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입지, 정치에 휘둘려선 안돼

정부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이 과열되면서 말들이 많다. 정치권이 가세, 일부 지역에서 ‘지역 홀대론’을 앞세운 정치적 선택을 부추기며 논란이 일고 있다. 유치전에 뛰어든 4개 지자체 중 3,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 집적화를 꾀하고 있는 포항이 자칫 들러리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국회의원들이 21대 총선이 끝나자마자 방사광가속기 유치 활동에 가세했다. 정치인이 전면에 나서면서 방사광가속기가 입지가 아닌 정치적 배려가 우선시되는 쪽으로 변질되고 있는 모양새다.현재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전에는 경북 포항과 충북 오창, 전남 나주, 강원 춘천 등 4곳이 뛰어들어 치열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8일 사업 예정지를 발표할 예정이다.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건설사업은 규모만도 1조 원이 넘는 데다 6조7천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 및 13만7천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돼 유치전이 과열될 수밖에 없다.또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기존의 포항 방사광 가속기의 10배에 달하는 성능으로 파급효과가 커 지자체마다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우리나라는 1994년 포항가속기연구소에 처음으로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준공한데 이어 2016년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준공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 보유국이다.포항은 이미 3, 4세대 방사광가속기, 경주 양성자 가속기가 집적된 세계 유일의 3대 가속기 클러스터가 구축돼 있다. 25년간의 운영 인프라와 노하우,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등 포항 유치 시 집적화를 통한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등 객관적 조건이 뛰어나다. 전남 나주와 충북 오창, 강원 춘천 등은 접근성과 활용성 및 경제성 등을 내세우며 자기 지역이 최적의 장소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런데 나주의 경우 발언을 철회하긴 했지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총선 직전 나주에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약속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엔 나주와 충북 오창의 경우 청와대 고위층이 지원한다는 설까지 나돌기도 했다.여기에다 타 지역에서 국책사업의 ‘지역 홀대론’을 들고 나오면서 정치적 고려가 큰 변수로 등장했다. 특히 나주의 경우 집권 여당의 든든한 뒷배까지 고려하면 정치권 개입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포항은 이래저래 밀린다.하지만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입지는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국익만을 고려,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해야 한다. 국가 100년 대계를 내다본 결정이 돼야 한다. 정부는 과학과 산업 발전을 위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입각해 부지를 선정하기 바란다.

재난지원금과 재난소득

오철환객원논설위원언어는 그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 담아낼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정확히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수신자가 발신자의 신호를 전달받으면 수신자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지지 않고 누구에게나 똑 같아야만 한다. 원 개념이 수신자마다 다르게 해석된다면 원만한 소통은 불가능하다. 그런 까닭에 학문에서 용어의 정의는 기본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어떤 학문 분야에서 각종 용어의 정의를 정확하게 이해했다면 그 학문의 개략적인 내용을 소화했다고 봐도 대과가 없다. 용어는 일상적 사회생활에서도 중요하긴 마찬가지다.비록 용어가 정확히 정의되어있다고 하더라도 발신자가 그 용어의 정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용어를 오용한다면 오해나 곡해를 피할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제대로 된 국어지식은 학문에선 물론 모든 사회생활의 기초다. 평등한 기회와 공명정대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가 생명인 입법·사법·행정에서 올바른 용어의 선택과 사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치권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막말 파문과 유명인사들에게 통과의례처럼 빈발하는 설화도 언어 오용의 파편이다. 불특정다수의 사람들과 이해관계가 예민하게 얽혀있는, 공적인 업무를 다루는 공인은 언어사용에 더욱 더 신중해야 한다.재난극복을 위해 국민에게 지급되는 금품에 대한 용어 논란이 화제다. 중앙정부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재난지원금이라 부르는 것을 경기도지사만 유독 재난소득이란 용어를 고집한다. 재난지원금의 일반적 정의는 재난 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국가가 지원하는 금품이다. 이러한 정의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는 편이다. 그 반면, 재난소득은 재난 시 국가로부터 국민이 얻는 금품으로 풀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이 상식일 것이다. 그렇지만 재난소득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알 수 없고 부가적 설명이 요구된다. 재난기본소득을 줄인 표현으로 본다면 조금 더 명확해 보이지만 기본소득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사람은 이해하기 곤란하다. 재난 시 위난에 처한 국민이 기본적 생활을 영위할 목적으로 국가로부터 받는 이전소득이라는 해석은 난해하다. 현재 사안을 코로나로 인해 위기에 처한 국민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국가가 마중물로 행하는 한시적 지원책이라고 보면 ‘재난지원금’이 상식적이고 무난한 표현이다.‘지원’이라고 하면, 정부가 주체고 시혜나 복지의 의미가 강하며 일회성 휘발성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반면, ‘소득’이라고 하면, 국민이 주체고 권리라는 의미가 들어있어 당당하고 미래지향적이라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서 재난소득을 고집한단다. 허나, 지금 상황에 맞는 상식적 표현을 써야 국민과 객관적 소통이 가능하고, 미래세대에 올바른 해석을 기대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재난을 당하여 휘발성 있는 일시적 마중물을 지원하자는 것일 뿐 아니라 지금 국가가 주려는 돈은 시혜나 복지임에 틀림이 없다. 경기도지사의 주장대로라도 역설적이지만 ‘지원금’이 꼭 맞는다. 게다가 위난에 처한 국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마중물로 주는 금품이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이기도 하다. 국가가 발 벗고 나서는 이유는 국민은 주권을 가진 국가의 주인이고, 국민 없는 국가는 존재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은 당당하다. 이렇게 보면 재난지원금이라는 표현 속에 재난기본소득의 주장 근거를 모두 품을 수 있는 융통성이 존재한다.정부가 주권자인 국민을 대리한다는 주장에 조금 어폐가 있다. 정부는 대리이론보다 위임이론으로 설명하는 편이 더 유용하다. 국회의원을 ‘국민의 대표’라고 본다면 대통령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대표가 아니라 ‘포괄적 수임자’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주인이 모든 국민이기 때문에 국민 개개인에게 청구권이 발생하려면 구체적 권리를 공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국민이 재난소득을 청구할 수 있다는 설익은 주장은 관념적이다.언어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 건물을 빌려주는 쪽에선 임대지만 빌리는 쪽에선 임차다. 예산을 집행하는 국가는 지원금이지만 돈을 받는 국민은 소득이다. 이러한 언어생활을 권리·의무관계로 보는 시각은 이념적 편향성이다. 정부가 재난 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도록 국민에게 긴급히 금품을 주는 것은 재난지원금이고 국민에게 그 지원금은 소득이다. 기본소득은 전 국민이 국가로부터 기본생활비를 상시적으로 받는 개념이다. 재난기본소득이라 하려면 재난 만료 때까지 지속적으로 받아야 한다. 국민 1인당 20만 원 정도 일회성으로 받는 돈을 재난기본소득이라 고집하는 것은 난센스다.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경찰의 다짐

