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산책로 ‘반시계 방향’ 통행규칙 지켜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기 두 달 넘게 지속되면서 시민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처님 오신날)부터 5일(어린이날)까지 최장 6일간의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집밖 나들이에 나서고 있다.오랜 시간 집에만 갇혀 있어 누적된 스트레스를 풀고 생활의 새로운 활력을 얻기 위한 외출이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여러가지 형편 상 외출과 여행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이같이 장거리 나들이를 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대구시가 ‘안심 공원·유원지 운영계획’을 마련해 시행에 나섰다.공원과 유원지는 대표적 다중 이용시설의 하나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개인방역 지침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대구시는 우선 규모가 큰 공원 산책로를 이용할 때 ‘반시계 방향’으로 걸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규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마주 오는 사람과 정면으로 마주칠 수 있어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또 공원이나 신천 둔치 산책로 등에서는 우측통행을 해야 한다. 보행 방향이 좌측통행에서 우측통행으로 바뀐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아직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보행자 전용도로인데 좌우측 구분할 것이 있느냐”며 우측통행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요즘같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민감할 때 다른 사람이 가까이 스쳐 지나가면 께름직한 경우가 많다. 잘잘못을 따지는 시비가 이는 경우도 있다.산책이나 운동을 할 때 반시계 방향과 우측통행 규칙을 지키면 이같이 불편한 경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공원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 간격을 최소 1~2m 정도 유지해야 하는 것도 이제는 상식에 속한다. 또 숨이 뿜어져 나오는 격한 운동을 자제하고, 벤치에 앉거나 운동기구 등 다중이용 시설물과 접촉하지 않는 것도 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갑갑하다고 공원에 나가면 안된다. 바닥에 침을 뱉는 것도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다.각급 학교 등교 수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곧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 공원·유원지를 포함한 야외 다중시설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시민정신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고 행동이다. 개인위생 지침 준수와 함께 공원이나 산책로 이용 규칙을 지키는 것도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정말 중요한 시민정신이다.

아침논단…자기중심적인 배려, 때론 분노를 몰고 온다

김시욱에녹 원장육십이 넘은 어느 노부부가 성격차이로 이혼을 하게 되었다. 이혼한 그날, 담당 변호사와 마지막 식사를 하는데 주문한 음식이 통닭이었던 모양이다. 할아버지는 주문한 음식이 오자 통닭의 날개 부위를 찢어 아내인 할머니에게 주었다. 권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 변호사는 노부부가 다시 화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의 기대와는 달리, 할머니는 몹시 화를 내며 평생 자신이 좋아하는 부위를 묻지도 권하지도 않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고 남편을 비난했다. 이에 할아버지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를 항상 양보하고 권했다며 역정을 냈다. 결국 노부부는 마지막 식사 자리에서도 성격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서로를 비난하며 헤어졌다. 집에 돌아온 할아버지는 지난날의 배려가 자신의 이기적 생각임을 깨닫고 전화를 걸어 보지만 화가 난 할머니는 받지 않았다. 다음날 할머니 역시 자신을 돌아보고 용서를 구하려 할아버지에게 전화하지만 남편의 목소리 대신 낯선 사람으로부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듣게 된다.최근 SNS를 통해 읽게 된 노부부의 이야기는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늘 상대방의 마음을 읽기 보단 자신의 생각을 중심에 두고 타인에게 베푼다고 느끼며 살아간다. 다시 말하면 이야기 속 할아버지의 모습이 흔한 우리들의 사랑과 배려의 방법인 것이다. 내가 아끼고 소중하다고 느끼는 것을 줄 때 상대방은 기뻐할 것이며 고마워 할 것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만족하면서 말이다.어린 시절 읽었던 이솝우화의 ‘여우와 두루미’란 이야기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른 여우와 두루미는 친구가 되기로 약속하고 여우는 두루미를 초대한다. 자신이 아끼는 버섯스프를 끓여 넓적한 접시에 담아 두루미에게 담아내는 여우의 마음은 분명 선의의 행위임이 분명하다. 자신이 정성껏 끓인 음식임을 강조하며 많이 먹길 권하는 여우의 모습에서 노부부의 이야기 속 할아버지 얼굴과 오버랩된다. 부리가 뾰족한 두루미는 음식을 먹을 수 없어 접시만 찍다가 분노하며 돌아간다. 할머니의 분노가 두루미의 분노로 치환되는 시점이다. 여우의 선의가 두루미에게는 수치와 조롱의 악의적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두루미는 복수를 결심한다. 훗날 두루미는 여우를 초대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우는 초대에 응한다. 즐거움을 안고 가는 여우를 볼 때 지난날 두루미에게 행한 자신의 행위가 배려임을 확신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호리병 속 생선튀김을 마주한 여우는 결국 먹지 못해 냄새만 맡다가 돌아가고 둘은 친구가 아닌 생면부지의 관계가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부위를 함께 살아온 세월동안 아내에게 먼저 내어준 할아버지와 아끼는 버섯스프를 친구에게 내어준 여우의 배려와 선의는 어쩌면 칭찬받아야 할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 속 행위자에게 안타까움과 심지어 비난도 서슴지 않는다. ‘자기중심성’과 ’합리적 차등’으로 볼 수 있다. 상대방의 입장과 처지를 먼저 생각하지 못한 이기적 배려는 결국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게 되고 서로간의 능력의 차이를 깨닫지 못한 선의는 분노를 몰고 온다.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 대한 범위 선정은 총선 전부터 뜨거웠던 논쟁이었다. 소득 하위 70%로 결정한 정부와 총선과정을 통해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100% 지급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여당의 불협화음은 기재부 장관의 경질론으로까지 불거지는 듯 했다. 지원금 액수의 차이는 있었으나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겠다 던 미래통합당의 총선 후 입장변화는 과연 합의에 이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불러일으켰다. 추경을 통해 전체 국민을 그 대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경제활동을 하지 못한 가정과 중소기업 및 자영업의 현실은 열악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긴급처리가 요구되는 사안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합리적 차별과 재정 집행의 우선순위가 명확히 잡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 일회성 지급으로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은 부인할 수 없다. 단순한 액수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필요로 하는 국민 개개인 그리고 직업군의 상황을 정확히 찾아내는 일이 시급하다. 경제란 살아있는 유기체와 다르지 않기에 근본적으로 괴사되고 있는 부문을 우선적으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집권여당의 자기중심적 생각이 결코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배려가 될 수 없기에 범정당적 합의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긴급재난지원금이 국민을 위한 배려와 존중을 위한 정책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향만리…그레이

