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 동식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순간

인간과 자연 동식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순간황태진북부본부장파괴되고 흐트러진 생태계 균형을 찾기위해 자연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특히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건립은 단순히 종의 복원을 떠나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관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고 있다.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종복원센터가 개원 1주년을 맞이했다.영양군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종복원센터는 2015년 5월 영양읍 대천리 255만4천337㎡ 부지에 건축면적 1만6029㎡, 사업비 764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8월 준공했다.국내 최대 규모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증식 복원사업을 담당할 전문연구기관으로 멸종위기종 보전 지휘본부를 맡아 종 보전정책에 대한 협업과 조정 등 통합관리를 담당한다.센터에는 대륙사슴, 스라소니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대형 야생 동물 서식 환경을 고려해 실내·외 사육장, 방사장, 적응훈련장, 맹금류 활강연습장 등 자연 적응시설이 마련됐고, 멸종위기종에 대한 복원·증식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실험시설도 운영하고 있다.현재 국내에서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총 267종이며, 이 중 멸종위기가 임박한 1급 생물은 60종이다.센터는 우선 환경부가 수립한 ‘멸종위기생물 증식·복원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멸종위기에 처한 43종을 국외에서 들여오거나 국내에서 개체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특히 1970년 후반 축산농가에서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개체 수가 감소해 이미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똥구리, 일제강점기 때 녹용 채취 등으로 남획돼 절멸한 대륙사슴(꽃사슴)을 몽골과 러시아에서 수입해 이 중 20종에 대해 복원사업을 추진한다.지난 5월에는 인천 송도 9공구 매립지에서 구조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검은머리갈매기 알 40개 중 인공 부화 및 육추에 성공한 31마리에서 선별된 15마리를 인천 송도에서 야생으로 방사했다.또 8월에는 증식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금개구리 600마리를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수생식물원에 방사했다.환경부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올해 7~8월 두 차례에 걸쳐 소똥구리 200마리를 몽골에서 들여와 증식 연구에 착수했다.소똥구리는 1970년대 이전 우리나라에 쉽게 볼 수 있었던 곤충이었다.그러나 1971년 이후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고 1998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상 ‘지역절멸(RE)’로 기재됐다.센터 측은 소똥구리 증식 연구를 통해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면 적합한 서식지를 찾아내 복원사업을 진행한다.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여울마자·황새·수달·나도풍란과 2급인 양비둘기·참달팽이·금개구리 등 7종의 복원사업도 진행 중이다.저어새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 9종과 식물 3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렁이와 남생이 복원사업도 한다.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은 2017년 기준으로 총 267종이다.이 가운데 시급성과 복원 가능성을 고려해 25종이 ‘우선 복원 대상종’으로 현재 복원 중인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64종이 ‘복원 대상종’에 포함됐다.25종 가운데 증식·복원 진행 중인 대상은 반달가슴곰, 산양, 여우, 수달, 저어새, 황새, 따오기 등 7종이다.종이 많을수록 유전자원은 더 풍부해진다.지금까지 인간은 편의를 위해 자연과 서식하는 동·식물의 공간을 침범해 같이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과 대립으로 일관해왔다.동·식물 복원이 마땅한 책무임에도 개발논리에 사로잡혀 있다가 뒤늦게나마 위협받고 있는 생태환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연을 살리고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멸종위기 종복원센터 건립은 단순히 종의 복원을 떠나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관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고 있다.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보전에 있어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동식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개발이 아닌 보존도 우리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영양군에 건립된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꼭 전해주길 기대해 본다.

수시 양날의 검

며칠 전 동네미용실에 다녀왔다. 한 중년여성이 헤어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그들의 대화는 각종 부동산 이야기로 꽃을 피우더니 교육문제로 옮겨 붙었다.“요즘엔 대입 원서를 학교에서 쓰지 않는다. 학종은 전략이 필요해 외부 전문가에게 돈을 내고 원서를 맡겨야 하는데 작년 고3 아들의 수시 원서를 맡겼더니 서울 3개 대학 중 2개에 합격했다. 수시원서만 쓰는 전문가는 뭐라도 달랐다” ….그러면서 아니나 다를까.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이야기로 이어졌다.“있는 사람들은 저들 알아서 상장도 만들고 인턴도 했다가 논문도 쓰는 세상이다. 부모가 스펙을 만들어주고 좋은 대학까지 보내지 않느냐. 차라리 예전처럼 수능으로 대학가는 게 가장 공평한거 아니냐” 등등의 이야기에 서로 공감하는 모습이다.토론은 정시 확대를 바라는 의견으로 마무리됐다. 공부시켜 대학 보내는 게 가장 공정하다는 이야기다.그들만의 생각일까. 많은 학부모들이 저들의 이야기처럼 차라리 정시로 대학을 보내야 한다고 외치진 않을까.‘조국사태’로 시작된 학종 논란이 정시 확대로 옮겨붙고 있다. 정치권에선 특별전형과 수시를 폐지하고 수능으로 학생을 선발토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까지 발의됐다.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정시 확대로 이어지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여론을 등에 업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정시라는 제도는 수능 성적으로 학생들을 1등부터 줄 세워 성적대로 잘라낸다. 오지선다형 문제를 가장 잘 푼 학생에게 ‘수재’라는 수식을 붙인다. 100점 맞은 학생은 인재가 되고 문제를 많이 틀린 학생은 낙제의 덫에 빠진다.학교 교육도 많은 문제를 맞히는데 초점을 두게 된다. 문제를 잘 푸는 요령을 익히고 갖가지 유형에서 도출될 수 있는 답을 찾아내는 숙련된 문제푸는 기술자를 만든다는 표현까지 나온다.정시는 사교육을 많이 받는 학생에게 유리하다. 재수생들이 정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책상에 오래 붙어 많은 내용을 외우고 제한된 시간에 얼마나 문제를 잘 푸느냐의 승부로까지 비약되기도 한다.입시 결과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우리가 바라는 교육이 과연 이러한가.아이들의 창의력과 잠재력은 정시 틀 속에서는 꺼내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다양성이 인정되고 가치나 비전을 따져보기에도 버거운 게 현실이다. 이런 문제로 수시제도가 나왔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아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수시가 특권층의 편법이나 권력에 활용되면서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조국사태’로 확인했다. 대다수 평범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느끼는 박탈감 또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정시로 돌아갈 수는 없다.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김진경 의장도 이런말을 했다. “학종도 문제 있지만 수능은 오지선다형으로 미래 역량을 측정할 수 없고, 재수·삼수나 돈을 들이면 점수를 따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고.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 여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다.대통령이 대입 제도 개선을 주문하고 교육부는 공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손보고 있다. 학종 비율이 높은 대학의 입시 실태도 들여보는 중이다.‘부모 힘으로 자녀 입시나 채용 결과가 부정하게 바뀌는 일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말처럼 어릴적 암기력과 비싼 학원이나 과외로 아이들을 문제 잘 푸는 기술자로 만드는 대입 제도로의 회귀 또한 용납해서는 안된다.입시 제도 개선이 공정성 담보에 갖혀 ‘쉬운 길’로 가지 않길 바란다.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 비전과 철학에 따른 제도 보완의 길이 나오길 바라는 바다. 입시 제도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교육 방식이 달라진다는 분명한 사실을 기억하면서.

