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에게 듣는 “너 자신을 사랑하라”

BTS에게 듣는 “너 자신을 사랑하라”홍덕률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한류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드라마는 이미 대세가 되었다. 넉달 전에는 ‘기생충’이 칸느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K-POP은 그 이상이다. 특히 요즘 세계를 휩쓸고 있는 BTS, 방탄소년단의 기록 행진은 경이롭기까지 하다.필자는 K-POP의 아이돌 스타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방탄소년단에 대해서도 그랬다. 세계 진출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정도였다. 필자가 방탄소년단의 팬이 된 것은 노래나 춤을 통해서가 아니었다. 뜻밖에도 연설이 계기가 됐다.2018년 9월24일이었으니까 꼭 1년 전이었다. 유니세프 행사가 열리던 UN본부 회의장이었다. 6명의 방탄소년들이 연단의 뒷줄에, RM 김남준이 마이크 앞에 섰다. 6분30초 가량의 짧은 영어 연설이었다.주제는 ‘너 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였다. 김남준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음악을 시작한 이후에 겪었던 방황과 좌절 이야기로 시작했다. “서울 근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9~10세 무렵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고, 남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자신을 집어넣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잃게 됐습니다.” 그의 진솔한 얘기는 계속됐다.“저는 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췄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고, 저조차도 제 이름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제 심장은 멈췄고 제 눈은 감겼습니다.” 슬픈 회고담이었다. 한국에서 자라는 청소년,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얘기였다. 개성을 존중해 주지 않으면서 공부와 성적만 요구하는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의 문제와 위험을 이렇게 간명하게 짚어낸 말이나 글을 이전에 보지 못했다.그의 다음 말을 들어보자. “실천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내 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는 음악이라는 도피처가 있었습니다.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람들이 BTS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넘어서고야 만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그의 결론은 이랬다.“여러분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피부색은 무엇인지, 성 정체성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말하세요.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면서 여러분의 이름을 찾고, 여러분의 목소리를 찾으세요.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스스로에게 이야기 하세요.”한마디로 기성의 틀과 고정관념과 억압에 무릎 꿇지 말라는 것이었다.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자기 자신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누구의 삶도 아닌 자신의 삶을 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렇다. 100% 공감한다. 그들의 그런 자세가 많은 어려움을 이길 수 있게 했고 지금의 성숙과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고 믿는다. 세계의 청(소)년들이 BTS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열광하는 것도, 획일화된 억압구조 안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BTS의 도전과 자신을 사랑하자는 호소에 공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연설에 담긴 김남준의 메시지가 좋아서 찾아 듣게 된 BTS의 음악도 역시 좋았다. 억압과 편견과 부조리로 가득한 사회에 대한 강렬한 문제제기와 새로운 세상을 향한 갈망을 노래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미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는 사실도 보게 되었다. 음악과 춤의 창작 방식뿐만이 아니었다. ‘아미’라는 팬덤의 헌신적인 활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팬들과 방탄소년들과의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 역시 참신하고 창의적이다. 그것은 국경과 피부색과 언어를 뛰어넘어 지구적 연대를 만들어 냈다. 어디에 살든, 청(소)년들이 답답해하는 위계적이고 억압적인 기성 질서를 함께 허물어 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예술실험이요 ‘방탄현상’이라 봄직한 이유다.그 모든 성취는 물론 BTS 소년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영혼을 깨우는 예술도, 사회를 바꿔내는 정치도, 소박하지만 가치있는 삶도 결국은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1년 전 오늘, 김남준이 세계를 향해 던진 화두를 빌려와 이 땅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다시 한번 힘주어 말하고 싶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 (Love yourself.)

해마다 꽃무릇

해마다 꽃무릇/ 이규리저 꽃 이름이 뭐지?/ 한참 뒤 또 한 번/ 저 꽃 이름이 뭐지?// 물어놓고서 그 대답 듣지 않을 땐 꼭 이름이 궁금했던 건 아닐 것이다// 꽃에 홀려서 이름이 멀다/ 매혹에는 일정량 불운이 있어/ 당신이 그 앞에서 여러 번 같은 말만 한 것도 다른 생각조차 안 났기 때문일 것이다// 아픈 몸이 오면 슬그머니 받쳐주는 성한 쪽이 있어/ 꽃은 꽃을 이루었을 터인데/ 이맘때 요절한 그 사람 생각/ 얼마나 먹먹했을까// 당신은 짐짓 활짝 핀 고통을 제 안색에 숨기겠지만/ 숨이 차서, 어찌할 수 없어서, 일렁이는 마음 감추려 또 괜한 말을 하는 것// 저 꽃 이름이 뭐지? - 시집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문학동네, 2014)........................................................ 꽃 이름이 헷갈리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상사화와 꽃무릇도 그렇다. ‘화엽불상견 상사화(花葉不相見 相思花)’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을 볼 수가 없다. 잎은 꽃을 생각하고 꽃은 잎을 그리워한다고 하여 상사화란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한여름에 피는 상사화와 지금이 절정인 꽃무릇은 그 속성에서는 비슷하지만 피는 시기뿐 아니라 색깔과 생김새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난다. 상사화는 잎이 넓고 수술이 짧으며 꽃빛이 연분홍색인 반면에 꽃무릇은 꽃잎이 좁고 수술이 길며 꽃의 빛깔이 붉다. 꽃무릇은 그늘에 숨어 무리 지어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 모양의 뿌리라는 뜻에서 ‘석산(石蒜)’이라고도 한다. 꽃무릇의 최대 군락지는 함평 용천사와 영광 불갑사, 그리고 고창 선운사 등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붉은 그리움 꽃무릇의 애절함이 절 집 주위로 가득 번진다. 수행 정진하는 승려를 짝사랑한 여인의 애절한 마음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이토록 붉게 사무쳤을까. 가느다란 꽃줄기 위로 여러 장의 빨간 꽃잎이 한데 모여 말아 올린 자태가 마치 우산살을 펼친 것 같고, 꽃잎보다 훨씬 긴 까닭에 꽃 밖으로 뻗으며 곱게 치켜 올라간 수술들은 붉은 마스카라를 칠한 여인의 속눈썹처럼 요염하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수천수만에 이르는 꽃들이 일제히 활짝 피었으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황홀한 장관이어서 시쳇말로 ‘심쿵’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상징하는 꽃무릇의 꽃말이 ‘슬픈 추억’이란다. 끝없이 이어지는 꽃무릇의 군무에 꽃 멀미가 날 지경이다. 어둑어둑한 숲과 도솔천을 수놓은 꽃무릇의 아찔한 자태에 흐르는 물과 산새조차 숨을 죽인다. 이럴 때 ‘저 꽃 이름이 뭐지?’라며 곁에서 누가 물어온다 해도 주저리주저리 상사화와 꽃무릇의 변별을 위해 아는 척할 필요는 없다. 그저 ‘이쁘지?’ 그러면 될 일이다. 묻는 이도 ‘꼭 이름이 궁금했던 건 아닐 것이다’ ‘꽃에 홀려서’ 이름 따위는 이미 저만치 멀리 있다. ‘매혹에는 일정량 불운이 있어’ 무엇에 빠져들 때는 ‘다른 생각조차’ 나지 않으며 어떠한 이성적 논리도 봉쇄되기 때문이다. 다만 ‘숨이 차서, 어찌할 수 없어서, 일렁이는 마음 감추려’ ‘괜한 말을 하는 것’일뿐. ‘저 꽃 이름이 뭐지?’ 스스로 경탄하면 그만이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이즈음, 꽃무릇 축제가 한창이다. 이미 지난 주 끝난 지역도 있고 이번 주까지 이어지는 곳도 있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이달까지는 절정일 것이다. 태풍도 물러간 마당에 뒤숭숭한 심사도 달랠 겸 다홍빛 꽃무리에 한번 홀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메시저 피싱 예방을 위해서는