전광진대구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2002년 경찰청은 경찰서 소년계 명칭을 여성청소년계로 바꿨다.경찰의 여성보호에 대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가 아닌가 한다.그로부터 10년 후 2012년에는 경찰서에 여성청소년과를 신설, 경찰의 여성보호 기반을 확대했다.여성의 사회적 영향력이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음에도 여성폭력은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가정폭력, 성매매, 성희롱, 디지털 성범죄 등 비상식적인 여성폭력 범죄는 갈수록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다.여성보호를 위한 경찰의 기능 강화와 여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간에 괴리가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이러한 맥락에서 지난해 12월25일부터 시행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여성폭력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의무를 구체화했다.특히 수사기관에 2차 피해 예방 의무를 부여한 것이 주목된다.이에 경찰서에서는 여성청소년과장을 피해자보호 팀장으로 지정해 사건 초기부터 보호조치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2차 피해는 없는지를 살피고 있다.피해자가 원하면 긴급상황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경찰 긴급 호출용 스마트 워치(손목시계형 신고장치)를 대여하기도 한다.아울러 모든 경찰관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는 무료로 국선변호인의 법률적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가족‧상담원 등 믿을 만한 사람이 조사과정에 참여할 수 있으며 개인신상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가명으로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뿐만 아니라 심리상담·치료 등 심리 지원과 치료비 지원, 긴급 생계비, 학자금 등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려있다.피해자의 용기 있는 신고는 여성폭력 범죄를 뿌리 뽑는 촉매제다.경찰은 작은 신고도 소홀히 대하지 않고 철저한 수사와 더불어 세심한 보호막을 갖춰 나가고 있다.

능굴(能屈)과 능신(能伸)을 보여 달라

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고개를 숙여야 할 때와 적극 나서야 할 때를 능히 구분해 행동하는 전략을 능굴능신이라고 합니다. 유비는 이에 능했습니다. 유비처럼 자신을 굽혀 유연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심각한 좌절을 겪은 후 냉정을 유지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일반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유비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타격을 받은 후 신속하게 태도를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자오위핑 저, 위즈덤하우스 간)‘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언쟁을 하지 말라’는 옛 말이 있다.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이런 말이 왜 나온 걸까. 삼국지에는 수많은 인물이 등장한다. 삼국지는 이런 인물상을 통해, 사건들을 통해 주는 의미있는 교훈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삼국지 속의 유비는 무른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전장에서의 지휘력 또한 평범하다고 오나라 육손은 유비를 평가할 정도였다. 제갈량처럼 지략이 뛰어났던 것도 아니고, 조조처럼 천재로 평가받는 것도 아니었다. 이처럼 지략도, 용맹도 부족한 유비가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이 된 이유는 뭘까.‘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를 쓴 자오위핑은 삼국지 강의의 대가로 꼽힌다. 이 책도 중국의 국영방송 CCTV가 기획한 인기 인문학 프로그램 ‘백가강단’에서 강연한 ‘삼국지’ 인물 강의의 유비 편을 엮은 것이다. 자오위핑은 유비의 성공비결을 능굴능신(能屈能伸)의 능력이라고 본다. 능굴능신은 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펼 줄 아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말한다. 수많은 패배에도 위기를 이겨낸 유비만의 처세술인 셈이다.유비가 가진 ‘능굴(能屈)’의 능력은 특별했다. 그는 조조에게 패한 여포와 연합을 맺어준다. 하지만 원술과 내통한 여포로 인해 유비는 결국 서주 땅을 잃게 된다. 어느 정도 회복한 유비는 자기를 배신한 여포에게 투항이나 다름없는 화친을 맺었다. 목적은 하나였다. 자기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므로 여포와 힘을 합쳐 원술을 이기자는 것이었다. 원술이 여포를 회유했듯이 유비도 여포를 매수한 후 원술을 공격해 결국 목적을 이뤄냈다.자신을 배신했던 사람에게 복수심을 내려놓고 항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유비는 장래를 위해 잠시의 굴욕을 참았다. 능굴(能屈)을 실천한 것이다.능신(能伸) 또한 유비의 철학임을 보여주는 예도 있다. 유비의 도움으로 평안을 찾은 서주(徐州)의 주인 도겸이 유비에게 서주를 넘겨주자 다른 사람을 추천하며 사양했다. 그 후 동네 유지들이 힘을 모아 유비를 설득하자 그는 그제서야 수락했다. 유비는 자리를 준다고 덥석 받지 않았다. 그릇이 되지 않은 사람이 넘치는 자리에 앉게 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대신 큰사람이 되면 그 자리는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되는 법이다. 가진 게 없었던 유비는 명성과 지명도를 쌓을 때까지 기다리는 지혜가 있었다.능굴과 능신의 적절한 사용, 고개를 숙여야 할 때와 적극 나서야 할 때를 아는 것이 유비의 장점이었다.영웅은 위기에서 난다. 진정한 리더는 위기일 때 드러나는 법이다. 위기에서 빠져나오려면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유비처럼 냉정하게 생각하고 신속하게 태도를 바꿀 때다.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다. 미래통합당은 상대인 여당을 안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잘 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자기자신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다. 체면과 자존심으로 뭉쳐있음을 모른다. 지금은 이 둘을 모두 내려놓을 때인 줄도 모른다.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로부터 왜 외면받고 있는지를 알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은 국민들 앞에 철저하게 고개를 숙일 때다. 유비로부터 유연하게 굽히고 펼 줄 아는 능굴과 능신을 배웠으면 싶다.

