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재검증…대구경북 배수진 쳐야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 때문에 잠시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졌던 ‘김해신공항 재검증’ 문제가 발등의 불로 다가왔다.21일 오후 국무총리실이 정부 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재검증과 관련한 ‘지자체 설명회’를 잇달아 개최했다. 먼저 부산시·울산시·경남도(부울경)와 국토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가 열렸다. 이어 대구시·경북도와 국토부 관계자를 상대로 한 설명회도 개최됐다.설명회에서는 검증기구 구성기준, 검증범위 및 시기, 검증위원 선정 등과 관련한 총리실의 기본 방향이 제시됐다.총리실 측은 “현재 기본방향만 있을뿐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힌 상태다. 중립적 입장을 취한 것 같지만 재검증 절차 개시 자체가 부울경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어서 대구경북의 주장에 반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새 공항 입지 문제 등은 설명회 내용에 들어있지 않았다지만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이번 설명회 참석 자체가 부울경의 수순에 말려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떨칠 수 없다. 자칫 가덕도신공항 논의의 장을 공식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대구시와 경북도에서는 “설명회 조차 참석않으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수 있어 마냥 외면할 수 만은 없다. 총리실의 설명을 듣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가덕도신공항 절대 불가’라는 일관된 방침 하에 사안에 따라 대응하면서 반박 논리를 제시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자유한국당 대구경북 지역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대구경북발전협의회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 총리에게 김해신공항 재검증 즉각 중단을 요청했다.이들은 “재검증 문제는 사실상 여당에 의해 제기된 내년 4월 총선용이란 의혹이 짙다”며 “재검증을 하더라도 총선 이후여야 하며, 5개 시도가 합의하는 방식에 의해 용역시점, 기관, 방법 등이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대구경북 지역민들은 영남권 관문공항이 특정 지역의 민심 달래기용으로 전락하는것을 좌시하지 않을것이라는 입장을 기회 있을 때마다 표명했다.김해 재검증 문제는 가덕도신공항 재추진과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지역민이면 삼척동자라도 안다. 가덕도공항이 추진되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허울뿐인 ‘동네 공항’으로 전락하게 된다.만약 김해신공항 백지화가 가시화될 조짐이 보이면 대구경북은 지역 역량을 총동원해 반대 투쟁에 나서야 한다. 행정소송 등도 검토해야 한다.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정치적 명운을 걸고 시도민과 함께 가덕도 공항을 저지할 수 있는 배수진을 쳐야 한다.

끊이지 않는 놀이공원 안전사고 “근절책 없나”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 있는 대형 놀이공원 이월드에서 20대 아르바이트 안전요원이 열차형 놀이기구 ‘허리케인’의 바퀴와 선로 사이에 다리가 끼어 절단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지난 16일 오후 발생한 이번 사고는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안전요원이 열차 출발 후 마지막 칸과 뒷 바퀴 사이 공간에 매달려 있다가 속도가 붙기 전 뛰어내리는 관행적 안전의식 불감증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시민들은 “안전의식 미흡으로 놀이공원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며 “자기 직원들 안전도 책임지지 못하는 놀이공원이 손님들의 안전을 어떻게 생각할지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사람이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놀이기구는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중대 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용객들이 많이 찾는 시설일수록 숙련된 전문 직원이 필요하지만 사고가 난 시설에는 전문 관리자 없이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위험한 행동을 놀이공원 측이 알고 있었지만 묵인해 관행화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국내 유원시설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는 총 74건이다. 7명이 사망하고 8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중대 사고의 유형은 놀이기구 사이에 사람이 끼거나 추락, 갑작스런 기구 멈춤 등이다.이번에 사고가 난 허리케인은 모두 6량으로 돼 있고 1량 당 4명이 탑승하는 24인승이다. 놀이기구 작동을 맡은 안전요원은 동료 요원이 떨어진 사실도 모른 채 운행을 끝냈다. 그는 허리케인이 제자리에 돌아온 후 동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 때서야 추락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비명소리가 음악소리와 현장 소음 등에 묻힌 때문이다.사고 놀이기구 승하차장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않아 사고가 나도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현장요원들이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다. 대부분 놀이공원이 비슷한 실정이다.놀이기구를 운영하는 국내 유원시설은 매년 늘고 있지만 안전을 체크하는 검사기관이 크게 부족한 것도 문제다.지난해 문체부에 신고된 유원시설은 총 2천319곳. 2년 전 1천554곳보다 49%나 늘어났다. 그러나 시설점검은 단 1개 업체에서 하고 있어 점검의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고, 점검의 질도 낮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놀이공원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반복 교육과 규정 위반에 대한 벌칙 강화가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 방안이다. 시설물 안전점검은 당연히 최우선 사항이다.