그레이김양희나는 크레용이다 스물넷 복작이는 틈살구 분홍 초록이 온 세상을 누빌 때스스로 나서지 않는 가장자리 무채색왜 나는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없지빨강 노랑 파랑에 잘 어우러지지만드러나 도드라지지 않고 스며드는 색깔이제라도 알게 돼 정말로 다행이다하나로 충분하면 더 바랄 게 없지만누구의 배색이어도 괜찮아 나는 나야 -『오늘의 시조 제12호』(2018, 겨울).....................................................................................................................김양희는 제주 한림 출생으로 2016년 시조시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했다. 그는 2019년 제1회 정음시조문학상 수상작인 ‘절망을 뜯어내다’라는 작품에서 시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그는 사물과 삶의 본질을 추구하고 언어의 창조적 비밀에까지 이르고자 한 점과 우리가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미학적 기원에 대한 충동과 성취, 경쾌한 언어와 고전적 상상력이 견고하게 결속되어 있는 시 세계 등이 주목된다.그는 ‘그레이’에서 색깔에 대한 자각을 노래하고 있다. 여러 가지 색이 있지만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갈린다. 화자는 스물넷 복작이는 틈에 있는 나는 크레용이다라고 고백한다. 살구 분홍 초록이 온 세상을 누빌 때에도 스스로 나서지 않는 가장자리 무채색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왜 나는 혼자서 할 줄 아는 게 없지라고 자신에게 묻는다.그는 빨강 노랑 파랑에 잘 어우러지지만 드러나 도드라지지 않고 스며드는 색깔임을 밝힌다. 또한 이제라도 알게 돼 정말로 다행이다라고 말하면서 하나로 충분하면 더 바랄 게 없지만 누구의 배색이어도 괜찮아라고 자신을 다잡으며 ‘나는 나야’라고 결론짓는다. 자존감의 극대화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함축하고 있다.분홍색이나 초록색만 동경할 것이 아니라 그레이도 사랑받는 색깔임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런 점에서 ‘그레이’는 삶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화자는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치유라고 해도 좋겠다. 나서며 튀는 존재는 아니지만 드러나지 않은 채 그런 이들과 잘 어우러지면서 그들을 지지하고 또 다른 존재의 중요성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알게 돼 정말로 다행이다, 괜찮아 나는 나야, 라는 결구에서 화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이는 자신의 참된 가치와 본질을 알아 의미 있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레이’는 나와 타자를 치유하는 시편인 셈이다.그가 발표한 시의 제목들은 매우 다채롭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시가 되고 있다. ‘나팔꽃이 나팔꽃에게, 나무에 든 밥알, 노을 무렵, 시리아의 밤, 혜화역 부근, 벽보 광고, 가자 지구, 힐, 젠더. 짐볼, 절망을 뜯어내다, 어물전주인, 만남의 재발견’등을 보면 그 점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이 작품들 속에는 따사로운 가족애와 생명 사랑이 담겨 있고, 시대의 아픔을 직시하여 밀도 높게 형상화한 실감실정의 시편들도 적지 않다. 또한 존재론적 성찰을 통해 시로서 우리 사회를 견인하고 치유하고자하는 열망을 형상화하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그는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인이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를 아는 시인이다. ‘그레이’와 ‘절망을 뜯어내다’를 다시금 음미하며 우리 모두 아파하고 눈물 흘리는 일에 대해 더 따스한 눈길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정환(시조 시인)

생활치료센터, 코로나 극복 공신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시가 최초로 도입해 무증상 또는 경증 환자를 격리·치료해 온 15곳 등 16곳의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30일 모두 종료된다. 지역 신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줄어 안정화 추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생활치료센터는 하루 수 백 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던 급박한 상황에서 개소(3월2일)해 전담 병상 부족을 해결하고 고위험군 전수조사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감염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해 코로나 극복의 공신이 됐다.29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9명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1만761명. 신규 확진자 중 5명은 해외유입, 4명(대구 3명, 경기 1명)은 지역발생으로 나타났다.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에서 확진자가 급격히 늘면서 유휴 병상이 없어 자가에서 입원 대기 중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다. 무증상 및 경증환자가 잇따라 급격한 추가 확산이 우려됐다. 이에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 끝에 생활치료센터를 도입했다. 중증과 경증 환자를 분리, 격리·치료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면서 두 달 만에 대구가 ‘코로나19’를 조기 안정화시키는 바탕이 됐다.정부와 대구시는 30일 중앙교육연수원과 영덕 삼성인력개발원을 끝으로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대구·경북 생활치료센터를 통해 총 3천37명의 환자가 완치됐다. 대구·경북 전체 완치자의 약 42%에 해당한다. 마지막 2곳에 남은 환자 72명은 29일 중 병원으로 옮겨 계속 치료한다.생활치료센터는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비대면 환자 모니터링 등과 함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 사례로 꼽힌다. 대구 시민들도 생활치료센터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한다. 대구시 여론조사 결과 대구의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된 이유로 의료진과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의 노력을 가장 많이 꼽았다. 생활치료센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정부는 생활치료센터의 시설 인력 기준, 환자 관리 방법 등을 표준화해 향후 감염병 발생 시 모델로 활용키로 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또한 국제 기준에 맞게 표준화해 K-방역 모델의 핵심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코로나 사태가 이 정도로 수습되기까지는 시민들의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자가 격리 등 시민 정신이 큰 힘이 됐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우리는 좌절이 아닌 희망을 봤다. 세계적 방역 모범국가로 우뚝 섰다. 대구의 의료 한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시민이 함께 하면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대구 정신을 확인했다. 이제 고난의 터널도 끝이 보인다. 의료인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대구 시민이 자랑스럽다.

