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금융범죄 바로 알고 대처해야

사이버 금융범죄 바로 알고 대처해야서오윤청송경찰서 지능팀장사이버 금융범죄는 전자금융사기범죄 또는 피싱범죄라고 불려 지며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경찰은 피싱사기와 인터넷 사기를 대표적인 서민경제 침해범죄로 규정하고 ‘서민 3不(피싱, 생활, 금융사기)’ 범죄에 포함시켜 지난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집중 단속과 홍보,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사이버금융범죄는 피싱, 파밍, 스미싱, 메모리해킹, 몸캠피싱 등이 있고 이러한 범죄의 공통점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거나 계좌이체와 소액결제로 돈을 편취하는 것이다.보이스피싱은 개인정보를 낚시하듯이 공공기관이나 지인을 지칭, 상대방을 속이고 해킹 등의 방법으로 금융정보를 탈취해 금전을 편취하는 범죄다.메신저피싱은 개인정보 유출이나 인터넷 주소록 탈취로 얻은 정보로 타인의 메신저 프로필을 도용해 지인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범죄이고 스미싱은 문자메시지로 악성코드를 설치하게 해 소액결제나 개인금융정보를 탈취하는 범죄다.또 파밍은 악성코드에 감염된 PC를 조작해 이용자가 인터넷 즐겨찾기 또는 포털사이트를 통해 금융회사 홈페이지에 접속해도 피싱(가짜)사이트로 유도되어 금융정보를 탈취해 유출된 정보로 예금을 인출하는 범죄다.메모리해킹은 PC메모리에 상주한 데이터를 위·변조하는 해킹 기법으로 악성코드로 인해 정상 은행사이트의 보안프로그램을 무력하게 만들어 예금을 부당 인출하며, 몸캠피싱은 성적욕구가 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음란화상채팅을 유도한 후 영상유포 협박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범죄다.이러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난해에만 전국에서 3만4천132건이 발생해 2017년 2만4천259건 보다 41% 증가했고 피해액은 지난해 4천40억 원으로 2017년 2천470억 원보다 64%나 증가했다.메신저피싱 또한 2017년 1천407건 58억 원이던 피해가 지난해 9천601건 216억 원으로, 몸캠피싱도 2017년 1천234건에 18억 원에서 지난해 1천406건에 34억 원으로 피해액이 증가하는 등 모바일서비스 확대로 사이버공격도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만약 사이버 금융범죄로 돈을 송금하였다면 각 금융기관이나 112에 지급정지 및 피해신고를 하고 금융감독원(1332)에 피해상담과 환급절차를 하면 된다.인터넷사기를 예방하려면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 사이버캅 앱에 연결해 계좌번호와 전화번호 등을 조회하면 범죄와 연관되어 있는 지를 알 수 있어 피해예방에 도움이 된다.

작명의 즐거움

작명의 즐거움/ 이정록콘돔을 대신할/ 우리말 공모에 애필(愛必)이 뽑혔지만/ 애필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결사적인 반대로 무산되었다/ 그중 한글의 우수성을 맘껏 뽐낸 것들을 모아놓고 보니/ 삼가 존경심마저 든다// 똘이옷, 고추주머니, 거시기장화, 밤꽃봉투, 남성용고무장갑, 올챙이그물, 방망이투명망토, 육봉두루마기, 똘똘이하이바, 꿀방망이장갑, 거시기골무, (중략)// 아, 시 쓰는 사람도 작명의 즐거움으로 견디는 바/ 나는 한없이 거시기가 위축되는 것이었다/(중략)/ 애보기글렀네, 짱뚱어우비, 개불장화를 나란히 써놓고/ 머릿속 뻘구녕만 들락거려보는 것이었다- 시집『정말』(창비, 2010)...............................................북한의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몇 년 전 우리 한글날에 ‘우리말과 글이 천시당하는 비극적 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남조선의 외래어 남용은 조국통일 위업에 커다란 독’이라며 대한민국의 언어문화를 비난하고 나선 일이 있다. 당시 언론매체를 ‘안 좋은 예’의 주범으로 꼽으면서 ‘인사이드 월드’, ‘뉴스메이커’, ‘뉴스피플’, ‘뉴스라인’, ‘뉴스투데이’, ‘뉴스이브닝’ 등 잡지와 방송의 보도관련 제목, 출판물, 간판들의 외래어 사례를 지적했다. 한글의 보존과 발전만큼은 자기네들이 우리보다 낫다는 생각에서 벌인 선전일 터이다.하지만 그들의 주장에 대꾸할 구실이 궁색한 것도 우리의 현실이다. 여전히 우리사회 곳곳에선 외래어로 표기해야 좀 더 그럴듯하고 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언젠가 국회의 법안 협상과정에서 한 의원이 “여당의 입장이 클리어해진 뒤에야 그 다음 스텝으로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러고 있는 걸 보았다. 이런 언어습관 자체로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 ‘시 쓰는 사람도 작명의 즐거움으로 견디는 바’ 분발을 좀 해야겠다. 처음엔 어색한 느낌이 들어도 자꾸자꾸 쓰다보면 이내 친숙해질 것이다.하지만 한편으론 우리의 언어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이미 굳어버린 것까지 억지로 다른 말을 찾으려 애쓸 필요는 없으리라. 지금은 단일민족이니 배달민족이니 하는 인종순혈주의를 포기한 지 오래인 다문화사회이다. 언어는 시대와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한 민족의 국민정신을 이끄는 시발점이면서 문화발전의 토대를 이룬다. ‘콘돔’을 ‘똘이옷’이나 ‘거시기 골무’라 칭하듯 작명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면서도 유연한 언어정책을 갖는 것은 나쁘지 않으리라전문가들은 남한과 북한의 언어 차이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한다. 북한에서는 외래어와 한자를 우리말로 많이 바꾸었고, 남한에서는 외국어의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남북이 사용하는 낱말의 30% 이상이 차이가 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일없다(괜찮다)’, ‘방조하다(도와주다)’, ‘소행(칭찬할만한 행동)’ 등 남한에서는 부정적 의미가 강한 말이 북한에서는 긍정적으로 쓰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남북한 언어의 격차가 심해진 가장 큰 원인은 그동안의 언어 정책은 물론 생활환경과 의식 구조의 차이가 심화된 탓이다.지난 한글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남북이 겨레말 큰사전 공동 편찬을 위해 다시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사용하는 말이 다르면 상호 불신과 위화감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남북 교류를 활성화하여 언어의 차이를 좁히는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 겨레말사전편찬사업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영화 ‘산상수훈’과 깨달음