일 경제 보복, 지역 기업 피해 우려 높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한 첫 피해 사례가 확인되는 등 경제 보복 피해가 본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시행일이 열흘 앞(28일)으로 다가오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게다가 미중 무역 분쟁의 장기화,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두고 높아지고 있는 미국의 압박 강도,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도 또 다른 변수다. 대외 통상 환경은 최악의 상황이다.특히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는 일본 의존도가 높은 구미에 치명타다.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무역협회와 구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대 일본 수입액은 12억 달러로, 전체 수입액 28억 달러의 44%를 차지했다. 이는 전국 평균 일본 수입 비중 11%와 경북의 15%보다 3~4배가량 높다.구미 지역의 일본 수입 기업은 현재 392곳으로 이 가운데 115개 사가 전기·전자 관련 소재·부품을, 107개 사가 기계류 관련 제품을 일본에서 구입하고 있다. 구미 지역의 일본산 소재·부품 의존도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하지만 상당수 기계·장치 관련 기업들이 일본에서 무역상사를 통해 필요한 제품을 조달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대일 의존도는 더욱 높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핵심 소재·부품의 국산화나 수입선 다변화가 쉽지 않다.첫 피해 사례도 접수됐다. 구미시가 지난 12일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 600여 개 사를 상대로 전수조사, 25건의 피해 신고 중 4개 사에서 구체적인 피해가 확인됐다는 것.이들 업체는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터, 고순도 불화수소) 수출 규제 이후 원료 수급에 차질을 빚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외국인 투자지역 등 구미에 들어선 일본 투자 기업 22곳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지역 외국인 투자 기업 40개 사의 55%를 차지한다. 탄소섬유·종이제품·반도체장비·LCD장비·이차전지·태양전지·자동차부품·유리제품·금속가공제품 등이 주 생산품이다. 지역 기간산업이 망라돼 있다. 이들 업체들의 부품 및 소재 수입이 차질을 빚을 경우 구미 지역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이같이 경제보복 피해 발생과 우려가 커지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소재 개발과 수입선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들은 오는 28일 발표될 백색 명단에 자신들의 수입 품목이 포함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구미경제가 위기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정부와 지자체는 예상 피해 품목을 추려 관련 기업에 통보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관련 기업들과 함께 대응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속도 내야

옐로스톤(Yellowstone)은 1872년 지정된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미국 서부 와이오밍 등 3개 주에 걸쳐 있다. 화산폭발로 이뤄진 고원지대에 마그마가 지표 가까이 있어 다채로운 자연현상이 나타난다.한국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3배가 넘는 약 9천㎢의 광대한 면적에 황야와 협곡, 간헐천, 폭포, 기암괴석 등이 분포하고 있다. 옐로스톤이란 이름은 미네랄이 풍부한 온천수가 바위 표면을 노랗게 변색시켜 붙여졌다.대한민국 최초의 국립공원은 지리산이다. 1967년 지정됐다. 우리의 국립공원 관련 논의는 일제 치하인 1935년에 있었다. 금강산을 지정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불발에 그쳤다. 제1공화국 시절 남한산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 후 지리산이 지정된 1960년대 중반까지 뚜렷한 논의조차 없었다.---환경장관 “국립공원 지정 요건 충족”현재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총 22개소에 이른다. 산악형 18개소, 해상·해안형 3개소, 사적형 1개소 등이다.산악형은 가야산, 계룡산, 내장산, 덕유산, 무등산, 변산반도, 북한산, 설악산, 소백산, 속리산, 오대산, 월악산, 월출산, 주왕산, 지리산, 치악산, 태백산, 한라산 등이다. 해상·해안형은 다도해해상, 태안해안, 한려해상 등이다. 사적형은 경주다.최근 대구·경북의 명산인 팔공산이 국립공원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는 소식이 들려 지역민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7월 “팔공산은 자연생태계 등이 우수해 국립공원 지정 기준을 중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자치단체와 협의 및 주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간 승격을 둘러싼 찬반이 첨예하게 맞서왔다.난개발을 우려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승격 논의가 10여 차례 있었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재산권 행사와 관련한 불안감 때문에 토지소유 주민들이 반대에 나서면서 무산되곤 했다. 반대에 대한 대응책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때문이었다.찬성하는 사람들은 “국립공원이 되면 우리지역 명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관리의 효율화와 자연보전 기능 강화 등을 든다. 이들은 “국립공원으로 승격돼도 관리 주체가 국가로 바뀔 뿐 규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이에 반해 반대 측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금만 해도 그린벨트, 공원구역, 상수도 보호구역 등 각종 규제 때문에 제대로 재산권을 행사해 본 적이 없다. 국립공원 지정을 밀어붙인다면 생존권 차원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팔공산은 행정구역상 대구 동구, 경북 경산시 와촌면, 영천시 신녕면·청통면, 군위군 부계면·산성면·효령면, 칠곡군 가산면·동명면 등 2개 광역시도, 5개 시군구, 8개 면에 걸쳐 있다. 전체 면적은 125.607㎢이며 대구가 28%, 경북이 72%를 점유하고 있다. 사유지는 78%에 이른다.-자연·인문자원 풍부…최고의 여건 갖춰팔공산은 수려한 자연자원과 함께 유서깊은 불교문화 유적 등이 산재해 있다. 국보, 보물 등 국가지정 문화재 31점, 지방문화재는 90건에 이른다. 또 골짜기마다 전설과 설화가 서려있다. 스토리텔링화 해서 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최고의 여건이다.국립공원 승격의 명분은 차고 넘친다. 이제는 반대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환경부 등 정부 당국과 논의를 속도감 있게 진척시켜야 한다.지난 2013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광주 무등산도 지정 전 사유지가 80%에 이르러 난개발로 큰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1980년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작된 ‘무등산 공유화 운동’이 난개발 방지와 국립공원 지정 등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국내 대표적 내셔널 트러스트 운동으로 평가되는 이 운동은 ‘무등산 1천 원 땅 한평 갖기 운동’으로 이어져 사유지 매입과 함께 기부를 받는 등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광주가 어떻게 난제를 풀었는지 벤치마킹도 필요한 시점이다.

