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고…아직도 음주운전을 하십니까?

박경규성주경찰서 초전파출소장 봄날 메마른 대지에 새움이 돋고 산에는 초록빛 물감이 수런수런 번져 생명의 환희가 출렁거린다.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일명 윤창호법)’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울증 등 피로도 증가에 따른 부작용으로 사회 곳곳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피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어 커다란 사회문제다.2019년도 6월25일 자로 시행되고 있는 도로교통법에서는 면허정지 기준을 혈중알콜농도 0.05% 이상에서 0.03%이상으로 면허취소 기준 0.10%이상에서 0.08%이상으로 음주운전 3회 적발 시 취소되는 것을 2회 적발 시 취소로 대폭 강화되어 시행되고 있다.또한 2018년 12월18일 시행되고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서는 음주운전 사망사고의 경우 법정형 기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처벌 수위를 높였다.경찰에서는 음주운전 위험성에 대해 홍보 활동과 더불어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경찰의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한잔 정도는 괜찮겠지, 조금만 가면 되는데, 전에도 괜찮았는데’ 등 설마 하는 방심이 사고를 유발한다.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대리운전이 어렵고 땀 흘리며 힘든 농사일을 하고 새참으로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술을 마신 후에는 운전대를 절대로 잡지 않는 건전한 운전 습관을 들여야 한다.강화된 도로교통법에서는 소주 1~2잔을 마셔도 단속될 수 있고 또한 전날 늦게까지 마신 숙취 운전도 조심해야만 한다.음주운전은 한순간의 실수가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자신과 직장 가족에게도 단란한 일상을 무너뜨려 평생 지울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반사회적 범죄임을 깊이 인식하고 술잔과 함께 잡은 운전대가 인생의 마지막 운전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다.

문향만리…대구大邱

대구大邱 박방희불쌍한 대구/ 남해에서/ 동해에서/ 서해에서/ 포획이나 당하면서/ 밥상에 오르거나/ 주안상에 올라/ 씹고 씹히는/ 아, 불쌍한 대구.『허공도 짚을 게 있다』 (지혜, 2020).................................................................................................................. 대구는 입이 커서 大口다. 입이 큰 대구는 잘 먹어서 덩치가 크다. 덩치가 큰 만큼 살이 많아 배고픈 시절에 좋은 단백질 원이었다. 맑은 국을 끓여 먹거나 매운탕을 요리해 먹는다. 볼때기는 찜뿐만 아니라 탕으로도 즐겨먹는다. 입 주변 근육의 쫄깃한 식감이 구미를 당긴다. 포를 떠 말린 것은 심심풀이 부식으로 그만이다. 대구는 식탁을 풍성하게 해주는 생선이다. 대구를 토막토막 잘라 찌지고 볶고 삶는다. 때론 포를 떠서 말린다. 인간에겐 침을 흘리게 하지만 대구 입장에서 보면 기가 찬다. 밥상에 오른 대구를 쭉 둘러앉아 맛나게 씹어 먹는다. 꼭꼭 씹어야 제 맛이다. 그러고는 밥도둑이라며 도둑놈 누명까지 씌워 씹기도 한다. 주안상 대구도 매일반이다. 쫄깃한 게 술안주로 딱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술맛이 돈다. 대가리가 너무 크다고 씹는 소인배도 있긴 하다. 술자리가 파하면 비싸다고 씹는다. 남해에 놀던 대구는 멸치 소식을 전해주고, 동해에서 살던 대구는 독도의 파도소리를 들려준다. 서해에서 황사에 시달리던 대구는 누렇게 뜬 얼굴로 거품을 문다. 시인은 ‘대구’와 ‘씹다’의 同名異義, 중의적 의미에서 영감을 얻는다. 大邱의 시인은 이름 때문에 大口에 더 정이 간다. 大口에 빗대어 大邱에 대한 애정을 살짝 내비친다. 밥상과 술자리에서 씹고, 씹히는 大口는 大邱와 동병상련이다. 大邱는 역사와 전통이 유구하다. 대구는 신라의 중심세력권이었고, 고려를 이끈 두뇌를 배출한 곳이었으며, 조선시대엔 인재의 보고였다. 유림의 주류를 형성하면서 위기 때마다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켜낸 추로지향이다. 구한말 국채보상운동의 깃발아래 일제의 흉수에 맞서 조막손을 맞잡고 허리끈을 졸라매었다. 해방 공간에서 ‘남한의 모스크바’로 불릴 만큼 공산주의자들이 준동하긴 했지만, 6·25땐 공산화를 막아내는 선봉에 섰다. 전후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앞장서서 부국을 일궈낸 위대한 지역이다. 최근 대구가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린 듯하다. 총선에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결과를 보여준 이유로 눈총을 받고 있다. 대구에서 민주당이 한명도 당선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못 볼 걸 본양 대구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보고 있다. 어떤 지역의 사람이 비슷한 성향을 갖는 현상은 자연스럽다. 어떤 지역에서 특정 정당 지지색이 두드러지는 현상은 다른 나라에도 흔히 있다. 미국이나 영국의 특정지역의 보수·진보성향 비율은 선거 때마다 일정한 양상을 보인다. 이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그 지역의 정체성이자 신성한 선택이기 때문에 오히려 존중해준다. 호남의 선택은 늘 극단적이다. 역대 선거결과를 보면 잘 드러난다. 보수당은 호남에서 후보조차 내기 어렵다. 득표율을 보더라도 지나치게 한쪽에 쏠려있다. 대구는 그완 또 다르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내용면에서 민주당이 당선과 다름없는 득표를 한 곳이 많고, 기초의회엔 다수당이 된 곳도 있다. 그런대도 더 편향적인 곳은 눈 감고 멀쩡한 대구에만 딴지를 거는 태도는 부당하다. 선거결과를 두고 비난해선 안 된다. 유권자의 선택은 자유롭다. 타 지역의 선택과 다르다고 째려보고 손가락질한다면 선거는 왜 하는가.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사를 존중할 때 비로소 뿌리내리고 꽃피는 나무와 같다. 오철환(문인)

