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를 하며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

폐차를 하며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 최명란이십 년 넘게 몰던 차를 폐차한다/ 그를 폐차장에 버리고 돌어서자 비가 내린다/ 한 음 내리지 않으면 부를 수 없는 노래처럼/ 끼익끼익 있는 대로 음을 높여 소리 지르기도 하고/ 가래 걸린 목구멍처럼 꺼억꺼억 숨이 차오르기도 하는 그를/ 그래도 사랑하는 일은 폐차장에 버리고 돌아서는 일이다/ 걸핏하면 시동을 꺼뜨리는 횡포를 일삼았고/ (중략)/ 속도위반 신호위반 주차위반으로 밀린 과태료가 백만 원이다/ 사회의 동의 없이 숨어서 지은 내 죄값이 고작 백만 원이라니/ 이십 년 저지른 그 많은 위반의 죄값치고는 제법 싸다/ 폐차장에 그를 버리고 비를 맞으며 돌아서는 길/ 납작하게 눌린 쥐포처럼 한 장 뼈만 남기고 간 그에게서 비로소/ 냉담히 맞서다가 뜨겁게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 시집 『쓰러지는 법을 배운다』 (랜덤하우스, 2008) .......................................................... 타고 다니던 차를 폐차시킨 지 두 달이 넘었다. 폐차가 처음은 아닌데 이번엔 사정이 좀 다르다. 전에는 폐차하고 다음 차를 마련할 때까지 잠시 차 없이 지내긴 했지만 두 달 지나도록 차량 무 보유 상태는 처음이다. 지난 9월초 운전경력 33년 만에 처음으로 앞차를 들이받는 추돌사고를 낸 게 폐차의 직접원인이었다. 앞차가 갑자기 속력을 줄여 브레이크를 밟았음에도 완벽한 제동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피차 사람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 여겼는데 나중에 보험사로부터 통보받은 대인대물 보상액이 9백여만 원이란다. 어이없었지만 100% 책임을 졌다. 자차보험에 들지 않은 내 차의 수리비도 만만찮을 것이다. 게다가 보름 뒤면 보험갱신일이다. 그리고 이젠 내 운전 실력도 믿을 바가 못 된다. 단박에 폐차를 결심했다. 폐차를 할까 말까 망설일 때 먼저 고려해야할 사항이 지금 내게 차가 꼭 필요한지이다. 출퇴근할 것도 아니고 가족나들이할 일도 없으니 당연히 필요치 않다. 무임전철과 버스로 웬만하면 해결이 된다. 다음은 그럼에도 차를 가져야할 체면과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 정도일 것이다. 또한 차에 대한 애착이 그다지 있는 편도 아니다. 아무튼 이미 답은 나왔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고철가격 40만 원에 20만 원을 더 보태어 ‘속도위반 신호위반 주차위반으로 밀린 과태료’를 처리했다. 삼년 남짓의 죄값치고는 비쌌다. ‘쓰러지는 법’의 대가를 제법 호되게 치렀다. 다행히 ‘BMW’족에 편입되고 두 달이 넘었는데도 큰 불편은 모르겠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는 습관을 생활화한지도 꽤 된다. 어디 멀리 가거나 할 때 차가 정 필요할 경우 렌트하면 될 일이고 생활 속에서 걷는 습관이 일상화되었다. 1,2,3 운동이란 게 있다. 1은 ‘버스 한정거장은 걸어가기’, 2는 ‘2km까지는 걷기’, 3은 ‘3층까지는 계단으로 걸어가기’이다. 그런데 나는 대체로 1,2,3 레벨을 상회한다. 정거장 간 거리에 따라 다르겠으나 바쁘지 않으면 버스 두 정거장 거리는 걸어간다. 달리 운동이라고 하는 게 없으므로 하루에 3km는 늘 걷는다. 내 사는 곳이 승강기 없는 집의 4층이므로 매일 4층 계단을 오르내린다. 지하철에서도 가급적 계단을 이용한다.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생활운동습관인 셈이다. 그러다보니 하루 평균 1만보는 거뜬하다. 만보계 기록을 유지하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걷는 동안 전에 그냥 지나치던 것들과도 마주하고 ‘방하착’도 생각한다.

아빠와 함께하는 육아

아빠와 함께하는 육아경상북도 저출산극복사회연대회의 김규선 의원(상전교회 목사)목회자 체육대회 때의 일이다. 후배 목회자 부부는 넷째아들을 데리고 왔다. 아빠 목사가 사모를 도와주고 배려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필자도 삼십년 전 첫째딸을 업어주고 재워주고 놀아주고 참 귀여워했다. 그때 동네 어른들이 팔불출이라고 놀렸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일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저출생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나라는 출산율이 아주 낮고 초혼연령은 높아졌다. 예전에 비해 요즘은 30세 이전에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30세 이후 즉 30대에 결혼하는 시대가 되었다. 결혼 후 육아에 필요한 것은 아빠와 엄마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이 자녀의 정서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아빠가 육아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필자는 2006년부터 인구교육 전문 강사로 활동하면서 우리나라의 저출생 극복과 인구문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명존중, 가족의 소중함 등을 어린아이들에게 인구교육을 통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구교육은 생명 존중과 가치관의 형성 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자녀를 많이 출산하는 것이 괴로움 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공유하는 필요조건이다. 유아 때 부모와 함께한 좋은 추억은 인생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초등학교 시기는 부모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이 시기에 부모들이 서로 사랑하는 모습과 함께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또 친구관계나 학교라는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가정에서의 자녀라는 위치 이외에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의 역할과 개인특성이 반영된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가정에서의 교육이 중요하다. 어린이는 부모의 행동을 보고 듣고 배우면서 성장한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얼마전 예천군에서 초·중·고등학교에서 인구교육을 한 적이다. 예천군에서 교육청의 도움을 받아 인구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은 참 좋은 것 같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월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지역사회를 지자체와 함께 만들고 있다. 6개 지방자치단체가 선정되었다. 선정된 지자체는 대전시의 ‘손,오,공’ 시흥시의 ‘다 가치 키움’ 김제시의 ‘세대통합 맞춤형 어울림센터 조성’ 영광군의 ‘돌봄플러스+육아통합지원센터 조성’ 문경시의 ‘도란도란♥문경 아이도담 센터 건립’ 합천군의 ‘합천 다함께 우리아이 행복센터’ 경상북도 ‘100인의 아빠단 발대식’ 등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포스코 ‘8 to 5 근무제’ 차질없이 뿌리내려야

