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능소화에게 묻다

능소화에게 묻다/ 고안나담장 밖으로 내보낸 입들/ 몸을 대신한 아슬아슬한 마음이라면/ 무슨 말로 心中 대변할 수 있을까/ 곡예사처럼 휘청/ 구중궁궐 뛰어넘는 외줄타기/ 밤새 불어재낀 나팔/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말(言)들/ 불안정한 목청 다듬어/ 어디로 보내고 싶은 걸까/ 알 수 없는 힘이 밀어붙인 침묵의 소리/ 닫힌 귀 열릴 때까지/ 도톰한 입술 쉴 새 없이 멀어지는 골목길/ 저 수많은 입들 빌려/ 하소연 하고 싶은/ 아는 듯 모르는 듯/ 느닷없이 밟고 지나가는 빗줄기- 시집 『양파의 눈물』 (시와에세이, 2017) ................................................... 능소화는 담쟁이처럼 벽을 타고 오르는 덩굴 식물이다. 뜨거운 염천 위로 붉디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이 꽃이 유월의 하늘아래 피기 시작하여 시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선우는 에서 “이글거리는 밀랍 같은, 끓는 용암 같은, 염천을 능멸하며 붉은 웃음 퍼올려 몸 풀고 꽃술 달고 쟁쟁한 열기를 빨아들이기 시작한 능소야 능소야”라면서 붉디붉은 징을 떠올린다. 정끝별은 에서 “오뉴월 불 든 사랑을 저리 천연스레 완성하고 있다니!”라고 경탄했다. 그 능소화가 ‘곡예사처럼 휘청 구중궁궐 뛰어넘는 외줄타기’를 시작했다. 한여름 이글거리는 태양의 온도가 능소화 붉은 꽃잎에 그대로 전도되었는지 빛깔은 가히 뇌쇄적이다. 색정과 욕망의 요염한 정서가 듬뿍 깃들어 있다. ‘저 수많은 입들 빌려’ ‘하소연 하고 싶은’말은 무엇일까. 능소(凌霄)는 ‘하늘을 능멸하는’ 이란 뜻이다. 하늘에 닿을 듯 뻗어간다고 해서 ‘하늘을 이기는 꽃’이란 별칭을 얻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화사함과 고고함을 뽐내는지라 ‘밤을 능가하는 꽃’으로도 불린다. 이 꽃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또 얼마나 높이 자라났으면 하늘을 눈 아래로 본다고 하였을까. 능소화의 원산지는 짐작한 바와 같이 중국이다. 별칭 ‘구중궁궐의 꽃’에 얽힌 중국의 전설도 있다. 그리고 능소화의 꽃말은 ‘명예’라고 한다. 낙화의 깔끔한 속성에 기인하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구질구질하게 나무에 매달려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데서 명예를 지키려는 기품을 보았으리라. 능소화의 이러한 낙화의 특성은 선비의 지조를 연상한다고 해서 ‘양반꽃’이라고도 했다. 그래서 양반집 마당에서만 심을 수 있었다고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상민의 집에서 능소화를 심고 가꾸면 관아에 끌려가 곤장을 맞았다는 풍문도 있다. 그렇다면 능소화는 아름다운 꽃이 아니라 접촉을 피해야할 상전 같은 두려움이 아닌가. 그러한 풍문 때문인지 오늘날까지 능소화에는 경구가 따라다닌다. 능소화 꽃가루엔 독이 있어 함부로 집안 뜰에 심으면 안 된다는 속설이 그것이다. 실제로 지난 해 한 공원의 꽃을 설명하는 팻말에서 실명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구를 보았다. 어쩌면 평민들 스스로 그 화를 피해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유포한 속설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러나 관계기관에서 능소화 꽃가루를 연구한 결과, 독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의 눈에 상처를 내기도 힘들며 꽃가루가 공중에 날릴 염려도 없다고 했다. 떨어진 꽃에서 꽃가루를 채취해 일부러 눈에 문지르지 않는 이상 아무런 위해요인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밤새 불어재낀 나팔/ 사방팔방 뛰어다니는 말(言)들/ 불안정한 목청 다듬어/ 어디로 보내고 싶은 걸까’ 저 골목길의 수많은 ‘하소연’은 정녕 무엇이란 말인가.

