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에 취약계층은 더 서럽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 취약계층을 강타했다. 우리 사회가 감염 공포에 휩싸이면서 가뜩이나 힘든 취약계층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고 있다. 당장 노숙자 급식소가 문을 닫았다. 헌혈 기피로 혈액 수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보건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시급하다.5일 현재 중국 전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총 2만4천524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발생했다. 492명이 숨졌다. 국내에도 확진자가 총 18명이 됐다. 우한 폐렴의 급속 확산에 따른 여파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우한 폐렴 공포가 저소득층 홀몸노인과 노숙자 등 취약 계층에 타격을 주고 있다. 감염 우려로 노약자를 한 곳에 모으기가 쉽지 않은 데다 급식 자원봉사자도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전국천사무료급식소는 5일부터 대구비산무료급식소 등 전국 26곳의 급식소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노숙자 등 이용자만 1만5천여 명에 달하는 곳이다. 무료 도시락 배달 봉사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배식과 식사 보조를 하던 자원봉사자가 줄어든 때문이다. 홀몸노인과 노숙자 등이 밥을 굶게 될 형편이다.지역에도 바로 불똥인 튀었다. 포항시는 5일 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라 12개 무료급식소 운영을 2월 한 달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급식소 대신 독거노인관리사와 찾아가는 복지서비스팀을 활용해 도시락을 나눠주기로 하는 등 불편이 없도록 했다.마스크와 세정제는 우한 폐렴을 예방하는 데 필수품이다. 하지만 사재기 등과 과수요까지 겹치면서 시중에서 구하기가 힘들어졌다. 바로 취약계층이 타격을 받는다. 마스크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다. 가격도 올라 취약계층엔 부담이다.혈액 수급도 초비상이다. 학생들이 방학을 맞는 겨울철이면 헌혈이 준다. 설 연휴까지 겹쳤다. 이런 마당에 우한 폐렴이 덮치면서 헌혈 참여가 크게 위축된 때문이다.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에 따르면 우한 폐렴 여파가 국내에 본격화된 지난달 20일 이후 지역 헌혈자가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혈액 수급도 비상 상황이다. 5일 현재 대구경북혈액원이 보유한 혈액량은 하루분에 불과한 전국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정부와 지자체는 무료 급식 중단으로 노숙자와 홀몸노인 등이 밥을 굶는 일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자체가 나서 도시락 배달 등 별도의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 및 세정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차질을 빚고 있는 혈액 수급도 홍보 강화 및 단체 헌혈 장려 등 특별 대책을 강구하길 바란다. 우한 폐렴으로 사회안전망이 붕괴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세상읽기…인류의 재앙과 사랑의 마음

인류의 재앙과 사랑의 마음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미라가 된 형체들 사이를 조심조심 걸어갔다. 검은 피부는 불거진 뼈 위로 팽팽하게 당겨졌고, 두개골이 드러난 얼굴은 갈라지고 쭈그러들었다. 무시무시한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 것 같았다. 차갑게 굳은 도로에서 영원히 몸부림치는 그 형체들을 지나, 그 적막한 통로로 밀려와 쌓이는 재를 뚫고 그들은 말없이 걸어갔다./저녁에 또 다른 해안도시의 음산한 형체가 나타났다. 희미하게 기운 듯한 느낌을 주는 높은 건물들의 덩어리, 남자는 강철 보강제가 열 때문에 물렁해졌다가 다시 굳으면서 건물들이 현실 같지 않은 모습으로 서 있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녹아내리다 응고된 유리가 케이크의 아이싱처럼 벽에 매달려 있었다.” 코맥 매카시의 소설 ‘로드(THE ROAD)'에 나오는 두 장면이다. 매카시는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윌리엄 포크너, 허먼 멜빌,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계승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소설 ‘로드’는 자연재해, 핵전쟁, 9·11 테러 같은 대재앙 이후의 메마른 잿더미의 세계가 보여주는 음울하고도 암울한 모습을 기묘하게 묘사하고 있다. 비평가들은 ‘로드’만큼 멸망의 날을 강렬하고 절망적으로 표현하면서도 기이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은 없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지옥으로 가는 여정을 담은 또 다른 단테의 ‘신곡’이라고도 말한다. 작가가 그리고 있는 대재앙 이후의 세계는 가슴을 쥐어짜는 슬픔이 가득하고 사람의 피를 얼어붙게 만든다. 그는 희망이 솟아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불태워버린다. 이 소설을 읽으며 독자는 자신과 자신의 자녀들이 겪을지도 모를 미래에 대해 절망적인 탐색을 하면서 묵시록적 두려움과 섬뜩함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의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해묵은 질문을 다시 하게 한다. “이 우울하고 음산한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지금 지구 상에서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자연재해와 인공적 재앙, 전염병은 우리를 극도로 불안하게 한다. 호주 산불, 전 지구적인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아프리카 메뚜기 떼의 습격,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등은 매카시가 소설 ‘로드’에서 묘사하고 있는 그 절망적인 장면들을 어쩌면 우리 생애에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백혈병을 앓는 딸의 부모가 후베이성을 봉쇄하는 다리로 와서 딸만이라도 나가게 해 달라고 절규하는 사진, 시신을 넣을 자루가 부족하다는 보도 등은 소설에서 묘사하고 있는 비극적인 상황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매카시는 소설 ‘로드’에서 독자로 하여금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면서 빛이 사라지며 죽어가는 세계를 충격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소설을 읽으며 인간의 잘못된 생각과 의식, 행동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재앙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세계에 만연해 있는 극우와 극좌의 대립, 우한 폐렴 초기 단계의 언론 통제와 진실 은폐, 권력을 잡기 위해 미래 세대를 희생시키는 포퓰리즘 등도 자연재해 이상의 대재앙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과거의 많은 생물종과 마찬가지로 진화의 정점에서 스스로 자초한 대재앙으로 멸종할 수밖에 없는가? 그렇다면 모든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가는 데까지 갈 수밖에 없는가?”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빈부격차, 극단적인 이념 대결, 핵무장을 포함한 군비 경쟁 등으로 항상 위험을 등에 지고 있는 오늘의 세계가 판단을 잘못할 때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소설 ‘로드’에 나오는 아버지와 아들 두 등장인물은 인류 전체를 대변한다. 두 인물은 선과 악의 개념조차 사라진 황폐하고 황량한 세계를 떠돈다. 그러나 자연이 인간의 파괴로부터 피난처를 마련해 줄 수 있다는 희망조차 제거된 상황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은 ‘사랑’이라는 형식을 통해 구원을 제시한다. 그렇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의 마음’이다. 재앙의 현장에 뛰어든 각국 의료진, 자국민을 데려오기 위해 자원해서 비행기에 탑승한 승무원 같은 사람들의 고귀한 희생정신과 사랑의 마음에서 우리는 희망을 발견한다. 용기 있는 사람들의 숭고한 인류애가 인류 구원의 등대라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는 요즘이다.

