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의 혁신은 언제오나

보수텃밭 TK(대구·경북)의 혁신은 언제올까? 역대 총선시기만 되면 읊조려야 되는 희망의 메시지다.내년 총선 4개월을 앞두고 있는 현재의 보수 중심 자유한국당의 현 주소는 예전과 전혀 달라진 것 없다.되레 총선을 앞두고 민심이 한국당쪽으로 쏠리면서 오는 TK 한국당의 자신감, 자만심만 가득찬 모양새다.대권을 넘겨준 철저한 자기 반성은 뒤로 두고 “나만 살면 된다”는 TK 한국당 의원들만 바라보다 보면 정치권에 대한 희망을 버린 채 자포하기 하는 시민들이 또 다시 늘까 우려스럽다.조국 사태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이 올 한해 내내 TK(대구·경북)정치권을 집어삼킨 채 벌써 달력도 한장밖에 남지 않았다.올 한해 정치권을 회고하는 지역민들의 속내는 한마디로 새카맣게 탔을 것이다.여야간 치고 받는 막장드라마에 답답증만 가중시켜 온 탓이다. 내년 4월 총선의 경자년 쥐띠 새해가 다가오고 있지만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TK 정치권의 혁신과 개혁의 신호탄이 아직 울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지역 정치권의 혁신은 무엇보다 막장드라마를 가져온 20대 국회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는 의원들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한국당 공천과 관련, 당의 공천 컷오프 규정에 앞서 스스로 총선 불출마라는 대승적 결단을 보이는 의원의 대표적 지역이 TK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최근 언론과의 퇴임 인터뷰를 통해 “공천에서 몇 %를 물갈이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핵심은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국민을 감동시킬 희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7대 공천 땐 30여 명이 불출마 선언했다”고 덧붙였다.현재 보수텃밭 TK 한국당의원은 단 한명도 없는데다 통틀어 6명에 불과한 한국당 의원들의 총선 불출마와 비견되는 얘기다.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위원장도 대구지역 친박계 현역 의원들을 겨냥해 “20대 총선에서 ‘진박공천’ 혜택을 본 분들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연일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김 전 위원장의 주장은 한마디로 이들의 총선 불출마 없이는 한국당의 공천 혁신은 없다는 것이다.“진박으로 당선된 의원들이 하나같이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때 입도 뻥긋하지 못한 사람들이고 이분들이 대구를 대표하는 한 대구는 보수꼴통이요 적폐세력이라는 오명을 계속 안고 살아야 한다”는게 김 전 위원장의 주장이다.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단식이후 일성으로 ‘읍참마속’을 강조했다.황 대표의 친정체제 강화라는 일부 비난도 있지만 당직을 재편하고 강력한 협상력과 투쟁력을 지닌 새로운 원내대표 진용으로 뭔가 옹골 찬 기세를 보이려고 노력 중이다.그동안 최측근으로 불리던 TK 일부 친박계 의원들과의 거리도 띄워놓고 있다.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당장 한국당 공천 과정에서 TK 의원들을 향한 ‘읍참마속’의 진가를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정가 일각에서도 황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TK 친박계 일부 의원들의 희생의미가 담긴 총선 불출마 선언이 내년 초를 전 후 해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컷오프를 당하기에 앞서 대승적 결단을 통한 정치인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는 얘기다.대승적 결단은 비단 TK 한국당 의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험지 동구을 출마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변혁의 리더인 4선 유승민 의원도 해당된다.죽음의 계곡을 넘어 당당히 대구의 아들로서 대구의 벽을 넘을 것이라는 유 의원에 대한 일부 보수 민심은 유 의원의 장렬한 전사보다는 보수회생을 위한 대승적 자기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듯 하다.한국당과의 보수대통합을 통해 보수회생의 깃발을 쳐 들고 전국을 누비는 유 의원을 보고 싶다는 목소리도 크다. 보수통합 과정에서 탄핵의 강은 넘겠지만 대구의 아들로 다시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역 어른(?)들의 통큰 표심은 아직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21대 총선 만큼은 유 의원이 통크게 물러서야 한다는 정가 일각의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한국당의 공천정국은 빨라야 새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통합의 시그널도 이 때쯤 울릴 것이다.그전인 올 연말부터 TK 한국당 의원들의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총선 불출마라는 자기 희생의 종이 크게 울리길 기대해 본다.민심은 계속 반성해야 할 그들의 희생을 옥죌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진짜 교육개혁을 하라

“결전의 날이네요.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저녁, 교육담당때 알고 지낸 몇몇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이들과도 터놓고 알고 지낸 지가 꽤 된 사이다. 수험생 아이들과 통화하고 싶었지만 혹시 부담이 될 까봐 접었다.“내가 뭐 한 게 있나요. 00(딸 이름)가 고생했죠.”학부모들의 한결같은 대답에 겸손이 묻어났다. 그러나 이들 학부모들이 그 딸 한 명을 위해 태어날 때부터 기울인 정성을 들어 잘 알고 있다. 조기 영어교육에서부터 초·중·고교 선택과 사교육까지. 그들의 노력은 먹고 살기에 바빴던 보통의 우리 부모 세대에게는 어려운 일이다.통화가 끝날 즈음 한 분은 “입시가 자꾸 잔머리를 굴리게 한다. 6군데나 내놓은 수시에 내일 친 수능 성적에 따라 면접을 보러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하니….”‘수능을 예상보다 잘 쳤다고 생각되면 수시 면접을 가지 말고 정시를 노리고, 반대의 경우라면 수시 면접에 적극 대응하라’는 입시전문가들의 입시 전략 조언을 수도 없이 들어왔을 텐데, 막상 닥치니 그 또한 쉽지 않은 결단인가 싶었다.교육부가 지난 7일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조만간 대학입시 개선방안도 내놓는다고 한다.고교서열화 해소는 자사고·외고·국제고를 폐지하고 오는 2025년까지 일반고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른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는 학생 맞춤형 교육을 중심에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체계가 제시됐다. 물론 여기에는 교원의 전문성 향상 방안, 그리고 교육환경 개선도 포함됐다.기자가 볼 때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다.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은 고무적이다. 그 중에서도 중학교 3학년 2학기, 고교 1학년 1학기의 경우, ‘진로집중학기제’ 등을 통해 맞춤형 진로 및 학업설계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개별 학습기록의 내실화를 위해 주요 교과부터 단계적으로 학생부 세부특기사항 기록 의무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두겠다는 것으로 맞다.특히 학습능력, 적성에 따라 과목선택권을 확대하고 영어·수학 공통과목을 실용 수학이나 영어 또는 기초 수학이나 영어로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맞춤형 교육을 하는 것으로 그러하다.그러나 외고·자사고·국제고 폐지는 틀렸다. 학부모·학생의 학교 선택의 자유를 축소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선택의 자유는 소중한 가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공·사립으로 선택의 자유가 미미하게 작용한다. 대부분 학교 선택은 곧 주거지와 연계되는 정도다.고교 단계에서부터는 자신의 진로와 연관된 학교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 고교서열화 문제 때문에 이를 폐지한다고 하지만 이는 제도보다는 운용의 문제다. 자신의 능력과 진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학교는 많을수록 좋다. 그렇게 선택된 다양한 학교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잠재력을 키우는 맞춤형 교육이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사실 고교서열화보다 더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은 학교 내에서 학생들을 줄 세우는 등수와 등급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보자. 왜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습능력이 등수로 매겨져야 하고 대학 진학과정에서는 등급으로 매겨져야 하나. 이건 인권침해이자 인간 존엄에 대한 훼손이다. 왜 고교는 학생들을 등급화해 대학에 공손하게 바치나.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AI 시대, 개개인의 창의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대다. 자신들 손으로 키운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우고, 등급을 매겨 대학 문턱에서 헉헉거리게 하는 이 잔인한 현실은 바로잡아야 한다.고교 졸업생의 80%가 대학 진학을 하는 상황에서 국가가 대학에서 공부할 만한 능력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특정한 날에 줄세워 주는 시험도 없어져야 한다. 대학도 고교나 국가가 금 그어주는 학생들을 수월하게 받을 것이 아니라 건학이념에 맞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학생 선발권 요구해야 한다. 더 이상 초·중등 교육을 왜곡시켜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인간 존중, 학교 선택과 학생 선발의 자유가 이뤄지는 진짜 교육개혁을 해야 한다.