아침논단…새로운 변화와 성장하는 디지털 도서

김상진수성구립용학도서관 관장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생활양식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면서 시민들은 기존에 얼굴을 맞댄 채 일을 처리하던 일상에서 벗어난 비대면 업무방식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접촉하다’는 뜻의 ‘콘택트(contact)’에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언택트(Untact)’란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초등학생에서 대학생까지 교실에서 선생님과 마주하던 대면 수업을 포기한 채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고 있다.책 읽는 문화도 바뀌고 있다. 공공도서관과 서점 등 종이책을 빌리거나 살 수 있는 기존의 독서공간이 모두 문을 닫는 바람에 온라인으로 읽을 수 있는 전자책(e-book)이 부각된 것이다. 대구지역 공공도서관의 경우 4월에 들어서면서 온라인으로 예약을 한 뒤 도서관 입구에서 종이책을 건네받는 ‘북 워크 스루(Book Walk Thru)’ 대출서비스를 통해 시민들에게 종이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보면 예약절차의 번거로움과 대출자수 등의 제약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불편한 것은 분명하다. 이 때문에 집에서 개인용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전자책을 찾는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추세다.‘대구시민의 스마트한 독서생활이 시작되는 곳’이란 슬로건을 내건 대구전자도서관에 소장된 전자책을 찾는 이용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났다. 대구전자도서관은 지역 공공도서관이 종이책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자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다. 대구시립중앙도서관에 따르면 대구지역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발생한 지난 2월18일부터 세계 책의 날인 지난 23일까지 66일간 대구전자도서관의 전자책을 대출한 이용자는 4만2천85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9천283명보다 46.3%가 늘어났다. 또한 전자책을 대출하지 않은 채 열람한 이용자는 13만1천5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만1천288명보다 43.6%가 증가했다.이 같은 증가폭은 3월 후반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코로나 블루’란 신조어가 생기면서 책 읽기로 심리적 면역력을 키우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따라 지역 공공도서관들이 시민들의 온라인 독서활동을 위해 대구전자도서관을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도 긍정적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들어 3월말까지 전자책 이용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그다지 늘어나지 않은 것은 이를 증명한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대구전자도서관의 전자책 대출자는 4만3천4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712명보다 6.8%가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의 전자책 열람자는 올해 12만9천763명으로 지난해 12만3천611명보다 5% 증가하는데 그쳤다.이와 함께 디지털 대전환시대를 맞아 전자책을 찾는 독자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종이책 중심으로 형성된 독서문화가 차츰 전자책으로 디지털화되는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한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기기를 다루는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인 젊은 세대가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자책이 활성화되기에는 콘텐츠의 종류와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공공도서관이 문을 닫으면서 성인은 물론 온라인 개학을 한 학생들을 위한 전자책 공급이 시급하게 요구되지만, 초등학생을 위한 전자책을 구하기 어렵다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도 있다.전자책의 전망과 한계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마다 실시하는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종이책의 독서율과 독서량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전자책의 독서율은 2015년을 최저점으로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하지만 전자책의 독서량은 큰 차이가 없는 편이다. 지난달 발표된 ‘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전자책 독서율은 16.5%로 2017년 14.1%보다 2.4%포인트 증가했다. 전반적으로는 2011년 16.5%, 2013년 13.9%에서 2015년 10.2%로 2~3%포인트씩 줄어들었다가 2017년과 2019년 2%포인트 정도씩 늘어나고 있다.그리고 2019년 학생의 전자책 독서율은 37.2%로 2017년 29.8%보다 7.4%포인트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2013년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2011년 50.2%에서 2013년 38.3%를 거쳐 2015년 27.1%로 최저점을 찍은 뒤 2017년 29.8%로 소폭 회복됐다가 2019년 37.2%에 겨우 다다랐다.한편 전자책의 연평균 독서량은 성인이나 학생이나 큰 변화가 없었다. 성인은 1.2권으로 2017년 1.1권보다 늘었지만, 학생은 5.6권으로 2017년 5.7권보다 줄었다.

문향만리…춤

춤 장옥관흰 비닐봉지 하나/ 담벼락에 달라붙어 춤을 추고 있다/ 죽었는가 하면 살아나고/ 떠올랐는가 싶으면 가라앉는다/ 사람에게서 떨어져 나온 그림자가 따로/ 춤추는 것 같다/ 제 그림자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그것이/ 지금 춤추고 있다 죽도록 얻어맞고/ 엎어져 있다가 히히 고개 드는 바보/ 허공에 힘껏 내지르는 발길질 같다/ 저 혼자서는 저를 들어낼 수 없는/ 공기가 춤을 추는 것이다/ 소리가 있어야 드러내는 한숨처럼/ 돌이 있어야 물살을 만드는 시냇물처럼/ 몸 없는 것들이 서로 기대어/ 춤추는 것이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나를 할퀴는/ 사랑이여 불안이여/ 오, 내 머릿속/ 헛것의 춤『그 겨울 나는 북벽에 살았다』 (문학동네, 2013)................................................................................................................ 비닐봉지가 바람에 날려 귀신처럼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모습은 을씨년스럽고 볼썽사납다. 이는 문화인의 자존심을 저격하는 치명적인 장면이다. 그런 까닭에 감추고 싶은 치부를 본 듯 눈을 돌리고 만다. 검은 비닐봉지가 바람에 날아다니는 모습은 더더욱 보기 흉하다. 흰 비닐봉지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색감이 주는 편견이나 선입감은 비닐봉지에서도 극명히 나타난다. 시인은 흰 비닐봉지 하나가 바람에 흩날리다가 담벼락에 달라붙어 이리저리 요동치는 모습을 포착한다. 바람이 잦아들면 담벼락 아래로 처지다가 바람이 불면 다시 위로 치솟아 오른다. 바람이 봉지 안에 갇혀 부풀어 오르다가 바람이 빠지면 쭈그러든다. 바람은 비닐봉지를 죽이기도 하고 살려내기도 한다. 춤추는 사람의 그림자를 따로 떼 논 것 같다. 템포가 빨라지면 스텝은 예측불허 천방지축으로 현란히 움직이다가 느려지면 숨을 죽이고 멈춰 선다. 흰 비닐봉지는 반투명이라 그림자가 있는 듯, 없는 듯하다. 그림자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하지만 그런 건 전혀 개의치 않는다. 죽도록 얻어맞고 엎어져 있다가 쓸개 빠진 사람처럼 히죽거리며 고개를 드는 바보와 진 배 없다. 갑작스레 허공으로 치솟는 모습은 허공에 힘껏 내지르는 발길질 같다. 바람에 홀린 꼭두각시처럼 미친 듯 춤추는 모습은 밉상이지만 한편 생각하면 측은하다. 혼자서는 존재조차 드러내지 못할 뿐더러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것은 춤추는 공기의 껍데기에 불과하다. 한숨이 소리로 인해 존재를 드러내고 시냇물은 돌로 인해 물살을 드러내는 것처럼, 공기는 흰 비닐봉지의 도움으로 그 존재를 드러내 춤춘다. 몸도 없는 것들이 서로 의지하여 그 존재를 알린다. 바람과 공기는 흰 비닐봉지를 통해 비로소 그 존재와 의미를 표출한다. 사랑과 불안은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상처를 입힌다. 자신을 옭아매는 사랑과 불안도 알고 보면 헛된 기운이 일어났다 스러지는 현상에 다름 아니다. 공기와 바람에 휘둘리는 흰 비닐봉지와 같은, 허망한 춤일 뿐이다. 흰 비닐봉지는 영혼의 은유다. 머릿속엔 셀 수 없이 많은 복잡한 상념과 감정이 쉴 새 없이 일어났다 사라지고, 사라졌다 일어난다. 헛것들이 서로 의지하고 기댄 채 백팔번뇌로 살아나 삶을 할퀸다. 온갖 생각과 느낌이 눈빛과 몸짓을 통해 노정된다. 인간의 삶은 그러한 노정의 적분이다. 인생살이는 담벼락에 갇혀서 바람의 장단에 맞춰 춤추는 흰 비닐봉지와 같다. 담벼락이란 무대에서 사랑과 미움, 사단과 칠정이 춤춘다. 실체도 없는 헛것들의 춤추는 무대가 생로병사로 얼룩진 삶이다. 인생은 한바탕 꿈이고, 꿈은 허망하다. 헛된 꼭두각시놀음에 홀리지 않고 인생의 참모습을 관조하는 시인의 내공이 가슴에 와 닿는다. 오철환(문인)

