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매년 증가…제도적 허점 없나 살펴야

지난달 7일 서울의 한 산부인과 병원을 찾은 임신부가 영양제 처방을 받은 뒤 병원 측의 실수로 마취주사를 맞고 낙태 수술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치료의 가장 기본인 환자의 본인확인 절차를 소홀히 한 탓이다.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부산의 한 정형외과에서 의사가 아닌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환자 어깨수술을 하다 환자를 숨지게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 환자는 물론이고 전체 국민들 입장에서도 의료에 대한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황당한 일이었다.다양한 유형의 의료사고는 전국에서 연간 1천여 건이 발생하며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최근 이같은 사실을 담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2014~2019년 6월 의료사고 분쟁현황’을 공개했다.의료사고 분쟁 건수는 2014년 827건에서 2018년 1천589건으로 4년 만에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금년 들어서도 6월까지 798건이 발생해 지난해 발생 건수의 절반을 넘어섰다.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전체 의료사고나 분쟁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분쟁조정중재원이 발표한 수치는 공식적으로 접수돼 문제가 된 것에 국한된다. 신고 안된 의료사고나 분쟁 또는 환자나 보호자가 ‘을’의 입장에서 지레 문제화를 포기한 경우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는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조차 어려운 실정이다.의료사고는 큰 사고가 아니더라도 일단 발생하면 피해자와 가족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된다.분쟁조정중재원이 밝힌 사고 유형은 증상 악화가 1천60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감염 518건, 진단 지연 511건, 장기손상 434건, 신경손상 406건, 오진 355건, 효과 미흡 341건, 출혈 230건, 안전사고 163건 등 순이었다. 기타는 1천402건이었다.최근 2년간 접수된 분쟁(2천568건)은 병원(674건), 상급종합병원(657건), 종합병원(554건), 의원(373건), 치과의원(190건), 요양병원(73건), 한의원(26건) 등 순으로 많았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분쟁이 많다는 것은 수술 등을 요하는 큰 병일수록 환자들의 불만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의료사고나 분쟁은 불가항력이나 환자의 체질적 문제도 있겠지만 의료인 과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료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의료인들은 수술실 CCTV 설치 논란이 왜 숙지지 않는지 돌아봐야 한다.당국도 부주의나 실수로 인한 의료사고의 책임을 확실히 물을 수 있도록 제도적 허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

완장

완장/ 손남주나도 완장이었다/ 밥 때문에, 목숨 때문에/ 완장이 됐다/ 주인은 높은 곳에 있어 잘 몰랐지만/ 그의 충직한 하수인이 된 순진한 완장이었다/ 완장은,/ 권력이었고, 아부였고, 횡포였고, 비굴이었고,/ 분노였다// 하찮은 헝겊과 비닐조각이 팔뚝을 끼면/ 어떻게 그 엄청난 변신을 할 수 있었는지/ 사람들은 구태여 따지러들지 않았다/ 완장은 그저 오랫동안 서로가 함께 살아왔다/ 여기도 완장, 저기도 완장......, // (중략)//이제 ‘완장’은 지난 이야기가 되고/ 거리에서 사라져가고 있지만/ 눈에도 보이지 않는 더 무서운 완장이/ 우리들 몸속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갑질’이란 괴질은 언제 주먹질, 발길질,/ 욕질로 발병할지 겁나는 일이다- 시집 ‘문득,’ (학이사, 2019)................................................. 신분이나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팔에 두르는 이 물건을 차면 정말 사람이 달라질까. ‘주번’이나 ‘안내’ 완장 말고는 평생 여태껏 완장다운 완장을 차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군대있을 때 잠깐 ‘MP’완장을 찰 뻔했으나 ‘다행히’ 복무기간 내도록 내근에 그쳤다. 완장을 차면 대개는 우쭐해지면서 누군가 위에 군림하여 누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고 한다. 그 맛에 길들여지면 뭔가 저지르고 싶은 충동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도 한다. 자신은 별다른 능력이나 권한이 없음에도 누군가를 등에 업고 자신이 권력자인양 행세하는 완장도 있지만, 실제로 능력과 권한을 갖춘 막강한 완장도 있다. 과거 무소불위의 검찰이 그랬고 지금도 그런 조짐을 본다. 문학작품에서 ‘완장’이라면 윤흥길의 소설이 유명하다. 저수지 낚시터 관리인으로 취업한 ‘종술’은 감시원 완장을 차고부터 사람이 달라진다. 종술은 낚시꾼들에게 기합을 주기도 하고 고기 잡던 초등 동창 부자를 폭행하기도 한다. 완장의 힘에 푹 빠진 종술은 읍내에 나갈 때도 완장을 두르고 활보한다. 완장의 힘을 과신한 종술은 급기야 자신을 고용한 사장 일행의 낚시질까지 금지하게 되고, 결국 관리인 자리에서 쫓겨난다. 하지만 해고에도 아랑곳없이 그는 저수지 지키는 일에 몰두하다가 가뭄해소책으로 물을 빼야 한다는 수리조합직원과 마찰한다. 그 과정에서 열세에 몰리자 종술은 완장의 허황됨을 일깨워주는 술집 작부 부월이의 충고를 받아들인다. 종술이 완장을 저수지에 버리고 부월이와 함께 떠난 다음날 소용돌이치며 물이 빠지는 저수지 수면 위로 완장이 둥둥 떠다닌다. 30년 전 MBC드라마에서 종술 역을 맡은 조형기의 연기가 일품이었다. 완장이라는 상징적 소재를 통해서 부조리한 한 사람의 행적과 몰락을 그린 해학과 풍자가 돋보이고, 작건 크건 권력을 쥐면 업무 외적인 부분까지 사용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속물적 근성과 권력의 생태를 꼬집은 작품이다. 오래전 남산 분수대 둘레에서 사진사를 했다는 노인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그 분수대 관리인에게 뇌물을 주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걸핏하면 분수를 꺼버리고 막 사진을 찍으려는데 분수가 꺼진 일도 있었다고 한다. 완장은 그 직분에 맞는 역할을 하라는 것이지 자리 자체를 즐기고 남용하라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아직도 지금을 ‘완장의 시대’라고 말한다. 완장은 문명할수록 더욱 은밀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갑질’이란 괴질도 늘 상수로 존재한다. 주로 자기보다 센 것을 물어뜯으며 희열을 느끼는 특이 취향의 완장도 있긴 있다.

