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소멸, 발등에 불 떨어졌다

지방대 붕괴가 눈앞에 나타나고 있다. 학령 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학생 수는 줄고 재정난을 견디다 못한 지역 대학이 수도권으로 탈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도 비상이 걸렸다. 대학의 타지역 이전을 반대하며 막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가 일부 또는 전부를 타지역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 이사회는 최근 경주캠퍼스를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 내렸다. 그러면서 학제 개편 등 경쟁력 강화와 함께 학교 일부 또는 전부를 이전하는 장기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이에 주낙영 경주시장이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동국대 동문들과 경주시민들이 반대했다. 동국대 주변 상인들도 반발했다. 경주가 술렁댔다. 주 시장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이전 논의 중단을 촉구하고 논의 배경과 향후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한 시민들과 함께 이전 저지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1978년 설립한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그동안 5만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지역 인재 양성의 요람이다. 또한 동국대 의대와 한의대는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이 컸다. 학생과 교직원 수만 1만 명이다.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촌이 형성돼 지역 경제의 한몫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위상의 대학이 이전할 경우 지역 교육계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 지역민들이 이전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대학 측은 인구 감소와 사회적 수요 변화에 맞춰 대학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경주와 함께 발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전 문제는 대학 존립 문제와 맞닿아 있어 쉽게 숙지지 않을 전망이다.최근 발표한 경주 동국대의 정시모집 경쟁률은 3.89대 1로 영남권 4년제 대학 중 최고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전국 지방대의 평균 경쟁률은 2.7대 1을 기록했다. 3차례 원서를 낼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미달이다. 지방대 위기가 현실화되자 탈출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으로 보인다.대학의 수도권 이전은 지역 기반을 흔들 수 있다. 이미 일부 지역 대학 중에는 학생 유치가 비교적 쉬운 수도권에 분교를 설치, 운영해 오고 있던 터이다. 학생 유치 어려움을 겪던 고령의 가야대학교는 김해로 이전한 전례도 있다.타 대학들보다는 비교적 상황이 나은 형편인 경주 동국대의 이전 논의가 예사롭지 않다. 지방대 고사가 눈앞에 닥쳤다는 경고다. 교육부는 물론 지자체도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협동조합 택시, 불황 돌파 새로운 모델 되길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제도의 장점을 모은 ‘협동조합 택시’가 크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택시업계의 새로운 탈출구로 주목받으면서 협동조합 설립이 증가하고 있다. 협동조합 택시는 가입 기사들의 만족도가 높아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대구지역 협동조합 가입 택시는 1천100여 대(9개 조합)에 이른다. 전체 법인택시 4천400여 대 중 4분의 1이 협동조합 택시다. 지난 2016년 4월 ‘대구택시협동조합’이 100여 대의 택시로 출범한지 5년 만에 10배의 성장을 한 것이다.협동조합 택시는 지난 2015년 과도한 사납금, 열악한 근무여건 등 택시업계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 후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면서 조합 설립이 늘고 있다.협동조합 택시의 장점은 개인택시처럼 회사 운영비 절감분 등이 모두 기사에게 돌아가 일한 만큼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사고율도 낮아진다고 한다. 연료 구입, 보험료, 차량 정비 등은 법인택시와 같은 이점이 있다. 이들 사항은 협동조합에서 공동관리하게 돼 기사가 직접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2천만 원 가량의 현금 출자를 하고, 매달 일정액의 운영비를 내는 조건으로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운영비는 통상 40만~50만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조합원들이 법인택시에 있을 때보다 매월 30만~50만 원 정도의 수익이 늘어났다고 말한다.충분하지는 않겠지만 기사의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면 과속이나 난폭운전 등이 줄어들어 승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택시 협동조합 설립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은 새로운 시스템의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협동조합이 기사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면 시민에게도 좋고, 기사에게도 좋다. 말 그대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택시기사는 기피 직종이 된지 오래다. 수입이 적고 일이 힘든 때문이다. 그러나 택시는 시민의 발로써 없어서는 안될 교통수단이다.협동조합 택시는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 공익형 운영모델 개발, 종사자 교육 등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책 마련이 요구된다. 해외 성공 사례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초기 가입비용을 부담할 수 없어 가입 못하는 기사들을 위한 지원책도 강구됐으면 한다.새로운 제도가 시행착오를 겪어서는 안된다. 협동조합 택시가 지역 택시업계의 새로운 운영모델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검출 논란, 신속 규명을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환경단체와 원자력 학계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검출 소식에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결국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꾸려 검증에 나서기로 했다. 다시 불거진 원자력 안전 논란을 확실하게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최근 월성 원전 지하수 배수로 맨홀의 고인 물에서는 71만3천 베크렐/리터(㏃/ℓ)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는 원안위의 관리 기준인 4만㏃/ℓ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환경단체가 원전 주변 주민의 삼중수소 피폭을 우려하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이에 원자력 학계는 반론을 내놓았다. 원전에서 검출된 삼중수소의 방사선량이 많지 않으며 설령 삼중수소가 인체에 흡수되더라도 반감기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배출된다고 했다. 한 전문가는 월성원전 주민의 체내 삼중수소 피폭량이 바나나 6개를 먹었을 때의 피폭량과 같다고 분석했다. 삼중수소가 인체에 위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부적절한 비교’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신체 유해성 여부가 과장되지는 않았는지 전문가 조사를 통해 가릴 필요가 높아졌다.정치권도 부산하게 움직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주 현장을 찾은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의원 13명이 18일 월성원전을 방문했다. 삼중수소 검출 진상 파악에 나선 것이다. 이날 현장에는 감포읍발전위원회 등 주민 100여 명이 피켓을 들고 “탈원전 정당화를 위한 민주당의 왜곡 조작 언론 보도를 즉각 중단하라”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또 반대 측 주민들은 오염된 물로 사람이 살 수 없다며 이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원안위는 지난 17일 민간 전문가 등으로 조사단을 구성해 월성원전 조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방사능 괴담 수준의 자료가 발표돼 주민들을 불안케 해서는 곤란하다. 과학적 근거 없이 공포만 부풀리는 악성 뉴스를 퍼뜨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야당 일각에서는 검찰의 월성원전 폐기 수사를 희석시키려는 물타기용 가짜 뉴스라고 의심하는 있는 마당이다.한수원은 원전 시설 내에서 삼중수소의 지하수 누출 여부를 주도면밀하게 확인하고 공기나 빗물로 스며든 것인지, 원인을 찾아 밝혀야 한다. 원안위는 각계의 여론을 반영해 민간인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구성하고 결과를 공개, 논란을 잠재워야 할 것이다. 이참에 지진에 취약한 구조로 걸핏하면 안전 논란을 빚고 있는 월성원전의 안전 상태를 정밀 점검하고 태풍과 지진 등에 대한 안전 대책도 마련하길 바란다. 주민 불안을 하루빨리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시-정부 엇박자, 방역 신뢰 떨어뜨린다