독자기고…치매 가출, 스마트 안전시스템으로 대응하자

곽동주대구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치매 노인이 70만 명을 넘어섰고, 2025년에는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지난해 대구지역 치매 인구는 3만5천665명으로 2018년도(3만3천461명)에 비해 6.6%가량 증가했다.치매 노인 수 증가에 따라 가출 신고도 증가하는 추세다.2019년도 한 해 동안 대구에서 643명의 치매 노인이 가출 신고됐다.치매 노인은 기억력 감퇴, 언어능력 저하, 시공간 파악 능력 저하 등 정신과 행동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 가출을 하게 되면 일반적인 행동 패턴이 없어 조기 발견에 어려움이 있다.지난해 대구 서부경찰서에 접수된 치매 노인 가출의 경우에도 가출인이 대중교통을 전혀 이용하지 못한다는 가족의 진술이 있었지만 CCTV 확인 결과 가출인은 버스를 이용했고 그 후 집에서 약 40㎞ 떨어진 지점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안타까운 사례가 이를 말해준다.치매 노인 가출의 대체적인 특징은 뚜렷한 목적지나 일정한 방향 없이 예상치 못한 동선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따라서 CCTV 추적, 탐문과 수색작업을 벌이더라도 발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특히 최악의 경우 안전사고 등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도 적지 않아 사후적인 대응보다는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이에 경찰에서는 지문사전등록과 배회감지기 지급 등 치매 노인에 대한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지문사전등록은 치매 노인 발견 시에 신속한 보호자 연결을 가능하게 해준다.가까운 경찰관서를 방문하여 지문을 등록할 수도 있지만, 요즘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때에는 ‘안전드림앱’을 이용하여 가정에서도 지문 등록이 가능하다.또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한 배회감지기는 치매 노인의 위치를 확인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장치다.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치매 문제는 우리 부모님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라는 경각심을 갖고 경찰이 제공하는 스마트 안전 시스템을 더 늦기 전에 활용할 것을 권한다.

‘코로나 특별법’ 제정에 지역 역량 집중해야

대구시와 대구지역 21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가칭 ‘코로나19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의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코로나19 특별법) 제정에 나선다.대구시는 지난 24일 지역 총선 당선인 14명(지역구 11명, 비례대표 3명)이 참석한 시정 간담회를 열었다. 권영진 시장은 이 자리에서 지역경제와 민생을 되살리기 위해 특별법 제정 등을 포함한 현안 해결에 당선인들의 협조를 요청했다.지역 정치권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지자체와 힘을 합쳐 코로나19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립서비스에 그치면 안된다. 자신들을 뽑아준 지역민들을 위해 죽기살기로 달려들어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코로나19 특별법은 새로이 출발하는 지역 정치권의 역량과 단합된 팀웍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다. 대구시의 구상 대로 6월 발의, 첫 임시회기 내 국회 통과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코로나19로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대구는 지난 달 15일 경북 청도·봉화 등과 함께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피해지원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이는 현행 감염병예방법이나 재난안전기본법 체계 상 민간의 영업손실을 포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이 막심한 데도 실질적 피해구제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에 따른 특별 재난지역 선포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포괄적 지원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대구시는 또 이날 간담회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영남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질본은 영남권(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및 중부권(대전·세종·충북·충남)에 각 1개소씩 감염병 전문병원을 구축키로 하고 오는 5월22일까지 공모서류를 접수한다.코로나19 사태 초기 병상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시는 ‘감염병 극복도시’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공모참여를 선언했다. 이미 광역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불붙은 상태여서 지역의 총력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지역 대형 병원에 설치되는 감염병 전문병원에는 408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음압병실 36개, 음압수술실 2개 등 다양한 시설이 설치된다.대구는 지리적으로 영남권의 중심이어서 유사시 환자 수송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또 영남권 의료 중심도시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할 수 있는 당위성도 갖고 있다. 시도민의 염원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보수, 5·18과 세월호의 강 넘어서야