‘최악의 지역경제’ 회생시킬 대책 내놔라

경제가 최악이라고 모두 아우성이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구·경북만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지역경제 상황이 전국 최하 수준이라는 통계에 접하면 떡심이 풀린다. 어느 분야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없는 것 같다. 대구경북은 중소·영세기업 위주라서 구조적으로 취약한데다 경기마저 나빠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지역경제의 활력을 반영하는 신설법인 수는 8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상반기 이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신설법인은 3천624개로 지난해보다 4% 감소했다. 경북은 1천947개로 5.8%, 대구는 1천677개로 1.9% 줄어들었다.같은 기간 전국의 신설 법인은 지난해보다 2.1% 증가했다. 대구는 특별·광역시 7곳 중에서 광주 다음으로 저조했다. 경북은 광역도 9곳 중에서 강원 다음으로 낮았다. 신설법인 감소는 지역 주력인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업 침체와 맞물려 창업이나 투자가 위축된 때문으로 분석된다.수출과 수입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6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다. 특히 무선통신기기·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가 22.9% 줄어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수입 역시 14.2% 감소했다. 특히 설비투자지표인 기계류 수입이 20.8% 감소해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지난달 대구의 취업자는 122만7천 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7%(2만1천 명) 감소했다. 실업자는 5만4천 명으로 2천 명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4.2%로 0.2%포인트 상승했다.경북은 취업자가 144만7천 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0.2% 늘었고, 실업률은 3.3%로 0.4%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보이기 때문에 고용상황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다음달 추석 연휴가 끝나면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화 된다. 정치권의 다양한 공약이 앞다투어 쏟아질 것이다.지역 차원에서는 경제회복이 최우선이다. 정치권은 민생 현장과 지역 경제계의 의견을 가감없이 수렴해야 한다. 경제를 회생시키고 민생을 안정시킬 수 있는 실질적 내용이 공론화 되고 공약에 담겨야 한다. 그래서 서민들의 삶의 무게를 덜어주는 정치 본연의 기능을 조금이라도 회복해야 한다.급한 사안은 중앙과 지방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즉시 전달해 해결책을 이끌어 내야 한다.지방자치단체에서는 경제회생을 위한 창의적 아이디어를 쉼없이 짜내야 한다. 그래서 지역 특성에 맞는 최상의 안을 도출해야 한다. 그것이 어려운 시기 지역 공직자들이 해내야 할 일이다.

