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 지명 바꾸기…주민 의견수렴이 최우선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에 맞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칠곡군 왜관읍 지역 시민단체가 ‘왜관’이라는 지명이 일본의 잔재라며 지우기에 나섰다.칠곡군역사 바로세우기 추진위원회는 지난 29일 왜관역 광장에서 ‘NO 왜관’ 궐기대회를 열고 ‘일본인 숙소’라는 뜻을 가진 ‘왜관’이라는 지명을 지우고 ‘칠곡’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행사를 주관한 김창규 추진위원장은 “6·25 전쟁에서 국토를 지켜낸 자랑스러운 호국의 고장 칠곡군에 왜관이라는 지명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러한 사실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왜관과 관련된 각종 시설과 기관의 명칭변경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 위원장은 “우선 서명운동과 공청회 등을 실시해 주민들의 의견을 하나로 수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왜관은 조선시대 왜인과 통상을 하고 사신의 유숙 등을 위해 설치한 일종의 공관이었다. 왜관읍 홈페이지에 의하면 왜관이 설치된 곳은 부산 부근 및 서울 등 5개소였고, 왜사 전담의 숙소인 소왜관이 낙동강 중로인 칠곡군 약목면 관호동과 왜관읍 금산2리 등 2곳을 포함해 모두 5개소에 설치됐다.지금의 왜관읍은 1905년 일본인들이 경부선 철도를 부설하면서 낙동강변 지역이 발전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역을 세우면서 마을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왜관으로 불리던 관호2리는 구왜관으로 부르게 됐다.추진위는 경부고속도를 통해 칠곡군으로 오는 외지 사람들이 왜관 IC를 지나쳐 대구의 칠곡 IC에서 내리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며 왜관역, 왜관 IC 명칭 변경 등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왜관 명칭변경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적지 않다. 지난 1981년 대구의 직할시 승격 때 칠곡군 칠곡읍이 편입된 이후 칠곡군은 ‘칠곡없는 칠곡군’이 되고 말았다. 그후 지명, 상호, 단체이름 등에서 우려한 대로 칠곡군과 대구 칠곡지구가 혼선을 빚는 경우가 잇따라 발생했다. 왜관 대신 칠곡이라는 이름을 쓰려해도 대구 칠곡이 선점하고 있어 조정이 쉽지않은 실정이다.실제 5년, 10년, 20년 전 등 여러 차례 왜관 명칭변경이 시도된 적이 있었으나 그때마다 무산됐다. 주민의견 수렴이 어려운데다 6·25전쟁 격전지인 탓에 유엔을 비롯한 전세계 전쟁관련 기구에 지명이 왜관으로 등재돼 있어 변경이 쉽지않았다는 이야기다.행정구역 명칭 변경은 일시적 반일 감정이나 시류에 휩쓸려서는 안된다. 지명에 대한 지역민의 자부심, 주민과 외지인의 편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마땅하다. 무엇보다 주민 의견 수렴이 먼저다.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우화의 강

우화의 강/ 마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이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 몇 해쯤 만나지 못해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고 있으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 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시집 ‘그 나라 하늘빛’ (문학과지성사, 1991).......................................................참으로 좋은 벗을 갖는 것은 인생의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물길을 트고 강이 되어 깊고 맑게 흐르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있으랴.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는 소망이다. 그런 강물 같은 친구와의 지란지교는 삶 가운데서 어마어마한 의미이며 축복이다. 삶에서 최대의 행복이 사랑에서 비롯된다면 우정은 그 행복을 보다 빛나고 풍성하게 하리라.‘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중)이면서 오랫동안 변치 않는 친구를 현실에서 갖기란 녹록치 않다. 누군들 마음이 통하는 친구 몇쯤 어찌 없을까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로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처럼 은은히 흐르는 우정은 흔치 않으리라. 이러한 우정이 귀하디귀한 이유는 무엇보다 내가 먼저 그 사람이 되지 못하는 까닭이다.그리고 내가 설령 어떤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내 몰래 다른 곳에서 ‘뒷담화’를 즐기는 친구와는 강물 같은 우정을 이어가기 힘들다. 일찍이 파스칼도 ‘만일 친구가 남몰래 수군거리는 것을 알게 되면 그것이 비록 진지하게 사실 그대로를 말했다고 하더라도 우정은 거의 유지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선의가 아닌 언제라도 악의적 경쟁관계로 돌변할 수 있는 친구와는 우정의 골을 깊이 파기 어렵다.흔히 어려움에 처했을 때 친구의 진가가 발휘된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벗의 곤경을 연민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벗의 성공을 내 일처럼 좋아하고 찬양하는 것이야말로 남다른 성정이 필요하다. 또한 벗은 또 다른 자기 자신이므로 벗을 믿지 못함은 벗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보다 더 수치스러운 일이란 말도 있다. 벗을 믿되 벗에게서 옳지 않은 일을 보거든 스스로 깨닫게 하여 고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며 그것이 우정을 위해 기울이는 최대의 노력이다. 내 삶을 리셋 할 수 있다면 꼭 내가 먼저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

