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특별법’ 정기국회 넘기면 안된다

규모 5.4의 포항지진이 발생한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지진은 지난 2017년 11월15일 발생했다.포항지진은 1978년 우리나라의 본격 지진 관측이래 두번째 큰 규모이며 역대 가장 많은 피해를 초래한 지진이다. 아직도 이재민 208명이 임시 수용시설인 포항 흥해체육관에서 생활하고 있다.그러나 피해 배·보상과 도시재건을 주 목적으로 하는 특별법은 여야의 정쟁에 휩쓸려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지역민들의 의견이 빗발쳤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천재지변으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채 잃은 주민들의 피눈물을 정치인들이 외면한다는 원성도 끊이지 않았다.지난 23일 여야와 지역 정치권 주도로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을 포함 총 21명의 여야 국회의원과 지역의 시·도의원, 주민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별법안에 대한 피해 주민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특별법 제정에는 여야의 이견이 없다. 현재 여야 의원들이 함께 또는 각각 4건의 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자유한국당 김정재 의원이 대표발의한 ‘포항지진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안’, ‘포항지진 진상조사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의 ‘포항지진 및 여진의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안’,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의 ‘지열발전사업으로 촉발된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안’ 등이다.공청회에서는 특별법 제정을 통한 피해 보상 및 지원 사례를 중심으로 4개의 법안을 비교설명했다. 법안들은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위원회에 상정돼 국회차원의 본격 심사가 이뤄지게 된다. 심사 과정에서 하나의 법으로 조정돼 입법화 될 전망이다.공청회에 참여한 패널들은 피해주민과 지역에 대한 실질적 배·보상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속한 특별법 제정에 한목소리를 냈다.민주당 홍의락 의원은 “특별법에 대해 정부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한 부분이 많아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한다. 좀더 치밀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해 법제화까지 이견조정 과정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현재 포항에서는 1~3차에 걸쳐 시민 1만2천여 명이 소송단을 구성해 손배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특별법 제정과 함께 배·보상 등 빠른 해결책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포항지진 특별법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금년 정기국회를 넘기면 안된다. 국회가 국민의 안전대책과 민생을 외면하는 직무유기를 더 이상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

학문의 자유에 대한 단상

학문의 자유에 대한 단상오철환객원논설위원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가 강의실에서 한 발언이 매스컴을 세게 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는 취지의 발언과 ‘궁금하면 한 번 해보겠느냐’는 말이 논란의 핵심이다. 뜬금없다. 그러나 뭔가 개운하지 못하다.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생각이 결코 같지 않다는 점과 그 본질은 다루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깔고, 이 민감하고 위험한 이슈에 매몰되어 소홀히 하기 쉬운 측면에 대한 찜찜한 소회를 감히 토로해 본다. 정년을 앞둔 노련한 교수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수업시간에 거론한 것은 어떤 콘텐츠를 학생들에게 이해시킬 의도였을 법하다. 어떤 사안에 대한 교수방법은 재량의 영역이다.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헌법적 가치로 보장되는 상황에서 교수방법에 대한 개인적 스타일은 통제 영역 밖의 사항이라는 뜻이다. 학문 연구는 통설과 다른 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주장이 기존 통설을 뒤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학문은 그런 토대위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가 그러했고, 다윈과 아인슈타인이 그러했다. 이는 비단 과학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미술의 피카소, 음악의 쇤베르크, 철학의 니체, 경제학의 케인스 등 수많은 천재들이 기존의 통설을 뒤엎고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는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미래도 그럴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학문의 자유는 역사 발전의 원동력이다. 이런 시각으로 류 교수 논란을 보면 불편한 진실이 민낯을 드러낸다. 상식과 교양을 가르치는 의무교육기관도 아니고 학문 연구의 도량에서, 그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강의 중 나온 교수의 발언을 선정적으로 조리돌림하는 모습이 불편하게 다가온다. 학문의 자유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기엔 그 대가가 너무 크다. 교수의 강의는 일차적으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평가를 받는다. 대학 강의는 스스로 선택한다. 소문난 명강은 많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점차 도태되기 마련이다. 논란이 있다면 교실에서 삭여야 한다. 학생들의 평가가 현실적 한계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학계의 엄중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다. 세월이 제자리를 찾아준다. 학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추상같다. 학문을 판단하는 저승사자는 당대의 여론이나 정치 세력이 아니라 역사다. 여론에 배치되는 논리나 엉뚱하게 보이는 학설이 당시엔 뭇사람들의 공분을 산다 하더라도 그때마다 맞서서 응징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언젠가 응분의 평가가 내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면 통설이나 기존 학설과 다른 이론이 빛나는 경우가 많다. 소수설을 존중하는 풍토가 학문 발전을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갈릴레이의 지동설을 단죄하던 종교재판, ‘신은 죽었다’는 니체에 대한 비난,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기독교의 반발 등을 현대적 시각에서 부당하다고 보는 사람이라면, 현재 내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로 학문의 자유를 막는 일은 감히 하지 못할 터다. 학문에 대한 제약은 역사의 몫이다. 학문의 자유에 대한 인내는 비록 쓰겠지만, 그 보상은 달다. 협량한 시각에 익숙하다 보면 흔히 생각이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못한다. 어떤 사안에 대한 의견이 각자 다른 현상을 정상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는 배타적 태도는 과감히 청산되어야 마땅하다.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분주하다. 이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에게 발상의 전환과 창의적 착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소 거슬린다는 이유로 개성과 창의성을 말살할 수는 없다. 개성과 창의성은 학문의 자유를 먹고 자란다. 색다른 콘텐츠는 그 결과물이다. 학문의 자유를 부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거친 목소리가 듣기 싫더라도 때론 모른 척 하고 지켜보는 것이 어른스럽다. 정치도 시대 변화에 발맞추어 진화할 필요가 있다. 상대 정당에 대한 무조건적 비난과 반목을 지양하고 건전한 정책 대결로 승부해야 한다. 진영논리에 휩싸여 상대방 주장이라면 무조건 반대하고 비난하는 일은 이제 종지부를 찍을 때다. 학문과 종교를 정쟁의 대상으로 끌어들여선 더더욱 안 된다. 학문과 종교의 자유는 정치가 결코 침해할 수 없는 영역이다. 정당의 목적은 정권 획득에서 국민의 행복추구로 가야 한다. 국민 행복에 얼마나 더 기여할 것인지를 두고 경쟁할 일이다. 국민 행복을 향상시킬 능력이 있는 사람을 대표로 선택하고, 국민 행복 수준을 고양하기위하여 좋은 정책을 내어놓는 정당에 표를 주어야 한다. 국민이 현명해야 정치가 진화한다.