대구시와 경주시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하루 만에 철회했다. 지역의 식당, 카페 등 일부 다중 이용시설의 매장 내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 연장하려다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돌아선 것이다.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다. 있어서는 안될 혼선이다. 지자체와 정부 간 혼선은 방역 대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또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관련 업계를 ‘희망고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정부는 지난 16일 다중 이용시설의 업종별 영업 규제와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다만 노래방, 헬스장 등 일부 시설에 대해서는 오후 9시까지 제한적으로 운영을 허용키로 했다.이날 대구시는 이 같은 방침에 더해 노래방 등 일부 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11시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또 중점관리시설에 포함된 유흥시설 5종 가운데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규제를 해제키로 했다.그러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17일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업종이나 지역 간 형평성 논란이 심해지고, 풍선효과로 인한 감염 확산의 위험성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중대본은 핵심 방역 조치는 지자체에서 조정할 수 없다는 공문을 내려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구시가 규제완화 방침을 급히 철회했다. 경주시도 유사한 소동을 겪었다.대구시와 경주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방침에 더해 자체적 완화조치를 취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성급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지자체와 정부 간 ‘사전협의를 했다, 안했다’는 시비도 일고 있다. 주민 입장에서는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다. 중대본이 발뺌할 만큼 제대로 된 협의없이 규제를 완화한 것이 문제다. 지금은 코로나로부터 주민과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충분한 사전 협의가 필요했다. 중대본이 “규제 완화가 지자체 권한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제지에 나선 것을 탓할 수 만도 없다.지난 주부터 전국의 신규 확진자 발생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확진자가 주기적으로 ‘늘었다, 줄었다’를 되풀이할 것이다. 언제든 다시 재확산할 가능성이 있다.코로나 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됐다. 그간 이번과 같은 혼선을 막을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이 없었다는 것이 의아하다. 유사 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시급하게 세세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 대이동이 예상되는 설 연휴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각심을 늦춰선 안된다.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좌고우면 말아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이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은 지난 14일 징역 20년·벌금 18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제 논란이 됐던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심에 달렸다. 사면 카드를 꺼내도 별문제가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반발하는 문 대통령의 극렬 지지층과 청와대 참모들의 여론 눈치 보기가 걸림돌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 통합과 결자해지 차원에서 과감하게 결단 내리길 바란다.정치권에서도 사면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사면론을 꺼내 사면론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11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이 확정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됨으로써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은 반성과 사과 없는 사면은 안 된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청와대는 국민 눈높이 얘기를 하며 역시 지지층의 눈치를 보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취임 2주년을 맞아 방송에 출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요구에 대해 “재판이 확정되기 않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 원칙적으로 말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다만 “내 전임자이기 때문에 내가 가장 가슴 아프고 부담도 크다”며 사면에 대한 의중을 보였다. 당시엔 아직 사면을 언급할 때가 아니라는 메시지로 읽혔다. 문 대통령도 상당히 마음의 짐이 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같은 달 “(전직 대통령)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이 됐다”며 당시 국민 통합을 위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 후 다시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당시는 여건이 무르익었었는데 지금은 아니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문재인 정권이 임기 말을 향해 달려가면서 극렬 지지층의 요구를 가볍게 넘겨듣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리고 두 전직 대통령의 반성과 사죄를 요구하는 것도 과한 주문이다. 끝까지 항복을 받아야겠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이들은 그동안 영어의 몸이 돼 치욕을 겪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보다 훨씬 오랜 기간 감옥살이도 했다. 이제 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판단, 결정할 일만 남았다.대통령이 판단할 때 국민 통합에 도움이 되고 코로나19 상황을 감안, 경제 회복과 국난극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고라도 결정해야 한다. 그게 국민 화합과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청량제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마시라. 18일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속 시원히 발표하길 바란다.