항일운동 생생한 모습 담은 ‘최부잣집 문서’

일제 강점기 항일독립운동의 생생한 정황 등을 담은 문서와 서책 수만 점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경주 최부잣집에서 한꺼번에 발견됐다. 앞으로 우리 민족의 항일독립운동 규명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사료적 가치가 엄청난 이들 자료는 지난 1972년 최부잣집 사랑채에 불이 나 창고에 급히 옮겨두었던 것들로 지난해 6월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최부자 민족정신선양회’는 최근 한국학중앙회 등에 의뢰해 한글 번역을 추진 중이다.발견된 자료에는 당시 민족 지도층이나 지식인들의 생각, 사회상, 역사적 상황 등을 짐작케 하는 다양한 문서들이 들어 있다. 편지, 엽서, 명함, 육영사업 관련 자료, 경주지역 국채보상운동 참여 인사 명단 등과 함께 최부잣집의 과객 접대 현황, 은행 거래 문서 등이 우선 눈에 뜨이는 것들이다.1910년대를 전후한 편지 자료는 4천여 통에 이른다. 독립운동가들과 교류한 자료들이 적지 않다. 말로만 전해지던 선열들의 생각과 행적이 담겨 있다. 구체적 역사 자료들이다.경주 지역의 국채보상운동과 관련한 자료들도 발견됐다. 참여한 5천86명의 이름과 기탁금액을 적은 기록, 대구본부로 보고한 문서와 함께 지역민의 동참을 호소하는 광고문 등도 나왔다. 잘 분석해 지역별 국채보상운동을 재조명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자금을 조달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백산무역주식회사의 회계보고서, 대차대조표 등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끈다. 경주 최부잣집 등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한 백산무역은 독립자금을 모아 상해 임정 등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 만석꾼 최부잣집 집안의 200년에 이르는 추수기를 기록한 250권의 서책도 조선 후기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듯하다.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크고 작은 항일독립운동은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안타까운 상황이 적지 않다. 조선총독부나 일제 경찰의 항일운동 탄압자료를 근거로 애국지사들의 공적을 입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발견된 자료들은 항일독립운동을 세세하게 재조명할 수 있는 귀한 사료들이다. 고증과 한글 번역작업을 서둘러야 한다.74주년 광복절에 앞서 향토의 경주 최부잣집에서 항일독립운동 자료가 대거 발견됐다는 소식은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높인다. 소강 상태이긴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이 노골화 되는 시점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대구중앙도서관, 지식·정보 요람되길

대구중앙도서관이 문을 연지 100년이 됐다. 대구중앙도서관은 독서와 각종 문화 활동의 중심 공간으로서 대구를 대표하는 도서관이다. 100년 역사는 세월의 무게를 더하고 그 가치를 높여준다. 하지만 대형도서관 신축에 따라 기능 축소와 함께 상징적인 공간으로 남을 위기에 놓이는 등 대표도서관의 위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대구중앙도서관은 지난 10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중앙도서관은 100주년을 맞아 중앙도서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 전시와 역사 속의 베스트셀러 도서전 등 다채로운 전시와 행사를 갖는다.중앙도서관은 하루 평균 5천여 명, 연간 166만 명이 이용하며 장서 52만4천여 권, 논문 3만5천여 편, 전자자료 10만8천여 점 등의 자료를 소장해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도서관이다.대구중앙도서관은 100년 전인 1919년8월10일 현재 경상감영공원자리에 있던 경상북도청 뇌경관에서 대구부립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다. 당시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설립된 공공 도서관이다. 대구중앙도서관은 1924년 현재의 대구시청 주차장터에 건물을 신축해 이전하는 등 여러 곳으로 옮겨 다니다가 1985년 대구 중구 동인동에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르렀다.중앙도서관은 학생과 시민을 위한 독서 공간 및 지식·정보 제공, 다양한 독서문화·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그러나 100년 역사의 중앙도서관이 위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오는 2021년 대구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헬기장 이전 터에 대구 도서관이 새로 개관한다. 이곳에 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장서와 대표도서관 기능을 넘겨줘야 한다. 그렇게 되면 중앙도서관은 역할과 모습이 바뀔 수밖에 없다.대구시는 189억 원을 들여 중앙도서관을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을 통합한 형태로 조성하고 체험과 교육, 전시, 문화공연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중앙도서관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을 보관·전시할 아카이브를 조성키로 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일단락됐다.중앙도서관은 책이 귀했던 시절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소중한 독서 공간이었다. 시민들의 애환이 스며있는 역사적인 공간인 것이다. 중앙도서관은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드라마 촬영을 하는 지역 명소이기도 하다.대구중앙도서관은 그간의 논란과 우려를 씻고 100년 역사에 걸맞게 새로운 콘텐츠로 채워 대구 시민이 사랑하는 도서관으로 길이 남아야 한다. 대구 시민들의 더욱 깊은 관심과 사랑을 기대한다.