‘대통령 임기 반환점에 즈음하여’

최근 대한민국의 정치적 상황과 사회적 현상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조국 사태’로 국민들은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갈라져 심각한 ‘분열’과 ‘갈등’의 현상을 빚었다.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로 진정국면에 접어들긴 했지만, 국민 정서는 여전히 마그마를 품고 있는 활화산과 같은 형세다.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위기감’이 존재하고 있다.이런저런 사정으로 국민의 마음은 불편하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분야도 온전치 않으니 걱정이다.지난 9일로 문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아섰다. 이즈음에 문 대통령의 ‘지난 2년 반’을 한번 짚어 보자.문 대통령은 2년반 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오늘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당시 가까운 지인은 “나는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우리나라 대통령이 됐으니, 국정을 잘 이끌어 갈 것으로 생각하고, 최대한 지지해주려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대통령 취임초 80%가 넘는 지지율을 보더라도, 당시 대다수 국민은 이런 소망과 기대감을 가졌을 것이다.하지만 2년반이 지난 지금, 그 기대와 희망은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임기초 ‘적폐 청산’과 ‘대북정책’을 기치로 내세우며 높은 지지율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절반의 임기를 지나면서 북한과의 관계도 냉랭해졌다.작년 2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조성됐던 평화 무드는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노딜’로 인해 남북 관계도 급속도로 냉각됐다.무엇보다도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국민 분열’이다.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 사태를 기반으로 온 국민의 정서가 찬반 ‘적대감’으로 맞서 나라가 두갈래로 찢어졌다.민심은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로 갈라졌다. 마치 조선시대의 ‘사색당파’가 재현된 것 같다.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도 절반 이하 수준으로 폭락했다. ‘조국 사태’로 인한 국민들은 분노는 전국으로 확산됐다.정치문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총제척 위기’다. 청와대의 오판과 실기는 국정위기를 증폭시키고, 적과 동지의 이분법으로 나누어 상대방을 궤멸시키려는 ‘적대 정치’가 펼쳐지고 있다.외교는 한반도 주변의 상황이 역대 어느 정권때 보다 불안하다. 국민들은 ‘맹탕 외교’라며 불안해 한다.최고의 우방국인 미국과의 ‘동맹’은 파손돼 회복되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이웃나라인 일본과의 극한대립 상태도 큰 문제다. 양국의 경제문제로 파급되면서 결국 국민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북한과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때 김정은과 대화를 나누며 한반도에 전쟁이 사라진 평화무드가 조성되는가? 하는 기대감이 높았다.하지만 요즘 북한은 태도가 돌변했다. 욕설을 퍼붓고, 연일 미사일을 펑펑 쏘아대며 ‘불바다’ 위협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중국과 러시아 등 우리나라를 향한 주변국의 태도도 심상찮다.사태가 이러한데도 정부는 북한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하다. 과감한 군축과 한미 연합훈련 마져도 줄줄이 취소하는 등 무너지는 국방과 안보현실에 국민들은 불안하다.경제는 어떤가? 국민들은 “IMF때 보다도 더욱 살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일자리 정부’를 기치로 내세우며 청와대에 설치했던 ‘일자리 상황판’도 언제부터인가 슬거머니 사라졌다.대통령 취임직 후 ‘비정규직 제로’를 외치며 근로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지만, 최근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 근로자가 작년에 비해 87만 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문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만에 ‘탈원전’을 선언했다. 미국에서조차 ‘안전하다’고 인정했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만든 원전을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다”며 원전산업을 붕괴시켰다.이제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남은 2년 반’이 되길 기대한다.문대통령이 공언했던 것처럼 ‘공정한 세상’ ‘더불어 잘사는 세상’,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공영하는 살기좋은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주기를 소망한다.가장은 한 가족의 대표이며, 대통령은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SNS 예의 갖춰야

신승남중부본부 부장 SNS 예의 갖춰야언젠가부터 자주 하던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 밴드를 끊었다. 자제하고 있다.처음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가입하고 기사로는 다할 수 없는 마음을 가끔 풀어내곤 했다.그렇게 하고 나면 따라붙는 반응이 재미있었다. 시원하다, 잘했다는 격려나 이렇게 글을 써도 괜찮겠냐는 우려의 댓글이 달렸다.그러던 중 문뜩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지금 SNS에 올리는 글이 ‘내 감정의 찌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남들에게 그대로 내비치는 것이 잘하는 일인지 되돌아봤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소소한 이야기만을 올렸다. 여행지와 음식 등을 소개했다.그것도 금방 시들해졌다. 가족과 함께 한 여행기인데 아내와 훌쩍 자란 아이들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준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요즘은 글을 올리는 것은 자제하고 가끔 ‘눈팅’ 하는 정도로 SNS를 활용하고 있다. 직업상 혹시 모를 정보를 놓칠까 싶어서다.하지만 최근엔 이마저도 하지 않는다. 내년 총선이 다가와서인지 정치 관련 게시물이 너무 많아서다. 물론, 상업용 광고물이 넘쳐나는 것도 한 이유다. 아마도 정치적 게시물이 많은 것은 총선이 임박했기 때문일 것이다.현재 SNS 공간에서는 좌·우, 여·야 지지자들의 총성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특정정당을 비호하거나, 비난한다. 그것도 떼를 지어 다니며 누군가를 물어뜯는다. 상대를 이해하거나 배려하려는 생각은 찾아볼 수 없다. 오진 자신의 생각만이 옳고 이에 반대하는 이들의 생각은 틀렸다라고 한다.구미지역 한 초선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생각과 분노를 그대로 여과없이 표현한다.상대당의 국회의원을 보란 듯이 원색적인 단어로 비난하고 조롱한다. 그의 글에 당원들인지 지지자인지 모를 이들이 같이 동조한다. 그리고 잘한다고 칭찬한다. 누구는 그를 관종이라 말한다.물론,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SNS공간이 아닌 개방된 환경에서도 당사자를 그렇게 원색적으로 비난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면 예의 없다는 소리를 들을 각오를 한 후에 해야 할 것이다. 말에는 품격이 있기 때문이다.그럼 글에는 품격이 없어도 될까? 아니다.글에도 품격이 있다. 말뿐만 아니라 글에도 품격이 있어야 상대를 설득하기 쉽다.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말이 있다.인물을 고르는 네 가지 조건으로 신수와 말씨, 글, 판단력을 일컫는 말이다.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SNS에서 상대방을 비난하는 글을 많이 쓴 이들이 들으면 보수적이고 고루한 생각이라고 할 지 모른다.하지만 아쉽게도 이는 아직 우리사회에서 사람들을 평가하는 기준이며,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을 평가하는 객관적 기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좀전에 예를 든 시의원의 글을 읽으면 품격이 느껴지지 않는다.그의 글은 너무 적나라해서 마치 칼을 품고 있는 것 같다.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그런데 그 밑에 달리는 댓글은 그를 칭찬하는 글 일색이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하지만 누구하나 그의 이런 말투, 또는 글투를 충고하는 이가 없다.왜일까? 만약 누군가가 이를 지적하면 그 또한 이들의 표적이 된다는 것이 불보듯 뻔해서다. 그는 이미 자신의 글에 칼을 품고 있다고 암시한 상태며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혹시나 그 칼에 베일까 싶어 말이나 글을 섞기 보단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해서다.SNS이용이 활발해지면서 게시물이나 댓글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어떤 이는 SNS의 글과 댓글을 쓰레기라거나 감정의 배설물이라고 한다.자신이 느끼는 지금 감정 그대로를 여과없이 모두 드러내는 것, 즉 자신의 민낯을 다 까발리는 것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사이다’일 수 있겠지만 생각이 다르거나, 별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불편을 준다.최근 언론·출판에 의한 명예훼손보다 SNS나 인터넷 댓글을 통한 명예훼손이 늘고 있다. 연예인에 대한 악성 댓글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 언쟁을 벌이다 고소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SNS상에 올리는 글은 좀 더 생각을 하고 올려야 한다. 특히 상대를 비판하거나 다른 이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언젠가 내가 남겼던 SNS상의 많은 글들이 날카로운 칼이 되어 되돌아 오지 않도록 더욱 신중해야 한다.