한국당 달라져야 한다

한국당 달라져야 한다 조국이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을 집어삼켰다.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대구 범어네거리 아침 풍경은 '조국은 유죄다. 조국 장관 임명철회하라'는 현수막을 휘두른 자유한국당 정순천 대구수성갑 당협위원장과 당원들의 시위가 이어질 정도로 조국 정쟁은 계속되고 있다.‘조국같은 놈’ ‘조국보다 못한 놈’이 최상의 욕이 될 정도다.대구경북(TK)은 특히 조국에게 장관을 붙이지 못할 정도로 분노의 민심으로 가득 차 있다.가슴속에 남은 공정 정의 평등을 몽땅 불살라버린 조국의 위선에 대한 울분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이제는 조국을 넘어 임명권을 부여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심판론으로 옮겨붙고 있다.심판 시기는 7개월 남은 내년 총선이다.하지만 막상 총선을 깊숙히 들여다 보면 과연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대 참패를 안겨 줄 것인지가 의문시 된다.현 집권 여당의 행보가 너무나 당당하기 때문이다.조국 사태로 들끓은 민심에 아랑곳 없이 제 갈길만 가는 수순이다.분명 총선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문 대통령은 커녕 민주당 의원조차 한마디 유감 표명조차 없다.자신감의 발로인지 너무 뻔뻔스런 당당함인지 알 수 없다.혹자는 그들의 이면엔 40%대의 결집된 지지율이 있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다.지금 당장 총선이 치러지더라도 TK 등 영남권을 제외하곤 40%대의 지지율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압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남북평화무드를 통해 그들은 서울 수도권을 포함 40%대의 지지율로 압승한 적이 있다.서울 25개 구청장 중 24개를 석권했고 서울시의원 110석 중 106석을 진보진영이 가져갔다.그들의 진보진영 지지자들만 잘 다독거리면 민주당 정권은 10년이고 100년이고 간다는게 그들의 셈법인 것 같다.반면 조국 사태로 대 반전의 기회를 잡은 제1 야당 한국당의 지지율을 보면 기가찬다.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민주당을 따라 잡지 못한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민주당은 싫지만 한국당도 만만찮다는 의미의 지지율로 보인다.그렇다고 한국당에 와야 할 민주당 반감 지지층들이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으로 쏠리진 않는다. 대다수 중도 무당층으로 향해 있다.실제 여론조사업체 칸타코리아가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26명을 상대로 실시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현재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8.5%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무당층이 급증하는 추세다.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면 반사이익으로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야 하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소폭 오름세에 그쳤다.한국당이 문(?)과 민주당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중도외연 확장은 필연적임을 보여주는 수치다.한국당은 연일 장외집회와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와 서명운동 등으로 경제외교안보 등 현 정권의 무능함을 성토하고 있지만 그들의 굳건한 40%대 지지율을 무너뜨리진 못하고 있다.이를 위해선 한국당은 민주당과 같은 ‘습자지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일부 정치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철저하고 세밀한 전략의 반만이라도 한국당이 따라했으면 벌써 전세는 역전됐을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맹공을 퍼붓다가 어쩌다 한 막말에 발목을 잡히고 민주당의 물귀신 작전에 한국당의 무능이 드러나는 그동안의 헛 공세를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때마침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추석이전과 이후는 달라질 것이라는 발언을 최근 내놓았다.추석 이후의 한국당은 중도외연과 보수진영을 대결집으로 40%대의 민주당은 이길 수 있는 전략과 행동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는 언급이다.일례로 한국당은 TK를 뛰어넘어야 하고 한국당의 차기 대권 잠푱들은 모두 서울 수도권에서 장렬한 전사를 각오할 정도로 한국당 살리기에 뛰어 들어야 한다.내부총질을 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도 스물스물 대구가 위험하다며 TK 출마설을 흘리지 말아야 한다.한국당은 이들의 낙하산 전략 공천을 강행해선 안된다.TK 민심은 예전과 다르다. 그렇다고 진보진영쪽으로 쏠려 있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선거 때 마다 TK 민심은 속까지 모두다 털어놓았다. 수십년간 보수 심장의 의리(?)는 지켜왔고 또 한번 지킬 수 있다는 게 지역 정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국당은 달라져야 한다.

아직도 걸음마 수준인 지방의회

김종엽편집부국장 겸 제2사회부장“간담회 장소를 본인이 사전예약한 곳으로 하지 않았다고 ‘00 안 가면 알아서 해. 확 다 뒤집어 버릴 거야’, ‘내가 하라고 했으면 해야 될 거 아니냐’, ‘사무국 박살 낼 거야’ 등의 폭언에 치욕감과 모멸감을 느꼈습니다.”경찰서 조서 내용이 아니다. 기초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한 지방의원이 동료 의원의 막말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발언이다.우리나라 기초의회가 태동한 지 벌써 28년째다. 모든 기초를 세우는 나이 이립(而立) 즉 ‘서른 살’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립은 논어의 ‘三十而立’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가정과 사회에 모든 기반을 닦는 시기로 자립을 앞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종합해 보면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올 들어 예천군의원 해외여행 추태를 시작으로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 표절과 막말, 돈 봉투 파문에다 CCTV 무단 열람과 감청까지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대구·경북 기초의원들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자립보다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준이다. 시민들의 피로감은 커졌고 무용론에 이어 폐지론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달서구의회는 올 들어 간담회 식당 장소 선정 문제로 동료 의원에게 막말하다 입방아에 오른 데 이어 5분 발언 표절이라는 신조어도 낳았다. 표절이라면 흔히 책이나 논문표절을 말하는 데 기초의회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달서구의회 A의원은 지난 3월 같은 당 소속 수성구 의원의 5분 발언 내용을 사실상 그대로 베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한 시민단체가 수성구의회와 달서구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두 의원의 5분 발언을 대조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의원은 지난 7월27일 의회 윤리특위 위원장직을 사임했다.기초의원들의 잦은 일탈 역시 불신을 키우고 있다. 구미시의회 A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한 경로당의 CCTV를 무단으로 열람하고 내용을 복사해 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해당 의원은 CCTV 시스템을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고발장이 접수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시의장은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건설업체가 구미시의 수의계약 공사를 따낸 사실이 드러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자신의 주유소 인근에 특혜성 도로 개설과 지방선거 금품 제공 의혹으로 이미 의원 두 명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급기야 지난달 13일에는 여야 의원이 보조금을 심사하면서 심한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고스란히 중계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황당할 따름이다.해외연수는 더욱 가관이다. 2019년 시작과 함께 예천군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추태가 알려지면서 전국의 이목이 집중됐다. 9명의 의원 전원이 지난해 12월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캐나다에 해외연수를 떠났다. 한 의원은 가이드를 폭행하고, 한 의원은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두 의원은 제명됐다. 예천군민들은 당연히 분노했다. 해외연수 취소 및 연기 바람이 전국 기초의회로 확산됐다.이런 와중에 일부 의회는 자숙은커녕 꼼수 연수 및 끼워 넣기 해외연수를 진행해 비난을 자초했다. 북구의회 의원 4명은 해외연수 추태 파문 여진이 채 가라앉지도 않았던 지난 5월 10일간 유럽을 다녀왔다. 해외연수 심의조차 받지 않았다. 8명 이하의 의원이 해외연수를 할 경우 심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칙을 활용하는 꼼수를 동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칠곡군의회가 외부 단체의 외국방문에 의원들을 동행시키는 이른바 ‘끼워 넣기 해외연수’를 진행해 눈총을 샀다. 의원 2명이 의회 차원의 공식 연수가 아닌 지역 자원봉사단체의 태국 방문에 슬그머니 동행한 것이다.지방의원은 조례의 제정 및 개정·폐지, 자치단체 예산의 심의 확정 및 결산의 승인 같은 의결권과 행정사무감사와 행정사무조사를 통한 행정감사권을 통해서 자치단체를 견제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지방자치법도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지방의원 의무를 명문화했다. 결국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사는 지역의 일꾼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진정으로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일하는 참일꾼만이 지역 발전과 더불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다.