‘고령자 면허 반납’ 사회복지 차원 접근해야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고령 운전자(65세 이상)에 의한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대책은 제자리 걸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최근 5년간 고령 운전자에 의한 대구지역 교통사고는 2014년 1천251건에서 지난해 1천790건으로 43.1%나 증가했다.전체 사고에서 고령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4년 8.7%에서 2018년에는 13.7%로 높아졌다. 특히 최근 5년간 대구지역 전체 교통사고는 9.2% 감소했으나 고령운전자에 의한 사고는 되레 43.1%나 급상승해 문제가 되고 있다.대구지역의 경우 지난 2018년 기준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15만3천여 명이다. 4년 전인 2014년의 10만3천여 명 보다 50% 가까이 늘었다. 지역 전체 운전면허 소지자 156만3천여 명의 9.8%를 차지한다.고령 운전자의 경우 인지능력 등이 떨어져 돌발상황에 신속한 대처가 어렵다. 이에 따라 전국 각 지자체에서는 고령 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대구시는 내달 2일부터 면허증을 반납하는 고령 운전자들에게 1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원한다. 면허를 반납하면 혜택을 주는 정책은 지난해 7월 부산에 이어 경기, 전남 등 지역에서 선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유인정책에도 불구하고 호응이 높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령층 농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설문에 따르면 ‘면허를 반납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94.8%에 달했다. 이유는 ‘아직 건강상 문제가 없어서’가 39%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차가 꼭 필요해서’ 23.3%,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어서’ 16.6% 순이었다.외국에서도 고령자 운전면허를 회수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시도되고 있다. 면허갱신 주기 단축과 함께 정기예금 추가 금리, 관광패키지 할인 등의 우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국내의 운전면허 반납실적이 저조한 근본 원인은 타인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시민의식의 미성숙에 있다.그러나 이와 함께 면허를 반납할 경우 이를 대신할 현실적 지원이 없는 것도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자가운전을 포기하는 대신 걸맞는 현실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대상자들의 주장이다.평생 1회 10만원의 교통카드 지원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권리를 영구히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선뜻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정책은 이제 사회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그들에게 좀 더 위안이 되는 동시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개발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소강국면 한일 경제 전쟁, 탈출구 찾을 때다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던 한일 양국의 경제 전쟁이 소강국면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 강경 기조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이런 때에 양국은 사태를 좀 더 냉정히 분석하고 대응해 향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서로 흠집 내기는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양국 정부가 물밑 교섭을 시작할 때가 됐다. 양국은 어느 정도 자국의 입장과 형편을 알리고 서로 확인했다. 이제 서로 간의 자존심을 접고 사태 수습 수순을 밟아야 할 때가 됐다. 한일 양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다. 국제질서 속의 일원임을 새삼 확인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환율전쟁, 중·러의 공해 침범 등 동북아에 밀어닥친 엄혹한 국제정세 속에 양국이 자존심 싸움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님을 확인했다.강경 일변도를 보이던 일본이 7일 수출 개별 허가 품목을 확대 않고 수출규제 3개 품목 중 일부 허가를 내주는 등 제한을 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우리 정부도 8일 맞대응 조치로 ‘백색국가’에서 제외키로 한 일본에 대한 제재를 사실상 유보하며 화답했다. 양국이 탈출구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특사를 활용하거나 의원 연맹 등을 앞세워도 좋다. 일정 기간 냉각기를 갖고 이달 말쯤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가면 좋을 듯하다.국내의 기류가 달라지고 있는 것도 좋은 징조다. 반일 운동이 ‘반 아베’ 운동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본은 한국의 반응에 따라 공세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의도로도 분석되고 있지만 한숨 고르면서 그간 전개돼온 양국의 대응책을 짚어보고 시국의 엄중함에 맞춰 국면을 전환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한 방법이다.최근 ‘동경 올림픽 보이콧’까지 외치며 무섭게 일고 있던 ‘NO JAPAN’ 등 일련의 움직임이 ‘아베 정부’와 선량한 일본 시민을 구분하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바람직한 모습이다. 맹목적인 반일 운동은 본래 취지를 훼손할 뿐 양국의 미래를 위해 전혀 도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도 반일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다.지역의 비교적 차분한 시민 모습도 고무적이다. 우려됐던 민간 차원의 한일 교류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 각 지자체는 계획됐던 한일 교류 행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역 대학들의 일본 문화체험과 현지 연수도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민간교류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마주 보며 달리는 질주 기관차처럼 파국을 치닫던 한일 양국은 여기서 멈춰야 한다. 그간의 상처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겠지만 7월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이제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나서야 할 때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법이다.