포스코가 지난 18일부터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1시간씩 앞당기는 ‘8 to 5 근무제’에 들어갔다. 현재의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을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으로 변경한 것이다.포스코의 근무시간 변경은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직원들의 삶은 물론이고 경제·교육·문화 등 지역사회 전반에 미치는 긍적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지역 대기업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포항의 대표기업 포스코의 새로운 근무시간은 제대로만 정착되면 지역사회 모든 부문에 여유와 할력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이번 근무시간 변경은 지난 9월 임금·단체 협상에서 노사 합의로 이뤄졌다. 현재 8 to 5 근무제는 조선 3사(삼성중공업, 대우해양조선, 현대중공업)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우리사회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하나의 트렌드로 뿌리내려 가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성급한 시행으로 근로자 50~299인 기업의 경우 시행이 연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야할 방향임에 틀림없다.포스코 측은 “근무시간 변경은 직원들이 늘어난 저녁시간을 이용해 자기계발을 하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8 to 5 근무제는 포스코 계열사 뿐만 아니라 포항철강공단 내 협력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포항 상공계는 침체에 빠진 지역 상권의 경기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챙겨나가야 할 사안들도 적지 않다.자칫 잘못 운영되면 직원들의 저녁 여가시간 보장을 위한다는 제도가 출근시간만 당겨지고 퇴근시간은 그대로 가는 ‘나쁜 제도’로 변형될 수도 있다. 실제 오래 전 일부 기업에서 시행한 이 제도가 직원들의 반발을 산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포항시 등에서는 각종 문화시설 이용시간 조정과 함께 조기 출근에 맞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아이를 맡기는 부모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맞벌이 부모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기업 차원에서는 관공서나 다른 기업과 근무시간 불일치로 인한 업무 차질이나 비효율이 없도록 신경써야 한다. 하도급 업체나 협력업체의 의사에 반해 조기 출근을 강요하는 쪽으로 불똥이 튀어서도 안된다.이번 포스코의 근무시간 변경이 재택근무 확대, 자율 근로시간제 도입 등 전체 근로자들의 근무형태 다양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성난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는 길

최후의 해결사는 국민이다오철환객원논설위원 단군 이래 최대의 인사 참사에도 불구하고 제일 야당인 한국당의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세다. 지지율 하락이 다시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형국이다. 이 상황에서 패스트트랙에 실린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한국당이 홀로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설상가상 몸싸움으로 고발당한 육십여 명의 의원들은 검찰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 그 와중에 총선불출마를 선언한 중진의원의 비판은 아프다. 수명이 다한 좀비정당을 즉각 해체하라는 극단적인 주장에 동조하긴 힘들지만 흘려들을 수 없는 부분은 분명 있다. 개혁적인 범보수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원론에 대놓고 반박하는 사람은 없으나 현실은 말처럼 쉽지 않다.반면 여당은 표를 의식한 설익은 정책을 무차별적으로 내놓고 있다. 모병제와 청년신도시는 청년층을 겨냥한 노골적인 포퓰리즘의 전형이다. 모병제는 시기상조고 청년신도시엔 철없는 치기마저 엿보인다. 그렇거나 말거나 청년들에 대한 관심표명은 확실히 한 셈이다. 인센티브가 다양한 여권은 총선불출마도 여유롭고 영입할 인재풀도 차고 넘친다. 인적쇄신이 활발하다. 칼자루를 쥔 쪽답다.야권은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한 사면초가의 항우 신세다. 해는 지고 갈 길은 멀다. 흔히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가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극약처방도 한 방법이다. 극약을 복용하면 죽겠지만 극미량을 처방하면 중병도 치유된다. 지금은 호르메시스를 시도해볼 만한 상황이다. 국민은 자신들이 뽑은 의원에게서 신뢰를 거둔 지 오래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의원은 이미 대표가 아니다. 신뢰를 회복하려 몸부림을 치지만 백약이 무효다. 이쯤 되면 기존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주권자에게 재신임을 물어볼 필요가 있다. 후진을 위하여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의원직을 사퇴하는 일이다. 비록 임기가 얼마 남지 않긴 하지만 의원직사퇴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사퇴한다고 하더라도 국민에 대한 부담은 거의 없다. 한번 미운털이 박히면 무슨 짓을 해도 밉상이다. 지금 상황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다. 하는 짓들이 무조건 다 밉게 보이기 때문이다. 꼼수가 통하지 않는다. 성난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는 길은 화끈한 극단적 처방 이외에는 묘수가 거의 없다. 충격요법이다.약한 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자기 목숨이듯이 힘없는 소수야당의 최후 투쟁수단은 의원직 사퇴다. 정말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면 반대하는 의원 전원이 의원직을 버리는 극약처방이 최후방책이 될 수 있다. 막다른 골목에선 쥐가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일백 명 이상이 일시에 총사퇴하면 국회의원 200명 이상이라는 헌법 규정을 지킬 수 없다. 국회를 해산하고 60일 이내에 재구성해야 한다. 국민의 신임을 받은 국회는 어떤 난관도 돌파할 힘이 생긴다. 국회해산 여부에 대해서 다툼이 있다하더라도 국회를 무력화시킴으로써 독단적인 패스트트랙 처리를 막을 수 있다. 삼분의 일 이상의 구성원이 총사퇴한 상황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무리하게 처리한다면 정국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한 상황이 총선과 대선에서 여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진 않을 것이다. 김영삼 신민당 총재를 무리하게 제명시킨 사건이 당시 정국을 파국으로 몰아넣은 기폭제였다. 이 사건이 유신정권을 무너뜨린 단초가 되었다. 의원직 총사퇴가 몰고 올 파장을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이 극약처방은 비단 보수정당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진보정당도 오십보백보다. 신뢰를 잃은 의원은 여든 야든 진정한 대표라 할 수 없다. 전 의원이 총사퇴하고 총선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래 국회해산은 내각책임제하에서 내각불신임에 대한 대응수단이지만 작금과 같은 혼란한 정국에선 이 제도의 숨은 뜻을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의 신임을 물어 정쟁을 해결한다는 국회해산의 원래 취지를 곱씹어 보아야 한다. 임기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뢰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의원은 언제든지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고 재신임을 묻는 것이 떳떳하다. 내년 4월 15일을 기다려야 할 필연성은 없다. 전 의원이 총사퇴하고 60일 이내에 총선을 실시하면 사회적 갈등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다. 최후의 해결사는 국민이다. ‘사즉생’이라 했다. 죽기를 각오하고 의원직을 버리면 다시 살 길이 열린다. 전태일은 엄혹한 여건에서 몸을 불살라 영원히 사는 길을 택했다.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얻고자 한다면 책임을 통감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저출산은 대한민국 소멸로 이어진다