특별기고…공직자의 적극적인 행정 정책은 희망의 씨앗이다

곽용환고령군수 올해 본격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적극 행정정책’이 공직사회에 자발적 자세와 능동적 사고의 바람이 되어 다가오고 있다. 고령군도 정부정책 추진을 기회로 삼아 적극 행정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다양한 정책을 시행·보완해 공직사회에 ‘적극 행정’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령군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상황을 맞아 경제 살리기 비상대책 TF 팀을 구성해 군민 생계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예비비 등을 포함한 예산 92억 원을 신속 투입하여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자금 지원, 피해업종 긴급지원, 취약계층 긴급 복지 등의 정책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가고 있다.또한 코로나19 특집판 대가야소식지 발행, 전국 최초 드라이브 스루 농산물 판매, 전 군민에게 마스크 및 손소독제 배부, 대구·경북 최초 제로페이 연계 모바일상품권 도입 등 코로나19의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 규제를 개선하고 절차를 간소화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적극 행정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단계는 아니지만 고령군은 인접도시에서 신천지 사태 등으로 확진자가 수백수천 단위로 늘어날 때 집단시설의 신속한 코호트 격리 조치와 관리직 직원 200명 전원에 대해 군비를 투입하여 검사를 진행하는 등 선제적 방어망을 구축했다.이러한 코로나 확산 차단에 적극 매진한 결과 지난 4월2일 미국 유학생을 마지막으로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어느정도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되는 현 상황에서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국민의 삶을 그리고 군민 모두의 경제적 어려움을 절실히 느끼며 철저한 방역체계를 유지한 채 경제를 살리는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이 도출되어야 할 시점이다.구체적인 방안의 중심에는 적극적인 공직자의 자세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우리 마음속 소명 의식처럼 공직자 모두가 선봉에 서 주기를 주문해 본다.“구내식당 운영을 중단한 채 외부식당을 이용하여 외식업 살리기에 앞장서고 급여 일부를 떼 고령사랑상품권을 구입해 관내 농산물 소비 등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고령군청 공무원의 모습은 모범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사례”라는 어느 군민의 말처럼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국민들에게는 희망의 씨앗이 될 수 있다.우리가 뿌린 새로운 희망과 도약의 씨앗이 행복의 열매로 다가 올 그날을 위해 600여 고령군청 공직자들과 함께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 어두운 터널을 뚫고 나갈 것을 약속 드린다.

문향만리…금시조

금시조이문열~인본주의냐, 유미주의냐~…고죽은 묵향을 맡으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열 살 때, 고죽은 서화가 석담에게 맡겨진다. 석담은 그를 맡아 기르긴 하나 오랫동안 무관심으로 방임한다. 고죽은 어깨너머로 서예를 익힌다. 석담은 우연히 그의 글씨를 보고 제자로 받아들인다. 그러고도 석담은 여전히 가르침에 인색하다. 스물일곱 때, 그는 반발심과 자만심으로 집을 뛰쳐나간다.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는 등 서예 실력을 인정받는다. 석 달 후, 곡식을 한 짐 지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오나 석담은 의외로 냉담하다. 곡식과 필낭을 불태우고, 2년 동안 붓을 잡지 못하게 한다. 석담은 ‘금시벽해(金翅劈海) 향상도하(香象渡河)’란 글씨를 써준다. 재예에 치우치는 걸 경계하란 의미다. 이에 아랑곳없이 고죽은 절차탁마하여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한다. 예술관이 상이한 두 사람은 평행선을 달린다. ‘도’(道)를 앞세우는 석담의 유교적 인본주의와 ‘예’(藝) 그 자체에 독립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고죽의 예술지상주의가 격돌한다. 격노한 석담은 고죽에게 벼루를 던지고 파문한다. 서른여섯 때, 그는 다시 집을 나온다. 서예로 얻은 명성에 기대어 방탕한 생활을 영위하며 자만과 쾌락으로 허송한다. 우연히 절간 벽에 걸린 금시조(金翅鳥)를 보고 고죽은 ‘금시벽해’란 글귀의 참뜻을 깨닫는다. 그 길로 집으로 돌아오나 석담은 이미 불귀의 객이 된다. 관의 명정을 쓰라는 석담의 유언을 전해 듣는다. 석담이 고죽을 수제자로 사사한다는 뜻. 힘든 시련의 과정이었다. 죽음을 예감한 고죽은 자신의 작품을 회수한다. 회수한 작품들을 엄격하게 평가하여 명품을 찾아내려 한다. 허나, 천의무봉의 명품은 하나도 없다. 그는 애써 회수한 작품들을 모두 불사른다. 그 불길 속에서 금시조의 금빛 날개와 힘찬 비상을 본다. 고죽은 그날 밤 눈을 감는다.…스승은 ‘문자향’과 ‘서권기’, 굳센 힘이나 투철한 기세 같은 선비적 이념미를 강조한다. 제자는 예술의 독립성을 신봉하며 유미적 예술세계를 추구한다. 두 대가의 경쟁과 갈등관계를 회고의 형식으로 묘파한다. 수련과 정진을 거듭한 끝에 깨달음을 얻은 제자 고죽은 정상에서 스승 석담의 정신과 조우한다. 정상에 이르는 길은 다양한 법이다. 정상엔 금시조가 기다린다.예술논쟁은 고루한 감이 든다. 종교와 학문에 대한 종속적 도구 내지 수련의 성과로 예술을 보던 시각에서 예술 그 자체를 목적으로 본 시도는 르네상스에서 싹튼다. 신화와 성서의 일화를 전달하던 도구개념에서 그 자체 독립적으로 홀로 선 과정은 긴 여정이었다. 일찍이 최북이 그런 시도를 했으나 찻잔의 태풍에 불과했다. 예술의 본질에 대한 탐색과 천착, 예술적 완성을 위한 헌신은 실로 장엄하다.석담은 고죽을 시종일관 경계한다. 일찌감치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지만 방치한다. 석담은 천한 재예를 탓하지만 다른 상상도 가능하다. 대가로서 고수의 방어본능이 발동한 건지 모른다. 자신을 능가하는 천부적 자질을 발견하고 그 콤플렉스로 인해 괴로워했을 수 있다. 호랑이 새끼에 대한 위험부담이 방임으로 나타난 셈이다. 석담에 대한 인격적 모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분야든 대가일수록 병적인 집착과 황소고집은 기본이고, 자존감과 자부심이 유난스러우며, 지나칠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 이 천박한 상상을 시기와 질투로 여겨 외면하기엔 미련이 남는다.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이점이 있다. 죽음에 임해 고죽을 수제자로 점지하는 석담은 외려 인간적이다. 오철환(문인)