특별기고…지역경제 위기, 영양군민 저력으로 극복한다

오도창영양군수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 미국을 통과하면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다행히 최근 우리나라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완화하자는 논의도 나올 만큼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하지만 아직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코로나19가 지나간 자리에 많은 휴유증이 따르고 있다.특히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막대한 경제손실도 가져오면서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예상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앞 다투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이에 우리나라에서도 내수 진작을 위해 긴급생계지원금을 지급해야 하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각 지자체에서도 앞 다투어 지급을 결정하고 있다.경북도에서도 취약계층을 위해 1천754억 원의 재난긴급생활비로 중위소득 85% 이하 33만5천 가구에 50~80만 원씩 지급을 결정하면서 생활비 지원에 나섰다.아울러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추경예산 통과와 함께 이번 달 중으로 지급될 예정이다.그러나 긴급생계지원금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임시방편으로 위급한 상황을 잠시 덜어주는 것 일뿐, 보다 확실한 지원책 마련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코로나19 사태 직후부터 영양군에서는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소비위축 대응을 위한 지역화폐 특별할인을 실시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또 지역내 소상공인 600여 점포를 대상으로 2~3월 2개월분 상수도 사용료 50%를 감면해 영세사업체에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또한 계절근로자 입국 취소로 농번기 일손 부족의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에 대해 5월 23일까지 임대농기계 사용료 50% 감면 기간을 연장해 7월 31일까지 혜택을 제공한다.경유자동차 소유자에게 부과하는 환경개선부담금 납부기한도 3개월 연장해 군민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경영 곤란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도 시행된다.지역내 업소당 50만 원의 경영안정 지원금 지급과 함께 전년도 카드매출액을 기준으로 최대 50만 원까지 카드수수료 지원사업을 실시하게 된다.실업 및 소득 감소로 생계가 어려워진 폐업 소상공인, 청년실업자, 취약계층에게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특별공공근로사업을 실시해 생활안정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그리고 전반적인 영양군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경제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역대 최대 추경 규모인 300억 원을 긴급 투입 군민 안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찍게 된다.최근 많은 지자체에서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들이 속속 시행되고 있다.영양군에서도 비상경제회의에서 언급된 국면을 압도할 정책적 상상력을 더 발휘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지역 소상공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책 제시로 지금의 위기를 이겨나가고자 한다.그 중심은 영양군민들의 합심된 마음에서 나올 것이며 이를 하나로 모아 꼭 극복하고자 한다.

문향만리…운동화

운동화 권정생까맣고 예쁜/ 운동화/ 몇 달째 두고두고/ 벼르셨던/ 울 아버지 읍내 장까지 가서/ 사 오신/ "학교 갈 때만 신으라"// 풋고추 두 되와/ 달걀 한 꾸러미/ 검정 고무신 두 켤레 값/ 어머닌/ "돌멩이 차지 마"// 학교 갈 때만 운동화/ 집에 있을 땐 헌 고무신// 운동화 차 -/ 고무신 차 -// 고무신과 운동화가/ 번갈아 나를 태우고 다닌다// 집에 오면/ 마루 밑에 고무신이/ 기다려 있고// 학교 갈 땐/ 운동화가 댓돌 위에서/ 떠날 준비를 한다『동시 삼베 치마』 (문학동네, 2011).........................................................................................................................그때 그 시절, 짚신을 겨우 면하긴 했지만 대부분 고무신을 신고 살았다. 검정고무신과 하양고무신이 있었다. 애들은 보통 검정고무신을 신었고, 어른은 대개 하양고무신을 신었다. 하양고무신이 조금 더 고급스러워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원가가 조금 더 들어서 그랬던 것인지 모를 일이지만, 여하튼 하양고무신이 검정고무신보다 몇 푼 더 비쌌다. 수박서리를 하다가 들켜서 도망갈 땐 양손에 한 짝씩 잡아 쥐고 죽어라고 달려야 했다. 어린애들은 성장이 빠르기 때문에 옷이나 신발을 살 경우 몇 년을 내다보고 큰 사이즈를 사곤 했다. 헐렁한 고무신을 신고 달리다간 백발백중 벗겨지기 십상이다. 돌부리에 걸리는 날엔 찢어질 게 뻔했다. 고무신도 귀해서 먼 길을 갈 땐 바닥이 닳을까봐 맨발로 걷기도 했다. 운동화는 거의 환상적인 신발이었다. 운동화는 파란 색과 하얀 색이 일반적이었다. 하얀 색을 주로 선호하는 편이었다. 조르고 졸라야, 벼루고 벼루어서 운동화를 사주셨다. 풋고추 두 되와 달걀 한 꾸러미를 팔아서 샀다. 운동화를 받아들고 끈을 한 구멍 한 구멍 끼울 때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다. 새 운동화 냄새가 신선했다. 머리맡에 두고 잠을 청했다. 동무들에게 자랑할 걸 생각하니 잠도 오지 않았다. 자다가 일어나 한번 만져보고, 흐뭇한 마음으로 다시 잠을 잤다. 아버지는 학교 갈 때만 신어라고 했지만 그 말씀도 잘 듣지 않았다. 학교 갈 때도 잘 신지 않았다. 체육시간이나 운동회 때만 신었다. 생고무 바닥의 탄력으로 인해 더 빨리 달릴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었던 것이다. 공책이나 연필을 탈 욕심으로 쓴 비장의 무기였다. 생고무의 상큼한 냄새가 발 고린내로 바뀔 때쯤이면 아끼는 마음이 조금 느슨해지긴 했다. 하지만 집에선 무조건 검정고무신으로 갈아 신었다. 학교 갈 땐 운동화, 집에 있을 땐 헌 고무신이었다. 어머니가 돌멩이 차지 말라고 당부하셨지만 그 당부말씀도 필요 없는 사족에 불과했다. 운동화를 신으면 발걸음을 조신하게 한 것도 모자라 사관생도 걸음걸이로 걸었다. 발을 끌게 되면 바닥이 닳을까봐서다. 타고 다니는 차가 두 대였다. 운동화는 학교 가는 자가용 차였고, 고무신은 집에서 타는 자가용 차였다. 운동화 차와 고무신 차가 번갈아 운행했다. 운동화와 고무신을 장난감차로 변신시켜 자동차 놀이를 하곤 했다. 부르릉 부르릉 운동화 차가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부릉 부릉 고무신 차가 나간다. 학교 갈 땐 운동화 차가 댓돌 위에서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오라잇! 집에 오면 고무신 차가 마루 밑에서 기다리다가 쿨쿨 잠이 들었다. 어려운 살림살이에 검정고무신 두 켤레 값이나 하는 운동화를 사주셨던 아버지의 따스한 마음이 한없이 그립다. 행복해하는 자식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고생을 잊고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셨던 어머니의 깊디깊은 사랑을 생각하면 괜스레 눈물이 난다. 부모님의 가없는 은혜에 흠뻑 빠져든다. 오철환(문인)