산상수훈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 잎사귀가 곱게 물들어 가는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가우라 꽃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발걸음 가볍게 걸어도 좋을 날들이지만, 주말마다 광장에는 목청껏 소리 높이는 인파로 가득한 요즈음이다. 태풍으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가우라 꽃도 속으로 외쳐대는 것 같다. “나도 여기 있다고요.” 언제 바람이 잦아들어 평화가 찾아오려나. 어서 빨리 진실이 밝혀지고 안정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긴다.모임에서 비구니 스님이 만든 영화가 화제로 올랐다. 한국의 비구니 스님이 만든 산상수훈이란 영화가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인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일을 냈다고 한다. 그것도 예수 그리스도 복음을 다룬 영화로 상을 탔다며 미국 LA에 사는 숙모님이 소식을 전하셨다. 영화를 만든 이는 경북 경산의 국제선원장 대해 비구니 스님이다. 그의 첫 장편 영화인 산상수훈은 8명의 신학대학원생들이 성경 구절을 소재로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믿음의 실체인 ‘진실’에 접근하고 종교의 본질은 하나라는 사실을 전하는 작품이다.‘산상수훈’은 8명의 신학대학원들의 문답으로 이뤄졌다. 공간도 오직 동굴 한 곳으로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들이 던지는 질문들이 단순하지 않다. 질문은 ‘정녕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는가.’, ‘죽어서 천국 가는 것이 최고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라면 빨리 얼른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느님은 전지전능하다면서 왜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하느님은 인간이 따 먹을 줄 알면서 왜 선악과를 만들었는가.’, ‘아담이 죄를 지었는데, 왜 내가 죄가 있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는데 어떻게 해서 내 죄가 사해지는가.’ 등이다. 하나같이 기독교에서 금기시하거나, 궁금해도 물을 수조차 없던 것들이었다. 동굴 속에서 신학생들의 토론을 통해 산상수훈의 참뜻인 인간의 본질을 다룬 영화로써 종교간 화합과 평화에 기여하여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베오그라드 국제영화제 등 해외영화제에서 수많은 영화상을 수상했다. 러시아정교회와 가톨릭 사제와 수도자들도 보고 “놀라운 영화”라며 경탄했다.26살에 대구 동화사 양진암으로 출가해 평범한 승려의 길을 걷던 그는 10년 전 돌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중국 선양에서 4년간 포교하기도 했던 그는 어떻게 진리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신학도 철학도 따로 공부한 적이 없는 그가 이런 시나리오를 써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이지 놀라울 따름이다.그는 출가 뒤 보통의 스님들처럼 화두를 들지도 않았다. 그는 대신 불경을 보고 자신만의 수행법을 실행했다. “나를 버리는 수행을 했다. 좋은 것도 놓고, 싫은 것도 놨다. 선악을 모두 놨다. 뒤돌아봐서도, 목적을 둬서도 안 된다니 그저 놨다.” 그렇게 해서 그는 ‘일체가 둘이 아닌 도리’를 깨달았다고 한다. 선도 악도, 부처도 중생도, 하느님과 피조물도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적 질문도 창조주와 피조물을 구분한 상태에서는 의문에 의문을 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영화 ‘산상수훈’, 믿음의 실체인 ‘진실’에 접근하고 종교의 본질은 하나라는 사실을 전하고 있는가. 종교 화합과 세계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영화를 본 이들이 꼽는 가장 매료되었던 부분은 현상과 본질을 금 컵으로 비유해서 본질인 금과 현상인 컵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 것이었다고 말한다. 금으로 만든 금 컵, 즉 금과 컵이 금 컵으로 하나라는 것, 여태까지 종교가 모두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대해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또 영화를 통해 모든 종교가 다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영화가 끝났을 때는 정말 한 쪽과 그 반대쪽의 논쟁이 아니라 더 나은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끈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불교와 기독교 사상의 바다를 보는 것 같았고 각각 다른 종교들이지만 ‘우리는 더 깊은 뭔가를 가지고 있는 하나다.’는 것과 같은 근원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다.보이지 않는 인간의 본질을 알아야만, 비로소 그 능력으로 힘 있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본질과 현상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알려야 좋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스님도 영화를 만들지 않았으랴.스님의 영화가 종교화합과 세계 평화의 메신저 역할을 했듯이 우리 세상에도 문득 산상수훈 깨달음의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고교생까지 나선 ‘훈민정음 상주본’ 반환