세상읽기…‘위기’는 ‘이슈’로 삼켜야

‘위기’는 ‘이슈’로 삼켜야 오철환객원논설위원일본은 대한민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키려 한다. 대한민국을 우방국으로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북한은 오지랖 그만 떨라고 타박한다. 기가 막힌다. 6·25때 함께 싸운 혈맹 미국마저 뜨뜻미지근하다. 전략폭격기 훈련을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미친 짓’이라고 한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미국과 무관한 일이라며 수수방관한다. 동맹국이 불바다가 되어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작금의 한일갈등에 대해서도 옛날부터 ‘늘 그래왔던 일’로 치부하며 오불관언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한민국 영공과 방공식별구역을 고의로 침범하고 있다. 왜 이러는 걸까.일본은 위안부 합의를 파기한데 대해 심기가 뒤틀려 있던 중에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마침내 칼을 빼들었다. 불편한 과거사로 감정의 골이 깊은데다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 분쟁, 동해 명칭 다툼, 일본 외교관청 앞 소녀상 설치 등으로 갈등을 키워왔다. 평화헌법을 전쟁가능 헌법으로 개정하는 일이 현재 아베 정부의 최대현안이다. 현안해결을 위해 한일갈등문제를 이용하려한다는 의심도 든다. 화학무기에 쓰이는 불화수소를 북한으로 유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막연한 이유를 들어 대한민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한 점은 일본의 숨은 의도를 짐작하게 한다. 북핵이 일본을 위협하고 있고, 대한민국마저 북한과 중국 쪽으로 넘어가려는 상황이라는 인식으로 일본이 선택할 길은 강한 군대를 갖는 것이라고 설파할 것이다. 북핵 견제를 이유로 핵개발 로드맵을 계획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트럼프도 언짢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태평양·인도 전략에서 믿음직한 일본이 한축을 확실히 맡아주면 미국 군사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장사꾼 트럼프가 놓칠 리 없다. 아베가 트럼프의 푸들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까지 신뢰를 얻고자 공을 들이는 모습도 그냥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각각 아픈 역사와 영토분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베가 시진핑과 푸틴을 만나 친한 척 웃고 다니는 모습마저 심상찮게 보인다. 일본 정도면 핵 관리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기존 핵만으로도 인류가 충분히 멸망할 텐데 일본이 핵을 추가로 더 가진다고 달라질 일은 없다고 믿을 수 있다. 신뢰성 있는 문명국가는 핵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면 분쟁지역에 한해서 믿음직한 국가에게 핵을 보유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전쟁을 억지하는 효과가 클 수 있다는 역발상을 받아들이고 있는 지도 모른다. 북핵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핵을 만들어 갖다 주는 것보다 독력으로 핵을 만들어 배치하게 하는 편이 미국으로선 훨씬 남는 장사라는 사고를 가진 트럼프다.북한은 체제보장과 적화통일이 목표다. 대한민국과 동맹국이라는 이유로 미국과 적대적일 뿐 그렇지 않다면 멀리 있는 나라를 굳이 공격하고 쳐들어갈 특별한 이유가 없다. 미국이 대한민국과 동맹관계를 끊는다면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의도는 추호도 없다. 이점을 확신시켜준다면 미국이 대한민국에서 굳이 희생을 감수해야할 이유가 없다. 장사꾼 트럼프의 속셈이기도 하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의기투합하는 부분이다. 핵을 사실상 가진 이상 시간은 북한 편이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인질 삼아 시간을 버는 데 성공했다. 대한민국은 북한에게 더 이상 필요가 없다. 언젠가 삼킬 먹이 감일 뿐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기존관계를 깨지 않는 한 북한 편이다.6·25 당시에 비해 중국 덩치가 엄청나게 커져버린 상황에서 기존 방어선의 비용편익비율은 낮아졌다. 대한민국은 친중연북 정책으로 미국의 불신을 샀다. 애치슨라인이 다시 거론된다. 골치 아픈 대한민국을 제외시키는 것이 편한 선택이라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겐 멍석을 깔아준 꼴이다. 영공 침범은 멍석 위에 놀아도 되는지 미국을 찔러본 것이다. 미국이 관심 없는 걸 보고 쾌재를 불렀을 것이다.그러고 보면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나름대로 설명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선택지는 무엇일까. 일본과 손잡고 핵보유국으로 함께 가는 방안도 사는 길일 수 있다. 북핵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대한민국과 일본도 함께 핵을 보유하는 것이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비책일 수 있다. 절대 위기상황에서 전혀 의외의 카드가 해법일지 모른다. 목표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지금의 위기가 사라질 것이므로 물밑에서 시도해볼 가치는 있다. 위기를 삼켜서 녹여버릴 빅 이슈가 필요하다.