메시저 피싱 예방을 위해서는성낙훈대구 강북경찰서 수사과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유명한 화재 예방 표어가 있다. 이제는 ‘읽은 카톡도 다시 보자’를 생각할 때다.지난 9월 A(56·남)씨는 대학생 딸 B양으로부터 “친구들과 선배에게 선물로 줄 문화상품권을 구입하기로 했는데 내가 먼저 구입을 하면 친구들에게 돈을 받기로 했다”며 문화상품권을 구입해 달라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받았다.A씨는 카카오톡만 믿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600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구입해 딸에게 핀 번호를 전송했지만 더 많은 문화상품권을 요구하는 것에 수상함을 느끼고 그제서야 딸에게 전화를 했고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됐다.최근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카카오톡 등 메신저 피싱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메신저피싱은 사기범이 메신저 ID를 도용 후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카카오톡, 네이트온 등의 대화창을 통해 돈을 요구 · 편취하는 사기 수법이다.이들 사기범은 메신저 전송 시 ‘휴대폰이 고장 나서 컴퓨터로 문자를 보낸다’라며 피해자들이 직접 전화 확인을 하지 않도록 유도한 후 공인 인증서 오류로 이체가 되지 않으니 먼저 입금을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수사 기관의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문화상품권 구매를 부탁하고 핀번호를 전달받아 이를 환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는 경우 우선 메신저피싱 사기를 의심하면 한다.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메신저피싱 사기는 2018년 전국적으로 2천928건이 발생했고 피해액은 90억 원에 이르렀으나 올해 상반기에만 발생건수가 2천432건에 70억5천만 원의 피해가 발생해 지난해 동 기간 대비 발생건수가 271%, 피해액은 140% 증가한 실정이다.메신저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메신저를 통한 금전 요구시 반드시 직접 통화해 신분을 확인 △평소 메신저 대화시 보안이 요구되는 금융정보나 개인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습관 △악성코드와 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위해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 등은 함부로 클릭하지 않을 것 △규칙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보안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 최신버전 유지 등을 기억하면 된다.만약 메신저피싱 사기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경찰 등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메신저를 해킹당한 지인에게 연락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면 된다.메신저피싱 사건은 피해 회복이 매우 어렵다.결국 예방이 최우선이다. 메신저를 통한 금전 요구 시 전화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 후 송금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기억하면 된다.

직장 문화 개선은 행복의 척도

직장 문화 개선은 행복의 척도김명민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 근로감독관지난해 유엔이 조사한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57위이다. 조사는 소득, 사회의 지원시스템, 기대수명, 진로선택의 자유, 자선활동, 청렴도 등으로 155개 나라를 대상으로 펼쳐졌다.우리나라는 사회의 지원 시스템과 라이프 선택의 자유, 청렴도 등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이 가운데 ‘당신이 곤란에 처했을 때, 바로 도움을 청할 친구나 친척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96위를 기록하고 ‘살아가면서 스스로 뭐를 해야 할지를 결정할 자유가 있느냐, 없느냐’라는 질문은 140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다고 느끼고, 주위 눈치를 보며 남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살고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직장인 가운데 70% 정도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한다.정부는 지난 7월16일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을 시행했다. 직장인이 안정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직장에서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이다.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이에 대한 판단은 당사자와의 관계, 행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행위 내용 및 정도, 행위기간(일회적·단기적·지속적)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한다.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며 피해자가 실제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는 결과가 발생해야 한다.사용자는 근로관계에 따른 배려의무로 근로자의 인격권 보호와 쾌적한 근로환경 제공 의무가 있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현재는 5인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되며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가해자를 처벌하는 법 조항이 없는 한계는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 근로자들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사용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있다.법으로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직장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지속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직장인이 많아질 때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나라’ 없는 나라