저출산은 대한민국 소멸로 이어진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 인구감소가 이런 추세로 가면 2100년에는 지금인구의 절반수준으로 2500년이 되면 우리나라 인구가 총 33만 명으로 줄어 결국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소멸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외연구에서도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인구부족으로 사라질 나라 1위에 올라 있다고 한다. 불과 20년 전 대한민국은 다이나믹 코리아로 불려졌다. 이런 결과의 원인은 저출생 때문으로 풀이된다. 역동적 나라로 불렀던 2000년에는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인구의 7%에 그친 것이 2018년 지난해에는 고령사회 기준인 14%로 증가하였고 올해 15%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한 노령화 추세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함께 갈수록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0~14세이하 인구는 현재 13%로 갈수록 줄어 노인국가라 부를 수밖에 없다.한 가정이나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의 희망은 다음세대를 이어갈 젊은이에게 있다. 출산이 줄어들면 희망도 줄 수밖에 없다. 아이를 낳고 길러야 한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시대적 과제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정답은 출산환경에 있다고 본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생물은 일생동안 개체번식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개체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환경에서는 번식을 거부하게 된다. 잘못된 비유가 될지 모르나 인간도 넓게 보면 번식하는 엄연한 동물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금 우리사회의 출산환경을 보면 가장 왕성한 번식기인 젊은이들이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생애 가장 어려운 번식 환경시기를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출산의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이는 국가나 지역사회가 젊은이들이 부담 없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한 기성세대 모두의 책임이라 할 수 있다.“출산은 한없는 희망이요 축복이다.” 성경에도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후 “생육하고 번성하라.”(창세기1장28절)고 말씀하셨다. 대한민국이 생존하고 성장하고 번영하려면 가장 시급한 대책이 출산환경 정책이라 할 수 있다. 돈으로 아이를 살 수 없다. 출산장려금 보육비지원 등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단발적 미봉책으로는 출산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다. 한창 일할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나이 많아지면 임금을 많이 받는 연봉제 보다 경제적으로 가장 돈이 필요한 젊은이에게 보수가 높아지고 노인복지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젊은이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출산과 육아복지혜택에 더 집중해야만 출산환경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드러운 독재자 ‘빅 마더’

부드러운 독재자 ‘빅 마더’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이틀 전,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재팬 간의 경영 통합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두 회사의 경영통합은 한국과 일본 대표 인터넷 기업이 손을 잡는다는 의미 외에 메신저에 검색까지 갖춘 글로벌 IT공룡기업의 탄생이라는 의미도 있다.실제 라인 이용자 8200만 명과 야후재팬 이용자 5000만 명을 더하면 1억3200만 명이라는 거대 인터넷 생태계가 조성되는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검색서비스 뿐 아니라 통신, 금융, AI에 이르는 사업을 펼쳐나가면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전 세계 디지털 플랫폼 시장에 대항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현재 전 세계의 인터넷 업계는 GAFA와 BATH가 주도하고 있다. GAFA는 구글(Google)과 아마존(Amazon), 페이스북(Facebook), 애플(Apple)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다. 모두 미국기업으로 거의 10여년 만에 디지털세계를 장악했다. 반면 BATH는 중국의 4대 IT 기업인 바이두(Baidu)와 알리바바(Alibaba), 텐센트(Tencent), 화웨이(Huawei)를 지칭한다. 이들 미국과 중국의 8개 회사가 전 세계 디지털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며 전방위 대결을 펼치고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은 실은 미중 간의 플랫폼 전쟁이라는 말도 있다. 이들 기업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 ‘빅 브라더’로 성장했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한 때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온 용어인 ‘빅 브라더’가 모든 분야에서 회자된 적이 있었다. 빅 브라더는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고 인간의 모든 생활을 지배하는 절대권력을 지칭하는 말이다. 2019년 현재는 GAFA와 BATH가 현실 속의 빅브라더인 셈이다.최근에는 ‘빅 파더’라는 말이 생겨났다. ‘빅 브라더’보다 크고 강한 정부를 의미한다. GAFA와 BATH 같은 거대기업들조차 두려워하는 정부다. 다각도로 사업 영역을 키워나가야 하는 이들 디지털 기업으로서는 자기들 입김대로 통제할 수 없는 현재의 국가형태를 부담스러워 할 수밖에 없다.‘빅 파더’보다 더 두려운 존재가 거대 빅 데이터 디지털 기업을 뜻하는 ‘빅 마더’이다. ‘빅 마더’는 개개인이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부드럽게 우리를 지배해나간다. 마르크 뒤갱과 그리스토프 라베는 그들의 저서 ‘빅데이터 소사이어티’에서 “빅 마더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서 통제하는 부드러운 독재를 펼친다”고 했다.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의 욕구를 미리 간파해서 다 채워줄 정도로 교묘하게 지배하는 어머니인 것이다.페이스북의 타깃광고가 초보단계의 ‘빅 마더’이다. 페이스북은 개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방문한 사이트 혹은 물품구매 정보를 타깃광고에 활용해왔다. 실제로 며칠 전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는 바람에 겨울옷이 필요해 검색해서 살펴본 적이 있었다. 이후 페이스북을 이용할 때마다 이 제품이 광고로 보여지곤 했다.이런 형태가 좀 더 진행되면 ‘빅 마더’가 개개인의 취향 뿐 아니라 생각마저 조종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다. ‘빅 마더’는 일단 사용자의 모든 정보를 수집해 놓는다. 성별, 나이 등 기본적인 정보부터 소소한 의류 구매 취향, 정치적 성향, 평소 즐겨찾는 인터넷사이트까지 빅데이터로 저장해둔다. 이 모든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내가 오늘 점심은 무얼 먹을지, 내일 오후 시간에는 어느 장소에 있을지까지를 정확하게 예측해 낸다고 한다. 이미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나의 디지털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세상이다.무서운 건 수집해놓은 정보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생각의 틀까지 빅 데이터 기업들이 정해줄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국내에서도 포털업체의 검색어 조작을 통해 여론조작을 한다는 의심이 일어난 적도 있었다. 빅 마더가 자상하게 제공하는 맞춤형 정보에 의존하다보면 결국은 다른 정보는 철저하게 무시되고 결국 정해준 틀 안에서만 생각하는 위험이 있다.조지 오웰이 ‘1984’에서 묘사한 ‘빅 브라더 사회’가 우리들의 행동을 통제했다면 35년이 지난 현재의 ‘빅 마더 사회’는 우리의 뇌를 지배하려 하고 있다. 단순히 유용하다고만 할 수 없는 위험한 디지털 세계다.