여환섭 대구지검장, 이주형 대구고검 차장검사 보임

신임 대구지검장으로 여환섭(51·사법연수원 24기) 청주지검장, 대구고검 차장검사에는 이주형(52·25기)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가 보임됐다.여 지검장은 김천 출신으로 김천고와 연세대를 졸업했고 사법연수원 24기를 수료한 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수사단장 등을 역임했다. 전임 박윤해 지검장과는 고교 동문이다.이 차장검사는 대구 출신으로 경원고와 고려대를 졸업했으며 사법연수원 25기로 대구지검 2차장 검사와 서울남부지검 1차장 검사 등을 거쳤다. 여환섭 대구지검장(왼쪽), 이주형 대구고검 차장검사(오른쪽).

여름휴가, 올해는 국내로 떠나자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았다. 조여들고 있는 강대국의 외교·안보적 위협과 경제 위협은 가뜩이나 팍팍해진 살림살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네 마음을 더욱 오그라들게 한다. 하지만 재충전을 위한 휴식도 중요하다.일본의 무역 규제로 인한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일본 여행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도 거세다. 경북도 등 지자체와 공기업 등이 이런 추세에 발맞춰 국내에서 여름휴가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국민 호응도 높다.문재인 대통령까지 거들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국내여행을 권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휴가철은 지역 관광산업에도 절호의 기회다. 청정 동해를 끼고 있는 해수욕장과 계곡 및 자연휴양림 등 관광자원을 활용해 국내 관광객을 그러모아야 한다.경북도는 피서지와 휴가지 관광 정보를 담은 ‘경북 여름 여행’ 리플릿을 제작해 전국 주요 거점 국제공항, 기차역, 버스터미널 및 고속도로 휴게소, 관광안내소 등에 배포했다. 특히 경북도는 지역의 독특한 고택체험과 야간 관광, 먹거리 등 이색 상품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농협은 우리 조상들의 농업유산을 찾는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 및 국가 중요 농업유산으로 등재된 경북 울진의 금강송 산지와 의성의 전통 수리(水利) 등 우리 농촌의 소중함을 느끼면서도 휴식할 수 있는 여름휴가지로 꼽았다.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농협중앙회,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번 여름휴가 기간 동안 ‘농산촌에서 여름휴가 보내기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19년 여름 휴가철에 가볼 만한 농촌여행지(23곳)’을 발표했다. 추천 여행지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 교육농장, 전통 테마 마을 등이 망라돼 있다관광은 풍부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거리가 전제돼야 하지만 관광객을 맞는 피서지 상인들의 자세도 달라져야 한다. 관광 업소의 친절과 청결은 기본이고 정성을 다해야 한다. 피서객이 몰리는 여름철만 되면 몸살을 앓는 국내 계곡의 불법 자릿세 영업과 평소의 2~3배씩 받는 숙박업소 바가지요금도 근절돼야 한다.국내 여행객들이 일본을 찾는 최대 장점은 국내 대비 가격이 싸다는 점이었다. 일본 여행 불매 운동이 펼쳐지는 현 상황에서 관광업 종사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이참에 자릿세와 바가지를 몰아내고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그래야 국내로 돌아오는 여행객들을 붙들어 놓을 수가 있다. 모처럼 맞은 국내 여행 특수를 놓쳐서는 안 된다. 한국 관광의 미래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국민 여러분 이번 여름엔 국내 여행을 떠납시다.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식당의자