‘나라’ 없는 나라/ 이시영어디 남태평양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섬은 없을까. 국경도 없고 경계도 없고 그리하여 군대나 경찰은 더욱 없는. 낮에는 바다에 뛰어들어 솟구치는 물고기를 잡고 야자수 아래 통통한 아랫배를 드러내고 낮잠을 자며 이웃 섬에서 닭이 울어도 개의치 않고 제국의 상선들이 다가와도 꿈쩍하지 않을 거야. 그 대신 밤이면 주먹만 한 별들이 떠서 참치들이 흰 배를 뒤집으며 뛰는 고독한 수평선을 오래 비춰줄 거야. 아, 그런 ‘나라’ 없는 나라가 있다면!- 시집『호야네 말』(창비, 2014) ...........................................................힘 좀 세다고 으스대는 나라들 눈치 안 보고, 가까이 지내기엔 애당초 글러먹은 일본과는 영원히 멀리하고 싶고, 잘해보려 해도 툭하면 꼬장만 부리는 북한을 달래기에도 지쳐가는 그런 때엔 정말 이런 ‘나라’없는 나라에나 가서 여생을 사는 게 복장 편하겠다는 생각이 왜 아니 들까. 거기에다가 요즘처럼 정치인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고 필요한 지를 심각하게 회의케 할 때에는 더욱 그렇다.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아주 옛날 태초의 인간은 죽은 동물들의 사체를 차지하기 위해 하이에나들과 으르렁거리며 경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국가를 형성하고 인간이 먹이사슬의 최고정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인간답게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그렇게 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자립할 수 없는 정치적 존재이며, 따라서 국가는 필연이라는 말이 수긍된다. 그러나 지금 이 땅의 정치인들만을 보면 마치 그 원시시대에 와있는 느낌이다. 우리 헌법 10조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국가의 목적으로 규정했다. 인간은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했다. 인간의 존엄이 최대한 지켜질 수 있도록 역할과 기능을 하는 것이 국가의 본질이고 존재 목적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국민의 행복과 존엄은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피터지게 싸운다. 사사건건 편이 갈라져서 썩은 고기를 놓고 악다구니질 하는 형국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이런 지경이니 서로 어울려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란 영영 그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꿈꾸는 세상이 차라리 저러한 ‘나라 없는 나라’가 아니겠나. 차선책으로 자연에 파묻힌 ‘자연인’들이 늘어나는 까닭 또한 그러하리라. 시에서의 ‘나라’없는 나라가 무정부주의란 정치적 신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영세중립국과도 거리가 있다. 우리는 오래지 않은 과거, 시시때때로 불필요하게 국민을 강제하고 간섭하여 시민의 삶을 불편하게 했던 국가를 기억한다. 특히 국가 권력기관에 의해 국민들은 위축되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아왔다. 그들의 독주와 오만은 개인의 삶에까지 속속들이 나쁜 영향을 미쳤다.이제야 비뚤어진 권력기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자 개혁의 기치를 내걸었고, 정보기관과 군부 등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권력기관의 핵심인 검찰과 사법 권력의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할 시점에서 완강하고 조직적인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검찰개혁이 성공해야만 자연스레 생활 밀착 권력기관인 경찰의 개혁도 완수될 것이다. 이는 정권의 이익이나 정략적 문제가 아닌,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시대적 과제이다. 일제강점기 검사와 경찰은 강압적 식민통치를 위해 복무하던 기관으로서, 불행히도 지금껏 국민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들며 독립투사를 탄압하던 그 ‘쿠세’가 일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은 없다, 386은 가라’

홍석봉 논설위원외우내환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 경제는 초미의 위기에 빠졌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 침범 등 국가 안보는 비상 상황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으로 여론은 쪼개지고 국정은 앞이 안 보인다. 안팎곱사등이다.하지만 일본의 경제 보복과 조국 사태는 한국인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미망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게 했다.일본의 경제 보복은 우리 경제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민들은 세계 속의 우리나라 위치와 입장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경제 보복의 원인을 자각하고 기업의 한계를 인식했다. 세계적으로 얽히고설킨 분업 체계와 국제무역 관계를 알게 됐다. 타깃이 된 대기업들이 거래처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위험 분산의 의미를 곱씹게 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취약성과 중요성을 알게 됐다. 대기업들은 허리를 받쳐 줄 중소기업의 필요성을 절감했다.-한국 경제 취약성 인식, 일본 속셈 깨쳐한국을 보는 일본의 시각 변화도 확인했다. ‘이웃사촌이 논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꼭 맞아 떨어졌다. 세계 최고를 구가하는 삼성전자가 타깃이었다. 일본에게 배워 일본을 넘어서자 시기한 것이다.또 하나 국민의 각성은 자발적으로 벌이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다. 국민들은 경제 보복에 마냥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자각했다. 순식간에 일제 불매운동이 불붙었다.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 나갔다. 일제 불매 운동이 이렇게 거세고 질긴 적은 없었다. 효과도 직방이다. 유니클로 등 일부 일본 제품은 국내 매출이 급전직하했다. 매장 문을 닫는 상황도 벌어졌다.일본 여행도 크게 줄었다. 당장 대마도는 한국인 여행객이 끊겨 죽네 사네 하는 형편이 됐다. 규슈와 홋카이도는 여행객이 급감, 항공노선이 폐지되고 한국인 상대 업종이 초토화됐다. 비상이 걸린 일본 지자체들이 우리 항공업계에 노선 유지를 하소연하고 나설 정도다. 국민들은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개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정부는 정공법으로 가자”라며 불매운동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아베는 미워하되 일본은 미워하지 말자는 이분법적인 접근으로 분리 대응하는 현명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은 국민들의 의식 개조에 단단히 일조했다. 조국 사태를 통해 진보의 실체와 허상을 확실히 알게 됐다. 개혁과 정의와 진보를 입에 달고 있던 그의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에 분노했다. 중산층과 서민은 배신감과 상실감에 허탈해 했다.우리 사회는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386세대에 대해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조국 사태는 386세대들이 그들이 욕하던 보수꼴통보다 더하다는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 그동안 짓눌렀던 진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했다.-조국 사태 386 부채의식 탈피, 청년세대 각성조국 사태는 청년세대들이 386 운동권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각성제가 됐다. 우리 사회를 옥죄던 진영논리에서 탈피할 수 있게 했다, 새로운 시대정신이 형성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권이 내세우는 공정과 정의는 냉소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민 저항운동이었던 ‘촛불 정신’마저 훼손시켰다. ‘조로남불’과 편법, 반칙이 판치고 부정과 부도덕을 우습게 아는 세상이 됐다. 후손들에게 정의와 도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었다.조국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상아탑에서 일어났다. 3천여 명의 전·현직 교수들이 조국 임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대학생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고 현 정권에 조종을 울렸다.하지만 잃은 것 못지않게 득이 많았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았고 애써 외면하던 진실을 깨달았다. 깨달음의 가치는 크다. 자식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일본은 없다. 386은 가라.한말 외세 침략에 대응해 일어난 의병 운동과 빚 때문에 나라 망하게 둘 순 없다며 지역에서 일어난 국채 보상 운동은 국민들의 자각의 결과였다. 우리 민족은 고난과 위기에 강하다. 이번 한국인의 각성의 결과는 무엇일까.