'시인과 촌장' 하덕규 목사의 삶과 노래

‘시인과 촌장’ 하덕규 목사의 삶과 노래신영재미 시인·칼럼니스트 지난 여름의 날. 토요일과 일요일에 North Andover 소재 다문화 선교교회에서 ‘시인과 촌장’으로 알려졌던 음유시인 ‘가시나무’ 작시·작곡자인 하덕규 목사를 초청한 간증집회가 있었다. 가시나무 노랫말이 좋아 꼭 참석하고 싶다. 행사를 앞두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조용한 가운데 차분한 목소리의 하덕규 목사의 인사가 있었다.하덕규 목사의 노랫말이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그는 첫 노래 사랑해요라고 쓴다를 선사했다. 이 노래의 노랫말도 곱지만, 삶 속에 깊이 녹아 있는 얘기들을 보석처럼 꺼내어 모두에게 나눠주는 듯 했다. 시절이 어려울 때라 삶이 고달프지만, 어린아이들의 천진스러운 웃음과 눈망울 속 말간 세상을 본 것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의 이마에도 ‘사랑해요’라고 쓰고,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나그네의 늘어진 어깨에도 ‘사랑해요’라고 쓴다고 말이다. 동시처럼 맑고 청아한 짤막한 시어들 속 깊은 여운은 가슴 속 깊은 영혼의 샘터에 동심원을 그리며 며칠을 내 속에 머물러 나를 울렁이게 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작은 기타 음으로 시작되는 ‘가시나무’의 노래 첫 가사이다. 가끔 이 노래의 제목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이 들었던 노래이다. 물론 미국에 살았던 내게 그 노래를 그리 접할 기회가 없었지만 15여 년 전쯤이었을까 싶다. 한국을 방문해 ‘명상테라피’ 그룹에 참여해 며칠 공부를 할 때였다. 그 수업 시작의 날과 끝나는 날까지 이 ‘가시나무’ 노래를 수 십번 들려주었던 기억이다. 그래서 더욱이 ‘가시나무’ 노랫말에 가슴이 먹먹해질 만큼 내 영혼 깊이 박힌 영혼의 숲 같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하덕규 목사는 이날 기타와 연주 노래와 찬양 간증 집회에서 ‘가시나무’를 쓰게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수를 믿기 시작한 지 3년쯤 되었을 때, 내 속이 너무도 훤히 보이는 것 같았다고 한다. 예수를 믿는다고는 하지만, 내 안의 죄성을 내가 어쩌지 못하는 것을 알았을 때의 그 괴로움을 밖에 있는 숲을 보면서 그리고 내 안을 보면서 깊은 생각과 마주했다고 한다. “그분이 내 안에 오셔서 가시나무와 같은 나를 버리지 않으시고 내 가시에 찔리면서 가시를 뽑아주시고 끝까지 품어주셨다”고 했다. 내 안의 ‘죄성’이 바로 ‘가시’라는 말과 함께서다. ‘가시나무’ 노래는 가시나무 덩굴 속 피 흘리고 계신 예수님이 떠올라 곡을 쓰기 시작한 지 30분 안에 곡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이 곡을 내게 주셨다.”고 간증하는 것이다. 노랫말이 어찌나 좋던지 간증 집회를 마치고 돌아와서 ‘가시나무’ 노래를 다시 찾아 들었다. 그리고 하 목사는 9년 전 ‘위암’ 진단을 받았는데, 믿기지 않았지만 2~3기 정도였다고 한다. 병원의 진단을 받고 온 남편에게 묻는 아내에게 “내가 암이래”라고 얘기를 했더니 펑펑 울더란다. 우는 아내를 다독이며 몇 년만 투병하면 괜찮을 거라고 달래주었다고 한다. “하나님보다 하나님의 것들을 너무 많이 사랑했다.”고 그는 간증한다. 그저 ‘선물’만을 기다리고 좋아했다고 말이다.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보다는 ‘종교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하나님께 마음을 두지 않고 선물만 좋아했다고 말이다. 하 목사의 간증은 나와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때로는 하나님을 자신을 위해 필요에 따라 치장하는 악세서리처럼 여기는 것은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귀한 간증을 통해 내 속의 깊은 나를 들여다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대구신청사 결정, 연기 주장 안 된다

올해 연말께로 예정된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 결정을 앞두고 지역 정치권에서 연기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 배경이야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 탈락 지역에서 일 것으로 보이는 후폭풍을 선거 이후로 미뤄보겠다는 의도라 보인다.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2006년,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 있었고 그 결과 당시 신청사 건립 사업 자체가 흐지부지 무산된 일을 시민들은 아직 잊지 않고 있다.몇 달 전부터 지역 국회의원들이 신청사 결정 연기 얘기를 마치 간보듯 계속 던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달 2일 대구지역 자유한국당 초선의원 7명으로 구성된 한 모임에서 이 문제가 나왔다 한다. “올 연말 입지가 발표되면 민심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이와 관련해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는 데 참석 의원들이 뜻을 같이했다.”또 이들은 앞으로 예산간담회 등 지역 의원 모임에서 연기 문제를 대구시장에게 계속 거론하기로 했다고도 한다. 다만 일부 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내 현재 조율 중이라는 얘기도 전해졌다. 이에 앞서 8월 말에는 자유한국당 연찬회 때 대구 의원들이 공개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고, 7월 초에는 ‘지역 국회의원-대구시 예산정책 간담회’에서 같은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근래 들어 매달 들리고 있는 정치권의 연기론에 대해 대구시장과 신청사건립공론화위원회 측에서는 ‘절대 불가’라고 못 박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잘 알고 있는 시민들로서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물론 이들 의원의 처지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에 중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네 곳이나 매달리고 있지만 사실 모두가 기뻐할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은 자명하고, 또 그 과정에서 아무리 합의된 기준에 따라 공정한 절차를 거친다고 해도 탈락 지역에서 불만이 생겨날 것은 뻔한 일일 테니까 말이다.따라서 탈락 지역에서 제기될 책임론은 그 단체장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에게도 골치 아플 일이 될 것은 분명하다. 결국 국회의원들로서는 ‘잘하면 본전이고 못 하면 욕만 먹어야 할’ 문제를 일단은 미뤄놓고 싶을 것이리라.더구나 시기적으로도 그렇다. 선거는 내년 4월이라지만 예선이라 할 당내 공천 경쟁은 사실상 벌써 시작된 듯한 데다, 여당 후보자와 맞붙어야 하는 본선이 바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신청사 선정 문제로 우군(?)끼리 불협화음과 갈등이 생긴다면 아무리 텃밭이라지만 좋을 게 없을 거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도 같다.그러나 아무리 정치권 사정이 급박하더라고 대구시청 신청사 부지 결정은 반드시 올해 안에 마무리되어야 한다.입지 발표 시한이 가까워질수록 유치 신청 구, 군 간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지역마다 주민들까지 가세한 총력전 태세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어느 지역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안 된다’는 네거티브성 뒷말도 들리고 이런 말들은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게다가 일부에서는 ‘경기의 룰’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한다. 달서구는 지난 9일 시청사 입지를 시민투표로 결정하자는 결의문을 대구시에 전달했다. 우리 지역이 최적지라는 차원이 아니라 일련의 과정을 신뢰할 수 없다며 원칙과 기준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어디 달서구뿐이겠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린 상황에서 시간을 끌게 되면 앞으로 또 다른 예상치 못한 변수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연기 주장은 그만큼 지역의 혼란과 갈등을 부채질하는 셈이다. 최악의 경우 과거 사례들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정치권의 개입 가능성을 예상해서일까, 대구시의회는 이미 지난 7월16일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과 관련해 중립적 입장임을 밝힌 바 있다. 또 신청사건립공론화위원회 위원장도 이같이 말했다. “국회의원들의 개입은 결과에 따라 책임 소지가 생기게 된다. 대구 신청사는 250만 시민의 이름으로 추진하는 것이어서 개별 정치인의 유, 불리에 따라 좌고우면하는 일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시민들이 뜻을 한 곳으로 모았고 분위기도 무르익은 지금이야말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문제가 마무리될 적기이다.

