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적인 확산을 눈앞에 둔 우리 보건 당국이 ‘이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라’고 충고해 준 것 말이다. 당시에는 그저 당분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겠거니 했던 이 말이 가진 깊은 속 뜻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가팔라지는 지금에야 겨우 알아채다니 참으로 아둔했다는 생각이 든다.이제야 말로 그토록 우려했던 미증유의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는 생각마저 든다. 다른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해보면 그나마 괜찮은 수준이라는 우리 경제는 이 상태가 지속되면 앞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0%대를 기대했던 우리 경제는 굳이 한국은행의 전망치가 아니더라도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해 보인다.0%대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사실은 하반기 소비 회복에 기댄 바가 컸었는데 이제 그러한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다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축소된 가계소득을 긴급재난지원금이나 긴급고용안전지원금,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 등과 같은 정부 및 공공부문으로부터의 공적이전소득으로 채워 소비 침체를 막을 수 있었지만, 국가재정 여력을 고려하면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렇다고 기업에 기대기에는 그들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그나마 여건이 좀 낫다는 600개에 좀 못 미치는 국내 상장업체들조차도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 해에 비해 급감하는 등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다. 비대면 비접촉, 바이오, 헬스케어 등과 같이 코로나19로 수혜를 받고 있는 일부 산업에 속한 기업군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기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등이 처한 상황은 더 힘겹다. 이래서야 투자 증대나 고용 창출은커녕 기존의 투자계획 실행이나, 일자리 보전도 장담하지 못할 상황이다.물론 일각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더라도 다른 선진국들보다 양호한 수준이고, 내년에는 V자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크게 염려할 일이 아니라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있기 이전에 이미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크게 훼손되어 왔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렇게 간단히 치부하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전망대로 내년에 우리 경제가 V자 회복을 한다 손치더라도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그렇다면 진짜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성적표는 내후년이나 되어서야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인데, 기대한만큼의 성적표를 받기 위해서는 대외 여건이 개선되어 외수와 내수가 균형있게 성장해줘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지는 의문이다. 백신은 언제 개발될지 누구도 모르고 설사 개발되더라도 사회적 면역 형성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기까지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이라는 전염병 전문가들의 말을 이제라도 믿는다면 너무 높은 기대는 방역은 물론 말 그대로 견실한 경기 회복에도 독이 될 뿐이다.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자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의 조기 종결에 대한 기대는 버리되 이제는 철저히 장기전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특히나, 정책 효과가 불명확한 재정 의존형 대책들은 과감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당장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단기 대응은 불가피하겠지만, 새로운 일자리는 분명 좋은 일자리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정책 신뢰성을 높일 수 있고 재정지출에 대한 당위성도 확보된다.사회간접자본처럼 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커 경기 진작에 즉시적으로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부문도 마찬가지다. 노후 사회간접자본의 개보수는 물론 첨단화 등에 대한 투자는 당장의 경기 대응뿐 아니라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혹시라도 부동산 시장 안정화처럼 기존 정책 기조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우려된다면 이해관계에 있는 부처 간의 조정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다.늘 하는 말이지만 잠자고 있는 기업들의 야성을 깨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 대부분의 원인은 불확실한 경영 여건 때문이지만, 불합리한 규제나 만연한 반기업 정서 등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전이 불가피한 이번 싸움에서 승리하려면 주어진 모든 것을 활용하는 수 밖에 없다.

민중의 로맨스는 짧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모처럼 개선된 것처럼 보이던 경기지표들이 무색하게도 우리 경제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역대 가장 길다는 54일이나 지속된 이번 장마는 많은 인명피해와 더불어 3만 건 이상의 시설물을 훼손시키는 등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고 한다. 당연히 피해 시설물 및 지역의 복구와 정상적인 경제활동의 재개까지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데 경기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원인이야 어떻든 특정 단체의 모임과 대규모 집회로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급증하는 한편 감염경로가 불확실한 사례도 증가하는 등 재확산 우려가 커짐에 따라 국내 경제활동도 그만큼 위축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외 여건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나마 내수 회복에 기대어왔던 우리 경제의 회복력은 더 약해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하루 빨리 사회적인 안정감을 되찾고 강력한 정책 대응으로 민생을 보호해야 할 매우 위중한 시기다. 그런데 정작 논쟁이 되고 있는 것은 민생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들뿐이어서 과연 우리가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지 염려스럽기 그지없다.노벨 경제학자인 조지 애커로프와 로버트 실러 교수가 과거의 불황을 설명할 때 이용했던 말처럼 ‘사람들은 여전히 공정성에 민감하고 부패의 유혹에 취약하고, 타인의 악행에 분노하고,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혼동하며 경제적 추론보다 이야기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인플레이션의 영향과 경제적 추론에 관한 것을 빼면 공정성과 부패, 악행과 같이 사람들의 감정적 반응을 유발해 경제적 진실을 잊게 만드는 묘약들만 남는다. 더욱이 이런 묘약들은 조금만 자극해도 그 약효가 바로 나타나고,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미친다. 