문향만리…무슨 흔적이 남았을까

무슨 흔적이 남았을까 / 최재목 벌레 한 마리가 기어간다/ 보일 듯 말 듯한 흙 틈새로/ 그들만이 아는 길 따라/ 끊임없이,// 그래서, 무슨 흔적이 남았을까/ 살펴봐도/ 발자국은 보이지 않는다/ 순간에도 다가서지 못하고/ 영원이란 건 더더욱 알 턱도 없는/ 그들이 다녔던 길엔, 『상처의 형식과 시학』 (지식과교양, 2018)벌레 한 마리를 바라본다. 벌레는 그들만의 길을 따라 기어간다. 길도 없는 흙 틈새로 기어간다. 가는 길을 알고 가는 걸까. 끊임없이 가는 걸 보면 가고자 하는 곳은 있는 모양이다.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움직인 거리는 미미하지만 그에겐 상당한 의미가 있겠지. 대구에서 서울 간 거리만큼 의미 있는 이동일 수 있다. 인간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기껏 미량의 흙만 보이지만, 그가 보는 것은 무엇일까. 시인의 호기심 어린 눈길은 느끼고 있을까. 경치는 살피고 가는 걸까. 그에게 어떤 생각이나 느낌은 존재하는 걸까. 그들이 보는 풍경이란 건 어떤 것일까. 인간이 정의할 수 없는, 그들만의 개념은 존재할까. 벌레가 간 길이 있지만 지나고 나면 그뿐이다. 그 흔적조차 없다. 흔적이 있으나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발자국만이 흔적인 것은 아니다. 발이 없는 그가 발자국을 남겼을 리 없지만 발자국을 찾는다. 보이는 것만 흔적일 수 없다. 보이지 않는 흔적을 찾아본다. 보이지 않는 흔적은 느끼고 공감하는 수밖에 없지만 그것이 말처럼 그렇게 싶지 않다. 그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탓이고 애정이 없는 탓이다. 그들을 알 수 없고 볼 수 없는 건 어쩌면 인과응보다. ‘순간에도 다가서지 못하고 영원이란 건 더더욱 알 턱도 없는 그들이 다녔던 길엔’ 허무와 정적만이 흐른다. 벌레의 시각을 알고자 한다면 벌레의 눈을 가져야 하고, 개의 삶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개의 눈을 가져야 한다. 돼지우리나 개집에서 살았다는 천재 예술가의 에피소드를 맛이 살짝 간 기행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보듬고 이해해보고자 하는 열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비록 완전한 이해는 불가능하겠지만 그러한 시도는 맥을 제대로 짚었다고 생각한다. 비록 돼지나 개는 될 수 없었지만 돼지우리나 개집에서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은 평소 밖에서 보던 모습과는 달랐을 것이다. 벌레를 유심히 지켜보는 시인에게서 벌레가 되어 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가슴에 와 닿는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예술적 영감을 받아 시적 정서로 거듭났다. 쪼그리고 앉아 벌레를 연모하는 최재목 시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남을 알고 이해한다는 건 쉽지 않다. 인간은 이기적 존재여서 자신의 입장에서 남을 볼 뿐 그의 관점에서 그의 사정이나 처지, 생각을 보지 못한다. 보지 못하니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니 배려하거나 사랑하지 못한다. 평생을 같은 집에 함께 살고도 남편은 아내를 알지 못하고 아내는 남편을 이해하지 못한다. 원점이 다르고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소통하고 배려하고 사랑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의 노력이 필요하다. 평생 노력해도 만족할 만큼 이루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시는 시인이 ‘생각하고’ ‘바라본’ 세계다. 시의 세계는 시인 나름의 개성적인 색깔과 향기를 지닌다. 시를 읽는다는 건 한 시인의 삶의 여정을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다. 오랫동안 고뇌하고 번민한 삶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것은 영혼을 풍성하게 하는 보약이다. 오철환(문인)

경제칼럼…돼지 사이클과 마스크대란

돼지 사이클과 마스크 대란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지금으로부터 2000년도 더 된 사마천의 사기 중에는 상업과 공업을 중심으로 부자가 된 인물들을 다룬 화식열전이 있다. 이 중에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월나라 책사인 범려가 왕인 구천에게 경제에 관해 간언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물가를 조정하고 시장에 물건이 부족하지 않게 하는 것이야말로 나라를 다스리는 이치입니다. 물자를 모으는 이치는 물자를 온전히 보전하는 데 힘을 쓰되 묵혀서도 안 되며, 값이 오를 때까지 차지하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재물과 화폐는 물 흐르듯 돌게 해야 합니다.”지금으로 따지자면 시장 수급을 잘 조정하되, 매점매석과 같은 부정적인 방법을 통한 폭리를 예방하는 등 시장의 순기능을 원활히 하는 것이 부국강병의 길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월나라 왕 구천은 10여 년에 걸쳐 범례의 간언을 실천한 결과, 나라는 부강해지고 당시 경쟁국이었던 오나라와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었다고 한다.갑자기 웬 사기(史記) 이야기냐고,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부르는 게 값이 될 정도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마스크 시장을 보니 범려의 간언이 생각나서 하는 말이다. 국내 마스크 시장은 뭉텅이 돈을 싸 들고 와서는 공장 앞에 진을 치고 대규모로 싹쓸이해 가려는 중국 상인들이 몰려오고, 이때다 싶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폭리를 취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가격 불안이 조장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마스크 제조용 원자재인 중국 부직포 원단의 공급마저 원활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져 마스크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그가 살아있다면 분명 비분강개해서 관련된 자를 엄벌하도록 간언했을 것이고, 사태는 조기에 진정되었을 것이다.매우 유감스럽게도 종종 시장에서는 이처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하면 단기적인 품귀현상과 함께 가격 급등 현상이 발생하거나 유사 저질 상품이 등장해 시장질서를 파괴하고 각종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통상 시장에서는 특정 상품의 가격이 갑자기 상승하면 소비 자체가 줄거나 대체재로 수요가 전환되면서 가격이 안정화되는 이른바 돼지 사이클(Pork Cycle)이 나타난다. 예를 들자면 조류독감, 돼지열병 등이 유행했을 당시를 떠올려보자. 단기간 닭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닭고기와 돼지고기가 상호 대체재로 작용하거나 소비가 줄면서 시장은 비교적 단기간에 수급과 가격 균형을 되찾았다.하지만 지금 마스크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일반적인 돼지 사이클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넘는 극심한 투기현상으로 절제되지 못한 일부 사람들이 인명을 담보로 한 물욕이 그대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법제도적으로 아무 문제없이 초단기간에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일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면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다만, 이번처럼 전 세계가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엄청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해서 돈을 벌고자 하는 욕망에 충실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식용유, 참기름, 경유, 휘발유, 분유 등 시장이 불안정해질 때마다 수많은 가짜가 득세했고 위기 상황에서 라면이나 생수 등 생필품 사재기가 종종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일이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마스크 등 매점매석 행위 금지 고시와 긴급 수급 조정조치와 같은 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오늘부터 추진된다는 점이다.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 영리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역기능이 만연한 시장의 정상화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지만, 공포에 사로잡힌 시장을 단기간 내 안정시키기에는 정부 정책만큼 강력한 것도 없다.아울러 소비자들도 어서 빨리 영민함을 되길 바란다. 이제 더는 가짜와 폭리가 시장에서 막춤을 추지 못하도록 말이다.