지금 그 느낌이 답일 터이니

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 아침에 나서니 목이 따끔거린다. 인사하는 이에게 답하려는데 목소리가 잠겨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콧물도 흐르고 머리도 아파져 온다. 얼른 약이라도 챙겨 먹어야지 이러다가 덜컥 드러눕게 될까 걱정스럽다.기온 차에 예민한 이들은 벌써 열이 오르고 기침 콧물에 설사까지 해댄다며 축 늘어져 외래를 찾는다. 해수욕을 다녀왔다며 콧잔등까지 다 벗겨져서 건강한 모습이던 아이는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제발 나 좀 살려 주세요.”한다. 아침저녁 쌀쌀한 기온에 일교차가 커지면서 저항력 약한 사람들은 괴로워한다. 하루 일교차가 10도 이상 크게 나는 지금 같은 환절기에는 호흡기 질환이 잘 발생한다. 그러니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무리한 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면역력을 높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이 외부 온도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계 시스템에 균형이 깨져 체온조절이 잘되지 않아 방어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가을이 되면 날씨가 건조해지고 기온이 내려가 추워지면 바이러스가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니 만병의 근원이라는 감기부터 조심해야 한다. 감기 안 걸리는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그래도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급격한 온도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이다. 외출 시에는 얇은 옷을 겹쳐 입어서 온도 변화에 절절하게 대응하여 자율신경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적정한 습도 유지도 필요하다. 코점막은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유해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지만, 코안이 건조해지면 섬모운동이 둔해져 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진다.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하고 충분히 물을 마셔야 점막이 건조하지 않게 된다. 하루 1.5~2ℓ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면 점막의 방어력을 유지하는 데 좋다. 몸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이 꼭 필요하다. 하루에 30분씩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상 몸에 땀이 날 정도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서 적절한 영양 공급, 운동, 그리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중요하다. 또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격월로 하는 단체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준비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SNS에 각 임원이 챙겨야 할 사항을 새벽같이 올려두었다. 보통 때 같으면 누구보다 먼저 답을 보내오던 이가 하루가 다 저물도록 반응이 없었다. 의아한 마음에 인사를 보냈다. “잘살고 있지요?”한참 지나 그가 답을 보냈다. “괜찮아요. 기도 많이 해 주세요.”라는 것이 아닌가.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전화기를 들었다. 전날 저녁 통화에서도 별일 없었는데, 밤사이에 그의 배우자가 쓰러져 중환자실에 있다고 한다. 어쩌면 좋으랴. 새벽 늦게 수술이 끝나 지금은 면회도 되지 않는 상태라고 하니 달려가 볼 수도 없고. 얼마나 마음 졸였겠는가. 그래도 평정심을 찾아 그동안의 자초지종을 차분히 전한다.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스포츠센터에서 실내 운동을 하던 중 갑자기 어지러워 의식을 잠시 잃었단다. 그때 옆에 있던 친구가 그도 얼마 전 똑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가니 몸의 균형과 청각에 이상이 생겨 어지럽고 구토 두통이 생기는 메니에르병이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먹는 약을 꺼내 쓰러졌다가 의식이 돌아온 친구에게 건넸다. 약 복용 후에 몇 시간이 지나도 머리가 무겁고 기분이 개운하지 않아 그가 병원을 찾아 정밀 촬영을 원하였다. 결과는, 세상에! 엄청난 혈액이 뇌 속에 가득한 것을. 뇌혈관이 터진 뇌출혈, 지주막하출혈이었다고 한다. 응급실로 달려가 혈관 조영술을 시행하여 그곳으로 코일을 집어넣어 혈관의 터진 부위를 막았다니 정말 천운이지 않은가. 어찌 그런 일이 있을까. 사람마다 병에 대한 증상과 통증의 정도가 다르게 오기는 하지만, 정말 기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항상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그였기에 큰 병이 닥쳐도 그래도 그나마 다행스럽게 지나가는 것은 아니랴 싶다.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 어찌하겠는가. 이때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스스로 깨달음인 것 같다.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 바로 그 느낌이 답이지 않으랴. 진실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어떤 고난 앞에도 굴복하지 않는 것 아닐까. 아마 그도 굳은 신념으로 병을 거뜬히 이겨내고 털고 완전히 회복되어 벌떡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수천 번의 생을 반복하여 산다고 해도 우리들이 다시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곁에 있는 사람을 항상 사랑하며 후회 없이 살아가자. 지금 그 느낌이 답일 터이니.

‘칠성시장 야시장’ 또 하나의 야간명소 기대

대구의 새로운 야간명소로 기대되는 북구 ‘칠성시장 야시장’이 다음달 18일 문을 열 예정이다.규모는 식품 판매대 60개와 프리마켓 상품판매대 15개 등이다. 칠성시장 옆 칠성교에서 경대교 방향 신천둔치 공영주차장 일부 부지(1천650㎡)를 활용하게 된다.식품 판매대는 전통 먹거리, 창작·퓨전먹거리로 구분돼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연중 무휴로 운영된다. 프라마켓은 금·토요일에만 개설될 예정이다.대구시는 2016년 개장한 기존의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과 멀지않은 곳에 또 하나의 야시장이 문을 여는만큼 고객 타깃층을 분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10~30대 고객이 많은 서문시장과 달리 칠성시장은 중장년층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 특히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판매대를 채우고 음악과 휴게공간도 중장년층의 취향에 맞춰 꾸밀 계획이다.칠성시장 야시장 사업은 주차장 부지 사용을 둘러싼 일부 상인들의 반발로 지난 8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개장이 두 달 이상 미뤄졌다. 당시 개장을 기다리던 시민들의 안타까움이 컸다. 관할 북구청 관계자는 더 이상 개장이 늦춰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칠성시장 야시장 사업은 2017년 7월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대구시·북구청 등 지자체와 상인들은 신천둔치 주차장 437면 중 88면을 이용해 야시장을 개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은 시장 이용객들의 주차불편 등을 내세워 공영주차장 용도폐지를 반대하는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이에 대구시는 주변 노상 주차장을 정비해 주차면수를 늘리고 상품 상하차 공간도 만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 내년에는 칠성시장과 100여m 떨어진 곳에 지하주차장(200면)을 조성해 공영주차장 축소에 따른 불편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상인들은 무거운 짐을 하역하는 상인들이 먼 곳에서 물건을 옮겨야 하는 불편을 감당해야 할뿐 아니라 연쇄적 주차난으로 시장 전체고객 감소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지자체와 상인들은 최근 야시장 공간을 당초 주차장 88면에서 33면으로 줄이는데 어렵게 합의했다.진짜 과제는 이제부터다. 적정 수준의 규모 확대는 야시장 활성화의 필수조건이다. 성패는 개장 초기 얼마나 많은 준비를 통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지자체와 상인 모두 명심해야 할 과제다.대구는 야간에 갈만한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렵게 성사된 칠성시장 야시장이 지역관광 활성화와 침체된 재래시장 경기 회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일본은 없다, 386은 가라’