지난 2008년 존재 사실이 처음 알려진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 12년째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보다 못한 고교생들까지 나서는 지경에 이르렀다.상주본 국민반환 서명운동을 벌여온 고교생들이 제573주년 한글날인 지난 9일 상주의 현 소장자 배익기씨를 찾아 반환 및 공개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날 학생들은 상주와 서울지역 고교생 1천여 명의 서명이 담긴 반환요청서와 손편지 200여 통을 전달했다.학생들은 “배 선생에게 빨리 반환하라고 압박을 주기위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소망을 듣고 마음의 문이 좀 더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방문했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배씨는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한다. 그 뜻을 잘 반영하겠다”면서도 상주본을 두고 얽혀있는 사연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처음 학생들의 방문 소식을 접하면서 배씨가 학생들을 만나겠나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이날 배씨는 정장 차림으로 예의를 차려 학생들을 만났다. ‘누구의 소유물이냐’는 문제가 먼저 규명돼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지만 문화재청과 다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배씨가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학생들의 순수한 열정과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공유하면서 상주본을 국민과 함께 지켜 나갈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를 바란다.상주본은 법원의 국가소유 확정판결에도 불구하고 배씨가 보상금으로 감정가의 10%인 1천억 원을 주지 않으면 헌납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비밀장소에 숨겨놓아 강제 집행도 어려운 상황이다.지역사회에서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상주본을 영구임대 받은 뒤 상주박물관에 집현전을 만들어 보관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이 제안에 배씨가 일정 역할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반환 대가로 국립한글박물관 상주분관을 건립해 배씨에게 명예관장 자리와 한글 세계문화재단에서의 적절한 예우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배씨는 ‘진상 조사가 먼저’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문화재 당국은 배씨가 거부한다고 반환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법을 뛰어 넘은 배씨의 일방적 요구가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문화재 당국에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적정 보상수준이 어디까지인지 알아보고 끊임없이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 민족의 얼이 담긴 문화재의 온전한 보전을 위해서다.이번 고교생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배씨도 열린 마음으로 문화재 당국과 협의에 나서야 한다. 배씨는 그 협의가 국민과의 대화라고 생각하고 임해야 한다.

외눈

외눈/ 정다혜간호사는 의식 없는 내 엄지손가락으로/ 내 눈 한쪽 들어내겠다는/ 수술동의서에 도장 찍었다/ 그건 동의가 아닌 최후의 통보/ 나는 여자답게 거부해 보지 못하고/ 절망의 비명 한번 질러보지 못하고/ 서른다섯에 눈 하나 잃었다/ 그렇게 빠져나간 생의 빈자리/ 신경조차 차단된 죽음의 빈자리에/ 보지 못하는 새 눈 들어섰지만/ 그 눈에는 더 이상 풍경 담을 수 없었다/ 기쁨도 슬픔도 모르는 의안/ 아무것도 채울 수 없는 깜깜한 고요 속에/ 다행히 눈물샘은 마르지 않아/ 바다 같은 눈물 출렁출렁 퍼내 쓰고도/ 눈물은 아직 강물처럼 남아 펑펑 흐른다/ 외눈의 절망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 외눈의 축복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 지구가 한 눈으로 우주를 다 보듯이/ 나는 외눈으로 나의 우주를 보았다 (후략)- 시집 『스피노자의 안경』 (고요아침.2007).............................................. 시력의 불편을 겪어보지 않으면 눈의 소중함을 느끼기 어려운데, 요즘은 그 소중함을 모른 척 하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세상이 번잡스럽고 컴퓨터와 휴대폰의 전자파에 일찌감치 노출되어 일찌감치 시력 보조도구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몸에 불필요한 기관은 없다. 그 가운데 눈은 신체 중 가장 예민한 기관이며 눈의 피로는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생활을 위해 눈의 건강은 필수이다. 나도 어느 날 갑자기 한쪽 눈이 부옇게 보여 안과에 갔더니 백내장 진단을 받고 난생 처음 수술이란 걸 받은 바 있다. 시인은 30년 전 뜻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졸지에 한쪽 눈과 사랑하는 딸을 동시에 잃었다. 그리고 1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수술을 거쳐 오늘까지 힘겹게 살아남았다. 시인은 오직 시를 통해 그동안 한 번도 소리 내어 울어보지 못하고 삼켰던 울음을, 그리고 딸에 대한 죄스러운 감정을 토해내곤 했다. 그러나 시인은 이런 고통 속에서는 “잃어버린 한쪽 눈보다 더 밝은 빛이 되어주는 스피노자의 안경”과 같은 남편이 있기에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일에 대한 희망으로 눈을 반짝인다. 시인은 ‘외눈의 절망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외눈의 축복은 두 눈으로 보는 세상/ 한 눈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여기며 지금껏 살아오고 있다. ‘지구가 한 눈으로 우주를 다 보듯이’ 시인은 ‘외눈으로 나의 우주를 보았’던 것이다. 요즘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정 모교수의 경우도 젊은 나이에 한쪽 눈을 잃는 끔찍한 일을 당한 뒤 외눈을 가지고도 끄떡없이 살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공전과 자전을 거듭했을까 짐작된다. 죄가 없다면 ‘외눈’으로 맞이하는 ‘축복의 봄’은 반드시 오겠지만... 매년 10월 둘째 목요일로 지정되어 실명과 시각장애에 대한 인식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세계 눈의 날’이 어제(10월10일)였다. 그리고 11월11일도 또 다른 ‘세계 눈의 날’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빈번히 찾아오는 황반변성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자칫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눈의 날을 맞아 실명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나도 양안의 백내장 수술로 전보다 보기가 나아졌지만 당뇨성 망막변증이 또 걱정된다.