조국과 촛불 드는 대학생들

대학입시 취재는 늘 긴장됐다. 전 국민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1990년 중반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과 성적표가 나올때 바짝 긴장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초·중반은 달랐다. 수시 전형비율이 점차 확대되면서 6월, 9월 모평이 중요해졌다. 실제 수능 당일은 물론 이듬해 서울대 합격자가 발표될 때까지 오롯이 긴장의 끈을 풀지 못했다.그때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했다. ‘너 지금 대학을 간다면 인 서울(In seoul-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할 수 있겠나?’라는 물음이다. 대답은 금방 나왔다. ‘자신없다’고 말이다.참고로 기자는 84학번이다. 한번의 시험 성적과 체력장 점수를 합산해 대학을 지원했고 자기소개서도, 논술도 없었다. 면접에서는 지원동기와 대학생활에 대한 포부를 묻는게 고작이었다.그때도 지금처럼 수많은 전형의 수시와 논술, 사고력을 요구하는 대입이었다면 물론 선생님들은 무척 열심히 우리를 가르쳤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 공부만으로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것은 드라마 ‘스카이캐슬’처럼 어마무시한 사교육 시장이 확인해준다.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논란이 2주째 정치를 블랙홀로 빨아들이고 있다. 대통령도 아니고 장관 임명을 두고 이렇게 갈려 다투는 나라가 또 있을까.조 후보자는 야당과 보수 우파 언론의 파상 의혹 제기에 처음에는 “제도와 법적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곧이어 웅동학원과 사모펀드의 사회환원을 발표했다. 20대 젊은 대학생의 촛불 집회가 있은 주말에는 사실상 사과와 함께 “사회개혁을 향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며 지지층의 결집을 겨냥,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싸움은 여야 청문회 협상과 대법원의 박근혜 국정농단 판결이 예정된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모양이다.논란 초반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두고 내기를 거는 사람들이 많았다. “임명한다는데 장을 지진다”는 표현까지 듣기도 했다. 어차피 임명될 거 뭐 그리 관심둘 거 있냐는 냉소적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조 후보자 딸의 대입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달라졌다. 우리 국민의 역린, 즉 교육 문제를 건드렸다는 것이다.개인적으로 사모펀드 의혹에는 좀 놀랐다. 젊은 시절 남한 사회주의 혁명을 지향했던 조 후보자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고수들이 내밀하게 한다는 고수익기업투자 펀드인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다. 조 후보자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어떤 마음으로, 그것도 민정수석이라는 고위 공직자가 사모펀드를 했는지 진짜 궁금하다.‘외고-단국대-공주대-고려대-서울대 대학원-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 조후보자 딸의 대입 프로세스와 장학금 논란에서는 주변 고3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떠올랐다.교육기자 때 알게 된 이 딸들은 초·중학교 때 공부를 꽤 잘해 부모들은 딸의 명문대 진학에 공을 들였다. 고입때가 되자 한 명은 내신으로 승부를 걸고자 턱없이 하향 지원했다. 다른 한명은 그래도 부딪혀 보자며 정공법으로 공립 여고를 지원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나머지 한 명은 외고에 갔다. 이들이 부모의 탄탄한 경제력과 정보력, 네트워킹을 십분 활용한 조 후보자 딸의 대입 뉴스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장학금은 성적 우수자를 격려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의 면학을 독려하기 위해 준다는 것은 보편적 상식이다. 부모가 모두 대학 교수인 유급 위기 학생에게 면학을 독려하고자 장학금을 주었다는 것은 교수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그 장학금을 받아온 것을 개의치 않았다면 그 또한 정의와 공정을 외쳐온 조 후보자의 궤적과 많이 다르다.강한 자, 혹은 기득권자에게 앞서 친절하고 약한 자에게는 고약하게 대하는 모습을 볼때가 많다. 진리를 탐구한다는 대학에서 벌어진 그들만의 리그(친절을)를 보면서 평범한 흙수저들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가 정녕 없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아가 한창 취업과 미래를 품어야 할 대학생들이 장관 한명 때문에 촛불을 들어야 하는 현실은 더 안타깝다.

무궁화 단상

신승남 중부본부 부장포항 기청산 식물원에는 아주 특별한 관목 울타리가 있다. 잘 정리된 이 울타리는 은행나무 울타리다. 나무의 수명은 대략 100여 년이다. 늘씬하고 쑥쑥자라는 은행나무 가로수를 생각했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은행나무에 대한 선입견이다.100여 년이나 된 은행나무들이 촘촘하게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 키는 2m가 되지 않는다. 처음 이 은행나무를 보는 이들은 못믿겠다는 반응이다. 특히 잎을 모두 떨군 겨울에는 여느 은행나무와는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나무는 전세계 1과, 1속, 1종 만이다. 그래서 은행나무가 아닐 수가 없다.크고 웅장한 은행나무를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은행나무로 만든 울타리를 보여주면 놀랍고 신기해 한다. 하지만 난 이 은행나무 울타리가 신기하지도 반갑지도 않다. 은행나무가 은행나무 답지 않아서다.그럼 무궁화는 어떨까. 우리나라 꽃, 무궁화는 관목이다. 일반적으로 키는 1m 전후로 작고 아담한 수형에 제법 큰 꽃을 피운다.그래서 큰 무궁화나무를 만나면 그 아름드리 나무에 놀라고 감탄하게 된다. 금오산 잔디광장에 제법 키가 큰 무궁화나무 2그루 나란히 서 있다.줄기가 제법 굵은 이 무궁화나무는 오랜 세월만큼 주름진 옷을 입고 있다. 이렇게 오래되고 큰 무궁화나무를 보면 때가 끼고 보잘 것 없는 작은 나무라는 고정관념을 깨게 된다.오래된 나무에 큼직하고 화려한 꽃이 필때마다 참 한결같은 나무라는 생각을 한다. 유목일때나 성목이 되어서나 한결같이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워내고 있으니 말이다.‘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무궁화는 애국가에도 당당히 등장하는 나라 꽃이다. 일제 강점기 많은 탄압과 억압에도 억척스럽게 지켜온 꽃이기도 하다.피고 지고 또 피어 100일 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큼직한 꽃송이는 벌과 나비들에게 먹음직한 잔치를 예고한다. 나무는 꽃을 피웠다고 모두 씨앗을 맺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유독 무궁화나무는 꽃을 피운 자리마다 씨앗을 맺는다.아마도 큰 꽃과 푸짐한 꽃가루로 많은 곤충들에게 풍성한 먹을 거리를 제공하고 그 덕에 가루받이를 잘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무궁화 꽃에는 꽃가루를 탐하는 개미가 많이 몰려든다.또 꺾꽂이로도 뿌리를 잘 내리는 무궁화는 어디서나 잘 자라는 까다롭지 않은 나무이다.전국 어디서나 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무궁화는 해마다 강전지로 나뭇가지를 잘라 키가 큰 나무를 보기 어렵다.무궁화 나무를 작은 키에 왜소한 형태로 키우는 것은 우리의 고정관념이다.생각해 보면 은행나무를 키우는 사람이나 무궁화나무를 키우는 사람이 나무를 어떻게 키울지 결정하고 오랜세월을 다듬어가는 것은 모두 비슷하다.큰 교목으로 키워서 튼튼한 목재로 사용하고 깊은 그늘을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아담한 관목으로 키워 울타리로 이용할 것인지 키우는 이의 의도와 목적이 나무의 크기와 쓰임을 결정한다.이는 순전히 나무를 키우는 사람의 생각이지 나무의 의지는 아니다. 나무에게도 제 나름대로의 타고 난 특성이 있다.아이들을 키우는 교육도 마찬가지다.‘너는 큰 재목이 안 되니까 기술을 배워 밥벌이나 하면 돼, 아님 넌 내 자식이니까 더 큰 일을 해야 해’ 등 부모나 선생님들의 수많은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우리 아이들의 꿈을 빼앗고 있는지도 모른다.키 작은 무궁화 나무를 보며 이런 반성을 했다.‘내가 아이들이 더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을 잘라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사막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은행나무처럼 환경을 스스로 극복하라고 채찍질 하는 것은 아닌지.’오늘 산책 길에 무궁화를 만났다. 단심 무궁화(흰 바탕에 붉은 수술과 암술)다. 무궁화 나무가 키가 작은 것은 일제의 잔재라고 한다.일제는 민족의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무궁화 나무의 키를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강한 가지치기를 했다고 한다.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 등으로 한·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무궁화는 일제강점기 일본의 학정과 가지가 잘려지는 고통에도 온몸으로 잎을 피우고 꽃을 틔운 나라 꽃이다.무궁화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 지, 한·일 갈등에 있어서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가져야 할 지 무언의 답을 던지며 무더위에도 활짝 웃고 있다.