강아지풀

강아지풀/ 나병춘 풀인가 꽃인가/ 한참 들여다봐도/ 고개만 갸우뚱/ 꼬리만 살래살래// 삶이 그러코롬 힘겨웠단 말이시?/ 그렇군 그래그래/ 서리에게도/ 번개 폭풍 장대비에게도/ 그저 그렇게/ 끄덕끄덕 하라는 말인갑제?// 이제야 그걸 알아채다니/ 어릴 적부텀 내내/ 요로코롬 일러주었는데도/ 이 바보 청맹과니가/ 알아보지 못해 미안코나// 그래도 여전히 시큰둥/ 먼 하늘 먼 빛 보라꼬있구나/ 이제는 멀리 멀리/ 노을도 마음자리에 턱/ 올려놓으란 말이제// 낮달도 어둠도/ 지그시 눈여겨보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싱긋이 껴안으며/ 웃어보란 말이제 응? - 계간《불교문예》 2014년 여름호 ....................................... 강아지풀은 우리 땅 어디서나 자라는 흔한 식물이며 풀씨가 가닿은 곳이라면 담벼락 금간 틈 사이에서도 발길 없는 외딴 폐가의 주저앉은 변소 옆에서도 아무도 눈길 주지 않는 후미진 개울가에서도 볼 수 있다. 가느다란 줄기 꼿꼿이 세워 이삭을 달고서 저 혼자 흔들린다. 그 생김새가 개 꼬랑지를 닮았다 해서 개꼬리풀이라고도 불린다. 꽃이 어디 있나 싶지만 이삭에 낱낱의 꽃들이 촘촘히 모여서 핀다. 어린 시절 서로 목이나 얼굴을 간질거리며 장난치며 놀았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풀피리를 만들어 불기도 하였다. 강아지풀은 놀이기구가 신통찮았던 시절의 중요한 놀이도구였다. 이런 동심을 추억하며 강아지풀에 천착하여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있다. 그것도 채색화가 아닌 색의 강약과 억양, 굵기만으로 그림을 완성시키는 수묵화다. 수묵화는 사물의 형상뿐만 아니라 정신을 함께 표현한다. 극도의 섬세함이 필요한 작업이라 잡념이 있어서도 안 되고 수행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단다. 뒤늦게 그림에 입문한 나순단 화가는 “하얀 종이에 먹이 스미는 게 꼭 나 자신을 찾는 느낌이 들었다” 우연히 산책하다가 보도블록 틈에 피어있는 강아지풀의 강인함을 발견했던 것이 일관된 소재로 삼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한낱 ‘잡초’에 불과했던 풀 한 포기의 역동적인 생명력에 새삼 경이로움을 느꼈던 것이다. 아마 강아지풀에서 ‘민초’를 보았던 것 같다. ‘서리에게도 번개 폭풍 장대비에게도’ 강인하게 버티며 ‘그저 그렇게 끄덕끄덕’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강아지풀에게 감동하고 그 생동감을 화폭에 담고 싶었던 것이다. 그의 그림 속 강아지풀은 어쩌면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추구하는 자신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제가 강아지풀을 보고 느꼈던 건 위로였거든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기쁨이니 누구나 희망을 갖고 살아가면 좋겠어요.” 한국화 기법으로 강아지풀에 집중한 이는 나순단이 유일하다. 그는 대구에서 작품 활동을 하며 몇 차례의 전시회를 가졌고 얼마 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스카프(scaf) 아트 페어’에 초대되었다. 그림에 문외한이지만 수묵담채의 추상성을 통한 강아지풀의 이미지 형상화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잘 어우러져있는 것 같았다. 강아지풀과 교감하면서 느껴지는 내면의 파장이 그림에서도 느껴진다. 앞이 안보이면 하늘을 보라고 했던가. ‘먼 하늘 먼 빛’ 바라보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쿤데라의 동명 소설 이름에서)’도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듯했다. 늦가을 하늘을 올려다보니 잠시 눈은 맑아지고 마음은 깊어지는 것 같다.