편 가르기

최근 우리 사회가 광장집회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한·일 경제 갈등, 미·중 무역 전쟁, 미·북 핵회담 등 중요하고 시급한 국가적 현안들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지만, 여기에 눈 돌릴 여력이 없을 만큼 온 나라가 광장에서 벌어지는 편 가르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사실 편 가르기는 우리에게 전혀 낯선 것도 아니다. 아이 때는 여러 놀이를 하기 위해 편 가르기를 했었고, 좀 더 커서는 죽이 맞는 친구들끼리 모였다. 물론 어른이 돼서도 이런 성향은 자연스럽게 이어져 소위 ‘끼리끼리 문화’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니 말이다.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광장의 편 가르기는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고 감정대립 양상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가볍게 봐지지 않는다. 그동안은 거의 매 주말 태극기부대로 불리는 극우 진영의 집회만 볼 수 있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여기에 보수, 진보라는 진영까지 가세해 서로 범보수니, 범진보니 부르며 세 대결로 번져가는 모습이다.게다가 주말 집회가 끝나면 어느 쪽 집회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렸는지가 또 다른 이슈가 되기도 한다. 참석자 수로 어느 진영이 이겼는지 결정 짓는 분위기를 보면 과연 이게 정상인지, 뭘 위한 것인지 의아스러울 정도다.그런데 합치되는 부분이 시쳇말로 1도 없어 보이는 이들이 ‘나라가 잘돼야 한다는 애국심 때문에 거리로 나왔다’고 똑같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 또 희한하다. 애국심이라는 동기와 국익이라는 목표는 동일한데 어떻게 저렇게 죽기 살기로 싸움질만 하는지 모를 일이다.민주주의 국가에서 개개인이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두고, 합법적인 방법으로만 한다면 누가 뭐라 하고 또 이를 부정적으로 보겠는가. 다만 요즘 광장 집회와 이와 관련된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면 과연 이런 식의 편 가르기를 하는 목적이 이들의 주장대로 애국심 때문이라는 게 쉬이 공감이 가지 않는다. 국익이라는 알맹이 없이 세 과시라는 겉 포장에만 신경 쓰는 건 아닌가 해서 하는 말이다.서로 세를 과시하며 그것이 전체 여론인 양 포장하고, 또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 포장된 세를 이용하는 행태가 그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국익에 도움이 되는 행동인지, 침묵하는 많은 국민은 과연 동의할까?더욱이 편 가르기 집회에 대해 정치권이 쏟아내는 말들은 국민을 과거 어느 고위공직자의 말처럼 개, 돼지 취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염치가 없고 볼썽사납기까지 하다.그래도 아이들의 편 가르기에서는 게임의 룰이 지켜지고 또 그 결과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 승복이 있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겉보기에 이길 가능성이 커 보이는 쪽으로 가려고 행동하는 약삭빠른 친구들도 있긴 했지만, 어쨌든 놀이는 재미와 친교라는 목적에 충실했던 것 같다.그럼 지금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편 가르기도 그럴까. 어른들이 하는 편 가르기는 대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 추구 때문일 수도 있고, 때론 이념이나 신념이 달라 대립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이 외에 다른 이유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편 가르기와 관련해 재미있는 주장이 있다. 학자 중에는 사회의 편 가르기가 ‘부추김’과 ‘따라 하기’ 때문에 증폭된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 즉 대중의 부추김과 따라 하기 심리를 여러 진영에서 편 가르기를 강화하고 확산시키는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인터넷이나 SNS에서 하는 댓글 달기와 동의-비동의 누르기도 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특히 정치권에서 시작된 쟁점의 경우 편 가르기 구도가 직접 당사자인 정당을 넘어 지역, 계층, 세대로까지 확장되는 예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경우 특정 세력의 의도적 부추김과 맹목적 따라 하기가 일정 부분 작용하지 않았겠나 하는 의혹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집단의 편 가르기는 때론 개인에게 곤혹스럽고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스스로 물어본다. “혹시 내가 부추김과 따라 하기에 가세한 것은 아닌가?