하물며 이런 묘약들이 차고 넘치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다. 그래서 통상은 위기가 지난 후에 이슈화해서 바로잡아가는 것이 관례였다.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모든 역량은 코로나19 사태와 경제 위기 극복에 모아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동력이 이런 묘약들 덕분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혹시라도 이러한 일들이 경제적 위기는 이제 어느 정도 극복했고 이대로라면 충분히 잘 대응하고 있어서 전혀 문제없다는 판단에 근거해서 발생하는 것들이라면 더 큰 문제다. 우리는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 너무 불안해 하지 말라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주체들이 잠시나마 상실한 자신감을 되찾게 해 경제의 역동성이 크게 훼손되는 것을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실체가 계속 드러나게 되면 경제주체들의 자신감과 정책 당국에 대한 신뢰감은 사라지게 된다. 그 결과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뻔하다.특히 지금처럼 악재에 악재가 겹치고, 기존 위기가 더 악화될 것이 뻔한 시기에는 정책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위기로부터 구제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더 절실해진다. 그래서 비록 많은 우려가 있더라도 정책 당국의 문제해결 능력을 믿고 강력하고 큰 정부를 용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계속해서 몰라준다면 미국의 경제학자 대니얼 클라인의 말처럼 정책 당국에 대한 이런 민중의 로맨스(People’s Romance)는 금방이라도 사라질 수 밖에 없다.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잘못되고 있는 것은 잘못되고 있다고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는 시장 기능만큼은 살아있다는 점이다. 이는 만약 정책 당국이 인정만 한다면 얼마든지 지금까지의 실기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정책 당국을 제외한 모두가 잘못되고 있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정책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상책이다.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기대에 모든 것을 맡기라고 경제주체들에게 강요해선 안 되는 것이다.아울러 민중의 로맨스도 정책 당국의 기대만큼 길지 않다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물가 안정 없는 위기극복은 없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난 주말 잠깐 비가 그친 틈을 타 전통시장에 들러 장을 봤다. 긴 장마 탓에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지 농산물 가격은 장마 전에 비해 훨씬 많이 올랐을 뿐 아니라 일부 품목들은 상태도 고르지 못한 것 같았다. 덕분에 장보기는 빨리 끝냈지만 만족할 만한 것이 아니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틀리기를 바랄 뿐이지만, 역대 최장의 장마라는 기상청 예보가 적중한다면 당분간 만족스러운 장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 살짝 우울해지기까지 했다.그럼 도대체 물가가 얼마나 올랐단 말인가? 사실 전국적으로 볼 때 소비자물가는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았다. 아니 거의 바닥이라 해도 좋을 만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비 침체 우려가 컸던 지난 5월에는 마이너스 0.3%까지 떨어졌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난 7월에도 0.3% 정도 밖에 오르지 않았다. 공업제품 등을 포함해 일반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과 기본 생필품 141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도 7월에야 겨우 플러스 0%를 기록했을 뿐이다.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들 통계가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활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전체 식품물가는 4월 1%대 중반에서 7월 2%대 후반으로 상승했고, 이 가운데 장바구니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어패류,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는 지난 7월 8% 이상, 농축수산물 전체로는 6% 이상 상승했다. 요즘 모 유명 인사가 기업 총수와 함께 수요 급감으로 힘들어 하는 농축어민들을 위해 싼 가격에 상품을 공급해 순식간에 완판시켰다는 뉴스가 종종 나오는데 도대체 이건 또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하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이러다 보니 통계청이 발표하는 통계와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도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론 전체 소비자 중에는 이정도 물가 수준으로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소수의 계층도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누구나 할 것없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장바구니물가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디지털기기에 익숙한 현명한 소비자들은 인터넷, 스마트폰, 홈쇼핑 등 코로나19로 주목받는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해 싸고 양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윤택한 식탁을 꾸려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장바구니물가 부담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고령의 연금생활자나 저소득층 등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장바구니물가가 조금만 상승해도 생계에 불안감을 느끼는 다수의 취약계층들도 존재한다.경제 전반에 걸쳐 수요가 증가하면서 조금씩 안정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매우 좋은 신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일자리와 소득 수준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식료품과 같은 생활필수품목의 물가 상승은 결국 서민층 이하 취약계층에게 가장 큰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물론 이 모든 것이 길어진 장마 탓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지만, 장마가 그치면 곧바로 지금의 부담스러운 물가 수준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장마가 그치고 피해 복구 작업이 끝나더라도 채소나 과일 등 신선식품 수급 불안정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벌써부터 가격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임대시장은 가을 이사철이 되면 또 얼마나 더 불안해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으로 주거비가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상승하는 물가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또 소득 감소든 세 부담 증가든 이유는 제 각각이지만 실질 소비여력이 줄어들어도 물가 상승의 부담이 커지기는 마찬가지다.이처럼 긴 장마로 인한 물난리로 많은 인명과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해 이를 복구하는 것은 지금 당장에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고 이를 위해 예비비까지 동원하겠다는 것은 실로 바람직한 결정이다.