ASF 확산, 방역과 유입 차단 총력 쏟아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 기세가 심상찮다. 돼지 사육농가와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강화와 연천서 25일 또다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잇따랐다. 발병 일주일 만에 파주, 연천, 김포, 강화 등 북한 접경 지역 일원을 휩쓸고 있다.새로 신고된 사례가 확진 결론이 나면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발병 건수는 총 6건으로 늘어난다. 경북도도 초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특히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농장에서 ASF가 발생하는 등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정확한 감염경로까지 밝혀지지 않은 때문이다. 경북도는 정밀검사 방식을 지금까지 도축장 중심에서 어미 돼지 농장 중심의 검사로 전환하는 등 차단 방역에 치중하고 있다.이번 ASF와 관련, 가장 큰 문제는 당국의 집중 검역 및 조사에도 불구하고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방역에 전력을 쏟고 있는데도 계속 타 지역으로 ASF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유입 경로가 확인돼야 차단 방역을 제대로 할 수 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급기야 방역 당국은 북한 유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5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을 공식 신고한 후 ASF가 북한 전역으로 확산됐다고 24일 밝혔다. 군사분계선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ASF가 발생하면서 정부는 북측에서 전파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북한에서 날아온 파리·모기에 의한 유입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사료 및 가축 운반 차량의 바이러스 매개 역할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예전의 구제역 및 조류독감 발생 시에도 피해 확산의 고리 역할을 했다. 앞서 발병한 농장을 찾았던 차량들이 전국 500곳의 농장에 들렀다고 한다. 또 경북 군위에서 파주로 돼지를 출하한 사례가 파악되는 등 지역 농가에도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없지 않다.현재 ASF와 관련한 북한 당국의 협조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군·관 등 채널을 총동원해 유입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창구를 터놓아야 한다. 북한 유입 여부가 확인되면 그 통로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북한에 방역 약품과 장비 지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방역 당국은 가축의 이동 통제와 함께 역학 조사 등 대응 강도를 최고도로 높이고 혹여 구멍 뚫린 곳은 없는지 2중 3중으로 꼼꼼히 챙겨야 한다.특히 축산 관련 트럭은 이동 경로의 상시 파악과 소독 등 조치가 필요하다.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신속한 이동 차단 조치를 해야 한다. 다시 방역 시스템이 뚫리면 우리 축산업계가 모두 죽는다는 각오로 방역과 차단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인연

