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민 위한 ‘나라다운 나라’ 없는가

에너지정책은 한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해마다 바꿀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100년 앞을 내다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다. 오랜 시간에 걸쳐 관련 전문가의 심도 깊은 연구는 물론이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토론해가며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일이다. 국가의 중대한 결정에서 가장 세심하게 따져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새로운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국민이 없는가를 먼저 살피는 것이다. 국가의 정책 전환으로 생기는 국민의 피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행정이란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기술이다. 여기에는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행정은 기계적으로 법령을 집행하여 국민 위에 군림하는 거대한 폭력이 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탈원전을 선언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경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아무런 대책 없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 전환으로 지역 경제가 입고 있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 마디로 지역 경제가 망가져 가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경주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월성 1호기가 조기 폐쇄되면 경주는 세수 440여억 원이 감소하고, 지역상생합의금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 원전종사자의 실직, 협력업체 등 연관 산업의 침체, 소비감소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여기에 나머지 원전의 설계수명까지 예상되는 지원금과 지역자원시설세를 포함하면 그 피해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 도시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한다. 정부는 당장 탈원전에 따른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원전 지역 주민이 수긍할 수 있는 성의있는 설명과 실질적인 보상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경제가 탈원전 정책으로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살 방법을 내놓으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단지 금전적 보상만이 전부가 아니다. 원전을 대체하고 지역경제를 새롭게 이끌 신성장동력 마련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대안으로 신재생대체에너지개발사업을 약속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융복합타운 건설과 함께 원전해체연구센터, 제2원자력연구원, 원자력기술표준원, 방사선융합기술원 등 원자력에너지 클러스터 사업도 경주에 하루빨리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지금까지 경주는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적극 협조해 왔다. 안전은 물론이고 환경에 있어서도 큰 리스크를 안고 천년고도에 원전 6기와 방폐장을 들였다. 하지만 현재 경주는 국가의 에너지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타 시군에서 꺼리는 원전과 방폐장까지 수용하고도 주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는 비상식적인 상황에 내몰렸다.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은 ‘나라를 나라답게’다. 나라다운 나라는 무엇인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소외받지 않고 제대로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같은 뜻으로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지역과 계층은 물론 이념과 세대 갈등을 뛰어넘어 통합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상하다. 이곳 경주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원전 6기와 방폐장을 동시에 안고 사는 경주 시민에게 ‘나라다운 나라’는 다른 나라 얘기로 들린다. 탈원전 정책으로 고통받는 경주시민이 제대로 된 대접받을 때, 그것이 바로 ‘나라다운 나라’다. 큰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더 이상 피해를 떠넘기지 말라는 얘기다. 더 이상 정부의 대책 없는 에너지정책으로 고통받게 하지 말라는 얘기다. 여기에는 어떤 당파적 색깔도 지역색도 끼어들 수 없다. 국민의 생존권에 대한 당연한 요구다. 경주시민은 정부의 ‘공정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 속에 살아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고 싶다. 주낙영 경주시장

4·27 남북정상회담의 의미

오늘 개최되는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를 가로지른 냉전의 마지막 가시장막을 완전히 제거하였으면 좋겠다. 반추해 보면 남북한이 위치한 한반도는 난세에는 지정학적으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곳에 위치해 있다. 식민지전쟁, 태평양전쟁 그리고 6ㆍ25전쟁으로 이어지는 약육강식 쟁탈전, 강대국들의 이전투구와 인장력이 집결되는 접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결국은 남북으로 찢기는 비운을 맞게 되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결빙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한반도를 제외한 나머지 세계는 진작 해빙되어 냉전의 장막을 걷었는데도 불구하고 한반도만 꽁꽁 언 빙하 속에 갇혀 있었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스스로 얼음을 깨고 탈출할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핑퐁외교를 기회로 ‘시장’을 내주는 대신 죽의 장막을 걷었고, 독일도 막대한 경제력을 가진 서독이 철의 장막을 매입해 통일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2018남북정상회담은 ‘대한민국의 힘’이 세졌다는 것을 국제사회로부터 공인받을 기회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남북의 대표가 한반도에서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드디어 남북한 정부가 외부적 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2018남북정상회담이 가지는 또 다른 의미는 ‘정상회담’ 자체가 최종적인 결실이라는 점이다. 한국이 처음으로 냉전의 장막을 뚫고 사회주의권과 접촉하게 된 것은 1983년 5월5일 승객 96명과 승무원 9명을 태운 중국민항소속 여객기 한 대가 춘천 캠프페이지에 불시착한 사건에서 비롯된다. 중국 본토를 출발한 비행기가 건국 후 처음 대한민국에 착륙한 사건인데 당시 중국과는 미수교 상태였기 때문에 외교적, 정치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이 사건 해결을 위한 교섭과정에서 한중 양국은 정식 외교 각서에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정식 국호를 사용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 이후 양국의 교역은 1년 만에 4배, 6년 후에 120배 늘어났고, 중국이 아시아의 공산국가로서는 유일하게 86서울아시안게임에 참가함으로써 86서울아시안게임의 흥행 성공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 후 한중 양국은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를 진행하였고, 냉전이 공식 종결된 1992년 8월 24일 국교정상화에 합의했다. 이로써 냉전의 방벽을 뚫고 북방외교의 관문을 공식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중국민항기의 불시착사건이 한중간 교류의 물꼬를 틔운 것처럼 남북한의 관계도 1998년 고 정주영 회장의 ‘소떼 몰이 방북’으로 해빙의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강원도 통천군 통천읍 아산리가 고향인 고 정주영 회장은 가출할 때 훔쳤던 아버지의 소 판 돈을 갚는다는 명분으로 소 501마리를 몰고 판문점을 통해 방북했다. 그 일을 계기로 현대가 금강산관광사업을 유치하면서 남북교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민간인 정주영 회장의 방북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의 1차 남북정상회담(2000년)을 유인했고 남북은 자주적인 통일노력, 금강산관광사업, 개성공단 설립, 이산가족 상봉 등의 의안들을 논의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의 2차 남북정상회담(2007)에서는 북핵문제가 중심의제였지만 서해평화협력지대 설치, 북핵관련 9.19성명, 2.13합의 이행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개성공단 활성화에 필요한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도로의 보수문제 등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방안들도 논의되었다. 돌이켜 보면 2018남북정상회담은 남북 모두의 피와 땀으로 만든 긴 인고의 시간축적물이다. 그래서 2018남북정상회담은 신뢰가 만든 ‘평화의 성’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봄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화려한 철쭉의 향연은 추운 겨울부터 매화와 목련, 개나리, 벚꽃, 진달래가 번갈아 핀 덕분이다. 한반도의 봄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65년의 세월동안 피고 지고 또 피는 것을 되풀이하면서 한 걸음씩 전진했다. 그래서 이제는 제대로 된 봄을 열 시기가 된 것이다. 오늘 개최되는 2018남북정상회담에서 양 정상들은 담판이 아니라 그냥 일상의 만남처럼 편안하게 웃으며 담소하면 된다. 나란히 앉아서 세상이야기, 우리 이야기를 나누고, 어떤 사람이 오가고 어떤 물건을 주고받을지를 이야기하면 된다. 좋은 음악이나 영화이야기를 하고, 맛난 음식을 서로 권하는 것으로 족하다. 그러면 남북한 정상을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도 함께 편안하고 즐거울 것이고, 자연스럽게 우리와 함께하게 될 것이다. 가시장막이 걷힌다는 기대만으로도 한반도는 남과 우리의 구분이 없는 하나의 생활공동체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나 위험한 재래식 무기에 대한 걱정도 필요 없게 된다. 서로를 적과 우리 편으로 구분하여 적대하지 않으면 무서운 총검도 장식품이나 상품의 일종에 불과하다. 따라서 2018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는 우리도 참석하는 상대가 적장 김정은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표라고 인식하고 믿어야 한다. 하나가 둘이 되든, 둘이 하나가 되든 함께하는 운명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과 믿음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다. 봄바람이 심하게 부는 것은 겨울잠을 자는 나무를 깨우기 위함이라는 믿음만 있으면 흔들림도 즐거운 것, 좋은 만남이 되길 소원한다.이정태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구 ‘포스코 청암교육상’ 연속 수상