세상읽기…세금 매표는 안 된다

세금 매표는 안 된다오철환객원논설위원 전국 이·통장에게 월 20만 원씩 지급하던 기본수당을 내년 1월부터 월 30만 원씩 지급한다. 이·통장들은 궂은일을 도맡아 수행하는 일선 행정의 말초신경이다.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새마을부녀회장에게도 이와 비슷한 정도의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충분히 수긍한다. 새마을부녀회는 도움이 필요한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을 희생하는 불우이웃의 수호천사다. 새마을부녀회 활동은 희생정신과 사명감이 없으면 도저히 견뎌내기 힘들다. 그런 까닭에 개인주의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젊은 피를 신입회원으로 수혈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이 같은 환경을 감안하면 새마을부녀회원 모두에게 활동수당을 지급한다 해도 반대할 명분은 없다. 다만 이 분들에게 섣불리 돈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실례다.저소득 구직자, 폐업 자영업자 등에게 구직촉진수당을 월 50만 원씩 6개월간 지급한다는 말도 들린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 외에도 돈을 주고 싶은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 모두에게 돈을 나눠줄 수 있으면 그보다 좋을 수 없다. 불우한 이웃을 보면 사람마다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측은하고 돕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배가 침몰되거나 뜻하지 않는 사고를 당하여 불행에 처한 사람들, 의지할 곳 없는 독거노인들, 기타 보호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온정을 베풀고 삶에 대한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일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나서야 할 과제다. 하지만 모든 과제를 마음먹은 대로 다 해결해줄 수 없다. 음지에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소외된 약자들은 더없이 많은 반면 그에 비해 활용가능한 자원은 절대적으로 한정되어 있다. 돈이 절대 부족하다. 국가와 사회는 이성적 방법으로 우선순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응해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반발과 부작용으로 온전히 버텨내기 힘들다. 시간을 갖고 큰 틀에서 국가복지와 사회안전망을 조망하고 숲과 나무를 함께 봐야 한다. 사심 없이 불편부당한 마스터플랜을 짜고, 현장의 합리적 타당성을 고려해야 한다. 정치적 의도나 즉흥적 착상으로 현금복지정책을 결정한다면 감당하기 힘든 결과를 초래한다. 포퓰리즘과 감상적 이데올로기가 정치의 등에 업히는 날엔 나라를 망치는 일도 순식간에 일어난다. 그리스나 베네수엘라가 반면교사다.공적 지원이 필요한 곳을 찾아내고 그런 곳에 현금을 나눠주는 정책은 때론 필요하고 타당하다. 그러나 선거를 불과 몇 개월 앞둔 시기에 현금을 살포하는 일은 정치적 오해를 유발한다. 배 밭에선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금언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감한 시기의 현금살포는 단순한 오해로 끝나지 않고 매표라는 확신을 상대방에게 준다. 반칙이다. 일단 반칙에 길들여지게 되면 그 마력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정쟁에 기름을 붓는다. 정권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힘들다. 반칙의 효과 내지 위력이 큰 만큼 어떤 집권세력이라도 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 일탈과 탈선은 그 시작이 힘들 뿐 일단 그 물꼬를 터면 걷잡을 수 없다. 마약과 같은 중독성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매표는 국가와 사회를 망치는 마약이다.인간은 수많은 결함을 가진 불완전한 존재다. 선의만을 기대하기엔 너무 이기적이고 사악하다. 그래서 인간의 본능을 법으로 제어할 필요가 있다. 선거 전후 일정기간만이라도 현금복지를 금지하는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 정책사업으로 예산을 세워 현금 복지를 집행하는 것이라도 선거 전후에 실시하는 것은 선거결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금지하여야 마땅하다. 공무원의 중립성도 해친다.특정 범위의 사람에 대한 현금복지 공약도 일종의 사후 매표다. 예컨대 노인연금 인상, 청년수당 지급, 군인들의 급여 인상 등의 선거공약은 그 정당성 여부를 떠나 선거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현금살포 약속으로 매표다. 개인의 현금살포는 위법이고 정부의 직무행위로 인한 현금복지는 예외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개인 돈으로 매표하는 행위를 금해야 한다면 세금으로 매표하는 행위도 당연히 막아야 한다. 대부분 이성적 관점에서 포퓰리즘이나 매표를 반대하지만 그것을 막는 힘을 유권자에게 기대하긴 현실적으로 난망이다. 포퓰리즘이나 매표를 증오하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호주머니에 돈이 들어온다면 거리낌 없이 표를 준다. 유권자가 이중 잣대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선거결과에서 매번 확인된다. 현금살포 효과는 직방이다. 매표를 유권자의 양심에 맡길 것이 아니라 법으로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이유다.