욕망, 가지 않은 길

윤정대변호사밤에 동네 인근을 산책하던 중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부산시장의 성추행에 따른 시장 사퇴 뉴스에 대해 아내가 물었다.“남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왜 그러는지 모르겠네? 나이가 적지도 않는 사람이 20대 여직원을 상대로 성추행을 하다니.”아내는 이런 종류의 뉴스를 접하면 남편이 남자의 대표라도 되는 듯이 다소 비난이 담긴 질문을 하곤 한다. 이런 때는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런 행위들에 대해 더 비난하고 나서야 한다.“글쎄 말이야. 나도 이해가 안 돼. 그 사람이 노망이 들었나? 더구나 시장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무책임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되지.”아내가 재차 물었다.“나이가 들고 지위가 올라갈수록 거꾸로 욕구가 높아지는 것 아니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행동한 것 아니야?”아내의 말에 대답한다.“연세도 있는 분이 나이어린 여직원한테 흑심을 품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지, 더구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였다면 잘못 생각한 거지.”아내와 대화가 계속 이어졌다.“당신도 젊은 여자를 보면 그런 욕구를 느끼는 것 아니야?”“욕망은 나이와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스스로 생각을 가다듬으면 그런 욕구도 생기지 않는 것 아닐까. 욕망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 문제되기보다 욕망을 실현하는 것이 문제 아닐까?”“아예 처음부터 잘못된 욕망을 가지지 않는 것이 맞는 것 아니야?”“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있고 난 후에 누군가 단톡에 서머셋 모옴의 소설 ‘레인(Rain)’에 나오는 “Desire is sad.”라는 말을 올렸더라고. 그런데 이걸 보고 또 누군가 “No desire is sad.”라는 말을 붙였고. 욕망이 슬픈 것인지, 욕망이 없는 것이 슬픈 것인지 알 수 없지만.”“서머셋 모옴이 썼다는 ‘레인’은 어떤 이야기야?”“태평양 사모아 섬 일대에서 원주민들을 상대로 아내와 함께 맹렬하게 포교활동을 벌이던 미국 선교사 이야긴데, 선교사가 젊은 백인 매춘부를 죄악에서 구하겠다며 거의 강제로 매춘부와 함께 며칠간 기도로 밤을 지새우게 되지. 그런데 오히려 선교사가 자신의 억눌린 욕망에 눈을 뜨게 돼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줄거리야. 매춘부는 남자들은 모두 똑같다고 외치면서 원래대로 돌아가고.”“그 이야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뭔데?”“글쎄, 지나치게 욕망을 억압하는 것은 인간 본성에 맞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억압된 욕망은 남들에게는 위선이 되고 본인에게도 해롭다는 것이지.”“그렇다고 모든 욕망이 다 허용되는 것은 아니잖아?”“당연하지. 그렇지만 욕망을 억압하는 것도 문제지만 욕망을 잘못 실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더 문제지. 어떤 욕망이라도 마음속에 간직한 상태로 있었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실현하려는 순간 악몽이 될 수 있으니까.”“잘못된 욕망을 실현하는 것도 문제지만 애초에 잘못된 욕망을 가지는 것도 문제가 아닐까?”“넷플릭스 미드 중에 ‘매드 맨(MAD MAN)’이라는 드라마가 있어, ‘매드 맨’은 1960년대 뉴욕 맨해튼 매디슨 애비뉴에 위치한 광고업계 사람들을 말하는데 그 드라마의 주인공 돈 드레이퍼가 아내에게 이런 말을 하지.”“어떤 말인데?”“It’s like politics, religion, or sex. Why talk about it. 아무리 이야기 해봤자 풀 수 없는 주제라거나 바뀌지 않는 것이라는 건지 알 수 없지만, 종교, 정치, 섹스와 같은 것은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 인간의 욕망도 그 가운데 있는지 모르겠지만.”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떠올랐다. 시인은 노란 숲 속에 난 두 갈래 길을 다 갈 수 없을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하나의 길을 선택하면 남은 길은 훗날 기억으로만 떠올려야 하는 길임을 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름답게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어느 듯 봄날 밤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지역 사회 ‘포스트 코로나’ 대책 서둘러야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초래된 위기를 힘겹게 헤쳐 나가고 있다. 세상은 ‘코로나19 이전’과 ‘코로나19 이후’가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쏟아져 나온 대구지역은 그 상처가 얼마나 클지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후유증이 언제까지 이어지고, 어디까지 불똥이 튈지 아직 가늠조차 못하는 상황이다.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정부는 그간 시행해 온 ‘사회적 거리두기’를 6일부터 일상과 방역을 병행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로 전환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위험 요인이 없어졌다거나, 종전과 같이 안심하고 일상 생활을 해도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절대 안된다. 언제든지 집단 감염이 발생해 재유행이 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은 정부의 설명처럼 더 이상 사회적 비용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할 수 없어 방역 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선택한 절충안일 뿐이다.예방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된다 하더라도 방역당국이 밝힌 당분간 마스크 착용, 30초 손씻기, 두팔 간격 거리두기, 침 안뱉기 등 개인방역 지침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소매로 가리고 하는 기침 예절은 생활예절로 정착시켜야 한다.근본적 문제는 앞으로 달라질 세상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세워 나가는 것이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지역 사회 각 분야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생활 속 거리두기 일상화로 ‘비대면 문화’ 확산, 온라인 경제활동 급증 등 여러가지 변화가 예상된다. 작은 결혼식, 온라인 조문 등 관혼상제 문화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 과제를 ‘포스트 코로나’에 맞춰 재조정한다고 밝혔다. 우선은 고용유지에 방점이 찍힐 것 같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서둘러 중장기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교육현장도 마찬가지다. 사교육의 부작용을 되짚어보고 공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예산을 집중 투입해서라도 교육현장의 감염병 예방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번과 같이 온나라가 몇달씩 학교 문조차 열지 못하는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없게 해야 한다.지역 경제인들은 새로운 환경에 걸맞는 기업의 진로를 모색해야 한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경쟁에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지역 사회 모든 분야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진정한 코로나19 극복은 이제부터다.