인연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얼마 전 간호사가 국제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전달했다. 인중수술을 한 번 더 하려고 멀리 미국에서 그것도 대구까지 온다고 한다.필자가 소속된 병원의 인중수술이 꽤 유명해지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SCI급 인중수술 논문을 발표한 것이 알려지면서, 여러 나라에서 교포들과 드물게는 의사들도 내원해 수술을 받고 돌아가곤 했다. 어떻게 이 수술을 알아서 머나먼 여기까지 오게 되었을까? 이제는 인터넷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세상이 점점 가까워지다 보니 비행기 타고 와서 수술하고 돌아가는 일이 그다지 신기한 일처럼 느껴지지 않게 되었다.하지만 미국에서 온다는 그 환자를 떠올리면서 마음속에 작지만 깊은 울림이 생겼다. 그는10년 전 필자에게 인중수술을 한 적이 있던 환자였기 때문이다.10년 전 봄의 일이다. 미국에서 온 30대 여성이 병원을 방문했다. 인중이 길어 얼굴이 길어 보이고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이유로 고민하고 있던 중, 마침 주위 교포들로부터 소개를 받고 멀리 대구까지 찾아온 것이었다.인중수술을 시작한 초기라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여러 가지 수술법을 고민하고 있던 중, 미국에서 온 환자를 위해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났다.우리나라와 외국의 여러 성형외과 논문과 교과서를 며칠 동안 들여다보고 참고해서 좀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서 수술을 마쳤다. 필자의 초기 인중수술이었다. 환자는 수술 후 상처관리를 꼼꼼하게 하면서 좋은 경과를 유지했고, 이 후 꾸준히 메일로 사진을 주고받으며 경과를 확인했다. 1년 뒤 마지막으로 사진을 보낸 후 만족한다는 안부와 함께 당분간 소식이 없었다.이렇게 조심스럽게 첫 번째 수술을 시작한 이래 이제 10년이 넘었다.그 이후 인중과 입술 부위의 부조화에 대한 교정방법이 흔하지 않다는 점을 깨닫고 이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면서 수많은 경험을 쌓게 되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수술결과도 안정되고 흉터를 별로 남기지 않고도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수술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단순히 인중이 길어서 오는 경우 이외에도 코와 입술의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경우, 언청이 수술 후의 재수술, 입술의 비뚤어진 경우 등 다양한 경우의 교정수술도 할 수 있게 되었다.그동안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면서 인중의 길이를 줄여서 얼굴이 작아 보이게, 나이가 젊어보이게 변화를 만들어주는 수술을 하면서 경험을 쌓다 보니, 이제는 사람을 보면 코 아래의 인중과 입술 주위의 모습만 보아도 비례와 조화가 잘 맞는지 또 어떤 변화를 주는 것이 보다 좋은 얼굴이 될 것인지 저절로 감이 잡힐 정도가 된 것이다.며칠 뒤, 병원을 들어서는 환자를 보는 순간 10년 전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얼굴에 주름살이 늘어서 나이가 들어 보이기는 했지만, 예전의 그 눈빛과 미소는 그대로였다.반가운 마음으로 예전의 챠트와 사진을 찾아서 비교해 보고 현재 상태를 확인했다.다행히도 수술 후 관리가 잘 되었던지, 흉터도 별로 눈의 띄지 않았다.다만, 10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인중의 길이가 다시 길어졌고, 입술이 처지고 주름이 많아져서 속상하다면서 이것도 같이 교정이 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10년의 기간 동안 나아진 수술결과로 보답하기로 하고 처진 입술도 조금 더 젊어보이도록 만들어주리라 다짐하고 바로 수술준비를 시작했다.인중의 길이를 다시 줄이고, 늘어진 입술 피부 일부를 제거하고 난 다음, 입술이 좀 더 도톰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주었다.수술 다음 날, 자신이 바라는 대로 정확하게 모양이 바뀌었다고 만족하는 환자에게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일주일 뒤, 실밥을 모두 제거하고, 당분간 입술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겠다고, 앞으로도 나를 계속 찾아올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미국으로 되돌아갔다.누구에게나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인생을 바꿀 만한 인연이 몇 차례 찾아온다고 한다. 그것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 방향이 바뀔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인연은 필자처럼 이렇게 10년이 지나고 나니 이것이 인연이라는 것이구나 하고 깨닫는 경우도 많이 있다.인연이 찾아올 때 자신의 것으로 느끼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만의 감각을 예민하게 다듬고 준비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좌우에 대한 숙고

좌우에 대한 숙고/ 정한용몇 년 전부터 노안인가 싶더니, 이젠 안경이 잘 안 맞는다. 양쪽이 서로 어긋난다. 왼쪽으로 보는 세상은 흐리지만 부드럽고 따뜻한데, 오른쪽으로 보는 세상은 환하지만 모가 나고 차갑다. 둘 사이의 불화와 냉전에 속앓이가 심했는데, 알고 보니 오래 쌓인 원한이 있었다. 수구와 진보의 싸움은 식상한 것이 되었고, 훈구와 사림의 대립도 짓물렀다. 정상과학을 두고 벌인 칼 포퍼와 토마스 쿤의 논쟁에 대해서는 논문으로 까발린 적도 있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고 리영희 선생께서 일갈했지만, 나는 차라리 두 세상을 따로국밥처럼 몸속에 나눠놓고 살겠다. (하략)- 시집 『거짓말의 탄생』 (문학동네, 2015)................................................................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우리의 정치 현실이 참으로 암울하고 또 참담하다. 이 나라의 정치가 이토록 퇴행적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무얼까. 과연 이 나라에 정치적 이상과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는 정치인들이 몇이나 될까. 상식적인 인식의 합의 아래 서로 경쟁하고 다투면서도 거대한 구심력이 가동되길 바라건만, 끊임없이 상대를 부정하며 골을 파기에만 골몰하는 그들에게 절망의 탄식이 절로 나온다. 협력과 상생의 정치는 고사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이상적 패러다임이 존재하기는 할까. 이는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정치가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려면 그 총론을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생각 또한 같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다른 여러 가치관 차이가 있겠으나 우리 사회는 두 종류의 인식이 편을 갈라놓고 말았다. 북한을 오로지 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과 현실적인 위협을 가져다주는 적이기도 하지만 형제 동포라는 생각으로 보듬자는 사람들이다. 그 인식이 좌와 우를 가르고 수구와 진보로 나뉘면서 모든 가치판단 기준을 빨아들인다. 남쪽은 절대선이고 북쪽은 절대악이라 여기는 구시대의 대결구도 안에 여전히 우리는 갇혀있다. 시대의 변화에 부응한 이념적 갱신을 거부한 채 낡은 세계관에 함몰된 한국의 정치는 ‘오래 쌓인 원한’을 끌어안은 채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하게 ‘양쪽이 서로 어긋나’는 것은 각기 다른 패러다임 안에서 휘두르는 주먹질 탓이다. 이는 리영희 선생께서 말씀한 새의 두 날개로도 설명되지 않는 개념이다. 성장이냐 분배냐 같은 정책적 관점 차이를 말하는 것도 아니다. ‘토머스 쿤’은 패러다임이란 개념을 처음 학문 안으로 끌어왔다. 그는 새로운 이론들이 정립되면 기존의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교체되는 과학 혁명이 일어나게 된다고 하였다. 그 이론은 사회과학에까지 일파만파의 반향을 일으켰다. 상이한 패러다임은 비교할 수 없고 공통분모를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통섭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열린사회와 그 적들’로 잘 알려진 ‘칼 포퍼’와의 뜨거운 논쟁은 유명하다. 서로 다른 패러다임이란 지동설을 신뢰하는 사람들과 천동설을 굳게 믿는 사람들의 인식만큼이나 큰 간극을 의미한다. 천동설에서의 제 문제들은 지동설에는 별로 중요치 않고, 천동설의 문제해결 방법은 지동설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이 나라의 정치와 그걸 수용하는 국민 태도의 양상이 이와 다르지 않다. 각기 다른 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형국이다.