하지만 이 장마가 지나면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을 다수의 취약계층들이 있다는 사실과 이들이 흘릴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정책적인 배려가 없으면 내수 부진으로 조기 경기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경제 주체에 대한 오만한 기대는 버려라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갈팡질팡. 도대체 어디로 튈지 모를 수많은 부동산 대책에 온 나라가 들썩이지만, 좀처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7월 전국 집값은 9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해 새로운 기록들을 써 나가고 있다고 하니 문제의 심각성만 커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초유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대체 투자처 부재와 같은 이유들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처럼 강력한 대책들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불안한 것에는 뭔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자면 애당초 정책 당국의 가설이 비현실적이어서 정책효과가 발휘될 수 없었거나 일부 경제 주체들의 이기심이 극도에 달해 정책 당국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였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경제 주체들의 이기심이 극도에 달했는지에 아닌 지에 대해서는 평가할 방법이 마땅치 않으니 작금의 부동산 시장 불안을 오로지 이들의 이기심 탓으로 돌린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정책 당국의 가설과 정책효과에는 이들의 이기심이 반영돼 있으니 그나마 대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을 살펴보면 정책 당국이 내세운 가장 큰 가설은 공급은 충분한데 오로지 투기세력들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가장 먼저 제시된 처방전은 투기수요 억제책으로 가수요 차단을 통해 가격 상승 억제를 꾀하는 것이었다. 다음은 증세다. 투기세력의 핵심이 다주택자이니 이들을 세금으로 압박해 주택 매도를 통한 공급 물량 확대를 유도했다. 그 결과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가격 상승과 매물 잠김(공급 부족) 현상이었다. 그래서 몇 차례나 공급대책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또한 시장 니즈와의 불일치 등으로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심지어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계획까지 내놓았지만 시장의 기대를 바꾸기는커녕 인근 부동산 시장만 벌집 쑤셔 놓은 형국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급기야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 3법)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 또한 전세가격 급등과 월세 전환 가속,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 조세저항 등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유발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그동안의 흐름을 종합해보면 지금의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에는 상당히 복잡한 이유들이 혼재돼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필요한 곳에 충분한 수준의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정책의사결정이 이뤄져 왔던 점은 이제 와서 다소 정책 방향을 선회해도 만회할 수 없을 정도의 뼈아픈 정책 당국의 실수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반면에 극도의 이기심을 가진 사회적으로 부도덕한 세력들이 일부 존재한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들 때문에 의도한 만큼의 정책효과가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에게 지금의 혼란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만은 없다. 마치 영국의 경제학자 프랑시스 에지워스(Francis Y. Edgeworth)가 ‘경제학의 제1원리는 모든 주체가 오직 이기심에 의해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라면서 경제학이나 경제 현상 분석에 있어서 경제 주체(개인)의 정의나 도덕에 관한 문제의 결핍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자신의 행복과 비교했을 때 타인의 행복이란,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행복만큼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도 아니다’는 것을 인정했듯이 정책 당국의 정책의사결정으로 아무리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경제 주체라도 이타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오만한 기대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이제 어느 정도 문제의 본질이 보이는 것 같지 않은가? 정책 당국은 늘 정책의사결정에 앞서 의도한대로 행동하는 선량한 경제 주체들이 돼주길 원하지만 각 경제 주체들은 이기심이라 해도 좋을 자신의 행복 추구가 우선이기 마련이다. 만약 앞으로도 이런 점들이 정책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는다면 정책실패는 반복될 수 밖에 없다.

하반기 경기 반등의 조건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난주 발표된 한국은행의 2020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두고 세간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사실만큼은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경제 성장률만 보더라도 전기대비로 -3.3%를 기록해 1997년 말부터 시작된 IMF 외환위기 탓에 -6.8%를 기록한 1998년 1/4분기 이래로 가장 높은 수준의 역성장이라고 하니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논란은 이제 마침표를 찍어도 되겠다.그렇다고 해서 이번 속보치가 위기의 끝(경기 바닥)과 하반기 V자형 경기 반등을 예고하는 것으로 보기에는 큰 무리가 있다. 오히려 이번 속보치는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위기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한 것처럼 이번 속보치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외수부문으로부터의 충격이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는 내수부문에서의 경기진작효과가 상쇄되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해 보이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 2/4분기에 우리 경제가 민간 소비지출의 회복과 정부지출 증가에 따르는 내수부문의 성장에도 역성장한 가장 큰 이유는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이 16% 이상 감소하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4.1%p로 크게 악화된 탓이다.이 때문에 제조업 성장률이 10% 가깝게 감소했다는 것은 제조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일자리와 소득 창출력이 떨어져 설사 위기는 모면하더라도 경기 반등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그런데 최근 외수환경을 보면 이런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 같아 염려스럽다. 미중 분쟁은 양국 모두 상호접점을 찾아 해결해 나가기는커녕 오히려 점입가경이다. 