미시시피강에서 자아 찾기

미시시피강에서 자아 찾기이현숙재미수필가마크 트웨인 작품의 원천인 미시시피강이 보고 싶어 미주리주의 작은 마을, 한니발에 왔다. 그의 대표적인 3부작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미시시피강의 생활’에서는 미시시피강 줄기가 흐르며 그의 숨결이 담긴 소중한 곳이다. 마을 전체가 마크 트웨인과 톰의 그늘에 있다. 거리는 온통 소설 속의 세인트피터즈버그 마을로 변했다. 톰 소여의 모험 첫 장에 ‘이 책에 기록되어 있는 사건은 그 대부분이 실제로 일었던 일’이라고 명시했듯이 마크 트웨인이 자란 고향이 바로 소설의 배경이다.마크 트웨인이 살던 집은 박물관이 되었다. 맨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마크 트웨인 서재로 꾸며 놓은 작은 공간이다. 의자에 마크 트웨인이 책을 펼쳐 들고 앉아 있다. 그의 시선은 마주한 의자의 톰을 향했다. 톰은 맨발로 특유의 멜빵바지를 입고 턱을 고인 채 애도 어른도 아닌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마크 트웨인의 뒤에는 남자아이가 그의 어깨너머로 책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 한참을 머물며 들여다보았다. 그가 사용했던 물건과 작품이 빈틈없이 채워져 하나하나 짚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했다.길거리로 나와 골동품을 파는 상점들을 지나 카티프 언덕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톰과 허클베리 핀의 동상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관광객이 몰려다니는 거리를 내려다본다. 그 옆을 스쳐 계단을 오른다. 하얀 등대가 보인다. 저곳에 가면 혹시 그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한발 한발 올랐다. 숨이 헉헉 막힌다.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에 질려 몇 번 멈추기도 했다. 뒤로 밀려난 계단보다 올라갈 길이 더 짧다고 부추겨가며 겨우 정상에 올랐다. 등대를 빙 두른 보호 난간에 몸을 기대고 미시시피강을 내려다봤다.강의 넓은 폭을 푸르른 숲이 양쪽에서 아우르고 그 사이로 잔잔한 물결이 여유롭게 흐른다. 이곳에서 마크 트웨인은 소년기의 꿈을 키웠다. 아니 필명을 사용하기 전, 어릴 적 이름은 사무엘 랭흔 클레멘스이니 샘이라 불릴 때다. 학교 수업을 빼먹고 이 언덕에서 돌멩이를 굴리며 놀다가 먼 옛날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해적 선장이었으니 자신도 해적이 되고 싶어 했다. 강을 오르내리는 증기선을 보면서 수로 안내인이, 또 배를 타고 세계의 이곳저곳을 다니는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던 곳이다.마크 트웨인은 학교의 정규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독학과 꾸준한 독서 그리고 기자로 세계 각국을 돌며 겪은 풍부한 경험이 그의 작품 안에 담겨 있다. 미국의 사회상을 해학과 풍자를 담은 필치로 예리하게 그려내 ‘미국적 리얼리즘’과 ‘지역적 리얼리즘’이 결합한 형태라는 평을 받는다. 헤밍웨이는 그를 두고 ‘미국 현대문학은 허클베리 핀이라는 소설 한 권에서 시작되었다’라고 극찬했다. 그의 필명인 마크 트웨인에 담긴 의미처럼 그는 ‘두 길’만 한 길이로 미국 문학을 세계에 알렸다.미시시피강은 조용히 흐른다. 지금은 증기선이 부지런히 오르내리지 않는다. 톰이 낚싯대를 어깨에 메고 강가를 따라 걷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톰과 허클베리 핀, 두 개구쟁이가 뗏목을 타고 물살을 거슬러 강을 오르내리던 꿈을 꾸며 그들을 그려본다. 오래전에 한 소년이 이곳에서 꿈을 이야기로 남기며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일로 만들었다. 온갖 시련을 겪으면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기에 그의 작품은 세대를 넘어 끊이지 않고 읽힌다.“거의 맞는 단어와 확실히 맞는 단어의 차이는 크다. 그것은 번개와 개똥벌레의 차이다.”마크 트웨인이 한 말을 내 책상 위에 붙여 놓았다. ‘거의’와 ‘확실한’이라는 단어에서 느끼는 차이는 근소한 것 같은데 ‘번개’와 ‘개똥벌레’는 하늘과 땅처럼 멀리 갈라진다. 좋아하던 일을 잘하는 일로 만들어낸 그 뒤에는 치열함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대충 쓴 글이 아니라 온 힘을 기울여 고심하며 찾아낸 확실한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 문장을 만들어나갔기에 그의 작품은 명작으로 꼽힌다. 그가 들인 노력과 쏟아부은 열정이 이룬 성과다. 소설가로 연설가로 발명가로도 그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했다.마크 트웨인에게 영감을 준 미시시피강을 바라본다.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내 글을 읽고 누군가가 공감해 준다면, 한 줄의 문장이라도 기억해 준다면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다. 최선을 다해서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살자. 매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안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글로 옮기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키워나가고 싶다. 꾸미고 내세우기보다 바닥에 침전된 흉허물까지 끌어 올려 진정한 나를 만나야겠다. 빙빙 겉도는 ‘거의’가 아닌 ‘확실한’ 나를 찾자. 나도 꿈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난간에 기대어 미시시피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깊이들이 마신다.