포스코, 어쩌다 중대재해법 첫 대상 거론되나

지역의 대표기업인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산업안전 관리가 극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노동청 특별감독 결과 일부 안전보건 관리자는 ‘유해·위험 요인을 평가하고, 작업 개시 전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안전 관련 기본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 또 제철소장 등 관리 감독자는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안전방재그룹 또는 현장 안전파트장에게 일임하는 등 안전보건관리가 전반적으로 소홀한 것으로 지적됐다.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지난 11일까지 포항제철소와 협력사 55곳을 대상으로 사업장 안전보건 특별감독을 실시했다. 근로감독관과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등 33명이 투입된 이번 특별감독에서는 총 331건의 법규위반 사항이 적발됐다.노동청은 사안이 엄중한 220건에 대해서는 포항제철소와 협력업체 5곳의 책임자와 법인을 형사입건키로 했다. 또 관리상 조치가 미흡한 111건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과태료는 총 3억700만 원이며 포항제철소 8천600만 원, 협력업체 2억2천100만 원이다.이번 노동청 특별감독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실시됐다. 적발된 주요 사항은 안전난간 미설치 등 추락방지 조치 미이행, 안전작업계획서 미작성, 화재감시자 미배치, 밀폐공간 작업자 안전보건교육 미준수 등이다. 모두 유사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사항들이다.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광주고용노동청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대한 특별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모두 744건이 적발됐다. 광양제철소 특별감독도 지난달 24일 발생한 폭발 사고로 3명이 숨진 뒤 실시됐다.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원·하청 산재 통합관리제’ 도입에 따라 정부가 지난해 처음 공개한 하청업체 사망사고 비중(2019년 기준)이 높은 11개 사업장에 포함되기도 했다.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5년간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에서 4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되면 첫 대상이 포스코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민의 자랑인 포스코가 중대재해법 적용대상으로 거론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뼈를 깎는 반성과 산재 재발방지 대책이 요구된다.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법은 기업에서 위험방지 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의 형사처벌을 강화한 법이다. 기업 규모별로 1~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다.근로자의 안전과 관련한 법적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법 이전에 가족의 배웅을 받고 출근한 근로자가 퇴근 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기업 경영자들의 의무다.