불출마 무풍지대 TK가 부끄럽다

김세연과 임종석이 던진 정치판의 물갈이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제도권 정치를 떠나 통일 운동에 매진하겠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당은 역사의 민폐’ ‘좀비 같은 존재’라며 “모두 불출마하고, 완전 새 주체가 중도·보수 맡아야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두 사람의 불출마 선언이 정치권의 인적 쇄신 움직임에 불을 댕겼다. 특히 보수의 성지로 안주하고 있던 TK(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들에게는 발등의 불이 됐다. 가뜩이나 ‘진박’과 ‘친박’ 등으로 나뉘어 한국당의 적폐로 치부돼 온 TK 정치인들이다. 정치인 물갈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비켜갈 수 없게 된 것이다.한국당은 2016년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대통령선거, 2018년 지방선거까지 최근 3차례의 선거에서 내리 참패했다. 그때마다 혁신과 인적 쇄신을 통해 새로운 보수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에선 ‘친박’과 ‘진박’ 편가름을 하고 있을 때냐며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데도 서로 눈치만 볼 뿐 “나는 해당되지 않는다”라며 애써 외면하고 있다.총선 불출마 바람이 불어도 TK는 꿈쩍않고 있다. 지역민들은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하고 있는 TK 의원들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TK는 치열한 자기반성과 헌신 없이는 이대로 주저앉고 만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TK 의원들은 아무도 자기희생을 하려는 이들이 없다.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입지를 굳힌 TK 의원들이 황 대표 그늘에서 또다시 차기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재공천이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또 기득권을 유지하려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김세연 의원은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모두 물러나고 한국당을 해체하고 새로 만들자고 주문했다. 현 한국당의 체제로는 다음 총선이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한국당은 천막당사 시절의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하지 않고는 더 이상 미래는 없다.타 지역의 움직임만 주시하고 몸을 사리고 있는 TK 의원들은 TK의 자존심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내 몸 하나 던져 위기의 나라를 구하고 TK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정치인은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한국 정치의 본산이자 보수의 성지 격인 TK가 이렇게 무기력하고 오기도 없을 줄이야.세상은 변하고 있는데 기득권 지키기가 민폐인지도 모른다. 변할 줄도, 부끄러움도 모르는 TK 정치인들이다.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 없이는 정권 재창출은 꿈도 꾸지 마시라. 잘 못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

위령성월

위령성월/ 김상훈위령성월 11월입니다/ 죽은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달입니다/ 살아있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달입니다/ 내 스스로의 죽음에 대해서도 묵상하는 달입니다// 깊은 가을/ 낙엽들은 바람에 흩날리고/ 실과들은 모두 뿌리로 가 앉습니다// 기몰을 생각게 하는 시간입니다/ 은현을 생각게 하는 시간입니다/ 생멸을 생각게 하는 시간입니다/ 시종을 생각게 하는 시간입니다// 순심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고/ 순심의 넓이가 더욱 넓어지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구원의 시간입니다.- 시집『그때 그 비빗새 그립다』(세종출판사. 2010) ........................................................... 대구 남산동 천주교 대구대교구 성직자묘지 입구 기둥 좌우에는 라틴어로 ‘오늘은 나에게(Hodie mihi)’, ‘내일은 너에게(Cras tibi)’라 새겨져 있다. 죽음은 멀리 있지 않고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는 뜻의 경구이다. 죽은 성직자들이 살아있는 자에게 말하는 이 경구를 떠올리면 날마다 새로이 부여받는 ‘오늘 하루’가 그야말로 신비한 은총의 시간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으며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먼저 닥쳐올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 말씀은 죽은 자와 산 자 모두의 구원을 위한 기도이기도 하다. 위령성월은 가톨릭교회에서 죽은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며 기도함과 동시에 ‘살아있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내 스스로의 죽음에 대해서도 묵상’하는 달이다. 세상을 떠난 부모형제, 이웃들은 물론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영혼들의 안식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다. 죽음을 경건하게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성숙한 삶을 영위하기가 어렵다. 생로병사라는 상투적이고 도식적인 이해가 아니라, 구체적인 죽음에 대한 묵상과 현재의 삶에 대한 관조 없이는 우린 그저 흘러가는 삶을 살다가 대책 없는 죽음을 맞이하기 십상이다.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 자연스레 사후 세계에 대하여 묵상하게 되고, 이는 필연적으로 자신의 삶을 성찰토록 한다. 죽음 뒤에 절대자를 만나는 순간, 인간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전 생애가 완전히 발가벗겨지리란 것을 예감한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았는지를 파노라마처럼 적나라하게 되돌아보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회개이며 심판의 시작이 아니고 무엇이랴. 이때 자신의 양심이 평안하면 죽음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심판 앞에서 떳떳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꼭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도 이 조락의 계절,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을 보노라면 사람의 생애도 저와 같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겸허히 신의 자비를 청하게 된다. 우리의 전통풍습에도 11월은 음력 상달로 5대 이상의 조상 산소에 제를 올린다. 11월엔 어느 문중이나 선산의 시제 모시기에 바쁘다. 올해의 시제는 아마 지난주에 거의 종료가 되었을 것이다. 단풍도 빛이 바래어간다. 산과 숲이 물들고 낙엽이 발아래 바스락거릴 때 자신을 포함해 삼라만상의 ‘기몰’과 ‘생멸’과 ‘시종‘을 생각하는 것이다. 성당에 가서 전대사도 드리고 문중 시제에도 참석해야 마땅하나 그러지 못했다. 은총과 구원의 시간을 준비한 시인에게서 영적 높이가 느껴짐을 보면서도 실천이 잘 안 된다. 시계든 반지든 몸에 무얼 붙이지 못하는 성격 탓에 서랍에 모셔둔 묵주반지부터 찾아 껴야겠다.