‘마스크 대란’ 조짐…당국, 예상 못했나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국내 확진자가 4일 1명 추가 발생해 총 16명으로 늘어났다.지역에서는 다행히 확진자가 1명도 없다. 대구에서는 확진자 접촉자, 의심 신고자, 우한 입국자 등 모두 69명을 관리해 왔다. 이중 23명은 잠복기가 지나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다. 경북은 228명을 관리해 왔으나 현재는 대상이 101명으로 줄었다.그러나 확진자가 없다고 마음을 놓아서는 절대 안된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2월1일 첫 발병자가 나타난 뒤 현재까지 모두 427명(필리핀 1, 홍콩 1명 포함)이 숨지고 2만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근 들어서는 사망자가 하루 50~60명씩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확진자도 하루 3천~4천 명씩 늘고 있다. 언제 진정국면에 들어설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대구시와 경북도 등 각 지자체는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하고 2, 3차 감염을 통한 지역사회 확산 차단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민간 부문에서도 기관·단체 별로 감염예방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경북대는 개교 74년 만에 처음으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졸업식, 입학식을 취소키로 결정했다. 포스텍, 포항대, 선린대, 위덕대 등 포항, 경주 지역 대학들도 잇따라 졸업식을 최소했다. 안타깝지만 불가피한 결정이다.지역 주요 공연장들도 대부분 공연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2, 3월 정기 연주회를 8월 이후로 변경하고 발매된 티켓에 대해서는 환불할 예정이다. 오페라하우스는 3, 4월로 예정된 공연을 모두 5월 이후로 연기한다.그러나 허점도 적지 않다. 개인 방역의 가장 기초적 물품인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일부 상인들이 대량으로 사재기를 한 뒤 되파는 매점매석 행위도 나타나고 있다. 물량이 부족하자 가격도 오르고 있다. 일부 품목은 2~3배 올라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당국은 어떤 경우가 있더라도 마스크만은 원활하게 공급되게 해야 한다. 정부는 뒤늦게 사재기를 하면 형사처벌하겠다는 대응책을 내놨다. 충분히 예견되는 상황인데도 대처 못한 것은 범정부적 협업과 대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각급 학교 개학이 확산 방지의 최대 고비다. 특히 지역대학에는 이달 중 중국유학생들이 한꺼번에 돌아올 예정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지자체와 방역 당국은 각급 학교, 어린이집, 대형 마트, 도시철도, 시내버스 등 많은 사람이 모이거나 이용하는 시설의 감염 차단 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하기 바란다.

아침논단…이번엔 프레임부터 바꾸자

이번엔 프레임부터 바꾸자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몇 년 전 오랫동안 타던 자동차를 바꿨을 때의 일이다. 어떤 자동차를 고를까 고심 끝에 한 자동차 모델을 선택하고 계약을 했다. 새 차를 기다리는 며칠 동안 희한한 경험을 했다. 도로에 평소에 많이 보이지 않던 그 모델의 자동차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니는 것이었다. 다른 자동차보다 유독 계약한 모델의 자동차만 강렬하게 눈에 들어왔다. 분명 며칠 사이에 그 자동차만 많이 팔린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또 다른 경험도 있다. 얼마 전 속이 좋지 않아 병원을 다녀온 이후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약을 복용하며 이틀간 멀건 흰죽을 먹고 지낼 때였다. 힘없이 TV를 보고 있는데 웬 먹방(먹는 방송)이 그렇게나 많은지…. 채널을 돌려도 먹방 일색이었다. 드라마에서도, 오락프로그램에서도,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맛있게 먹는 출연자들의 모습만 비췄다.물론 이런 먹방도 다른 날보다 그날 하루만 더 방영된 것도 아닐 것이었다.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프레임’이라는 책에서 이 현상은 배가 고팠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세상을 온통 ‘음식 프레임’으로만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거리의 자동차도, 먹방도 그날 갑자기 많아진 건 아니었다. 결국은 세상을 보는 나의 관점이 바뀐 것이었다. 나의 프레임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 것뿐이었다.프레임(frame)은 틀이다. 고정관념처럼 박혀버린 생각의 틀이다. 그래서 한번 만들어진 프레임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여러 프레임 중에서도 가장 걱정되는 건 자기중심적 프레임이다. 최인철 교수는 이를 경계한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프레임을 통해서 채색되고 왜곡된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자기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하는 채색된 세상은 보수와 진보 프레임이 명확한 정치권이 대표적이다. 정치인들은 자기들의 잇속을 챙기는 하나의 수단으로 ‘보수 대 진보’라는 프레임을 사용한다.어차피 정치는 프레임 싸움이기는 하다. 때문에 기를 쓰고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 상대에게 불리한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친일 프레임’ 대 ‘종북 프레임’이다.지난 해 일본의 무역보복이 시작됐을 때 정부·여당은 반일을 내세우며 친일 프레임으로 야당을 비판했다. 보수진영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조금이라도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면 어김없이 ‘친일’이라는 덫에 걸려들었다. 야당은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퍼주기라 규정하며 종북 프레임으로 공격해 왔다. 진보진영에서 북한을 도와야한다는 뜻만 내비쳐도 바로 ‘종북’이라는 프레임에 갇혔다.21대 총선이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총선도 프레임 전쟁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여전히 보수 진영에서는 종북 프레임을, 진보 진영에서는 친일 프레임을 휘두를 것이다. 하지만 분열을 조장하는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갈등을 조장하고 나의 편을 결집시켜야 더 쉽게 표를 모을 수 있어서다. 적과 동지를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것이 친일 프레임이고 종북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프레임이 두드러질수록 선거가 끝난 이후 부작용은 클 수밖에 없다.이제는 리프레임을 고민할 시기다. 최인철 교수는 우리의 착각과 오류, 오만과 편견, 실수와 오해는 프레임 때문에 생겨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중심적 프레임을 깨고 나오는 용기, 편견과 오해를 인정하는 지혜를 발휘해 프레임을 리프레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신년 초 한 일간지의 새해특집 여론조사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친일이나 종북과 같은 이념논리로 정치권이 공방을 펼치는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78.8%가 공감한다고 답한 것이다.이제는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친일과 종북 프레임이 아니라 좀 더 건설적이고 공감 가는 프레임을 들고 나와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다.