식당의자 / 문인수장맛비 속에, 수성못 유원지 도로가에, 삼초식당 천막 안에, 흰 플라스틱 의자 하나 몇 날 며칠 그대로 앉아있다. 뼈만 남아 덜거덕거리던 소리도 비에 씻겼는지 없다. 부산하게 끌려 다니지 않으니, 앙상한 다리 네 개가 이제 또렷하게 보인다.// 털도 없고 짖지도 않는 저 의자, 꼬리치며 펄쩍 뛰어오르거나 슬슬 기지도 않는 저 의자, 오히려 잠잠 백합 핀 것 같다. 오랜 충복을 부를 때처럼 마땅한 이름 하나 별도로 붙여주고 싶은 저 의자, 속을 다 파낸 걸까, 비 맞아도 일절 구시렁거리지 않는다.// 상당기간 실로 모처럼 편안한, 등받이며 팔걸이가 있는 저 의자, 여름의 엉덩일까, 꽉 찬 먹구름이 무지근하게 내 마음을 자꾸 뭉게뭉게 뭉갠다. 생활이 그렇다. 나도 요즘 휴가에 대해 이런 저런 궁리 중이다. 이 몸 요가처럼 비틀어 날개를 펼쳐낸 저 의자,// 젖어도 젖을 일 없는 전문가, 의자가 쉬고 있다.- 시집 『배꼽』 (창비, 2008)....................................................의자를 소재로 쓴 시는 많다. 그만큼 의자가 상징하는 바가 적지 않아 관찰과 사유의 응시도 붐볐겠다. 시인이 보았던 식당 의자는 야외용 간이의자다. 보송보송한 햇빛이 내려앉은 해변이나 너른 평수의 잔디밭, 물빛 고운 수영장 같은 장소와 잘 어울리며, 실제로 그런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벼운 플라스틱 의자다. 그러나 수성유원지 삼초식당 의자는 돼지창자를 구워 파는 막창집이거나 정구지 부침개가 주 메뉴인 천막식당의 간이의자였을 것이다.그래서 식당의자는 아무런 계급이 없다. 누구나 먼저 엉덩이를 들이대기만 하면 임자다. 한때 덜거덕거리며 부산하게 끌려 다녔던 이력은 이제 오간 데 없다. 장마 때문만은 아니다. 속을 다 파내고 뼈만 남아 앙상한 네 다리가 비로소 또렷하게 보인다. 장마기간 몇날 며칠 비를 맞아도 일절 구시렁거리지도 않는다. 오래된 충복 같기도 하고 인도의 요가승 같기도 한 그 의자에게 마땅한 이름 하나 별도로 붙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젖어도 젖을 일 없는 전문가’란 별칭이 조용히 씻긴 굿 한 마당 위에 내려앉는다.플라스틱 성형으로 단순하게 찍어낸 저 식당의자를 저토록 환한 여백의 결 무늬로 다시 찍어내다니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관찰이며 사유의 깊이가 아닐 수 없다. 장맛비 속에서 한곳을 집요하게 응시하며 머릿속에 스치는 변화무쌍한 생각들과 잘 놀아나지 못했다면 이런 시는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 시적 사유의 무게를 감당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시는 어림도 없었으리라. 시퍼렇게 날선 시선과 스스로 요가 수행승의 몸처럼 숭고한 동작을 복제하는 능력이 없었다면 이런 시는 아마 태어나기 어려웠으리라.사람이란 본디 계속 서있으면 앉고 싶고, 퍼질러 앉으면 눕고 싶고, 장 누워있으면 좀이 쑤셔 그만 일어서 걷고 싶다. 그 비틀림의 과정에서 가장 유용한 도구가 의자다. 어떤 의자든, 비록 병원의 휠체어이든 무엇이든 간에 앉을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있어 최소한의 축복일는지 모른다. 하지만 혼자 맘대로 풀썩 앉고 벌떡 일어서고 싶을 때 냉큼 의자에서 몸을 빼내는 일이 버거운 사람이 있다. ‘요가처럼 비틀어 날개를 펼쳐내’는 역동작의 전문가도 그렇다. 장마가 끝물이다.