지겹다

지겹다/ 장철문여기저기 이틀이 멀다 하고 부쳐오는 우편물이 지겹다/ 봉투를 뜯는 것이 지겹다/ 재활용 박스에 던져 넣는 것이 지겹다/ 읽지 못했다는 부채감이 지겹다/ 쓰지 못한다는 부담이 지겹다/ 신통찮은 것밖에 갖지 못했다는 열패감이 지겹다/ 책을 쌓는 것이 지겹다/ 그 위에 또 책을 사다 쌓는 것이 지겹다/ 이를 악물고라도 읽지 않으면/ 몇 푼의 용돈마저 벌 수 없는 것이 지겹다/ 누구는 무슨 상을 탔고 누구의 정치는 낮고/ 안주만 씹는 것이 지겹다/ 시가 아니면 세상의 줄을 놓칠 것 같은 이 위기감이 지겹다/ (중략)/ 지겨워하는 내가 지겹다// 시여, 바라보고바라보고 바라봐도 너는 왜 떨어지지 않느냐?- 제51회 현대문학상 수상시집 『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현대문학,2006).................................................................... ‘지겹다’는 같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어 진저리가 날 정도로 지루함과 싫증을 느낀다는 말이다. 영어에서는 피곤하다는 뜻의 tired를 쓰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강도가 센 아프다는 의미의 sick을 주로 사용한다. I’m sick of my life는 ‘사는 게 지겹다’는 말이고, I’m sick of you는 이제 ‘너한테 질렸다’는 뜻이 된다. 이는 헤어지자는 뜻을 가장 솔직하게 담아내는 말이면서 상대에게는 크나큰 상처가 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처럼 고통스러우리만큼 지긋지긋하다는 뜻인데, ‘이틀이 멀다 하고 부쳐오는 우편물이 지겹다’함은 어떤 심정인지 이해는 하겠는데, 그게 책일 경우 보낸 사람의 성의를 생각한다면 대놓고 내뱉을 언사는 아닌 것 같다. 내 사정도 닮았으나 그 지경까지는 아니다. 지난번 이사 오면서 다른 책들은 많이 내다버렸지만 증정 받은 책은 거의 그대로 옮겨왔다. ‘재활용 박스에 던져 넣는’ 무례는 손이 오글거려 웬만하면 저지르지 않으려고 한다. 시집을 따로 분류해 꽂아둘 책장도 추가로 마련했다.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나 같은 사람에게까지 책을 보내줘 고마운 생각이 들어서이고 무엇보다 ‘읽지 못했다는 부채감’때문이다. ‘봉투를 뜯는 것’이 성가셔 며칠씩 한 구석에 방치하기 일쑤고 심지어 한 달이 넘도록 쌓여있는 때도 있다. 언젠가는 빚을 청산해야겠는데 이런 페이스로는 부채를 탕감하기가 버겁고 어쩌면 영영 불가능할 수도 있겠다. 가끔 시집을 보내놓고서 아무런 입질이 없을 경우 대뜸 싸가지 없는 놈이라 눈을 흘기는 사람이 있으며 때로는 인간성을 의심받기도 한다. 부쳐온 시집을 받고 아무런 응답을 하지 못한 부작위에 의한 잘못이다. 작위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겠으나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 그 서운함을 잘 알기에 부채감은 더 늘어나고 그로인해 우울증도 깊어졌다. 그리고 나도 ‘쓰지 못한다는 부담이 지겨’울 때가 있다. ‘신통찮은 것밖에 갖지 못했다는 열패감이 지겹’다가도 내 깜냥을 알기에 시는 못 쓰고 이 짓으로 시인의 직분을 연명해나간다. 또 ‘이를 악물고라도 읽지 않으면, 몇 푼의 용돈마저 벌 수 없는’ 자괴감이 들더라도 어쩔 수 없다. 시에다 군소리를 붙여 매일 납품하는 것이 때로는 숨이 차다. 원고 마감의 궁지에 몰려 허둥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시가 아니면 세상의 줄을 놓칠 것 같은 위기감 따위는 솔직히 느껴보지 못했다. 나도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다. 징글징글하게도 ‘내가 놓기 전에는 시가 놓지 않을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가끔 엄습해도 좋겠다. 다만 요즘은 ‘낮은’ ‘정치’에 지치고 지겨울 때가 너무나 많다.