신혼부부와 세금이야기

신혼부부와 세금이야기김조연대구 달서구청 징수과 세외수입팀장 2018년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출산율이 1명에 못 미치는 국가이다.이처럼 저출생, 고령화의 사회적 경고등이 켜지자 정부는 결혼을 장려하고, 출산문제를 해결하고자 신혼부부에 대한 지방세 감면을 지난해 한 해 동안 실시했다. 올해도 감면기간을 1년 연장, 추진하는 지방세 특례제한법 개정안(생애 최초 주택구입 신혼부부에 대한 취득세 경감)이 지난달 9일 국회를 통과했다.내용을 요약해 보면 혼인한 날부터 5년 이내인 사람과 주택 취득일부터 3개월 이내에 혼인할 예정인 사람으로서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이 거주할 목적으로 주택을 유상거래로 취득하면 취득세의 100분의 50을 오는 12월31일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일정 요건이란 △주택 취득일 현재 신혼부부로서 본인과 배우자(배우자가 될 사람 포함) 모두 주택 취득일까지 주택을 소유한 사실이 없을 것 △주택 취득 연도 직전 연도의 신혼부부 합산 소득이 7천만 원(홑벌이 가구는 5천만 원)을 초과하지 아니할 것 △취득 당시의 가액이 3억 원(수도권 4억 원) 이하이고 전용면적이 60㎡ 이하인 주택을 취득할 것 등이다. 이 요건을 충족하면 취득세 경감을 받을 수 있다.실제로 달서구의 경우 생애 최초 신혼부부의 주택구입에 대해 지난해 1년 동안 감면한 취득세 건수는 100여 건이다. 감면규정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되지 않은 시행 첫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그 건수가 적지 않다고 본다.지방세 특례제한법 상의 관련 감면조항이 시기 적절히 신설돼 연장 추진되고 있는 점은 결혼을 장려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서 매우 유용하다.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신혼기에 주택 취득에 따른 세금 감면혜택을 받아 다소나마 재정적인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문향만리…고매

고매 / 조운매화 늙은 등걸성글고 거친 가지 꽃도 드문드문여기 하나저기 둘씩 허울 다 털어버리고 남을 것만 남은 듯-시조집 『구룡폭포』(태학사, 2001)조운은 전남 영광 출생으로 본명은 주현(柱鉉)이다. 3·1운동에 주동으로 가담했고, 1924년《조선문단》에 ‘초승달이 재 넘을 때’ 등 자유시 3편을 발표하여 문단에 진출했다. 1920년대 중반 국민문학파에 의한 시조부흥운동에 이병기와 함께 후반기부터 활약했다. 시조 형식에 대한 남다른 생각으로 단시조 한 편 한 편마다 의미 있는 연행 갈이를 하여 시적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썼다. 작품집으로 복간된 ‘조운시조집’ 등이 있다.그가 남긴 유일한 사설시조 ‘구룡폭포’는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이나 전화해야 금강에 물이 되나! 금강에 물이 되나!// 샘도 강도 바다도 말고 옥류 수렴 진주담과 만폭동 다 고만 두고 구름 비 눈과 서리 비로봉 새벽안개 풀끝에 이슬 되어 구슬구슬 맺혔다가 연주팔담 함께 흘러// 구룡연 천척절애에 한번 굴러 보느냐’라는 작품인데 자유시를 능가하는 절창으로 평가받으며 회자하고 있다. 실로 자연을 축사한 작품으로 단연 압권이라 하겠다. 역동적인 흐름과 용틀임을 보이고 있고, 생동감 있는 미묘한 시어 운용과 이미지 구사 솜씨가 눈길을 끈다. ‘고매’는 단어와 조사 어느 하나 허투루 놓인 게 없을 만큼 간명과 절제가 돋보인다. ‘고매’는 모든 욕망을 초탈해 버린 한 선비를 표상하고 있다. 정신의 극점 혹은 쉬이 범접할 수 없는 위의와 자존을 상기시킨다. 비록 나이가 들어서 성글고 거친 가지에다 꽃도 드믄드문 피어 있지만, 안으로 도사리고 있는 절조는 숙연하기까지 하다. 허울 다 털어버리고/ 남을 것만 남은 듯’하다는 자기 연민과 자기 위안 그리고 그런 차원을 뛰어넘은 비장미가 돋보인다. 이렇듯 ‘고매’가 보여주고 있는‘정신의 어떤 드높은 경지’는 아무나 쉬이 이를 수 없는 도저한 세계다. 정갈하고 분별력 있게 살아온 사람만이 갖출 수 있는 고졸한 아우라가 눈길을 오랫동안 사로잡는다.초장 전구 ‘매화/ 늙은 등걸’과 중장 전구 ‘꽃도/ 드문드문’은 자수율로 따졌을 때 ‘2/4’구조다. 즉 각각 앞마디가 한 글자씩 줄어든 소음보다. 줄어들어서 더욱 간결한 맛을 내면서 단시조의 진미인 간명과 절제의 가락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고매’를 ‘고매’스럽게 하는 치밀한 미적 장치다.‘고매’와 더불어 그의 또 하나의 명편 단시조 ‘석류’는 투박한 나의 얼굴/ 두툴한 나의 입술// 알알이 붉은 뜻을/ 내가 어이 이르리까// 보소라 임아 보소라/ 빠개 젖힌/ 이 가슴//이라고 사랑하는 임에게 고백하고 싶은 속마음을 ‘석류’는 남김없이 담아내고 있다. 석류의 외적 이미지가 내적 이미지로 전이되면서 도치와 반복으로 의미를 증폭시킨다. 특히 고백의 정도가 충일한 시어인 ‘보소라’를 두 번 되풀이하여 호소력 있는 혼신의 고백에 이르게 한 점은 이 시편만이 가진 특장이다.누가 ‘고매’와 같은 기품을 가진 인물인가를 찾아다니기보다는 ‘큰 바위 얼굴’처럼 자신이 그와 같은 품격을 지닐 수 있도록 힘쓸 일이다. 이정환 (시조시인)