눈물 흘린 청년의 절규

눈물 흘린 청년의 절규 김창원독자여론부장“정권이 바뀌었는데 정부의 청년 대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한 청년이 울먹였다. 끝내 눈물을 흘린 이 청년의 절규에 국민들은 ‘마음의 눈물’을 흘렸다.지난 4월 초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참여연대, 소비자보호연맹 등 진보·보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다.이 청년은 눈물을 보이며 대통령에게 실질적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대통령과 정부에 현실적인 청년정책을 주문했다. 이를 본 많은 이들은 이 청년의 말에 공감했다.그는 정부의 단편적인 청년정책을 지적하며 말을 이어갔다. “청년문제는 사회이슈에 따라 때로는 비정규직 문제였다가 때로는 젠더(gender·성) 문제 정도로만 해석될 뿐,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해석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청년의 이 말은 정부가 청년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청년들의 고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암울하다 못해 절망에 빠져있다. 사회의 첫 발은 취업절벽이란 말까지 나오고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는 무관하게 취업을 선택해야 한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년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하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의 10명 중 3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당장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취업을 위한 시험을 준비하는 이는 71만4천명으로 비경제활동인구의 15.3%를 차지하고 있다. 취업시험 준비자의 수와 비율은 1년 전보다 각각 8만8천명, 2.2%포인트 늘었다고 한다. 이들 대다수는 공시족이다.청년들의 눈물을 두고 일부 기성세대들은 취업하려는 의지도 없고, 결혼은 생각도 안하고 쓸데없는 헛짓만 한다고 비난한다.청년들은 항변한다. “현실적으로 직장과 집만 있다면 당장 결혼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 가능성이 높고, 몇 해만 고생하면 전셋집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당장 연애도 하고 싶습니다. 직장 없이 월세 집에 사는 결혼 생활은 생각할 수도 없으니 포기할 수밖에 없지요”라고 말한다.기성세대 역시 요즘 청년들이 처한 상황에 있다면 비슷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처한 상황은 자신만이 알 수 있기 때문에서다.청년들이 암울해하는 부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맞벌이 신혼부부가 서울에서 전셋집을 마련하려면 28년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누군가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평생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결혼을 하고, 자신의 노후를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를 낳겠는가. 사정이 이러한데도 영상매체에서는 화려한 저택에서 젊은이가 자가용을 몰고 늘씬한 몸매의 미녀를 집에 바래다주는 화려한 장면이 수도 없이 나온다. 이를 바라보는 청년들은 자신의 삶이 구차하고 비루하다고 생각한다.결혼 전 임대료부담에 대한 청년들의 고민은 지난해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나타난다.국토연구원 ‘국토정책브리프’에 따르면 청년가구(가구주 연령 만 20~34세) 가운데 임대료부담과다 가구 규모는 26.3%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부담과다 가구는 임대료가 소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가구를 의미한다. 청년 4명 중 1명이 높은 임대료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이중 절반 이상인 69%가 월세를 내며 살고 있다.우리 청년들의 삶은 너무나 힘겹다. 취업을 하려면 다양한 스펙을 갖추어야 하며, 그 모든 것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직장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은 무시한 채, 눈높이를 낮추어 취직하라거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길이라고 아무리 외쳐 봐도 소용없다. 청년실업은 사회의 다이너마이트와 같다. 더 늦기 전에, 더 악화되기 전에 해결책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청년도 살고 국가도 산다. 이제 청년들의 눈물을 사회가 닦아주어야 한다.

교통오지 영양군, 국도 31호선 확장 요구

교통오지 영양군, 국도 31호선 확장 요구황태진북부본부장반딧불이의 고장, 국제밤하늘보호공원, 한글 최초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조지훈, 오일도, 이문열 등 근현대 작가들의 고향인 문향의 고장 등등 청정 자연 속에 문화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영양군.그러나 ‘고속도로·4차로·철로 등 3로가 없는 전국 유일의 육지 속의 교통섬’으로 남아 있어 도시와의 접근성으로 인해 문화관광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교통 오지 영양군이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영양과 청송을 연결하는 국도 31호선은 영양의 관문이지만 급커브 및 낙석, 2차선 노폭 협소, 선형 불량 등으로 운전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어 4차선 확장이 필요하다.영양군은 청송군 진보면 월전리~영양읍 서부리 구간 16㎞에 대한 4차선 확장공사를 정부에 건의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외면당했다.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도 확장돼야 하지만 경제성 논리 등에 막혀 진전이 없었다.특히 영양군이 국도 31호선 구간에 대해 국토부 등 관계 당국에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수차례 건의했지만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됐다.지난 2016년 1월 인근 지역인 청송을 지나가는 상주~영덕간 고속도로가 개통돼 이에 따른 접근성 향상 등이 기대됐다.하지만 영양읍 소재지와 고속도로 IC를 잇는 국도 31호선이 2차선에 불과해 동청송·영양 IC 진입에만 30분 이상 소요돼 변화된 교통환경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이를 타계하기 위해 수차례 국도 31호선 입암~영양 간 도로 선형개량을 건의했으나 교통량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정부 예비타당성에서 탈락했다.또 2016년 8월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도 반영되지 않았다.지난 2017년 1월 발표된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영천~영양~강원 양구를 잇는 남북 6축 고속도로)’ 계획에도 경제성 논리 등에 막혀 미반영됐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민들의 볼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정부는 경제성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영양군 주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국도 31호선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전국 지자체 중 4차선 도로가 없는 곳, 정부가 목표하는 30분 내 고속도로 진입 가능 구역 미포함 지역, 철도가 없는 곳으로 최악의 교통 소외지역이 영양군이다.군은 이 같은 지역의 열악한 교통 사정을 알리기 위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천여 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양군 도로망 의견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그 결과 주민 82%가 31번 국도 4차선 확·포장이 매우 시급하다고 답했다.군은 이를 바탕으로 최근 지역 간 불균형 해소와 교통여건이 열악한 낙후지역 연계 도로망 확충을 위해 국도 31호선 4차로 확장을 정부에 또 다시 건의했다.여기에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2조의 2에 따라 낙후도가 최하위인 지자체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국가의 특별 배려가 필요한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오도창 영양군수는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을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제시했다.임기 내 이를 실천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는가 하면 국회와 정부 부처를 오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오도창 군수는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영양군의 성장 돌파구 마련과 주민 소득증대 등을 위해서는 국도 31호선 확·포장사업이 절실하다”며 “정부가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중앙정부 및 관계부처는 아직도 경제성만 따진다.교통 인프라 구축은 경제적 타당성을 가지고 타 지역과 동일한 기준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 균형발전과 생존권 보장차원의 정책으로 판단돼야 한다.영양군은 전국 최고의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문화관광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 막힌 흐름을 뚫어 주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육지 속의 섬 교통오지인 영양군이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이 돼 ‘가고 싶은 영양, 머무르고 싶은 사통팔달 영양’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치맥도시 대구 ‘수제 맥주 산업’ 키워라