한일 간 ‘경제전쟁’ 장기전 대비해야

일본 정부가 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정식 공포했다. 이날자 관보에 개정령을 싣고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수출규제 시행세칙인 ‘포괄허가 취급요령 개정안’도 공개했다. 그러나 시행세칙은 기존 기조를 유지한 채 이미 규제에 들어간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 외에 추가 개별허가 품목을 지정하지 않았다.어쩌면 미국의 중재 등을 감안해 일단 속도조절에 나선것으로 볼 수도 있다. 또 향후 한국 측의 대응을 보면서 정책 방향을 결정하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시행세칙은 수출무역관리령의 하부 규정이다. 1천100여개 일본의 수출 전략 품목 중 어떤 것을 개별 허가 대상으로 변경할 지 결정하므로 국내 기업의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개별 허가 품목이 추가되지 않음에 따라 직접 타격을 받는 분야는 현재로서는 반도체 부문으로 한정된다.무역 관계자들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기 때문에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추가 수출규제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분석했다.일본의 추가 규제가 없을 경우 한국기업이 일본 CP(내부자율준수 규정)기업과 거래하면 원칙적으로 특별일반포괄혜택은 유지할 수 있다. 기존 화이트리스트가 받던 수준의 혜택은 일단 유지된다는 것이다.그러나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근본 기조는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일본이 한국과의 경제전쟁 확전을 유보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세부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후 일본이 어떤 추가 규제를 취할지 주시해야 한다.중소기업의 경우 문제가 심각하다. CP기업과 거래하지 않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대구와 같은 중소기업 위주의 도시에서는 정도가 더욱 심할 것이다. 중앙 및 지방정부의 대책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시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경제보복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전으로 어어지거나 고착화 될 가능성이 높다. 민간 부문에서는 일본상품 불매, 일본관광 취소 등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에 대한 국민적 성토 등을 배경으로 정부는 국제규범에 맞으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본과의 교류 취소 등은 좀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자치단체나 지역 간 축적된 신뢰관계는 계속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맞다. 일본배제 운동은 민간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한일 간 경제전쟁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분야별 더욱 정리되고 다듬어진 대책이 필요하다. 시행착오가 용납되지 않는다.

경제 쓰나미, 상황 맞춰 정밀 대응해야

일본의 경제 보복과 미중 무역 분쟁, 환율 폭등 등 경제 쓰나미에 지역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중 환율전쟁으로 원/달러 환율도 폭등하고 있다. 기업마다 전전긍긍이다. 경제 전반에 위기 경보가 내려졌다. 상황이 워낙 엄중해 당국의 정밀 분석과 품목별 맞춤 대책이 요구된다.대구·경북 지역의 정밀가공과 소재·부품 분야의 경우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지역 기업들이 자칫 공장을 세워야 할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지난 5일 대구 시청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관련 대구시·유관기관·경제계 대책회의’에서 드러난 내용이다.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 배제 조치에 따라 소재 및 중간재 수입지연에 따른 생산 감소가 불가피해 대구 143억 원, 경북 342억 원 규모의 생산 감소를 예측했다.또 연간 수출 감소는 대구가 998억 원, 경북이 2천164억 원으로 추정했다.일본에서 수입 부품 조달이 어려울 경우 완성품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할뿐더러 독일산이나 미국산으로 대체 시 원가 상승 부담과 함께 운송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공작기계, 로봇 핵심부품, 시험 측정기 등 핵심 부품은 대부분이 일본산으로 현재 사용 중인 일제 기계가 고장 날 경우 수리가 어렵다며 걱정들이다. 대구텍의 경우 현재 일본 수입 부품 800여 개 중 대체불가 품목이 220여 개에 이른다고 밝혀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더욱이 기계부품을 판매한 일부 일본 기업의 경우 한국 지사를 철수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일본 대기업들이 국내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상당 부분 끊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이 밖에도 국내 중소기업들이 주요 부품들을 개발해도 중견, 대기업들이 사용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 의지를 꺾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환율 폭등도 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변동이 너무 심한데다가 예측 어려움으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 기계 부품 등의 수입단가가 뛰어 올라 기업의 부담이 가중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이 같은 중소기업들의 상황을 잘 살펴 일본의 수입 규제로 인한 피해 회복에 적절하게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기업들의 예비 부품 확보 비용, 엔화 자금 사용업체들의 환차손과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 형편에 맞는 맞춤형 대책이 요구된다. 지자체와 금융 당국이 상황별로 정밀하게 대비해 지역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