대구 독립운동가

대구 독립운동가김상진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문석봉 지사, 우재룡 지사, 이종암 지사, 이두산 지사...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대구시민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지역 출신 독립지사들이다. 대구가 일제강점기 무장독립운동의 성지였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은 그다지 많지 않다. 구한말 의병활동에서부터 대한광복회와 의열단 등으로 이어진 국내외 항일무장투쟁에는 대구 출신 독립지사들이 주축이 됐다. 하지만 목숨을 내걸고 일제에 맹렬히 맞섰던 지역 독립지사들은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대구시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대구의 독립운동이 국채보상운동을 필두로 소개됐을 뿐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그나마 지난 100년을 되새기는 올해, 시민단체와 도서관을 중심으로 잊혀진 영웅들이 서서히 부각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외세의 침략과 불의에 떨쳐 일어나는 대구정신이 다시 세워질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대구시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대구의 독립운동은 다음과 같다. ‘1907년 대구의 서상돈, 김광제 등이 중심이 되어 기울어져 가는 국권을 금연, 금주로 되찾으려는 평화적이고 자발적인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하여 전국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1915년 서상일 등은 영남지역의 독립투사들과 함께 조선국권회복단이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하여 3·1만세운동에서 대구지역의 운동을 주도하였습니다. 1927년에는 신간회 대구지회가 결성되어 항일운동을 전개하였으며, 의열단원 장진홍에 의한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1930년대 이후에도 학생들의 비밀결사운동이 계속되었고, 국권회복과 자주독립을 위한 지속적인 항일투쟁이 전개된 고장이었습니다.’이처럼 대구시가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내용보다 대구 출신 독립지사들과 지역의 독립운동은 훨씬 뿌리가 깊고 치열했다는 사실이 속속 발굴되고 있다. 구한말 최초의 항일의병장이 대구 출신인데다, 당시 대구에 일본군 조선파견대사령부가 설치돼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1910년대 항일 결사 중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대한광복회가 달성공원에서 결성돼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 일제와 친일부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어 영화 ‘암살’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으며, 대한광복회의 후신인 의열단이 태동하는 과정에 대구 출신 독립지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광복군의 대표적인 군가를 지어 보급한 인물도 우리 지역 출신이었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아직까지 독립운동의 현장이나 독립지사를 기리는 노력이 시민들의 기대는 물론, 다른 지역의 경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디 하루빨리 대구 독립운동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해 대구사람의 기개와 자긍심을 되살릴 것을 촉구한다.1895년 일제의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발생하자, 대구시 달성군 현풍읍 출신인 문석봉 지사는 대전 유성장터에서 구한말 최초로 의병을 일으켰다. 문 지사의 거병은 전국으로 의병활동이 확산되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국가보훈처 공훈록에 기록돼 있다. 1893년 별시 무과에 급제한 그는 을미사변이 발생하자, 유학자 및 평민과 함께 의병활동에 나섰다. 영천 보현산을 근거로 활약한 의병부대인 ‘산남의진’을 이끈 선봉장 우재룡 지사는 대한제국 군대에 입대해 대구부 진위대에서 근무하다가 군대가 해산되자 1907년 산남의진에 합류했다. 산남의진이 붕괴된 뒤 우 지사는 1915년 8월25일 구미 출신 의병장 허위 선생의 제자인 울산 출신 박상진 총사령과 함께 대구 달성공원에서 대한광복회를 결성하고, 군자금 모집과 국외 조직을 책임지는 지휘장으로 활약했다. 현재 아드님 우대현 선생이 대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평전인 ‘대한광복회 우재룡’이 지난달 출간됐다. 이와 함께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등 대구의 뜻있는 시민들이 지난해 8월25일 달성공원에서 처음으로 대한광복회 결성 기념행사를 가진데 이어, 올해 104주년 기념행사를 마련했다.대구시 동구 공산동 출신인 의열단 부단장 이종암 지사는 밀양 출신 김원봉 단장과 함께, 1919년 11월10일 만주 자신의 집에서 단원 10명으로 의열단을 창단했다. 이 지사는 창단 자금을 비롯해 군자금을 마련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의열단 창단을 기념하는 행사가 광복 이후 올해 처음으로 서울 등 세 곳에서 열린 가운데, 대구에서는 지난 10일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의열단 10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두산 지사는 1940년대 광복군이 즐겨 불렀던 ‘광복군 행진곡’을 작사 및 작곡한 대구 달성군 화원읍 출신 독립운동가다. 이 지사의 장남과 차남도 독립운동에 투신한 3부자 독립운동가다. 광복군 행진곡은 1940년 광복군 창군과 동시에 불린 순수 창작곡이다.

‘대통령 임기 반환점에 즈음하여’