포스코 청암재단은 우리나라의 과학ㆍ교육ㆍ봉사ㆍ기술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세워 사회발전에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 ‘포스코 청암상’을 수여한다. 지난 2006년 제정되어 올해로 12년이 된 ‘포스코 청암상’은 포스코를 설립한 청암 박태준 명예회장의 업적을 기리고 창업이념인 ‘창의존중, 인재중시, 봉사정신’ 확산을 위해 제정되었다. 상금은 개인과 단체에 각 2억 원씩을 지급한다. 이런 권위 있는 ‘포스코 청암상’ 4개 부문 중 교육상은 창의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시스템적으로 구축하고 교육계 전반에 확산시킨 인사나 단체에 주는 상이다. 지난해 우리 대구의 경대사대부설중이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포산고가 ‘제12회 포스코 청암 교육상’을 수상하였다. 대구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2년 연속 수상하는 큰 영예와 함께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두 학교 학생, 선생님, 학부모, 졸업생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대구교육공동체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자 한다. 지난해 수상한 경대사대부설중학교는 2012년부터 수업교실 혁신을 통해 배움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학생 중심의 교육을 실천해왔다. 협업적인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배움의 공동체 수업, 거꾸로 수업(Flipped Learning) 등 혁신적인 수업 방식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꿈ㆍ끼 탐색은 물론, 행복교육과 인성교육을 수업으로 녹여낸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학교의 창의적인 수업혁신 모델은 중학교 공교육 현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올해 수상한 포산고등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사에 입사하여 사교육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심화선택형 교육과정, 수요자 맞춤형 방과후 특별수업, CLE(ConvergenceㆍLeadershipㆍEntrepreneurship, 기업가 정신교육) 프로그램,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견학 및 현지 고등학교 스쿨링 등 혁신적인 특화 프로그램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때 폐교 위기까지 몰렸지만 교직원의 헌신적인 노력과 눈물로 이를 극복해 오늘의 사교육 없는 명문고로 도약하여 공교육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경대사대부설중학교와 포산고등학교의 질적 변화와 성장은 대구교육공동체가 그동안 학교 혁신의 바탕을 교실수업 혁신과 학습자 중심의 진로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에 두고 정책을 추진해온 결과라 할 수 있다. 대구교육청은 2012년부터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중,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학생 참여, 배움 중심 협력학습’을 새로운 수업 철학이자 수업 방법으로 내걸었다. 수업을 바꾸기 위해 ‘교실 수업 개선 실천학교 운영’, ‘교사 전문 학습공동체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쳐 왔다. 그리고 수업 개선이 현장에 정착되도록 단위 학교에 대한 행정, 재정적 지원을 해오고 있다. 또한 행복역량교육, 사제존중 행복교육, 인문독서교육, 학부모역량교육 등 특화된 교육정책을 꾸준히 추진하였으며, 그 결과 학생 행복지수 전국 최상위, 2010년의 청렴도 꼴찌에서 최상위 수준으로 상승하였으며 학생 정서행동특성검사 관심군 학생 비율이 1.9%로 전국 평균 3.5%보다 훨씬 낮아졌다. 그 외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학업 중단율, 인터넷ㆍ스마트폰 중독률, 흡연율 등도 전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런 교육활동의 결실로 대구교육청은 전국 광역단위 시ㆍ도교육청 평가에서 자연스럽게 6년 연속 1등을 차지하였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교육정책에 발맞춰 다양한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가꾸는 ‘한 아이를 위한 교육’, ‘더불어 성장하는 학교’, ‘더불어 풍요로운 지역사회’를 일구는 일에 더욱 정진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대구교육이 앞장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미래 대구를 열어가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우동기대구시교육감

지방정치 망치는 정당공천, 대책 없나

지방선거철이다. 지방정치인들은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모습들이다. 정당공천제 때문이다. 지방정치인들은 주민의 복리는 뒷전이고 국회의원에게 충성경쟁을 하고 있다. 지방정치인들은 국회의원들이 공항이나 기차역으로 온다는 정보를 들으면, 하던 회의도 중단하고 눈도장을 찍기 위해 달려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런 지방정치인들에게 주민은 항상 후순위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이러한 폐단을 시정하기 위해, 당시 새누리당 후보와 민주통합당 후보가 모두 기초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민주당에서는 정당공천을 배제하면 헌법에 위반된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다가 당원투표로 공약을 철회하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아무런 해명도 없이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들이 70%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국회의원들은 선거법 개정에 소극적이다. 자신들의 특혜를 유지하기 위한 동업자 카르텔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정당공천을 배제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좋은 사례가 있다. 1960년대 독일에서는 각 주의 지방선거법에 ‘정당만 후보자를 공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유권자단체에 속하는 한 언론인과 한 연금생활자는 이 규정이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와 부합하지 않으며, 평등 조항을 위반하여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침해한다면서 연방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정당에만 지방선거 공천권을 보장하고 유권자단체는 공천을 하지 못하도록 배제하는 선거법 조항은 일반평등 조항과 평등선거 조항에 위반하여 선거권 및 피선거권을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요지로 결정했다. 그 후 독일의 지방선거법은 ‘정당과 유권자단체는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를 공천할 수 있다’로 개정됐다. 2008년 이후 유권자단체가 추천한 후보자가 30% 가까이 당선되고, 심지어는 50%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는 지역도 나오고 있다. 이런 유권자단체를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정당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으나 정당법상의 정당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일본에서 지역정당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는 정당법이 없어 전국정당과 지역정치를 목표로 하는 지역정당과 아무런 차별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와 차이가 있어 일본식 표기를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우리의 상황은 정당법이 있는 독일과 유사하므로 독일식의 ‘지역유권자단체’나 아니면 이와 유사한 표현이 보다 적합하다. 우리의 공직선거법은 1960년대의 독일 지방선거법처럼 정당만 지방선거 후보자를 공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정당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단체인 유권자단체를 정당과 합리적 근거 없이 차별대우하고 있으며 지역사정에 정통한 유권자단체를 역차별하고 있으므로 지방자치에 관한 헌법상의 보장에도 합치되지 않는다. 국회의원들의 이해관계로 선거법 개정을 기대할 수 없다면 독일과 마찬가지로 선거법이 기본권인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하는 방안이 있다. 우리나라의 헌법상 지방자치 보장, 평등 조항, 평등선거 조항, 정당법 규정, 해당 선거법 규정, 헌법소원 규정 등이 독일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승소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지방정치인이나 후보자를 내세우려는 유권자단체가 원고로 나서 헌법소원을 제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이 지방정치에서 손을 떼고 국민 전체의 대표자로서 중앙정치에 전념하도록 해야 중앙정치가 살아난다. 지방정치는 지방정치인에게 맡겨 오로지 주민에게 책임을 지도록 해야 지방정치가 살아난다. 공직선거법 개정과 관련한 헌법소원을 제기할 용기 있고 정의로운 지방정치인이나 지역유권자단체가 우리나라에는 없는지 묻고 싶다.이기우인하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동의 길