정치와 불쏘시개

정치와 불쏘시개김창원독자여론부장유명인의 말은 회자된다. 화자가 좋은 사람이던지 나쁜 사람이던지 상관치 않는다. 지난주(1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정국을 흔든 조국 사태는 일단락됐다. 조 전 장관은 사퇴에 앞서 불쏘시개라는 말을 남겼다.불쏘시개는 불을 붙이기 위한 매개체로 쉽게 불을 붙일 수 있는 물질에 먼저 불을 놓아 나무에 옮겨 붙도록 하는 방법으로 화력이 센 마른 나뭇가지나 장작에 불을 옮겨 붙이기 위해 먼저 태우는 물건이다.불쏘시개가 정치에도 적용되는 모양세다. 물론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만 조 장관의 사퇴 이후 정치권은 검찰개혁과 연동형 비례제 도입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처리를 두고 연일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이 불쏘시개 역할을 했는지는 두고 볼일이다.조 전 장관의 불쏘시개는 중요한 일이 잘 될 수 있도록 먼저 필요한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자신이 검찰개혁을 위해 역할을 했고 자신의 그런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의미로 읽힌다. 불쏘시개에 먼저 불을 붙여 조금씩 불을 키워나가는 것처럼 작을 불꽃을 먼저 일으켜 큰 불이 나게 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조국 장관은 자신이 검찰개혁의 불쏘시개였다고 강조한다. 과연 그럴까. 자신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거짓과 위선과 불공정을 폭로하는 불쏘시개였다는 점을 알고 있을까. 온 국민이 보수와 진보 두 진영으로 나뉘어 심각한 분열을 불러온 불쏘시개가 자신이었다는 것은 모른 체 하는 걸까. 문재인 대통령도 조 장관의 사퇴에 대해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하지 않았나. 자신이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로서의 자격이 있었는지는 돌아보지 않은 걸까.장관 지명과 임명 그리고 사퇴를 거치는 2개월 동안 그를 둘러싼 논란은 대한민국의 에너지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경제도, 외교도, 안보도 실종됐다. 국론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양분됐고 국회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마저 ‘조국 사태’가 휩쓸었다. 그동안 기업경기는 더 얼어붙었고 소비심리도 더 차갑게 얼어붙었다. 지난 1년새 금융사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자영업자가 28%나 증가했는데도 민생은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을 중심으로 곡소리가 이어져도 돌아보는 정치사회지도자는 없었다. 공정한 경쟁과 정당한 결과가 상식이 되는 사회를 바라며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청년들이 좌절해도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조국 장관은 사퇴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갈등을 봉합하고 소통과 화합에 나서야 할 때다. 정치권도 국론통합에 나서야 한다. 국민들이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져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들의 말은 보기에 따라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다. 조국 전 장관과 가족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와 법원의 판단이다. 국민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없는 죄를 만들라는 게 아니다.그동안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가 사라져 좌절과 상처를 겪은 청년들을 위해서라도 남은 과제는 명확하다. 제기되었던 수많은 의혹에 대한 시시비비를 엄정하게 밝히는 것이다. 더 이상 특권과 반칙, 편법이 통하는 사회는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할 것 아닌가.조국 전 장관과 가족에 대한 수사가 차질없이 진행되어야 검찰개혁이라는 과제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는 갈라졌던 국론분열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조 장관 사퇴가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국론통합의 불쏘시개에 불을 지피는 게 순서다. 막말에 갈등만 일으키는 한국정치를 개혁할 불쏘시개에도 불을 붙여야 한다.총선이 6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민생을 보듬는 불쏘시개는 누가 될 것인가를 주시하고 있다. 빚내서 빚을 갚는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주는 불씨에 불을 붙이는 불쏘시개 역할은 누가 해줄지 지켜보고 있다.

인간과 자연 동식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순간

인간과 자연 동식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순간황태진북부본부장파괴되고 흐트러진 생태계 균형을 찾기위해 자연을 복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특히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멸종위기종복원센터 건립은 단순히 종의 복원을 떠나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관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고 있다.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종복원센터가 개원 1주년을 맞이했다.영양군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종복원센터는 2015년 5월 영양읍 대천리 255만4천337㎡ 부지에 건축면적 1만6029㎡, 사업비 764억 원을 투입해 지난해 8월 준공했다.국내 최대 규모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증식 복원사업을 담당할 전문연구기관으로 멸종위기종 보전 지휘본부를 맡아 종 보전정책에 대한 협업과 조정 등 통합관리를 담당한다.센터에는 대륙사슴, 스라소니 같은 멸종위기에 처한 대형 야생 동물 서식 환경을 고려해 실내·외 사육장, 방사장, 적응훈련장, 맹금류 활강연습장 등 자연 적응시설이 마련됐고, 멸종위기종에 대한 복원·증식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실험시설도 운영하고 있다.현재 국내에서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총 267종이며, 이 중 멸종위기가 임박한 1급 생물은 60종이다.센터는 우선 환경부가 수립한 ‘멸종위기생물 증식·복원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멸종위기에 처한 43종을 국외에서 들여오거나 국내에서 개체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특히 1970년 후반 축산농가에서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개체 수가 감소해 이미 멸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똥구리, 일제강점기 때 녹용 채취 등으로 남획돼 절멸한 대륙사슴(꽃사슴)을 몽골과 러시아에서 수입해 이 중 20종에 대해 복원사업을 추진한다.지난 5월에는 인천 송도 9공구 매립지에서 구조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검은머리갈매기 알 40개 중 인공 부화 및 육추에 성공한 31마리에서 선별된 15마리를 인천 송도에서 야생으로 방사했다.또 8월에는 증식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금개구리 600마리를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 수생식물원에 방사했다.환경부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올해 7~8월 두 차례에 걸쳐 소똥구리 200마리를 몽골에서 들여와 증식 연구에 착수했다.소똥구리는 1970년대 이전 우리나라에 쉽게 볼 수 있었던 곤충이었다.그러나 1971년 이후 공식적인 발견 기록이 없고 1998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멸종위기 동·식물 목록인 적색목록상 ‘지역절멸(RE)’로 기재됐다.센터 측은 소똥구리 증식 연구를 통해 개체 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면 적합한 서식지를 찾아내 복원사업을 진행한다.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여울마자·황새·수달·나도풍란과 2급인 양비둘기·참달팽이·금개구리 등 7종의 복원사업도 진행 중이다.저어새 등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 9종과 식물 3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렁이와 남생이 복원사업도 한다.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은 2017년 기준으로 총 267종이다.이 가운데 시급성과 복원 가능성을 고려해 25종이 ‘우선 복원 대상종’으로 현재 복원 중인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64종이 ‘복원 대상종’에 포함됐다.25종 가운데 증식·복원 진행 중인 대상은 반달가슴곰, 산양, 여우, 수달, 저어새, 황새, 따오기 등 7종이다.종이 많을수록 유전자원은 더 풍부해진다.지금까지 인간은 편의를 위해 자연과 서식하는 동·식물의 공간을 침범해 같이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과 대립으로 일관해왔다.동·식물 복원이 마땅한 책무임에도 개발논리에 사로잡혀 있다가 뒤늦게나마 위협받고 있는 생태환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연을 살리고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멸종위기 종복원센터 건립은 단순히 종의 복원을 떠나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관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고 있다.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보전에 있어서 인간과 자연 그리고 동식물이 공존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개발이 아닌 보존도 우리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을 영양군에 건립된 국립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꼭 전해주길 기대해 본다.