‘복지 사각지대’ 시내버스 회차지 화장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차량 운행 중 화장실을 찾지 못한 택시기사들이 주택가 인적 드문 공터에 차를 세우고 담벼락에 급하게 소변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도 급해 실례를 하긴 하지만 동네 부인네들이 지나가기라도 하면 서로 민망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러나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경찰지구대, 동사무소, 은행 등 도심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다. 민간의 대형건물도 화장실 이용자들에게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다.외국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한국만큼 화장실 인심이 후한 곳은 없다”며 “우리는 화장실문화 선진국”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공공건물은 말할 것도 없고 지하도나 터미널 공중 화장실까지 깨끗하게 관리되지 않는 곳이 없다. 외국과 달리 화장실 사용료를 달라고 하지도 않는다. 공공기관이나 대형 건물 등의 화장실 개방은 정말 잘한 일이다.그러나 모든 곳의 화장실 여건이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은 예외다. 이들이 화장실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노선 운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회차지에 간이 화장실이 있으나 시설이 너무 열악해 한여름에는 들어가서 단 50초도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숨쉬기 조차 어려운 심한 악취에 해충까지 들끓어 고된 일을 마친 기사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단열처리가 안된 플라스틱 재질의 좁은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면 열기 때문에 땀으로 샤워를 할 정도라고 한다.대구지역 77개소 회차지 중 62개소 화장실이 재래식이다. 그나마 15개소는 화장실 자체가 아예 없다.시내버스 회차지의 열악한 화장실 문제는 지난해 대구시의회에서도 문제로 지적되는 등 꾸준히 거론되고 있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함께 적절한 설치 장소를 찾지 못하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대부분 회차지가 개발제한구역이나 개인의 토지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어 수세식 설비가 불가능하다는 것. 개발제한구역은 허가 자체가 나지 않고, 임대부지는 임대가 해지되면 설치비용을 날리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하지만 다른 지자체에서는 토지 소유주와 협의를 거쳐 고정식 화장실을 설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구시에서도 벤치마킹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또 개발제한구역이라 하더라도 대중교통 운전자들의 생리적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고,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관계 당국 간 행정협의를 거치거나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서라도 시급히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의 화장실 문제가 지금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계속 방치돼서는 안된다.

아침논단…폭증하는 외국인 유학생

폭증하는 외국인 유학생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최근 인터넷 취업사이트에 아르바이트생 구인공고를 냈던 한 음식점 사장은 달라진 지원자들 분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작년까지만 해도 간간히 전화가 오던 외국인 유학생들의 취업문의가 부쩍 늘어서다.지원자들의 국적도 중국, 베트남, 몽골, 우크라이나 등으로 다양해졌다. 최근 들어서는 베트남 유학생들의 구직활동이 매우 활발해졌다. 이 같은 사실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16만여 명. 국적별로는 중국이 7만353명(43.5%)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4만1585명(25.7%), 몽골 8500명(5.3%), 우즈베키스탄 7635명(4.7%) 등의 순이다.교육통계분석자료를 참고하자면 일반대학에 학위과정으로 온 외국인 유학생 중에는 중국출신이 70%로 가장 많다. 2위는 베트남 출신으로 7.2%를 차지한다. 베트남출신 유학생들은 최근에 급증했다. 어학연수로 대표되는 연수과정을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보면 베트남 출신 학생들의 증가폭이 더 가파르다. 특히 전문대학에서는 베트남 연수생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중국 연수생들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지만 베트남 연수생은 2년전보다 4.6배, 3년전보다 12.6배 증가했다. 실제로 대학 인근의 음식점에서는 시간제로 일하는 베트남 유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이렇게 외국인 유학생 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를 맞은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학평가를 하면서 유학생 수를 국제지수의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몇몇 문제점들도 노출되고 있다.먼저 외국 유학생 유치를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학위과정 유학생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올해 베트남 유학생의 경우 무려 71.1%(1만9천260명)가 비학위과정 학생이다.무분별하게 유학생을 유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요인도 있다. 대학평가 지표인 교육국제화역량인증의 중요한 지수 중 하나가 불법체류율이다. 한국대학신문에 따르면 현재 법무부가 정하고 있는 불법체류율 산정방식은 해당대학의 1년간 신‧입학 유학생 수를 분모로, 1년간의 불법체류자 발생 수를 분자로 한다. 문제는 입학 유학생이 많으면 많을수록 불법체류율은 낮아진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100명의 불법체류자가 나온 대학보다 10명의 불법체류자가 생긴 대학이 더 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교육국제화역량인증에서 한번 부실로 판정되면 비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되고 이 대학은 불법체류율을 낮추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외국인 유학생을 더 많이 유치해 분모를 키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빠진다.반면 인증대학은 신입생 비자발급과 재학생 비자 연장에서 서류간소화 등의 혜택이 있어 비자발급이 어려운 외국인들은 처음부터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인증대학에 지원하는 일들이 심심찮게 드러나고 있다.이 때문에 일단 유치하고 보자는 식으로 무분별하게 유치하고는 사후 관리는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대구의 한 전문대학 이야기다. 이 대학에 유학중인 베트남 학생은 650여 명. 이들 중 250명 정도가 한달 전에 새로 입학하면서 기숙사가 부족해지자 대학은 급한 김에 도서관을 개조해 유학생들의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학생들은 밤새 모기에 시달리며 건강상으로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어학연수 목적으로 왔다가 한국에 대한 이미지만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외국인 유학생 관련 정책을 정비할 때인 것 같다. 입학 기준도 높이고 사후 관리까지 제대로 해야 할 때이다. 한류의 영향으로 동남아 지역에서의 순수 학업 목적의 조기유학 수요가 많아진 만큼 중고교 때부터 한국에 유학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때다.일본처럼 입국과 동시에 시간외 취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것도 생각해봄직 하다.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게 활로를 찾아줌으로써 불법체류를 사전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규제보다 더 좋은 것은 그런 환경자체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수성구의회 의원연구단체, 전문가 초청 강연회 개최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성인지적 관점의 여성정책연구회(회장 육정미 의원)’는 지난 13일 의회에서 전문가를 초청해 첫 강연회를 개최하고 성평등의식 확산을 위한 여성정책 개발과 입법활성화를 위한 조례 연구에 돌입했다.