홍석봉논설위원외우내환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 경제는 초미의 위기에 빠졌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 침범 등 국가 안보는 비상 상황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으로 여론은 쪼개지고 국정은 앞이 안 보인다. 안팎곱사등이다.하지만 일본의 경제 보복과 조국 사태는 한국인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미망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게 했다.일본의 경제 보복은 우리 경제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민들은 세계 속의 우리나라 위치와 입장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경제 보복의 원인을 자각하고 기업의 한계를 인식했다. 세계적으로 얽히고설킨 분업 체계와 국제무역 관계를 알게 됐다. 타깃이 된 대기업들이 거래처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위험 분산의 의미를 곱씹게 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취약성과 중요성을 알게 됐다. 대기업들은 허리를 받쳐 줄 중소기업의 필요성을 절감했다.-한국 경제 취약성 인식, 일본 속셈 깨쳐한국을 보는 일본의 시각 변화도 확인했다. ‘이웃사촌이 논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꼭 맞아 떨어졌다. 세계 최고를 구가하는 삼성전자가 타깃이었다. 일본에게 배워 일본을 넘어서자 시기한 것이다.또 하나 국민의 각성은 자발적으로 벌이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다. 국민들은 경제 보복에 마냥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자각했다. 순식간에 일제 불매운동이 불붙었다.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 나갔다. 일제 불매 운동이 이렇게 거세고 질긴 적은 없었다. 효과도 직방이다. 유니클로 등 일부 일본 제품은 국내 매출이 급전직하했다. 매장 문을 닫는 상황도 벌어졌다.일본 여행도 크게 줄었다. 당장 대마도는 한국인 여행객이 끊겨 죽네 사네 하는 형편이 됐다. 규슈와 홋카이도는 여행객이 급감, 항공노선이 폐지되고 한국인 상대 업종이 초토화됐다. 비상이 걸린 일본 지자체들이 우리 항공업계에 노선 유지를 하소연하고 나설 정도다. 국민들은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개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정부는 정공법으로 가자”라며 불매운동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아베는 미워하되 일본은 미워하지 말자는 이분법적인 접근으로 분리 대응하는 현명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은 국민들의 의식 개조에 단단히 일조했다. 조국 사태를 통해 진보의 실체와 허상을 확실히 알게 됐다. 개혁과 정의와 진보를 입에 달고 있던 그의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에 분노했다. 중산층과 서민은 배신감과 상실감에 허탈해 했다.우리 사회는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386세대에 대해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조국 사태는 386세대들이 그들이 욕하던 보수꼴통보다 더하다는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 그동안 짓눌렀던 진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했다.-조국 사태 386 부채의식 탈피, 청년세대 각성조국 사태는 청년세대들이 386 운동권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각성제가 됐다. 우리 사회를 옥죄던 진영논리에서 탈피할 수 있게 했다, 새로운 시대정신이 형성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권이 내세우는 공정과 정의는 냉소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민 저항운동이었던 ‘촛불 정신’마저 훼손시켰다. ‘조로남불’과 편법, 반칙이 판치고 부정과 부도덕을 우습게 아는 세상이 됐다. 후손들에게 정의와 도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었다.조국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상아탑에서 일어났다. 3천여 명의 전·현직 교수들이 조국 임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대학생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고 현 정권에 조종을 울렸다.하지만 잃은 것 못지않게 득이 많았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았고 애써 외면하던 진실을 깨달았다. 깨달음의 가치는 크다. 자식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일본은 없다. 386은 가라.한말 외세 침략에 대응해 일어난 의병 운동과 빚 때문에 나라 망하게 둘 순 없다며 지역에서 일어난 국채 보상 운동은 국민들의 자각의 결과였다. 우리 민족은 고난과 위기에 강하다. 이번 한국인의 각성의 결과는 무엇일까.

보이스피싱, 당신도 타깃이 될 수 있다

보이스피싱, 당신도 타깃이 될 수 있다나우진경산경찰서 수사지원팀 경사보이스피싱 범죄가 지난해 2018년 경북지역 범죄 통계로 확인된 범죄는 작년 동기간 대비 올해는 10.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범죄가 지능화·다양화되어가고 있다.또 피해액도 98억2천만 원에서 167억3천만 원으로 70.4% 상승하는 등 피해건수, 피해액이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보이스피싱 수법은 대출 사기형, 기관 사칭형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현재는 대출 사기형이 전체 보이스피싱이 범죄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대출 사기형은 대부분 저금리 대출을 해준다는 문자 또는 전화로 시작되어 상환용 대출을 명목으로 송금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시중보다 지나치게 싼 금리를 제시한다거나 원격 마케팅을 통해 상환용 대출을 유도한다면 일단 ‘의심’을 해야 할 것이다.특히 본인인증을 위해 금융기관 등 특정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를 유도하면 돈을 노린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이미 보이스피싱범들이 요구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면 자신의 전화기가 이미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에 착신전환 되었을 가능성이 커, 반드시 다른 전화기로 해당 금융사 대표번호로 확인을 해야 한다.최근에 허위의 상품결재 문자를 무작위로 전송한 이를 확인한 시민이 구매사실이 없다고 전화를 하면 사기피해를 봤다며 경찰(또는 검찰, 금융감독원)을 연결해주겠다고 한다.가짜 경찰 등에게 전화를 연결한 후 전화를 이어받은 가짜 경찰 등은 수사에 필요하니 계좌에 있는 돈을 지정하는 안전계좌로 송금하라고 하는 등 범죄가 지능화·다양화되고 있다.경찰은 서민대상으로 하는 사기범죄를 3불(不)(불신, 불만, 불행) 사기범죄로 규정하고 예방과 범인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우리 사회에서 서민대상 사기범죄가 뿌리 뽑히는 그날까지 경찰은 시민들과 함께할 것이다.