치맥페스티벌 시즌이 돌아왔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한여름밤 축제다. 최근 들어서는 매년 참가자가 100만 명을 넘는다. 2013년부터 시작됐으니 벌써 7회째다. 올해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두류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치맥축제도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대구에 치킨 프랜차이즈가 많다는 것이 페스티벌 개최에 유리한 조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치킨과 맥주의 조합’이 대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그러면 어떻게 치맥축제가 대구에서 싹을 틔웠을까.2013년 1회 페스티벌을 주관한 이수동 당시 한국식품발전협회장의 기억이다. 인터넷 카페 ‘맛따라 길따라’ 운영을 맡고 있던 협회 관계자가 2009년 소규모 치맥파티를 열었다. 모두 한껏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지역 축제로 발전시켜나가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는 것.---개최 승인 못받아 치맥축제 4년 기다려하지만 축제가 바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개최까지 꼬박 4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지역에 맥주 관련 산업이 없는데다 주취폭력 등 안전사고 위험요인이 많아 대구시가 승인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맥주 조달 문제의 물꼬를 터준 사람은 당시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이었다.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김 부시장이 중국 칭다오 맥주 페스티벌 관계자들을 소개해줘 후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축제 개최를 불과 4개월 앞두고 대구시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개막식 때 칭다오 측에서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후원과 함께 축하사절을 보내왔다.그러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 전국에 유사 축제기획이 잇따르고 있었다. 자칫 대구치맥의 특성이 퇴색되고 그저 그런 동네 축제로 전락하기 쉬운 상황이었다.서울에서는 하이트진로 치맥페스티벌이, 또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서는 센텀맥주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었다. 물론 이들 축제는 기업이 주최하는 행사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구치맥과는 경쟁상대가 되지 않았다.또 시민들이 온라인상에서 대구치맥의 행사내용과 규모를 널리 퍼트려 전국의 치맥 매니아들을 불러 모은 것이 유사축제 극복의 결정적 도움이었다.치맥축제는 대구의 도시홍보는 물론이고 경제적 파급영향, 관광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모두 호평을 받을 만큼 큰 성과를 거두었다.문제는 이제부터다. 일정규모 이상 커졌기 때문에 내실화가 중요하다. 치맥에 치킨은 있지만 지역 맥주가 없다는 지적이 아프게 와닿는다.---걸음마 단계 못벗어난 지역 수제맥주 산업맥주는 페스티벌의 중요한 한 축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매년 축제는 대형 맥주회사 위주로 짜여진다.수제 맥주는 지난 2014년 주세법이 바뀌며 날개를 달았다. 소규모 양조장(브루어리)이 만든 맥주의 유통이 이뤄지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시설기준이 완화되며 양조장 개설도 증가했다.현재 전국에는 수제맥주 브랜드가 120여 개나 된다. 그러나 대구에는 3개 뿐이다. 경북에는 문경과 안동 등에 양조장이 있다. 지역의 대부분 수제 맥주 판매업소에서는 다른 지역 양조장에 자신만의 레시피를 주고 맥주를 제조해 오거나 완제품을 구입해 파는 실정이다.수제맥주의 인기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대구가 수제맥주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전략을 시급히 짜야 한다. 이미 대구 김광석거리나 동성로 등에 가면 다양한 수제맥주가 매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시장성은 충분하다.지난 6월14~16일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대구 수제맥주 페스티벌이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어 8월 말에는 달성군 사문진 야외공연장에서 사문진 비어(BEER)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지역 업계에서는 수제맥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몇차례 회의도 열었다. 양조장, 판매·유통업체 대표, 관련학과 교수, 대구TP 관계자 등 23명이 참여하고 있다.수제 맥주는 도시의 이미지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대구치맥의 품격도 업그레이드 된다. 대구시가 치맥페스티벌을 한국을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계속 키워나가고 세계인을 불러들이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맥주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 기회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IB 고민

윤정혜교육문화체육부장IB.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e Baccalaureat). 스위스 비영리교육재단에서 운영 중인 국제인증 교육과정이다.6개월 넘게 설명을 듣고 또 들었지만 여전히 뜬구름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오죽할까. 불안감은 결국 사교육 의존으로 이어질 거라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누군가는 IB교육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비싸고 근사한 외제차를 수입한 거 같다고.IB의 교육철학과 과정, 취지 등은 대체로 타당하다. 순기능도 인정이 된다. 하지만 공교육 안에서 특권층이 생기고, 누군가는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될 거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이런 IB 교육을 도입하겠다고 전국이 떠들썩하다. 대구와 제주는 공식적으로 밝혔다. 충북교육청도 뛰어들 기세다. 얼마 전 교육감이 IB과정을 하고 있는 미국 학교를 다녀오고 난 뒤다. 서울이나 부산도 관심을 보인다. 세종시의 6개 초중고교에도 IB 시범학교 도입을 타진한다는 소식이 들린다.어렵지만 IB를 풀어보면 이렇다.‘역량 교육을 바탕으로 개념 이해와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으로 설명된다. ‘토론논술형 교육과정’으로 요약되고, 창의성과 역량을 높이는 과정쯤으로도 이해된다. 평가는 객관식이나 단답형이 아닌 학생의 생각을 쓰도록 하는 주관식이라는 점도 지금과 다르다.암기위주 학습에서 벗어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평가 예시만 봐도 그렇다.수능 국어의 경우, 토끼전의 일부를 지문으로 제시한 뒤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혹은 ‘1~5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정도로 문제가 나온다.하지만 IB ‘언어와 문학’에서는 이렇다. ‘모든 사람들처럼 문학가도 상반되는 가치관을 가질 수 있고 이러한 가치관이 작품 속에 나타난다. 적어도 2명 이상 문학가가 상반되는 가치관을 그들 작품 속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서술하고 어느 입장에 동의하는지 논하라.’문학 작품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통찰력, 학습자의 논리와 생각이 분명해야 가능한 답변이다. 그래서 IB 고교과정 수료는 꽤 까다롭다.교육 당국의 고민이나 우려도 여기에 있다.초·중 과정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 차원에서 시범·후보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문제는 고교학위과정, 즉 IB디플로마다.2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IB 고교학위과정은 까다롭다. 과목별로 심화된 과정의 적정 점수를 얻어야 한다. 2개 과목은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IB기관에서 요구하는 인증 점수를 얻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대구외국어고등학교가 첫 인증 대상 학교로 예상되기도 한다.특목고, 자사고 등을 중심으로 또 다른 영재교육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외고, 제주국제학교, 자사고인 충남 삼성고 등 이미 IB과정을 하고 있는 학교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부모 경제력에 따라 교육력이 달라지는 지금 현실에서 IB교육이 공교육 속 또 다른 양극화를 부추기지 않을지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IB관련 3차례 토론회를 열어 낸 결론도 사교육 추가 유발이나 교육 양극화 초래에 대한 걱정이다.사교육 우려에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IB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지만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부모나 학생 입장에서 불안함은 클 수밖에 없다. 포털사이트에서 IB만 검색해도 학습지나 입시전문 사설기관의 홍보가 쏟아진다. IB학원이 생기지 않으리란 장담도 할 수 없다.교육과정 변화 요구는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함을 해소하는 것도 당국의 역할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누군가 말한 값비싼 외제차를 수입한 게 아닌 근사한 차를 만드는 토양 형성이 되도록 말이다.