말 많은 대구 엑스코의 방콕 소방박람회

대구 엑스코가 또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무리한 해외 박람회를 추진하다 사달이 났다. 대구시는 감사에 들어갔다.대구 엑스코는 소방청 및 대구시와 함께 오는 27~29일 태국 방콕 임팩트 전시센터에서 ‘2019 방콕 한국소방안전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다,대구시가 주최하는 해외 소방안전박람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5천만 원과 3천만 원, 소방산업기술원이 3천만 원을 지원한다.이번 박람회에는 국내 업체 34곳이 참가해 100개 부스를 마련하고 소방기동장비와 소방용품, 산업안전 제품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수출상담회와 태국 시장 설명회 등도 마련된다.그러나 이번 박람회가 독립 전시회가 아닌 다른 전시회의 한 코너를 빌린 ‘쇼 인 쇼(show in show)’ 형태인데다 이사회 승인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엑스코 노조는 지난해 12월 이사회에 승인을 받아 작성된 2019년 사업 계획 및 예산서에는 이 박람회에 대한 사업 계획이나 예산 관련 내용이 없다고 주장했다.지난해 엑스코와 소방청,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간부들의 방콕 현지 실사에서도 전시장이 방콕 시내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함께 열리는 행사의 규모가 작고 관람객도 많지 않다고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엑스코 측은 “사업 시작 전에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해 승인받을 계획”이라며 “지난해 말 이사회 당시에는 예산안이 최종 확정돼 있지 않아 사업추진 계획만 보고했다”고 해명했다.논란이 일자 행사 주최측인 소방청과 주관사인 소방산업기술원이 모두 행사 불참을 통보했고 권영진 대구시장도 불참키로 결정했다. 주인 없이 치르는 사상 유례없는 전시회가 될 전망이다. 엑스코가 해외에서 첫 주최하는 박람회가 집안 잔치로 전락할 처지가 됐다.이렇게 된 데에는 엑스코 집행부는 물론 관리 감독하는 대구시의 책임이 적지 않다. 특히 관련 법과 규정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엑스코가 법 절차를 무시하고 행사를 추진했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가 없다.또 첫 해외 전시회라고 내세우기에는 규모가 너무 초라하다. 전시회는 무조건 많은 관람객과 바이어들이 찾는 게 성공의 1순위 조건이다. 그런데 너무 외진 장소라 접근성이 떨어지고 관람객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의견조차 무시하고 행사 추진을 강행했다고 한다.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노조와 대구시 일각에서는 오는 9월 임기를 앞둔 김상욱 사장이 연임을 위해 무리하게 실적을 쌓으려고 추진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는 시각이 많다. 대구시는 감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밝히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세상읽기…1987년 6월, 2019년 6월