2018년 무술년 새해를 맞아 누구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신년 설계를 끝내고 길을 따라 직장으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할 것이다. 영하의 날씨 속에 출퇴근하는 길 위를 달리거나 혹은 종종걸음을 칠 때 딛고 있는 도로와 길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신년을 맞는 색다른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문득 우리가 내달리거나 걷고 있는 이 길이 그냥 아스팔트거나 흙에 불과하다고 여겨지지는 않았을까 자문해 본다. 무심히 걷던 길, 내가 걷는 한 발자국의 길에도 어떤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의 여유를 가져보자. 집 밖을 나서는 우리는 모두 운명적으로 길과 마주친다.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안동지역 어느 한 조각의 땅이라도 역사와 문화, 인물들을 간직하지 않은 곳이 없다. 2008년 8월 22일 새벽, 안동댐 가는 길 임청각 앞 ‘석주로’ 도로 한가운데 300여 년이 넘게 서 있었던 회화나무가 누군가에 의해 크게 훼손된 사건이 있었다. 300년이 넘게 이 회화나무는 도로 옆이었거나 강변길에 우뚝 서 있었을 것이다. 이 도로의 새 도로명이 왜 ‘석주로’일까, 더듬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100여 년 전 빼앗긴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안동 임청각을 떠나 중국 땅에 뼈를 묻었던 독립운동가 이상룡 선생의 호 석주를 기리기 위한 도로 이름이다. 석주로(石洲路)는 안동시 법흥동 법흥 육거리에서 석동선착장을 연결하는 도로이다. 법흥 육거리에서 태화동 어가골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6차선 강변도로 전 구간은 육사로(陸史路)로 명명됐다. 너무나 유명한 항일독립혁명가이자 민족시인 이원록의 호 육사를 반영한 도로명이다. 이렇게 도로 하나에도 100여 전 우리 민족이 그토록 추구해 온 자주독립의 역사를 개척해 나아간 안동의 인물이 그 정신과 함께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퇴계로’(退溪路)라고 명명된 도로는 3곳이다. 서울과 강릉, 안동이다. 안동 출신 유학자 이황(李滉)의 호에서 유래하였다. 서울의 퇴계로는 3.5㎞에 불과하지만 안동의 퇴계로는 운흥동 천리고가교 남단에서 도산면까지 이어지는 34.6㎞가 넘는다. 가히 안동의 자부심이라 할만하다. 단원 김홍도가 1784년 안동 안기역 찰방에 2년6개월간 근무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단원로가 어디에서 시작해서 끝나고 있을까 지도를 검색해보는 것도 또 다른 안동을 들여다보는 방법이 아닐까 권유해 보고 싶다. 이렇게 우리가 걷는 이 길은 천 년 속의 인물이 함께 머물고 있는 역사의 보고이다. 안동 원도심 중심에는 ‘문화광장길’이라는 새 주소 도로명이 있다. 홈플러스 맞은 편 도로에서 신한은행 안동지점을 지나 중앙치안센터로 이어지는 직선도로와 주변 샛길이다. 이전에는 태사묘에 이르는 길이라 해 ‘태사로’라는 이름으로 불렀었다. 문화와 태사묘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고려 태조 왕건을 도와 후삼국 통일의 위업을 이뤘고, 안동이라는 지명을 있게 한 김선평, 권행, 장정필 삼공신의 위패를 모시고 천 년 세월을 지켜온 태사묘는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안동전통문화의 창조와 융성을 대내외에 선포한 곳이다. 지금도 우리가 누리고 있는 안동전통문화의 원형적 뿌리는 고려시대를 기반으로 형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봉정사의 대웅전과 극락전, 차전놀이와 하회별신굿탈놀이, 놋다리밟기, 이천동 제비원석불 등의 문화유산은 안동이 한반도에서 온전한 통일국가를 이뤄낸 고려와 맞닿아 있는 역사로부터 태동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안동시 와룡면과 예안면, 도산면 등 3개 면에 걸쳐 ‘안동선비순례길’이 열렸다. 퇴계 예던길, 마의 태자길, 왕모산성길 등 고고한 선비정신과 군자의 흔적이 가득한 9개 코스, 91㎞의 탐방로에는 또 다른 성현들의 발자취와 수많은 문화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도로와 길에서조차 역사성과 인물, 문화를 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안동이다. 비록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길이 뚫리고, 과거의 모습이 사라져가는 급변의 21세기일지라도 우리가 살고, 걷고, 달리고 있는 길에는 천 년, 오백 년, 일백 년의 역사와 정신, 문화와 인물이 스며들어 있다.권영세안동시장