생존 기로에 선 지방대, 돌파구 있나

지방대 위기가 현실로 나타났다. 대학 입시 정시 경쟁률이 사실상 ‘미달’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가장 큰 요인이다. 미달학과가 속출한 대학들은 정원 채우기에 비상이 걸렸다. 대학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피 말리는 살아남기 경쟁이 불가피하다. 정부 차원의 지방대 지원책도 절실하다. 발 등의 불이 된 지방대의 생존을 위해 우리 사회 전체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때다.2021학년도 대구·경북의 전문대를 포함한 대학 정원은 올해 수험생 보다 1만8천 명이 많다. 2030년까지 대학 정원을 대폭 줄이지 않는 한 공급 초과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정원의 60%만 채워도 남는 장사라고 안주하던 지역 대학들이 정원 미달 심화로 문 닫는 곳이 속출할 전망이다.대구권 대학의 2021학년도 정시 모집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하락했다. 전국 지방대의 평균 경쟁률이 2.7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입시전문업체의 분석 결과다. 정시모집에서 3차례의 지원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지방대의 57%가 정시 모집이 사실상 ‘미달’ 됐다고 한다. 상당수 지방대가 2월 추가 모집까지 신입생 충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학령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입시 자원보다 대학 정원이 많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가 닥친 여파가 컸다.지역의 한 대학은 입학생에게 등록금 반액 지급, 첫 학기 기숙사 관리비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기까지 했다. 당근책도 한계에 달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정원을 줄이고, 10년 넘게 계속된 등록금 동결 등 자구책의 결과 대학 재정난이 가중됐다. 등록금을 인상해야 하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당장 수험생 유치가 어렵고 코로나19 여파로 홍보도 마땅찮다. 대학마다 뾰족한 수가 없어 머리를 싸매고 있다.대학이 간판을 내리지 않으려면 전례 없는 혁신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학과 간 융합교육을 확대하고, 통·폐합, 4차 산업과 사회 수요에 맞춘 학과 신설 등 강도 높은 개혁이 요구된다. 추가 정원 감축도 불가피하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부터 정원을 줄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폐과까지 각오해야 한다.지방대 고사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을 대학에만 맡겨두고 외면해선 안 된다. 정부는 수도권 대학의 정원 감축, 지방대 재정 지원 대폭 확충, 입시제도 인센티브 도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도 상황 타개를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수도권 쏠림 현상부터 막아야 한다. 인구 증대 방안을 마련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업선 2개역 증설…지역 의원이 모처럼 역할

대구산업선 철도에 서재·세천역(달성군 다사읍)과 성서공단호림역(달서구) 등 2개역 추가 건립이 확정됐다. 새해 초 지역 숙원의 하나가 해결된 것이다. 산업선은 서대구역(서구 이현동)과 대구국가산업단지(달성군 구지면)를 잇는 총연장 36.3㎞의 철도다. 국토부는 14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2개역이 건립되면 대구 서남부 지역 개발에 가속도가 붙게 된다. 교통 오지로 불려온 서재·세천 지역 4만여 명 주민의 교통불편이 해소될 전망이다. 2천700여 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성서공단은 접근성 개선과 함께 물류비용 절감 등의 효과로 공단 활성화가 기대된다.산업선은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7년 완공 예정이다. 건설에는 총 1조5천억 원 가량의 국비가 투입되며, 이번에 추가로 건립되는 2개역 건립비 1천350억 원은 대구시가 부담한다.산업선 철도는 대구 서남부 지역 산업단지들과 연계된다. 기업물류비 절감, 근로자 출퇴근 등 접근성 개선, 일자리 창출과 같은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연말 개통 예정인 서대구역을 중심으로 향후 달빛내륙철도, 통합신공항 연결철도, 대구광역철도와 연계돼 지역 철도교통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도시철도 1호선 설화명곡역과 2호선 계명대역에서는 환승이 가능해진다. 지역 도시철도의 이용을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돼 철도 교통시대의 본격 개막을 앞당기는 효과도 있다.산업선은 이번 2개역 건립 확정으로 이용객이 크게 늘면서 발전성과 함께 효용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주민들은 서대구역, 계명대, 설화명곡, 달성군청, 달성산업단지, 테크노폴리스, 대구국가산업단지 등 이미 계획된 7개역을 포함해 총 9개역을 이용할수 있게 된다.2개역 추가 건립은 그간 지역 주민의 지속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난항을 겪었다. 통상 산업선과 같은 일반 철도는 역 간 적정거리가 7.3㎞이지만 계명대역과 서재·세천역 간은 2.3㎞, 호림역과는 1.8㎞로 거리가 짧다. 이에 국토부는 공사비 증가와 함께 정차가 잦으면 정시성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그러나 대구시와 추경호 국회의원(달성군·예결위 간사)의 2년에 걸친 긴밀한 협업이 무위에 그칠 뻔한 2개역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재부 차관을 역임한 추 의원이 대구시와 함께 역 건립 효과를 앞세워 친정인 기재부와 국토부를 끈질지게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지역 국회의원이 모처럼 지역 현안해결의 주역이 됐다. 새해에는 다양한 지역 현안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는 소식을 더욱 많이 들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코로나 지원 병·의원, 차등 세액 감면 안 돼