나약한 TK의 정치력 복원 서둘러야

정치를 보면 대구·경북(TK)이 온통 먹구름에 쌓여있다.희망의 빛이 사그라들고 미래 삶을 위한 청사진들이 모두 시커멓게 보이는 요즘이다.대구 뮤지컬 페스티벌, 경북지역의 각종 축제한마당이 곳곳에서 벌어지며 시·도민들의 웃음이 온 전역을 휘감고 있는데도 썩 즐겁지 않은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웃어도 웃는게 아니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형국이다.대구경북시사종합지 잇츠가 조사한 지역언론인 10명 중 6명 정도가 지역을 떠나고 싶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이 모두는 정치가 실종상태인 탓이다.서민을 위한 정치가 그렇다.서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대구·경북민들은 아예 현 정부의 안중에도 없다는 듯 지역 패싱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더니 이제는 이미 끝난 국책사업인 신공항문제를 다시 싸집어내고 있다. 위기의 경제살리기는 안중에도 없는 모양새다.최근 지역 민심을 요동치게하며 또다시 최대 이슈로 등장한 총리실의 김해공항 검증 결정은 곧바로 가덕도 신공항행을 예고하면서 현 정부 여당의 속셈을 엿보게 한다.이들은 10년 100년의 장기집권을 위한 표퓰리즘 정책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지역간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대구와 경북은 아랑곳 없다. 정부와 여당은 이미 TK를 버렸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내년 TK 총선은 어차피 한국당 몫이 자명하기에 TK를 포기하더라도 65석이라는 배 이상의 의석을 갖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의 PK만 승리하면 영남권은 압승이라는 속내도 보인다.이같은 민주당의 행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지난 총선에서 어렵게 보수심장 TK의 변혁을 가져왔던 지역출신 민주당 김부겸 의원과 홍의락 의원이다.이들은 곧바로 자신의 당과 정부를 겨냥, 어처구니 없는 밀실정치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지만 당내의 공허한 목소리로 취급받고 있다.민주당내 확실한 지분과 원조부대가 없는 탓이다.급기야 홍의락 의원은 강력 반발 목소리를 낸지 하루도 안돼 총리실 검증 합의문이 만들어진 계기가 시장·도지사가 통합신공항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동남권 신공항에 관여하지 않기로 양해한 때문 아니냐며 시·도지사의 입장표명을 강하게 몰아붙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여당 의원으로서 그동안 지역에 뚜렸한 선물하나 가져다 주지 못한 상황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신공항 문제와 관련,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비아냥어린 비판도 제기된다.여당 출신 대구 의원들의 힘(?)의 한계가 느껴지는 대목이다.그렇다고 TK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 대한 기대치도 높지 않다.한국당 자체가 전면전을 불사하고 신공항 행을 막아주진 못하기 때문이다.답답한 TK 한국당 의원들만 연일 지역단체장들들 배제한 채 그들만의 부·울·경 단체장들간 합의문은 무효라고 울부짖고 총리실 검토자체의 백지화와 이를 강행하려는 정부여당의 행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히고 있을 뿐이다.500만 시도민들이 팔을 걷어붙히고 대규모 결사항쟁 의지를 보이지 않는한 이들만의 목소리 역시 시간이 흐르면 힘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한마디로 TK 여야 정치권의 현 주소는 힘없고 나약한 정치력속에 분열정치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각종 현안에 지역정치권이 하나된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지역 광역 단체장들도 강하게 시도민을 리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최근 지역정가에 나돌고 있다.이제라도 지역민들의 하나된 마음을 모으는 총체적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신공항 문제 해결이 신호탄이 될 수도 있고 내년 총선에서의 변화와 혁신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500만 시도민들의 속내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며 희망을 안겨 줄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역 대표 정치인도 빨리 만들어 내야 한다.TK의 하나된 강한 정치력의 복원도 함께.