포스트 코로나를 읽다…대학은 일신우일신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

이정태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일상적 삶과 상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다. 4월 30일 기준으로 216개국에서 30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23만 명이 사망했다. 이는 인류가 겪은 어떤 전쟁보다도 더 치명적이고 무서운 전쟁이라는 의미이다.미국은 이미 베트남 전쟁 당시의 전사자보다 많은 수가 사망했다. 특이한 점은 총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독일, 프랑스 순으로 많다는 사실이다. 소위 인종적 문화적 선진국이라는 우월감으로 근대 이후의 세계를 지배했던 국가들이 예외 없이 초토화되었다. 이는 인류가 지금까지 가치기준으로 삼았던 서구중심의 가치관이나 역사구분 기준이 재정리될 것임을 예고한다.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020년의 셈법은 예수탄생을 기준으로 기원전(Before Christ, BC)과 주님의 해라는 뜻인 서기(Anno Domini, AD)를 기준으로 계산된 것이지만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세계역사는 코로나 전(Before Corona)과 코로나의 해(Anno Corona, AC)로 다시 구분될 것이다.코로나를 기준으로 역사기년이 다시 설정된다는 것은 그 만큼 인간 사회의 변화가 클 것이라는 의미이다. 지금까지 인간 역사는 약탈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가 개발한 최고의 기술도 사실은 약탈과 도둑질이다. 다른 생명체나 자연으로부터 약탈하고 다른 사람, 다른 나라의 생명과 재산을 약탈했고 약탈에 능한 국가나 개인이 우월한 것으로 인정된 것이 인류 역사였다.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자연과의 전쟁에서 인간은 너무나 무기력한 존재임이 확인되었고 사람들은 자연과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다.일부 경제학자들 가운데는 코로나가 탈 세계화를 가져오고 지구촌을 단절의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 전망하지만 오류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생존이 최우선이고 기본적인 먹거리가 확보되면 경제는 그 다음이다. 즉 자연과의 전쟁에 승리하기 위해 코로나 공동체나 협력체가 만들어지고 치료제나 백신개발을 위해 기술과 자원을 공유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세계화를 촉진시키 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개인, 우열, 약탈, 경쟁이 중심개념인 서구적 가치 대신 가족, 정, 지역공동체, 협력, 이타적 희생이 중심인 공생패러다임을 가진 새로운 주체가 세계역사를 꾸려가게 될 것이다.코로나 이후 대학의 고민은 무엇일까.코로나19 사태 후 대학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코로나 세대의 취업문제다. 97, 98년 아시아금융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처럼 졸업생들은 취업이 막힌 상황에서 막대한 학자금 대출 부담까지져야 한다.대학졸업 시점에서 일자리는 없고 빚만 짊어질 20대를 어찌해야 할까? 기업체들은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사람대신 로봇, AI를 쓴다고 한다. 사람이 설 자리가 점점 더 없어지게 된다.토마스 모어가 유토피아에서 ‘양이 사람을 잡아먹는다’고 비꼬던 당시와 너무 닮아 있다.로봇과 AI가 사람을 대신하면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까? 코로나 이후를 살아갈 학생들을 위해 대학은 무엇을 해야 할까? 누구도, 어떤 집단도 무색무취의 코로나 앞에서는 적자생존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학이 변해야 할 이유이다.모든 대학들은 일신우일신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를 읽다) 특별 기고- 코로나 19 이후 비로소 보이는 것들

겪은 후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코로나 19 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겪은 후에 양질의 의료시스템과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의 독창성 그리고 들불처럼 피어오른 응원릴레이와 어우러진 공동체의 클리셰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 와중에도 진영논리에 매몰된 정치적 이합집산이 ‘대구 코로나’, ‘대구 차단’ 등의 패악을 부렸지만 말이다. 외신만이 안다. 700명 이상의 확진 자가 발생한 그날. 특정국가 및 지역 혐오 논란으로 자제하던 ‘우한 폐렴’ 대신, ‘대구 코로나’, ‘대구 발 폐렴’의 자막이 특정 뉴스 채널을 시발로 화면 곳곳 자욱하던 그때, 그때의 대구는 누구도 혐오하지 않았다.대구를 향한 온갖 폄훼와 왜곡을 쏟아내던 여타 지역에 되려 피해가 갈까 대구인은 대구를 떠나지 않았다. 함께 살고자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참고, 절제하며, 믿기 힘들만큼의 고요와 냉정을 유지했다. 모두를 숙연케 하는 ‘대구의 품격’을 보였다. 하지만 국민에 고맙고 송구하며, 의료진에 고맙고 미안하며, 질병관리본부에 고마워 덕분이라던 정부는 마지막까지 대구의 상처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엑소더스 없이 견뎌 줘 “고마워”, 사태 종식의 최전선에 있어준 덴 “덕분에“ 라는 작은 위무도, 조용한 언급조차 없었다. 다만 대구가 빠진 자리엔 정부의 방역시스템이 ‘세계 표준’으로 거듭한다는 ‘방역 띄우기’ 만 덩그러니. 외신이 주목한 대구의 저력을 ‘대구인’ 은 안다. 이처럼 공감근육이 남다른 애족의 성지 ‘아는 대구’ 여서 섣부르지 않은 선으로 숫자 ‘3729’에 주목한다.코로나 19의 광풍을 맨살로 짊어진 의료 인력의 수. 이중 ‘3022’명은 광풍의 핵인 대구에서 활동했다. 억울한 터부시를 맨몸으로 당해본 대구라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덕분이다’ 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또 가슴 따듯해지는 ‘덕분에 챌린지’가 단순 시그니처에 희석됨을 원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침에 따른 보상 외에도 전시와 다름없는 국가적 재난사태 극복을 위해 헌신한 의료진들에 유공자격과 맞먹는 각별한 예우를 바란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된 어려움 속에서도 진료활동을 거두지 않은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 대책 역시 간과돼선 안 된다. 현재진행형이긴 하나 코로나 이후 전 방위적 대안 에도 복안을 내야 할 터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어제와 오늘을 반면교사 삼아 내일의 이음꼴을 갖춤이 옳다.코로나 사태로 생산 및 유통 방식에 하릴없는 ‘다름’을 맞이해야한다면, 변화에 혁신을 포갠 ‘변혁’이 그만이다. 하드웨어의 세상은 진즉에 저물고 소프트웨어의 범람이 자명한 터. 코로나로 말미암아 근무는 재택으로, 개학은 온라인으로, 의료는 원격으로, 이는 단편적 오늘이 아닌, 사회'경제의 장편적 내일에 방점을 찍는다. 빅 데이터를 통한 유동 인구 분석, 골목 단위 상권체크를 통한 통합마케팅이 이목을 사로잡는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비대면, 비접촉의 프레임이 형성됐다. 그 프레임 속 초실감을 품은 양방향 교육과 물류의 비대면 프로세스, 리쇼어링 정책을 위시로 한 제조업, 금융거래의 비대면 실현을 위한 생체인증 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치료에 중점을 둔 헬스 케어 산업은 미래 ‘공중보건’ 으로의 태세전환을 이미 마쳤다. 원활한 비대면 소통 영위를 위한 중계서비스 구축과 기존 엔터테이너 적 요소를 넘어 (전염병) 환자 수송의 안전성 제고에 나선 자율주행 역시 코로나로 인한 선 순환적 산물 중 하나다. 호사다마라고 했다. 코로나 19의 장해를 디딘 채,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디지털산업단지를 재정비하고, 대구국제미래차엑스포를 재활성화하며, 지역경제를 이끌 미래형 자동차산업의 어젠더를 코로나 이후의 포커스로 재조정해야 할 오늘은 ‘적기’다. 온건한 보수의 성지 대구는 이제 혁신의 말을 타고 고삐를 죔으로써, 보수의 심장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킬 당위가 있다.냉정한 나와 따뜻한 당신, 이번 코로나 속 지옥같은 형극을 지혜로이 넘긴 대구사람을 봤기에 희망은 선명하다. 대구 먹거리를 위협한 코로나가 아이러니하게 대구 먹거리를 책임질 코로나(왕관)로 등극해야 할 이유를 여기서 찾는다. 대구에게 지금의 코로나 19란, 감사함과 부듯함을 담뿍 버무린 ‘스마트 대구’로의 격발 전 방아쇠 혹은 지역 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의 혁신적 모멘텀 그 사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게릴라성 코로나19, 안심 이르다