수시 양날의 검

며칠 전 동네미용실에 다녀왔다. 한 중년여성이 헤어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간간이 들려오는 그들의 대화는 각종 부동산 이야기로 꽃을 피우더니 교육문제로 옮겨 붙었다.“요즘엔 대입 원서를 학교에서 쓰지 않는다. 학종은 전략이 필요해 외부 전문가에게 돈을 내고 원서를 맡겨야 하는데 작년 고3 아들의 수시 원서를 맡겼더니 서울 3개 대학 중 2개에 합격했다. 수시원서만 쓰는 전문가는 뭐라도 달랐다” ….그러면서 아니나 다를까. 조국 법무부 장관 딸 이야기로 이어졌다.“있는 사람들은 저들 알아서 상장도 만들고 인턴도 했다가 논문도 쓰는 세상이다. 부모가 스펙을 만들어주고 좋은 대학까지 보내지 않느냐. 차라리 예전처럼 수능으로 대학가는 게 가장 공평한거 아니냐” 등등의 이야기에 서로 공감하는 모습이다.토론은 정시 확대를 바라는 의견으로 마무리됐다. 공부시켜 대학 보내는 게 가장 공정하다는 이야기다.그들만의 생각일까. 많은 학부모들이 저들의 이야기처럼 차라리 정시로 대학을 보내야 한다고 외치진 않을까.‘조국사태’로 시작된 학종 논란이 정시 확대로 옮겨붙고 있다. 정치권에선 특별전형과 수시를 폐지하고 수능으로 학생을 선발토록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까지 발의됐다.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정시 확대로 이어지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여론을 등에 업고 함께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정시라는 제도는 수능 성적으로 학생들을 1등부터 줄 세워 성적대로 잘라낸다. 오지선다형 문제를 가장 잘 푼 학생에게 ‘수재’라는 수식을 붙인다. 100점 맞은 학생은 인재가 되고 문제를 많이 틀린 학생은 낙제의 덫에 빠진다.학교 교육도 많은 문제를 맞히는데 초점을 두게 된다. 문제를 잘 푸는 요령을 익히고 갖가지 유형에서 도출될 수 있는 답을 찾아내는 숙련된 문제푸는 기술자를 만든다는 표현까지 나온다.정시는 사교육을 많이 받는 학생에게 유리하다. 재수생들이 정시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 책상에 오래 붙어 많은 내용을 외우고 제한된 시간에 얼마나 문제를 잘 푸느냐의 승부로까지 비약되기도 한다.입시 결과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우리가 바라는 교육이 과연 이러한가.아이들의 창의력과 잠재력은 정시 틀 속에서는 꺼내볼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다양성이 인정되고 가치나 비전을 따져보기에도 버거운 게 현실이다. 이런 문제로 수시제도가 나왔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아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수시가 특권층의 편법이나 권력에 활용되면서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조국사태’로 확인했다. 대다수 평범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느끼는 박탈감 또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정시로 돌아갈 수는 없다.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김진경 의장도 이런말을 했다. “학종도 문제 있지만 수능은 오지선다형으로 미래 역량을 측정할 수 없고, 재수·삼수나 돈을 들이면 점수를 따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고. 수능 중심의 정시 확대 여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다.대통령이 대입 제도 개선을 주문하고 교육부는 공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입시제도를 손보고 있다. 학종 비율이 높은 대학의 입시 실태도 들여보는 중이다.‘부모 힘으로 자녀 입시나 채용 결과가 부정하게 바뀌는 일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말처럼 어릴적 암기력과 비싼 학원이나 과외로 아이들을 문제 잘 푸는 기술자로 만드는 대입 제도로의 회귀 또한 용납해서는 안된다.입시 제도 개선이 공정성 담보에 갖혀 ‘쉬운 길’로 가지 않길 바란다.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 비전과 철학에 따른 제도 보완의 길이 나오길 바라는 바다. 입시 제도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교육 방식이 달라진다는 분명한 사실을 기억하면서.

한국당 달라져야 한다

한국당 달라져야 한다 조국이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을 집어삼켰다.추석 연휴가 끝난 이후에도 대구 범어네거리 아침 풍경은 '조국은 유죄다. 조국 장관 임명철회하라'는 현수막을 휘두른 자유한국당 정순천 대구수성갑 당협위원장과 당원들의 시위가 이어질 정도로 조국 정쟁은 계속되고 있다.‘조국같은 놈’ ‘조국보다 못한 놈’이 최상의 욕이 될 정도다.대구경북(TK)은 특히 조국에게 장관을 붙이지 못할 정도로 분노의 민심으로 가득 차 있다.가슴속에 남은 공정 정의 평등을 몽땅 불살라버린 조국의 위선에 대한 울분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이제는 조국을 넘어 임명권을 부여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심판론으로 옮겨붙고 있다.심판 시기는 7개월 남은 내년 총선이다.하지만 막상 총선을 깊숙히 들여다 보면 과연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게 대 참패를 안겨 줄 것인지가 의문시 된다.현 집권 여당의 행보가 너무나 당당하기 때문이다.조국 사태로 들끓은 민심에 아랑곳 없이 제 갈길만 가는 수순이다.분명 총선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문 대통령은 커녕 민주당 의원조차 한마디 유감 표명조차 없다.자신감의 발로인지 너무 뻔뻔스런 당당함인지 알 수 없다.혹자는 그들의 이면엔 40%대의 결집된 지지율이 있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놓았다.지금 당장 총선이 치러지더라도 TK 등 영남권을 제외하곤 40%대의 지지율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압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남북평화무드를 통해 그들은 서울 수도권을 포함 40%대의 지지율로 압승한 적이 있다.서울 25개 구청장 중 24개를 석권했고 서울시의원 110석 중 106석을 진보진영이 가져갔다.그들의 진보진영 지지자들만 잘 다독거리면 민주당 정권은 10년이고 100년이고 간다는게 그들의 셈법인 것 같다.반면 조국 사태로 대 반전의 기회를 잡은 제1 야당 한국당의 지지율을 보면 기가찬다.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민주당을 따라 잡지 못한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민주당은 싫지만 한국당도 만만찮다는 의미의 지지율로 보인다.그렇다고 한국당에 와야 할 민주당 반감 지지층들이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으로 쏠리진 않는다. 대다수 중도 무당층으로 향해 있다.실제 여론조사업체 칸타코리아가 S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26명을 상대로 실시해 지난 12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현재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8.5%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무당층이 급증하는 추세다.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면 반사이익으로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야 하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소폭 오름세에 그쳤다.한국당이 문(?)과 민주당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중도외연 확장은 필연적임을 보여주는 수치다.한국당은 연일 장외집회와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와 서명운동 등으로 경제외교안보 등 현 정권의 무능함을 성토하고 있지만 그들의 굳건한 40%대 지지율을 무너뜨리진 못하고 있다.이를 위해선 한국당은 민주당과 같은 ‘습자지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일부 정치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철저하고 세밀한 전략의 반만이라도 한국당이 따라했으면 벌써 전세는 역전됐을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맹공을 퍼붓다가 어쩌다 한 막말에 발목을 잡히고 민주당의 물귀신 작전에 한국당의 무능이 드러나는 그동안의 헛 공세를 버려야 한다는 얘기다.때마침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추석이전과 이후는 달라질 것이라는 발언을 최근 내놓았다.추석 이후의 한국당은 중도외연과 보수진영을 대결집으로 40%대의 민주당은 이길 수 있는 전략과 행동을 보여줄 것을 기대하는 언급이다.일례로 한국당은 TK를 뛰어넘어야 하고 한국당의 차기 대권 잠푱들은 모두 서울 수도권에서 장렬한 전사를 각오할 정도로 한국당 살리기에 뛰어 들어야 한다.내부총질을 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도 스물스물 대구가 위험하다며 TK 출마설을 흘리지 말아야 한다.한국당은 이들의 낙하산 전략 공천을 강행해선 안된다.TK 민심은 예전과 다르다. 그렇다고 진보진영쪽으로 쏠려 있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선거 때 마다 TK 민심은 속까지 모두다 털어놓았다. 수십년간 보수 심장의 의리(?)는 지켜왔고 또 한번 지킬 수 있다는 게 지역 정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국당은 달라져야 한다.