대구, 수제맥주 대표도시 간다

대구, 수제맥주 대표도시 간다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9월2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봉동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안에 있는 야외콘서트홀에서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대구시가 후원하는 ‘수제맥주산업발전협의회 발대식’이었다. 수제맥주산업발전협의회는 대구의 수제맥주 산업 활성화와 저변확대, 이를 통한 대구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7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대구의 3개 수제맥주 양조장과 관련 업체, 대학 등 학계·연구기관에서 참여해 수제맥주 산업화를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한 바 있다.이날 협의회와 공동주최 단체인 대구테크노파크 바이오헬스융합센터는 수제맥주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대구지역 양조장 3곳에서 생산한 수제맥주 시음 행사도 곁들였다. 행사장소도 다른 단체의 발대식처럼 실내가 아니라 수제맥주 특성에 맞춰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야외공연장으로 정했다. 행사에는 초청 내빈 외에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최근 들어 대구에서 불붙기 시작한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발대식을 가진 협의회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맥주 효모와 상품 개발, 수제맥주 아카데미 운영, 창업생태계 조성 등의 과제들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대구의 수제맥주산업 활성화 노력은 다른 도시에 비해 한걸음 늦은 것이 사실이다. 이미 부산, 강원도를 비롯한 다른 시도에는 많은 수의 수제맥주 양조장들이 들어서있고 이젠 이를 활용한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들을 개발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브루어리(양조장) 투어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부산에 갔다가 그곳의 양조장 7곳 중 한군데를 들러 견학과 시음을 한후 돌아온다든지, 울산 울주군 언양불고기를 맛보러 간 김에 인근의 양조장까지 들렀다 오는 것이 이젠 일반화된 관광코스가 되었다. 대구도 이날 발대식을 계기로 수제맥주산업 활성화를 위한 첫 단추는 끼운 셈이다. 이젠 협의회를 중심으로 산·학·연·관이 머리를 맞댄다면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맥주 개발 등의 산업화 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구가 수제맥주 산업 활성화에 앞서있는 다른 지자체를 따라잡고 앞서나가려면 해결해야 할 몇몇 과제들도 있다. 먼저 경북지역과의 협력이다. 수제맥주는 양조 및 판매만으로는 산업화에 분명 한계가 있다. 수제맥주는 농업, 제조업, 상업뿐만 아이라 관광업까지 아우르는 6차산업의 핵심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예로 맥주의 주재료인 홉 농장은 대구지역에서는 어렵다. 대구 인근 경북지역에 대규모 홉 농장을 갖추고 대구경북이 공동으로 체험형 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법이 좋을 듯하다. 이미 충청북도 제천을 비롯, 경북 상주 등지에서는 매년 8월말~9월초에 홉 수확체험으로 서울을 비롯한 인근의 대도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몇년전부터 재배면적이 확 늘어난 홉 농장의 경우 다년생 덩굴식물이라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인해 화훼·장식용으로도 쓰일 정도로 보기가 좋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코스로 알려졌다. 다음으로는 대구에도 10여 개의 수제맥주 양조장이 들어서야 산업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10개는 독특하면서도 좋은 맥주를 찾아다니는 ‘맥주 힙스터(hipster:유행등 대중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들이 찾는 도시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양조장 숫자이다. 이들이 대구로 몰려와야 입소문을 타고 차츰 일반인들까지 브루어리 투어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미국 프로야구팀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Coors Field)가 있는 도시가 덴버다. 지난해 말 기준 양조장 수가 158개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도시이다. 4개 코스의 비어트레일(Beer Trail)이 이 도시에서 인기있는 여행 테마인 것처럼 대구의 10여개 양조장과 인근 경북지역의 대규모 홉 농장을 연계한 비어트레일도 가능할 것이다. 맥주는 음식과의 궁합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미 브랜드화 되어있는 대구10미와 어울리는 수제맥주를 개발해 짝을 지어주는 것도 수제맥주 산업화 이전에 해야 할 선결과제다. 푸드트럭이 처음 생겨난 도시로 유명한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가 수제맥주의 도시가 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통합신공항 이전, 선정 작업 속도 붙나

통합신공항 이전과 관련, 선정 기준을 놓고 진통을 겪던 4개 지자체장이 전격 합의, 선정 작업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연말까지는 최종 후보지가 선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통합신공항 이전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 김주수 의성군수, 김영만 군위군수는 지난 21일 경북도청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최종 후보지와 관련한 회의를 열고 ‘주민투표 찬성률’을 선정 기준으로 합의했다.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날 군위군과 의성군 각 지역에 공항 입지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해 군위군 찬성률이 높으면 군위군 우보면으로, 의성군 찬성률이 높으면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 공동 후보지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군위 소보면과 공동 후보지인 의성군은 군위 주민인 소보면이 함께 주민투표를 할 경우 군위 우보 단독 후보지를 이길 수 없다며 주민투표를 반대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의성군수가 군위군이 합의하지 않을 수 없는 방안을 내놓아 일단 주민투표의 길을 틔워 놓았다.이에 김영만 군위군수도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위배되지 않으면 수용하겠다고 한 발 물러서 합의하게 된 것. 이로써 후보지 연내 선정을 위한 큰 고비는 넘겼다.이제 10월 중 국방부가 최종 후보지 선정 계획을 확정해 발표하면 주민투표를 실시, 선정된 후보지 1곳의 단체장이 국방부에 유치 신청을 하면 된다. 주민투표 절차를 완료하는 데 두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12월 중에는 후보지가 한 곳으로 압축될 전망이다.경북도는 지난 10일 탈락한 후보 지역에 공항 배후 미니 신도시, 산업 단지, 항공 클러스터 등 8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다양한 사업을 지원키로 하는 당근책을 내놓았다.군위와 의성 양 지역이 통합신공항 이전을 두고 과열 양상을 빚자 공항 입지 지역 투자를 쪼개 분배하는 고육책을 제시한 것이다. 탈락 지역에 대한 민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때문이다.하지만 이 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주민투표 결과 군위 우보가 선정되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의성 비안·군위 소보가 높게 나와 선정되면 군위군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소송과 군민 반발 등 더 큰 저항에 부딪힐 우려도 없지 않다.또한 의성 안이 확정될 경우 접근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대구 시민 중 군 공항만 이전하고 대구공항 존치를 주장하던 시민단체 등이 군위 우보보다 접근성도 떨어지고 기반 시설 비용 증가 등 대구시의 이전비용 문제가 다시 대두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경북도와 대구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감안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별조치법의 입법 필요성

특별조치법의 입법 필요성 배병일영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률은 국회에서 입법되어 시행되면 그 때부터 효력이 발생하고 그 법률이 폐지될 때까지 유효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일정한 기간 동안에만 법이 적용되고, 법률에서 규정한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효력을 잃는 한시법이라는 것도 있다.한시법은 특정한 사항에 대하여 일정기간 동안에만 규율을 하고 그 기간이 경과하면 법률적용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법률을 소멸시키는 법이다. 그래서 한시법은 대부분 한 번만 제정되는 것이고, 여러 번 반복해서 입법되는 것은 한시법의 입법목적에 어긋나는 것으로 부적절하다.토지는 사람이 살고 있는 터전으로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는 중요한 사유재산이다. 토지는 개인의 경제적 부의 원천으로 지적도와 토지대장에 의해 구분되고, 등기에 의하여 권리귀속을 결정한다.지적도와 토지대장은 세금징수를 목적으로 등기부는 권리관계 증명을 위하여 필요한 장부이다. 조선시대에도 양안이라고 하는 지적도와 토지대장에 해당하는 것이 있었지만, 여러모로 내용이 부실하고 부정확하였다. 1910년 일제는 우리나라를 수탈하고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한 재정을 확보하고자 토지세금을 확실하게 징수하고자 하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양안 이외에는 제대로 된 지적공부가 없었다.일제는 우리나라에서 토지조사사업과 임야조사사업을 1912년부터 1935년까지 실시하면서 지적도, 토지대장, 임야대장, 등기부 등 토지관련 장부를 새롭게 만들었다. 그 후 36년간 우리나라에 적용한 토지소유 관련 법은 일본 민법과 일본 부동산등기법이었고, 해방이후 1959년말까지도 계속하여 적용되었다. 1960년 1월1일부터 우리가 만든 민법과 부동산등기법이 시행되었다. 그 이전까지 우리나라 토지에 50년 간 적용되었던 일본 민법에서는 당사자간에 토지매매계약을 하면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으로 보았는데, 우리나라 민법에서는 등기를 이전해야만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으로 보아 등기 이전이 권리 변동에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50년 간 계속되어온 계약관행 등으로 인하여 등기 이전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1960년 이후 경제발전에 따라 고속도로 건설 등 국가적인 토건사업을 실시하면서 토지보상을 둘러싸고 토지소유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서 공사가 지연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1969년 임야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는 등 각종 특별조치법을 한시법으로 여러 번 제정하였다.1977년에 와서 전국적으로 많은 토지와 건물이 미등기상태로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등기된 부동산이라도 대장상으로만 등기부에 한 필로 되어 있는 토지를 여러 필로 나누는 분필 등으로 변경하고 있어서 재산권으로서의 가치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을 조속히 등기토록 하기 위하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6년 한시법으로 제정하였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효과가 있었고, 국민들은 그 입법의 효율성과 필요성에 대하여 요청을 하게 되었다.이에 또다시 1992년과 2005년에 동일한 이름과 내용으로 2년의 한시법으로 입법하였다. 그런데 20대 국회에 들어와 2016년 11월에는 최교일 의원이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대표 발의한 이후 지금까지 11건이 동일한 이름과 내용으로 발의되어 있다. 입법 현상으로 아주 특이한 것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법의 이념인 합목적성측면에서는 일단 타당하지만, 또 다른 법적 안정성측면에서는 다소 문제가 있다. 그러나 8·15 해방과 6·25 사변 등을 거치면서 부동산 소유관계 서류 등이 멸실되거나, 권리관계를 증언해 줄 수 있는 관계자들이 사망하거나 주거지를 떠나 소재불명이 되는 경우들이 많아 부동산에 관한 사실상의 권리관계와 등기부상의 권리가 일치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하여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간편한 절차를 통해 사실과 부합하는 등기를 할 수 있도록 입법되어야만 한다면 나름대로 합목적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하루빨리 입법되어야 할 것이다.