세상읽기…구미형 일자리사업의 의미

구미형 일자리사업의 의미홍덕률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지난 25일이었다. 모처럼 뜻깊은 행사가 하나 있었다. 일본의 수출규제를 비롯해 주변국들의 잇단 도발로 나라가 온통 어수선하던 때여서 더 반가웠다.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식’이었다. 구미시장, 경상북도지사, LG화학 대표이사, 한국노총 구미지부 의장이 주인공으로 섰다. 대통령도 직접 참석해 그들과 손을 맞잡고 격려했다.일자리는 우리 사회의 최고 현안들 가운데 하나다. 1월31일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긴 가뭄에 단비였다. 구미 행사는 그 광주를 잇는 전국 2번째 쾌거였다. 그러나 ‘광주 2’는 아니었다. 새로운 내용과 방식을 담았기 때문이다.별도 법인을 설립해 광주시가 1대 주주로 참여하고 현대자동차 등이 투자하는 광주형과는 달리 구미형은 LG화학이 직접 투자하는 투자촉진형으로 설계되었다. 광주형에서는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고 이를 정부와 지자체가 보전해 주는 방식이었지만, 구미형에서는 경북도와 구미시가 LG화학의 투자와 경영을 간접 지원하는 방식을 택했다. 속도감도 있을 것이고 지속가능성 면에서도 훨씬 안정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구체적으로 보자. LG화학은 5천억 원을 투자해 전기자동차 2차 전지의 핵심 부품인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구미시와 경상북도는 LG화학에 구미국가산업 5단지에 6만6천여㎡ 부지를 50년간 무상임대하고, 각종 세제 감면과 함께 투자보조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어린이집과 근로자문화센터 등 생활 기반환경을 개선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LG화학은 원래 유럽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구미시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큰 이유다. 무엇보다도 1천여 명의 직간접 신규 고용이 예상되고 있다. 관련기업들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때 경북의 자랑이요 우리나라 산업화의 엔진이었던 구미의 경기가 전같지 않기 때문에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몇 가지 통계치를 보자. 먼저 2013년에 103억 달러에 달했던 모바일 수출은 2018년에 51억 달러로 반토막 났다. 모바일은 구미의 주력상품이다. 디스플레이도 같은 기간에 77억 달러에서 43억 달러로 급감했다. 지역 기업체의 88%를 차지하는 50인 미만 중소업체의 가동률은 지난 해 32.1%로 떨어졌다. 실업률은 당연히 가파르게 치솟았다. 2014년에는 2.7%였는데 2018년에는 4.6%였다. 노동자 수도 같은 기간 10만3천818명에서 9만419명으로 줄었다.투자협약식은 시작일 뿐이다. 성공시키려면 구미시는 물론 대구와 경북이 할 일이 적지 않다. 먼저 노동자들의 정주여건이 중요하다. 요즘 청년들은 일자리와 임금만을 고려하지 않는다. 자녀 교육과 문화생활 여건, 도시의 역동성 등을 포괄하는 삶의 질에 관심을 갖는다. 문화도시, 창조도시로 세워내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당연히 지역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산학협력과 인력 양성 외에 노동자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서도 지역 대학들이 적극 역할해야 한다. 대구 포항 경산 경주와 구미를 잇는 산업벨트 조성, 기존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도 구미와 경북도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그러나 필자가 주목해 보는 것은 따로 있다. 구미시의 노사민정 협력 거버넌스다. 장세용 구미시장을 위원장으로 하여, 한국노총 구미지부장과 경북 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여하는 구미시 노사민정협의회는 투자협약식 하루 전날, ‘상생형 구미 일자리 추진을 위한 구미시 노사민정 노사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그들은 구미형 일자리 추진을 위한 행재정 지원, 투명경영을 통한 경영내실화, 지역인재 우선 채용 등의 원칙에도 합의했다.바로 이것이다. 21세기형 첨단소재 산업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성사시켜 낸 열쇠는 21세기형 거버넌스 행정에 있었다. 노사민정 협력 모델의 핵심 가치는 신뢰와 상생이다. 앞으로 직면하게 될 갖가지 과제들도 노사민정 모두가 오늘의 협약을 가능하게 한 신뢰와 상생의 가치를 되새기면서 함께 풀어가야 할 것이다.아울러 구미시는 노사민정 거버넌스를 다양한 주제의 정책결정 모델로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컨대 환경, 교육개혁, 도시개발, 복지 등의 생활밀착형 과제들에서도 노사민정이 머리 맞대고 함께 결정하며 함께 책임지는 모델을 뿌리내려 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이번 일자리 투자협약에 숨어 있는 더 큰 역사적 의미일 것이다.