아직도 걸음마 수준인 지방의회

김종엽편집부국장 겸 제2사회부장“간담회 장소를 본인이 사전예약한 곳으로 하지 않았다고 ‘00 안 가면 알아서 해. 확 다 뒤집어 버릴 거야’, ‘내가 하라고 했으면 해야 될 거 아니냐’, ‘사무국 박살 낼 거야’ 등의 폭언에 치욕감과 모멸감을 느꼈습니다.”경찰서 조서 내용이 아니다. 기초의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한 지방의원이 동료 의원의 막말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발언이다.우리나라 기초의회가 태동한 지 벌써 28년째다. 모든 기초를 세우는 나이 이립(而立) 즉 ‘서른 살’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립은 논어의 ‘三十而立’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가정과 사회에 모든 기반을 닦는 시기로 자립을 앞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종합해 보면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올 들어 예천군의원 해외여행 추태를 시작으로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 표절과 막말, 돈 봉투 파문에다 CCTV 무단 열람과 감청까지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끌어가는 대구·경북 기초의원들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자립보다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수준이다. 시민들의 피로감은 커졌고 무용론에 이어 폐지론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달서구의회는 올 들어 간담회 식당 장소 선정 문제로 동료 의원에게 막말하다 입방아에 오른 데 이어 5분 발언 표절이라는 신조어도 낳았다. 표절이라면 흔히 책이나 논문표절을 말하는 데 기초의회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달서구의회 A의원은 지난 3월 같은 당 소속 수성구 의원의 5분 발언 내용을 사실상 그대로 베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한 시민단체가 수성구의회와 달서구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두 의원의 5분 발언을 대조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의원은 지난 7월27일 의회 윤리특위 위원장직을 사임했다.기초의원들의 잦은 일탈 역시 불신을 키우고 있다. 구미시의회 A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에 있는 한 경로당의 CCTV를 무단으로 열람하고 내용을 복사해 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해당 의원은 CCTV 시스템을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고발장이 접수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시의장은 아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건설업체가 구미시의 수의계약 공사를 따낸 사실이 드러나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자신의 주유소 인근에 특혜성 도로 개설과 지방선거 금품 제공 의혹으로 이미 의원 두 명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급기야 지난달 13일에는 여야 의원이 보조금을 심사하면서 심한 욕설을 내뱉는 모습이 생방송으로 고스란히 중계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황당할 따름이다.해외연수는 더욱 가관이다. 2019년 시작과 함께 예천군의원들의 해외연수 중 추태가 알려지면서 전국의 이목이 집중됐다. 9명의 의원 전원이 지난해 12월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캐나다에 해외연수를 떠났다. 한 의원은 가이드를 폭행하고, 한 의원은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를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두 의원은 제명됐다. 예천군민들은 당연히 분노했다. 해외연수 취소 및 연기 바람이 전국 기초의회로 확산됐다.이런 와중에 일부 의회는 자숙은커녕 꼼수 연수 및 끼워 넣기 해외연수를 진행해 비난을 자초했다. 북구의회 의원 4명은 해외연수 추태 파문 여진이 채 가라앉지도 않았던 지난 5월 10일간 유럽을 다녀왔다. 해외연수 심의조차 받지 않았다. 8명 이하의 의원이 해외연수를 할 경우 심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칙을 활용하는 꼼수를 동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칠곡군의회가 외부 단체의 외국방문에 의원들을 동행시키는 이른바 ‘끼워 넣기 해외연수’를 진행해 눈총을 샀다. 의원 2명이 의회 차원의 공식 연수가 아닌 지역 자원봉사단체의 태국 방문에 슬그머니 동행한 것이다.지방의원은 조례의 제정 및 개정·폐지, 자치단체 예산의 심의 확정 및 결산의 승인 같은 의결권과 행정사무감사와 행정사무조사를 통한 행정감사권을 통해서 자치단체를 견제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지방자치법도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지방의원 의무를 명문화했다. 결국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사는 지역의 일꾼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진정으로 지역과 지역민을 위해 일하는 참일꾼만이 지역 발전과 더불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울 수 있다.