경제 쓰나미, 상황 맞춰 정밀 대응해야

일본의 경제 보복과 미중 무역 분쟁, 환율 폭등 등 경제 쓰나미에 지역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중 환율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있다. 기업마다 전전긍긍이다. 경제 전반에 위기 경보가 내려졌다. 상황이 워낙 엄중해 당국의 정밀 분석과 품목별 맞춤 대책이 요구된다.대구·경북 지역의 정밀가공과 소재·부품 분야의 경우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지역 기업들이 자칫 공장을 세워야 할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지난 5일 대구 시청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관련 대구시·유관기관·경제계 대책회의’에서 드러난 내용이다.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수출 절차 우대국) 배제 조치에 따라 소재 및 중간재 수입지연에 따른 생산 감소가 불가피해 대구 143억 원, 경북 342억 원 규모의 생산 감소를 예측했다.또 연간 수출 감소는 대구가 998억 원, 경북이 2천164억 원으로 추정했다.일본에서 수입 부품 조달이 어려울 경우 완성품의 납기일을 지키지 못할뿐더러 독일산이나 미국산으로 대체 시 원가 상승 부담과 함께 운송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공작기계, 로봇 핵심부품, 시험 측정기 등 핵심 부품은 대부분이 일본산으로 현재 사용 중인 일제 기계가 고장 날 경우 수리가 어렵다며 걱정들이다. 대구텍의 경우 현재 일본 수입 부품 800여 개 중 대체불가 품목이 220여 개에 이른다고 밝혀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더욱이 기계부품을 판매한 일부 일본 기업의 경우 한국 지사를 철수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일본 대기업들이 국내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상당 부분 끊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이 밖에도 국내 중소기업들이 주요 부품들을 개발해도 중견, 대기업들이 사용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 의지를 꺾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환율 폭등도 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변동이 너무 심한데다가 예측 어려움으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 기계 부품 등의 수입단가가 뛰어 올라 기업의 부담이 가중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대구시와 경북도는 이 같은 중소기업들의 상황을 잘 살펴 일본의 수입 규제로 인한 피해 회복에 적절하게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기업들의 예비 부품 확보 비용, 엔화 자금 사용업체들의 환차손과 환율 변동에 따른 금융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 형편에 맞는 맞춤형 대책이 요구된다. 지자체와 금융 당국이 상황별로 정밀하게 대비해 지역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