‘대통령 임기 반환점에 즈음하여’ 최근 대한민국의 정치적 상황과 사회적 현상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조국 사태’로 국민들은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갈라져 심각한 ‘분열’과 ‘갈등’의 현상을 빚었다.조국 법무부장관 사퇴로 진정국면에 접어들긴 했지만, 국민 정서는 여전히 마그마를 품고 있는 활화산과 같은 형세다.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위기감’이 존재하고 있다.이런저런 사정으로 국민의 마음은 불편하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분야도 온전치 않으니 걱정이다.지난 9일로 문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아섰다. 이즈음에 문 대통령의 ‘지난 2년 반’을 한번 짚어 보자.문 대통령은 2년반 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오늘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선언했다.당시 가까운 지인은 “나는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우리나라 대통령이 됐으니, 국정을 잘 이끌어 갈 것으로 생각하고, 최대한 지지해주려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대통령 취임초 80%가 넘는 지지율을 보더라도, 당시 대다수 국민은 이런 소망과 기대감을 가졌을 것이다.하지만 2년반이 지난 지금, 그 기대와 희망은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임기초 ‘적폐 청산’과 ‘대북정책’을 기치로 내세우며 높은 지지율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절반의 임기를 지나면서 북한과의 관계도 냉랭해졌다.작년 2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조성됐던 평화 무드는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노딜’로 인해 남북 관계도 급속도로 냉각됐다.무엇보다도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국민 분열’이다.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 사태를 기반으로 온 국민의 정서가 찬반 ‘적대감’으로 맞서 나라가 두갈래로 찢어졌다.민심은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로 갈라졌다. 마치 조선시대의 ‘사색당파’가 재현된 것 같다.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도 절반 이하 수준으로 폭락했다. ‘조국 사태’로 인한 국민들은 분노는 전국으로 확산됐다.정치문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총제척 위기’다. 청와대의 오판과 실기는 국정위기를 증폭시키고, 적과 동지의 이분법으로 나누어 상대방을 궤멸시키려는 ‘적대 정치’가 펼쳐지고 있다.외교는 한반도 주변의 상황이 역대 어느 정권때 보다 불안하다. 국민들은 ‘맹탕 외교’라며 불안해 한다.최고의 우방국인 미국과의 ‘동맹’은 파손돼 회복되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이웃나라인 일본과의 극한대립 상태도 큰 문제다. 양국의 경제문제로 파급되면서 결국 국민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북한과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때 김정은과 대화를 나누며 한반도에 전쟁이 사라진 평화무드가 조성되는가? 하는 기대감이 높았다.하지만 요즘 북한은 태도가 돌변했다. 욕설을 퍼붓고, 연일 미사일을 펑펑 쏘아대며 ‘불바다’ 위협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중국과 러시아 등 우리나라를 향한 주변국의 태도도 심상찮다.사태가 이러한데도 정부는 북한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하다. 과감한 군축과 한미 연합훈련 마져도 줄줄이 취소하는 등 무너지는 국방과 안보현실에 국민들은 불안하다.경제는 어떤가? 국민들은 “IMF때 보다도 더욱 살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일자리 정부’를 기치로 내세우며 청와대에 설치했던 ‘일자리 상황판’도 언제부터인가 슬거머니 사라졌다.대통령 취임직 후 ‘비정규직 제로’를 외치며 근로자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지만, 최근 자료를 보면, 비정규직 근로자가 작년에 비해 87만 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문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만에 ‘탈원전’을 선언했다. 미국에서조차 ‘안전하다’고 인정했고,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만든 원전을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다”며 원전산업을 붕괴시켰다.이제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남은 2년 반’이 되길 기대한다.문대통령이 공언했던 것처럼 ‘공정한 세상’ ‘더불어 잘사는 세상’,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공영하는 살기좋은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주기를 소망한다.가장은 한 가족의 대표이며, 대통령은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내기만 하는 세금, 한번씩 받기도 하자

이준협대구 동구청 세무2과우리의 일생은 세금의 연속이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하루종일, 유치원생부터 할아버지까지 모든 사람이 많건, 적건, 알든 모르든 여러 종류의 세금을 내면서 살아가고 있다.“이 세상에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죽음이고 나머지 하나는 세금”이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세금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사전을 보면 세금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존립의 목적을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구체적인 반대급부 없이 강제적·권력적인 방법으로 현금이나 현물을 부과징수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우리는 늘 일방적·강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지만, 가끔 내가 낸 세금을 환급받을 때도 있다.봉급생활자가 매달 급여를 받을 때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납부하고 연말정산을 통해 환급받는 것이 가장 흔한 사례이다. 또 연세액의 10%를 절세하기 위해 자동차세를 1월에 연납하고 그해에 자동차를 매매하거나 폐차한 경우에도 선납한 자동차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환급금이 발생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납세자들에게 안내문을 보내지만, 환급되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소액이다 보니 환급신청이 귀찮아서 또는 바쁜 일상에 환급 사실을 잊어버려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대구시의 경우 2018년 결산기준으로 2억4천만 원의 세금이 미환급상태로 구·군에서 관리하고 있다.내가 환급받을 세금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신청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인터넷을 이용한다면 대구 사이버지방세청(www.etax.daegu.go.kr)이나 위텍스(www.wetax.go.kr)에 접속해 조회 후 환급금이 있으면 해당 자치단체에 신청하면 된다.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스마트위택스’ 앱을 설치해 이용할 수 있고, ARS(080-788-8080)로도 조회 및 신청이 가능하다. 구·군 세무과에 전화를 하거나 신분증을 들고 직접 방문을 해도 조회 및 신청할 수 있다.환급금이 1만 원 이하 소액이라 신청이 번거로운 경우에는 환급금 기부제도를 활용해 본인의 환급금을 기부할 수도 있고, 이 경우 기부금에 대해서는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소액이라 귀찮아서 바쁜 일상 속에 잊어버려 환급금을 찾아가지 않으면 5년 후 시효완성으로 국고로 귀속돼 버린다.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세금을 피할 수는 없지만, 더 낸 세금이나 잘못 낸 세금은 꼼꼼히 챙겨 돌려받는 것 또한 납세자로서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경주문화엑스포 ‘역사문화 교육의 장’ 기대