조국과 촛불 드는 대학생들

대학입시 취재는 늘 긴장됐다. 전 국민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1990년 중반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과 성적표가 나올때 바짝 긴장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초·중반은 달랐다. 수시 전형비율이 점차 확대되면서 6월, 9월 모평이 중요해졌다. 실제 수능 당일은 물론 이듬해 서울대 합격자가 발표될 때까지 오롯이 긴장의 끈을 풀지 못했다.그때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곤 했다. ‘너 지금 대학을 간다면 인 서울(In seoul-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는 것)할 수 있겠나?’라는 물음이다. 대답은 금방 나왔다. ‘자신없다’고 말이다.참고로 기자는 84학번이다. 한번의 시험 성적과 체력장 점수를 합산해 대학을 지원했고 자기소개서도, 논술도 없었다. 면접에서는 지원동기와 대학생활에 대한 포부를 묻는게 고작이었다.그때도 지금처럼 수많은 전형의 수시와 논술, 사고력을 요구하는 대입이었다면 물론 선생님들은 무척 열심히 우리를 가르쳤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 공부만으로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없다는 것은 드라마 ‘스카이캐슬’처럼 어마무시한 사교육 시장이 확인해준다.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논란이 2주째 정치를 블랙홀로 빨아들이고 있다. 대통령도 아니고 장관 임명을 두고 이렇게 갈려 다투는 나라가 또 있을까.조 후보자는 야당과 보수 우파 언론의 파상 의혹 제기에 처음에는 “제도와 법적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곧이어 웅동학원과 사모펀드의 사회환원을 발표했다. 20대 젊은 대학생의 촛불 집회가 있은 주말에는 사실상 사과와 함께 “사회개혁을 향한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없다”며 지지층의 결집을 겨냥, 완주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싸움은 여야 청문회 협상과 대법원의 박근혜 국정농단 판결이 예정된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모양이다.논란 초반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를 두고 내기를 거는 사람들이 많았다. “임명한다는데 장을 지진다”는 표현까지 듣기도 했다. 어차피 임명될 거 뭐 그리 관심둘 거 있냐는 냉소적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조 후보자 딸의 대입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달라졌다. 우리 국민의 역린, 즉 교육 문제를 건드렸다는 것이다.개인적으로 사모펀드 의혹에는 좀 놀랐다. 젊은 시절 남한 사회주의 혁명을 지향했던 조 후보자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고수들이 내밀하게 한다는 고수익기업투자 펀드인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다. 조 후보자라고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어떤 마음으로, 그것도 민정수석이라는 고위 공직자가 사모펀드를 했는지 진짜 궁금하다.‘외고-단국대-공주대-고려대-서울대 대학원-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 조후보자 딸의 대입 프로세스와 장학금 논란에서는 주변 고3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떠올랐다.교육기자 때 알게 된 이 딸들은 초·중학교 때 공부를 꽤 잘해 부모들은 딸의 명문대 진학에 공을 들였다. 고입때가 되자 한 명은 내신으로 승부를 걸고자 턱없이 하향 지원했다. 다른 한명은 그래도 부딪혀 보자며 정공법으로 공립 여고를 지원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나머지 한 명은 외고에 갔다. 이들이 부모의 탄탄한 경제력과 정보력, 네트워킹을 십분 활용한 조 후보자 딸의 대입 뉴스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장학금은 성적 우수자를 격려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의 면학을 독려하기 위해 준다는 것은 보편적 상식이다. 부모가 모두 대학 교수인 유급 위기 학생에게 면학을 독려하고자 장학금을 주었다는 것은 교수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그 장학금을 받아온 것을 개의치 않았다면 그 또한 정의와 공정을 외쳐온 조 후보자의 궤적과 많이 다르다.강한 자, 혹은 기득권자에게 앞서 친절하고 약한 자에게는 고약하게 대하는 모습을 볼때가 많다. 진리를 탐구한다는 대학에서 벌어진 그들만의 리그(친절을)를 보면서 평범한 흙수저들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가 정녕 없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아가 한창 취업과 미래를 품어야 할 대학생들이 장관 한명 때문에 촛불을 들어야 하는 현실은 더 안타깝다.

무궁화 단상

신승남 중부본부 부장포항 기청산 식물원에는 아주 특별한 관목 울타리가 있다. 잘 정리된 이 울타리는 은행나무 울타리다. 나무의 수명은 대략 100여 년이다. 늘씬하고 쑥쑥자라는 은행나무 가로수를 생각했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은행나무에 대한 선입견이다.100여 년이나 된 은행나무들이 촘촘하게 울타리를 이루고 있다. 키는 2m가 되지 않는다. 처음 이 은행나무를 보는 이들은 못믿겠다는 반응이다. 특히 잎을 모두 떨군 겨울에는 여느 은행나무와는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나무는 전세계 1과, 1속, 1종 만이다. 그래서 은행나무가 아닐 수가 없다.크고 웅장한 은행나무를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은행나무로 만든 울타리를 보여주면 놀랍고 신기해 한다. 하지만 난 이 은행나무 울타리가 신기하지도 반갑지도 않다. 은행나무가 은행나무 답지 않아서다.그럼 무궁화는 어떨까. 우리나라 꽃, 무궁화는 관목이다. 일반적으로 키는 1m 전후로 작고 아담한 수형에 제법 큰 꽃을 피운다.그래서 큰 무궁화나무를 만나면 그 아름드리 나무에 놀라고 감탄하게 된다. 금오산 잔디광장에 제법 키가 큰 무궁화나무 2그루 나란히 서 있다.줄기가 제법 굵은 이 무궁화나무는 오랜 세월만큼 주름진 옷을 입고 있다. 이렇게 오래되고 큰 무궁화나무를 보면 때가 끼고 보잘 것 없는 작은 나무라는 고정관념을 깨게 된다.오래된 나무에 큼직하고 화려한 꽃이 필때마다 참 한결같은 나무라는 생각을 한다. 유목일때나 성목이 되어서나 한결같이 크고 화려한 꽃을 피워내고 있으니 말이다.‘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무궁화는 애국가에도 당당히 등장하는 나라 꽃이다. 일제 강점기 많은 탄압과 억압에도 억척스럽게 지켜온 꽃이기도 하다.피고 지고 또 피어 100일 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큼직한 꽃송이는 벌과 나비들에게 먹음직한 잔치를 예고한다. 나무는 꽃을 피웠다고 모두 씨앗을 맺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유독 무궁화나무는 꽃을 피운 자리마다 씨앗을 맺는다.아마도 큰 꽃과 푸짐한 꽃가루로 많은 곤충들에게 풍성한 먹을 거리를 제공하고 그 덕에 가루받이를 잘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무궁화 꽃에는 꽃가루를 탐하는 개미가 많이 몰려든다.또 꺾꽂이로도 뿌리를 잘 내리는 무궁화는 어디서나 잘 자라는 까다롭지 않은 나무이다.전국 어디서나 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무궁화는 해마다 강전지로 나뭇가지를 잘라 키가 큰 나무를 보기 어렵다.무궁화 나무를 작은 키에 왜소한 형태로 키우는 것은 우리의 고정관념이다.생각해 보면 은행나무를 키우는 사람이나 무궁화나무를 키우는 사람이 나무를 어떻게 키울지 결정하고 오랜세월을 다듬어가는 것은 모두 비슷하다.큰 교목으로 키워서 튼튼한 목재로 사용하고 깊은 그늘을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아담한 관목으로 키워 울타리로 이용할 것인지 키우는 이의 의도와 목적이 나무의 크기와 쓰임을 결정한다.이는 순전히 나무를 키우는 사람의 생각이지 나무의 의지는 아니다. 나무에게도 제 나름대로의 타고 난 특성이 있다.아이들을 키우는 교육도 마찬가지다.‘너는 큰 재목이 안 되니까 기술을 배워 밥벌이나 하면 돼, 아님 넌 내 자식이니까 더 큰 일을 해야 해’ 등 부모나 선생님들의 수많은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우리 아이들의 꿈을 빼앗고 있는지도 모른다.키 작은 무궁화 나무를 보며 이런 반성을 했다.‘내가 아이들이 더 자랄 수 있는 가능성을 잘라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사막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은행나무처럼 환경을 스스로 극복하라고 채찍질 하는 것은 아닌지.’오늘 산책 길에 무궁화를 만났다. 단심 무궁화(흰 바탕에 붉은 수술과 암술)다. 무궁화 나무가 키가 작은 것은 일제의 잔재라고 한다.일제는 민족의 강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무궁화 나무의 키를 낮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강한 가지치기를 했다고 한다.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와 백색국가 제외 등으로 한·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무궁화는 일제강점기 일본의 학정과 가지가 잘려지는 고통에도 온몸으로 잎을 피우고 꽃을 틔운 나라 꽃이다.무궁화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 지, 한·일 갈등에 있어서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가져야 할 지 무언의 답을 던지며 무더위에도 활짝 웃고 있다.