‘대구 개구리소년 사건’도 재수사해야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검거되면서 또 다른 미제 사건 가운데 하나인 ‘대구 개구리소년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특히 민갑룡 경찰청장이 20일 현직 경찰청장으로는 처음 개구리소년 유골이 발견된 현장을 찾을 예정이라고 한다. 경찰의 화성 연쇄 살인사건 용의자 검거에 이은 장기 미제 사건 수사가 탄력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대표적인 장기 미제 사건이 ‘대구 개구리소년 사건’이다. 1991년 3월 대구 달서구에 살던 초교생 어린이 5명이 도롱뇽 알을 잡으러 간다며 나갔다가 실종됐다. 초교생 집단 실종 사건은 당시 지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영화로도 제작돼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개구리소년 사건의 경우 국내 단일 실종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 35만 명의 경찰 등이 수색에 동원됐다. 하지만 실종 어린이들을 찾지 못했다. 당시 경찰은 저수지에 물을 빼고 마을 주변 산과 강, 대형 화장실까지 뒤지는 등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으나 어린이들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실종 어린이들은 이후 11년 만인 지난 2002년 살던 마을에서 불과 3.5㎞ 떨어진 곳에서 유골로 발견됐다.부검 결과, 어린이들의 두개골에서 여러 차례 흉기에 찔린 흔적이 나왔다. 타살 흔적이다. 하지만 경찰은 끝내 범인을 찾지 못했다. 2006년에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현재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대구경찰청 미제 사건 전담 수사팀이 내사 중지 상태에서 수사하고 있다.화성 연쇄 살인사건 해결은 과학적인 수사 기법의 발전 덕분이다.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한 유전자(DNA) 분석 기법이 30년 만에 희생자의 유류품에서 피의자의 것과 일치하는 DNA를 검출한 것이다. 경찰의 끈질긴 수사가 사건 해결에 단단히 한몫했다. 30년 넘도록 경찰은 해당 사건 기록과 증거물 등을 보관해왔던 것이다.마침 민갑룡 경찰청장도 우연의 일치지만 ‘전국 미아·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모임’의 제안에 따라 20일 개구리소년 사건 유골 발견 현장을 찾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방문 시기가 화성 사건 해결 시점과 맞물려 개구리소년 사건에 대한 해결 기대감이 일고 있는 것이다.경찰은 이참에 그동안 발전한 수사 기법 등을 총동원, 사건을 원점에서 재수사해 범행 전모를 밝혀내길 바란다. 그래야 죽은 아이들과 부모의 한을 풀어 줄 수 있다. 또한 범죄 행위는 언젠가는 밝혀지고 만다는 사실을 인식, 흉악하고 잔혹한 범죄 행위가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바라기 / 원무현

해바라기 / 원무현아버지/ 뽕밭에 묻어야 했던 날/ 나와 어린 동생은 장맛비 속에/ 하염없이 고개를 꺾었지요// 바람 앞에 촛불처럼 겨우 붙어 있던 목/ 추스르신 어머니/ 아픈 목을 쓸어안으며/ 팍팍한 세상 잘 떠났지 뭐/ 죽은 사람은 죽은 것이고/ 산사람은 살아야지/ 팽! 코를 푸실 때/ 쪼개진 구름 사이에서/ 색종이 같은 햇살이 쏟아져 내렸지요/ 어머니는 기다렸다는 듯이/ 얘들아 해바라기 같은 내 새끼들아/ 고개 빳빳이 세우고 저기/ 저기 해 좀 보아/ 아무리 보아도 어머니/ 어머니 눈엔 아버지 얼굴만 떠있었는데요- 시집 『홍어』 (한국문연, 2005).......................................................아마추어 시인의 시들이 실패하는 이유가 여럿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무언가를 자꾸 설명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나도 전에 그랬고 지금도 그 습성은 남아있다. 제 스스로 시의 설계도를 깔끔하게 그려낼 재간이 부족한 탓도 있겠고, 독자들의 감상수준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여 납득과 공감을 얻으려다 도리어 난삽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반면에 ‘시적 장치’의 지나친 비약과 함축, 지적인 시에 대한 막연한 동경, 혹은 ‘시적 상상력’을 핑계로 문맥의 부정확을 방기하는 것 역시 초보 시에서 자주 보이는 결함들이다.시의 난해성 여부와 문학성과는 거리가 멀다. 대중성 획득을 위한답시고 억지 이미지를 덧씌우거나 낡고 다 아는 메시지를 에워싸는 상투적인 서술이 지적 받는 것이지, 쉽게 소통 되는 시가 문제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맥락도 없이 난해한 시는 지적인 시로 분칠한 것일 뿐 문학성과는 더더욱 거리가 멀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바람직한 좋은 시의 형태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원무현의 시도 같은 미덕을 지니고 있다. 우선 그는 좋은 시인으로서의 자질과 기질을 지니고 있다. 그의 모든 감각기관과 세포가 일제히 시를 향해 열려있고, 오랫동안 ‘시적인’ 삶을 살아냈기 때문만은 아니다.시의 언어가 생리적으로 체험이나 사물의 구체를 겨냥하기 때문만도 아니다. 좋은 시인은 그의 내면의 상처를 복기, 분석하여 그것에 보편적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사람이다. 고만고만한 시인들의 대개는 자기의 감성적 상처를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그것을 억지로 감춤으로써, 끝내 추상이나 힘겨운 감상의 망토를 벗지 못하는데 반해 원무현의 시에는 삶과 자신의 체중이 고스란히 실려 있다. 서정의 갈래는 각기 다르지만 함민복, 도종환, 유홍준, 문동만 등의 시가 그러한데 그리 읽혀지는 시인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의 첫 시집 ‘홍어’에는 삭힌 홍어만큼이나 그 향취가 농후하고 불콰한 기색이 역력하다.‘해바라기’는 시인 자신의 상처와 회상에 머물지 않고 시를 읽는 사람에게도 똑같은 정서적 반응으로 자리하게 되는데, 사실은 시집 표제작인 ‘홍어’가 농도에 있어서는 더 짙은 편이다. 한 편의 시로 빙그레 미소를 머금거나 가슴이 따뜻해지고 머리가 맑아질 때가 있다. 흔치 않지만 눈물을 자아나게 하는 시도 있다. 웃음과 울음은 맥박수를 증가시키고 혈액순환을 돕고 산소의 호흡량을 증가시켜서 건강에 이롭다고 한다. 오히려 울음은 눈물을 통해 체내의 유해한 독소물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웃음보다 더 유익하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엔 명절 다음날 영화관을 찾아 팽! 울음 코도 곧잘 풀었다.