대구시 신청사 유치전 감점, 치명타 될 수도

대구시 신청사 유치전 과열이 감점으로 인정돼 입지 선정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칫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대구시는 신청사 유치전을 벌이는 4개 구·군의 과열 경쟁에 대해 감점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는 등 과열 홍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이는 그동안 대구시와 신청사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의 경고에도 불구, 과열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는 데다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돼 엄포에 그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중구에 이어 달서구까지 잇따라 대구시 신청사 유치와 관련된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신청사 유치전이 과열로 치닫고 있다.이에 공론화위는 11일 과열 유치 행위 해당 여부 판정회를 열고 4개 지자체에 대한 감점 적용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다. 판정이 이뤄지면 해당 자료를 예정지 평가 자료로 활용케 된다. 또 감점 기준에 따라 시민참여단도 1∼3점의 감점을 부여토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감점 대상은 1천 점 만점 기준 중 언론·통신 등을 통한 행위(2∼3점), 기구·시설물 이용 행위(1∼3점), 행사·단체 행동 등을 통한 행위(2∼3점) 등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감점은 중구의 경우 사실상 감점 총점인 30점이 확정될 예정이다. 북구와 달서구, 달성군 역시 과열 홍보 행위에 대한 감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경북도청 이전 당시 1위와 2위가 1천 점 만점 기준 11.7점 밖에 차이 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감점 총점 30점은 결코 적은 점수가 아니다. 중구는 자칫 입지 선정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과열 홍보전이 입지 선정에 결정적인 변수가 돼 탈락한다는 것은 해당 지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당초 대구시가 예고했던 부분이었다.대구시는 이달부터 각 지자체들을 대상으로 신청사 부지 신청을 받는다. 이후 다음 달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구성된 시민참여단 250명이 공개된 기준을 바탕으로 심사, 오는 12월 신청사 부지를 선정한다.시민참여단 250명을 두고도 대표성을 문제 삼기도 하지만 이는 너무 아전인수 격이다. 이제 공론화위에서 마련한 기본 자료를 토대로 시민참여단이 공정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맡겨 놓아야 한다. 계속해서 서로 적합하다고 주장한다면 해당 자치단체 간에 갈등만 더 깊어질 뿐이다.중요한 것은 대구시의 100년 대계를 내다본 공정하고 투명한 입지 선정이다. 이제 공론화위와 시민참여단에 맡겨 두어야 한다. 더 이상의 과당 경쟁은 대구 시민들의 긍지와 자존심에 상처만 줄 뿐이다.