홍석봉 논설위원21대 총선이 열흘 지났다. 여당의 압승이고 보수 야당의 참패다. 당연한 결과지만 야당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수 야당을 절대 지지했던 TK(대구·경북)도 허탈감과 무기력감에 빠졌다.보수의 패인을 두고 백가쟁명식 분석이 난무한다. 하지만 여야의 득표율을 따져보면 보수 야당의 참패가 아니라는 분석이 의미 깊다. 보수는 통합당의 참패를 인정하고 자유 우파의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선거후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강경 보수와 유튜버를 중심으로 한 ‘사전선거 조작설’에 대해 보수 진영조차 고개를 흔든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제 그만하자. ‘낡은 보수’에 끌려가는 모습 바꿔야 한다”고 했다.미래통합당의 TK 싹쓸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하지만 TK가 통합당에 표를 몰아주었지만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역대 어느 선거보다 많은 지지표를 던졌다. 한 친노 시인은 4·15총선 결과와 관련, “대구는 독립해 일본으로 가라”는 지역 혐오 글로 지역민들을 분노케 했다. 하지만 TK의 통합당 지지 보다는 호남의 민주당 지지 비율이 훨씬 높다.TK 마저 무너졌다면 개헌선이 붕괴됐을 것이라고 한다. 보수는 설자리를 잃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통합당이 당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TK 홀대론이 나온다. 통합당은 실컷 이용만 해놓고 TK를 부담스러워한다. 당연히 TK의 역할을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TK는 떳떳이 권리를 주장하고 챙겨라.-총선과 코로나, 탄핵과 열등의식의 강 넘어총선 참패가 결코 나쁜 결과만은 아니다. 보수는 이번 총선에서 의외의 소득을 거뒀다. 보수 야당의 원죄로 치부되던 탄핵의 강을 건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따라다녔던 꼬리표를 떼냈다. 친박, 친이의 계파 문제도 정리됐다. 극렬 지지층이면서도 외연 확대에 걸림돌이 됐던 태극기부대와도 결별했다. 조원진의 우리공화당과 김문수, 전광훈 목사의 기독자유통일당, 홍문종의 친박신당은 한 석도 못 얻었다. 박근혜 망령도 함께 날아갔다.보수는 촛불시위와 조국 사태를 겪으면서 민주화의 방관자 내지는 반민주화의 동조세력이었다는 부채 의식과도 결별했다. 경원시했던 운동권도 별것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우리는 코로나 사태를 통해 선진화된 국민 의식과 고도의 방역 수준, 세계 최고의 보건 의료 시스템, 진단 키트와 마스크 등 탄탄한 제조업 기반의 저력을 확인했다. 스스로도 몰랐던 우리의 힘을 소위 선진국이라는 국가에서 먼저 인정해 주었다. 오롯이 국민의 힘이다. 한국이 이제 열등의식에서 벗어나 세계 리더 그룹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외국 언론들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칭찬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역사 이래 대한민국의 국격이 이만큼 올라간 적이 있었던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마저 그들의 눈에는 경이의 대상이다.한국은 명실공히 선진국이자, 일류국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최근 몇 년 동안 경제 침체로 큰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코로나가 전화위복이 됐다. 우러러보던 미국과 일본조차 이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과거에 발목 잡혀 뒷걸음질 치지 않아야이제 보수는 5·18과 세월호의 강을 건너는 일만 남았다. 보수는 박근혜 탄핵의 강을 건너듯 5·18과 세월호의 강을 넘어서야 한다. 이미 5·18은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개념을 정립하며 국가 차원에서 정리됐다. 관련자들의 입만 조심하면 될 일이다. 세월호 망언이 4·15선거 막판 판세를 흔들었다. 세월호 문제는 정부의 처리에 맡겨두면 된다. 괜히 밤 놔라 대추 놔라 할 필요 없다. 이제 더 이상 과거에 발목 잡혀 뒷걸음질 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보수는 조국이 말아먹은 공정과 정의를 원래 자리로 되돌리고 보수의 가치를 살리는 미래설계를 고민하라. 과거 유산은 21대 총선, 코로나와 함께 털어버려라. 이제 더이상 꼰대는 없다. 사사건건 정부 발목만 잡는 정당도 없다. 노무현이 이루려고 했던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가는 일만 남았다.지겹기 한정 없던 코로나의 기나긴 터널도 이제 끝이 보인다. 우리는 그동안 험준한 산도 깊은 강도 건녔다. 518과 세월호의 강을 넘어 미래로 가자.

세상읽기…편리미엄 삼신(三新)

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바람이 세차게 불어댄다. 겨우 피어난 참꽃들이 그만 떨어져 버릴까 안쓰러운 날이다. 건조한 대기로 인근 지역에 큰 산불이 나서 산야를 엄청나게 태우고 있다는 소식이다. 시간이 지나자 잦아들고 있다는 소식에 잠시 안도하였더니 저녁에 다시 거세게 타올라 주민대피령이 내렸다고 한다. 불이 난 지역에 사는 지인이 며칠 전 쿠킹 박스를 보낸다고 연락했다. 날마다 코로나19로 먹는 것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다닐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면서 입맛 살리는 것을 보낸다고 하더니, 산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터인데, 불 맛 나는 얼큰한 음식으로 입맛을 찾으라고 하다니. 대피하느라 정신없을 그를 떠올리니 나도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산불 소식에 마음이 잡히지 않아 서성이는데 택배 상자를 문 앞에 두고 간다는 택배회사 직원의 문자가 사진과 함께 도착하였다. 대문을 열어보니 침이 고이는 맛난 음식, 마라탕 쿠킹 박스가 얌전히 놓여 있는 게 아닌가. 편리하기 그지없는 간편한 요리용 재료 박스였다. 박스를 오픈하여 재료를 꺼내어 달궈진 팬에 차례차례 넣어서 끓이고 좋아하는 것을 첨가하여 먹기만 하면 되는 요리, 참으로 편한 세상이다.2020년 올해의 트렌드 키워드가 편리미엄이라고 하지 않던가. 편리미엄은 편리함과 프리미엄을 합친 말로 편리함이 곧 프리미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노동과 부족한 개인 시간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편리함을 소비의 기준으로 삼기 시작하며 편리미엄 트렌드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편리미엄 외식은 간편식의 고급화와 프리미엄 음식 배달 서비스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2020년 외식 경향 트렌드 전망을 발표하면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시한 키워드이기도 하다.편리미엄 트렌드와 함께 집안일도 외주화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 신용카드회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사 관련 서비스 결제 건수가 몇 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퇴근 후나 주말에 가사 노동에서 벗어나 개인 시간을 누리기 위한 욕망이 반영된 것이지 않겠는가. 특히 배송 관련 서비스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실행에 따라 새벽 배송을 비롯해 다양한 택배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였다고 한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물류 업체들이 크게 상승세를 보인다. 코로나19가 물러난 이후에도 세계는 이전과 같이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그래서 편리미엄은 온라인 커머스 발달과 비대면 서비스 선호로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편리함을 앞세운 의류 관리기, 에어 프라이어, 식기 세척기, 로봇청소기, 전기레인지. 쿠킹 박스 등 다양한 편리미엄 아이템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하여 18배나 증가하였다고 하니 상상 그 이상의 소비트렌드라고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몇 년째 꾸준히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의류 관리기’는 10배, 로봇청소기는 3.4배의 매출이 늘었고, 가스가 나오지 않아서 실내 공기 질에 도움을 주는 ‘전기레인지’는 2.3배, 기름 없이 조리가 가능해서 건강과 편의성을 함께 잡은 ‘에어프라이어’도 1.5배나 매출이 증가하였다고 하니 놀랍지 않은가. 이들 가전 중의 하나 이상 사용해본 이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일단 써보고 나면 그 편리함에 비용은 그만 생각하고 싶어진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줄여주는 편리한 이기로 인해 그만큼 다른 곳에 할애할 여유를 얻으니 그것만으로도 위안 삼아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현재 우리의 생활에는 편리미엄을 토대로 한 생활제품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집에서 가사노동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됨으로써 편리미엄 제품을 더 찾게 되는 현상이 이어지는 것 같다. 손으로 씻는 식기들도 뜨거운 물로 씻고 헹구는 식기세척기를 쓰고 나면 무엇인가 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소독될 것 같아 전기세 걱정되어도 요즈음엔 자주 돌린다는 이들이 늘어간다. 가능하면 가사부담을 줄이고 그 시간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 요즘처럼 집 안에만 머물러 따분한 생활환경에서는 그나마 힐링의 순간이 아니겠는가. 웃어른들의 관점에서 세상의 삼신은 삼신(三神)할머니가 아니었을까.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아이의 출산과 수명과 질병 등을 관장하는 이가 바로 삼신할머니라고 여기며 며느리의 출산을 쉽게 해 달라고 정한 수 떠 놓고 두 손 모아 빌어주지 않았던가. 요즘 삼신은 그 삼신할머니가 아니라 가전 삼신을 일컫는 말이 아닐까 싶다. 가사 노동을 줄여주는 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를 삼신(三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 생활 속에서 원하는 세 가지 편리미엄은 삼신할머니 아닌 바로 가전 삼신이 가져다줄지도 모르니까.