공동칼럼…장단(長短)인가, 동조(同調)인가

장단(長短)인가, 동조(同調)인가한병선교육평론가·문학박사 의견에 ‘장단(長短)’을 맞춘다는 의미와 ‘동조(同調)’한다는 뜻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종종 같은 뜻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다른 경우도 많다.현실 속에서 이런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정치판이다. 특정한 정치적 사안에서 상대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으면 사이비 보수니, 사이비 진보로 몰아가는 경우가 많다. 장단을 맞출 것인지, 동조할 것인지를 구분하지 못한 결과다.춘추시대 제나라의 안영은 왕에게 간언하는 재상이었다. 한 신하를 본 왕이 안영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어떤 사람 같은가?” 안영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 사람은 전하의 의견에 장단을 맞추지 않고 단순히 동조할 뿐입니다.”왕이 궁금해서 재차 물었다. “장단을 맞추는 것과 동조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안영이 다시 대답했다. “장단을 맞추는 것은 조화를 뜻하는 것으로 서로 다른 것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맛 좋은 음식의 국물과 같은 것이지요. 다양한 여러 재료들을 넣어 지나치거나 모자람 없는 맛을 내는 것입니다.”왕이 왜 그런지를 다시 물었다. 안영은 이어 답했다. “사람들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전하가 긍정하는 것 속에 부정할 것이 있다면, 그것을 가려 전하의 긍정을 완전한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 반대로 전하가 부정하는 것 속에 긍정할 것이 있다면, 그것을 가려내서 전하를 구하는 것이 바로 조화, 즉 장단입니다. 그러나 저 사람은 전하가 긍정하는 것을 긍정하고 부정하는 것을 부정하니, 동조하는 것이지 조화는 아닙니다.”장단은 자신의 생각을 기반으로 조화를 이루기 위한 것인 반면, 동조는 생각 없이 상대에게 무조건 찬성하는 것을 말한다. 장단을 잘 맞춘다고 해서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포기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장단을 잘 맞춘다는 것은 긍정적, 발전적 조화를 도모한다는 의미다.장단과 동조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은 정치판이다. 정치판에서 어리석은 사람은 동조하는 사람만을 선호한다. 자신의 생각에 무조건 찬성하는, 자신의 행동을 무조건 칭찬하는 사람만을 곁에 두려고 한다. 그것이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 고인 강물이 썩는 것처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을 상실할 뿐이다. “군자(君子)는 조화롭게 어울리지만 반드시 갈기를 요구하지 않고, 소인(小人)은 반드시 갈기를 요구하지만 조화롭게 어울리지는 못한다”는 공자의 비판도 이런 이유다.장단과 동조가 만들어내는 결과의 차이도 크다. 현실에서 장단이 조화(harmony)라고 한다면, 동조는 보통 야합(politicking) 형태로 나타난다. 예컨대 여야의 장단이 잘 맞으면 민생을 위한 좋은 법이 만들어지지만, 동조하면 민생이 아닌 자신들만을 위한 법이 되고 만다. 하루만 국회의원을 지내도 평생 연금을 받는 법안, 매년 여야가 동조해서 올리는 세비인상안, 국회의원의 특권을 폐지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동조해서 상정하지 않은 사례들은 대표적인 야합의 경우다.한 마디만 더 거들어보자. 총선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이 줄줄이 나서고 있다. 각자 저마다 지금까지의 정치적 행보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적 활동을 보면 진정 장단을 맞추어 왔는지, 동조를 위한 동조만을 거듭해왔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소인인지, 군자인지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는 것. 동조는 부화뇌동에 가깝다.부화뇌동이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할 정도가 되면 그것은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개인 간에도 마찬가지다. 장단인지 동조인지는 조금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아는 것이 없는 침묵인지, 알면서도 조화를 위한 절제된 침묵인지를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자연재해 때 ‘학교 휴교 기준’ 마련 바람직