경제칼럼…설득의 힘을 기대한다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벌써 포스트 코로나19(post COVID-19)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난무하다. 너무 빠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모두가 불안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할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해보니 그리 납득하기 어려운 일도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위기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어서 이런 논의들이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은 아닐까 염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특히 세계 경제의 앞날에 대한 지금의 예언은 거의 재앙 수준이어서 대공황 수준의 불황이 닥칠 것이라는 예상은 오히려 낙관적으로 들릴 정도로 너무 염려스럽다. 아무리 돈을 풀어도 경기회복은커녕 빚만 쌓인 채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전 세계가 일본화(Japanification)될 것이라는 예언이 대표적이다. 이제 탈글로벌화(Deglobalization)가 진행될 것이 분명한데, 자국 내 수요로 충분히 국가 운영이 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은 외수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거의 절망적인 수준의 예측이다.이처럼 포스트 코로나19와 관련된 예언들 중에는 지금 당장 그렇게 되리라 확신할 수 있는 예언들이 많지는 않지만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거대 정부의 등장이 불가피하고 포퓰리즘이 득세할 것이라는 예언은 지금 우리 경제 현실과 대부분 일치한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자아낼 수 밖에 없는 것이라 할 수 있다.거대 정부는 이미 대세다. IMF에 따르면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한 지 채 1달도 지나지 않아 세계 각국은 GDP의 6% 가까운 재정을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 부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차 추경은 11조7천억 원, 2차 추경은 7조6천 억 원으로 심의 중이지만, 1~2차 추경 규모만 하더라도 2019년 기준 명목 GDP의 1%에 달한다. 여기에 3차 추경이 기다리고 있어서 거대 정부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여당의 총선 압승은 이런 전망을 더 확실히 하게 한다.더 큰 걱정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정책당국과 거대 여당이 포퓰리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 극복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편향된 다수의 대중이나 통계 등의 증거를 이용해 비과학적인 정책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위기 극복은 가능할지 모르나 그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 사회에 남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더군다나 이 과정에서 뜻을 달리하는 소수의 야당과 국민의 의사가 무시당하면서 최소한의 견제 장치도 작동하지 않아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등 또 다른 위기를 잉태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지금 당장의 위기만 극복하면 된다는 만연된 분위기에 최고 의사결정자들이 취한다면 위기가 지나 간 이후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의 탈진상태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작고한 대통령학의 세계적 권위자 뉴스타트(Richard E. Neustadt) 교수는 그의 저서 ‘대통령의 권력’에서 대통령의 권력은 ‘설득하는 권력’이라며, ‘부츠를 신고 말에 걸터앉아 모든 결정을 내리는 대통령이라는 일반적인 이미지는 현실을 절반만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는 운동화를 신고, 말 발걸이를 든 채 각 부처의 장관이나 상원과 하원에 속하는 의원들에게 말에 오를 것을 권하는 마부에 가깝다’고 했다. 이러한 지적은 비단 국정 최고의사결정 책임자와 정책 당국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또 다른 권력기관인 의회는 물론 절대 다수인 여당도 입장은 마찬가지다.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사회적 갈등으로 또 다른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소수의견에 대한 존중과 타협, 함께 할 수 있는 동력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더더욱 최고 의사 결정 책임자와 절대 다수인 여당이 앞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줄 설득의 힘을 기대하는 것이다.

아침논단…‘섬’에 관한 단상

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 이사장“바닷물이 스르르 흘러 들어와/ 나를 몇 개의 섬으로 만든다./ 가라앉혀라,/ 내게 와 죄짓지 않고 마을을 이룬 자들도/ 이유없이 뿔뿔이 떠나가거든/ 시커먼 삼각파도를 치고/ 수평선 하나 걸리지 않게 흘러가거라,/ 흘러가거라, 모든 섬에서/ 막배가 끊어진다.” 신대철 시인의 ‘무인도를 위하여’를 서가에서 찾아내 다시 읽었다. 문청 시절 이 시를 읽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던가. 시집 출간 4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나는 이 시를 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가 무엇을 노래하고 있는지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전혀 이해가 안 되고 느낌이 와 닿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 시는 내가 처한 상황과 처지에 따라 매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나의 심적 상태에 따라 생성, 고립, 단절, 자유, 방랑, 추방, 반자연, 자연과의 화해 등 다양한 의미로 다가온다. 읽을 때마다 항상 낯설면서도 친숙하다. 그러면서도 생명력이 느껴진다. 낯설기 때문에, 천의 얼굴로 다가오기 때문에 좋은 시다.21대 총선 이후 이 시를 다시 읽었다. ‘섬’ ‘가라앉혀라’ ‘뿔뿔이 떠나가거든’ ‘흘러가거라’ ‘막배가 끊어진다’ 이런 시어들이 불현듯 대구경북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 시를 읽으며 이런 상황을 연상한다는 사실을 시인이 안 다면 몹시 당황하거나 불쾌할지 모르겠다. 어쩌겠나. 모든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접하는 독자가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든 개입할 수가 없다.21대 총선을 두고 보면 대구경북은 대한민국에서 하나의 고립된 섬이다. 악의적으로 이 지역을 비방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 섬을 두고 온갖 험담과 악담을 퍼붓고 있다. 이 섬의 주민들 역시 황당하고 답답하다. 자신의 선택이 비난받게 되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존감의 손상과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19와 총선을 거치면서 대구경북이라는 이 섬은 다른 지역보다 더욱 심각한 생존의 어려움까지 겪게 되었다.여러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대구경북 사람들은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대구 사람들은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타 지역에서 열리는 회의, 모임 등에는 자발적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주최 측이 먼저 오지 말라고 연락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역민들은 그런 말들을 문제 삼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심지어 가족 행사조차도 알아서 참석하지 않았다. 중소개인 사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미 수주한 공사를 하기 위에 타 지역에 간다고 하면 대구업체이기 때문에 오지 말라고 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역의 수많은 사람들이 ‘미안하지만 함께 일하기가 어렵게 되었다’는 해고 통보를 받고 있다. 생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실업급여와 고용유지 지원금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 모두 거대한 자본주의라는 차가운 바다 위에 막막하게 홀로 떠 있는 외로운 섬이다. 중앙정부와 대구시는 명분싸움과 탁상공론으로 시간을 끌지 말고 이들의 긴급구조 신호에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21대 총선 이후 지역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경제적인 어려움에다 심리적인 박탈감, 고립감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역의 정재계, 학계, 언론계 등은 지역민의 심리 상태와 지역이 처한 상황을 직시하며 고립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역 여론을 주도하는 사람들과 기관이 앞장서서 “내가 찍고 싶은 사람과 정당을 찍고, 내 신념을 표현했는데 그게 무슨 잘못이나, 그렇다면 대구경북보다 쏠림 현상이 더 심각한 타 지역은 왜 비난하지 않는가.”등의 말로 맞서려고 해서도 안 된다. 보수와 진보가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는 국가발전에 같은 비중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의 보수는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발전해야 한다. 타인의 지적과 말에 귀 기울이면서 자기 객관화 작업도 동시에 수행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고립될 것이다.섬은 건강한 생태를 유지하면서 산수와 풍광이 타 지역과는 구별되고 독특한 개성과 아름다움을 가질 때 돋보이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게 된다. 섬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는 때로 섬 밖에서 섬을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특별기고…코로나19 경제위협 경제주체 이심전심 마음 모아야