BTS에게 듣는 “너 자신을 사랑하라”

BTS에게 듣는 “너 자신을 사랑하라”홍덕률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한류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드라마는 이미 대세가 되었다. 넉달 전에는 ‘기생충’이 칸느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K-POP은 그 이상이다. 특히 요즘 세계를 휩쓸고 있는 BTS, 방탄소년단의 기록 행진은 경이롭기까지 하다.필자는 K-POP의 아이돌 스타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방탄소년단에 대해서도 그랬다. 세계 진출에 성공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정도였다. 필자가 방탄소년단의 팬이 된 것은 노래나 춤을 통해서가 아니었다. 뜻밖에도 연설이 계기가 됐다.2018년 9월24일이었으니까 꼭 1년 전이었다. 유니세프 행사가 열리던 UN본부 회의장이었다. 6명의 방탄소년들이 연단의 뒷줄에, RM 김남준이 마이크 앞에 섰다. 6분30초 가량의 짧은 영어 연설이었다.주제는 ‘너 자신을 사랑하라.(Love yourself.)’였다. 김남준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음악을 시작한 이후에 겪었던 방황과 좌절 이야기로 시작했다. “서울 근처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9~10세 무렵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게 됐고, 남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자신을 집어넣기 시작하면서 나만의 목소리를 잃게 됐습니다.” 그의 진솔한 얘기는 계속됐다.“저는 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멈췄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도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고, 저조차도 제 이름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제 심장은 멈췄고 제 눈은 감겼습니다.” 슬픈 회고담이었다. 한국에서 자라는 청소년,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얘기였다. 개성을 존중해 주지 않으면서 공부와 성적만 요구하는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의 문제와 위험을 이렇게 간명하게 짚어낸 말이나 글을 이전에 보지 못했다.그의 다음 말을 들어보자. “실천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내 몸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는 음악이라는 도피처가 있었습니다. 그 작은 목소리를 들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람들이 BTS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습니다.”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지 않고 넘어서고야 만 그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그의 결론은 이랬다.“여러분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피부색은 무엇인지, 성 정체성은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말하세요.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면서 여러분의 이름을 찾고, 여러분의 목소리를 찾으세요. 여러분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스스로에게 이야기 하세요.”한마디로 기성의 틀과 고정관념과 억압에 무릎 꿇지 말라는 것이었다.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자기 자신을 찾으라는 것이었다. 누구의 삶도 아닌 자신의 삶을 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을 진정 사랑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렇다. 100% 공감한다. 그들의 그런 자세가 많은 어려움을 이길 수 있게 했고 지금의 성숙과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고 믿는다. 세계의 청(소)년들이 BTS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열광하는 것도, 획일화된 억압구조 안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BTS의 도전과 자신을 사랑하자는 호소에 공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연설에 담긴 김남준의 메시지가 좋아서 찾아 듣게 된 BTS의 음악도 역시 좋았다. 억압과 편견과 부조리로 가득한 사회에 대한 강렬한 문제제기와 새로운 세상을 향한 갈망을 노래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미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는 사실도 보게 되었다. 음악과 춤의 창작 방식뿐만이 아니었다. ‘아미’라는 팬덤의 헌신적인 활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팬들과 방탄소년들과의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 역시 참신하고 창의적이다. 그것은 국경과 피부색과 언어를 뛰어넘어 지구적 연대를 만들어 냈다. 어디에 살든, 청(소)년들이 답답해하는 위계적이고 억압적인 기성 질서를 함께 허물어 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예술실험이요 ‘방탄현상’이라 봄직한 이유다.그 모든 성취는 물론 BTS 소년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시작된 것이었다. 영혼을 깨우는 예술도, 사회를 바꿔내는 정치도, 소박하지만 가치있는 삶도 결국은 자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다.1년 전 오늘, 김남준이 세계를 향해 던진 화두를 빌려와 이 땅의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다시 한번 힘주어 말하고 싶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 (Love yourself.)