워킹맘의 육아스트레스 해결방안은

육아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상담을 신청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대구육아종합지원센터의 가정육아상담 사례를 보면 양육태도와 아이 발달에 관한 상담, 특히 양육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가족 간의 불화 등의 내용이 대부분이다. 과거와는 달리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여성 혼자 육아를 맡아야 하는 ‘독박 육아’로 인한 신체적ㆍ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도움을 청하는 주부들이다. 워킹맘들도 ‘직장에서의 여성, 가정에서의 엄마’로 늘 갈등상황에 있으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받는 스트레스가 크고 결국 상담자 스스로의 대안은 휴직과 퇴직일 뿐이었다. 서비스업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한 워킹맘은 아이가 불안정한 양육환경과 수시로 바뀌는 양육자로 인해 여러 환경에 적응하며 생기는 스트레스로 불안정한 정서를 보였고, 일하는 엄마 또한 늦은 퇴근, 직장노동의 누적 탓인 스트레스가 지속된 상태로 우울증 치료를 받기도 했다. 육아 스트레스로 휴직을 하고 퇴직을 한 엄마의 사회활동 단절, 복직이나 사회적 퇴행에 대한 불안과 우울을 달래야만 하는 현실에서 휴직과 퇴직 이전에 다른 대안은 없을까? 얼마 전 대구지역에 거주하는 일하는 여성과 남성 각 500명을 대상으로 일ㆍ가정 양립 실태를 조사한 결과 남성 응답자의 68.2%가 휴식 후 집안일을 도우는 정도를 일ㆍ가정 양립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집안일을 공평하게 나눈다는 의미로 인식하는 남성은 24.0%에 불과하였다(2017년 대구여성가족재단). 이는 남성이 생각하는 일ㆍ가정 양립은 집안일을 함께한다기보다 도와주는 정도로 인식하고 있어 일하는 여성에 가사와 육아의 쏠림현상이 크게 나타난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결혼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를 원하며 결혼보다 일을 더 원하는 여성들도 많이 있다. 사회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은 증가했지만 아직 가사 및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의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일, 가정육아의 양립을 위해 제안한 가장 중요한 상담과정이 있다. 아빠와의 상담을 통해 아이의 발달특성, 엄마의 스트레스를 알려주고 양육의 스트레스를 공감하는 것이다. 아빠가 상담에 참여한 이후 무심하던 남편의 태도가 크게 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늘 꺼내기 어려웠던 육아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었다는 점에 크게 만족한다는 것이다. 워킹맘은 안팎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일에도 시달리고 육아에도 시달린다.그런데 이런 사정을가장 잘 알아줘야 할 남편도위로해주지 않는다는 데에 워킹맘의 고민이 있었던 것이다. 양육 스트레스 나누기는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줄이는 과정이다. 남편은 먼저 힘든 아내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는 자세부터 필요하다. 이러한 작은 노력을 시작으로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며 양육의 대안을 모색하고 해결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개인과 가정의 힘겨운 노력만 강조하기보다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 정책적인 지원도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의 가사분담률이 16.5%로 OECD 최하위 수준이고, 직장에서의 장시간 근로와 여가 비중 측면에서도 우리나라는 주 50시간 이상 일하는 장시간 근로자 비중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의 장시간 근로시간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직장에서의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일ㆍ가정 양립의 필요성에 대해 직장도 공감하나 비용에 따른 문제로 시행하는데 소극적이며, 현행법도 일ㆍ가정 양립 지원규정에 관한 강력한 규정을 두지 못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사회는 일과 가정의 균형에 대한 인식변화가 점차 일어나고 있다. 일과 가정은 선택이 아니라 서로 양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에 중심을 두기보다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균형을 통해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정부도 함께하는 저출산극복을 위한 육아정책으로 양육수당지급, 육아휴직과 출산 전후 휴가, 배우자 출산휴가제, 유연근무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기업,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가족친화제도를 시행 중이며 현재 제도를 도입하여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대구광역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는 36개월 미만 영아들의 시간제 보육서비스를 하여 전업주부, 맞벌이 가정의 양육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현재 대구시 전역 32개소의 시간제보육실이 운영되고 있다. 일ㆍ가정의 양립은 단기간에 완성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먼저 가정, 사회, 정부가 여건을 마련하고 하나씩 실행해나간다면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균형도 이루어질 것이다. 행복한 삶이란 직장과 가정에서의 삶을 분리 할 수 없다. 모든 일에는 균형이 필요하다. 육아 역시 일방적인 여성 독박이 아니라 함께 나눔이 필요하다. 워킹맘들이 자녀 양육을 걱정하지 않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당당히 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일과 가정, 자녀출산과 육아의 의미를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천신현대구저출산극복사회연대회의위원·대구시육아지원센터장

“ 수능은 인생의 지나가는 관문일 뿐 이제 최선 다해 하고 싶은 일 도전 정말 하고싶은 일이 뭔지 알 수 있어 ”

사랑하는 수험생 여러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자신과 싸우며 성장통을 앓아야 했을 그 시간을 묵묵히 견뎌 하나의 관문을 지나온 여러분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시험 전날 예상하지 못한 지진과 시험 연기로 인해 심적 부담이 큰 상태였을 텐데도 모든 상황을 차분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면 잘 보고 못 본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수능의 결과가 인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선택이 인생을 바꿀 수 있습니다. 수능도 인생을 이루고 있는 여러 과정 중 극히 한 부분일 뿐입니다. 수능이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지나가는 관문이라는 것과 이를 못 본다고 해서 실패자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과정과 결과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과정보다 결과가 빛났든 그렇지 않든, 그동안의 과정도 결과 못지않게 매우 값진 것입니다. 지금은 수능이 가장 중요하고 커다란 평가로 보일지 모르지만 인생에 있어 이만큼의 커다란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정말 난 최선을 다했다” 이 한마디를 할 수 있으면 된 것입니다. 만약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분명히 다음에 최선을 다하면 그뿐입니다. 수험생 여러분! 수능이 끝났다고 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시작이란 것을 생각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한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허용된 삶의 길이에 비하면 수능은 아주 짧은 순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자기 자신의 삶을 위하여 죽는 순간까지 자기 성숙의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진짜 내가 최선을 다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보십시오. 일단 하고 싶은 것을 다 적어보십시오. 평소 수험생활 때문에 미뤄두었던 것 언젠가 꼭 하고 싶은 것들을 적다 보면 여유로운 시간을 잘 보내는 방법도 알고 자연스레 스스로에 대해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고민할 여유가 없었던 수험생 여러분에게 이 버킷리스트는 힐링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수험생활에 가려 보이지 않던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버킷리스트를 계속 자신의 목표 목록으로 삼느냐 아니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작성한 목표의 실현 가능성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이 한마디 꼭 해 드리십시오. 여러분이 수능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앞만 보면서 달려오는 동안 여러분의 부모님들은 여러분을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하면서 사셨습니다. 학부모님 여러분! 애 많이 쓰셨습니다. 수능이라는 긴 여정을 위해 지난 12년 동안 자식을 위해 여러분은 모든 것을 포기했습니다. 자고 싶을 때도 먹고 싶을 때도 놀고 싶을 때도 자식이 먼저였습니다. 오직 한마음으로 자녀를 위해 애쓰신 학부모님들의 정성이 소중한 결실로 돌아올 것입니다. 시험이 끝난 자녀에게 “수능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네가 자랑스럽다”고 부모가 건네는 격려의 말은 자녀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시험을 잘 봤다면 부모가 자신을 깊이 존중한다는 신뢰가 생길 것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부모의 말을 계기로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대방의 노력을 존중하는 태도를 모범적으로 보여주면 자녀도 자신의 노력을 돌아보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부모의 입장을 헤아리게 되는 것입니다. 큰 시험을 치른 것을 축하하며 가족끼리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도 좋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낼 연말 계획을 짜거나, 서로 말 못했던 서운한 감정을 털어놓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수능 뒤를 만끽할 자유와 권리가 있는 수험생 여러분! 지난 1년간 치열하게 달려왔던 여러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모두 다 만족한 결과를 얻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여러분은 태양처럼 밝은 우리들의 희망입니다. 매일같이 키가 자라고 꿈이 자라고 용기가 자라나는 인류의 보고입니다. 여러분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뜨거움이 있습니다.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젊음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무한한 가능성을 간직한 젊음에 부러움과 축복이 담긴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다시 한 번 수험생과 수험생 가족 여러분에게 따뜻한 위로의 박수를 보냅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이영우경상북도 교육감