일 규제 맞서 ‘100대 핵심소재’ 5년내 자립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가·백색국가) 배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이 발표됐다.정부는 5일 그간 일본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산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100대 핵심 전략 품목을 선정, 5년 내 공급 안전성을 확보해 나간다고 발표했다. 또 경쟁력위원회를 신설하고, 소재·부품특별법을 장비까지 확대해 전면 개편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7조8천억 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를 무력화시키고 향후 일본의 해외부품 시장을 균점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번 대책은 반드시 필요한 조치로 평가된다.“국가 경제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구체적 큰 그림이 이제서야 그려지나”하는 답답함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국민과 경제현장의 불안감을 진정시킨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첨단 소재·부품 국산화 대책 실행에는 적지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선진국과의 기술력 차이 때문이다. 또 핵심부품을 손쉽게 해외에서 조달하는 국제 분업체제에 익숙해진 우리기업들의 체질 개선도 쉽지않은 과제다.앞으로 기업들이 현장에서 효과를 실감할 수 있도록 내용과 실행계획을 다듬어 속도감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산업구조 개편과 함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국제사회의 여론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중재가 현실성 있는 하나의 해법이다.일본의 경제보복이 국제무역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공조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현재 일본·독일 등 일부 국가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파병 등도 미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전략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또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파기문제와 함께 독도 방어훈련을 강행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일본을 압박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그러나 안보나 군사분야의 카드를 꺼내는 것은 사안의 특성에 맞게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정경두 국방장관은 5일 지소미아와 관련 “지금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폐기는 ‘북한 핵’이라는 공동의 적을 눈앞에 둔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독도방어 훈련은 이달 중 실시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본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영토 주권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일 보복, 대구·경북 피해 최소화에 만전을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대구·경북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역 주력 업종 상당수가 규제 영향권에 들어 타격이 우려되고 기업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지역 수출이 더욱 오그라들 가능성이 높은 등 지역 경제에 드리운 암운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대구시와 경북도가 수출규제 비상대책단을 운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럴 때일수록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역 업종별 수출입 변화 추이를 더욱 면밀히 챙기고 관련 기업에 대한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대구시는 지난해 기계, 화학, 철강금속, 전자전기, 플라스틱·고무가죽, 섬유 등 854개사에서 6억5천73만 달러(7천785억 원)어치를 일본에서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경북의 수입액은 22억 달러로 전체의 15%를 차지해 중국·호주에 이은 세 번째 무역규모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관련 기업 305개사의 피해가 예상된다.대구의 경우 이차전지제조용 격리막 등 6개 품목의 수입 의존도가 50% 이상으로 관련 기업의 소재·부품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경북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편광재료로 생산하는 판’의 경우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전체 6억5천33만3천 달러 중 경북이 3억1천871만1천 달러로 48.8%에 달한다. 또 철강 분야의 평판압연제품은 일본산 수입 비중이 20.2%, 전기전자 분야 노(爐)용 품목은 19.9%로 나타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철강 분야다. 대부분 품목이 국내 기술로 생산 가능하거나 대체 수입할 수 있다고 한다.대구시와 경북도는 피해 업종별로 단계적 대응책을 세워 발 빠른 지원에 나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피해 상황을 파악한 후 우선 조치해 주기로 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지역 금융권도 피해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에 나서기로 하는 등 일사불란한 대응체제가 마련되고 있다.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차제에 정부 차원의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대체 소재와 부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방 정부도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둘째, 지방 정부가 코트라 등과 협조해 대체 수입처를 조기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경기 침체 속에 미중 무역전쟁 격화,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우리 경제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기업과 국민이 합심해 지혜를 모아 난국을 헤쳐 나간다면 어려움은 있겠지만 불가능은 없을 것이다.

해방의 달 8월…기술, 안보 독립 계기 삼아야

다시 8월이다. 오는 15일은 광복 74주년을 맞는 날이다. 29일은 1910년 나라를 일본에 빼앗긴 국치일이다. 8월은 나라를 빼앗기고 되찾은 달이다. 일제의 강제 침탈로 우리 국민들은 36년 동안이나 치욕의 삶을 살았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빌미로 일본이 경제 보복에 들어갔다. 100년 만에 다시 일본의 무역 침탈로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안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소련 공군기의 독도 영공 침범, 중국 군용기의 무력시위, 걸핏하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위협하는 북한 등 국가 안보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2일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확실시되는 등 한일 간 경제전쟁이 본게임에 접어들 전망이다. 일본은 수출 규제의 칼을 빼든 지 한 달여 만에 후속 규제를 예고하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아베는 미국의 중재와 자국 기업에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세계 언론들의 비판에도 불구, 조자룡 헌 칼 쓰듯 수출 규제의 칼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전의만 불태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을 국민들은 불안한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자제 등 반일 운동이 세차게 전개되고 있지만 아베는 콧방귀만 뀌고 있다. 아베의 한국 목 조르기에 일본산 소재·부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좌불안석일 따름이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엊그제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일본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에서 소재·부품 국산화를 외치고 있는 여권에 대해 “일본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반세기가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게 우리나라 소재·부품의 현 주소이고 현실적인 한계라는 점을 자인한 것이다.이번 위기를 소재·부품산업의 국산화를 앞당기는 기회로 삼자는 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특정 국가 의존도를 탈피, 유사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지금 1차 타깃이 됐던 반도체 소재 부품과 관련해서는 국내 중소기업 등의 국산화가 발 빠르게 추진 중이다. 정부와 대기업의 움직임도 부산하다. 잘만하면 이번 기회에 국산 소재·부품을 일류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주변 강대국의 도발과 북한의 핵위협 등 어느 때보다 좋지 않은 안보 상황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 중국과 북한도 문제지만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의 안보 우산도 더 이상 믿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가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언제 엄포 놓을지도 모르는 판국이다. 국방 예산 증액과 군 장병의 정신무장 등을 통해 핵 위협에 맞설 수 있도록 군사력을 강화해야 한다.이에 앞서 북한 퍼주기와 남북 대화에만 혈안인 문재인 정부의 대오각성이 우선돼야 한다. 이번의 경제·외교·안보 위협을 기술과 안보 독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또다시 얻어맞고만 있을 수는 없다. 국민의 각오과 결기가 필요한 8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