해마다 꽃무릇

해마다 꽃무릇/ 이규리저 꽃 이름이 뭐지?/ 한참 뒤 또 한 번/ 저 꽃 이름이 뭐지?// 물어놓고서 그 대답 듣지 않을 땐 꼭 이름이 궁금했던 건 아닐 것이다// 꽃에 홀려서 이름이 멀다/ 매혹에는 일정량 불운이 있어/ 당신이 그 앞에서 여러 번 같은 말만 한 것도 다른 생각조차 안 났기 때문일 것이다// 아픈 몸이 오면 슬그머니 받쳐주는 성한 쪽이 있어/ 꽃은 꽃을 이루었을 터인데/ 이맘때 요절한 그 사람 생각/ 얼마나 먹먹했을까// 당신은 짐짓 활짝 핀 고통을 제 안색에 숨기겠지만/ 숨이 차서, 어찌할 수 없어서, 일렁이는 마음 감추려 또 괜한 말을 하는 것// 저 꽃 이름이 뭐지? - 시집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문학동네, 2014)........................................................ 꽃 이름이 헷갈리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상사화와 꽃무릇도 그렇다. ‘화엽불상견 상사화(花葉不相見 相思花)’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을 볼 수가 없다. 잎은 꽃을 생각하고 꽃은 잎을 그리워한다고 하여 상사화란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한여름에 피는 상사화와 지금이 절정인 꽃무릇은 그 속성에서는 비슷하지만 피는 시기뿐 아니라 색깔과 생김새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난다. 상사화는 잎이 넓고 수술이 짧으며 꽃빛이 연분홍색인 반면에 꽃무릇은 꽃잎이 좁고 수술이 길며 꽃의 빛깔이 붉다. 꽃무릇은 그늘에 숨어 무리 지어 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돌 틈에서 나오는 마늘 모양의 뿌리라는 뜻에서 ‘석산(石蒜)’이라고도 한다. 꽃무릇의 최대 군락지는 함평 용천사와 영광 불갑사, 그리고 고창 선운사 등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붉은 그리움 꽃무릇의 애절함이 절 집 주위로 가득 번진다. 수행 정진하는 승려를 짝사랑한 여인의 애절한 마음이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이토록 붉게 사무쳤을까. 가느다란 꽃줄기 위로 여러 장의 빨간 꽃잎이 한데 모여 말아 올린 자태가 마치 우산살을 펼친 것 같고, 꽃잎보다 훨씬 긴 까닭에 꽃 밖으로 뻗으며 곱게 치켜 올라간 수술들은 붉은 마스카라를 칠한 여인의 속눈썹처럼 요염하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수천수만에 이르는 꽃들이 일제히 활짝 피었으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황홀한 장관이어서 시쳇말로 ‘심쿵’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상징하는 꽃무릇의 꽃말이 ‘슬픈 추억’이란다. 끝없이 이어지는 꽃무릇의 군무에 꽃 멀미가 날 지경이다. 어둑어둑한 숲과 도솔천을 수놓은 꽃무릇의 아찔한 자태에 흐르는 물과 산새조차 숨을 죽인다. 이럴 때 ‘저 꽃 이름이 뭐지?’라며 곁에서 누가 물어온다 해도 주저리주저리 상사화와 꽃무릇의 변별을 위해 아는 척할 필요는 없다. 그저 ‘이쁘지?’ 그러면 될 일이다. 묻는 이도 ‘꼭 이름이 궁금했던 건 아닐 것이다’ ‘꽃에 홀려서’ 이름 따위는 이미 저만치 멀리 있다. ‘매혹에는 일정량 불운이 있어’ 무엇에 빠져들 때는 ‘다른 생각조차’ 나지 않으며 어떠한 이성적 논리도 봉쇄되기 때문이다. 다만 ‘숨이 차서, 어찌할 수 없어서, 일렁이는 마음 감추려’ ‘괜한 말을 하는 것’일뿐. ‘저 꽃 이름이 뭐지?’ 스스로 경탄하면 그만이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이즈음, 꽃무릇 축제가 한창이다. 이미 지난 주 끝난 지역도 있고 이번 주까지 이어지는 곳도 있다. 하지만 어디를 가도 이달까지는 절정일 것이다. 태풍도 물러간 마당에 뒤숭숭한 심사도 달랠 겸 다홍빛 꽃무리에 한번 홀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메시저 피싱 예방을 위해서는

메시저 피싱 예방을 위해서는성낙훈대구 강북경찰서 수사과 ‘꺼진 불도 다시 보자’라는 유명한 화재 예방 표어가 있다. 이제는 ‘읽은 카톡도 다시 보자’를 생각할 때다.지난 9월 A(56·남)씨는 대학생 딸 B양으로부터 “친구들과 선배에게 선물로 줄 문화상품권을 구입하기로 했는데 내가 먼저 구입을 하면 친구들에게 돈을 받기로 했다”며 문화상품권을 구입해 달라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받았다.A씨는 카카오톡만 믿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600만 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구입해 딸에게 핀 번호를 전송했지만 더 많은 문화상품권을 요구하는 것에 수상함을 느끼고 그제서야 딸에게 전화를 했고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됐다.최근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카카오톡 등 메신저 피싱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메신저피싱은 사기범이 메신저 ID를 도용 후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카카오톡, 네이트온 등의 대화창을 통해 돈을 요구 · 편취하는 사기 수법이다.이들 사기범은 메신저 전송 시 ‘휴대폰이 고장 나서 컴퓨터로 문자를 보낸다’라며 피해자들이 직접 전화 확인을 하지 않도록 유도한 후 공인 인증서 오류로 이체가 되지 않으니 먼저 입금을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수사 기관의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문화상품권 구매를 부탁하고 핀번호를 전달받아 이를 환전하는 방법을 사용한다.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접근하는 경우 우선 메신저피싱 사기를 의심하면 한다.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메신저피싱 사기는 2018년 전국적으로 2천928건이 발생했고 피해액은 90억 원에 이르렀으나 올해 상반기에만 발생건수가 2천432건에 70억5천만 원의 피해가 발생해 지난해 동 기간 대비 발생건수가 271%, 피해액은 140% 증가한 실정이다.메신저피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메신저를 통한 금전 요구시 반드시 직접 통화해 신분을 확인 △평소 메신저 대화시 보안이 요구되는 금융정보나 개인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습관 △악성코드와 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위해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 등은 함부로 클릭하지 않을 것 △규칙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보안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해 최신버전 유지 등을 기억하면 된다.만약 메신저피싱 사기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경찰 등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메신저를 해킹당한 지인에게 연락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면 된다.메신저피싱 사건은 피해 회복이 매우 어렵다.결국 예방이 최우선이다. 메신저를 통한 금전 요구 시 전화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 후 송금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을 기억하면 된다.