1987년 6월, 2019년 6월 홍덕률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잠시 32년 전으로 돌아가 본다. 1987년이다. 전두환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였다. 1979년 12·12 쿠데타로 권력을 잡고 이듬해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인 뒤 출범한 5공화국 정권이었다. 정통성이 없으니 임기 내내 반대와 저항에 시달렸다. 언론 통폐합과 보도지침, 삼청교육대와 야당 탄압이 아니고서는 정권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임기 내내 정치 불안이 일상화됐다.1987년은 시작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민주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컸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로 모아졌다. 1972년 유신 때 폐기된 대통령 직선제를 살려내는 것이 민주화의 첫 발이라고 본 것이다.1월14일이었다. 뜻밖의 사건, 아니 5공화국 정권을 가장 정확하게 상징하는 사건이 터졌다. 서울대학교 박종철 학생이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 조사실에서 사망한 것이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치안본부의 발표였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었다. 턱밑까지 차 있던 민주화 요구에 불을 붙였다.하지만 정권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4월13일이었다. 전두환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직선제 개헌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른바 ‘4.13 호헌조치’였다. 그러면 선거는 해보나마나였다. 집권당이 지명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었다.이제 대학생들뿐만이 아니었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성공회 등 종교계도 팔을 걷어부쳤다. 학계 지식인들도 나섰다. ‘호헌 철폐’와 ‘독재 타도’ 구호가 아스팔트를 덮었다. 5월18일에는 천주교의 김승훈 신부가 경찰이 박종철 학생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은폐했다고 폭로했다. 명동성당에서 열린 광주항쟁 7주년 미사에서였다.그렇게 1987년 6월은 시작됐다. 그러나 역사는 냉혹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했던가. 무고한 청년이 희생되는 사건이 또 터졌다. 연세대학교 이한열 학생이었다. 6월9일,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졌다. 학교 정문 앞에서였다. 시민의 분노와 탄식이 하늘을 찔렀다. 세계도 한국의 사태 진전에 주목했다.이튿날 10일은 민정당 대통령후보 지명대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전두환 대통령과는 육사 동기면서 12·12 쿠데타의 또 다른 주역인 노태우 대표가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예정된 대로였다.같은 날,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박종철군 고문치사 조작, 은폐 규탄 및 호헌철폐 국민대회’였다. 저녁 6시에는 도로의 차들이 경적을 울렸다. 버스 승객들은 차창 밖으로 흰 손수건을 흔들기도 했다. 민주헌법 쟁취 운동에 동참한다는 표시였다. 거리의 상인과 고등학생까지 합세했다. 그들은 시위 참여자에게 마실 물과 도시락을 가져다주었다. 서울과 광주와 대구가 다르지 않았다.이후에도 시위는 매일 저녁 이어졌다. 그리고 26일이 되었다. 국민평화대행진 시위가 있었다. 전국 37개 도시에서였다. 정권은 6만 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하는 등 총력 저지에 나섰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10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넥타이 부대들의 참여가 특히 눈에 띄었다. 연행된 학생과 시민은 모두 3천467명이었다.결국 집권당의 노태우 대통령후보는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언론자유도 약속했고, 야당 지도자의 자유로운 정치활동도 보장하겠다고 했다. ‘6·29 선언’이었다. 한국 사회는 그렇게 민주주의로 이행하기 시작했다. 1987년 6월, 청년학생과 시민들이 온갖 고통과 희생을 치르고 쟁취한 위대한 역사였다.어느덧 32년이 흘러 우리는 지금 2019년 6월의 한복판에 서 있다. 그 때의 희생과 염원이 어떻게 열매맺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마음이 썩 편치 않다. 국민의 삶의 질은 얼마나 좋아져 있는지도 따져 본다. 역시 착잡하다.저급한 색깔론이 하늘을 덮고 있어서다. 미래 세대인 청년들이 미래가 없다며 아우성이기 때문이다. 초저출산율과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로 국가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정치권은 수준 이하의 막말로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있어서다. 87년 이전의 구태와 반민주 악습이 사회 구석구석에서 여전히 맹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라야 어찌 되든 자신의 정치생명만 이어갈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무책임이 여의도에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애민은 없고 당략의 깃발만 나부끼고 있어서다. 증오와 선동이 토론과 정책을 압도하고 있어서다. 이 일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권순진의 맛 있게 읽는 시…우리 모두의 초능력

우리 모두의 초능력/ 이장욱 오래전에 우리는 순서대로 태어났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뒷모습을 볼 수 있고/ 흘러간 시간을 정확하게 헤아릴 수 있다/ 수많은 사건들을 창조하자 스르르 얼굴이 변하고/ 누구나 문득 살인자의 밤을 맞을 수 있다// 우리는 서로의 먼 곳에서 잠든 채/ 새로운 과거를 생산했다/ 어제보다 나쁜 자화상을 발명한 뒤에는/ 지난해의 잡담을 반복하고/ 희미한 손바닥으로/ 새벽에 내리는 눈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느낄 때에는/ 아침 뉴스의 화면을 향해 드디어/ 짐승의 욕을 내뱉을 때에도/ 우리는 매일 그림자를 창조할 수 있고/ 조용히 그림자와 손바닥을 마주할 수 있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비명을 지를 수 있고 — 월간 《현대문학》2009년 5월호..........................................................세상에는 사나운 짐승들이 많지만 내가 가장 사나운 짐승일 수 있다. 세상에 고약한 사람들이 널려있지만 내가 가장 고약한 사람일 수도 있다. 세상에 이중인격자를 많이 보지만 내가 바로 그 두 얼굴의 야누스일 수도 있는 것이다. 세상에 어떠한 위험한 동물도 사람과 친숙해지고 길들여지면 반려 동물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인간도 스스로를 늘 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지 않으면 언제 사나운 짐승처럼 포악해질지 모른다. 어느 순간에 고유정 처럼 ‘초능력’을 발휘할지도 모를 일이다. ‘누구나 문득 살인자의 밤을 맞을 수 있다’인간이 고약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이기심 때문이다. 세상에 가장 나쁜 사람은 나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지 않은가. 거울에다 얼굴과 마음을 비춰보면서 스스로가 사납고도 고약한 짐승이 되지나 않았는지 살펴보는 사람은 그래도 다행스러운 인간이다. 인간의 이기와 욕심으로 무수한 생명들이 무참하게 죽어나가고 그 죽음조차 생명에 대한 배려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잔인함에 이빨을 떨게 한다. 인간을 향해 저질러지는 잔혹사도 그러하다. ‘어제보다 나쁜 자화상을 발명한 뒤에는 지난해의 잡담을 반복하고’있다.세계 도처에서 태연하게 저질러지는 끔찍한 살인극은 이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살인이 장난처럼 자행되고 있음을 경악스럽게 목격한다. 맹수인 사자도 자신을 위협하거나 생존을 위해 먹이를 구할 때가 아니면 사냥에 나서지 않는다. 동물은 제 배가 채워지면 더 이상 다른 동물을 해치지 않는데 반하여 인간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장 이성적인 존재임을 자처하면서 때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사납고 위험한 존재이다.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비명을 지를 수 있’는 동물이 인간이다.하느님이 인간의 영혼에 심어 놓으신 선한 마음이 사라지는 순간, 곧장 금수보다 못한 인간이 되어버리고 만다. 아니 그보다도 훨씬 사납고 무서운 맹수로 전락해 버린다. 인간의 영혼에 양심이 떠나가고 악신이 들면 인간은 뭐든지 할 수 있는 존재이다. 그래서 히틀러나 피노체트, 이디아민이나 폴 포트 같은 이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이 사람 목숨을 파리처럼 여기기도 한다. 나중엔 자기가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이성과 감성이 마비상태에 빠져버린다.