최무근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코로나19는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생산물량 감소, 판매처 소실 등 경영 악화를 불러오고 있다.위기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권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는 작은 힘이지만 보탬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하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금이 중소기업과 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효과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용대상과 정부 및 지자체 지원금에 대한 매칭이 필요하다.실제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자금과 산업은행의 온랜딩 지원 대출자금의 경우 지원 대상의 폭이 너무 넓고 중복지원의 성격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이러한 까닭으로 2개 국책은행에서 지원하는 자금이 시중 금융기관을 통해 실행될 때 일부 기업들에 대한 쏠림 현상으로 다수의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기업·소상공인들이 이용에서 소외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이를 개선하기 위해 2개 국책은행의 지원자금의 기능을 나누어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자금은 중규모 이하의 중소기업과 소기업·소상공인들의 활용자금으로 산업은행의 온랜딩 지원 대출자금은 중규모 이상의 중소기업 지원자금으로 이분화하여 운용하는 것을 제안한다.최근 정부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각종 정책자금을 발표하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여러 가지 자금지원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의 체감온도는 그리 높지 못한 것 같다.왜 이런 현상들이 현장에서 나올까? 라는 의문이 든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정책자금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전달되는 프로세스상의 문제점인지 아니면 미처 파악하지 못한 다른 문제가 있는 지에 대하여 파악하고 보완책을 세우기 위한 노력이 지자체와 금융권 전체에서 선행된다면 지금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돈맥경화’ 현상을 해소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리질리언스(Resilience)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충격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고 시스템 기능을 회복하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충격을 극복하고 경제 정상화를 도모하려는 노력을 한마디로 정의하기에 가장 알맞은 용어가 아닌가 싶다.다시 말해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위기 속에 각 경제주체 모두가 이심전심 마음과 역지사지의 태도를 견지할수록 경제 백신의 효과는 높아질 것이고, 이로 인해 좀 더 빨리 현재의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곧 다가오는 계절의 여왕 5월과 같이 우리 경제에도 하루빨리 초록빛이 만연한 싱그러운 계절이 찾아오기를 필자는 고대한다.

아침논단…국회에 내는 과제, 사가독서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19세기 영국의 전성기를 이룬 빅토리아 여왕은 신하들에게 아주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 3년마다 1개월씩의 유급 독서 휴가였다. 이 휴가의 조건은 단순했다. 셰익스피어 작품 5편을 정독하고 독후감을 써내는 것뿐이었다. 일명 ‘셰익스피어 휴가’로 부르는 제도다.이보다 400여 년 앞선 조선시대에도 독서휴가가 있었다. 세종대왕은 신하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책을 읽을 것을 권했다. 하지만 조정의 업무 때문에 신하들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었다. 세종이 고심 끝에 찾아낸 방법은 어명으로 내린 독서휴가인 사가독서(賜暇讀書)였다. 사가독서는 집현전 학자들이 조정의 업무 부담 없이 일정기간 동안 독서를 통해 학문에 전념할 수 있도록 특별히 주는 휴가 제도이다. 이 기간 동안 경비는 나라에서 부담했다. “지금부터는 집현전에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오직 독서에 전념해 성과를 내서 내 뜻에 부응하라(세종실록 8년)” 1426년에 내린 이와 관련된 첫 어명이었다. 이후 사가독서는 영조 49년(1773년)까지 340여 년간 지속되면서 총 48차에 걸쳐서 320명이 선발되었다. 며칠 전 보았던 EBS ‘지식채널 e’ 프로그램 중 한 편의 내용이다. 밤늦은 시간에 방영하는 지식채널e는 단편적인 지식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시청자들에게 화두를 던지는 프로그램이다. 한번씩 볼 때마다 생각에 잠기게 하는 내용이 많아 자주 찾아보게 되는 방송이다. 사가독서 어명을 받든 신하들은 조정 업무 대신 집에서 책을 읽었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몇 년이 되기도 했다. 세종 때 왕의 기대에 부응해 사가독서를 했던 인재들은 전 분야에 걸쳐 책을 편찬해냈다. 15세기 조선 시대의 문화 전성기를 꽃 피운 것이다. 넓게 보면 사가독서는 조선 시대 다양한 인재 탄생의 비결이기도 했다. 권채의 ‘향약집성방’, 남수문의 ‘고려사절요’가 이로써 태어났고 율곡 이이의 ‘동호문답’도 사가독서의 결과물이었다.세종 당시의 사가독서 제도를 현재 시대로 소환해보는 건 어떨까. 이제 막 선출된 300명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돌아가며 이 제도를 시행해보는 거다. 어명이 아니라 세금을 내는 국민들의 명으로 말이다. 슬기로운 21대 국회생활을 독서로, 공부하면서 시작하는 것이다. 지금 국회는 코로나19 방역 이후 경제방역의 성공을 위해 관련법을 정비하고 지원해야 할 급박한 때다. 시간이 없다.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다. 결과물을 제출하고 거기에 대한 평가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 사가독서에 들어간 신하들도 책만 읽고 있지 않았다. 이들은 집에서, 때로는 산사를 오가며 자유롭게 책을 읽고 연구에 매달렸다. 그러나 읽은 책의 권수를 삼개월마다 보고서로 제출해야 했고 매달 세 차례 읽은 책과 관련된 연구물인 월과(月課)를 내야만 했다. 또 사가독서를 마칠 때는 독서의 결과물을 글로 지어 제출하도록 했다. 막대한 양의 성과물이 나왔던 것이다. 성종 때에 이르러서는 독서당(讀書堂)을 지어 이곳에서 마음껏 책을 읽도록 했다. 독서당은 한양에만 세 곳이 있었다. 동호당과 서호당, 남호당이 그곳이다. 율곡이이의 동호문답은 동호당에서 책을 읽으며 저술한 결과물이기도 했다. 국회에 이런 사가독서를 권하는 이유는 더 이상 막말국회, 동물국회, 싸우는 국회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젠 공부하는 국회, 그럼으로써 정책중심 국회,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은 폼 잡는 자리가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꼬박꼬박 세비가 나오는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21대 국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공부하는 국회’ 움직임이 조금씩 일고 있다. 그나마 좋은 모습이긴 하지만 임기 초반의 반짝 공부모임으로 그쳐서는 안된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국회의원 독서휴가제’부터 입법하는 게 어떨까. 물론 조선시대 사가독서처럼 중간 중간 철저하게 과제를 제출하고 최종 성과물에 대해서는 평가도 받아야 할 것이다. 세종 때의 사가독서가 국회에서 현대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되면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조금은 더 따뜻해질 것이다.