정부가 대구·경북 의료기관에 ‘코로나 특별재난지역’ 세액 감면을 해주면서 의원급은 제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 보다 상대적으로 재정상황이 나쁜 의원급을 제외하면서 코로나19 무료 봉사를 한 지역 개원의들은 절망하고 있다. 역차별에 코로나 자원봉사에 대한 회의론마저 나오는 상황이다.코로나19가 강타한 지난해 3월 대구·경북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라 주민 생계 및 주거안정 비용, 사망·입원자에 대한 구호금 등이 지원됐고 전기요금·건강보험료·통신비·도시가스 요금 등의 감면 혜택도 주어졌다.하지만 당시 대구·경북 의료기관은 이런 혜택에서 제외됐다. 코로나 대응 최일선에서 뛴 지역 의료인이 특별재난지역 선정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자 기획재정부는 지난 6일 대구·경북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세금을 감면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병원급 의료기관만 포함하고 상대적으로 재정상황이 취약한 의원은 제외한 것이다.의원급 의료기관은 요양급여 비중 80% 이상, 종합소득 1억 이하만 감면 대상으로 정해 사실상 대부분 의원들이 세액 감면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지역 의료계 현실을 외면한 탁상공론으로 결정한 탓이 크다.지난해 2월 이성구 대구의사회회장의 코로나 대응 의료 지원에 동참해달라는 호소문에 322명의 대구 의사들이 현장으로 달려왔다. 이들은 모두 지원 대상에 빠진 의원급 의사들이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로 지난 2월부터 수개월 동안 의원 운영은 뒷전인 채 코로나 전담병원과 선별 진료소 등에서 무료봉사했다. 몸을 사리지 않고 봉사한 대가치곤 너무 치졸했다. 당연히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다.세액 감면 대상에 포함될 정도의 의원이라면 경영난으로 벌써 문을 닫았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 이후 환자가 절반 넘게 줄어 견디다 못해 일부 직원을 내보야 하는 지경에 됐는데도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하소연하는 지역 의료인들의 현실에 마냥 눈 감고 있을 것인가.이번에는 어떻게 지나간다고 치자. 문제는 다시 코로나19와 다른 감염병이 대유행할 경우 누가 자신의 일을 팽개치고 달려올 수 있겠냐는 것이다. 봉사를 기대하기도 요청하기도 어려워졌다.코로나와 관련, 정부의 엇박자 행정은 이뿐만 아니다. 지난해 6월엔 대구지역 코로나19 거점·전담 병원의 의료진과 파견 의료진의 수당을 차별 지급해 말썽을 빚기도 했다. 이제 대구시와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어려운 시기, 만사 제치고 달려와 봉사한 의료인들을 이렇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