대구시교육청이 여름철 잦은 태풍, 호우, 폭염 및 겨울철 대설에 대비해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의 구체적 휴업·휴교 기준을 마련했다.그간 대형 자연재해가 닥쳤을 때 휴업 조치 등의 판단을 학교장 재량에 맡겨 혼선을 빚었던 경우가 많았다. 중구난방식 늑장 조치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피해와 불편이 잇따랐다. 그래서 명확하고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결정은 학생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조치라고 생각한다.전국 최초로 대구시교육청이 마련한 기준에 따르면 초대형 태풍이 예상될 경우 휴교, 대형 태풍(1급)이 예보되면 휴업 조치가 실시된다. 휴교령이 발령되면 단순 관리 업무를 제외한 학교의 모든 기능이 정지되며, 휴업의 경우 수업과 학생의 등교가 정지된다.중형 태풍(2급)은 휴업 또는 등교시간 조정, 소형 태풍(3급)은 등교시간 조정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겨울철 대설의 경우 적설량 10㎝ 이상이면 휴교, 7~9㎝ 휴업, 3~6㎝ 등교시간 조정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다만 1~2㎝의 눈이 오면 정상 등교한다.여름철 폭염의 경우 경보나 주의보 상관없이 모두 정상 수업이 실시된다. 종전에는 기상청 폭염 예보시 단축수업을 하고 오후 2시 전후에 학생들을 귀가시켰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상수업 후 기온이 낮아지는 오후 4시30분 전후에 교직원과 함께 귀가시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냉방시설이 잘 돼있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보다 안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또 기타 의견으로 태풍의 경우 2~3일 전에 휴교 등의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있음을 미리 알려 학부모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이번 결정은 지난 주 대구시교육청이 학부모, 교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태풍 예보와 휴교’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정리한 것이다. 교육청은 공청회 결과를 풍수해 재난 대응 매뉴얼에 적용하는 한편 미흡하거나 불편한 사항이 있으면 적극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그러나 이번 조치는 일단 교육청 관할인 유치원까지만 적용된다. 구·군청 관할인 어린이집은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어린이집 원생들은 자연재해에 더 취약하다. 각 구·군청도 서둘러 자연재해와 관련한 통일된 휴원·휴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맞벌이 부부들이 어린 자녀들을 맡길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해 휴원, 휴교 때마다 발을 동동 구르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한 대책도 생각해 봐야 한다.우리 자녀들의 어린이집과 학교에서의 생활안전을 위한 조치는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다. 또다른 빈 틈은 없는지 차제에 일제 점검을 하는 것이 좋겠다.