시험날 아침 대견하고 장한 여러분께

포항지역 지진으로 인해 사상 초유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된 지난 일주일, 수험생들의 길었던 1년여의 수험기간보다 더욱 염려되던 시간이었습니다. 3년 만에 온다던 수능 추위도 지난 일주일간의 혼란 앞에 그만 무색해져 버렸습니다. 그동안 공부와 시험 스트레스에 지치고 큰 시험 앞에서 긴장되어 있었을 여러분이 더욱 힘들지 않았을까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수험생활을 이제껏 함께 이어온 포항지역 학생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힘든 시기를 의연히 견뎌낸 수험생들, 정말 장합니다. 마침내 오늘 그동안 힘써 준비해 온 긴 땀의 결실을 볼 시간 앞에 서 있습니다. 오늘까지 늠름히 수험생활을 잘 견뎌온 여러분, 참 대견합니다. 이렇게 말해 놓고 보니 ‘잘 견뎠다’는 표현을 하게 되어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닙니다. 공부는 즐겨야 하고 배움은 기쁨으로 가득해야 하는데 사회가 그리고 어른들이 그러지 못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저 역시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참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저는 수험생 여러분을 비롯한 대구의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자신의 꿈과 끼를 마음껏 발휘하는 교육의 장을 만들기 위해 모든 힘을 쏟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살아가면서 겪을 다양한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키우며 미래를 설계하는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 타인을 배려하는 따뜻한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날마다 소망합니다. 여러분을 입시경쟁으로 내몰고 있는 지식 전달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우리 학생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행복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해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수험생 여러분. 수능 전 수험생 여러분에게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몇몇 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모든 수험생의 손을 잡고 용기를 줄 수는 없지만 큰 시험을 앞둔 여러분의 무거운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걱정과는 달리 우리 수험생들은 너무도 밝고 당당하고 어엿했습니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친구들이 많아서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함께해 온 친구들과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서로 표현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을 응원하러 간 자리에서 제가 오히려 격려받은 것만 같았습니다. 분명히 여러분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멋진 존재입니다. 장한 수험생 여러분. 세상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생의 길이 있습니다. 수능은 그 수많은 길로 나아가는 수많은 길목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그 길목 하나를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의 많은 길목 중 매우 굽이지고 경사가 가파른 길목을 의연히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굽이지고 가파른 길목을 지나면서 때로는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힘들어했을 여러분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러나 이제 여러분은 그 길목을 지나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그 새로운 길은 이미 많은 사람이 지나가 잘 닦여진 길일 수도 있고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오솔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의 주인은 이제 그 길을 걸어갈 바로 여러분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묵묵히 뒷바라지하셨을 수험생 학부모님. 저 역시 학부모님들과 같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위해 교회, 성당, 사찰을 방문하였고 그때마다 수능을 무사히 치르길 바라는 학부모님들의 간절한 얼굴을 무수히 마주했습니다. 마음을 밝힐 수 있는 곳곳에서 간절히 두 손을 모으고 계신 학부모님들을 마주하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절함이 느껴져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간 너무나 수고하셨습니다. 아이들이 긴 수험 생활을 이겨내는데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학부모님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과 변함없는 믿음에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의 모든 수험생 여러분. 결승점을 눈앞에 둔 마라토너와 같이 잘 참고 달려온 여러분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결과와는 관계없이 여러분 모두는 힘찬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책상 앞에서 벌여야 했던 자신과의 기나긴 싸움, 수많은 시험 앞에서 느껴왔을 중압감, 미래를 고민하던 시간까지 이 모든 힘든 과정을 이겨낸 여러분은 모두가 대단하고 장합니다. 그간 해 온 대로 자신감 있게 끝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결승선이자 새로운 시작점을 통과하기를 기원합니다. 시험을 치른 뒤 웃으며 시험장을 새로운 길을 나설 수험생들의 모습을 위해 두 손을 모아 기도하겠습니다.우동기대구시교육감

육아지원, 할아버지가 함께 해야

오늘날 가정의 경제적 사정이나 여성의 자아실현과 관련하여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서 부모가 자녀를 전적으로 돌보지 못하고 육아지원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자녀를 혼자서 키우는 독박육아에 따른 다양한 육아 부담을 완화해 줄 수 있는 육아지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게 되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이 문제를 다 해결하기는 어려우며, 또한 육아도우미의 도움을 받는 것도 경제적인 면이나 마음 놓고 맡길 수 없다는 점에서 선뜻 내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결국 우리 전통사회의 확대가족에서 조부모가 손자 손녀의 양육과 교육을 자연스럽게 일부 담당하였던 역할을 되돌아보고 자녀와 사회가 함께 조부모의 양육지원을 간절하게 바라게 되었다. 이러한 가족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여 시간적 여유가 있는 조부모들이 젊은 부모를 대신해 손주 양육에 나서게 된 것이다. 2015년 기준으로 510만 맞벌이 가구 중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손녀 육아를 맡은 가구가 절반인 250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 두 명 중 한 명은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자라고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들 조부모 육아지원 가정 중에서 할아버지 육아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할머니 없이 할아버지가 단독 육아지원을 하는 경우는 사실 아직 그리 흔하지 않아서 손으로 꼽을 정도이고, 대부분의 경우 할머니가 육아지원을 전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할머니들이 손자 손녀 양육지원을 주로 맡는 것은 젊은 시절 여성에게 부여되었던 돌봄의 역할 정체성을 노년기에도 그대로 유지하여 스스로 자신이 좀 불편하더라도 손자 손녀의 주된 양육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들이나 다른 가족들도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돌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시간적 여유가 있고 건강상의 문제와 같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서 손자 손녀를 돌보아 주지 않는 할머니를 알게 모르게 이기적이라고 비난하는 논리와 맞닿아있다. 할아버지들이 은퇴를 하였음에도 여전히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주로 돌보고 있고 할아버지는 육아지원을 보조하는 수준이거나 아예 손을 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현시점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도 가사와 육아를 분담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적인 데 비해, 손자 손녀의 육아지원에 할아버지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직 그리 보편적이지 않은 것 같다. 경상북도에서 할매할배의 날을 정하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맡아 함께 생활하면서 부모 대신 교육하는 격대교육(隔代敎育)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이러한 격대교육을 통해 손자 손녀의 인성을 함양하고 지식뿐만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지혜까지 가르칠 수 있다. 할아버지는 손자 손녀 양육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사람이 아니라 할머니와 함께 주체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골다공증, 관절염, 고혈압 등의 건강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아내를 도우면서 함께 손자 손녀 육아지원을 해나간다면 노부부의 사이도 좋아지고, 부모-자녀 세대 간 관계도 좋아지며, 무엇보다도 사랑스러운 손자 손녀들에게 할아버지의 끈끈한 사랑을 전해주어 대를 잇는 가족애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는 보수적인 도시이다. 시민원탁회의에 참여한 한 시민은 젊은 층은 점차 의식 개선이 되는 것 같은데, 고령계층은 여전히 가부장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 대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서서 변화를 한 번 주도해보자. 젊은이들에게 결혼해라, 애 낳아라, 애 잘 키워라만 할 것이 아니라 나이 든 우리가 해줄 것은 없는지 한 번 살펴보자. 내 자식이 내 손주를 낳아 키우기에 힘이 든다고 어깨 처져 있을 때, 내 사랑하는 딸이, 내 사랑하는 며느리가 자기 일을 계속 하면서 아이도 잘 키우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할 때 사정만 된다면 우리의 어깨 한 편을 내줘보자, 이제 조금 구부정한 듯도 하지만 어린 내 새끼 업어 키운 내 등 아직은 탄탄하니 후세대가 일과 가정을 양립하면서 자식도 잘 키울 수 있도록 서로 머리를 맞대어 보자. 우리 대구에서 할아버지들이 나서서 손자 손녀를 키워주자고 하고, 손자 손녀를 키우는데 할머니와 함께 역할분담을 하는 좋은 모범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원해본다.박정숙대구저출산극복사회연대회의의장·계명대 간호대학 교수