포스트 코로나 대책, 대구 회생 고삐 죄야

코로나19의 진정세가 확연하다. 우리 사회가 서서히 일상을 찾고 경제 활동도 살아나는 조짐이다. 하지만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은 경제 타격이 워낙 심해 이 덫에서 벗어나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은 -1.4%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다. 민간 소비는 –6.4%로 외환위기 후 최대 하락했다. 운송·도소매·숙박음식 등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역 경제는 더 심각하다. 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지역 수출은 17억6천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은 1.4% 줄었다. 대구가 코로나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소비심리 회복을 기대했던 지역 유통업계의 봄 정기세일도 죽을 쒔다. 판매율은 지난해 대비 평균 30% 이상 감소했다. 대구지역에 코로나19 관련 생계지원 자금이 풀리면서 식당 등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됐다. 하지만 고객의 발길이 원상을 회복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정부와 지자체도 경제 살리기에 나서는 등 포스트 코리아 대책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는 지난 22일 어려워진 경제를 조속히 회복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기획단을 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대구시도 지역 경제의 재도약을 도모하기 위해 23개 경제 관련 기관들이 함께하는 대책회의를 구성, 23일 첫 회의를 열었다. 대구시는 또 사회적기업들의 온라인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피해 업종별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 중이다. 경북도 지역 재도약 범도민위원회 구성을 추진 중이다.특히 대구·경북은 영세 기업이 많은 탓에 타 지역보다 코로나의 단기적 충격이 크다. 회복 기간도 오래 걸릴 전망이다. 지자체는 비교 우위를 가진 산업분야와 코로나 극복의 원동력이 된 지역 제조업 지원에 전력을 쏟아야 한다. 자동화와 기술 개발 등 선제적인 R&D 투자를 통해 기술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이번 코로나 사태로 재확인된 지역 의료 인프라와 첨단 의료산업의 특장점을 살려 의료관광 활성화에 노력을 경주해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삼아야 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강조했듯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 수준을 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산업을 적극 육성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문향만리…이심전심

이심전심 심인자햇살이 앵두처럼 붉어진 오후 세 시요양원 벤치에 나란히 손잡은 모녀극세사 잠옷바지에 이름 새겨 넣는다자꾸만 오그라지는 바지춤 서로 당기며오당실오당실 덧칠하고 눌러쓰는 이름 석 자-함 보자 매매 써 놨제이름도 도망간데이합죽한 입가엔 가느다란 깨꽃 웃음-안 죽어서 큰일이다 얼른 죽어야 편한데-오당실 딸 오래 할라요 나 고아 만들지 마요툭툭 이어지는 대화 오래 살아 미안하다고이 핑계 저 핑계로 자주 못 와 미안하다고마음껏 펴지 못한 마음 눈빛으로 이운다-『서정과현실』(2019, 하반기호)...................................................................................................................심인자는 경남 진주 출생으로 2012년 오누이시조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했다. 시조집 『거기, 너』와 공저 『경상도 우리 탯말』등이 있다. 특히 그는 탯말 연구에 일가견이 있고 작품 속에 입말을 잘 살려 써서 감동을 더한다. 이러한 감칠 맛 나는 토속적인 언어 구사는 문학의 효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그의 시편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의 직업이 노출된다. 관찰자의 위치에 있지 않다. 함께 하는 자리에 있다. 동고동락하는 것이다. 그에게 그 일은 직업이라기보다 하나의 사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힘들지만 기쁨과 보람으로 감당하기 때문이다.때는 햇살이 앵두처럼 붉어진 오후 세 시 무렵이다. 요양원 벤치에 앉아 나란히 손잡은 모녀가 극세사 잠옷바지에 이름을 새겨 넣는 일을 하고 있다. 자꾸만 오그라지는 바지춤을 서로 당기며 오당실오당실 덧칠하고 눌러쓰는 이름 석 자를 두고 함 보자 매매 써 놨제, 이름도 도망간데이, 라고 말한다. 이름도 도망간다는 대목에서 묘한 아픔을 느끼게 된다. 합죽한 입가엔 가느다란 깨꽃 웃음이 가득하고 안 죽어서 큰일이다 얼른 죽어야 편한데, 라고 어머니는 혼잣말을 하는데 딸은 오당실 딸 오래 하겠다면서 고아 만들지 말기를 간절히 청한다.툭툭 이어지는 대화 가운데 오래 살아 미안하다고 어머니는 연해 말하고 딸은 이 핑계 저 핑계로 자주 못 와 미안하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마음껏 펴지 못한 마음 은 눈빛으로 이울고 만다. 이런 정황은 요양원 어느 곳에서나 요즘 비일비재하다. 우리의 현실이 그러한 것이다. 요양원은 인생의 종착지다. 참으로 서글프지만 그 누구도 거부하지 못한다.그는 ‘나는 꿈치예요’라는 시조에서 야금야금 기억을 도난당하고 몰래 들어와 지금 나를 송두리째 흔들어대는 병을 두고 주변이 무너지고 곁 사람이 더 아픈 상황을 노래한다. 아름다운 병, 꿈꾸는 병이라고는 하지만 진실로 꿈이기를 바란다. 피붙이도 잊어버리고 늘 문 앞을 도돌이하며 하릴없이 배회하기 때문이다. 일몰의 불안감은 쑤시뭉티로 들러붙고 갈 길을 가르쳐 주지 않는 끊긴 뇌 속으로 말미암아 인생의 운전대를 놓쳐버린 것이다. 제목에 나오는 꿈치는 치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순화시키기 위해 시인이 붙인 새 낱말이다. 쑤시뭉티란 말은 경상도 지역에서 흔히 듣는 수세미처럼 엉키다, 라는 뜻의 탯말이다.‘이심전심’은 어떤 딸과 어머니의 이야기지만 곧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생로병사의 길을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기에 죽음을 평화롭게 맞이할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해두어야 할 것이다.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고 의연하게 종언에 이르기 위해서는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할 것이다. 사회제도도 잘 마련되어야 하고 개인이나 가족이 이에 대한 바른 인식과 적절한 대처가 있어야 할 것이다.죽음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시작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두렵고 떨리는 일이다. ‘이심전심’을 읽으며 마음을 새롭게 다잡아야 하겠다. 이정환(시조 시인)