‘방사광가속기’ 입지선정 정치논리 배제해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포항 유치를 위해 지역 광역 및 기초 지자체, 대학, 연구기관, 경제단체 등이 하나가 돼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방사광가속기는 기초과학과 산업기술 연구 능력을 높이는 국책 연구시설이다. 물질의 미세구조 현상을 분석하는 초정밀 거대 현미경이다. 반도체, 신소재, 바이오 등 국가 전략산업을 한단계 레벨업시키는 핵심역할을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난치병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앞당기는 첨단 연구장비이기도 하다. 기초과학부터 산업 현장의 실용적 연구까지 활용범위가 무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업비 1조 원이 투입되는 방사광가속기는 생산유발 효과 6조7천억 원, 부가가치 효과 2조4천억 원, 고용창출 효과 13만7천여 명 등이 기대되는 거대 프로젝트다.경북도, 포항시, 연구기관, 경제단체 등 지역 각계 대표들은 경북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포항유치의 당위성을 외치고 있다. 경북유치위는 “정치인들은 부당한 개입과 영향력 행사를 즉각 중지해야 하며, 정부는 투명하게 최적의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사정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현재 방사광가속기는 포항을 비롯해 충북 오창, 강원 춘천, 전남 나주 등 4개 지자체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지난 4·15 총선 과정에서는 발언을 취소하긴 했지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광주·전남지역 유치를 시사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 정부의 입지선정 기준이 수도권 인근에 유리하게 설정됐다는 지적도 흘러나오고 있다.경북유치위 관계자들은 “한국 과학기술발전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가속기를 한 곳에 집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포항에는 3,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고 인접한 경주에 양성자가속기가 있다. 가속기의 집적화는 세계적 추세다. 포항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건립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범대구경북권에는 포스텍,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등 3개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이 있어 기초와 원천 연구에 유리하다. 방사광가속기가 포항에 뿌리내리면 경북의 반도체 기업, 이차전지 분야 소재기업,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한국뇌연구원 등을 기반으로 한 실용화 연구도 활성화 될 것이다.최종 후보지는 다음달 7일 선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기술과 국가 미래산업 발전이라는 사업 취지에 맞게 공정하고 투명하게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현 정부 들어 나타난 TK패싱이 되풀이 돼선 안된다. 세계적 과학 경쟁력을 입지 선정 기준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문향 만리…하회에 와서

하회에 와서 유해자 이곳에/ 닿기까지 몇 굽이 돌았던가/ 돌담 이끼 틈에 눌러앉은 가을볕/ 도는 게/ 지름길 되는 비밀/ 넌지시 귀띔한다 더러는/ 발길 멈춰 오던 길 돌아보고/ 빼곡한 문장에다 쉼표를 찍으라며/ 강둑에/ 늙은 느티나무/ 손사래쳐 부르는 상처가/ 깊을수록 햇살이 반짝이는 걸/ 종종걸음 앞만 보고 달리느라 미처 몰랐다강물이/ 굽은 이유를/ 하회에 와 알았다-시조집『동박새 울음에 뜨는 별』(토방, 1999) ......................................................................................................................유해자는 충북 진천 출생으로 1997년 문학사상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에 나왔다. 문학사상 시조부문에 유일하게 뽑힌 신인이다. 1999년 시조집 『동박새 울음에 뜨는 별』을 펴냈다. ‘하회에 와서’는 담백한 시편이다. 이곳에 닿기까지 몇 굽이 돌았던가 하고 반문하면서 돌담 이끼 틈에 눌러앉은 가을볕을 눈여겨본다. 도는 게 지름길 되는 비밀 넌지시 귀띔하는 하회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긴다. 더러는 발길 멈춰 오던 길 돌아보고 빼곡한 문장에다 쉼표를 찍으라며 강둑에 늙은 느티나무 손사래쳐 부르는 것을 보면서 여유를 가진다. 셋째 수에서는 어떤 자각을 보인다. 즉 상처가 깊을수록 햇살이 반짝이는 걸 종종걸음 앞만 보고 달리느라 미처 몰랐던 것을 알게 되었고, 강물이 굽은 이유까지도 하회에 와서야 살피게 된 것이다. 담담한 진술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모습에서 관조의 깊이를 느끼게 된다.그는 ‘나는, 독이 되고 싶다’라는 시조에서 비어서 가득 넘치는 빈 독이 되고 싶다, 라는 이미지로 결구를 맺고 있다. 낯익은 것이지만 시 속에 담겨 있는 정서가 소박해서 그 낯익음조차도 명징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시적 재치다. 그러면서 가난한 부엌의 늘 허기진 쌀독이거나 한 시절 절여내는 소금독도 괜찮지만 입맛에 딱 맞기로는 장독대 빈 독임을 힘주어 말한다. 특히 인상적인 텅 빈 뱃속 그들먹이 허공을 들이키고 바람도 품었다가 달빛도 울궜다가 라는 구절은 그만이 직조할 수 있는 내밀한 전통적 의미망이어서 공감을 안겨준다. 정결하고 정갈한 시품이다. 정신을 드맑게 하고, 옷매무새를 조심스레 가다듬게 한다. 그는 199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할 무렵 ‘평화고물상’, ‘내 몸이 말을 한다’, ‘벽송사 소나무’등을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박기섭은 ‘벽송사 소나무’를 두고 자연은 자연이되 그냥 통념적인 자연이 아닌 환한 심상으로 꿰뚫는 자연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또한‘평화고물상’은 낡은 의자와 자전거, 냉장고와 같은 것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안겨준다. 바람에 온몸 내맡긴 채 시간을 삭히면서 싱싱한 햇살과 바람을 차곡차곡 쟁여 넣는 평화고물상의 여러 기물들은 삶의 희망을 또렷이 말하고 있다. 한밭이라고 불리는 대전에서 펜촉을 벼리고 있는 시인의 시조‘하회에 와서’는 가을 서정을 노래하고 있지만 늦봄에 읽어도 감흥이 일어난다. 여러 차례 가본 적이 있는 하회마을이 병산서원의 풍광과 겹쳐져서 떠오른다. 정갈하고도 맑은 서정 시인이 연륜이 깊어지면서 이즈음은 사색의 깊이가 담긴 시를 매만지며 창작에 전념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일찍 핀 봄꽃들이 다 지고 난 정원에 요즘은 키 큰 산딸나무가 수천수만 송이 흰 꽃을 피우고 있다. 새로운 위로가 되는 개화다. 시인의 작품도 그처럼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기를 소망한다. 이정환(시조 시인)