기자수첩…구미 로컬푸드 직매장 지원사업 의혹투성이

신승남제2사회부농축산식품부의 로컬푸드 지원사업이 의혹투성이다. 제대로 사업을 진행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농축산식품부는 올해 공모를 통해 14개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자를 선정했다. 국비와 시도비 등이 지원되는 이 사업에 선정된 사업자는 대부분 지자체나 농협, 산림조합 등이다.유일하게 구미시만 민간인 10명으로 구성된 A협동조합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조합원 구성은 가족이거나 구미에 주소를 두지 않은 사람이 절반이다.그런데도 이 조합이 사업자로 선정됐다.A협동조합은 국비 2억1천만 원과 시도비 2억1천만 원 등을 지원받아 구미 낙동강 체육공원 제방 옆 부지에 레스토랑과 카페 등이 포함된 직매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직매장을 할 만한 부지로 보기에는 문제가 많다. 심지어 시비를 보조해주는 공무원들조차 고개를 갸우뚱한다.특히 이 부지는 A협동조합의 대표의 부인(조합원) 소유로 사실상 대표 땅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짓는 셈이다. 로컬푸드 직매장 경험조차 없는 이들이 어떻게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농식품부가 서류와 현장 실사 등 심사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특히 농식품부의 로컬푸드 직매장 지원사업 공모가 있는지는 일반인들로서는 사실상 알기 어렵다.그래서 누군가가 A협동조합이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왔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모 국회의원과의 관련성 등 각종 소문이 나돌고 있다.더 큰 문제는 예산 심의과정에서 사업자 선정과 사업성 등에 문제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이 있는데도 이 사업의 구미시 보조 예산이 시의회 예산심사를 무난히 통과했다는 것이다.예산 심사때마다 ‘시민의 혈세’ 운운하며 예산 삭감에 서슬퍼렇던 시의원들이 긴급하지도 않은 이 예산을 심의 한 번으로 통과시켰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현재 구미시는 지역 먹거리의 생산·유통·소비 등을 선순환 체계로 묶어 관리하기 위해 1억 원의 예산을 들여 로컬푸드 플랜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 결과에 따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직매장 사업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이 문제를 제기했던 박교상 구미시의원의 생각만은 아니다.일에는 순서가 있다.농축산식품부가 어떤 이유로 A협동조합을 로컬푸드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구미시 예산은 시가 진행하고 있는 로컬푸드 플랜 용역 결과가 나온 후에 집행해도 늦지 않다.