독자기고…코로나19, 중단 없는 장애인 직업능력개발

이승훈대구직업능력개발원 융복합훈련팀장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와 기회를 피해야 하는 상황이 일반화되면서 비즈니스·라이프 스타일 등이 바뀌고 교육 및 훈련기관의 휴업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합심하여 빠른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교육·훈련분야 역시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중단됨이 없이 연속성을 가지고 진행되어야 한다는 인식 하에 온라인 비대면 원격교육·훈련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다.직업훈련은 특성상 실습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실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정보 접근성의 제약을 받는 장애인에게는 보다 체계적인 훈련방법 및 전략이 강구되어야 한다. 장애인 대상 직업훈련은 배려와 형평성에 비중을 두고 훈련기회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소속 직업능력개발원은 장애인전문 직업훈련기관으로서의 오래전부터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 왔다. 또 시·청각장애인들의 정보 접근성 강화기능을 보완하여 미래대비형 장애인 직업능력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왔다.2011년에는 KEAD 디지털능력개발원을 구축하여 모든 장애인이 필요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이들 콘텐츠는 이론 부분과 VR·AR과 같은 가상공간에서의 실습 부분, 훈련생의 아이디어 도출 등이 필요한 일대일 온라인 훈련 부분 등 교과목 특성에 맞게 교수자가 다양한 전달방법을 설계해 학습효과를 높여주고 있다.또한 기존 대면실습에서 야기되는 비효율적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자기주도형 온라인 실습콘텐츠 개발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국내 주요기업들이 빅 데이터 기반 AI 면접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훈련생들이 가상현실에서 취업 희망 기업의 면접관을 만나 채용 면접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공단 직업능력개발원은 VR 면접프로그램도 도입·운영하고 있다.면접이 예정된 훈련생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VR 기기를 착용하고 가상현실에서 만난 면접관과 함께 면접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피드백 받아 반복 및 자가 학습하여 면접스킬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표준화된 능력보다는 다양성, 기업가정신, 데이터와 정보를 활용한 문제해결능력 등을 갖춘 창의적 인재가 필요하다. 많은 장애인 훈련생들이 변화수용자로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직업적 역량을 체계적으로 갖추어 가고 있다. 장애인 취업의 길에 코로나19는 결코 장애물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기상이야기…기후변화, 북극의 오존층을 뚫다

김종석기상청장오존층이 파괴되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기상청에서는 기온, 습도, 바람 등 많은 기상요소를 관측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뿐만 아니라 ‘오존’도 관측하고 있다.그렇다면 오존은 무엇일까? 왜 중요한 것일까?‘오존’이라는 물질은 산소 원자 3개로 이루어진 산소의 동소체로 특이한 냄새 때문에 ‘냄새를 맡다’를 뜻하는 그리스어 ozein에서 유래되었다. 공기 속에 0.0002%의 부피만 존재해도 냄새를 감지할 수 있으며, 상온에서 자발적으로 분해되어 산소가 되는 불안정한 물질이다. 그러나 오존은 대장균, 박테리나 곰팡이 및 바이러스까지 사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산화력을 가져 공기 청정기, 정화기, 살균기, 새집증후군방지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오존은 장시간 흡입하면 호흡기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실내에 오존의 농도가 높거나 오존특보가 발효 중일 때는 주의해야 한다.대류권의 오존은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해로운 존재라고 본다면 성층의 오존은 지구를 보호하고 자외선을 막아주는 이로운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성층의 오존은 지구 지상에서 약 15~50km 상공의 성층권에서 주로 생성되고 있으며 특히 성층권에는 지구 대기에 존재하는 오존의 약 90%가 존재한다. 대체로 15~30km 사이에 오존 농도가 높게 존재하는 층을 오존층이라고 한다. 이 성층권의 오존은 태양으로부터 유해 자외선 복사를 흡수하여 자외선으로부터 인간과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구의 기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자외선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태양에서 형성된 파장이 매우 짧은 광선이다. 자외선의 일부는 생명체의 유전자를 파괴하는데 이런 유해한 자외선을 오존층이 막아준다.오존은 생성 및 분해 과정에서 자외선을 흡수하는데 이러한 화학반응을 통해 오존은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오염으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어 그 대책이 시급하다.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구에 도달하는 자외선의 양이 늘어나게 되면서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는 생존과 직결된 피해를 입게 된다.오존층 파괴 물질인 염소 원자는 프레온이라고 불리는 염화불화탄소(CFC)가 분해되면서 나온 것인데 프레온은 냉장고나 에어컨의 냉매나 스프레이의 충전제로 쓰이는 인공적 물질이다. 산업화를 이루며 우리는 많은 문명의 혜택을 누렸지만 이러한 혜택을 누리는 것은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방어막을 스스로 공격하여 망가트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이렇듯 없어서는 안 될 오존층의 파괴문제를 이야기할 때 특히 남극의 오존홀을 많이 다룬다. 오존홀의 원인은 바로 겨울철 남반구의 남극에 생기는 강한 강풍대인 극소용돌이(polor votex) 때문이다. 이 극소용돌이 내 성층권의 기온은 -80도까지 내려가는데 이로 인해 오존 파괴물질을 함유한 얼음결정이 만들어진다. 그냥 언 상태로 계속 있으면 상관없지만 남반구의 초봄인 9~11월 사이에는 얼음이 녹아서 염소광분해가 일어나 오존층을 파괴하는 것이다. 반대로 북반구의 경우 남반구에 비해 평균기온이 현저히 높고 극소용돌이에 의한 대기분리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아서 오존층 파괴가 훨씬 덜 나타나는 것이다.하지만 올해 북반구 상황은 다르다. 북극에 잘 나타나지 않던 역대급 오존홀이 발생했다. 지 난 겨울은 역대로 기온이 높아 따뜻했다. 그 이유는 북극에서의 강한 강풍대가 우리나라까지 확장하지 못하고 북극을 중심으로 찬 공기를 가두면서 극도로 기온이 내려가 남극과 비슷한 상황이 된 것이다.과거 오존층 파괴에 대한 대책 마련으로 1987년 세계 각국 정부가 참여하여 ‘UN 몬트리올 의정서’를 고안했다. 각국은 몬트리올 의정서와 후속 개정 및 조정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현재 규제되는 화학물질에 대해 오존 친화적인 대체물질을 개발하여 오존파괴물질의 전 지구적인 축적속도가 줄고 축적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또한 2018년 발표된 오존감소에 관한 9차 과학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오존층의 회복과 몬트리올 의정서에 따른 전 세계의 협력이 오존파괴물질의 장기적인 감소를 이끌었으며 성층권 오존의 지속적인 회복을 가능하게 할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현재 몬트리올 의정서로 채택된 9월 16일을 ‘세계 오존층 보호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UN 회원국 197개국의 만장일치로 결의된 몬트리올 의정서처럼 전 세계가 똘똘 뭉쳐 그 약속을 잘 이행한다면, 지구의 착한 오존층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사용했던 것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줄지는 점점 극심해지고 잦아지는 기후변화가 답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우리 또한 우리의 보호막인 오존을 위해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 제품 사용 등 나부터의 작은 노력으로 오존을 지킬 수 있길 소망한다.