오비이락과 사막의 바람

오비이락과 사막의 바람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 경기 정점에 관한 논쟁이 일단락되었다. 지난 주말 국가통계위원회가 우리 경제의 경기순환 기준일을 결정한 것이다.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우리 경제가 지난 2017년 9월에 경기 정점을 찍은 후 최근까지 23개월 동안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인은 2018년 들어 세계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고,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는 등 대외환경 악화에 따르는 국내 경기 위축이다. 충분히 이해할만하고, 이제는 우리 정부도 경기 둔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할 수 있겠구나 싶어 안심도 된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결정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보여줬던 대응에 대해서도 왠지 모를 석연찮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우선은 경기순환 기준일 설정을 3개월씩이나 미룬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당연히 기술적으로 결론짓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3개월 전에도 현재의 경기상황과 미래의 경기 향방을 나타내는 많은 지표가 분명히 경기 하강이 지속됨을 보여 주었을 것이다. 지금은 이 지표들이 지난 6월에 비해 더 안 좋아졌다.혹시라도 그동안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경기순환 기준일 결정에 작용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기대가 아예 없었더라면 전혀 차원이 다른 경기대책이 나왔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이보다 더 궁금한 것은 지금까지의 경기 흐름과 정책 사이에 과연 오비이락이라 할 만한 상황이 벌어졌을까 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감세, 그리고 친기업 정책 등 소위 성장 친화적인 정책 수단을 동원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저임금과 법인세 및 금리 인상, 강력한 부동산시장 규제 등 최근 2년간 추진된 주요 정책들은 이와는 결이 다른 방향이었다.물론 최저임금 인상 효과는 여전히 실증적인 효과 분석이 미비해 그 영향을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고,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은 부동산발 금융시장 불안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법인세 인상조차도 우리 기업들이 여전히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충분히 수긍이 간다.하지만 이것보다 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사실은 적어도 1년 이상에 걸쳐 대다수 전문가가 경제가 어렵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는 점이고, 만약 시장의 경고가 정부의 정책 방향에 제대로 적용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경기 둔화와 기존의 정책 방향과는 큰 상관관계가 없는데, 아니 정부는 나름대로 잘 대처해왔는데 지금의 경기 흐름을 전부 정부 탓으로 돌린다고 마냥 억울해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공교롭게도 국가통계위원회의 결정이 있던 날 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에서 0.3%p 낮춘 2.1%로 낮춰 발표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2.3%로 소폭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무엇보다도 올해와 비교하면 약 10% 정도 늘어난 513조원대에 이르는 예산안을 책정한 우리 정부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 내수 경기 회복을 통해 경기 진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다.이러한 전망이 그대로 실현될지 아닐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지금보다 조금만 더 성장 친화적인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된다면 실현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아마도 그렇게만 된다면 정책 당국은 물론 국민 개개인의 처지에서도 다행한 일이다. 전자는 오비이락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어 다행한 일이고, 후자는 경기 회복에 따르는 후생수준의 향상은 물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형성되어 다행한 일이기 때문이다.다만, 향후 우리 정부가 추진할 경기대책들이 아무쪼록 사막의 바람이 되어 우리에게 불어 닥치지 않길 바란다. 사막의 바람을 의미하는 지브리(Ghibli)가 사명인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작품이 방영되는 날이면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일본의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요동쳤던 것처럼 말이다.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차보다 사람이 먼저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차보다 사람이 먼저권기덕칠곡경찰서 북삼지구대 경위우리나라 최근 5년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매년 감소 추세다. 하지만 보행 중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OECD 회원국 평균 19.7%에 비해 약 2배나 높은 39.7%이다.안전이 절대적으로 보장돼야 하는 횡단보도에서도 연평균 373명의 보행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있어 보행자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운전자의 인식개선이 시급하다.보행자 사고가 증가하는 9월부터 연말까지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교통문화운동을 추진하고 있다.주요 해외교통 선진국의 보행자 교통문화를 보면, 미국은 횡단보도를 횡단하는 보행자가 있으면 모든 차량은 반드시 정지해야 한다.프랑스·독일·호주 등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뿐만 아니라 횡단하려는 보행자까지 보호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도로교통법 제27조 제1항’에서 모든 차의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 일시 정지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모든 차의 운전자는 보행자가 도로를 횡단하고 있으면 일시 정지하고,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 횡단 시 일시 정지한다는 내용으로 보행자의 안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보행자 중심 선진교통문화의 핵심인 보행자 존중과 배려는 보행자와 차량의 접촉 가능성이 큰 횡단보도 주변에서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한다.횡단보도에서 보행자 배려문화가 정착된다면 앞으로 모든 도로까지 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또 횡단보도에서 운전자의 일시정지의무를 확대하기 위해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운전자의 일시정지의무를 보행자가 횡단보도 통행 시 뿐만 아니라 횡단보도를 통행하려고 하는 때까지 확대해야 한다.이에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횡단보도에서는 반드시 일단 멈춘다’라는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인식전환이 필요하고, 보행자를 보호·양보하는 성숙한 교통문화정착이 절실히 필요하다.

‘포항지진 특별법’ 정기국회 넘기면 안된다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지진은 지난 2017년 11월15일 발생했다.포항지진은 1978년 우리나라의 본격 지진 관측이래 두번째 큰 규모이며 역대 가장 많은 피해를 초래한 지진이다. 아직도 이재민 208명이 임시 수용시설인 포항 흥해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다.그러나 피해 배·보상과 도시재건을 주 목적으로 하는 특별법은 여야의 정쟁에 휩쓸려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지역민들의 의견이 빗발쳤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천재지변으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채 잃은 주민들의 피눈물을 정치인들이 외면한다는 원성도 끊이지 않았다.지난 23일 여야와 지역 정치권 주도로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을 포함 총 21명의 여야 국회의원과 지역의 시·도의원,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별법안에 대한 피해 주민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특별법 제정에는 여야의 이견이 없다. 현재 여야 의원들이 함께 또는 각각 4건의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이 대표발의한 ‘포항지진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안’, ‘포항지진 진상조사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의 ‘포항지진 및 여진의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안’,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지열발전사업으로 촉발된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안’ 등이다.공청회에서는 특별법 제정을 통한 피해 보상 및 지원 사례를 중심으로 4개의 법안을 비교설명했다. 법안들은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돼 국회차원의 본격 심사가 이뤄지게 된다. 심사 과정에서 하나의 법으로 조정돼 입법화 될 전망이다.공청회에 참여한 패널들은 피해주민과 지역에 대한 실질적 배·보상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속한 특별법 제정에 한목소리를 냈다.민주당 홍의락 의원은 “특별법에 대해 정부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한 부분이 많아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한다. 좀더 치밀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해 법제화까지 이견조정 과정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현재 포항에서는 1~3차에 걸쳐 시민 1만2천여 명이 소송단을 구성해 손배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특별법 제정과 함께 배·보상 등 빠른 해결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포항지진 특별법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금년 정기국회를 넘기면 안된다. 국회가 국민의 안전대책과 민생을 외면하는 직무유기를 더 이상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학문의 자유에 대한 단상