식민지의 국어시간

식민지의 국어시간/ 문병란내가 아홉 살이었을 때/ 20리를 걸어서 다니던 소학교/ 나는 국어 시간에/ 우리말 아닌 일본말/ 우리 조상이 아닌 천황을 배웠다// 신사참배를 가던 날/ 신작로 위에 무슨 바람이 불었던가/ 일본말을 배워야 출세한다고/ 일본놈에게 붙어야 잘 산다고/ 누가 내 귀에 속삭였던가// 조상도 조국도 몰랐던 우리/ 말도 글도 성까지도 죄다 빼앗겼던 우리/ 히노마루 앞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일본말 앞에서/ 조센징의 새끼는 항상 기타나이가 되었다/ 어쩌다 조선말을 쓴 날/ 호되게 뺨을 맞은/ 나는 더러운 조센징/ 뺨을 때린 하야시 센세이는/ 왜 나더러 일본놈이 되라고 했을까// 다시 찾은 국어 시간/ 그날의 억울한 눈물은 마르지 않았는데/ 다시 나는 영어를 배웠다/ 혀가 꼬부라지고 헛김이 새는 나의 발음/ 영어를 배워야 출세한다고/ 누가 내 귀에 속삭였던가// 스물다섯 살이었을 때/ 나는 국어 선생이 되었다/ 세계에서 제일간다는 한글/ 배우기 쉽고 쓰기 쉽다는 좋은 글/ 나는 배고픈 언문 선생이 되었다./(하략) - 시집 『땅의 연가』(창비, 1981).......................................................몰라도 상관없지만 시에서 ‘히노마루’는 일장기, ‘기타나이’는 더러운 놈이라는 뜻의 일본어다. 일본에 의해 빼앗긴 우리말과 글을 되찾아 채 가꾸고 다듬기도 전에 다시 일본어를 익히고 영어를 배워야 했던 현실이 시인으로서는 못내 부끄럽고 서글프다. 출세하려면 국어보다 외국어를 더 잘 알아야 하는 풍토가 시인으로서는 못마땅하다. 이 시가 발표된 지도 40년이 훌쩍 넘었다. 그렇지만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다. 우리말 가꾸기에 대해 말하면 오히려 글로벌 환경에 쫓아가지 못해 뒤떨어진 사람의 넋두리로 받아들이는 세상이다.사람들의 의식 속에서는 겨레의 바탕인 우리말의 힘을 깨닫기보다는 여전히 외국어를 더 중시하는 환경과 생각의 똬리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점방이나 아파트, 심지어 공공시설의 이름도 외국어로 지어야 멋있다고 여긴다. 아파트 이름은 죄다 외국어이거나 외래어 풍으로 꼬부린 우리말이다. 멀쩡한 이름을 바꾸는 것만으로 아파트 가치가 상승하리라 믿고 실제 그렇게 했다. 그래서 아파트는 온통 ‘빌’ 아니면 ‘뷰’고 ‘타운’이니 ‘파크’, ‘타워’와 ‘캐슬’이 되었다. 요즘은 이것도 한물가서 불어에다 라틴어까지 동원되고 있다.말과 글의 우리 것은 여전히 홀대받으며 국가기관이 오히려 앞장서고 있는 형국이다. 행정용어에는 아직도 알아듣지 못하는 한자조어가 수두룩하게 남아있고 새로 만들어지는 용어들은 죄다 어려운 영어다. 글로벌도 좋고 국제화도 이해하지만 덮어놓고 이러는 거는 아니라 본다. 지나친 외래어 남용은 국가 정체성과도 무관치 않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구호가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이 곳곳에서 증명되고 있음에도 말이다. 아무리 미국에 기대고 눈치를 보는 처지로서니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무언가.2003년 강원국 청와대 연설 비서관을 처음 만난 노무현 대통령은 “짧고 간결하게 쓰게, 군더더기야 말로 최대 적이네” “평소에 사용하는 말을 쓰는 것이 좋네, 영토보다는 땅, 식사보다는 밥, 치하보다는 칭찬이 낮지 않을까?” 국가원수의 우리말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말이다.

염증이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염증이 아닙니다. 걱정하지 마세요이동은리즈성형외과 원장 아침저녁으로 스산한 찬바람이 창문 너머로 스며든다. 뜨거웠던 여름의 태양도 어느새 가을로 접어들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창 너머 조금씩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공원의 숲을 바라보던 중, 다급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선생님, 큰일 났어요!, 수술한 부위에 염증이 생긴 것 같아요, 고름이 찬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아요.” 며칠 전 눈꺼풀 주름 수술을 하고 만족한다고 했던 중년 여성 환자의 목소리였다. 이런 경우에는 급한 환자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우선 ‘셀카’를 찍어서 당직 전화로 보내 달라고 한 다음, 사진을 확인했다. 살짝 눈 주위에 부기가 있기는 했지만, 환자가 염려하는 염증이 아닌 것이 확실하다.“걱정하지 마시고 병원에 나오세요.”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부가 함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병원을 찾아왔다.수술한 지 이제 4일째, 군데군데 멍이 들고 부기가 있을 뿐, 문제없이 정상적인 치유과정을 거치고 있었다.“전혀 문제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앞으로 충분히 안정을 취하시고, 실밥을 뽑는 날 오시면 되겠습니다.”라고 돌려보냈다.염증은 생체조직이 손상을 입었을 때 체내에서 일어나는 방어적인 반응이다.예를 들어 외상, 화상, 세균 침입에 대하여 신체 일부에서 충혈, 부종, 발열, 통증을 일으키는 증상이다.“이거 염증 생긴 거 아니에요?” 가끔 수술한 환자들의 경과를 관찰하는 도중에 이런 질문을 받는다.염증은 조직에 손상이 생기면서 생기는 반응이다. 염증이 있는 조직에는 특징적인 소견이 관찰된다. 통증이 있는 부기다. 부어 있는 곳을 살짝 누르면 아프다고 한다. 염증이 생긴 부위는 붉은색을 띤다. 가끔 상처가 있으면 누런 분비물이 보이기도 한다.염증은 처음부터 생기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부기로 시작하거나 정상적인 상처 치유과정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시작된다. 의사들은 이렇게 상태가 나빠지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여기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환자의 면역 능력이 떨어지면, 염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정상적인 과정의 성형수술에서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철저한 소독을 하고 무균의 환경 속에서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우리는 주위에서 ‘염증 생겼다’ 혹은 ‘이것 염증 생긴 것 아닌가요?’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염증이 생긴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흔하다.병원을 찾아가서 정확한 진단만 받아도 큰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실제로 염증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는 것이다.이와함께 요즘 진료실로 찾아오는 환자 중에 수술이나 시술 부위에 실제로 염증이 생겨서 오는 경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과거와는 달리 성형수술보다 간단하다고 하는 필러, 보톡스, 실리프팅, 매선 같은 시술들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이러한 것과 관련된 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원인은 우선 바쁘고 간단한 것이라는 이유로 원칙을 지키지 않고 시술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비록 쁘띠 시술들이 비교적 간단한 것이라 하지만, 수술하는 것과 같은 기준으로 준비해야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또 쁘띠 시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환자들에 의한 것도 있다. 시술을 마치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처럼 생각하도록 만드는 상혼의 영향도 적지 않다.시술하고 나서 바로 상처에 손을 대고 화장을 하거나, 샤워, 사우나, 음주, 흡연 등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생각하는 것이다. 비록 시술은 문제없이 이루어졌지만, 염증이 생기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다.이것을 예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귀찮고 성가시더라도 수술 후 주의 사항을 잘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시술 후에도 한두 차례, 병원을 방문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필요에 따른 적절한 처치를 하는 것이다.간단하다 쉽게 생각하지 말고, 작은 수술이라 생각하고 경과에 관심을 가진다면,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살아있는 시체가 몰려온다