시각…‘무비컬’ 의 성장 동력을 바라보며

‘무비컬’ 의 성장 동력을 바라보며 이상철자유기고가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대구 출신으로 최고의 명장 대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소감 중 일부이다.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은 영화를 만들고, 또 영화를 보고 있다.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는 영화는 다른 삶과 조우하게 만들고, 또 타인의 삶을 이해하게 만든다.그런 점에서 봉준호 감독이 말한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는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만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예술장르와 결합하게 만들어 또 다른 콘텐츠를 탄생시키게 해 줄 것이다. 사실 영화는 대중문화와 대중예술의 핵심이기에 그 파급효과의 범위는 대단이 넓고 깊다.특히 OSMU(one source multi use)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영화는 매력적인 예술장르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산업 분야에 ‘모티브’를 제공한다. 때로는 새로운 IT기술의 실험장이 되어 관련 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기도 한다. 과거엔 영화가 ‘원소스’보다는 ‘멀티유즈’의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의 영화는 ‘원소스’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특히 다양한 장르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에서 그 영향력이 넓어지고 있으며, 그 위상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무비컬’이라고 부른다. 무비컬은 ‘무비(Movie)’와 ‘뮤지컬(Musical)’을 합친 신조어로서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을 뜻한다. ‘무비컬’이라는 용어가 언제 처음 생겼는지 정확치 않지만 국내의 한 언론사 기자가 자신의 기사에 거론하며 널리 통용되었다고 한다.그 시작은 ‘콩글리쉬’이지만 지금은 영미권에서도 통용되는 국제적인 신조어가 될 정도로 ‘무비컬’은 하나의 장르로서 굳건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처럼 ‘무비컬’이 대세가 된 이유는 뭘까?먼저 흥행에 성공한 원작 영화로 뮤지컬의 작품성이 담보되고 제작기간을 줄일 수 있어 흥행실패의 위험부담이 적다.또, 영화와 뮤지컬은 공연 시간이 2시간 내외로 스토리 진행이 비슷하며, 타 장르에 비해 영화의 영상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비컬’은 매력적인 장르이다.아울러 영화 음악이 라이브 공간인 무대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는다. 2019년, 올해에도 영화가 원작인 ‘무비컬’의 열풍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1월엔 제12회 DIMF 폐막작인 뮤지컬 ‘플래시 댄스’가 전국 투어를 하였고,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얼마 전 개봉하여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또, 영국 뮤지컬 ‘웨딩싱어’가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소개될 예정이어서 ‘무비컬’의 그 뜨거운 열풍이 또 한 번 기대가 된다. 사실 뮤지컬은 예술 영역을 상업적 수익원으로 만들 수 있는 장르라는 점과 자금 회수기간이 짧다는 점은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을 준다. 하지만 초창기 해외에서 검증된 작품을 위주로 한 뮤지컬 공연 시장이 그 한계에 부딪히면서, 참신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창작뮤지컬에 많은 관심을 두었다. 그러나 창작 뮤지컬이 제작되는 비율은 갈수록 높아졌으나 관객동원력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현실 위에서 ‘무비컬’의 도래는 뮤지컬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된 듯하다.‘무비컬’은 이미 상영된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홍보, 마케팅은 물론, 투자자 유치나 관객동원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소재 빈곤에 시달리는 창작뮤지컬을 보완하는 동시에 대안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뮤지컬 로열티는 매년 상승하는 반면, 순수 창작 뮤지컬이 만들어 지는 제작 환경은 녹록치 않다. 이러한 현실 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대중문화산업인 영화는 뮤지컬에겐 아주 중요한 ‘원소스’가 된 듯하다. 대한민국은 영화강국이다. 연간 누적 관객은 6년 연속 2억명이 넘으며, 한국영화 점유율은 8년 넘게 50%를 넘고 있다. 거기다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여 대한민국 영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려고 한다. 이러한 호기에 공연예술의 꽃이자 공연산업의 핵심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뮤지컬도 ‘무비컬’이라는 동력으로 세계 최고의 뮤지컬 강국이 되길 소망해 본다.

권동락·박기영 교수팀 국제전문학술지 TERM 표지논문 채택

대구가톨릭대병원 재활의학과 권동락 교수(왼쪽)와 박기영 교수의 ‘손목 터널 증후군 유발 토끼에서 체외충격파의 치료 시기 선택’이라는 논문이 영향력 지수 4.0이 넘는 영국 국제전문학술지 TERM 2019년 6월호의 표지논문으로 채택됐다.권동락(왼쪽)·박기영 교수.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대일광장…실패가 자산이다