대중교통 경영개선-편리성 제고 맞물려 있다

대구지역 시내버스와 도시철도의 적자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이용객이 30%나 격감해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 경영개선을 모색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대책마련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지난해 대구지역 시내버스의 연간 이용객은 1억6천143만여 명으로 하루 평균 44만1천여 명이었다. 2019년의 하루 평균 62만9천여 명보다 30% 감소했다. 2015년에는 하루 72만3천여 명이었다. 매년 이용객이 줄어 5년새 30만 명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도시철도도 사정은 마찬기지다.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30만1천여 명이었다. 전년의 45만9천여 명보다 35%나 줄었다.대구지역 대중교통 이용객이 격감한 것은 지난해 2월 하순부터 시작된 코로나 1차 대유행 이후부터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이용객 감소와 적자가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현재 적자는 지자체 재정으로 메우고 있다. 대구는 지난 2006년 준공영제 도입 이후 시내버스 업계에 지원된 금액이 1조2천억 원을 넘는다. 도시철도도 2017년 661억 원, 2018년 782억 원, 2019년 1천24억 원 등 지원 금액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대중교통의 적자 폭이 일정 수준 이상 커지면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업체는 구조조정, 무리한 아웃소싱 등과 같은 결정을 하게 되고 이는 배차시간 간격 확대, 서비스 질 하락, 안전사고, 시민이용률 저하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승용차 이용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지자체의 교통정책이 대중교통 최우선으로 전환돼야 한다. 대중교통이 편리하다는 점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중교통의 환승 시스템 확대는 필수적이다. 환승주차장, 환승센터 확충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지역의 공공부문 근무자들부터 대중교통 이용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대구시 등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노령층이나 장애인 무료탑승에 대한 운임 보전은 도시철도 업계의 숙원이다. 그러나 중앙정부가 계속 외면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버스업계의 노력도 절실하다. 필요하다면 중복 노선의 통폐합 등과 함께 업체의 통폐합 등도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가 극복되면 수년째 묶여 있는 이용요금의 현실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다만 어떤 경우에도 대중교통의 경영개선은 시민이용의 편리함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질적 농촌 일손 부족 돌파구 찾기를

경북도가 새해 농촌 인력 수급 대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계절 근로자 등 농촌 인력 수급 차질이 심각해진데 따른 것이다. 인건비도 상당 폭 올랐다. 이에 경북도는 농촌인력지원센터를 늘리기로 하는 등 내국인 공급 확대 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도시의 유휴 인력을 농촌 일자리로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젊은층과 은퇴자의 귀농·귀촌 활성화 등 방안을 찾아야 한다.지금 농촌은 고령화로 일손 부족이 한계에 달했다. 그나마 지탱해 주던 외국인 근로자도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수급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이에 농정 당국이 농촌인력지원센터 활용을 확대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경북도는 지난 6일 내국인 인력 공급 확대를 위해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13곳의 농촌인력지원센터를 청송과 봉화 두 곳을 추가, 모두 15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원센터를 통해 경북 도내 실업자 등 유휴인력을 모집해 필요 농가에 배정키로 했다.또 청도를 제외한 22개 시·군에 농촌인력중개센터 24곳을 설치, 운영키로 했다. 중개센터는 대구 등 장거리 도시 구직자와 농촌체류형 구직자를 농가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국비와 시·군비를 투입해 진행된다. 지난해 첫 시작된 국민 참여형 일손 돕기 운동도 지속 추진한다.물론 외국인 근로자 확보를 손 놓은 것은 아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파견 제도를 도입한다. 소규모 외국인 인력을 필요한 농가에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국내 체류 외국인에 대해 자격 외 활동 허가를 요청, 농촌에서 일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방침이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 입국 시 필요한 자가 격리 시설 확보 등에도 신경 쓰기로 했다.하지만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이용한 인력 공급도 연간 수십 명에서 많아야 수백 명이 고작이다. 이것만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에 불과하다. 대폭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민간 차원의 도농 인력 교류 센터를 설립, 공급을 크게 늘리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농사일에 어느 정도 숙련된 인력을 공급해야 한다. 교육과 훈련도 필요하다. 급증하는 도시 실업자와 농촌 인력 부족의 불균형을 맞춰 주는 일은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다.귀농·귀촌 활성화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농업과 농촌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의성 등의 성공사례에서 보듯 농업에 관심 있는 젊은층의 유입에도 더욱 신경쓰야 할 것이다. 타 시도에 비해 농업 비중이 큰 경북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길 바란다.