박준우 시시비비…TK 당선자들 앞에 놓인 과제

21대 총선에서 통합당이 대구·경북에서는 싹쓸이에 성공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있긴 하지만 그야 어차피 복당을 다짐했으니 싹쓸이란 표현이 과하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역민 입장에서 과연 통합당이 TK 사수에 성공했다고 기뻐만 할 수 있을까. 지금 대구·경북 상황을 봐도, 또 총선 결과 확인된 전국 민심과 곧 개원할 21대 국회의 구도를 보더라도 오히려 걱정과 염려가 앞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당장 대구·경북에는 난제가 쌓여 있다. 코로나19 피해도 이른 시일 내에 회복해야 하고 장기 침체에다 성장동력 부재로 힘들어하는 지역 산업계는 활로를 찾아야 한다. 여기다 도시 발전의 정체, 인구 감소 등 시급한 과제만 해도 차고 넘친다.그런데 총선 결과는 그나마 있던 지역의 여당 국회의원 몇도 전멸하고 ‘우리 당’이라고 밀어주던 통합당은 영남권 외에선 참패해 당세마저 대폭 약화할 전망이다. 앞으로 지역예산 확보와 국책사업 추진 등에서 과연 지역 정치권에 정치력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로 불안한 상황이 돼버렸다.대구·경북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만큼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인적 피해야 겉으로 드러나기에 치료라도 할 수 있지만 수많은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의 직,간접 손실과 그로부터 파생하는 지역상권의 피해는 정확한 집계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 오죽하면 집단파산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겠는가.매년 예산철만 되면 대구시와 경북도 공무원들이 하는 말이 있다. ‘중앙정부의 예산 따기가 너무 힘들다.’ 그러면서 중앙정부 고위직에 줄 닿는 사람을 찾기 힘들고, 지역정치권의 대여, 대정부 교섭력도 기대한 만큼 뒷받침이 안 된다고 푸념한다.여기에 당장 지역정치권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다. 중앙정부 예산을 끌어와야 그나마 숨통을 틀 수 있는 게 지역 현실임을 볼 때 지방정부를 위해 중앙정부와의 소통도 거들어야 하고, 정치적으로는 든든한 지원세력도 돼 줄 것을 지역민들과 지방정부는 기대하고 있다.지금 전염병 사태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6천억 원, 2천억 원이 넘는 돈을 지역에 풀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재난지원금에 대해 너무 보수적 잣대를 들이댔다고 지적한다.뭔 말이냐면 경기도가 전체 도민에게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는데 어떻게 특별재난지역으로까지 선포된 대구·경북에서 선별 지원을 결정했느냐는 것이다. 어느 지역보다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결국 이걸 지역경제 살리는 마중물로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구시와 경북도는 더 적극적인 생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다.물론 재난지원금이 지방정부의 재정 형편에 따라 편성됐기에 그렇겠지만, 특별재난지역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십분 활용하고 또 지역정치권이 더 적극적으로 지방정부와 협력해 중앙정부에 정치력을 발휘해야 했다는 것이다. 지역민들이 시, 도의 대응에서 아쉬워하는 대목이다.이번 총선에서도 지역 정치권은 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너나없이 마음 졸이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번만도 아니고, 선거 때면 늘 벌어지는 일이다. 그런데 왜 유독 대구·경북만 이런 일이 벌어질까. 암만 생각해도 뭔가 앞, 뒤가 바뀐 것 같다. 위기 때마다 당을 살렸고, 필요할 때는 힘을 몰아 준 곳이 대구·경북인데 이 지역 국회의원들은 늘 통합당에선 주변부이거나 지도부 눈치보기 신세를 못 벗어나고 있으니 말이다.TK 당선자들은 이제부터라도 통합당에서 지역의 기여분만큼이라도 제 몫을 찾는 일을 해야 한다. 공천 과정에서도 지역민들의 요구가 반영되도록 해야 하고 당 지도부에는 당연히 들어가 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지역민들이 통합당에 보여준 정성이라면 그 정도는 당연한 요구가 아니겠는가.그런 다음이라야 지역을 위해서도, 그리고 당선자 본인을 위해서도 긴요하게 쓰일 정치력을 TK 당선자들에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통합당 전체 의석수는 적더라도, 해야 할 일을 못 하면 유권자들은 다음 선거에서라도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지역민들이 언제까지고 실리에 눈감고, 애국심만으로 표를 줄 거라 믿는다면 그건 오산이다.