직장 문화 개선은 행복의 척도

직장 문화 개선은 행복의 척도김명민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 근로감독관지난해 유엔이 조사한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57위이다. 조사는 소득, 사회의 지원시스템, 기대수명, 진로선택의 자유, 자선활동, 청렴도 등으로 155개 나라를 대상으로 펼쳐졌다.우리나라는 사회의 지원 시스템과 라이프 선택의 자유, 청렴도 등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이 가운데 ‘당신이 곤란에 처했을 때, 바로 도움을 청할 친구나 친척이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96위를 기록하고 ‘살아가면서 스스로 뭐를 해야 할지를 결정할 자유가 있느냐, 없느냐’라는 질문은 140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다고 느끼고, 주위 눈치를 보며 남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살고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직장인 가운데 70% 정도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한다.정부는 지난 7월16일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을 시행했다. 직장인이 안정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직장에서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이다.직장 내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이에 대한 판단은 당사자와의 관계, 행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행위 내용 및 정도, 행위기간(일회적·단기적·지속적)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한다.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며 피해자가 실제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았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는 결과가 발생해야 한다.사용자는 근로관계에 따른 배려의무로 근로자의 인격권 보호와 쾌적한 근로환경 제공 의무가 있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현재는 5인 이상의 사업장에 적용되며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가해자를 처벌하는 법 조항이 없는 한계는 있지만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 근로자들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사용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있다.법으로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직장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지속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직장인이 많아질 때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나라’ 없는 나라

‘나라’ 없는 나라/ 이시영어디 남태평양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섬은 없을까. 국경도 없고 경계도 없고 그리하여 군대나 경찰은 더욱 없는. 낮에는 바다에 뛰어들어 솟구치는 물고기를 잡고 야자수 아래 통통한 아랫배를 드러내고 낮잠을 자며 이웃 섬에서 닭이 울어도 개의치 않고 제국의 상선들이 다가와도 꿈쩍하지 않을 거야. 그 대신 밤이면 주먹만 한 별들이 떠서 참치들이 흰 배를 뒤집으며 뛰는 고독한 수평선을 오래 비춰줄 거야. 아, 그런 ‘나라’ 없는 나라가 있다면!- 시집『호야네 말』(창비, 2014) ...........................................................힘 좀 세다고 으스대는 나라들 눈치 안 보고, 가까이 지내기엔 애당초 글러먹은 일본과는 영원히 멀리하고 싶고, 잘해보려 해도 툭하면 꼬장만 부리는 북한을 달래기에도 지쳐가는 그런 때엔 정말 이런 ‘나라’없는 나라에나 가서 여생을 사는 게 복장 편하겠다는 생각이 왜 아니 들까. 거기에다가 요즘처럼 정치인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고 필요한 지를 심각하게 회의케 할 때에는 더욱 그렇다.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아주 옛날 태초의 인간은 죽은 동물들의 사체를 차지하기 위해 하이에나들과 으르렁거리며 경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국가를 형성하고 인간이 먹이사슬의 최고정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인간답게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그렇게 보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자립할 수 없는 정치적 존재이며, 따라서 국가는 필연이라는 말이 수긍된다. 그러나 지금 이 땅의 정치인들만을 보면 마치 그 원시시대에 와있는 느낌이다. 우리 헌법 10조는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국가의 목적으로 규정했다. 인간은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했다. 인간의 존엄이 최대한 지켜질 수 있도록 역할과 기능을 하는 것이 국가의 본질이고 존재 목적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국민의 행복과 존엄은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피터지게 싸운다. 사사건건 편이 갈라져서 썩은 고기를 놓고 악다구니질 하는 형국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이런 지경이니 서로 어울려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란 영영 그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꿈꾸는 세상이 차라리 저러한 ‘나라 없는 나라’가 아니겠나. 차선책으로 자연에 파묻힌 ‘자연인’들이 늘어나는 까닭 또한 그러하리라. 시에서의 ‘나라’없는 나라가 무정부주의란 정치적 신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영세중립국과도 거리가 있다. 우리는 오래지 않은 과거, 시시때때로 불필요하게 국민을 강제하고 간섭하여 시민의 삶을 불편하게 했던 국가를 기억한다. 특히 국가 권력기관에 의해 국민들은 위축되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아왔다. 그들의 독주와 오만은 개인의 삶에까지 속속들이 나쁜 영향을 미쳤다.이제야 비뚤어진 권력기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고자 개혁의 기치를 내걸었고, 정보기관과 군부 등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권력기관의 핵심인 검찰과 사법 권력의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할 시점에서 완강하고 조직적인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검찰개혁이 성공해야만 자연스레 생활 밀착 권력기관인 경찰의 개혁도 완수될 것이다. 이는 정권의 이익이나 정략적 문제가 아닌,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시대적 과제이다. 일제강점기 검사와 경찰은 강압적 식민통치를 위해 복무하던 기관으로서, 불행히도 지금껏 국민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흔들며 독립투사를 탄압하던 그 ‘쿠세’가 일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본은 없다, 386은 가라’

홍석봉 논설위원외우내환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 경제는 초미의 위기에 빠졌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 침범 등 국가 안보는 비상 상황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으로 여론은 쪼개지고 국정은 앞이 안 보인다. 안팎곱사등이다.하지만 일본의 경제 보복과 조국 사태는 한국인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미망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게 했다.일본의 경제 보복은 우리 경제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민들은 세계 속의 우리나라 위치와 입장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경제 보복의 원인을 자각하고 기업의 한계를 인식했다. 세계적으로 얽히고설킨 분업 체계와 국제무역 관계를 알게 됐다. 타깃이 된 대기업들이 거래처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위험 분산의 의미를 곱씹게 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취약성과 중요성을 알게 됐다. 대기업들은 허리를 받쳐 줄 중소기업의 필요성을 절감했다.-한국 경제 취약성 인식, 일본 속셈 깨쳐한국을 보는 일본의 시각 변화도 확인했다. ‘이웃사촌이 논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꼭 맞아 떨어졌다. 세계 최고를 구가하는 삼성전자가 타깃이었다. 일본에게 배워 일본을 넘어서자 시기한 것이다.또 하나 국민의 각성은 자발적으로 벌이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다. 국민들은 경제 보복에 마냥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자각했다. 순식간에 일제 불매운동이 불붙었다.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 나갔다. 일제 불매 운동이 이렇게 거세고 질긴 적은 없었다. 효과도 직방이다. 유니클로 등 일부 일본 제품은 국내 매출이 급전직하했다. 매장 문을 닫는 상황도 벌어졌다.일본 여행도 크게 줄었다. 당장 대마도는 한국인 여행객이 끊겨 죽네 사네 하는 형편이 됐다. 규슈와 홋카이도는 여행객이 급감, 항공노선이 폐지되고 한국인 상대 업종이 초토화됐다. 비상이 걸린 일본 지자체들이 우리 항공업계에 노선 유지를 하소연하고 나설 정도다. 국민들은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개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정부는 정공법으로 가자”라며 불매운동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아베는 미워하되 일본은 미워하지 말자는 이분법적인 접근으로 분리 대응하는 현명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은 국민들의 의식 개조에 단단히 일조했다. 조국 사태를 통해 진보의 실체와 허상을 확실히 알게 됐다. 개혁과 정의와 진보를 입에 달고 있던 그의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에 분노했다. 중산층과 서민은 배신감과 상실감에 허탈해 했다.우리 사회는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386세대에 대해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조국 사태는 386세대들이 그들이 욕하던 보수꼴통보다 더하다는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 그동안 짓눌렀던 진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했다.-조국 사태 386 부채의식 탈피, 청년세대 각성조국 사태는 청년세대들이 386 운동권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각성제가 됐다. 우리 사회를 옥죄던 진영논리에서 탈피할 수 있게 했다, 새로운 시대정신이 형성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권이 내세우는 공정과 정의는 냉소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민 저항운동이었던 ‘촛불 정신’마저 훼손시켰다. ‘조로남불’과 편법, 반칙이 판치고 부정과 부도덕을 우습게 아는 세상이 됐다. 후손들에게 정의와 도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었다.조국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상아탑에서 일어났다. 3천여 명의 전·현직 교수들이 조국 임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대학생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고 현 정권에 조종을 울렸다.하지만 잃은 것 못지않게 득이 많았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았고 애써 외면하던 진실을 깨달았다. 깨달음의 가치는 크다. 자식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일본은 없다. 386은 가라.한말 외세 침략에 대응해 일어난 의병 운동과 빚 때문에 나라 망하게 둘 순 없다며 지역에서 일어난 국채 보상 운동은 국민들의 자각의 결과였다. 우리 민족은 고난과 위기에 강하다. 이번 한국인의 각성의 결과는 무엇일까.