차분히 마음과 행동 조절해야

포항 지진으로 전국의 땅과 마음이 다 흔들렸다. 지진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든 분들이 하루빨리 회복되어 안정을 찾기를 기원한다. 수능 연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도움될 수 있는 말을 생각하면서, 갑자기 발생한 천재지변으로 혼란을 겪는 많은 분과는 같이 행동하지 못하여 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천지불인’이다.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써 하늘과 땅은 특정사람을 위해서 무엇을 하지 않으며 그저 자연현상에 따라 움직일 뿐이라는 의미이다.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반드시 이득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게 마련이다. 먼저 천재지변으로 인한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자연재해일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적절하고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이다. 수능 연기에 대해서도 왈가왈부할 수 있겠지만 올바른 판단이었다고 생각된다.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자. 수능이란 무엇인가? 사회적 상황에서 공평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사회적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당연히 구성원들의 ‘안전’이다. 수험장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면? 내가 그곳에서 시험을 쳐야 한다면? 완벽함까지는 아닐지라도, 나름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하자. 만약 시험 당일 지진이 발생했다고 가정해 보자. 진앙과 가까운 곳은 대피한다고 시험을 못 치를 것이고, 진동이 감지되지 않은 곳은 그대로 시험을 치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전국이 다시 시험을 쳐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문제를 다시 내야 하고……. 그다음 상황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상상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상황이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최악이 아니라는 것에 위안을 가질 필요가 있다. 수능 일주일 연기는 포항지역 수험생 입장에서는 불안 공포를 극복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에 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다른 수험생들에게는 일정 변동에 따른 컨디션 난조로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상황에서는 자신의 유불리보다는 전체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짐으로써 사회적 공동선을 위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어쩌면 이것이 수능 점수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된다.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의 입장에서는 마음의 시계를 단순히 일주일 전으로 돌려놓을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결코 쉽지 않기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본인과 주변에서 같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은 다시 수능 그 자체에만 몰두하고 대외적 상황에는 가급적 관심을 적게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은 친구 및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지만, 그러한 시간을 너무 많이 가지면 오히려 불안을 가중할 우려가 있으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불편함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평소 내가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장소나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서 잠시 그곳에 머물면서 안정을 취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당장 몇 시간 공부를 더 하고 덜 하고는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므로 우선은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그 기간은 2일을 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최소한 주말부터는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보호자들은 최대한 지진에 관한 이야기를 피하고 수험생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데, 지나친 위로나 설명은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과유불급이다. 불안이 높은 수험생의 경우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수용하고 공감해 줌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가능하면 평소와 동일한 생활환경을 조성해 줌으로써 물리적 안정감을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수험생들은 이 상황에 대한 해석이나 느낌에 몰두하기보다는 지금 이 시간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을 생각하면서 차분히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조절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모든 수험생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박용진진스 마음클리닉 원장

성 역할 고정관념 바꾸고 실천하자

‘2017 국제 인구콘퍼런스’에서 저출산ㆍ고령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과 각국의 정책이 논의되었다. 나탈리아 카넴 UNFPA 사무총재는 ‘2017 국제 인구콘퍼런스’에서 재생산의 삶(Reproductive life)과 생산적인 삶(Productive life)의 조화가 중요하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과 삶 양립 정책’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하며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일ㆍ가정 양립이 열쇠라고 강조했다. 1970년 이후 서구 선진국에서부터 시작된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은 대다수의 국가들이 직면한 화두로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저출산 현상은 가속화 하고 있다. 이러한 저출산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여성의 일과 가정의 양립의 어려움 때문인데 우리나라처럼 유교권 문화에서는 가사와 양육을 여성들이 거의 부담하기 때문에 저출산 탈출이 쉽지 않으며 우리 사회에는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전통 사회의 성 역할 고정관념이 남아 있어서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자녀 양육과 가사로 인한 과중한 역할 부담과 역할 갈등을 경험하는 경우가 다반사며 이러한 일ㆍ가정 양립의 어려움은 여성들의 출산 기피로 이어지고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로도 직결된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서는 개인과 가족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기업, 정부의 사회적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성 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역할과 책임을 가족이나 동료와 나누고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여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직장에서는 일에 전념을, 가정에서는 가정생활에 전념해야 한다. 가족들은 부부가 공동으로 역할을 동등하게 배분하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능력에 맞게 가사노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서로에게 정신적 지지와 지원을 보내고 가사 노동을 간소화, 기계화, 사회화해야 한다. 기업들은 재택근무나 노동시간 단축 등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육아휴직 제도를 권장하고 자녀의 보육비와 교육비를 지원하고 직장 내 보육시설 확충으로 여성들이 마음 놓고 일 할 수 있는 가족 친화적인 직장문화를 조성해 주어야 한다. 정부 또한 출산 전후 휴가제도, 육아 휴직제도, 유연근무제를 제도적으로 활성화 시키고 보육시설을 확충시키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으로 자녀 교육 문제의 부담을 경감시켜 주어야 한다.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높은 국가들은 여성 고용률이 높았는데, 이는 일ㆍ가정 양립 정책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며 북유럽 국가와 프랑스의 경우 1970년대 이후로 가족 친화적 정책을 펴 왔으며 이런 안정성이 자녀를 낳겠다는 결정을 하는데 확신을 주는 환경을 제공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기량과 역량을 마음껏 발현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자녀의 돌봄이나 여가를 위해 또는 자신의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이러한 제반적인 여건들이 남성이나 여성 사이에 적절히 배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더 인간적인 노동시장, 더 평등한 가족, 돌봄의 부담을 사회화하는 복지국가로의 재도약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도 부모휴가나 보육정책이 개선되어 왔지만 아직도 직장문화는 여전히 긴 근로시간, 승진, 유급과 무급 노동에서의 성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성 불평등에 맞서 성 역할 고정관념을 바꾸고 가족 친화적 정책과 일ㆍ가정 양립을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는 직장문화를 만드는 게 개인과 가족의 ‘웰빙’은 물론 경제성장,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에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홍필남경북도저출산극복사회연대회의 위원, 한자녀더갖기운동연합 경북본부장