학문의 자유에 대한 단상오철환객원논설위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가 강의실에서 한 발언이 매스컴을 세게 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발언과 ‘궁금하면 한 번 해보겠느냐’는 말이 논란의 핵심이다. 뜬금없다. 그러나 뭔가 개운하지 못하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생각이 결코 같지 않다는 점과 그 본질은 다루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깔고, 이 민감하고 위험한 이슈에 매몰되어 소홀히 하기 쉬운 측면에 대한 찜찜한 소회를 감히 토로해 본다. 정년을 앞둔 노련한 교수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수업시간에 거론한 것은 어떤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이해시킬 의도였을 법하다. 어떤 사안에 대한 교수방법은 재량의 영역이다.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헌법적 가치로 보장되는 상황에서 교수방법에 대한 개인적 스타일은 통제 영역 밖의 사항이라는 뜻이다. 학문 연구는 통설과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주장이 기존 통설을 뒤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문은 그런 토대위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가 그러했고, 다윈과 아인슈타인이 그러했다. 이는 비단 과학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미술의 피카소, 음악의 쇤베르크, 철학의 니체, 경제학의 케인스 등 수많은 천재들이 기존의 통설을 뒤엎고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미래도 그럴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학문의 자유는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다. 이런 시각으로 류 교수 논란을 보면 불편한 진실이 민낯을 드러낸다. 상식과 교양을 가르치는 의무교육기관도 아니고 학문 연구의 도량에서, 그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강의 중 나온 교수의 발언을 선정적으로 조리돌림하는 모습이 불편하게 다가온다. 학문의 자유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기엔 그 대가가 너무 크다. 교수의 강의는 일차적으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평가를 받는다. 대학 강의는 스스로 선택한다. 소문난 명강은 많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점차 도태되기 마련이다. 논란이 있다면 교실에서 삭여야 한다. 학생들의 평가가 현실적 한계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학계의 엄중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다. 세월이 제자리를 찾아준다. 학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추상같다. 학문을 판단하는 저승사자는 당대의 여론이나 정치 세력이 아니라 역사다. 여론에 배치되는 논리나 엉뚱하게 보이는 학설이 당시엔 뭇사람들의 공분을 산다 하더라도 그때마다 맞서서 응징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언젠가 응분의 평가가 내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면 통설이나 기존 학설과 다른 이론이 빛나는 경우가 많다. 소수설을 존중하는 풍토가 학문 발전을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갈릴레이의 지동설을 단죄하던 종교재판, ‘신은 죽었다’는 니체에 대한 비난,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기독교의 반발 등을 현대적 시각에서 부당하다고 보는 사람이라면, 현재 내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로 학문의 자유를 막는 일은 감히 하지 못할 터다. 학문에 대한 제약은 역사의 몫이다. 학문의 자유에 대한 인내는 비록 쓰겠지만, 그 보상은 달다. 협량한 시각에 익숙하다 보면 흔히 생각이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못한다.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이 각자 다른 현상을 정상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는 배타적 태도는 과감히 청산되어야 마땅하다.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분주하다. 이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에게 발상의 전환과 창의적 착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소 거슬린다는 이유로 개성과 창의성을 말살할 수는 없다. 개성과 창의성은 학문의 자유를 먹고 자란다. 색다른 콘텐츠는 그 결과물이다. 학문의 자유를 부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거친 목소리가 듣기 싫더라도 때론 모른 척 하고 지켜보는 것이 어른스럽다. 정치도 시대 변화에 발맞추어 진화할 필요가 있다. 상대 정당에 대한 무조건적 비난과 반목을 지양하고 건전한 정책 대결로 승부해야 한다. 진영논리에 휩싸여 상대방 주장이라면 무조건 반대하고 비난하는 일은 이제 종지부를 찍을 때다. 학문과 종교를 정쟁의 대상으로 끌어들여선 더더욱 안 된다. 학문과 종교의 자유는 정치가 결코 침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정당의 목적은 정권 획득에서 국민의 행복추구로 가야 한다. 국민 행복에 얼마나 더 기여할 것인지를 두고 경쟁할 일이다. 국민 행복을 향상시킬 능력이 있는 사람을 대표로 선택하고, 국민 행복 수준을 고양하기위하여 좋은 정책을 내어놓는 정당에 표를 주어야 한다. 국민이 현명해야 정치가 진화한다.