지금 그 느낌이 답일 터이니

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 아침에 나서니 목이 따끔거린다. 인사하는 이에게 답하려는데 목소리가 잠겨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콧물도 흐르고 머리도 아파져 온다. 얼른 약이라도 챙겨 먹어야지 이러다가 덜컥 드러눕게 될까 걱정스럽다.기온 차에 예민한 이들은 벌써 열이 오르고 기침 콧물에 설사까지 해댄다며 축 늘어져 외래를 찾는다. 해수욕을 다녀왔다며 콧잔등까지 다 벗겨져서 건강한 모습이던 아이는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제발 나 좀 살려 주세요.”한다. 아침저녁 쌀쌀한 기온에 일교차가 커지면서 저항력 약한 사람들은 괴로워한다. 하루 일교차가 10도 이상 크게 나는 지금 같은 환절기에는 호흡기 질환이 잘 발생한다. 그러니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무리한 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면역력을 높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이 외부 온도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계 시스템에 균형이 깨져 체온조절이 잘되지 않아 방어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가을이 되면 날씨가 건조해지고 기온이 내려가 추워지면 바이러스가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니 만병의 근원이라는 감기부터 조심해야 한다. 감기 안 걸리는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그래도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급격한 온도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이다. 외출 시에는 얇은 옷을 겹쳐 입어서 온도 변화에 절절하게 대응하여 자율신경계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적정한 습도 유지도 필요하다. 코점막은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유해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지만, 코안이 건조해지면 섬모운동이 둔해져 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진다. 실내 습도는 40~60%로 유지하고 충분히 물을 마셔야 점막이 건조하지 않게 된다. 하루 1.5~2ℓ 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면 점막의 방어력을 유지하는 데 좋다. 몸의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이 꼭 필요하다. 하루에 30분씩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상 몸에 땀이 날 정도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면역력을 기르기 위해서 적절한 영양 공급, 운동, 그리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도 중요하다. 또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격월로 하는 단체 행사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준비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SNS에 각 임원이 챙겨야 할 사항을 새벽같이 올려두었다. 보통 때 같으면 누구보다 먼저 답을 보내오던 이가 하루가 다 저물도록 반응이 없었다. 의아한 마음에 인사를 보냈다. “잘살고 있지요?”한참 지나 그가 답을 보냈다. “괜찮아요. 기도 많이 해 주세요.”라는 것이 아닌가.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어 전화기를 들었다. 전날 저녁 통화에서도 별일 없었는데, 밤사이에 그의 배우자가 쓰러져 중환자실에 있다고 한다. 어쩌면 좋으랴. 새벽 늦게 수술이 끝나 지금은 면회도 되지 않는 상태라고 하니 달려가 볼 수도 없고. 얼마나 마음 졸였겠는가. 그래도 평정심을 찾아 그동안의 자초지종을 차분히 전한다.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스포츠센터에서 실내 운동을 하던 중 갑자기 어지러워 의식을 잠시 잃었단다. 그때 옆에 있던 친구가 그도 얼마 전 똑같은 증상으로 병원에 가니 몸의 균형과 청각에 이상이 생겨 어지럽고 구토 두통이 생기는 메니에르병이었다. 그러면서 자기가 먹는 약을 꺼내 쓰러졌다가 의식이 돌아온 친구에게 건넸다. 약 복용 후에 몇 시간이 지나도 머리가 무겁고 기분이 개운하지 않아 그가 병원을 찾아 정밀 촬영을 원하였다. 결과는, 세상에! 엄청난 혈액이 뇌 속에 가득한 것을. 뇌혈관이 터진 뇌출혈, 지주막하출혈이었다고 한다. 응급실로 달려가 혈관 조영술을 시행하여 그곳으로 코일을 집어넣어 혈관의 터진 부위를 막았다니 정말 천운이지 않은가. 어찌 그런 일이 있을까. 사람마다 병에 대한 증상과 통증의 정도가 다르게 오기는 하지만, 정말 기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항상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그였기에 큰 병이 닥쳐도 그래도 그나마 다행스럽게 지나가는 것은 아니랴 싶다.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는 일, 어찌하겠는가. 이때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스스로 깨달음인 것 같다.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진다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 바로 그 느낌이 답이지 않으랴. 진실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어떤 고난 앞에도 굴복하지 않는 것 아닐까. 아마 그도 굳은 신념으로 병을 거뜬히 이겨내고 털고 완전히 회복되어 벌떡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수천 번의 생을 반복하여 산다고 해도 우리들이 다시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되겠는가. 그러니 곁에 있는 사람을 항상 사랑하며 후회 없이 살아가자. 지금 그 느낌이 답일 터이니.