저출산 문제, 노사가 양보와 배려해야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내용일 것이다. 많은 미디어에서는 저출산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함께 13년째 초저출산율을 기록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2750년에는 한국인이 소멸한다는 내용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5년간 61조 원을 쏟아붓고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으나, 저출산 문제는 해결될 기미는커녕 더욱 심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많은 지원정책 덕에 과거보다 훨씬 자녀를 키우기 좋은 상황임에도 왜 저출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일까?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은 경제적인 여건과 개인을 중시하는 가치관의 변화일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많은 젊은 세대들은 육아는 곧 나의 자유를 박탈당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로서는 경력단절과 함께 독박육아에 대한 두려움이, 아빠는 가장으로서의 무게와 그로 인한 심적 부담까지 작용한다. 이는 정부의 정책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정부의 정책과 기업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미 대기업은 저출산 해결 및 일·가정 양립을 위한 많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많은 기업은 훌륭한 인재를 붙잡고 싶어하고 그들을 위한 가족친화적인 제도도입으로 직원들에게 다양한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의 단적인 예로 SK텔레콤은 자녀의 입학시기에 맞춰 ‘입학자녀 돌봄 휴직제도’를 도입하여 최장 90일간 휴가를 제공하고 있으며, 임신 기간에 근무단축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 주변의 젊은 세대들이 관련된 정보를 접하고 난 반응은 “우리랑 무슨 상관이고?”, “역시 이래서 대기업에 취직을 해야된다이~”라는 식이다. 대다수의 기업체가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고, 구인난으로 힘들어하는 대구의 기업 상황에서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며, 그런 기업에 속한 젊은 세대들의 반응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은 주변의 상황을 접하면서 대구에서의 일·가정 양립은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이며, 실현 불가능한 특별한 누군가만의 내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대구라는 보수적인 도시에서는 일·가정 양립은 과연 불가능한 일인가? 그렇다면 대구에서 일·가정 양립을 실천 중인 기업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일까? 주변의 일·가정 양립을 정책적으로 실천 중인 많은 기업을 관찰해보며 한가지 느끼게 된 점이 있다. 꼭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의 단축이나, 자율출퇴근 방식이 아니더라도 기업의 입장에서 해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제공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도 업무의 특성상 직원 한 사람당 많은 클라이언트를 상대해야만 하고, 그 클라이언트 한 명 한 명이 회사의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무시간 조정 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회사의 정책문제가 아닌 각 클라이언트의 요구조건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회사와 본인의 의지만으로는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다. 회사에서는 주중 시간의 편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방안을 고민하였다. 그 노력으로 첫 번째로 주말의 시간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주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는 일부 가족의 문화생활을 위한 비용적인 부분이라도 지원해주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에 따른 회사정책 덕분에, 현재는 직원 1인당 연평균 150만 원 상당의 공연티켓 등을 받고 주말 시간만이라도 가족과 함께 문화생활을 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가족이 행복해야 직원이 행복하고 직원이 행복해야 일의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말을 회사의 발전을 통하여 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지역의 많은 중소기업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현실적인 일·가정 양립이 쉽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현실적은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보전해주기 위한 정책적인 부분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많은 기업이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과 저출산 해결을 위해 복지를 실천해 줄 수는 없다. 그렇다고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남들이 하는 방식이 아닌, 현실에서 가능한 부분에서의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면, 어떤 형태의 방식이 되든 분명히 방법은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문제가 있듯이 기업은 직원들의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기업들의 입장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직원들의 행복이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직원들은 회사의 발전이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노력한다면 가정의 행복을 위한 일·가정 양립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국가적 문제인 저출산 문제까지도 함께 해결되리라 생각된다. 일·가정 양립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노력이 아닌 고용주의 강력한 의지와 피고용주인 직원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상호조화를 이룰 때에 실현 가능한 일이다. 많은 기업의 고용주들과 피고용주들의 양보와 배려를 통한 일·가정 양립의 실현으로 국가의 큰 고민인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해 본다.노상우대구저출산극복사회연대회의위원. 애플애드벤처 이사

저출산 극복은 사회구조 구축부터

최근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5세 미만 유소년인구를 추월했다는 통계결과가 나왔다. 우리가 예측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왔다는 것이다. 국가에서는 그동안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10년간 100조 이상을 지출했는데도 불구하고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자 현 정부 들어서면서 저출산 문제를 국가적 난제로 생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동수당지급, 아동 입원진료비 본인부담률 낮추기,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높이기 등의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만으로 젊은 부부들의 출산기피 심리를 되돌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이나 단편적 처방으로는 출산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저출산의 원인을 찾아내고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출산에 대한 자세나 심리를 세밀하게 살펴보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다양한 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자 최근‘1억 총활약 플랜’을 제시하고 기존의 보육지원, 일ㆍ가정 양립 정책뿐 아니라 임금과 가계소득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기존과 차별화하여 실시하고 있다. 청년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기 위해서는 안정적 일자리와 적절한 수준의 소득이 필수적이라야 한다는 인식이 기본이 된 정책이다. 고용과 소득 불안정은 청년층 만혼과 비혼의 원인이 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우 개선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장시간 노동시간의 시정, 다양한 근무 방식 등을 통해 자녀를 출산하고 육아에 투자할 경제적ㆍ시간적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일정한 연령 이하의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수당 또한 자녀양육을 위한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일본은 20세기 중후반에 아동수당을 지급한 독일이나 프랑스 등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도입시기가 늦고 액수도 적다는 점에서 향후 아동수당을 증액할 계획에 있다.우리나라는 경제발전 정도에 비해 아직까지 남녀평등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편이다. OECD 국가들 가운데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아주 낮은 수준에 속하며 민간 기업 과장 이상 직급 가운데 여성 비율이 9.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남성은 직장을 다녀 돈을 벌어오고, 여성은 집에서 아이를 기르는 전통적 가정 모델이 아직까지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출산을 포기하려는 여성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출산율이 높은 유럽의 국가들을 살펴보면 성 평등과 일ㆍ가정 양립의 특징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도 높게 나타난다. 출산율이 높은 국가들과 출산율이 하락하는 국가들을 비교해 보았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가족ㆍ사회적 문화 기반을 조성하였느냐의 여부이며, 또 다른 측면에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와 자아실현 욕구를 뒷받침하는 지원체제와 육아 인프라를 구축했느냐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직장을 다니는 근로자가 임신을 했을 경우 직장에서의 반응이나 출산 이후 육아휴직 혹은 탄력(유연) 근무의 용이성 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가 출산과 육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나 가치관에 대해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이미 유럽 국가들은 육아휴직제도가 안정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가정이 많지만, 우리나라는 국가에서는 강조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육아휴직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는 육아휴직에 대한 경제적 지원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육아휴직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복직 이후의 불안정성 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가정에서 자녀양육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사회문화적 인식도 개선되어야 한다. 여성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가족구성원과 배우자인 남성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아직까지 남성의 실질적 양육참여와 가사노동 참여 정도는 높지 않다. 양육과 가사 책임은 부부 공동에 있다는 인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하여 일ㆍ가정 양립 문화 조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아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여성의 자아실현과 결혼, 출산, 양육의 양립이 가능한 사회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과제이며, 중ㆍ단기적으로는 가족과 사회, 국가가 모두 함께 아이를 낳고 기르는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제도화하여 실현해가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지속적인 출산양육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양성 평등적인 생활, 가족 친화적인 사회, 지역사회가 협력적이고 친밀한 임신­출산­양육문화가 조성되어야 하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국민의 일ㆍ가정 양립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및 교육, 결혼 지원, 임신­출산­양육지원프로그램, 아빠의 양육 참여 및 가사노동 참여지원, 지역사회의 육아지원 인프라구축(시, 군 육아종합지원센터 설치 등)을 제시한다.이상범경북도 저출산극복사회연대 위원, 경북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