코로나19가 게릴라처럼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있다. 언제 우리 주위에서 튀어나와 감염시킬지 몰라 우려를 더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오는 6일부터 그동안 문 닫았던 시설들의 운영을 단계적으로 재개하고 모임과 행사도 방역지침 준수를 전제로 원칙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말했다.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3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13명 확인됐다. 10명은 해외 유입자다. 지역 발생은 3명으로 모두 대구에서 나왔다. 대구는 이전 3일간 코로나 확진자 신규 발생이 연속 0를 기록했다. 이젠 안심해도 괜찮겠지 하는 사이 다시 3명이 불쑥 나왔다. 방역 당국이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국내에서는 최근 보름 이상 신규 확진자 20명 미만을 유지, 환자 발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던 터였다. 이후 대구에서 3명의 감염자가 새로 발생했다. 국민의 허를 찌른 돌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민 모두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각심을 조금도 늦출 수 없는 이유다.대구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숙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종료와 함께 일상 복귀를 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정세를 보이던 확진자 그래프가 다시 치올라가면서 지역민들을 다시 불안케 하고 있다. 대구시와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상황을 주시, 느슨해진 사회 분위기를 다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높아진 국민 피로도와 최근의 발생 안정화 추세에 따라 추진하는 생활방역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일부터는 개막이 미뤄졌던 프로야구가 시작한다. 서문시장 야시장은 지난 1일부터 다시 불을 밝혔다. 미술관과 박물관도 6일 문을 열 예정이다.코로나19가 장기화에 따라 지친 시민들이 야외나 유원지로 몰리는 것도 생활방역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특히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맞아 가족 단위 모임과 행사가 많을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 앞서 지난달 30일 석가탄신일과 지난 1일 근로자의 날 등 이어지는 황금연휴에도 우려가 컸다.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 가족 모임에서의 감염 안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생활 속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 만이 유일한 대비책이라고 여겨진다. 생활방역으로 전환에 따라 국민들은 불편하고 힘들지만 좀 더 참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활 속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를 잘 지키고 대단위 모임과 회합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또한 정 총리가 시사한 위기단계 조정 논의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대구의 아픔이 재연되어선 더더구나 곤란하다.

대일광장…농어업회의소를 아십니까

수입 개방 등 농어업 관련 대형 이슈가 터질 때마다 농어민들이 트랙터를 몰고 국회로, 정부 청사로 몰려간다. 그러나 목소리는 쉽게 묻힌다. 이야기를 정부에 전달해줄 공식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우리나라 농어민을 대표하는 기관은 어디일까. 농·수협인가, 각종 농어민단체인가.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농·수협은 농어민이 회원으로 가입한 협동조합일 뿐이다. 또 한농연, 전농, 농촌지도자회, 한우협회 등 여러 단체들은 설립목적에 맞게 가입한 농어민들의 분야별 대표단체다. 우리나라에는 전체 농어업인을 대표하는 기관이 없다.이러한 가운데 농어민 대표단체로 ‘농어업회의소’가 잇따라 설립되거나 설립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민관협치의 농어정(農漁政) 거버넌스를 구축하자는 것이다.---20대 국회 법제화 사실상 무산농어업회의소 법제화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오는 29일 임기가 만료되는 20대 국회에는 ‘농어업회의소법’이 계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손금주, 무소속 정태옥 의원 등 10명의 여야 및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19년 1월 발의한 법안이다.헌법 제123조 5항에는 ‘국가는 농어민과 중소기업의 자조 조직을 육성하여야 하며 그 자율적 활동과 발전을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는 농어업회의소법 통과가 사실상 물건너 갔다. 민생법안이긴 하지만 주목도가 떨어지는 농어업 문제여서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농어업회의소는 생소하다. 간단하게 말하면 상공회의소가 상공계를 대표하는 법적 단체로 기능하는 것과 같다. 자유무역의 확대로 수출입이 개방되면서 영세한 국내 농어업인들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농어업회의소는 여러 농어업 단체를 묶어 지역, 단체, 품목 등 전체 목소리를 대변하는 법적 조직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대표성, 전문성 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농어업회의소는 현재 경북 봉화, 강원 평창, 전북 진안 등 전국 14개 시·군에서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 최초는 2011년 창립한 진안이다. 광역 단위로는 충남도회의소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법률이 제정되면 특수법인으로 전환될 예정이다.설립이 추진 중인 곳은 13개 시군이다. 경북에서는 경주, 의성, 영덕, 고령 등이 움직이고 있다.봉화 농어업회의소는 2012년 출범했다. 현재 개인 회원은 1천100여 명이다. 전체 7천500여 농가의 15%가 가입했다. 28개 농어민 조직이 단체 회원으로, 농축수협 등은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설립 9년째를 맞은 봉화회의소는 농축산물 가격안정 기금(100억 원) 조례 제정을 이끌어냈다.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센터(2014년 7월~2019년 2월)를 운영하고, 백두대간 봉화사과데이 축제를 진행하기도 했다. 로컬푸드 매장(2016년 6월~현재)을 개설하는 등 로컬푸드 활성화 분야에서도 성과를 거뒀다.농어업회의소의 기본 목적은 정부와 지자체 주도의 농정을 현장과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가 방향성이다. 그러면 범농어업계의 대의기구로 정부 및 지자체와 파트너십이 구축된다. 농어업인의 참여를 통해 농어정의 효율성도 제고할 수 있다. 법률로 보장되는 자율기구이자 공적 대의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민관협치의 농어정 거버넌스 구축농어업회의소는 농정 자문 및 건의, 지역 실정에 맞는 농어업제도 조사연구, 정보제공 등의 기능을 한다. 또 귀농귀촌 지원, 농어촌 공동체 만들기, 로컬푸드 활성화 등 다양한 특화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지자체 농업조례 추진 등도 중요한 기능이다.농어업회의소법(안)에 따르면 조직은 총회, 대의원 총회, 이사회를 둔다. 100명 이내로 구성되는 대의원회는 읍면지역 대표, 단체 회원, 특별 회원 대표를 선출해 운영된다. 분야별 6~8개의 분과위원회를 둘 수 있다.농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직접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는’ 농어민의 뜻이 농어정에 반영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어업회의소가 필수적이다.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우선적으로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