침체일로 지역경제, 돌파구 찾아야

#지난 4월 셔터가 굳게 내려진 금속가공 공장 안에서 업체 대표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일감이 줄면서 대출과 인건비를 비롯한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직원 월급은 물론 식당 밥값도 갚지 못했다.#지난 3월에는 자동차 부품 가공업을 하던 B씨가 자신의 공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씨가 남긴 유서에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 받아야 할 돈은 못 받고, 빚은 계속 늘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힘들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B씨는 납품 대금 3천만 원을 받지 못해 자금난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대구지역 한 공단에서는 최근 두 달 새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영세업체 사장이 3명이나 된다.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와 장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 제조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돌파구가 없다는 게 더욱 암울할 따름이다.올 1분기 가동률은 69.5%로 10년 만에 70%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총생산액이 전년보다 2천500억 원 이상이 감소했고 종업원 수도 5만2천821명으로 334명 줄어 영세성이 심화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 여건이 나빠진 가운데 수출과 내수마저 악화된 게 주원인이다.한때 우리나라 제3의 도시였던 대구의 경제 위상이 해가 갈수록 추락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26년째 전국 꼴찌인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에다 수출액의 비중은 1%대로 떨어졌고 사업체당 평균 매출액도 최하위 수준이다. 2017년 기준 GRDP는 50조7천960억 원으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9%에 그쳤다. 대구 GRDP의 전국 비중은 1987년 4.5%를 차지했지만 1997년 3.8%, 2007년 3.3% 등 매년 줄어들어 이제는 3%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1인당 GRDP는 2천60만5천 원으로 전국 평균의 61.1%, 전국 1위인 울산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경북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북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구미산업단지 내 근로자가 4년 만에 1만2천여 명이나 줄었다고 한다. 대기업 생산라인이 해외 또는 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진 게 주원인인데 지난 2월 구미산단 근로자 수가 8만9천997명으로 9만 명선이 무너진 것이다. 공장 가동률도 지난 연말 56.5%까지 떨어졌고, 수출도 2013년 367억 달러 이후 계속 줄어 지난해 259억 달러에 머물렀다.이처럼 구미를 비롯해 포항과 경주 등 산업단지가 있는 도시 경쟁력 추락으로 경북도의 지방세 체납액이 증가세다. 2018년 말 기준 경북도 지방세 체납액은 1천87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지방세체납액은 2017년도에 비해 평균 8.5% 줄었지만 경북은 오히려 11%나 늘어낫다. 대기업의 이탈과 최근 SK하이닉스 반도체 유치까지 실패한 구미는 체납액이 382억 원으로 경북에서 가장 많다. 포항은 308억 원, 경주가 267억 원으로 3개 도시 체납액이 경북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지방세 가운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자동차세만 보더라도 구미가 119억 원으로 가장 많다. 구미에 이어 자동차부품과 철강업이 주력인 경주와 포항의 경기도 지진 피해 등으로 악화일로에 있다. 경북도는 지역 경제를 이끄는 산업도시들의 추락이 심각해짐에 따라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청하고 있지만 메아리 없는 함성이다.이렇듯 추락하고 있는 지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저부가가치 중심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서 신성장동력 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정책을 펴되 기존의 전통산업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조화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너무 원론적이다.문제는 앞으로도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장기적인 국내경기 침체와 투자 감소,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겹겹이 싸여있는 악재들은 우리 사회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임이 분명하다. 이제는 진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신호인 셈이다. 정부는 물론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경제 정책 전반을 되돌아보고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없는지, 또 보완책은 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1년이나 남은 총선만을 바라보며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는 정치권 역시 실종된 정치를 시급히 복원해 민생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도자와 여론

지도자와 여론김창원독자여론부장여론조사에 누구나 일희일비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전체 모집단에서 작은 수의 표본을 추출해 표본값을 통해 모집단의 견해나 여론을 추정한다. 거의 매주 발표되는 정당지지도나 국정 관련 여론 조사의 모집단은 전체 국민이다. 여론조사기관은 가지고 있는 DB에 저장되어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고, 조사에 응답한 응답자의 데이터를 통계 처리해 주어진 설문에 대한 모집단의 여론을 추정한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기관이 가지고 있는 표본 집단 데이터베이스가 얼마나 모집단과 유사한지가 신뢰를 담보한다고 말한다. 전화를 걸었을 때 응답률은 10%보다 훨씬 낮다.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응답률 기준을 20% 이상으로 높인다면 조사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기관은 한 군데도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래서 여론조사란 어떤 추세나 경향을 짐작할 수 있는 참고 자료는 될 수 있겠지만 무조건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거의 매주 나오는 여론 조사 결과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국민과 정부가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것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다. 이 게시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현 정부가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동시에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곳에 질문을 올렸다고 무조건 답하는 것은 아니다. 30일 기준으로 20만 명 이상의 추천 청원이 있는 것만 답을 한다. 일리있고 일면 수긍이 되는 청원도 많지만 20만 명 이상이 청원한 현 여당과 야당 해산 건이나 대통령 탄핵 청원 같은 것은 누가 봐도 정상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국민청원 게시판의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악용될 때는 참으로 난처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보면 “이웃의 여론을 조사하고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하는 것이 미친 짓인 것처럼 대중의 여론을 조사하고 정치라는 신체에 처방을 내리는 것은 불합리하다”라고 한 플라톤의 말이나 “모세가 이집트에서 여론조사를 했더라면 얼마나 멀리 갈 수 있었을까?”라고 한 트루먼 대통령의 말에 공감을 하게 된다. 정치든 기업이든 지도자는 일시적이고 변덕스러운 다수 대중의 요구에 지나치게 민감해서는 안 된다. 레이건 대통령도 “내가 가끔 궁금해하는 것은 ‘만약 모세가 십계명을 미국 의회에서 처리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말했다. 여론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지나치게 민감하면 장기적이고 영속적인 가치를 가지는 일을 추진할 수가 없다.트루먼 대통령은 “비관주의자는 기회를 난국으로 만드는 사람이며, 낙관주의자는 난국을 기회로 만드는 사람이다”라고 말을 했다. 남의 말과 주위 여론에 신경 쓰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소심한 비관론자들이 많다.우리는 여론을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큰길을 향해 걸어가는 지도자를 갈망한다. 기업이든 정치든 트루먼 대통령이 남긴 말들을 한 번 귀 기울여 보면 많은 도움 된다. 그는 “대통령의 직무를 수행한다는 것은 호랑이를 타는 것과 같다. 호랑이는 계속해서 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잡아먹힌다. 대통령은 끝없이 사건을 처리한다.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사건이 곧 대통령을 처리한다. 결코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항상 큰 계획은 수정할 수 있지만 작은 계획은 결코 확대할 수 없다. 나는 자잘한 계획에는 생각을 집중하지 않는다. 우리가 지금 앞일을 결코 예견할 수 없는 중대한 국면에 대처할 만한 큰 계획에 생각을 집중한다.”라고 말했다. 이윤재, 이종준의 ‘말 콘서트’에 정리되어 있는 내용이다.“모든 독서가가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지도자는 독서가임에 틀림없다. 나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유머감각이 없다면 누구도 이 자리에 있지 못할 것이다”라고 한 그의 말이 유난히 와 닿은 요즘이다. 우리는 늘 공부하면서도 유머 감각이 있는 지도자, 분노와 경계보다는 관대하면서도 여유로운 표정을 한 지도자를 보고 싶어한다.