지난 1998년 첫발을 내디딘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역사문화 교육의 장’으로 새로운 변신을 하고 있다.특히 경주는 2016년 규모 5.8의 강진과 각급 학교의 국내 수학여행 외면으로 관광객이 크게 감소하는 상황이어서 엑스포의 변신이 경주관광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지난달 11일 개막해 오는 24일까지 계속되는 2019세계문화엑스포에는 전국 각지에서 각급 학교 학생과 시민들의 행사 관람이 줄을 잇고 있다. 엑스포 프로그램은 기업·기관단체 연수코스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방문객들은 역사와 문화의 발전 과정 등을 담은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교육적 가치가 큰 콘텐츠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첨단기술과 융합으로 재창조된 신라 역사와 문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개막 전부터 관람문의가 이어지기도 했다.지난 13일까지 서울, 광주, 진주, 논산 등 전국 80여개 초중고 학생 1만여 명이 단체로 방문했다.11월 들어서는 경북도립대, 부산대, 육군3사 등에서 학생과 생도들이 100여 명씩 단체로 엑스포장을 찾았다. 지난 5일에는 평양과학기술대학교 총장 일행이 방문해 교육과 문화를 통한 남북 간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인재교육기관이나 기업의 연수프로그램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DGB금융 신입사원 120여 명, 경주교육청 관계자 70여 명, 한국인재교육원 연수생 160여 명, 경북도공무원교육원 교육생 40여 명이 엑스포장을 찾았다.독일 고교생 20여 명이 방문하는 등 해외에서도 경주엑스포의 교육적 가치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늘어났다.경주엑스포 관람객의 다변화는 매우 고무적이다. 경주관광의 질적 변화와 새로운 도약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경주 문화엑스포는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을 확충해야 한다. 또 경주만의 특화된 문화상품이 뿌리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한번 온 관람객들이 다시 찾아온다. 1회 방문에 그치는 관광정책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매년 변화가 없다’는 평가를 받으면 엑스포는 물론이고 경주관광에까지 나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이제 관광은 콘텐츠 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경주는 경북관광의 상징이자 최선봉이다. 하지만 지금 경주관광은 잠시 시들해진 상태다. 경주관광을 되살려야 한다. 특히 젊은 층이 다시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그런 측면에서 경주엑스포의 ‘역사문화 교육의 장’ 활용은 매우 바람직한 착상이다. 엑스포와 경주시 관계자들의 더 많은 고민을 기대한다.

높은 분들의 ‘코빼기’

홍석봉 논설위원“높은 분들은 코빼기도 안 비친다.” 울릉도 소방헬기 추락 사건 이후 유가족이 내뱉은 자탄이자 하소연이다. 유가족들은 국무총리실에 전화했지만 자리에 없다는 이유로 통화조차 못했다며 섭섭해했다. 대형 사건사고 현장마다 곧잘 터져 나오는 목소리다.희생자 가족들은 정부 고위층과 경북도지사 및 대구시장이 대책본부와 현장을 찾지 않은 데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러자 사고 6일 만인 지난 5일에야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이 실종자 유가족을 만났다. 다음 날엔 이철우 경북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찾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사고 열흘 만에 실종자 가족과 대면했다. “이제 와서 미안합니다. 실종자 수색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머리를 조아렸다. 지난해 7월, 군 장병 5명이 숨진 포항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때도 유가족들은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과 국무총리 및 국방부장관이 현장을 찾지 않은 점을 극렬 성토했었다.천안함과 연평해전 유가족들은 지난 3월 열린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이 2년 연속 불참하자 몹시 섭섭해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유가족은 문 대통령이 한 번도 공식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서운해했다. 모두 ‘코빼기(코의 속된 말)’를 안 비친 소통 부재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사회 곳곳 소통 부재, 국민 불만 쌓여 저항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소통은 없었다. 취임 2주년 때는 기자회견 대신 KBS 기자와의 대담으로 대신했다. 출범 때 약속한 소통은 오간데 없었다. 소통이 단절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불만이 쌓여갔다. 저항은 커져 갔다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야당은 대통령이 소통과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대통령을 불통의 ‘아이콘’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랬던 것이 불과 2년 반 만에 역전됐다.공자도 소통을 중시했다. 공자는 노나라에서 사구(司寇) 등의 관료로 잠시 정치에 몸담고 덕치를 실행하려 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 후 여러 나라를 떠돌며 군주들에게 덕치를 주창하고 자신을 써 주기를 바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덕치는 공염불이 됐고 공자는 실패한 정치인이 됐다. 하지만 그는 인류의 큰 스승이 됐다. 공자의 성공 비결은 제자들과의 소통이었다.공자가 위나라를 방문했을 때다. 군사를 담당하는 왕손가가 공자를 찾았다. 왕손가가 공자에게 물었다. “공자께서는 우리 신하들과 함께 있겠습니까. 아니면 왕과 함께 하겠습니까”라며 공자의 의중을 떠봤다. 왕도정치를 주창하는 공자는 결국 왕과 만나지 못했다. 답답해하던 공자는 어느 날 남성 편력이 심한 위나라 왕 영공의 부인인 ‘남자’에게 부름을 받는다. 아무도 만나 주지 않아 초조했던 공자는 남자의 청을 수락한다. 그러자 자로가 공자에게 따졌다. 이에 공자는 “부끄럽구나. 하늘이 나를 벌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비슷한 사례는 논어 곳곳에서 발견된다. 조급증에 빠진 공자가 불의한 군주들의 부름에 응했다가 제자들의 빈축을 사고 자책한 후 곧바로 돌아서곤 한다. 이것이 공자의 위대한 점이다.-공감과 소통은 사회 변화의 원동력공감과 소통은 인간관계에 깊은 정서적 유대감을 갖게 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소통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굴러간다. 소통은 아무리 두터운 벽이라도 깰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소통 부재를 외치는 소리가 넘쳐난다. 사회 한 축이 단단히 탈 났다.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임기 반환점을 돌며 경제정책과 관련해 국민과의 소통 강화를 1순위 과제로 정했다. 19일에는 TV 생중계로 진행되는 국민과의 대화에 나선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쇼통’을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공자는 ‘군자는 두루 어울리되 사사로이 무리 짓지 않고, 소인은 사사로이 무리 짓지만 두루 어울리지 못한다(君子周而不比 小人比而不周)’고 설파했다.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운 말이다. 대통령부터, 기초단체장까지 높은 분들은 국민 앞에 자주 ‘코빼기’를 내비치시라. 그래야 세상이 덜 시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