세상읽기…생문은 항상 눈앞에 존재한다

생문은 항상 눈앞에 존재한다오철환객원논설위원 삼국지연의는 오랜 세월동안 손꼽히는 스테디셀러다. 이를 텍스트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차고 넘친다. 연의의 인기는 좀처럼 숙질 것 같진 않다. 약 1,800년 전, 대략 백 년 동안의 중국 고대사를 토대로 약 500년 전에 정리 된 소설에 지나지 않지만, 연의엔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캐릭터와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거의 대부분의 인생사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보통사람으로 불편 없이 살아가기 위해선 연의에 나오는 일화나 고사성어 정도는 통달해야 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까닭에 설득력 있게 논리를 전개하고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연의를 인용하는 것이 생뚱맞은 선택은 아닐 것이다.유비가 터를 잡지 못하고 유표에게 의탁하여 형주의 신야성에 있을 때, 원소를 격퇴한 조조가 부하장수 조인에게 정예병 일만 명을 주어 신야성을 치게 한다. 조인은 신야성 앞에서 팔문금쇄진을 펼치고 유비를 압박하였다. 팔문금쇄진은 전설적인 난공불락의 진법이다. 유비는 팔문금쇄진을 몰라 당황할밖에 없다. 다행히 유비는 군사 ‘서서’의 계책을 받아들여 팔문금쇄진을 깨뜨리고 조인의 공격을 물리친다. 난공불락이라던 팔문금쇄진도 사는 길이 있다. 생문으로 들고 경문으로 나며 중앙의 공략보다는 진형을 어그러뜨려 혼란을 일으키는 전술이 요체다. 팔문금쇄진에도 생문이 있듯이 유비에게도 ‘서서’라는 생문이 있었다. 유비의 위대함은 난관에 맞닥뜨렸을 때 생문을 알아보는 안목에 있다.동오의 손권이 형주를 지키던 관우의 목을 잘라 조조에게 보낸다. 유비는 관우의 복수를 하고자 대군을 이끌고 동오를 공격하나 효정전투에서 대패하여 도주한다. 육손은 유비를 뒤쫓다가 제갈량의 팔진도에 걸려든다. 팔진도에도 생문은 있다. 진중에서 방황하던 오군에게 제갈량의 장인인 황승언이 나타나 사는 길로 안내한다. 황승언은 비록 제갈량의 장인이지만 위기에 빠진 동오군의 생명을 구해야 한다는 인도주의 정신에서 사위를 배반하고 육손과 동오군을 살려준다. 제갈량의 팔진도에도 생문이 있고, 위기에 처한 육손에게도 생문이라 할 황승언이 존재한다. 생문을 보고 기꺼이 따르는 육손의 지혜가 돋보인다.생문은 반드시 살아나온 경우에만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유비는 제갈량의 반대를 무릅쓰고 관우의 복수를 명분으로 동오를 공격한다. 연의의 3대 대전의 하나로 불리는 이릉대전이 그것이다. 유비는 초장의 작은 전투에서 연전연승하지만 효정산에서 결정적으로 대패한다. 유비는 천하통일의 대업을 완수하지 못하고 백제성에서 사망했다. 유비는 이릉대전의 무모함을 진언한 제갈량이란 생문을 보지 못하고 사문으로 들어가 죽었다. 화공 가능성을 이유로 산중의 나무 아래 진을 쳐서는 안 된다는 책사의 진언이 있었으나 유비는 듣지 않고 고집을 부렸다. 비록 보지 못할 뿐이지만 실패한 경우에도 생문은 항상 주위에 있다. 유비 사후, 제갈량은 여섯 차례 북벌을 단행한다. 그 중 첫 번째 북벌이 가장 아쉽고 안타깝다. 마속이 산 위에 진을 치지 않고 왕평의 말대로 길목에 진을 쳤다면 가정전투에서 대승하고 그 여세를 몰아 낙양을 정벌했을 가능성이 크다. 왕평이란 생문이 엄연히 눈앞에 있었지만 마속은 결코 보지 못했다. 이릉대전의 패배와 북벌의 실패는 촉한을 멸망으로 이끈 사문이다. 생문은 항상 코앞에서 손짓하지만 아둔한 리더는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문으로 들어가는 법이다.연의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우리 역사에서도 생문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신라 하대의 혼란기에 최치원의 시무책이란 개혁적인 생문이 나오고, 최치원과 최승우 그리고 최언위 등 6두품 인재들이 생문으로 인도하려하지만 리더의 무능으로 사문으로 들고 만다. 고려 말엽이나 조선 말엽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왕의 주변에 생문으로 인도할 개혁적 인재들이 손을 내밀지만 기득권에 취해 사는 길을 외면한다. 생문을 도외시한 나라는 모두 역사의 장에서 사라졌다.지금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내우외환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정치권은 보수와 진보로 갈려 사사건건 딴지를 걸고 싸운다. 법과 원칙은 없고 편법과 변칙만 난무한다.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비난과 고집만 횡행한다. 국민은 없고 패거리와 진영만 판친다. 사문 주위는 시끌벅적하고 생문 주변은 썰렁하다. 전형적 망조다. 그래도 아직은 늦지 않다. 사문으로 들기 전에 생문을 찾아야 한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할 뿐 생문은 여전히 눈앞에 있다. 예전에도 항상 그러했듯이. 살 길은 총선에 있다.