독자기고…사기 피해, 무엇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강진주상주경찰서 수사과 경제팀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마스크가 지금은 보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온 국민들이 힘든 이 시기에 마스크 품귀 현상을 겨냥한 각종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우선 중고 사이트를 통한 마스크 대량 구매 사기이다.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요즘 마스크를 대량으로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혹 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가족, 연인, 주변 사람들을 위해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돈을 송금받은 뒤 갖은 이유를 대며 택배 발송을 미루다 결국 잠적해 버린다. 마스크가 급하게 필요해 구매하게 된 피해자들에게는 큰 충격과 배신감이 아닐 수 없다.경제범죄 수사팀에서 근무하는 필자 또한 이와 비슷한 사기 사건을 담당하게 될 때면 안타까움과 동시에 분노가 일어난다.대부분의 인터넷 물품 사기는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범인을 추적하고 검거하는 것이 쉽지 않다.이러한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마스크 뿐만 아니라 물품을 인터넷 상에서 구매할 땐 미리 사이버경찰청 사이버캅 어플 또는 ‘더 치트’ 사이트를 활용한 범죄 계좌조회를 해보고 먼거리가 아니라면 되도록 현장거래를 추천한다.마스크 사재기 등을 통한 매점매석 행위도 일어나고 있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7조에 의하면 ‘사업자는 폭리를 목적으로 물품을 매점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행위로서 기획재정부장관이 물가의 안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여 매점매석 행위로 지정한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품귀현상을 악용한 악덕 판매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경찰은 부정판매 행위 단속 강화와 더불어 예방 홍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마스크 등 매점매석 행위를 목격하거나 알게 된 경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신고 접수가 가능하다.

문향만리…표본실의 청개구리

표본실의 청개구리 염상섭~표본실의 박제가 된 식민지 지식인~…‘나’는 권태가 고질이 되어 집에 틀어박혀 산다. 불면증에 술·담배로 절어있다. 텁석부리 선생이 청개구리를 해부하던 일이 뇌리에 머문다. 숨 막히는 경성을 떠나고픈 잠재의식이 인다. 친구 H가 남포로 바람 쐬러 가자고 한다. 악몽에서 벗어나려는 욕구를 H가 때맞춰 낚아 챈 것이다. 평양역에 내려 부벽루를 거닐다가 장발의 걸인을 만난다. 초탈한 모습이 인상 깊다. 남포에서 친구들을 만나 술자리를 갖는다. 객담 끝에 기인 김창억이 화제로 떠오른다. 그는 광인이거나 철인인 듯하다. 네 사람은 그를 만나러 간다. 그를 보는 순간, 나는 묘한 전율을 느낀다. 그는 황당한 꿈을 꾸는 듯하다. 친구들은 놀리고 비웃지만 나는 그를 이해한다. 김창억은 행세하던 객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비록 신동이었지만 난잡한 부친으로 인해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다. 모친의 보살핌으로 경성의 사범학교를 다녔다. 부친이 사망한 후, 살림이 쪼그라들었고, 모친마저 사망하자 집안이 거덜 났다. 마침 남포에 소학교가 생겨 교편을 잡는 바람에 그는 정상적인 생활을 회복했다. 결혼도 하고 딸도 낳았다. 그것도 잠시뿐, 아내가 죽었다. 그는 실의에 빠져 술만 퍼마시다가 학교를 떠나 방랑했다. 반년쯤 지나 새 장가를 들고 새 출발을 했다. 다시 마가 꼈다. 불의의 사고로 네 달 동안 철장신세를 졌다. 출옥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내는 외간남자와 정분이 나서 가출한 상태였다. 그는 비탄에 잠긴 나머지 점점 정신이 이상해져 갔다. 그는 엉뚱하게도 삼층집을 계획했다. 기둥을 세우고 널빤지를 걸치고 멍석을 둘러막아 얼렁뚱땅 삼층집을 지었다. 말이 삼층집이지 원두막에 가까웠다. 그 삼층집을 아지트로 세계평화를 목적으로 한 ‘동서친목회’를 조직하고, 그 목적달성의 일환으로 강연을 펼쳤다. 그의 기이한 행적은 일대에 쫙 퍼졌다. 우리가 만난 때는 그 즈음이다. 그 2개월쯤 후, 그 삼층집이 불타버렸다. 신성한 집을 신에게 되돌려 준 셈이다. 그의 용기와 자유로운 영혼이 가엽다. 마음이 무겁다. 보통문밖 짚더미 속에서 우물거리다가 장발을 한 채 돌아다니는 그를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개구리 해부는 당연히 실험실에서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럼에도 ‘실험실’이라고 하지 않고 굳이 ‘표본실’이라고 이름 붙였다. 일제의 눈을 의식하여 제목을 비틀었다. 세계평화를 부르짖는 김창억은 안중근의 ‘만국평화론’과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를 지지했던 우리 민족의 대리인 격이다. 그는 우리 민족의 울분과 염원을 보여주는 표본이다. 이 표본은 「날개」에서 ‘박제된 천재’로 부활한다.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부분에도 작가의 뒤틀린 심사가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변온동물인 개구리 배를 갈라봐야 더운 김이 모락모락 나올 리 없다. 당시 개구리 뒷다리를 구워먹던 저간의 사정을 고려한다면 자연주의 기법에 정통한 작가가 정확한 관찰도 없이 핵심적인 장면을 엉터리로 묘사했을 리 없다. 항간을 읽어달라는 복선이다. 작가는 청개구리를 불러내는 방식으로 일제에 쐐기를 박았다. 일제와 거꾸로 가겠다는 의도가 눈물겹다. 삼층집은 삼천리금수강산을 염두에 둔 착상이다. 이 작품은 당시 지식인들의 나약하고 무기력한 정신상태를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암담한 현실을 인식하지만 한발 물러나 빈정거리는 시니컬한 그들의 모습은 가련하다. 3·1 운동 이후 침체된 사회분위기를 감안하여 허무주의 내지 무정부주의에 경도된 당시 지식인들의 성향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게라도 해원하지 않고는 정말 돌아버릴 만한 상황이다.오철환(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