울릉도의 ‘뚱딴지’ 고층 아파트

홍석봉-대일광장홍석봉/논설위원동해 신비의 섬 울릉도에 뚱딴지같은 괴물이 등장했다. LH 공사가 울릉읍 도동리에 10층과 8층 규모의 국민임대아파트 2동을 건립했다. 오는 9월 72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주민들은 울릉도의 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새 아파트를 반기고 있지만 주변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는다.울릉도는 평지가 드물어 고층 건물을 세우기가 어렵다. 또 자재나 건설기계 등을 육지서 들여와야 해 건축비가 육지보다 3배 가량 더 든다고 한다. 때문에 지금까지 울릉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래야 5층 규모가 고작이었다.10여 년 전 LH 공사가 저동리에 지은 5층짜리 아파트는 리조트 모양의 건물로 주목받았다.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산 언덕에 불쑥 솟은 성냥갑 건물을 세워놓았다.한 건축가는 우리나라 최고의 청정 섬 울릉도에 주변 경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다는 소식에 기가 막힌다며 헛웃음만 지었다.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울릉도를 왜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 같은 명소로 만들지 않고 괴물 같은 섬으로 만드는 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에게해의 산토리니 섬은 화산 폭발로 절벽이 된 가파른 바닷가에 하얀 칠을 한 가옥 수백 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그림 같은 풍광을 자랑한다. 흰색 집과 푸른색 대문의 집들이 미로 같은 골목으로 이어진다. 에메랄드 빛 바다와 어우러져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을 그러모은다.기암 절경과 독특한 경관을 자랑하는 울릉도도 화산 섬이다. 울릉도는 조금만 신경 써 관리하면 산토리니 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섬이 될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볼썽 사나운 아파트라니!-주변 경관과 안 어울리는 10층 아파트 ‘우뚝’대한민국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도시는 말할 곳도 없고 읍면까지 흉물처럼 우뚝 서 있다. 주변 경관과는 어울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눈만 버려 놓는다. 회색 괴물이 도시는 물론 시골까지 잠식하고 있다. 그도 모자라 이젠 섬에까지 침범했다.콘크리트 숲이 된 아파트를 볼 때마다 숨이 콱 막힌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은 아파트 구입으로 귀결됐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인구 밀집과 좁은 땅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주택은 아파트가 대세가 됐다.아파트는 1958년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국내 최초로 세워졌다. 당시 준공식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참석했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그랬던 것이 어느 순간 전국이 아파트 천지가 됐다. 지난해 발표한 통계청의 ‘2017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서 주택 1천712만 채 중 아파트가 1천38만 채로 전체의 60.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명 중 6명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아파트 비율 및 거주는 세계 최고다.주택난 해소에 급급한 정부와 이해가 맞아떨어진 주택업체가 공사비와 분양가에 맞춘 성냥갑 아파트를 기계로 찍듯 쏟아냈다.다양한 형태와 주변 공동체와 소통하는 아파트를 건설해야 한다는 전문가 주장은 복잡한 법규와 규정에 묻혀버렸다. 결국 성냥갑 아파트만 남았다.거기에 효율성만 중시한 고층 빌딩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기 시작, 대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꿔놓았다. 대구에서 눈만 돌리면 보이던 앞산과 팔공산은 회색빛 건물에 가려 시야에서 사라졌다.-획일적 모습 성냥갑 아파트는 이제 그만한 해 대구에만 1만여 채 이상 아파트가 공급된다,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대는 40~50층의 매머드급 주상복합아파트가 러시를 이루면서 사방이 아파트와 빌딩 숲으로 가려졌다. 그것을 대구의 맨해튼이라고 자랑한다.성냥갑 아파트 건립은 이제 끝내야 한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지형, 기후 등을 감안해 의미를 가진 건물을 건립해야 한다. 작품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획일적인 모습은 벗어나야 한다.아파트는 한국의 상징이 됐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아파트에 생명을 불어넣자. 지자체는 공공건축 개념을 적용해 건립하도록 유도하자. 이제 성냥갑 아파트는 그만 짓자. 울릉도 같은 섬에는 건축 경관심의를 강화해 성냥갑 아파트는 아예 짓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적어도 후손에게 부끄럽지는 않아야 한다.

대구시·경북도 의사회, 총선기획단 발대식

대구시의사회(회장 이성구)와 경북도의사회(회장 장유석)가 지난 26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위한 총선기획단 발대식과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개최했다.총선기획단은 내년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대비해 선거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 정책을 제시하고 보건의료의 올바른 미래를 구상하고자 결성된 전문가 단체이다.기획단은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건의료정책을 각 정당에 제시하고, 의료인의 전문성 보호 및 회원 권익보호를 위해 의료계 정책요구 사항을 보건의료 공약에 반영될 수 있도록 활동할 계획이다.대구시의사회 총선기획단은 민복기 부회장을 단장으로 이상호 총무이사를 간사로 임명하고 8개 구·군 의사회장과 회원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됐다.경북도의사회는 노진우 부회장을 단장으로 이승현 기획이사를 간사로 모두 29명으로 짜여졌다.대구시와 경북도 의사회 총선기획단은 보건의료정책제안서를 각 정당에 전달하고 정당별 보건의료공약을 비교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회원과 그 가족, 의료종사자 등에게 총선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요청하기로 했다.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은 “의료계 지도자분이 시의적절하게 총선기획단 발대식에 참석한 점에 감사드린다. 회원 모두 적극적으로 정치 분야에 의료계 현안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대구·경북의사회는 총선기획단 발대식에 이어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는 투쟁이 의료계만의 문제가 아닌 향후 국민 건강권 보호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함께 하면 희망입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선정했다. 투쟁 위원회는 건강한 의료제도 정립, 모두에게 안전한 병·의원, 최선의 진료보장, 기본 국민생명권 보호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대구시의사회와 경북도의사회가 총선기획단 발대식을 개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