‘신종 코로나’ 지역 경제 타격, 대책 마련을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대구·경북 지역 경제를 강타했다. 시민들이 감염 확산을 우려해 외출을 자제하면서 관련 업계가 매출이 급락, 울상 짓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구미공단 등 수출업체도 비상이다. 지역 주력 산업인 자동차 부품 등도 수출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역 경제에 내수와 수출이 동시 타격을 받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우한 폐렴’ 영향이 관광, 유통, 산업 등 지역 경제 전 분야로 파급되는 양상이다. 지역 ‘다중업소’도 행사 취소가 잇따르는 등 타격을 입고 있다. 극장가와 대형마트, 재래시장, 식당가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아예 가지 말자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탓이다. 예약금 취소에 따른 위약금을 놓고 관련 업체와 이용객 간 충돌도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지역 호텔업계는 중국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예약취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회사가 신종 코로나로 인해 중국 내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조업 단축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도 영향을 받고 있다.우한 폐렴은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도 강타하고 있다.대구·경북 섬유업계도 어려움에 직면했다. 중국과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섬유기업들이 물류 반입 중단 및 지연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상승곡선을 그리던 대구시의 해외 의료관광객 유치 정책도 유탄을 맞았다. 당분간은 중국인 의료관광객을 보지 못하게 됐다. 대구의 중국 의료관광객은 2009년 97명에서 2016년에는 5천300명까지 늘었다. 이후 사드 영향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회복하는 상황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를 맞은 것이다.신종 코로나 사태는 방한 관광객 감소, 내수 위축, 감염증 발병국의 내수·생산 위축으로 인한 수출 감소 등으로 파급효가 커질 전망이다.정부도 신종 코로나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에 대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홍남기 부총리는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으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에 나서기로 했다.정부는 당장 수출 기업에 대해 경영 애로 해소와 시장 다변화 등 수출 지원책을 세우고 내수 피해 우려 업종은 정책 자금 지원 등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대구시와 경북도도 지역 수출입 기업 등을 중심으로 피해 업체 자금 지원과 수출입선 다변화 등 대책이 요구된다. 지역 산업의 부문별 피해 예측과 지원 방안을 마련, 선제 대응에 나서길 바란다. 신종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대책 수립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

논⋅밭두렁 소각 미리 신고하세요

논⋅밭두렁 소각 미리 신고하세요강호권의성소방서 주무관농가에서는 농산물의 부산물 어떻게 처리를 할지 고민을 한다. 많은 농가에서는 소각하는 쪽을 택한다. 부산물을 모아 퇴비화 시키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여 간단한 소각 쪽을 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처리가 간단하고 빠르다는 장점 이면에는 많은 위험요소가 있다.소각 중 부산물의 불씨가 바람에 날려 인근 주택이나 야산으로 번지는 경우 크나큰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자칫 인명피해까지 발생 할 수 있다. 소방서 등 관공서의 소각금지 홍보 활동으로 군민의 의식이 개선되어 소각의 부주의로 인한 산불화재 발생 비율은 매년 낮아지고 있지만 겨울철은 다른계절에 비해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2019년 10월 31일에 경상북도 화재예방 조례가 개정 및 공포되었다. 주요 개정 내용은 경상북도 화재예방 조례 제3조제2항 화재로 오인할 만한 우려가 있는 불을 피우거나 연막소독을 실시하고자하는 행위를 하기 전 관할구역 소방서장에게 신고하여야 하는 장소의 확대가 주 내용이다. 이전까지는 다중이용업소의 영업장, 주택, 상가밀집지역, 숙박시설, 야적장이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산림인접지역 및 논과 밭 주변, 비닐하우스 밀집지역까지 확대 되었다 소방서로 사전 신고 없이 하여 소방서에서 소각 행위를 화재로 오인 출동 하게 될 경우 2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조례 개정의 주된 이유는 불필요한 소방력의 낭비를 줄이고 나아가 실질적으로 소방력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 시 오인출동으로 소방력의 공백을 방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농산물의 부산물 또는 쓰레기를 소각 하기 전 관할 소방서로 미리 신고를 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소방력의 낭비를 방지 할 수 있으며, 만일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 할 경우에도 신속한 대비가 될 수 있다. 화재에 대한 경각심 고취로 화재 발생 건수를 줄일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봄맞이를 준비하는 ‘2월’