일과 생활의 균형 시대를 맞이하다

2017년 정부가 발표한 100대 과제 중 71번 과제로 ‘휴식 있는 삶을 위한 일ㆍ생활의 균형 실현’이 제시되었다. 우리는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가 세계 15위권 이내의 경제적 규모를 갖게 되었고 비교적 튼튼한 기초생활보장제도와 의료보험제도를 갖춘 나라가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루어 놓은 성과에 비해 우리 국민은 그것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것 같다. 왜일까? 시대는 우리가 이루어 놓은 경제적인 성장에 맞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 생활에는 자신과 가족의 삶을 희생하면서 경제 성장을 위하여 앞만 보고 달려가던 습성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과 생활이 조화되지 못하고 공생공영의 삶에 대해 무관심해지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확대되었다. 개인에게는 저출산을 불러왔고, 기업에는 노사분쟁을, 사회적으로는 양극화 현상을 촉진해 소위 ‘묻지마 범죄’와 같은 예측불허의 사건이 늘어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제적인 수준으로 봐서는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가 상위권에 있어야 함에도 OECD가입 국가 중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과 생활의 균형은 한 가지 극약처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직장과 가정, 사회, 국가 모두가 참여하여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고 이것을 위해 법과 제도, 정책과 사업, 수용과 실천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통하여 미래의 걱정거리가 된 저출산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일ㆍ생활 균형에 대해 일반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대구 지역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일ㆍ생활 균형이 가능한 직장이 되도록 지원하는 ‘가족친화경영 컨설팅’을 해보면 그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이제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요. 저희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두 번째는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요구하는 것이 너무 현실에 맞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그게 우리에게 도움이 됩니까? 직원들도 돈 많이 주는 거 좋아하지 이런 거 싫어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기업의 반응은 첫 번째이지만 현실에서는 세 번째 반응이 가장 많다.정책과 현실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말을 하는 그들에게 현실을 무시하고 무조건 일ㆍ생활 균형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때가 되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럴 때는 먼저 직장환경을 진단한다. 근로기준법이나 가족친화적인 법률을 눈치 보지 않고 지키거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인지, 법률에 없지만 직원이나 가족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는지 진단을 해보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알 수 있다.임금이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직원이 함께 모여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하는 직장과 그렇지 않은 직장은 의사소통의 역동성에서 차이가 난다. 그것을 하는 직장은 소통이 원활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볼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직장은 경직되어 있고 직원 간의 상호작용이 부족하며 노동과 임금에 집중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의무적인 법규를 지키도록 점검하고 예산과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인 프로그램 도입을 권유하여 회사가 노동만 하고 임금만 받아가는 곳이 아니라 ‘동료와 좋은 인연을 맺고 성과를 내며 보람을 찾는 곳’이라는 것을 느끼도록 제안한다. 얼마 전 대구의 소규모기업에 가족친화경영컨설팅을 갔다가 큰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기업의 가족친화 정도를 진단해보니 회사설립 이래로 배우자 출산휴가를 한 번도 간 사례가 없었다. 경영자는 “남자가 애를 낳는 것도 아닌데 왜 회사를 쉬어야 되냐!”며 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3일 유급휴가에 2일 무급휴가 총 5일의 배우자 출산휴가를 허락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는 극소수의 사례이기는 하나 얼마 전 대구여성가족재단에서 발간한 ‘2017 통계로 보는 대구여성의 삶(2017.6.30.)’을 보면 여성혼인율(11.5%), 결혼 후 5년 이내 부부의 자녀 수(0.86명),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하는 경우(13.7%) 등이 전국 7개 광역시 중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다.우리 지역도 일ㆍ생활 균형 시대를 앞서서 맞이할 필요가 있다. 변화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이런 지역 상황을 극복하고자 대구광역시도 손을 걷어붙이고 서울을 제외하고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2015년 3월 ‘대구일가정양립지원센터(이하, 센터)’를 설립하고 대구여성가족재단에 운영을 위탁하여 일ㆍ가정 양립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센터설립 이후 여성가족부가 인증하는 가족친화인증기업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누계 19개로 전국 최하위권이었는데 2015년에 35개, 2016년 56개로 중위권으로 도약하였고, 2018년에는 대구지역 가족친화기업 100개 시대를 열 예정이다.그 외에도 센터의 일ㆍ가정양립아카데미에 남성의 가정경영교육, 청년과 육아엄마의 일ㆍ생활 균형(Work Life Ballance)리더 양성교육 등 자발적인 시민 참여가 늘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다. 이제 대구를 일ㆍ생활 균형의 실현이 가능한 도시로 만들어 저출산과 양극화와 같은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직장과 가정과 지역사회의 일ㆍ생활균형문화 정착을 위하여 박차를 가할 때이다.엄기복대구시 저출산극복 사회연대위원. 대구일가정양립지원센터 총괄실장

봉화 분천역,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의 미래

중부권 동서횡단철도가 지난달 새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지역공약에 포함되면서 그 길목에 있는 봉화군이 교통ㆍ관광ㆍ물류의 중심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는 충남 서산에서 출발해 당진~예산~아산~천안, 충북 청주~괴산, 경북 영주~봉화~울진에 이르는 총연장 340㎞의 국토의 동서를 잇는 철길이다. 낙후지역 교통 접근성을 크게 높여주는 꿈의 노선이 될 이 사업의 봉화구간은 총 60여㎞로, 기존 영동선 50여㎞, 울진과 접경 미개설 구간 10여㎞이다.봉화군은 그동안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간 12개 자치단체와 연대해 국토부의 3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중부권 동ㆍ서 내륙철도 건설사업을 반영해 줄 것을 공동 건의해 왔으며, 이를 촉구하고자 30만 명 서명 운동에 나서고 지역 공동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도 꾸준히 제시해 왔다. 총 사업비 3조7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가 건설되면 서해안의 산업 및 물류기능과 동해안의 관광기능이 어우러지는 국토 인프라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이를 뒷받침하는 모범 사례를 봉화군의 산타열차 운행을 비롯한 영동선 철도의 관광자원화에서 찾을 수 있다. 봉화군은 경북 북부내륙과 동해안 및 강원도로 가는 교통의 요충지에 있어 예로부터 동해의 수산자원을 내륙으로 운반하는 등 보부상 문화가 발달했다. 1950년대에는 봉화군을 관통해 영동선이 놓이면서 강원도의 지하자원을 수도권으로 실어 나르는 중간 기착지로서 한때 12만여 명의 사람이 살아가는 활력 넘치는 고장이었다. 하지만 13개나 되는 영동선 봉화구간의 크고 작은 간이역을 쉼 없이 달리던 화물과 여객열차는 산업화의 영광을 뒤로하고 하루 편도 10여 회 이하로 운행이 줄면서 지역발전을 가로막는 애물단지로 변했고, 인구감소와 지역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가져다주었다.봉화군은 영동선이 낙동강을 따라 전국 유일의 천혜의 협곡을 지나는 것에 착안해 코레일과 2013년 4월 분천역을 기점으로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 산타열차 운행을 비롯한 철도 관광자원화에 나서 영동선과 그 주변은 철도관광의 메카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하루 10여 명이 이용하던 분천역은 전국에서 1천여 명 이상이 찾아오는 관광 명소로 유명세를 타면서 백두대간협곡열차는 2015년 한국관광공사 선정 한국관광 100선에, 산타마을과 산타열차는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또한, 영동선 간이역 주변활성화를 위한 공모사업으로 시행한 산골철도역사 문화관광자원화사업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지역생활권 선도사업 심층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 사례로 선정됨으로써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중부권 동서횡단철도가 완공되면 봉화와 울진의 미개통구간인 20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기존의 동해중부선(삼척~포항)과 경북선(김천~영주), 동해남부선(포항~경주)을 따라 경북을 순환할 수 있게 됨으로써 경북 철도관광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와 함께, 봉화군을 관통해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굴곡 많은 선로를 시내 외곽으로 이전, 직선화하여 군민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고 이용객의 편의와 물류시간 단축에도 나서야 한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의 미래를 봉화군이 침체되어 가던 영동선 철도의 관광자원화를 통해 미리 보여 주었다.한반도 허리경제권시대가 개막되고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건설을 통한 가로형의 동서발전 축이 형성되는 만큼 연이어 다가오는 호기들을 잘 살려 지역발전과 군민의 삶의 질 향상의 기회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박노욱봉화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