세상읽기…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단상

오철환객원논설위원지구촌은 코로나로 난리지만 우리나라는 한숨 돌린 상황이다. 뒤늦게 서구와 미국에서 워낙 드세게 퍼지는 바람에 우리나라의 실책과 혼란상은 상대적으로 사소해졌고 나아가 그 난맥상마저 일정부분 덮혔다. 대국의 막강한 기세를 지켜보노라면 뜬금없이 기가 죽는다. 잠시 스쳐가는 걸 두고 유난스럽게 엄살을 떨었다는 황당한 착각마저 들 정도다. 헤드라인에서 밀려난 것 같아 왠지 허전하기까지 하다. 세게 몰아붙여 세상의 이목을 끌고 싶고, 미친 경쟁심마저 살짝 인다면, 철없는 애정결핍이거나 대책 없는 경쟁신드롬이다.매를 일찍 맞은 덕분인지, 방역과 의료 시스템이 잘 작동한 때문인지 아니면 심한 건망증 탓인지, 그 정확한 진단이 헷갈리긴 하지만 어쨌든 이 정도로 선방한 건 정말 ‘하느님이 보우하사’다. 전염병 선배로 초장에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그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겠다는 나라가 생기고 보니 괜스레 우쭐해진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뎌져서 바깥나들이가 눈에 띄게 늘고, 거리엔 제법 활기가 넘친다. 그렇지만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은 벌써 졌다.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할밖에.코로나가 지나간 자리에 경제가 드러누워 있다. 경제를 일으키는 일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때다. 코로나 사태로 치명적 피해를 입은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구호가 화급하다. 기업은 일단 논외로 하면 우선 긴급재난지원금이 거론된다. 국민 모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견해와 피해가 심한 대상자를 선별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하다.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두 피해를 봤기 때문에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소상공인이나 서민은 절대적 피해액은 비록 적을 수 있지만 생계를 위협당할 소지가 크다. 피해액으로 판단하면 기업이나 부자가 더 큰 손해를 입었을 수 있다.피해의 심각성을 일률적으로 재단하기 곤란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다 주자는 것이다. 피해 기준을 확정하기 어려운데다 피해 본 사람을 가려내는 일도 쉽지 않고 그 비용도 만만찮은 점을 전 국민 지급의 당위성 근거로 주장한다. 그러나 선별 지급의 절차적 실익을 따지는 것은 그 본질이 아니다.이에 대해 코로나 재난 피해자에 한정해서 구호하는 것이 맞는다는 주장이 맞선다. 국가는 최후의 안전망일 뿐 모든 걸 해결해주는 절대자는 아니다. 국가의 재원은 어차피 국민이 내는 세금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구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요 이상의 시혜는 도로 세금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병 주고 약 주는 꼴이다. 자생력을 잃었거나 복원력을 상실한 사람에게 국가가 예외적으로 나서서 돕는 것이 긴급재난지원이다. 일률적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은 두루뭉술한 면피성 처방일 뿐 최선의 방책은 아니다.전 국민 대상 지원의 최대 걸림돌은 포퓰리즘이다. 최근 과잉복지와 선심행정이 급증한 데다 총선을 거치면서 각 지자체마저 앞 다투어 현금을 살포하고 있다. 일단 포퓰리즘에 맛 들면 하고자 하는 의욕이 꺾여 놀고먹는 풍조가 만연하게 되고, 종국에는 나라가 거덜 나고 만다. 포퓰리즘은 끊기 힘든 마약이며 파국으로 가는 급행열차다.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땐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한 방법이다. 기본개념은 대개 꼬리표에 나타난다. 긴급재난지원금이란 꼬리표에 해답이 숨어있다. 우선 긴급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다음은 재난이다. 재난상황에 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그 대상이다. 마지막으로 지원금이다.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호해 주고 도와주는 돈이다.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 애써 도와줄 필요는 없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뜻하지 않은 재난에 처하여 위기에 빠진 사람을 긴급히 구조하기 위해 국가가 마중물로 주는 돈이다. 따라서 전 국민에게 주는 돈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아니다. 100%냐, 70%냐, 그게 초점은 아니다.정신적 피해는 논외로 친다면 안정된 직장의 봉급생활자나 선출직을 포함한 공무원 등은 역병 피해가 거의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히려 생활비를 아꼈다. 마스크 값 정도라면 피해랄 것도 없다. 피해가 없거나 스스로 극복 가능한 경우라면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마땅하다. 그들은 어쩌면 축복받은 계층이다. 표를 의식해서 할 말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 한다. 축복받은 사람들의 거센 항의를 받더라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언론만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아무나 줄서면 주는 공돈이 아니다.