세싱읽기…우리가 피해야 할 것들

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시골집에 정말 오랜만에 들렀다. 창을 여니 고운 융단이 깔린 듯 온통 진홍으로 마당이 물들어 있다. 인적 없는 집에서도 나름의 노력으로 힘껏 뿌리를 뻗고 싹을 밀어 올려 봄맞이 준비를 하였던가 보다. 진분홍 꽃 잔디가 탐스럽게 피어나 울타리를 만들고 있지 않은가. 주말 주택이라고 하지만 정말 가끔 들려서 마당에 잔디를 가꿀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자잘한 돌을 깔았다. 소나무 그늘 아래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자갈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로 마음을 씻어보리라 생각하며 위안을 하곤 하였는데 잡초들은 그 척박한 돌 마당에서도 잘도 싹을 틔워 여름이면 무성하게 덮어 버리곤 하였다. 자주 가는 꽃집에서 잡초 대적용으론 꽃 잔디만한 것이 없다고 추천하여 몇 년 전에 한 상자 가져다가 심어두었다. 흙만 조금 파서 뿌리를 꽂아 두고는 잊고 있었는데 어느새 뿌리를 내렸던가. 마당을 온통 진분홍의 황홀한 꽃밭으로 만들어 인기척을 기다리고 있었다니, 감탄사가 절로 새어 나온다.봄이 언제 왔는지 돌아볼 여유도 없이 살얼음판을 건너는 것 같던 올해였지 않은가. 벌써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여름을 실감하게 한다. 정말 꿈이었으면 좋을 시간이었다. 코로나19 ,하루에도 수백 명씩 발생하던 때, 입원 대기 중 사망하는 이들이 늘어나자 보다 못한 대구시의사회가 나섰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낼 수 있는 의사들은 자발적으로 나서서 전화 모니터링을 시작하자고. 죽음의 공포에 있는 이들에게 불안한 마음을 전화로라도 상담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위안이 되겠는가. 일 백 육십여 명의 의사가 순식간에 자원하였다. 전화기 너머로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불안해할 그들에게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면 곧 병원이나 생활 치료센터에서 연락이 갈 것이라고 달래주었다. 아이들 아플 때 부모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열이 치솟고 먹지 못해 보채고, 밤이면 늘어져서 할딱대는 자식, 그 부모의 흐느낌에 얼른 긴급 입원일 필요함을 핫라인에 알리곤 하였다. 그런 인연으로 연결된 이들이 이젠 거꾸로 안부를 물어온다. 화장실 하나 딸린 작은 집에 살면서 중학생 아들을 키우던 어느 가장은 중2병이 코로나를 이기는 데는 제격인 것 같다고 웃었다. 방에 틀어박혀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으니 완벽한 격리 생활 실천이라고 하면서. 다른 식구는 그나마 밥도 같이 먹다 보니 딸에게서 엄마에게로 또 아빠에게로 코로나19가 스며들어버렸다면서 후회하고는 아들이 걱정이라고 하였다. 중학생 아들은 다른 식구들 격리 해제를 위한 검사에서도 완벽하게 음성을 유지하고 있었단다. 코로나19 시대의 명언은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하고 하던가. 그보다 우리가 피해야 할 것들이 있다. 세 가지 밀(密,) 자가 들어가는 것, 바로 밀폐, 밀접, 밀착의 세 가지다. 코로나 시대에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하지만, 꼭 피해야 할 3밀을 기억해야 하리라.코로나19, 지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00일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그 그늘에 있는 이들이 아직 많다. 2월에 딸이 처음 코로나19라는 진단을 접한 한 할아버지는 날마다 한숨이다. 생활 치료센터에 입소하여 치료를 다 받고 퇴원한 딸이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고, 할아버지 차지가 된 어린 손자와 손녀와 거동에 장애가 있는 아내까지 뒷바라지하느라 세월이 너무 더디 간다고 전한다. 자가 격리 생활한 지도 벌써 여러 달이라 집에는 아쉬운 것이 한둘 아니라면서 한숨 쉰다. 아무 증상도 없이 검사만 하면 양성으로 계속 나오니 정말 팔짝 뛸 노릇이라고. 칭얼대는 손자 손녀를 안고 먹여주고 씻겨주고 배우자의 수발까지 들고 있는 자신은 계속 음성이니 세상에 이런 병이 어디 있느냐며 역정을 내신다. 차라리 자신도 양성이라도 되면 함께 입원이라도 할 것인데, 이럴 때는 정말 음성이란 글자는 그다지 좋지 않은 결과인 것 같다고 하신다. 일주일마다 한 검사에서 마지막엔 손자만 양성이고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이제는 끝이 보이는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나도 내심 기다렸는데 다시 힘 하나도 없는 목소리로 전화하셨다. 이제 나만 빼고 모두 양성 나왔는데 어쩌면 좋으냐고 말이다. 아이들이 자꾸 양성과 음성을 반복하니 입원해 빨리 치료하고 나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하신다. 기진맥진한 그 목소리를 듣고 입원 자리를 알아보았다. 이모가 질녀를 데리고 입원하고 양성인 외삼촌이 조카를 데리고 입원하였다. 입원 채 일주일이 안 되어 손녀가 음성이 되어 퇴원하게 되자 오랜만에 웃음 띤 목소리다.코로나19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그가 물러난 뒤엔 더 배려하고 더욱 감사하며 인정이 넘치기를 순수한 세상을 기대한다.