‘경북도 행정·대학 협업’ 사전 준비에 성패 걸려

경북도가 새해 벽두 4차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도정 운영체계를 혁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분야별로 지역의 대학과 기업이 함께하는 공동운영체제로 전면 전환하겠다는 것이다.그간 경북도와 지역 대학은 다양한 협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대학은 행정에서 위탁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단순 자문기능 수준에 머물렀다. 지자체는 재정 지원 등에 치우쳤다. 이에 따라 지자체의 적지않은 투자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혁신역량 제고에 한계를 노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제는 지자체 자체 역량만으로는 저출산, 고령화, 청년인구 유출, 수도권 집중화 등 다양한 문제에 대응해 나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민간 부문의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획이 때를 놓치지 않고 행정과 융합돼야 한다. 경북도가 대학이나 기업과 손잡고 새로운 협업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은 매우 바람직한 판단이다.경북도는 이달 중 산하 기관별 협업모델을 발굴해 구체화한다. 2월에는 ‘대학(기업)과 함께하는 공동운영체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여러가지 모델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 바이오산업연구원과 포스텍 바이오학과 간 공동운영체제 구축이 구체화 단계에 들어갔다. 또 경북도 농축산유통국·농업기술원과 경북대학교 농생명대학, 스마트팜의 공동운영체계도 검토되고 있다. ‘농도 경북’의 특성을 감안한 시도로 보인다.책임연구원 교류, 신규 프로젝트 발굴, 공동 프로젝트 연구팀 운영 등 다양한 협업모델이 제시될 전망이다. 새로운 시스템은 조직 진단과 함께 성과 모니터링이 동시에 진행된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가며 분야별 확대를 위한 조치다.행정과 대학·민간의 협업은 독일 도르트문트시(환경·일자리)와 핀란드 에스포시(창업) 등에서 시행돼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새로운 시도에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출범 전 다양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방향을 정해야 한다. 사전 준비가 성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참여기관 간 이기주의나 주도권 다툼도 경계해야 한다. 일을 그르치는 가장 큰 원인이다.보여주기식 시도도 안된다. 너무 성과에 집착하면 설익은 상태에서 방안이 도출돼 혼선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적절한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충실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여유도 필요하다.협업시스템에 참여하는 관계자들의 기관 내 잦은 인사이동으로 일관성이나 전문성이 결여되는 사태가 없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기존의 행정체제를 혁신해 지역의 위기를 돌파하고, 국가 행정운영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 나가겠다는 경북도의 시도가 결실 맺기를 기대한다.

거리두기 고비 맞은 방역, 방법 찾아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고비를 맞았다. 정부의 방역 대책에 집단 반발, 처벌을 각오하며 문을 여는 사례까지 나오는 등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심상찮다. 학원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헬스장은 영업을 강행하고 있다. 집합금지명령의 기준과 형평성이 문제다. 이대로 가다가는 방역의 기본 틀이 깨질 수 있다.거부 움직임 확산을 막아야 한다. 잘못하다간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지금의 확산 추세조차 한방에 무너질 수 있다. 정부는 핀셋 규제를 통해 경제도 살리고 방역 효과도 거두는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자칫 한쪽이 무너지는 우를 범해서는 곤란하다. 더욱 치밀한 대책이 요구된다.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식당과 헬스장, 노래방 등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노래방과 당구장 등의 휴·폐업이 속출한다. 새해 들면서 헬스장 업주들이 정부의 방역 대책을 거부하며 문을 열었다. 정부에 보란 듯 항의 표시를 했다. 헬스장과 스크린골프장 등의 집합금지명령이 발단이다. 이들 업주들은 타 업종과 비교해 영업금지 기준과 형평성이 맞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새해 첫날 대구의 헬스장 주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더욱 불을 지폈다. 하지만 정부는 참아달라고만 하고 있다.방역 당국은 지난 3일까지였던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집합금지 조치를 오는 17일까지 연장했다. 태권도와 발레 등 학원으로 등록된 소규모 체육시설은 같은 시간대 교습 인원이 9명 이하면 영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헬스장·실내 골프연습장·당구장 등은 허용하지 않았다.앞서 지난달 수도권 학원 원장 300여 명이 국가를 상대로 1인당 500만 원씩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9월엔 수도권 PC방 업주 10여 명이 소송을 냈다. 스크린골프장 업주들도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참을 만큼 참았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며 문을 열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절박함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무조건 정부 지시에 따르라는 것은 무리다. 이들에게도 숨 쉴 여지는 남겨 놓아야 한다. 당장의 생계 지원은 물론 폐업 손실에 대한 보상 조치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전대미문의 재앙이다. 국민에게 희생만 강요해서는 이 난국을 타개할 수가 없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에서는 전 시민의 순응과 희생으로 감염 확산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너무 장기간 지속되면서 국민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다. 정부가 구석구석 모두 살펴보고 쓰다듬을 수는 없겠지만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내세우는 핀셋방역을 좀 더 꼼꼼하게 손 볼 필요가 있다.