나도 뻔뻔하게 살고 싶다

나도 뻔뻔하게 살고 싶다살다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귀인을 만나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장자가 수레를 끌고 가다 수레바퀴 자국에 갇힌 붕어 우화가 그런 것이다. 강물을 끌어 오는 수고 보다 지금 당장 한 바가지의 물이 필요하다는 것 아닌가. 병상에서 10시간 이상을 꼼짝없이 누워 지내야 하는 처지에서도 신체의 생체 시계는 여전히 가동됐다. 참으로 참기 힘든 것은 소변 욕구였다. 아랫배는 탱탱하게 팽창되고 방광은 이미 용량을 초과한 지 오래다. 그러나 아무리 용을 써도 소변은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정신은 또렷해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아랫도리는 내 몸이 아닌 듯 전혀 감각이 없었다. 실례하겠다며 내 배 위에 올라앉은 간호사는 능숙한 솜씨로 내 아랫배를 주무르면서 “편안히 계시면 됩니다” 하고 나를 안심시켰다. 한 참 있으니 그의 말처럼 편안해졌다. 세상에, 이렇게 시원하고 또 통쾌하기까지 하다니. 고마웠다. 보수를 받고 일하는 직업이라지만, 이렇게 누구의 불편함과 고통을 해결해서 편안하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니 직업 치고는 정말 좋은 직업 같다. 고마운 사람을 여러 번 만났지만 다시 잊지 못할 고마움이었다. 덕분에 배뇨의 황홀경에 빠진 상태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장면을 TV에서 봤다. 문 대통령은 의혹만으로 인재를 포기할 수는 없다며 가족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조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했다. 일전 불사의 결의를 만천하에 공표한 셈이다. 아니, 대통령님. 법 위반 사항은 형사법으로 해결해야 하고 그런 문제라면 장관 후보자로 추천할 때 죄다 걸렀을 것 아닙니까? 지금 국민들이 실정법 위반을 따지는 겁니까? 국무위원 후보자가 실정법 위반이면 이건 아예 후보 예비 ‘풀’에도 못 끼는 것 아닙니까? 도대체 청와대 인사 시스템은 뭐 하는 겁니까?조국 장관의 교수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시절 보수 진영이나 기성세대를 향해 날리던 예리한 어퍼컷들이 하나 둘 새겨졌다. 이제 그는 인사 청문 대상자의 비도덕성이나 위법으로 인한 사정당국의 혐의만으로도 사퇴했던 수많은 후보자들을 기억했어야 했다. 있는 집안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 박사에 모교 교수라니, 학벌에다 부와 권력까지 모두 가진 사람이 자기 말처럼 진보적 사상을 갖고 있었으니 강남좌파 엘리트가 도덕성과 공정성으로 보수 우파 공격의 선봉에 섰던 것이다. 그랬던 그가 사실은 기득권을 향유했고 이용했음이 들통 난 것이다. 자녀 교육과 가정 관리에서 인간의 욕망을 억제하지 못한 속물이었는데 억지로 감춰온 위선의 민낯을 스스로 보여 준 것이다. 거기에다 재직했던 서울대에는 제자들의 비난에도 사표 대신 휴직계를 내는, 장관직 이후의 교수직까지 보장 받겠다는, 양 손에 떡을 움켜 쥔 그의 치졸한 욕심에 실망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건 마치 얼굴 예쁜 여자아이가 공부도 잘 하는데다 집안도 좋아 주위의 부러움을 사는 것과 같았다. 거기에다 마음씨까지 고왔으니 주위의 시샘을 넘어 또래의 우상이 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얼굴도 병원에서 뜯어고친 성형미인이었고 성적은 편법과 특혜로 만들어진 성과임이 들통 난 꼴이었다. 그런 조국 장관의 뻔뻔함은 보통 사람은 흉내낼 수 없을 정도의 맷집이다. 말로만 “성찰하겠다”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겠다” “미안하다” 말고 그렇게 반성하면 내려와야지. 장관직을 끝내 버티는 고집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가. 자신만이 검찰 개혁을 완수할 수 있다는 권력욕을 사명감이라고? 국민에게 봉사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권력을 잡고 검찰을 개혁하겠다는 오만함보다 목마른 붕어에게 한 바가지 물을 주는 조국이었으면 좋겠다. 시원하게 소변 한 번 보게 해 주는 그런 시원함을 말이다. 지금 국민들은 조국 장관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 기득권을 향해 날카롭게 쏘아대던 자신의 트윗처럼 산뜻한 도덕적 처신을 기다린다. 나도 저렇게 뻔뻔하게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날 까 두렵다.

가을의 불꽃놀이 ‘단풍’