안동, 여왕과 앤드루 왕자

더운 날의 연속이다.봄을 좀 더 만끽하면 좋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올봄은 꽤 만족한다.누군가는 짧은 봄이 소리없이 왔다가 간 것을 보며 “억울하다”고 했지만 그래도 올해는 제대로 봄을 만끽한 것 같기 때문이다.지난 4월 초 부산, 창원, 서울, 대구에 사는 여고 동창 15명이 경주에 모였다. 애초 계획된 남원행을 경주로 돌린 것이다.50대 중반에 접어든 동창들은 이제 남편보다 친구들이 더 좋은 듯 한달음에 달려왔다.골프를 하는 친구들은 새벽부터 달렸고 경주의 봄에 좀 일찍 취하려는 친구들은 하루 전에 내려오기도 했다.역시 경주는 실망시키지 않았다.보문 호수는 풍부한 수량을 자랑했고 형형색색 불빛을 받은 벚꽃은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다.경주벚꽃마라톤 대회 참가 선수들을 보며 중년의 여인들은 여고생이라도 되는 양, 박수에 고함까지 지르며 깔깔거리며 응원하고 보문호 주변을 밤낮 걸었다.황리단길은 젊음의 거리 그 자체였다. 10대~20대가 주를 이뤘고 차량과 인파가 넘쳐 적응이 어려울 정도였다. 친구들은 “나이 든 증거”라며 각성을 촉구했다.어두운 밤, 보도자료에서만 만났던 동궁과 월지, 월정교는 별다른 세계였다. 어둠을 밝히는 조명에 눈앞에 드러난 풍경에 감탄하면서 사진 찍기에 바빴다.무사히 동궁과 월지를 보고 나오는 입구에서 경북도청에서 근무하는 모 과장도 만났다. 내가 여고 친구들과 왔다고 하니 그는 동기들과의 부부 동반 모임으로 왔다고 했다.서로 일행이 있어 길게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관광’을 모토로 한 도정에 꽤 신경을 쓰고 있구나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형제들과의 여름 휴가는 해외가 아니면 주로 지리산 계곡으로 간다.그런 형제들이 지난해 여름, 휴가를 안동으로 왔다. 나의 근무지가 안동으로 된 것을 핑계로 어찌 살고 있나 살필 겸 투어에 나선 것이다.베이스캠프가 집에 차려졌지만 바쁘다는 것을 핑계로 관광 스케줄을 짜지 않았다. 굳이 스케줄을 잡지 않아도 될 만큼 볼거리 제공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7월 초 강렬한 햇살 아래 하회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본 형제들은 거의 녹초가 됐다. 나이가 예순에서 일흔 초반이었으니 당연했다. 이튿날 일정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옥신각신 끝에 봉정사를 추천하니 형제들은 “봉정사는 뭐가 좋은데?”라며 시험했다. “남아 있는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극락전이 있고 엘리자베스 여왕이 다녀갔고 얼마 전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고 읊었더니 “그라모 가보자”며 집을 나섰다.그렇게 간 봉정사 관광에서 일이 났다. 대통령 부부를 만난 것이다. 호불호(好不好)를 떠나 평범한 일상을 사는 국민이 국정 최고 책임자를 예고도 없이 만난 것은 하나의 사건이었다. 악수하고 사진도 찍고….대통령과 헤어진 이후?. 봉정사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형제들은 각기 봉정사 귀퉁이에 서서 다운 받은 사진을 친구나 동료, 자식들에게 보내기 바빴고 그들과 소통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여행에 생기가 돌았다. 이후 발걸음은 임청각으로 향했다.경북에는 삼국통일 이룬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 조선 500년의 기반인 유교문화의 메카 안동이 있다. 임청각에서 보듯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 정신도 깊다. 산업화의 상징인 포항과 구미가 있다.더 말할 것도 없이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역사유적지구, 하회마을과 양동마을, 봉정사 등 세계문화유산은 세계적인 자랑이다.10여 년 전 프랑스 파리 여행 후 터키 이스탄불로 향하는 관광버스 차창 밖을 보며 “조상이 빛나려면 후손을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오늘 영국 앤드루 왕자가 안동에 와서 20년 전 어머니 엘리자베스 여왕이 다녀간 길을 더듬는다고 한다. 참 기쁜 날이다. 다시 한번 안동, 아니 경북의 문화유산이 빛을 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왕자의 방문이 평범한 일상을 사는 우리에게 즐거운 사건으로 기록되길 바란다.

나쁜 엄마, 나쁜 어른

신승남중부본부 부장“아이가 상처를 많이 받았나봐요, 학교를 그만두려고 해요.”어느 날, 그리 친하진 않지만 알고 지내던 사람이 걱정 어린 마음으로 고민을 털어놓았다.오지랖인줄 알면서도 붙잡아 놓고 걱정이 뭐냐고 물었다.조금 망설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 하루 전 친구와 다투다 한 대 때렸는데 그만 형사사건이 됐다는 것이다.그녀는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냈다.사건 배당 서류다. 상해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고개를 푹 떨군 아이 엄마는 한 숨을 쉬며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용돈을 넉넉하게 줄 형편이 되지 않아 아들에게 늘 미안했는데 친구에게 빌려줘야 한다며 용돈을 가불해 달라는 아들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고 한다.그렇게 한 달 용돈을 가불한 아들은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고 아들 친구가 돈을 갚지 않고 자꾸 미루며 비아냥거려 한 대 때린 것이 친구의 고막을 다치게 했다는 것이다.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어가던 아이 엄마는 전후사정이야 어떻든 폭력을 행사한 것 자체로 잘못이라고 했다.화를 참지 못해 친구를 때린 아이를 혼냈다고 한다.하지만 이들 모자의 시련은 이때부터다.아들 친구의 엄마가 아들을 상행혐의로 고소하며 합의를 종용했기 때문이다.당장 합의를 하지 않으면 17살이 된 아들이 전과자가 될지도 모르는 상항에 처했다.놀라 달려간 경찰서에서 아들 친구의 엄마를 만났다.이유야 어찌됐던 미안한 마음을 전했지만 친구의 엄마라는 사람은 다짜고짜 합의금으로 500만 원을 달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생각 좀 해보고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아들 친구 엄마는 막무가내였다.형편이 어려우니 300만 원에 합의를 보자고 사정했지만 500만 원이 아니면 절대 합의를 볼 수 없으며 합의가 안 되면 학교에 알려 학폭으로 처벌받게 하겠다는 것이다.합의금을 구할 수 없어 결국 아이의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아이는 그만 풀이 죽었다. 친구와 다툰 일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것도 무서웠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엄마를 볼 면목이 없었다.더 이상 학업을 계속할 용기도 나지 않았다.학폭이 열리면 자신이 나쁜 아이로 알려지고 친구는 물론, 선생님들로부터 손가락질당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결국 합의가 되지 않자 피해 학생 엄마는 학교측에 학폭으로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중학교때 공부를 꽤 잘했지만 엄마의 짐을 덜기 위해 공고를 선택했던 아이는 결국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입학 성적이 좋아 가을쯤 학교에서 보내주는 해외 견학의 꿈도 접었다.담임 선생님과 엄마가 자퇴만은 하지 말라고 설득했다.여기까지가 아이 엄마가 털어놓은 이야기다. 아이 엄마는 중간 중간 눈물을 훔쳤다.이야기를 듣고 나서 아이를 설득할 방법이 있는지 찾아봤다.마침 경찰서에 청소년을 상담하고 선도하는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곳을 소개해주기로 했지만 아이는 거절했다.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폭행을 저지른 자신을 자책하고 자신 때문에 죄인이 된 엄마에게 미안하다며 결국 자퇴했다.특히 친구끼리 다툰 일을 사건으로 만들고 합의금을 요구하는 친구 엄마에게 더 이상 엄마와 자신이 휘둘리는 것이 싫었다.아이는 엄마에게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며 정규 고교과정을 포기했다.필자가 폭력을 미화하려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자라는 아이들끼리 다툰 일을 형사사건으로 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었을까.물론, 맞은 아이의 부모 입장은 속도 상하고 화가 날만도 하다.어떤 방식으로라도 보상받고 싶기도 할 터이다.하지만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하다는 생각을 못한 점은 아쉽다.이 피해자 엄마는 자신의 아이가 치료를 받고 멀쩡히 나았는데도 아들의 친구를 처벌해 달라고 경찰이며 학교에 요구했다고 한다.어른답지 못했다.아이들이 싸우면 말리고, 친하게 지내라고 다독이는게 어른의 할 일이다.또 남의 자식보다 내 자식에게는 잘못이 없었는지 확인하고 교육을 하는 것이 먼저였다.그게 부모고 어른이다.요즘 우리나라에 또 다른 예비군이 있다고 한다. 엄마 부대다.아들이 군대에 입대하면 같이 군 생활하는 것 처럼 행동하고 간섭하는 엄마들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자식에 대한 집착과 빗나간 사랑은 사회를 건강하게 하지 못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내 자식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는데 걸림돌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