중국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가운데 흑사병 등 새로운 전염병의 발생뿐 아니라 남부지역 홍수 피해로 공급망의 회복은 예상보다 더 지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되고 있고 최근에는 인종차별 등의 문제로 자국 내 정치·사회적 혼란이 이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지금은 수출 환경의 개선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바탕으로 하반기 경기의 급반등을 바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장기 경기침체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경기 저점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정책 당국이 주장하듯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상황에 천만다행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가 0% 전후라는 예상 범위 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몇 가지 조건만 갖춰진다면 아직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그 중에서도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는 경기 친화적인 정책 발굴과 시행에 집중하고 이런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특히 정치적 사회적 배려를 강조한 나머지 경기부양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는 정책수단을 선택하는 우를 범하거나 특정 정책수단은 아예 외면해버리는 선택적인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즉 소비 등 내수 촉진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면서 갖은 이유를 들어 실질적인 증세로 이어지는 정책들을 추진한다거나 정책효과는 확실하지만 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최근 강화되고 있는 부동산 대책이나 주식투자수익에 대한 과세,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방안 등은 이유야 어떻든 분명히 경기 친화적인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정책 당국의 의지와는 상반된 대표적인 정책들이다. 이래서야 아무리 사회적 연대와 소득 재분배 기능 강화를 위한 고소득층 등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핀셋정책이자 경기 중립적인 정책이라고 설득해 봐도 오히려 정책 일관성은 물론 시장의 신뢰 훼손이라는 결과만 야기할 뿐이다. 당연히 그 결과는 정책 당국의 의도와는 전혀 다를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개개인의 몫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지금 정책 당국이 해야 할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위기극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의 지향점은 어딘가?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드디어 한국판 뉴딜의 실체가 드러났다. 2025년까지 6년간 총 160조원을 투자하여 19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정책당국의 말처럼 ‘위기 극복과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국가발전전략’의 위용다운 모습이다. 더군다나5G 관련 통신장비업체나 차세대자동차 생산업체들을 대표로 한국판 뉴딜에 포함된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는 것을 보니 시장 반응도 꽤 괜찮은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스마트 그린산업단지 확대, 전기차와 수소차 보급 확대 등은 이미 수차례 발표되었던 것들이고, 그린뉴딜은 과거 녹색성장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는 등 한눈에 봐도 새로운 것이 없어 감동이 약하다는 세평이 흘러나와 기대한 만큼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는 아마도 국가발전전략이라면 적어도 포함되어 있어야 할 고민의 흔적들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이래서야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의 설계’라는 담대한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흔히들 국가발전전략이라 하면 그것이 성장과 같이 경제적인 것이든 불평등 해소와 같이 사회적인 것이든 혹은 둘 다 이든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는 국가의 미래 지향점이 제시되어 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부문별 전략들과 세부 로드맵, 재원조달 방안 등이 망라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1962~1981년 4차례 추진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1982~1996년까지 3차례 추진된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이나, ‘함께가는 희망한국 비전2030전략’ 등을 국가발전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판 뉴딜은 아무리 봐도 국가발전전략이라 하기에는 모자람이 있어 보이는데 무엇보다도 정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즉, ‘위기 극복’이라는 단기 경제안정 목표와 ‘코로나 이후 글로벌 경제 선도’라는 중장기 성장 목표가 혼재되다 보니 어디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만약, 한국판 뉴딜이 단기 경제안정을 목표로 한다면 단기간 내 집중적으로 재정을 투입함으로써 위기로부터 조속히 탈출하는데 중점을 둬야 하고, 지속적인 추가 재정 투입으로 자산버블을 포함한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이나 환율 급등 등과 같은 부작용 억제를 위해 중장기 재정의존도를 낮춰가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한국판 뉴딜이 제시하고 있는 국비투자 계획만 보면 전반기(2020~2022년) 보다 후반기(2023~2025년) 비중이 더 크다고 하니 단기 경기안정이 주된 목표는 아닌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고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중장기 경제성장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한국판 뉴딜이 중장기 경제성장을 꾀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날로 약화되고 있는 성장잠재력에 관한 언급과 잠재성장률 목표치 정도는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정책당국이 강조하는 포용사회의 목표 및 이와 양립할 수 있는 성장 친화적인 정책들은 과연 무엇인지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경제사회 전반의 혁신과 생산성 제고, 인적자본의 확충, 각종 제도의 개선 등 관련 세부정책에 관한 로드맵은 당연히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런 배려가 부족해 보인다. 한편, 한국판 뉴딜은 민간부문에서 부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20.7조원을 제외하면 6년간 총139.3조원이라는 재정이 투입될 계획으로 지방비가 포함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연평균 23조원이 넘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의 여건을 고려한다면 대폭적인 예산 조정이나 빚을 내지 않는 한 재원조달이 여의치 않을 것인데, 지출계획은 있고 조달계획은 없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판 뉴딜이 다음 정부까지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관련 재정운용 방향에 대해서 만큼은 합의점을 도출할 필요가 있을 텐데 말이다. 아마도 이런 점들을 포함해 추후 많은 부분이 보완되리라 생각하지만, 한국판 뉴딜이 정말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의 설계’라면 적어도 그 지향점만큼은 분명했으면 좋겠다.