지겹다

지겹다/ 장철문여기저기 이틀이 멀다 하고 부쳐오는 우편물이 지겹다/ 봉투를 뜯는 것이 지겹다/ 재활용 박스에 던져 넣는 것이 지겹다/ 읽지 못했다는 부채감이 지겹다/ 쓰지 못한다는 부담이 지겹다/ 신통찮은 것밖에 갖지 못했다는 열패감이 지겹다/ 책을 쌓는 것이 지겹다/ 그 위에 또 책을 사다 쌓는 것이 지겹다/ 이를 악물고라도 읽지 않으면/ 몇 푼의 용돈마저 벌 수 없는 것이 지겹다/ 누구는 무슨 상을 탔고 누구의 정치는 낮고/ 안주만 씹는 것이 지겹다/ 시가 아니면 세상의 줄을 놓칠 것 같은 이 위기감이 지겹다/ (중략)/ 지겨워하는 내가 지겹다// 시여, 바라보고바라보고 바라봐도 너는 왜 떨어지지 않느냐?- 제51회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현대문학,2006).................................................................... ‘지겹다’는 같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진저리가 날 정도로 지루함과 싫증을 느낀다는 말이다. 영어에서는 피곤하다는 뜻의 tired를 쓰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강도가 센 아프다는 의미의 sick을 주로 사용한다. I’m sick of my life는 ‘사는 게 지겹다’는 말이고, I’m sick of you는 이제 ‘너한테 질렸다’는 뜻이 된다. 이는 헤어지자는 뜻을 가장 솔직하게 담아내는 말이면서 상대에게는 크나큰 상처가 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처럼 고통스러우리만큼 지긋지긋하다는 뜻인데, ‘이틀이 멀다 하고 부쳐오는 우편물이 지겹다’함은 어떤 심정인지 이해는 하겠는데, 그게 책일 경우 보낸 사람의 성의를 생각한다면 대놓고 내뱉을 언사는 아닌 것 같다. 내 사정도 닮았으나 그 지경까지는 아니다. 지난번 이사 오면서 다른 책들은 많이 내다버렸지만 증정 받은 책은 거의 그대로 옮겨왔다. ‘재활용 박스에 던져 넣는’ 무례는 손이 오글거려 웬만하면 저지르지 않으려고 한다. 시집을 따로 분류해 꽂아둘 책장도 추가로 마련했다.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나 같은 사람에게까지 책을 보내줘 고마운 생각이 들어서이고 무엇보다 ‘읽지 못했다는 부채감’때문이다. ‘봉투를 뜯는 것’이 성가셔 며칠씩 한 구석에 방치하기 일쑤고 심지어 한 달이 넘도록 쌓여있는 때도 있다. 언젠가는 빚을 청산해야겠는데 이런 페이스로는 부채를 탕감하기가 버겁고 어쩌면 영영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 가끔 시집을 보내놓고서 아무런 입질이 없을 경우 대뜸 싸가지 없는 놈이라 눈을 흘기는 사람이 있으며 때로는 인간성을 의심받기도 한다. 부쳐온 시집을 받고 아무런 응답을 하지 못한 부작위에 의한 잘못이다. 작위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겠으나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그 서운함을 잘 알기에 부채감은 더 늘어나고 그로인해 우울증도 깊어졌다. 그리고 나도 ‘쓰지 못한다는 부담이 지겨’울 때가 있다. ‘신통찮은 것밖에 갖지 못했다는 열패감이 지겹’다가도 내 깜냥을 알기에 시는 못 쓰고 이 짓으로 시인의 직분을 연명해나간다. 또 ‘이를 악물고라도 읽지 않으면, 몇 푼의 용돈마저 벌 수 없는’ 자괴감이 들더라도 어쩔 수 없다. 시에다 군소리를 붙여 매일 납품하는 것이 때로는 숨이 차다. 원고 마감의 궁지에 몰려 허둥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시가 아니면 세상의 줄을 놓칠 것 같은 위기감 따위는 솔직히 느껴보지 못했다. 나도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다. 징글징글하게도 ‘내가 놓기 전에는 시가 놓지 않을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가끔 엄습해도 좋겠다. 다만 요즘은 ‘낮은’ ‘정치’에 지치고 지겨울 때가 너무나 많다.

대구, 수제맥주 대표도시 간다

대구, 수제맥주 대표도시 간다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9월2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봉동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안에 있는 야외콘서트홀에서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대구시가 후원하는 ‘수제맥주산업발전협의회 발대식’이었다. 수제맥주산업발전협의회는 대구의 수제맥주 산업 활성화와 저변확대, 이를 통한 대구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7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대구의 3개 수제맥주 양조장과 관련 업체, 대학 등 학계·연구기관에서 참여해 수제맥주 산업화를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한 바 있다.이날 협의회와 공동주최 단체인 대구테크노파크 바이오헬스융합센터는 수제맥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구지역 양조장 3곳에서 생산한 수제맥주 시음 행사도 곁들였다. 행사장소도 다른 단체의 발대식처럼 실내가 아니라 수제맥주 특성에 맞춰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야외공연장으로 정했다. 행사에는 초청 내빈 외에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최근 들어 대구에서 불붙기 시작한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발대식을 가진 협의회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맥주 효모와 상품 개발, 수제맥주 아카데미 운영, 창업생태계 조성 등의 과제들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대구의 수제맥주산업 활성화 노력은 다른 도시에 비해 한걸음 늦은 것이 사실이다. 이미 부산, 강원도를 비롯한 다른 시도에는 많은 수의 수제맥주 양조장들이 들어서있고 이젠 이를 활용한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들을 개발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브루어리(양조장) 투어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부산에 갔다가 그곳의 양조장 7곳 중 한군데를 들러 견학과 시음을 한후 돌아온다든지, 울산 울주군 언양불고기를 맛보러 간 김에 인근의 양조장까지 들렀다 오는 것이 이젠 일반화된 관광코스가 되었다. 대구도 이날 발대식을 계기로 수제맥주산업 활성화를 위한 첫 단추는 끼운 셈이다. 이젠 협의회를 중심으로 산·학·연·관이 머리를 맞댄다면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맥주 개발 등의 산업화 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구가 수제맥주 산업 활성화에 앞서있는 다른 지자체를 따라잡고 앞서나가려면 해결해야 할 몇몇 과제들도 있다. 먼저 경북지역과의 협력이다. 수제맥주는 양조 및 판매만으로는 산업화에 분명 한계가 있다. 수제맥주는 농업, 제조업, 상업뿐만 아이라 관광업까지 아우르는 6차산업의 핵심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예로 맥주의 주재료인 홉 농장은 대구지역에서는 어렵다. 대구 인근 경북지역에 대규모 홉 농장을 갖추고 대구경북이 공동으로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이 좋을 듯하다. 이미 충청북도 제천을 비롯, 경북 상주 등지에서는 매년 8월말~9월초에 홉 수확체험으로 서울을 비롯한 인근의 대도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몇년전부터 재배면적이 확 늘어난 홉 농장의 경우 다년생 덩굴식물이라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인해 화훼·장식용으로도 쓰일 정도로 보기가 좋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코스로 알려졌다. 다음으로는 대구에도 10여 개의 수제맥주 양조장이 들어서야 산업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10개는 독특하면서도 좋은 맥주를 찾아다니는 ‘맥주 힙스터(hipster:유행등 대중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들이 찾는 도시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양조장 숫자이다. 이들이 대구로 몰려와야 입소문을 타고 차츰 일반인들까지 브루어리 투어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미국 프로야구팀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Coors Field)가 있는 도시가 덴버다. 지난해 말 기준 양조장 수가 158개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도시이다. 4개 코스의 비어트레일(Beer Trail)이 이 도시에서 인기있는 여행 테마인 것처럼 대구의 10여개 양조장과 인근 경북지역의 대규모 홉 농장을 연계한 비어트레일도 가능할 것이다. 맥주는 음식과의 궁합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미 브랜드화 되어있는 대구10미와 어울리는 수제맥주를 개발해 짝을 지어주는 것도 수제맥주 산업화 이전에 해야 할 선결과제다. 푸드트럭이 처음 생겨난 도시로 유명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가 수제맥주의 도시가 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통합신공항 이전, 선정 작업 속도 붙나