봄맞이를 준비하는 ‘2월’윤정대변호사2월은 겨울이 끝나는 달이다. 해가 갈수록 계절의 느낌이 점점 박해지는 것 같다. 올 겨울 추운 날이 적고 눈을 보지 못해 유난히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이 되었다. 겨울이 겨울 같지 않고 겨울이 벌써 끝난 것 같으니 봄에 대한 기다림도 떨어진다.올해는 더욱 봄이 기다려지지 않는다. 겨울이 겨울 같지 않고, 겨울이 끝나도 우울한 정치, 우울한 경제에서 벗어날 것 같지 않아서다. 거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질병마저 덮쳐 옛 시인의 한탄처럼 오는 봄도 봄 같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오세영 시인은 그의 시 ‘2월’의 첫 구절은 “벌써하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라고 표현했다. 한 해의 시작을 담은 1월이 쏜살같이 지나가 ‘벌써 2월’하는 생각에 머리를 흔든다.2월은 조용한 아이처럼 무언가 감춰져 있는 느낌을 준다. 늦추위가 찾아오기도 하지만 바람결에 따뜻한 한숨이 봄의 전령처럼 여리게 숨어 있기도 한다. 김용택 시인은 그의 시 ‘2월’에서 “날이 흐려진다./ 비 아니면 눈이 오겠지만/ 아직은 비도 눈으로 바뀔 때,/ 나는 어제의 방과 이별하고/ 다른 방에 앉아/ 이것저것 다른 풍경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나도 이제 낡고 싶고 늙고 싶다./ 어떤 이별도 이제 그다지 슬프지 않다./ 덤덤하게, 그러나 지금 나는 조금은 애틋하게도, 쓸쓸하게/ 새 방에 앉아 있다. 산동백이 피는지 문득, 저쪽 산 한쪽이 환하다. 아무튼 아직 봄이 이르다.”고 노래한다.2월이 지나고 3월이 시작되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시작될 것이다. 봄비가 내리고 풀잎이 솟아나고 꽃이 피는 새로운 계절이 시작될 것이다. 봄을 앞둔 2월은 1년 12달 중 일수가 가장 적은 달이다. 2월을 제외한 11달 중 1월, 3월, 5월, 7월, 8월, 10월, 12월의 일수가 31일, 나머지 4월, 6월, 9월, 11월의 일수가 30일인데 2월은 28일이다. 2월이 다른 달에 비해 일수가 적은 이유는 로마의 달력이 형성된 내력에서 유래한다.우리가 쓰는 달력은 로마의 달력을 근거로 삼고 있다. 고대 로마 달력은 봄이 시작되는 달을 1년의 시작으로 삼아 Martius, Aprilis, Maius, Junius, Quintilis, Sextilis, September, October, November, December, Januarius, Febrarius의 순서로 열두 달이 이뤄져 있었다. 이 가운데 Quintilis와 Sextilis는 훗날 로마의 통치자인 줄리어스 시저(Julius Caesar)와 아우구스투스(Augustus)의 이름을 따 Julius와는 Augustus로 이름이 바뀐다.당시 로마인들은 1년을 355일, 12달을 31일과 29일로 구성하면서 마지막 달인 Febrarius는 28일로 남겨두었다. Febrarius는 한 해의 마지막 달의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열었던 축제인 페브루아(Februa)에서 이름을 땄다. 페브루아(Februa)는 정화를 뜻하는 단어인 페브룸(Februum)의 복수형으로 건강과 풍요를 가져오기 위해 악령을 물리치고 도시를 정화하는 일종의 의식을 뜻한다.그런데 로마의 관직은 거의 대부분 임기가 1년이었다. 관직의 취임 시기를 취임하자마자 아무런 준비 없이 전쟁과 국가사업 등에 나서야 하는 일을 피하기 위해 봄이 시작되는 Martius가 아니라 Januarius에 맞추면서 Januarius가 1월이 되었고 Febrarius는 2월이 되었다.또한 로마의 달력은 기원전 46년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해 태양력인 이집트의 달력을 참고하여 1년에 10일을 더하여 355일에서 365일로 바뀐다. 그에 따라 29일로 되어 있던 달의 일수가 30일 또는 31일로 조정되지만 2월은 28일 그대로 두었다. 관습을 존중하여 전통 의식인 페브루아(Februa)가 열리는 달은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전한다. 하지만 3월 곧 봄의 시작이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올 2월은 29일까지 있다. 4년마다 돌아오는 윤년의 경우 2월이 하루 늘어나 29일이 되고 1년이 366일이 되는데 올해가 바로 윤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월은 대개 음력 1월 1일인 설날이 들어가는 달이지만 올해는 1월 25일이 음력 1월 1일로 설날이었다. 2월은 짧지만 다가온 봄을 맞을 준비를 하며 겨울을 단단하게 마무리하는 달이다. 졸업식이 열리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달이기도 하다. 새로운 출발에서 멀어진 사람들에게는 아픔을 딛고 더 마음을 여며야 하는 달이다. 지금은 작고 존재감이 떨어지지만, 다시 단단한 씨앗을 품어야 하는 달이기도 하다.

몽고반점

몽고반점 / 한강한강의 소설 ‘몽고반점’은 우리사회의 터부라 할 수 있는 형부와 처제간의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비윤리적인 섹스나 추악한 성애가 주된 관심사라 보기엔 무리가 있다. 이 작품은 좀 더 난해하고 상징적이다.그는 비디오작가다. 그는 처제의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다는 사실을 아내를 통해 알게 된다. 그는 처제의 몽고반점을 상상하며 성적 욕망을 갖는다. 처제는 정신질환으로 2년 전 자살을 기도했다. 지금은 대학가 원룸에서 혼자 살고 있다. 대학가에서 화장품 가게를 하는 아내는 처제로 인해 신경 써야 할 혹이 하나 더 달린 꼴이다. 그는 우연히 처제의 알몸을 보게 된다. 푸른 몽고반점을 보지 못했지만 30대 이후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강한 성욕을 경험한다. 그 이후 그는 보디페인팅을 한 처제와 알몸으로 뒹구는 환상과 예술적 영감에 사로잡힌다. 그러던 중 작품구상에 대한 처제의 동의를 받아낸다. 예술적 영감을 받은 그대로 처제의 알몸에 보디페인팅을 한 후 포르노적 성향이 짙은 센세이셔널한 작품을 찍기로 기획한다. 남자모델로 후배를 섭외했으나 일이 여의치 않아 결국 주인공 스스로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그렇게 되기를 잠재적으로 소망했다. 처제의 엉덩이엔 과연 엄지손가락만한 푸른 몽고반점이 멍처럼 남아있다. 비디오 촬영 중 그는 성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마침내 처제와 섹스하고 만다. 그 다음날 처제의 원룸에 온 아내는 둘이 잠들어 있는 사이 비디오작품을 보게 된다. 눈이 뒤집힌 아내는 그 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구급차를 부른다. 구급차가 오고 구경꾼이 몰려든다. 처제는 개의치 않고 벌거벗은 몸으로 베란다로 나가 햇빛과 바람과 교접하려는 듯 가랑이를 활짝 벌리고, 그는 강렬한 이미지로 번쩍이는 육체를 응시한다.한강의 소설 ‘몽고반점’은 탐미와 관능의 세계를 수준 높은 미적 마인드로 정밀하게 묘사한 ‘예술가 소설’의 좋은 본보기라 할 만하다. 작가는 심미주의와 관능적 여체를 예술적 영감으로 승화시키고자 욕망한다. 유교사회에서 터부시하는 처제와의 섹스와 강렬하고 도발적인 성욕을 추하거나 거부감 없이 처리한 점에서 작가의 단단한 내공을 엿볼 수 있다. 냉엄한 현실과 예술적 아름다움을 조화롭게 양립시키거나 혼연일체로 합성시키는 작업에 얼마나 힘든 고통과 파국적 희생이 따르는지 작가는 비장한 각오로 웅변한다.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처절하게 고민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정치한 묘사와 유려한 문체로 탐색하고 있다. 맨 정신으론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고 미쳐가야 하는 과감한 상황 설정은 양 세계의 화동할 수 없는 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채식주의자인 처제의 식물적 이미지와 광합성을 하는 나뭇잎 같이 생긴 몽고반점을 연계시킴으로써 근원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기제로 활용하고 있다. 몽고반점은 작가의 의도를 떠나 다의적으로 해석된다. 몽고반점은 어린아이에게 있는 표식이라는 점에서 어른이 가질 수 없는 잠재적 욕망이고 성인이 된 후에는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순수한 동경이다. 몽골 초원에서 말 달리던 시절의 아득한 추억을 불러오는 장치로 작용하여 원시적 꿈과 태생적 향수를 자극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몽고반점을 인간의 근원적 상흔이나 퇴화되지 않은 욕망의 원형질로 볼 수도 있다. 소설 ‘몽고반점’은 현대문예이론인 ‘몸 담론’을 통해 원초적 ‘순수성’을 그리워하는 현대인의 정신적 갈증을 잘 보여준다.