동학개미들의 유쾌한 반란을 보면서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얼마 전까지 만해도 국내외 금융시장이 어디로 향할지 누구 한 사람 감히 자신있게 예상하지 못했었다. 기껏해야 불확실성이 커 상품 가격의 하향 조정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지난 해 말부터 확산되기 시작했던 코로나19가 올 초 팬데믹으로 발전해 가는 동안 위험자산인 주식과 유가 등 주요 상품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했던 반면에 미국 달러화나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가치는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불과 몇 개월 지나지 않은 지금의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나스닥의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이 이어지고 있고, 다우존스지수와 S&P 500지수도 벌써 수개월 동안 회복세를 이어가며 과거 최고점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은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마찬가지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은 안전자산 대로 가치가 오르고 있다는 점만 빼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국내 금융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동안의 경험을 돌이켜 볼 때 이번에도 어김없이 원화 환율이나 주가는 급등한 후 상당한 조정기간을 거쳐야 할 것으로 봤으나 예상 밖으로 빠르게 회복되면서 안정세를 되찾았다. 증시는 오히려 이게 웬일인가 싶을 정도로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봐야 하겠다. 정책 당국의 공매도 금지 효과도 있어서 그런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항상 주가 하락의 피해를 봤던 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이번에는 너무도 잘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예상 밖의 일은 또 있다.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대금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최근까지 89조 원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는 49조 원 수준이었던 지난 해와 비교해보면 2배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큰 규모다. 물론 이 중에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섞여 있겠지만, 예년에 비해 이례적인 상황으로 그만큼 개인투자자의 해외 주식 투자가 증가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감히 예측해보건데 아마도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에 비해 아직도 개인투자자들에게 마땅한 투자처를 제공하지 못하는 국내 자본시장의 여건에서 보자면 여전히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국내외 증시는 그만큼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터무니없이 낮은 예금, 오를 대로 오른 부동산과 넘쳐나는 규제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실물자산, 게다가 라임이나 옵티머스 사태와 같은 잇따른 대형 금융사고로 인한 자산의 위탁운용 리스크 상승 등을 고려해보면 국내외 증시에 개인투자자들이 직접투자를 늘려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인 것이다. 특히 해외 증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는 지금보다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얼마 전 발표된 정책당국의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이 원안대로 확정된다면 2023년부터 국내 상장주식 양도소득 소액주주 비과세 제도가 폐지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부과되어 왔던 해외주식에 대한 양도세율과 큰 차별성이 없어 해외 주식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이지 않으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즉, 개인투자자 스스로 투자자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라는 말이다. 예를 들면, 해외 증시의 시스템과 정보 및 변동성은 물론 글로벌 정치, 경제 환경 변화와 외환, 세금과 같은 비용 등 훨씬 많은 리스크를 개인투자자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나 요즘같이 실물경기와 증시가 괴리를 보이는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현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갑작스런 시장붕괴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사고에 휘말리지 않기 위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여하튼 최근의 동향만 살펴보면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이제 겨우 그 동안의 피해를 만회하기 시작한 것 같아 참 다행이다. 투자자로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아무쪼록 이제 막 시작한 그들의 유쾌한 반란은 기필코 성공했으면 한다.

잊혀 가는 코로나세대를 위해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경제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고통받는 경제주체를 중심으로 정책당국의 위기대응책이 추진되기 마련이다. 생계자체가 늘 위협받는 저소득층 가계는 말할 것도 없고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도 정책당국의 우선 배려 대상이다. 소상공인들은 지역경제와 가계의 버팀목이고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실핏줄이자 국내 전체 일자리의 90% 정도를 담당하는 고용 댐이어서 이들을 위기로부터 지켜내는 것은 정책당국이 당연히 해야만 할 일인 것이다.심지어 여기에는 대마불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기업까지 포함되는 경우도 있으니 위기의 조기 극복과 경제사회시스템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정책당국의 배려는 충분히 납득할 만한 것으로 여겨진다. 아마도 이쯤 되면 더 이상 정책당국의 배려라는 그물에서 벗어난 경제주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여전히 그 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그 중에서도 속칭 ‘코로나 세대’라 불리는 1990년대생 중심의 청년층 일자리 문제에 대한 배려는 너무 부족해 보인다. 위기라 그렇겠지 하고 이해는 가지만 이제는 아예 사회적인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통상 기업들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거나 위기가 진행되면 신규 투자와 고용을 회피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이 과정에서 신규채용은 당연히 축소 또는 연기된다. 즉 고용기회 자체가 터무니없이 축소됨은 물론이고 그나마 제한된 일자리를 놓고서도 청년들끼리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대규모 실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 정책당국이 의도적으로 일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시기라면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설혹 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위기 회복 과정에 진입했다 손치더라도 청년들의 고용환경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지금까지 기업들의 채용행태를 볼 때 대규모 신규채용을 진행하기 보다는 경력자나 숙련자 등을 중심으로 당장 필요한 인력에 대한 소규모 채용에 나설 것이 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청년들 입장에서 보면 비슷한 조건의 동년배 간 경쟁은 물론이고 상대적으로 노동 숙련도가 높은 이들과의 경쟁에서도 이겨내야만 그야말로 신규 일자리 쟁취가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다고 국내 사정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해외에서 지금 당장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모른다는 사실로 자칫 청년층의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취업이나 실업 경험 그 자체가 구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낙인효과(Stigma Effect)까지 겹치게 되면 일자리 찾기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 이로 인해 청년들의 노동 숙련 기회는 점차 상실될 것이고, 미래 고용가능성은 더 낮아지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졸업 후 미취업 상태인 청년층들은 실업급여 등과 같은 사회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도 없는 사각지대에 빠지게 된다.이렇게 되면 결국에는 고용가능성을 높여 일자리를 손에 쥐기 위해 부담해야 할 청년들의 사적비용 부담은 늘어나는 반면에 생애소득은 그만큼 축소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일자리 문제에 관해서 만큼은 지금과 같은 위기 시에는 청년층이 그 누구보다 더 큰 정책적 배려를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이 된다는 것이다.더구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적자본의 투입 감소로 잠재성장률 하락이 확실시되는 우리 경제 입장에서 볼 때도 청년층 일자리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꼭 필요하다. 현재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2천800만 명 내외 수준이다. 여기에 470만 명을 상회하는 청년층(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일정 부분이 더해진다고 생각해보라. 적어도 잠재성장률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만큼은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또한 청년층에 대한 정책당국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왜 코로나 세대가 아니 우리 청년들이 끊임없이 일자리에 관해 소외감과 상실감을 토로하는 지 이제라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조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무엇이 불필요하고 잔인한 것들인가?