통합신공항 이전과 관련, 선정 기준을 놓고 진통을 겪던 4개 지자체장이 전격 합의, 선정 작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연말까지는 최종 후보지가 선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통합신공항 이전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김주수 의성군수, 김영만 군위군수는 지난 21일 경북도청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 후보지와 관련한 회의를 열고 ‘주민투표 찬성률’을 선정 기준으로 합의했다.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날 군위군과 의성군 각 지역에 공항 입지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해 군위군 찬성률이 높으면 군위군 우보면으로, 의성군 찬성률이 높으면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 공동 후보지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군위 소보면과 공동 후보지인 의성군은 군위 주민인 소보면이 함께 주민투표를 할 경우 군위 우보 단독 후보지를 이길 수 없다며 주민투표를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의성군수가 군위군이 합의하지 않을 수 없는 방안을 내놓아 일단 주민투표의 길을 틔워 놓았다.이에 김영만 군위군수도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위배되지 않으면 수용하겠다고 한 발 물러서 합의하게 된 것. 이로써 후보지 연내 선정을 위한 큰 고비는 넘겼다.이제 10월 중 국방부가 최종 후보지 선정 계획을 확정해 발표하면 주민투표를 실시, 선정된 후보지 1곳의 단체장이 국방부에 유치 신청을 하면 된다. 주민투표 절차를 완료하는 데 두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월 중에는 후보지가 한 곳으로 압축될 전망이다.경북도는 지난 10일 탈락한 후보 지역에 공항 배후 미니 신도시, 산업 단지, 항공 클러스터 등 8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다양한 사업을 지원키로 하는 당근책을 내놓았다.군위와 의성 양 지역이 통합신공항 이전을 두고 과열 양상을 빚자 공항 입지 지역 투자를 쪼개 분배하는 고육책을 제시한 것이다. 탈락 지역에 대한 민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때문이다.하지만 이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주민투표 결과 군위 우보가 선정되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의성 비안·군위 소보가 높게 나와 선정되면 군위군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소송과 군민 반발 등 더 큰 저항에 부딪힐 우려도 없지 않다.또한 의성 안이 확정될 경우 접근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대구 시민 중 군 공항만 이전하고 대구공항 존치를 주장하던 시민단체 등이 군위 우보보다 접근성도 떨어지고 기반 시설 비용 증가 등 대구시의 이전비용 문제가 다시 대두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경북도와 대구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감안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별조치법의 입법 필요성

특별조치법의 입법 필요성 배병일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률은 국회에서 입법되어 시행되면 그 때부터 효력이 발생하고 그 법률이 폐지될 때까지 유효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일정한 기간 동안에만 법이 적용되고, 법률에서 규정한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효력을 잃는 한시법이라는 것도 있다.한시법은 특정한 사항에 대하여 일정기간 동안에만 규율을 하고 그 기간이 경과하면 법률적용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법률을 소멸시키는 법이다. 그래서 한시법은 대부분 한 번만 제정되는 것이고, 여러 번 반복해서 입법되는 것은 한시법의 입법목적에 어긋나는 것으로 부적절하다.토지는 사람이 살고 있는 터전으로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는 중요한 사유재산이다. 토지는 개인의 경제적 부의 원천으로 지적도와 토지대장에 의해 구분되고, 등기에 의하여 권리귀속을 결정한다.지적도와 토지대장은 세금징수를 목적으로 등기부는 권리관계 증명을 위하여 필요한 장부이다. 조선시대에도 양안이라고 하는 지적도와 토지대장에 해당하는 것이 있었지만, 여러모로 내용이 부실하고 부정확하였다. 1910년 일제는 우리나라를 수탈하고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한 재정을 확보하고자 토지세금을 확실하게 징수하고자 하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양안 이외에는 제대로 된 지적공부가 없었다.일제는 우리나라에서 토지조사사업과 임야조사사업을 1912년부터 1935년까지 실시하면서 지적도, 토지대장, 임야대장, 등기부 등 토지관련 장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그 후 36년간 우리나라에 적용한 토지소유 관련 법은 일본 민법과 일본 부동산등기법이었고, 해방이후 1959년말까지도 계속하여 적용되었다. 1960년 1월1일부터 우리가 만든 민법과 부동산등기법이 시행되었다. 그 이전까지 우리나라 토지에 50년 간 적용되었던 일본 민법에서는 당사자간에 토지매매계약을 하면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으로 보았는데,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등기를 이전해야만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으로 보아 등기 이전이 권리 변동에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50년 간 계속되어온 계약관행 등으로 인하여 등기 이전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1960년 이후 경제발전에 따라 고속도로 건설 등 국가적인 토건사업을 실시하면서 토지보상을 둘러싸고 토지소유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서 공사가 지연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1969년 임야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는 등 각종 특별조치법을 한시법으로 여러 번 제정하였다.1977년에 와서 전국적으로 많은 토지와 건물이 미등기상태로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등기된 부동산이라도 대장상으로만 등기부에 한 필로 되어 있는 토지를 여러 필로 나누는 분필 등으로 변경하고 있어서 재산권으로서의 가치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을 조속히 등기토록 하기 위하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6년 한시법으로 제정하였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효과가 있었고, 국민들은 그 입법의 효율성과 필요성에 대하여 요청을 하게 되었다.이에 또다시 1992년과 2005년에 동일한 이름과 내용으로 2년의 한시법으로 입법하였다. 그런데 20대 국회에 들어와 2016년 11월에는 최교일 의원이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대표 발의한 이후 지금까지 11건이 동일한 이름과 내용으로 발의되어 있다. 입법 현상으로 아주 특이한 것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법의 이념인 합목적성측면에서는 일단 타당하지만, 또 다른 법적 안정성측면에서는 다소 문제가 있다. 그러나 8·15 해방과 6·25 사변 등을 거치면서 부동산 소유관계 서류 등이 멸실되거나, 권리관계를 증언해 줄 수 있는 관계자들이 사망하거나 주거지를 떠나 소재불명이 되는 경우들이 많아 부동산에 관한 사실상의 권리관계와 등기부상의 권리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하여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간편한 절차를 통해 사실과 부합하는 등기를 할 수 있도록 입법되어야만 한다면 나름대로 합목적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하루빨리 입법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