‘칠성시장 야시장’ 또 하나의 야간명소 기대

대구의 새로운 야간명소로 기대되는 북구 ‘칠성시장 야시장’이 다음달 18일 문을 열 예정이다.규모는 식품 판매대 60개와 프리마켓 상품판매대 15개 등이다. 칠성시장 옆 칠성교에서 경대교 방향 신천둔치 공영주차장 일부 부지(1천650㎡)를 활용하게 된다.식품 판매대는 전통 먹거리, 창작·퓨전먹거리로 구분돼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연중 무휴로 운영된다. 프라마켓은 금·토요일에만 개설될 예정이다.대구시는 2016년 개장한 기존의 중구 서문시장 야시장과 멀지않은 곳에 또 하나의 야시장이 문을 여는만큼 고객 타깃층을 분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10~30대 고객이 많은 서문시장과 달리 칠성시장은 중장년층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 특히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판매대를 채우고 음악과 휴게공간도 중장년층의 취향에 맞춰 꾸밀 계획이다.칠성시장 야시장 사업은 주차장 부지 사용을 둘러싼 일부 상인들의 반발로 지난 8월 중순으로 예정됐던 개장이 두 달 이상 미뤄졌다. 당시 개장을 기다리던 시민들의 안타까움이 컸다. 관할 북구청 관계자는 더 이상 개장이 늦춰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칠성시장 야시장 사업은 2017년 7월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대구시·북구청 등 지자체와 상인들은 신천둔치 주차장 437면 중 88면을 이용해 야시장을 개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은 시장 이용객들의 주차불편 등을 내세워 공영주차장 용도폐지를 반대하는 민원을 제기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이에 대구시는 주변 노상 주차장을 정비해 주차면수를 늘리고 상품 상하차 공간도 만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 내년에는 칠성시장과 100여m 떨어진 곳에 지하주차장(200면)을 조성해 공영주차장 축소에 따른 불편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상인들은 무거운 짐을 하역하는 상인들이 먼 곳에서 물건을 옮겨야 하는 불편을 감당해야 할뿐 아니라 연쇄적 주차난으로 시장 전체고객 감소가 우려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지자체와 상인들은 최근 야시장 공간을 당초 주차장 88면에서 33면으로 줄이는데 어렵게 합의했다.진짜 과제는 이제부터다. 적정 수준의 규모 확대는 야시장 활성화의 필수조건이다. 성패는 개장 초기 얼마나 많은 준비를 통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지자체와 상인 모두 명심해야 할 과제다.대구는 야간에 갈만한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렵게 성사된 칠성시장 야시장이 지역관광 활성화와 침체된 재래시장 경기 회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일본은 없다, 386은 가라’

홍석봉논설위원외우내환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 경제는 초미의 위기에 빠졌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 침범 등 국가 안보는 비상 상황이다.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으로 여론은 쪼개지고 국정은 앞이 안 보인다. 안팎곱사등이다.하지만 일본의 경제 보복과 조국 사태는 한국인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미망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게 했다.일본의 경제 보복은 우리 경제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민들은 세계 속의 우리나라 위치와 입장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경제 보복의 원인을 자각하고 기업의 한계를 인식했다. 세계적으로 얽히고설킨 분업 체계와 국제무역 관계를 알게 됐다. 타깃이 된 대기업들이 거래처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위험 분산의 의미를 곱씹게 했다.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취약성과 중요성을 알게 됐다. 대기업들은 허리를 받쳐 줄 중소기업의 필요성을 절감했다.-한국 경제 취약성 인식, 일본 속셈 깨쳐한국을 보는 일본의 시각 변화도 확인했다. ‘이웃사촌이 논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꼭 맞아 떨어졌다. 세계 최고를 구가하는 삼성전자가 타깃이었다. 일본에게 배워 일본을 넘어서자 시기한 것이다.또 하나 국민의 각성은 자발적으로 벌이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다. 국민들은 경제 보복에 마냥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자각했다. 순식간에 일제 불매운동이 불붙었다.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 나갔다. 일제 불매 운동이 이렇게 거세고 질긴 적은 없었다. 효과도 직방이다. 유니클로 등 일부 일본 제품은 국내 매출이 급전직하했다. 매장 문을 닫는 상황도 벌어졌다.일본 여행도 크게 줄었다. 당장 대마도는 한국인 여행객이 끊겨 죽네 사네 하는 형편이 됐다. 규슈와 홋카이도는 여행객이 급감, 항공노선이 폐지되고 한국인 상대 업종이 초토화됐다. 비상이 걸린 일본 지자체들이 우리 항공업계에 노선 유지를 하소연하고 나설 정도다. 국민들은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 개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정부는 정공법으로 가자”라며 불매운동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아베는 미워하되 일본은 미워하지 말자는 이분법적인 접근으로 분리 대응하는 현명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은 국민들의 의식 개조에 단단히 일조했다. 조국 사태를 통해 진보의 실체와 허상을 확실히 알게 됐다. 개혁과 정의와 진보를 입에 달고 있던 그의 겉 다르고 속 다른 행태에 분노했다. 중산층과 서민은 배신감과 상실감에 허탈해 했다.우리 사회는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386세대에 대해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조국 사태는 386세대들이 그들이 욕하던 보수꼴통보다 더하다는 배신감을 느끼게 했다. 그동안 짓눌렀던 진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게 했다.-조국 사태 386 부채의식 탈피, 청년세대 각성조국 사태는 청년세대들이 386 운동권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각성제가 됐다. 우리 사회를 옥죄던 진영논리에서 탈피할 수 있게 했다, 새로운 시대정신이 형성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권이 내세우는 공정과 정의는 냉소 대상으로 전락했다. 국민 저항운동이었던 ‘촛불 정신’마저 훼손시켰다. ‘조로남불’과 편법, 반칙이 판치고 부정과 부도덕을 우습게 아는 세상이 됐다. 후손들에게 정의와 도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었다.조국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상아탑에서 일어났다. 3천여 명의 전·현직 교수들이 조국 임명을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대학생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숙환(위선과 편법)으로 별세했다고 현 정권에 조종을 울렸다.하지만 잃은 것 못지않게 득이 많았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았고 애써 외면하던 진실을 깨달았다. 깨달음의 가치는 크다. 자식들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일본은 없다. 386은 가라.한말 외세 침략에 대응해 일어난 의병 운동과 빚 때문에 나라 망하게 둘 순 없다며 지역에서 일어난 국채 보상 운동은 국민들의 자각의 결과였다. 우리 민족은 고난과 위기에 강하다. 이번 한국인의 각성의 결과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