요즘 들어 생각이지만 전대미문의 충격이라는 코로나19 사태가 어디로 갈지는 누구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고사람들은 그저 그러려니 하고 일상을 보내는 것 같아 ‘과연 이래도 되나’하고 씁쓸한 느낌마저 든다.IMF와 우리 정책당국을 제외하면 말이다. IMF는 지난 주말에 기습적으로 세계경제 수정전망을 발표했다. 그것도 지난 4월 전망에 비해 올해 세계경제는 1.9%포인트나 더 나빠진 -4.9% 한국경제도 1.2%포인트 더 하락해 -2.0%를 기록할 것으로 말이다.이런 비관론을 배경으로 우리 정책당국도 조기 위기 극복을 위해 애써 마련한 3차 추경안을 21대 국회에서 하루라도 빨리 통과시켜 주길 바라고 있다. 모처럼 공감대를 형성한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일 뿐더러 경기부양효과가 큰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비중도 늘렸으니 사업타당성조사도 건너뛰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말이다.그런데 최근 우리 정책당국이 내놓는 새로운 정책들을 보면 위기의 조기 극복은커녕 여기저기 들쑤셔서 시장 분위기만 흩트리고 위기극복의 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증세 논란이다. 미증유의 경제위기라면 응당 위기극복까지 증세 논의는 뒤로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지금 당장 증세를 논해야 한다면 위기극복 후 증세의 방향성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는 정도가 돼야 한다.더군다나 냉정하게 보면 증세는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그 동안 쏟아낸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에는 수많은 증세책이 포함돼 있고 이를 두고 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내하는 국민들은 그나마 정책당국의 진의 즉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켜 자산으로 인한 양극화가 더 심화되거나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더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이뿐이 아니다. 애써 부정하고 있지만 주식양도세 도입을 포함함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도 실질적인 증세다. 2023년 시행이라며 이번 정부에서는 시행되지도 않을 정책을 왜 지금 발표했는지 동기야 어떻든 미증유의 위기에 맞서 모처럼 ‘동학개미’라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 덕분에 취약했던 우리 금융시장이 이만큼 버티고 있는데 왜 그들에게 하필이면 지금 그런 정책을 발표했어야 했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허브까지는 몰라도 국내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다.고용 아니 노동 정책도 마찬가지다. 공공부문을 시작으로 한 비정규직 철폐, 과도할 정도로 빠른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과 고질적인 저성장 극복 등은 참으로 고상하고 바람직한 이상향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과정의 공정성은 어디간 데 없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청년층들의 상실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저성장 극복은 코로나19 사태와 겹쳐 요원할 뿐이다.이와 관련해서 리쇼어링(reshoring 제조업의 국내 회귀) 정책도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다. 반기업 정서가 만연하고 각종 비용이 증가하는 등 갈수록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기대가 더 큰데 어떤 당근을 제시한들 정책당국의 의도대로 될 리 만무하다. 혹시 아직도 생존을 위해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기업의 생리를 문제시 한다면 해결책은 없다.국회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 21대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뇌리를 차지하고 있는 생각은 촌각을 다퉈가며 위기극복과 민생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만들고 실천하는 위정자들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지 협치를 거부하는 야당과 다 줘도 못하는 여당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아니다.더구나 비관적인 전망에 기대어 역대 최고 수준의 추경을 편성해 조기에 위기를 극복해 보이겠다는 정책당국이 이런 사실들을 외면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지금은 국민들에게 가장 불필요하고 잔인한 것이 무엇인지 위기극복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인지 정책당국을 포함한 위정자들의 진지한 고민과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때다.