TK의 고민

홍석봉 논설위원“TK가 마음 둘 데가 없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를 찾은 당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정권을 넘겨준 TK(대구·경북) 지역민들의 헛헛한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밉고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기에는 뭔가 찜찜해 하는 심기였던 터에 중도로 돌아선 이들이 많았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차에 개혁 보수를 표방하는 바른미래당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았다. 물론 유 의원은 TK가 바른미래당을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발언으로 이해됐다. TK의 딸로서 대통령으로 밀어줬더니 탄핵의 덫에 걸려 영어의 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그에 대한 연민과 괘씸함 등이 혼재한 TK 지역민들의 심리 상태를 정확히 읽고 있었던 그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지역에서 자치단체장 한 명 배출하지 못했다. 선거 결과 민주당이 대약진했다 .4·15총선을 불과 70여 일 앞둔 지금 보수의 심장 TK가 다시 고민에 빠졌다.보수 야당인 한국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이다. 지난달 31일 500여 개 정당·단체가 참여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 보수 통합에 나섰지만 통합은 지지부진하다. 통합의 핵심인 새로운보수당의 유승민 의원과 신경전만 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승민 의원이 자신의 지분 확보와 대권을 위해 마이웨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본인이 탄핵의 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본인의 대권 가도도 도로아미타불이 된다.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함께 하기를 바랐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손학규 대표와 결별, 신당 창당에 나서면서 황 대표가 내민 손길도 거부했다. 애당초 그는 보수당과는 코드가 맞지 않았다. 우리공화당은 내분에 휘말려 있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신당 창당과 독자행보를 선언했다.-사분오열 보수, 반쪽 통합으로 가나이렇듯 보수가 사분오열된 채 각개 약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쪽 통합이 불가피해졌다. 결국 이런 상태로 총선을 치르면 여당만 어부지리를 얻는 형국이 된다. 보수가 꿈꾸는 4·15총선 승리 바람은 물 건너간다.TK 국회의원들도 공천 눈치만 보고 있어 지역민들의 속을 뒤집어놓고 있다. 찌질한 금배지라고 욕먹어도 대수롭잖게 여긴다. 타 지역에서는 쇄도하고 있는 불출마 선언 한국당 의원이 단 1명 뿐이다. 모두 배 째라다. TK는 인재의 보고다. 각계각층에 인물이 넘쳐났다. 그런데 지금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들은 법조계와 공무원 출신 일색이다. 호황 속 인물난이다.대신 한물간 정치인들이 다시 표를 구걸하며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지역에 출마해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겠다고 호언장담이다. 물론 100세 시대에 경륜 있는 노회한 정치인도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 시즌만 되면 얼굴을 내미는 철새 정치인들은 사절해야 한다. 정치가 업이 된 전문 꾼들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또하나 지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대권주자 반열에 들만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승민 의원은 보수 통합을 어렵게 하며 발목이 잡혔고 민주당의 대구 수성갑 김부겸 의원은 자신의 생사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처지다. 홍준표 전 대표는 대구 출마가 여의치 않자 자신의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공천 신청을 해 험난한 공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나마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험지 출마를 자청,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무기력한 한국당, 탈태환골 가능할까지역의 대표 주자들은 자신의 자리를 걱정해야 할 어려운 입장에 내몰린 채 주변을 돌아볼 처지조차 되지 않는 궁벽한 형편이 돼 있다.이 같은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지역 정치인들이 보수 빅텐트 아래에 모여 폭주하는 문재인 정부와 586진보 세력을 끌어내리고 난 후 다시 헤쳐모이자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과연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희생할 수 있는 인물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매번 파수견 역할을 했던 TK다. 하지만 숙명으로 치부하기엔 너무 억울하다. 보수 야당의 무기력에 몸서리친다. 한국당의 탈태환골과 보수의 재기를 바라는 마음만으로는 양이 차지 않는다. ‘쿼바디스 도미네’.

중국 후베이성 방문객 입국금지 바람직하다

정부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4일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2주 이내에 방문한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그간 정부는 중국 여행객 입국제한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제사회의 대응을 파악하면서 방역상 필요성, 위험 확산에 대한 평가 등을 통해 대응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혀왔다.현재 지구촌 모든 국가가 우한 폐렴 확산 공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는 중국에서 출발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는 초강수를 내놓았다. 또 다수의 국가들은 중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을 중단했다. 일본은 1일부터 최근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들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있다.2일 국내 확진 환자는 총 15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 3명 가운데 1명(13번 환자)은 지난달 31일 1차 귀국한 우한 교민이다. 중국에서는 2일 현재 사망자가 304명으로 늘었다. 확진자는 1만4천380명에 이른다. 전날보다 사망자는 45명, 확진자는 2천590명이나 증가했다.사태를 주시하던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달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국내에서는 31일 확진 환자로 판명된 4명 중 2명이 우한에 가지 않은 2차 감염자(6번째 환자)의 가족이었다. 3차 감염 공포가 현실화 되는 형국이다.그간 정부는 추가 확진 환자들이 능동감시 대상에 포함돼 있어 아직 지역사회 전파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2, 3차 감염이 나타나면서 방역대책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언제 절정에 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중국의 한 전문가는 7~10일 내 정점에 달한 뒤 더 이상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홍콩대학의 한 교수는 오는 4~5월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말해 확산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진단했다.어느 예상이 맞든 우리는 국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차단방역에 전력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취하는 동시에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정부의 조치는 힘이 떨어지고 방역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우한 폐렴은 아직 백신도 개발돼 있지 않다. 강화된 선제적 대책은 지극히 당연하다.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사태 종식 후 중국과의 경제, 정치적 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주변 국가들의 대응 사례를 신중히 살펴보고 적절한 추가 조치를 취해 나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