긴급생계자금 반납 소동, 검증 철저해야

대구시의 긴급생계자금 지급과 관련, 반납 소동을 빚는 등 미숙한 처리가 논란이다. 긴급생계자금을 줬다가 뺏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상자 선정에 착오가 생겼다며 환수 조치한 것이다. 해당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는 등 불만이 커지고 있다.대구시의 미숙한 행정 처리가 빚어낸 해프닝이다. 대구시는 지난 3일부터 긴급생계자금 지원 신청을 받아 지난 10일부터 세대원수별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50만~90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하지만 대상자 검증 과정에서 착오로 제외 대상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대구시는 검증 시스템의 재검증 과정에서 제외 대상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 대구시는 지원금 수령자에게 부랴부랴 다시 돌려받는 소동을 벌였다.지난 24일 기준 긴급생계자금 환수 대상은 350건으로 알려졌으나 재검증 절차가 진행되면서 환수 대상이 수 천 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긴급생계자금 지원에서 제외되는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 긴급복지지원수급자, 차상위계층, 기준중위소득 100%를 초과하는 세대(세대별 건강보험료 납부액 기준), 실업급여 수급자, 정규직 공무원‧교직원‧공공기관 임직원이다.대구시는 검증 초기 검증 간소화를 위해 구·군에서 받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제외 대상을 걸러내지 못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대구시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 보완 및 재차, 3차 검증을 통해 더 이상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고 했지만 버스 지나간 뒤에 손들기 격이다.긴급생계자금을 받았다가 환수당한 시민들은 처음부터 제대로 된 검증을 한 후 지급했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시민들이 많다. 이 때문에 대구시가 지급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검정을 소홀히 해 엉뚱한 사람이 지원금을 받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대상자 판정 심사 결과 통보와 지급이 지연되고 지급 형태와 방법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사람이 하는 일이라 언제든지 실수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돈을 줬다가 다시 뺏는 일은 당사자에게는 큰 상실감을 준다. 당사자의 기분까지 고려해서 일을 처리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신중을 기한 일 처리가 돼야 했다.한숨 돌리긴 했지만 코로나19 방역과 긴급생계자금 지급 등 업무 폭주로 공무원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안다. 하지만 신중한 업무처리로 줬다가 뺏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꿰맬 수는 없지 않나.

공동칼럼…코로나 사태로 전세계가 한국을 주시하는 이면에는

이명훈소설가세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요즘 의료체계가 공적으로 비교적 잘 되어 있고 국민들이 질서를 제법 잘 지키는 것 뿐인데 전세계의 느닷없는 주목이 의아하기도 하다. 세계가 이렇게 나약했던가. 가벼운 조소마저 인다.팬데믹이 지속될 경우 혹 사재기 같은 행위로 질서가 무너지면 어렵게 일궈진 이 위상이 실추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미 질서가 무질서보다 개인적으로도 유리하다는 집단적인 합의가 생겨나는 듯하다. 말을 바꾸면 공공선이 이기심에도 유리하다는 뜻이 될 수도 있겠다.세계가 한국을 주시하는 데는 깊은 것이 숨어 있어 보인다. 아담 스미스에 따르면 개인이 이기적으로 살면 전체는 효율적으로 잘 돌아간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말이다. 물론 아담 스미스는 윤리 역시 이야기한다. 그러나 아담 스미스에 바탕을 둔 고전주의 경제학은 보이지 않는 손을 중시하며 은근히 절대화시킨다. 그렇게 패여진 수로에 세계가 익숙한 나머지 그게 당연하다는 집단 체면에 빠져 있다고 말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그런 방식이 이번 사태를 더 키운 면도 있다. 익숙한 방식이라 제어도 잘 안되는 듯 하다. 그런 세계가 한국을 새롭게 보는 것이다. 한국을 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현상 아래의 무엇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가. 그 파악까지 내려서는 게 중요하다. 공공선, 윤리, 그 가치들과 어우러지는 정서 등이 아닐까?그동안 익숙한 이기심의 논리 궤도에서 이탈해 새로운 방식으로 한 사회가 돌아갈 때 사회의 회복이 효과적이란 사실. 그에 대한 깨달음이 소중하다. 그런 깨달음이 집단지성의 수레를 타고 돌면서 이기심에 입각한 신자유주의의 위험과 폐단에 대한 비판, 반성이 수반되면서 공공선이 새롭게 부각되고 그에 입각한 세계 질서가 이룩되는 시작이 되었으면 한다. 한국의 지금 질서와 정서가 그 모티프가 된다면.유발 하라리는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 대해 통제가 더욱 강해져 빅 브라더 사회가 될 가능성, 자율적 시민 역량이 더욱 증대하는 사회가 될 가능, 그 양극 사이 선택의 기로에 인류가 있다고 말한다.자본주의 3.0이라는 현재의 신자유주의 체제가 뿌리부터 뒤흔들려 자본주의 4.0 체제로 이행하리라는 또다른 논객의 글도 있다. 그 외에도 무수한 견해들이 팬데믹이 강해지는 요즈음 전세계에서 쏟아질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해석에 성찰의 눈을 돌리는 것도 사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될 것 같다. 이기심을 과대 평가한 것이 자본주의라면 이기심을 과소 평가한 것이 사회주의이다.냉전까지 세계는 그 두 이념 및 제도 간에 극렬한 파워 게임을 벌였다. 구소련 해체 이후 자본주의의 승리, 그 뒤를 이은 신자유주의가 헤게모니를 잡아 오늘까지 이른다. 소수의 인간을 위해 지구의 모든 것들을 수단화한 것이 그 흐름의 핵심이라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로 인해 지구엔 엄청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것들의 연쇄 속에서 코로나 19가 터졌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국제간 벽을 넘어 개인 개인에게 치명적인 공포로 와닿는 코로나 정국. 그속에서 세계 시민들은 왜 한국을 주시하는 걸까? 이기심이 당연하다는 세계관으로 인해 추방되다시피한 공공선에 대한 갈망과 요청. 그것이 세계 시민들의 제도화되고 길들여진 마음의 심층을 흔든 것은 아닐까? 지주로 삼은 것들이 뒤흔들림과 동시에 마음 속에 생겨난 공허와 결여, 결코 제도화될 수 없는 무의식적 욕망이 자극된 것은 아닐까?그 말이 맞다면 둔탁한 껍질에 금이 가기 시작한 마음의 길에 걸맞는 훌륭한 옷을 입히는 것이 바람직한 길일 것이다. 그 방향의 모색 및 성취가 코로나19가 주는 세계사적, 문명사적 교훈의 하나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