눈물 흘린 청년의 절규

눈물 흘린 청년의 절규 김창원독자여론부장“정권이 바뀌었는데 정부의 청년 대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한 청년이 울먹였다. 끝내 눈물을 흘린 이 청년의 절규에 국민들은 ‘마음의 눈물’을 흘렸다.지난 4월 초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참여연대, 소비자보호연맹 등 진보·보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다.이 청년은 눈물을 보이며 대통령에게 실질적 청년정책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대통령과 정부에 현실적인 청년정책을 주문했다. 이를 본 많은 이들은 이 청년의 말에 공감했다.그는 정부의 단편적인 청년정책을 지적하며 말을 이어갔다. “청년문제는 사회이슈에 따라 때로는 비정규직 문제였다가 때로는 젠더(gender·성) 문제 정도로만 해석될 뿐,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해석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청년의 이 말은 정부가 청년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청년들의 고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암울하다 못해 절망에 빠져있다. 사회의 첫 발은 취업절벽이란 말까지 나오고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는 무관하게 취업을 선택해야 한다.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년이 보장되고 안정적인 직장을 선택하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의 10명 중 3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중 당장 구직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취업을 위한 시험을 준비하는 이는 71만4천명으로 비경제활동인구의 15.3%를 차지하고 있다. 취업시험 준비자의 수와 비율은 1년 전보다 각각 8만8천명, 2.2%포인트 늘었다고 한다. 이들 대다수는 공시족이다.청년들의 눈물을 두고 일부 기성세대들은 취업하려는 의지도 없고, 결혼은 생각도 안하고 쓸데없는 헛짓만 한다고 비난한다.청년들은 항변한다. “현실적으로 직장과 집만 있다면 당장 결혼하겠습니다.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 가능성이 높고, 몇 해만 고생하면 전셋집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당장 연애도 하고 싶습니다. 직장 없이 월세 집에 사는 결혼 생활은 생각할 수도 없으니 포기할 수밖에 없지요”라고 말한다.기성세대 역시 요즘 청년들이 처한 상황에 있다면 비슷한 행동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처한 상황은 자신만이 알 수 있기 때문에서다.청년들이 암울해하는 부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맞벌이 신혼부부가 서울에서 전셋집을 마련하려면 28년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누군가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평생 절대빈곤에서 벗어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결혼을 하고, 자신의 노후를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를 낳겠는가. 사정이 이러한데도 영상매체에서는 화려한 저택에서 젊은이가 자가용을 몰고 늘씬한 몸매의 미녀를 집에 바래다주는 화려한 장면이 수도 없이 나온다. 이를 바라보는 청년들은 자신의 삶이 구차하고 비루하다고 생각한다.결혼 전 임대료부담에 대한 청년들의 고민은 지난해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나타난다.국토연구원 ‘국토정책브리프’에 따르면 청년가구(가구주 연령 만 20~34세) 가운데 임대료부담과다 가구 규모는 26.3%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부담과다 가구는 임대료가 소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가구를 의미한다. 청년 4명 중 1명이 높은 임대료에 시달린다는 얘기다. 이중 절반 이상인 69%가 월세를 내며 살고 있다.우리 청년들의 삶은 너무나 힘겹다. 취업을 하려면 다양한 스펙을 갖추어야 하며, 그 모든 것을 갖추었다 할지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직장 취업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은 무시한 채, 눈높이를 낮추어 취직하라거나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길이라고 아무리 외쳐 봐도 소용없다. 청년실업은 사회의 다이너마이트와 같다. 더 늦기 전에, 더 악화되기 전에 해결책을 찾아 실행에 옮겨야 청년도 살고 국가도 산다. 이제 청년들의 눈물을 사회가 닦아주어야 한다.

교통오지 영양군, 국도 31호선 확장 요구

교통오지 영양군, 국도 31호선 확장 요구황태진북부본부장반딧불이의 고장, 국제밤하늘보호공원, 한글 최초의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조지훈, 오일도, 이문열 등 근현대 작가들의 고향인 문향의 고장 등등 청정 자연 속에 문화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영양군.그러나 ‘고속도로·4차로·철로 등 3로가 없는 전국 유일의 육지 속의 교통섬’으로 남아 있어 도시와의 접근성으로 인해 문화관광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교통 오지 영양군이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에 사활을 걸었다.영양과 청송을 연결하는 국도 31호선은 영양의 관문이지만 급커브 및 낙석, 2차선 노폭 협소, 선형 불량 등으로 운전자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어 4차선 확장이 필요하다.영양군은 청송군 진보면 월전리~영양읍 서부리 구간 16㎞에 대한 4차선 확장공사를 정부에 건의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그때마다 외면당했다.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도 확장돼야 하지만 경제성 논리 등에 막혀 진전이 없었다.특히 영양군이 국도 31호선 구간에 대해 국토부 등 관계 당국에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수차례 건의했지만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됐다.지난 2016년 1월 인근 지역인 청송을 지나가는 상주~영덕간 고속도로가 개통돼 이에 따른 접근성 향상 등이 기대됐다.하지만 영양읍 소재지와 고속도로 IC를 잇는 국도 31호선이 2차선에 불과해 동청송·영양 IC 진입에만 30분 이상 소요돼 변화된 교통환경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이를 타계하기 위해 수차례 국도 31호선 입암~영양 간 도로 선형개량을 건의했으나 교통량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정부 예비타당성에서 탈락했다.또 2016년 8월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도 반영되지 않았다.지난 2017년 1월 발표된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영천~영양~강원 양구를 잇는 남북 6축 고속도로)’ 계획에도 경제성 논리 등에 막혀 미반영됐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민들의 볼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정부는 경제성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낙후지역을 개발하는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영양군 주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국도 31호선 확장을 요구하고 있다.전국 지자체 중 4차선 도로가 없는 곳, 정부가 목표하는 30분 내 고속도로 진입 가능 구역 미포함 지역, 철도가 없는 곳으로 최악의 교통 소외지역이 영양군이다.군은 이 같은 지역의 열악한 교통 사정을 알리기 위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천여 명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양군 도로망 의견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그 결과 주민 82%가 31번 국도 4차선 확·포장이 매우 시급하다고 답했다.군은 이를 바탕으로 최근 지역 간 불균형 해소와 교통여건이 열악한 낙후지역 연계 도로망 확충을 위해 국도 31호선 4차로 확장을 정부에 또 다시 건의했다.여기에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2조의 2에 따라 낙후도가 최하위인 지자체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국가의 특별 배려가 필요한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오도창 영양군수는 국도 31호선 4차선 확장을 민선 7기 공약사업으로 제시했다.임기 내 이를 실천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는가 하면 국회와 정부 부처를 오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오도창 군수는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영양군의 성장 돌파구 마련과 주민 소득증대 등을 위해서는 국도 31호선 확·포장사업이 절실하다”며 “정부가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중앙정부 및 관계부처는 아직도 경제성만 따진다.교통 인프라 구축은 경제적 타당성을 가지고 타 지역과 동일한 기준 잣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국토 균형발전과 생존권 보장차원의 정책으로 판단돼야 한다.영양군은 전국 최고의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문화관광 중심지로의 도약을 위해 막힌 흐름을 뚫어 주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육지 속의 섬 교통오지인 영양군이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이 돼 ‘가고 싶은 영양, 머무르고 싶은 사통팔달 영양’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치맥도시 대구 ‘수제 맥주 산업’ 키워라