홍석봉논설위원지난 2002년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등진 코미디언 이주일은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와 함께 코미디계에 혜성처럼 나타났다.‘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이주일의 인사말에 관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나 그에게는 한과 설움이 응축된 자조의 말이기도 했다. 그는 본인조차 혐오했던 외모를 오히려 자신의 전매특허로 만들어 30여 년 동안 대중을 웃기고 울렸다.이후 코미디계에는 속칭 ‘개성 있는’ 얼굴과 캐릭터를 무기로 대중적 인기를 끄는 코미디언들이 속출했다.7전8기는 감동이 크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현역 시절 텍사스주 댈러스의 남부 감리교대학 졸업식에 참석, 2천여 명의 학생과 교수, 학부모들 앞에서 축사를 했다. 그는 축하의 말을 건넨 후 “나처럼 C 학점을 받은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해 폭소와 환호를 받았다. 이 축사는 모든 졸업생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대표적인 실패 극복기다.-주목받는 발상의 전환, 대리만족 느끼게 해‘대프리카’로 상징되는 대구는 폭염도시다. 나쁜 이미지만 가득한 ‘폭염’을 상품화해 성공한 사례가 있다. 2008년 대구 수성구청은 더위를 상품화한 폭염축제를 기획했다. 발상의 전환이었다.2008년 8월1일부터 3일간 대구 수성못과 들안길 일대에서 펼쳐진 폭염축제는 사흘 동안 50만 명의 대구 시민이 몰렸다. 이듬해는 80만 명이 찾았다. 그런데 2년 만에 막을 내리고 말았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폭염축제를 연 구청장이 낙선하고 새 구청장이 들어서면서 폭염축제는 끝났다. ‘전임자 흔적 지우기의 희생양’이 됐던 것이다.두고두고 폭염축제를 아쉬워하는 대구 시민들이 많다.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충분히 대구 대표축제가 됐을 터였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치맥 페스티벌’과 연계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냈을 것이 분명하다.실패를 통해 인생을 배우자는 실패 박람회와 폭염과 미세먼지를 주제로 대구에서 ‘쿨 산업전’이 열리는 등 단점이 자산이 되는 시대다. ‘못난이 사과’ 등 못난이 마케팅도 관심을 끌고 있다.역발상이 주목받는 시대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성숙했고 다양성을 띠고 있다는 방증이다. 못난이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통해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시민의 다양한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재도전을 응원하는 2019 실패박람회가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대구 동성로 일원에서 열렸다. 강원, 대전, 전주에 이어 네 번째다.박람회는 실패 자산 콘퍼런스, 실패 공감 콘서트, 이불킥 공모전, 실패 토크 버스킹, 국민 숙의 토론회 등과 실패를 통해 인생에서 우뚝 선 저명인사의 특강도 있었다. 실패 경험의 공유를 통해 서로 공감하고 격려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면 영원한 낙오자다음달 엑스코에서 열리는 ‘제1회 대한민국 국제쿨산업전’도 관심을 모은다. 폭염과 미세먼지에 선제 대응하고 대구를 기후변화 모범도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클린로드, 쿨링포그, 쿨루프, 그늘막, 차열도료, 옥상녹화, 미세먼지 저감 관련 업체들이 참가하고 냉동냉방, 쿨 섬유 및 소재 관련업체들이 출품 예정이다. 다양한 소비재 기업의 제품도 선보인다.못난이 농산물도 불황 탓에 인기다. 10여 년 전 경북도가 태풍으로 낙과 피해를 본 과수 농가를 위해 마련된 ‘못난이 사과’는 피해 농가 돕기 운동과 겹쳐 이목을 끌었다. 덜 익은 과일이나 출하 과정에서 생긴 흠집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산물이 마케팅 대상이다.문재인 정부들어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사회 각 분야를 난도질하고 있다. 오랜 악습 청산이 본래 취지지만 이것이 4대강 보 등 전 정권이 이뤄놓은 업적 파괴가 주 목적이 됐다. 전 정권의 실패를 거울삼아 새로운 발전을 도모할 수는 없나.16일 새벽 밤잠을 설쳐가며 응원한 청소년 축구대표팀이 준우승했다. 값진 성과다. 우승컵이 아니라도 좋다. 최선을 다했으면 후회는 없는 법이다. 기술과 체력적 열세를 뛰어넘어 세계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우리 청소년 축구대표팀에게 박수를 보낸다. 1등 만이 전부는 아니다. 실패에서 또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산토리니를 꿈꾸는 ‘포항 다무포 고래마을’

그리스의 에게해에 있는 산토리니 섬은 힐링의 대명사다.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섬이다. 그러나 이 섬도 처음에는 평범한 바닷가 작은 어촌에 지나지 않았다. 화이트 페인팅 하나가 이 마을을 세계적 관광명소로 변모시킨 것이다.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강사1리 다무포 고래마을이 관광힐링 마을로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 지역 어촌마을 변신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하게 될 전망이다.포항시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다무포 하얀마을 만들기 사업’은 이달 초 시작돼 오는 8월 말까지 계속된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70여 가구가 사는 다무포 마을은 온통 흰색으로 변하게 된다.이번 사업은 산토리니처럼 마을 전체를 하얀 색으로 칠해 힐링의 느낌을 주는 것이 포인트다. 관광 명소 산토리니는 ‘빛에 씻긴 섬’ 으로 일컬어진다. 온통 흰색으로 칠해진 가옥들이 푸른 에게해의 풍광과 어우러져 연중 관광객을 불러들인다.포항의 다무포 마을은 포경이 금지되기 전에는 고래잡이배가 많이 드나든 곳이다. 지금도 4~5월 번식기에는 마을 가까운 바다에서 고래를 많이 볼수 있다고 한다. 다무포 마을은 자연경관이 빼어난 동시에 미역, 전복, 문어 등 해산물도 풍부하다.다무포 하얀마을 조성 사업에는 포항시, 다무포 고래생태마을 협의회, 미술비평 빛과삶 연구소, 포항시 자원봉사센터 등이 함께 하고 있다. 또 지역의 많은 예술가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노루페인트 포항공장에서는 최근 사업에 필요한 페인트 100말(500만 원 상당)을 기부했다.또 대형버스를 타고 단체로 봉사하러 오는 시민들도 줄을 잇는다고 한다. 일반인들도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작업복을 준비해서 매주 토·일요일 현장으로 가면 담벼락 페인트 봉사에 동참할 수 있다. 작업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이뤄지며 참여자들에게는 점심이 제공된다.가수 고 김광석이 태어나고 어릴적 생활한 대구 중구 대봉동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스토리텔링에 성공한 케이스로 손꼽힌다. 대구 달성군 마비정 마을은 마을 벽화사업으로 단숨에 전국적인 유명마을로 발돋움했다. 경북 봉화군 산타마을도 이색 산타 마케팅으로 연중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으로 변신했다.다무포 마을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호미곶 해파랑길과 연결돼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곳이다. 다무포 마을이 하얀 집과 푸른 동해바다가 어우러진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마을’로 탈바꿈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