투기꾼들만 있는 세상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난 6월17일 발표된 정책당국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대책은 풍선효과로 정책을 무력화해 온 원인으로 지목되는 갭 투자자와 같은 투기세력을 원천 봉쇄하여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것인데 벌써부터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3년 전 지금의 주무 장관 스스로가 취임식에서 ‘돈’이 아니라 ‘집’이니 투기세력이 돈벌이를 위해 주택시장을 어지럽히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막겠다고 일갈했으니 풍선효과가 극심한 지금 가차없이 새로운 규제가 나온 것은 당연한 귀결인 것 같다. 또 21번째 대책이라고 하니 기필코 부동산시장을 안정화시키고야 말겠다는 정책당국의 강한 의지도 뼛속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다.다만 이번에야 말로 부동산시장이 안정화 프로세스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해도 될지 의문의 여지는 남는다.정책의 성패는 시장의 신뢰와 기대 즉 심리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정책당국이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들이 성공하려면 그것들이 바람직하고 적절하다는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에야 말로 정책효과가 제대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시장과도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 결과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필요하고 바람직한 부분이 있다면 일부라도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정책당국과 시장과의 대화는 같은 지향점을 향해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며 달리는 것 같아서 이번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즉 지금까지도 여전히 시장은 수요자가 원하는 적절한 곳에 충분할 만큼 공급해 주길 원하고 있지만 정책당국은 전반적인 투기수요 억제를 주요 대책으로 시장에 제시하고 있다. 신도시 건설 등 일부 반영된 것도 있긴 하나 전반적으로는 시장과 정책당국간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여기에다 경기부양을 위한 인위적인 건설경기 활성화는 없다는 정책당국의 변함없는 입장은 일관성은 있지만 경기 대응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공급은 없다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주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간혹 발표되는 인프라 및 지역 개발 이슈에 시장이 요동치기도 했다.이외에도 시장과 정책당국 간 상반된 커뮤니케이션 사례는 많겠지만 여하튼 그 결과가 바로 21번에 이르는 정책당국의 규제로 시장의 기대가 정책당국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형성되었을 뿐 아니라 정책 신뢰도도 크게 훼손되어 왔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물론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정책당국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경기침체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국내 부동산시장 전체에 충격을 가하기 보다는 국지적인 불안정성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시장 전반의 조속한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핀셋규제는 나름 정당성이 있어 보였고, 초기에는 시장의 기대도 그렇게 형성되었다.임대주택 활성화나 신도시 건설, 교통 인프라 확충 등 시장이 말하는 공급 부문에 대한 보완책도 충분히 고려했다. 끊임없이 풍선효과를 불러와 정책효과를 물거품으로 만든 투기세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세무조사마저도 주저하지 않고 끊임없이 대응해 왔다. 이뿐이 아니다. 틈만 나면 투기와의 전쟁을 끝내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전력을 다하겠다고도 했고 넘쳐나는 유동성이 투기 자본화되지 않도록 예방하겠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정책당국의 모든 시장안정화 노력을 수요 억제와 공급 차단으로만 본다고 말이다.논쟁이 지나치면 진실은 사라진다던 고대 로마의 시인 푸블릴리우스 시루스의 말처럼 수많은 대책이 나오고 시간이 지났지만 이제는 과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한가지만큼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 부동산시장 불안정은 오롯이 투기세력 때문인지 말이다. 그리고 그 투기세력에는 집을 넓혀가려거나 새집을 사려는 사람들, 교육이나 직장 등의 이유로 이사하려는 사람들도 포함되는지 말이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통 투기꾼들만 있는 세상인지도 말이다.

좋은 실업, 나쁜 실업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5월 고용시장은 좋지 않았다. 1999년 이후 5월 중 실업자 수 최대, 10년 만에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 고용률 하락 등 구체적인 수치로 논할 필요도 없이 나타난 특징만 살펴보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시장의 피해를 잘 알 수 있다.반면에 산업별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완전히 나쁜 면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락다운(lock down, 봉쇄)과 구조조정에 직면한 제조업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접촉이 많은 소매나 숙박 및 음식업 등의 고용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공공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에서는 기대대로 지난해 5월에 비해 10만 명 이상 취업자가 늘었고 온라인 거래가 폭증한 덕분에 소위 언택트(untact)라 불리는 비대면 비접촉 비즈니스과 관련이 깊은 운수 및 창고업의 취업자도 5만 명이나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눈에 띈다.이처럼 국내 고용시장은 아직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부분적으로는 반사이익을 받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상황을 놓고 엉뚱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서 참 안타깝다. 그것은 바로 실업자와 실업률 증가의 원인이 비경제활동인구가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선 것인지 아닌 지를 둘러싼 것인데, 이것이 ‘좋은 실업’에 대한 논란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통상 교과서적인 실업의 개념은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지만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상태를 말하는데 크게 자발적 실업과 비자발적 실업으로 나뉘어진다. 자발적 실업은 보수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근로조건이 맞지 않아 스스로 실업 상태에 있거나 정보부족으로 이직 시 일시적으로 실업(마찰적 실업) 상태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와는 달리 비자발적 실업은 노동의욕은 있지만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경우로 불황에 의한 노동 수요 부족(경기적 실업), 산업구조 고도화 및 기술혁신에 의한 기능인력 수요 감소(구조적 실업), 건설이나 농업처럼 계절별 노동수요 변화(계절적 실업)에 따른 실업으로 나뉜다.