문향만리…연금술

연금술사라 티즈데일봄이 노란 데이지 꽃을 들어서 빗속에/ 건배하듯 나도 내 마음을 들어 올립니다./ 고통만을 담고 있어도/ 내 마음은 예쁜 잔이 될 겁니다./ 담겨있는 방울방울 물들이는 꽃과 잎에서/ 나는 배울 테니까요. 생기 없는 슬픔의 술을/ 찬란한 금빛으로 바꾸는 법을.『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생일 축복 세트』 (비채, 2006)봄비가 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신다. 노란 데이지 꽃잎에 빗물이 방울방울 고인다. 봄은 노란 데이지 꽃잎 잔을 높이 들어 올리며 건배를 청한다. 데이지 꽃잎 잔이 황금빛으로 다가온다. 마음의 잔을 들어 올려 꽃잎 잔에 부딪는다. 브라보! 방울방울 꽃잎에 담긴 물방울이 황금빛으로 변신한다. 시인은 데이지 꽃의 신비한 마법에 흠뻑 취한다. 생기 없는 자줏빛 물방울을 찬란한 황금빛으로 바꾸는 데이지 꽃의 조화는 완벽한 연금술에 다름 아니다. 데이지 꽃잎 잔은 푸르죽죽한 슬픔과 절망을 화사한 환희와 희망으로 바꾸어 놓는다. 데이지 꽃잎의 황금 잔과 부딪히는 마음의 잔도 이제 사랑스럽고 예쁜 잔으로 바뀔 것이다. 시인은 연금술을 받아들여 속속들이 터득한다. 비록 마음이 무겁고 우중충하더라도 마음의 잔이 사랑스럽고 예쁘다면 마음속 고통과 번뇌는 사랑과 아름다움으로 바뀌는 법이다. 시인은 찬란한 황금빛 꿈으로 벅차오른다. 데이지 꽃에게서 배운 연금술을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는 일이 의무처럼 주어진다. 고통의 바다에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데이지 꽃에서 배운 연금술을 모두 다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것이 데이지 꽃의 바람이고 연금술에 대한 대가이며 시를 쓰는 마음이다.“마술처럼 신비스러운 것은 필연이 아니라 우연이다. 사랑이 잊을 수 없는 것이 되려면 첫 순간부터 우연들이 사랑 위에 내려앉아야 한다.” ‘밀란 쿤데라’가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한 말과 같이, 데이지 꽃의 연금술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어깨 위에 내려앉은 새들처럼.” 시인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연금술은 이제 ‘사라 티즈데일’의 시가 되었다. 실패를 자양분으로 자라나는 열매를 눈앞에 두고도 아무도 실패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절망해 보지 않은 사람은 희망을 알지 못하고, 삶의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축복의 달콤함을 알지 못한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통과 땅바닥까지 가라앉는 울적함을 봄비를 맞으며 서있는 데이지 꽃을 보면서 비로소 벗어난다.연금술을 찾아낸 필연적인 우연은 절망을 거부하는 생명에 대한 사랑의 애절함이고, 삶의 아픔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희망을 찾으려는 몸부림이다. 가슴이 부서지는 것도 상관하지 않는다. 온 힘을 다해 사랑을 갈구하는 애절한 기도가 밀물처럼 가슴을 적셔온다. 우리 앞에 놓인 삶을 삶 그 자체로 영혼 깊은 곳까지 사랑하게 하소서.후회와 아쉬움으로 점철된 얼룩진 삶을 데이지 꽃의 지혜를 배워서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일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마음의 잔만 황금빛으로 바꿔놓으면 거기에 담기는 삶은 황금빛으로 물든다. 시인은 빗속의 노란 데이지 꽃에서 신비한 연금술을 보고 깨쳐서 아무렇게나 처박아 둔 녹슨 삶의 빛깔을 찬란한 황금빛으로 바꿔놓았다.거친 바람 속에서 휘었다가 다시 일어서는 보리와 같이 역경에 꺾이지 않고 고통 속에서 일어나 다시 서는 굳센 다짐이 느껴진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슬픔의 신음소리를 환희의 노래로 바꿔놓고야 말겠다는 삶에 대한 애착이 서정적인 운율 뒤에 숨어있다.오철환(문인)

이경우의 따따부따…정권보다 당권, 통합당의 소탐대실

정권보다 당권, 통합당의 소탐대실선거가 끝나고 두 주일이 지났지만 후유증은 가시지 않는다. 아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다. 103명의 당선자를 두고도 당내에서 지도자를 찾자 않고 외부 인사에 전권을 맡기자니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구심점을 못 찾아 공회전하는 제1야당 통합당 이야기다.이런 패배가 없었다. 그런데 이런 결과를 예측한 정치평론가의 논평을 다시 보니 그 분석이 당연하면서도 무서웠다. 더 놀라운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원인과 처방을 무시하는 통합당의 태평스런 위기인식이다.지역 언론인들이 중심이 되어 발간하는 시사지 팩트체크 봄호에 실린 ‘이대로 한국당(지금 통합당)은 총선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는 단호한 제목의 기사였다. 필자인 정치평론가 전계완은 한국당이 이길 수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런 병폐를 극복해야 한국당이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염원을 담은 일종의 응원 메시지였다.세상의 변화를 보고도 인정하지 않고, 그 변화를 수용하기는커녕 거스르려고 한 정당, 도무지 정권 쟁취라는 정당으로서 목표를 아예 포기한 집단을 국민들은 심판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아직도 수구냉전시대의 색깔 타령이나 하고 대안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정당에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툭 하면 장외로 나서는 통합당의 찌질한 투쟁을 비웃고 있다는 것이다.선거결과 사실로 나타났다. 근소한 표차이지만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특성에 따라 민주당이 의석을 독식해 버린 것이다. 이 무슨 황당 시튜에이션이냐. 죽 쒀서 개 준 꼴 아니냐. 그렇게 연동형을 반대하고 위성정당까지 만들어가며 투쟁했는데 실속은 민주당이 차지해 버린 것이다.선거결과를 보면 당시 전략이 얼마나 바보스러웠는지 알 수 있다. 수도권 지역구 121석 가운데 민주당이 103석을 차지했으나 통합당은 고작 16석에 그쳤다. 그런데 득표율을 따져보니 그게 아니었다. 군소정당을 제외하고 두 당의 득표율을 100으로 치고 단순 계산해보니 56대 44로 나타났다. 이 12%포인트 차이가 의석수에서는 85%대 13%로 나타난 것이다. 소선거구제의 맹점이다. 대구경북에서 25석을 모두 지켜내 민주당이 지역에서 일구어 낸 성적을 모두 사표로 만들긴 했지만 그건 수도권에서 사표가 되어버린 한국당 지지표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억울하지 않은가.정당별 투표에서도 민주당계열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은 38.7%를 얻은 반면 통합당의 미래한국당은 33.3%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지역구 163석과 비례 20석으로 더해 183석으로 차지했지만 통합당은 지역구 84석과 비례 19석을 더해 103석에 그쳤다. 민주당에 개헌 빼고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합법적 권력을 헌납했다.정치학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독일식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였더라면 민주당이 130석을 얻는 대신 통합당은 114석을 얻게 된다고 설명한다. 소선거구제의 맹점을 보완하고 사표를 줄여서 국민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려던 것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였다.그런데 통합당의 전신 한국당은 정의당을 비롯한 범진보 계열 군소정당의 국회 진입을 막고 자신들의 의석을 손해 보지 않으려고 연동형을 기어코 반대했다. 또 편법으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반쪽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아예 불구로 만들어 버렸다. 그 과정을 국민들이 지켜봤으니 결과가 고스란히 통합당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참으로 소탐대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와 국민들을 당의 이익에 앞세웠더라면 명분에서 설득력도 얻고 실익도 얻었을 것이다.더블 스코어로 대패한 지금의 통합당이 찾아야 할 것은 개인 욕심을 버린 희생과 헌신이다. 그런데 풍비박산 난 집에서 안방 구들목 차지하려 난장판을 만들고 있다. 정권 보다는 당권이, 의원 개인의 안위만 앞세우니, 총선에서 실패한 소탐대실의 전철을 또다시 밟고 있는 것 같다. 41.5%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고 103명의 당선자가 있는데. 정권 보다 당권이 중요한가. 24명의 대구경북 의원들은 어디 숨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