‘방역수칙 위반’ 엄정하게 제재해야

연말연시 코로나19 차단 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방역수칙을 위반해 파티나 술판을 벌인 사람과 업주가 잇따라 적발됐다. 한마디로 정신나간 일이다.이같은 모임은 코로나 차단의 허점이 돼 우리의 안전을 해치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전체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일부 업소의 일탈 영업은 동종업계의 분통을 터뜨리게 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굳이 당국의 지침을 지킬 필요가 있느냐는 반발을 살 수 있다. 대부분 업소는 존폐의 기로에 서있는 상황에서도 당국의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대구시는 연말연시 특별대책기간(2020.12.24~2021.1.3) 동안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해 영업한 업소 2곳과 방역수칙을 위반한 업소 5곳을 적발했다. 특히 지난달 27일 새벽에는 방역수칙을 위반해 업소 문을 잠그고 파티를 한 음식점을 적발했다. 적발된 불법체류 외국인 19명은 강제 추방, 내국인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지난 2일 대구 동성로 로데오거리 곳곳에는 ‘오전 5~10시 영업’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대부분 손님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좁은 테이블에 모여앉아 술을 마셨다고 한다. 전국민이 참여하는 방역대책이 무색할 지경이다.3일 새벽에는 부산의 한 유흥업소에서 단속을 피해 술판을 벌이던 업주와 손님 70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손님 중에는 20대 자가격리 대상자도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업주는 SNS를 통해 손님을 모은 뒤 문앞에 문지기를 배치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적발된 사례 외에도 방역 지침을 위배한 영업행위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불법·편법영업은 확산 속도가 빠르다. 단속을 강화하고 적발시 관용조치 없이 규정 대로 엄하게 제재해야 한다. 조기에 차단하지 않으면 시민들의 경각심을 해이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연말연시 특별 방역대책을 이달 17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현재 거리두기는 비수도권 2단계, 수도권 2.5단계가 적용되고 있다.이에 따라 대구·경북을 포함한 비수도권에서도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권고에서 금지로 강화된다. 식당에만 적용됐던 5명 이상 동반입장도 모든 다중이용시설로 확대된다.4일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다시 1천20명으로 늘어났다. 대구는 29명, 경북은 25명이 발생했다. 지난달 12일 이후 24일째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확진자 발생은 백신접종 때까지 증감을 되풀이 하며 이어질 것이다. 새해에도 각자 마음을 다스리며 마스크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지켜 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명박·박근혜 사면, 대승적 결단을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이 신년 초 정국을 달구고 있다.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가 사면에 불을 지폈고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화답했다. 정치권에 찬반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국민 통합을 위해 사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정부·여당은 이제 인도적 차원에서도 결단을 미뤄서는 곤란한 상황이 됐다.손학규 전 대표는 지난해 마지막 날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대통령이 국민 통합을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낙연 대표는 “새해 첫날 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 통합을 위한 큰 열쇠가 될 수 있다. 지지층의 찬반을 떠나서 건의 하려 한다”고 했다.그러자 야권에서는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에 이용하려는 ‘정치 쇼’라고 비난하며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친문 지지층을 중심으로 이낙연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강한 반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3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사면론의 배경 설명과 이해를 당부하는 등 당내 반발 잠재우기에 나선 모양새다.박 전 대통령은 현재 3년10개월째 영어(囹圄)의 신세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오래 감옥 생활 중이다. 이 전 대통령도 1년3개월째 수감 중이다. 앞서 1년7개월 동안 자택 격리도 했다. 대구·경북에서도 역대 대통령의 구속 기간을 감안했을 때 2년 만에 특별사면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구금 생활을 너무 오래 하고 있다는 동정론이 많다.이 전 대통령은 이미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사면 요건을 충분히 갖춘다. 1년여 전 두 대통령의 사면설이 나왔을 때 형이 확정되지 않아 어렵다고 했다.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다. 현 정부 임기 내에 처리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에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각각 69세와 80세의 고령인 점과 동부구치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 등 감염 위험도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물론 이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목소리도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정치가 갈라놓은 국민 여론을 통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사면은 인도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야당의 ‘정치 쇼’ 주장도 일리가 없진 않지만 그래도 정치적 계산보다는 국민 통합이 우선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시기는 연초, 설 밑이 적기다. 더 늦춰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