따라서 굳이 따지자면 비자발적인 실업보다는 자발적인 실업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이고, 이보다 더 좋은 것은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마찰적 실업만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슈가 되고 있는 ‘좋은 실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바로 자발적 실업이 늘어난다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이렇게 볼 때 ‘좋은 실업’의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측은 아마도 최근 실업자가 늘어나고 실업률이 상승한 것이 비자발적 실업보다는 자발적 실업이 늘어나서 그렇게 판단했을 것이다. 또 이러한 자발적 실업은 코로나19 사태로 그동안 비경제활동인구였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용시장에 진입하면서 집계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과연 정말 그렇게 봐도 괜찮은 것일까? 그 전에 그들은 왜 실업을 감수해서라도 새롭게 혹은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했는지 생각해보자. 경제 활동이 점차 정상화되어 가니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해서 나왔을까? 아니면 생계를 위해 무조건 일자리를 찾았어야 했을까? 혹시 전자라면 ‘좋은 실업’에 더 가까운 상태로 볼 수 있겠지만 후자라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의 어려운 고용환경을 만든 원인인 코로나19 확산세에 관한 전망도 마찬가지다. 이 수준에서 점차 진정되면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정상화과정을 걷게 되길 바라지만, 수도권의 경우를 보면 마냥 낙관할 수 만은 없는 일이다. 공공부문의 일자리 대책도 마찬가지다. 지금 상황에서 이것조차도 없다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된다면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이제 판단해보자. 여러분들은 과연 최근 늘어난 실업을 두고 ‘좋은 실업’이라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굳이 답하기 어렵다면 ‘좋은 실업’이라는 표현은 그 자체는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 정도 논의로 결론짓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책 당국도 바라는 성과를 얻고자 한다면 좀 더 신중한 자세를 가지는 편이 좋다.

이번엔 정말 다를 것인가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거의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쏟아내고 있는 우울한 예측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세상에는 자기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라도 리스크를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들에게 불행은 이미 지나간 과거가 되었고, 눈앞에는 오로지 정점을 가늠할 수 없는 가파른 랠리(rally, 증시 강세장)가 펼쳐져 있을 뿐 보이는 것은 오로지 승전보를 실어 나르기 위한 메신저의 빠른 발 놀림이 전부다.이처럼 최근 국내 자산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보면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주식시장을 보자. 지난 3월 중순 1천500선이 붕괴되면서 연중 저점에 도달한지 3개월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2천200선을 넘나드는 수준으로 상승했고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 시황이 나빠져도 기대수익을 쫓아 추격자금이 유입되어, 주가를 지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는 듯하다. 언제든지 증시로 곧장 유입될 수 있는 증권사들의 고객예탁금이 지난 해 연말 27조 원에서 올 해 5월 말에는 45조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고 하니 충분히 그럴싸한 기대다.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안정화되는 듯했지만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광풍이 불고 양도세 중과 시한을 앞둔 절세용 매물 소진이나 용산 등 국지적인 개발 이슈 현실화 등으로 부동산 가격이 재상승하고 있다. 여기에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와 늘어난 거주 요건 변경을 포함한 1주택자 비과세 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등 전세가격마저 급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역대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은 금리에서 보듯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돈풀기가 이어지면서 시중부동자금이 1천100조 원을 넘어선 상태로 언제든지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상황이다.상품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통상 위기시에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금, 국채 등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가격을 상승시키는 반면 원유나 비철금속, 농산물 등과 같은 원자재 시장에서는 자금이탈로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위기의 진원이 진정되지 않는 한 이런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최근의 현상은 과거 수차례 경험한 위기 때 자산시장이 보여준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산유국의 감산 합의의 영향이 큰 원유를 제외하더라도 주요 비철금속과 농산물 가격은 이미 3월 중순 이후 회복세로 전환되었다. 달러화와 국내외 금 가격도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그렇다. 지금은 과거 우리가 경험한 수차례의 위기 때와는 다른 것 같고, 누구나가 기대를 가져 볼 만한 상황이 된 것처럼 보인다. 아니, 부디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자산시장에서 희생당한 개인들은 이제 그 대가를 쟁취했으면 하고, 우리 경제는 자산효과(wealth effect)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서 일자리와 임금 소득이 증가하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자산시장에서는 유동성 랠리가 아닌 실적 랠리가 펼쳐지면서, 버블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정책 당국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막대한 재정 지출을 감내한 결과가 이렇다면 위기 이전의 정상화로 되돌아 가는 과정도 비교적 순탄할 것이고, 경기 조절 능력도 한층 업그레이드되어 견실한 경제정책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다. 전대미문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마저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역할을 해 온 한국은행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과연 이번 위기가 이런 대미를 맞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국내 자산시장이 언제 곤두박질칠지 염려도 된다. 미국 경제학자 킨들버거(Charles P. Kindleberger)의 말처럼 금융위기는 계속해서 피어나는 질긴 다년생화(a hardy Perennial)와 같아서 언제 우리 곁에서 다시 꽃을 피울지 모를 일이기도 하고, 로고프(Kenneth Rogoff) 교수의 지적처럼 과도한 부채를 지렛대로 한 호황의 끝은 늘 그래 왔듯이 금융위기였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