가을의 불꽃놀이 ‘단풍’김종석기상청장높디높은 파란하늘과 울긋불긋 펼쳐진 단풍 물결에 감탄하고야 마는 가을이다. 어느새 코끝으로 서늘해진 바람의 냄새를 맡고 나면 매번 반복되지만 매번 계절 변화에 마음이 분주해지곤 한다. 특히 일엽지추(一葉知秋), 나뭇잎 하나의 떨어짐을 보고 가을의 영긂을 안다고 했던가. 물드는 단풍, 떨어지는 낙엽에 깊어가는 가을을 실감한다.가을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단풍’은 여름과 가을이 교차하는 시기로 인해 잎 속에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면서 녹색의 잎이 적색, 황색,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이른다. 사실 이러한 단풍은 나무들이 겨울을 대비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무의 겨울나기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무는 땅 속에 뿌리를 두고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기 때문에 동물처럼 추위와 더위를 피해 동굴과 같은 피난처를 찾을 수 없고, 사람처럼 옷을 입고 벗을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혹한을 스스로 견뎌내기 위한 적응 과정으로 잎을 물들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잎과 줄기에 흐르는 수분을 줄여 겨울철 추위를 대비하는 것이다. 기온이 낮아지고 수분이 줄어들게 되면 나뭇잎은 광합성 작용을 멈추게 되어 엽록소가 저하되고, 그렇기 때문에 평소의 초록빛은 점점 사라지고 대신 엽록소의 초록빛에 가려 제 색을 드러내지 못하던 색소들이 얼굴을 내밀게 되는 것이다.단풍잎에서는 ‘안토시안’이라는 붉은 색소가, 은행잎에서는 ‘카로타노이드’라는 노란 색소가 선명해지면서 아름다운 알록달록한 빛깔을 뿜게 된다. 하지만 아름다운 단풍도 봄날에 핀 꽃처럼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땅에 떨어지고 만다. 낮 기온이 5℃ 이하,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나무뿌리는 수분 흡수를 완전히 멈추기 때문이다. 낙엽은 따뜻했던 날씨가 차가워질 무렵부터 고동식물의 잎이 말라 떨어지는 현상으로, 나무가 월동준비를 위해 하는 첫 단계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또한, 단풍 이외에 사계절 내내 푸른 소나무와 같은 상록침엽수도 낙엽이 진다. 보통 낙엽은 가을에 지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상록침엽수들은 1~2년에 한 번씩 꼭 가을철이 아닌 사계절 어느 때고 낙엽을 만들어 내 그동안 나무에 지니고 있던 불필요한 성분들을 배출하게 된다.단풍이 잘 들기 위해서는 햇살이 잘 들고 강수량이 적으며, 일교차가 커야 한다. 반대로 단풍이 잘 들지 않는 조건은 가뭄이 지속되거나 급속히 기온이 떨어지고 찬비가 내리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단풍도 계절적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아름답게 물든다. 우리나라의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고운 단풍이 들기 위한 조건에 맞는 날씨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즉 가을에 비가 적게 오고 밤낮의 기온차가 크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나라 이외에 동북아시아 및 미국 북동부 지역이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단풍이 드는 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단풍 시기는 예측이 어렵다. 매년 가을이 되면 단풍 시기를 발표하지만, 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다 보니 오차가 있기 마련이다. 또한, 현재 단풍시기를 예측하는 방법은 통계에 기반한 방법이기 때문에 요즘처럼 과거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 기후가 계속될 때는 예측이 더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단풍 나무과에도 여러 종류의 나무가 있고, 단풍이 드는 순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단 첫 단풍의 시기만 잘 관찰하면 그 이후의 단풍 예측은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단풍 시작일은 산 정상에서부터 20% 가량 물들었을 때를, 절정일은 산 전체 중 80% 물들었을 때를 이른다. 또한, 단풍의 절정 시기는 보통 첫 단풍 이후 2주 정도 뒤에 나타난다는 것을 기억해두었다가, 산행 계획을 잡을 때 참고하면 된다.기상청 홈페이지에서도 9월 하순부터 단풍 시기에 대한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20여 개 유명산에 대해 단풍이 시작된 산의 경우 빨간 단풍잎 이모티콘 표시를 통해 어느 지역에서 단풍이 시작되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국민들이 직접 관측하고 제보하는 날씨제보 제도를 활성화하고 있다. 기상정보를 소비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날씨와 계절을 직접 제보하고 공유하는 제보자가 되어 기상정보의 다양한 소통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산행하면서 돌발기상을 만나거나 아름다운 단풍 절경을 만나면 사진 또는 동영상 촬영을 통해 제보해 주면 그 지역 등산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매우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이번 가을은 알록달록한 경이로움의 부름을 받아, 자연이 주는 불꽃놀이에 흠뻑 빠져보자.

새로운 ‘대구시민의 날’ 지정을 환영한다

내년부터 ‘대구시민의 날’이 2월21일로 변경된다. 제정된지 37년 만이다. ‘대구시민의 날 조례 전부 개정안’은 20일부터 20일간 입법예고된 뒤 오는 11월6일부터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 상정된다. 개정안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시의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1982년 6월18일 제정된 현재 대구시민의 날(10월8일)은 직할시 승격일(1981년 7월1일)로부터 100일째 되는 날을 선택해 정해졌다. 지역의 정체성·역사성·향토성·상징성 중 어느 것 하나 담겨있지 않은 행정편의적 택일이었다는 비판을 들어왔다.지난해 9~10월 실시된 대구시민 설문조사에 따르면 94.4%가 ‘시민의 날을 모른다’고 응답했다. 또 ‘시민의 날을 변경하자’는 응답도 71.4%에 이르렀다.새로운 시민의 날은 매년 2월21일(국채보상운동 기념일)부터 2월28일(2·28민주화운동 기념일)까지 8일간 이어지는 대구시민주간의 첫 날이다. 시민주간은 2017년부터 소통형 문화행사로 개최되고 있다. 시민주간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화운동은 자랑스러운 대구정신의 양대 축이다.대구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라 열린 전문가 포럼, 집단토론, 시민설문조사, 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왔다. 그 결과 시민주간 내에 시민의 날을 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72.7%로 나타났다.이에 지난해 12월 열린 시민원탁회의에서 2월21일이 새로운 시민의 날로 선정됐고 이어 올 4월 열린 전문가 포럼에서 최종 확정됐다.조례가 통과되면 새로운 시민의 날 제정과 함께 대구시민주간 명문화, 시민추진위원회 설치 등 시민주도의 시민주간 운영을 위한 근거도 마련된다.물론 각종 기념일을 자주 변경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대구시민의 날 변경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 전체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지정이 바람직하다는 절대 다수 시민의 여론이 있기 때문이다.대구시민의 날은 새로운 지정을 계기로 시민들의 마음 속에 살아있고, 시민들이 긍지를 느낄수 있는 기념일이 돼야 한다. 기존 행사에 더해 축제·문화·경제·학술·체육 등 더욱 다양한 참여형 행사를 마련해 전체 시민의 관심을 이끌어 내야 한다. 시민들이 대구시민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야 한다.새로운 시민의 날 지정이 지역정신의 함양에 기여하고 지역의 새 도약을 기약할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