치맥페스티벌 시즌이 돌아왔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국내 최대 규모의 한여름밤 축제다. 최근 들어서는 매년 참가자가 100만 명을 넘는다. 2013년부터 시작됐으니 벌써 7회째다. 올해는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두류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치맥축제도 처음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대구에 치킨 프랜차이즈가 많다는 것이 페스티벌 개최에 유리한 조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치킨과 맥주의 조합’이 대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그러면 어떻게 치맥축제가 대구에서 싹을 틔웠을까.2013년 1회 페스티벌을 주관한 이수동 당시 한국식품발전협회장의 기억이다. 인터넷 카페 ‘맛따라 길따라’ 운영을 맡고 있던 협회 관계자가 2009년 소규모 치맥파티를 열었다. 모두 한껏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지역 축제로 발전시켜나가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놨다는 것.---개최 승인 못받아 치맥축제 4년 기다려하지만 축제가 바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개최까지 꼬박 4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다. 지역에 맥주 관련 산업이 없는데다 주취폭력 등 안전사고 위험요인이 많아 대구시가 승인을 내주지 않았기 때문.맥주 조달 문제의 물꼬를 터준 사람은 당시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이었다.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김 부시장이 중국 칭다오 맥주 페스티벌 관계자들을 소개해줘 후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축제 개최를 불과 4개월 앞두고 대구시의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개막식 때 칭다오 측에서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후원과 함께 축하사절을 보내왔다.그러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 전국에 유사 축제기획이 잇따르고 있었다. 자칫 대구치맥의 특성이 퇴색되고 그저 그런 동네 축제로 전락하기 쉬운 상황이었다.서울에서는 하이트진로 치맥페스티벌이, 또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서는 센텀맥주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었다. 물론 이들 축제는 기업이 주최하는 행사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대구치맥과는 경쟁상대가 되지 않았다.또 시민들이 온라인상에서 대구치맥의 행사내용과 규모를 널리 퍼트려 전국의 치맥 매니아들을 불러 모은 것이 유사축제 극복의 결정적 도움이었다.치맥축제는 대구의 도시홍보는 물론이고 경제적 파급영향, 관광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모두 호평을 받을 만큼 큰 성과를 거두었다.문제는 이제부터다. 일정규모 이상 커졌기 때문에 내실화가 중요하다. 치맥에 치킨은 있지만 지역 맥주가 없다는 지적이 아프게 와닿는다.---걸음마 단계 못벗어난 지역 수제맥주 산업맥주는 페스티벌의 중요한 한 축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매년 축제는 대형 맥주회사 위주로 짜여진다.수제 맥주는 지난 2014년 주세법이 바뀌며 날개를 달았다. 소규모 양조장(브루어리)이 만든 맥주의 유통이 이뤄지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시설기준이 완화되며 양조장 개설도 증가했다.현재 전국에는 수제맥주 브랜드가 120여 개나 된다. 그러나 대구에는 3개 뿐이다. 경북에는 문경과 안동 등에 양조장이 있다. 지역의 대부분 수제 맥주 판매업소에서는 다른 지역 양조장에 자신만의 레시피를 주고 맥주를 제조해 오거나 완제품을 구입해 파는 실정이다.수제맥주의 인기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대구가 수제맥주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전략을 시급히 짜야 한다. 이미 대구 김광석거리나 동성로 등에 가면 다양한 수제맥주가 매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시장성은 충분하다.지난 6월14~16일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대구 수제맥주 페스티벌이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어 8월 말에는 달성군 사문진 야외공연장에서 사문진 비어(BEER)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지역 업계에서는 수제맥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몇차례 회의도 열었다. 양조장, 판매·유통업체 대표, 관련학과 교수, 대구TP 관계자 등 23명이 참여하고 있다.수제 맥주는 도시의 이미지를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대구치맥의 품격도 업그레이드 된다. 대구시가 치맥페스티벌을 한국을 대표하는 여름 축제로 계속 키워나가고 세계인을 불러들이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맥주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 기회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IB 고민

윤정혜교육문화체육부장IB.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e Baccalaureat). 스위스 비영리교육재단에서 운영 중인 국제인증 교육과정이다.6개월 넘게 설명을 듣고 또 들었지만 여전히 뜬구름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학부모들은 오죽할까. 불안감은 결국 사교육 의존으로 이어질 거라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누군가는 IB교육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비싸고 근사한 외제차를 수입한 거 같다고.IB의 교육철학과 과정, 취지 등은 대체로 타당하다. 순기능도 인정이 된다. 하지만 공교육 안에서 특권층이 생기고, 누군가는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될 거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이런 IB 교육을 도입하겠다고 전국이 떠들썩하다. 대구와 제주는 공식적으로 밝혔다. 충북교육청도 뛰어들 기세다. 얼마 전 교육감이 IB과정을 하고 있는 미국 학교를 다녀오고 난 뒤다. 서울이나 부산도 관심을 보인다. 세종시의 6개 초중고교에도 IB 시범학교 도입을 타진한다는 소식이 들린다.어렵지만 IB를 풀어보면 이렇다.‘역량 교육을 바탕으로 개념 이해와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교육’으로 설명된다. ‘토론논술형 교육과정’으로 요약되고, 창의성과 역량을 높이는 과정쯤으로도 이해된다. 평가는 객관식이나 단답형이 아닌 학생의 생각을 쓰도록 하는 주관식이라는 점도 지금과 다르다.암기위주 학습에서 벗어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평가 예시만 봐도 그렇다.수능 국어의 경우, 토끼전의 일부를 지문으로 제시한 뒤 ‘윗글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혹은 ‘1~5번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정도로 문제가 나온다.하지만 IB ‘언어와 문학’에서는 이렇다. ‘모든 사람들처럼 문학가도 상반되는 가치관을 가질 수 있고 이러한 가치관이 작품 속에 나타난다. 적어도 2명 이상 문학가가 상반되는 가치관을 그들 작품 속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서술하고 어느 입장에 동의하는지 논하라.’문학 작품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통찰력, 학습자의 논리와 생각이 분명해야 가능한 답변이다. 그래서 IB 고교과정 수료는 꽤 까다롭다.교육 당국의 고민이나 우려도 여기에 있다.초·중 과정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 지역간 교육격차 해소 차원에서 시범·후보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문제는 고교학위과정, 즉 IB디플로마다.2년 과정으로 운영되는 IB 고교학위과정은 까다롭다. 과목별로 심화된 과정의 적정 점수를 얻어야 한다. 2개 과목은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 IB기관에서 요구하는 인증 점수를 얻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대구외국어고등학교가 첫 인증 대상 학교로 예상되기도 한다.특목고, 자사고 등을 중심으로 또 다른 영재교육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기외고, 제주국제학교, 자사고인 충남 삼성고 등 이미 IB과정을 하고 있는 학교의 면면만 봐도 그렇다.부모 경제력에 따라 교육력이 달라지는 지금 현실에서 IB교육이 공교육 속 또 다른 양극화를 부추기지 않을지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IB관련 3차례 토론회를 열어 낸 결론도 사교육 추가 유발이나 교육 양극화 초래에 대한 걱정이다.사교육 우려에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IB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지만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부모나 학생 입장에서 불안함은 클 수밖에 없다. 포털사이트에서 IB만 검색해도 학습지나 입시전문 사설기관의 홍보가 쏟아진다. IB학원이 생기지 않으리란 장담도 할 수 없다.교육과정 변화 요구는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함을 해소하는 것도 당국의 역할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누군가 말한 값비싼 외제차를 수입한 게 아닌 근사한 차를 만드는 토양 형성이 되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