살아있는 시체가 몰려온다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 무리를 이룬 대마가 위태해 보여도 결국 살길이 생겨 쉽게 죽지 않는 상황을 바둑에서는 대마불사(大馬不死)라 한다. 경제에서는 도산할 경우 경제사회 전반에 막대한 부담을 끼칠 우려가 있어 결국은 정부의 구제책으로 살아남는다는 의미로 쓰인다. 영어로는 TBTF(too big to fail)로 표현되는 이 말은 수차례의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에게는 이미 낯익은 경제용어가 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에 대한 미국 정부의 1,8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구제금융자금지원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도 1997년 IMF 사태 당시 대형 금융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구제금융을 실시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부실 대기업에 대한 구제금융 등 지원책이 실시된 바 있다. 최근 우리 경제의 흐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굳이 대마가 아니더라도 정부의 구제금융을 비롯한 각종 지원이 아니면 살아남기 어려운 기업들, 이른바 좀비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어 걱정이다. 블룸버그 등 주요 내외신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중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 미만인 기업은 2017년 약 54%에서 2018년에 약 58%로 4% 포인트 증가했다. 더욱이 3년 연속으로 이자 비용보다 영업이익이 적은 기업 즉, 한계기업이라 불리는 기업 비중은 같은 기간 14% 중반대에서 16% 후반대까지 올라갔다는 것이다. 이처럼 좀비기업들이 증가하게 되면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먼저, 정부의 자원분배 왜곡을 통해 정책 효율성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 정부 지원으로 회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기업들이 일시적으로 연명할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혹은 경기가 좋아져서 그 수혜로 생각보다 오랜 기간 생존해 있을 수도 있겠다. 대신에 정부의 정책 도움을 받아 우리 경제의 성장과 고용에 기여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 기업들이 지원을 못 받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볼 때 엄청난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뿐이 아니다. 우리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도 크다는 점이다. 좀비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한다면 이는 당연히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타 경쟁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 더군다나, 좀비기업들은 생존 자체가 과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통해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전체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도 없는 처지이기도 하다. 문제는 지금의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볼 때 향후 이런 좀비기업들이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점점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을 제외하면 주요국들의 경기 부양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어 대규모 시장 접근성이 크게 악화되어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개도국 금융시장 안정성마저 흔들리는 등 이른 시일 내에 수출 환경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대내 환경은 더 극적이다. 저성장 저물가 현상이 이어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내수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저금리 또한 그다지 경기에 도움을 못 주고 있는 것 같다. 시중의 통화유통속도가 사상 최저 수준이라는 말은 경제의 윤활유가 제대로 돌지 않는다는 말로 이는 경기 침체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만약, 향후 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진다면, 이 또한 강한 경기 자극효과로 부실화 우려가 있는 기업들을 탈출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이들의 연명에 더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인위적인 고환율 전략으로 수출 환경을 개선하고, 기업의 수익성을 확보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이제 선택해야 한다. 훗날 영화 부산행에서처럼 ‘왜 그랬어, 왜! 다 태울 수 있었잖아!’라고 비난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기 경기 침체의 주인공이 기업들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될 말이다. 몰려오는 살아있는 시체들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수문 양반 왕자지

수문 양반 왕자지/ 이대흠예순 넘어 한글 배운 수문댁/ 몇 날 지나자 도로 표지판쯤은 제법 읽었는데// 자응 자응 했던 것을/ 장흥 장흥 읽게 되고/ 과냥 과냥 했던 것을/ 광양 광양 하게 되고/ 광주 광주 서울 서울/ 다 읽게 됐는데// 새로 읽게 된 말이랑 이제껏 썼던 말이랑/ 통 달라서/ 말 따로 생각 따로 머릿속이 짜글짜글 했는데// 자식놈 전화 받을 때도/ 옴마 옴마 그래부렀냐? 하다가도/ 부렀다과 버렸다 사이에서/ 가새와 가위 사이에서/ 혀와 쎄가 엉켜서 말이 굳곤 하였는데// 어느 날 변소 벽에 써진 말/ 수문 양반 왕자지/ 그 말 하나는 옳게 들어왔는데// 그 낙서를 본 수문댁/ 입이 눈꼬리로 오르며/ 그람 그람 우리 수문 양반/ 왕자 거튼 사램이었제/ 왕자 거튼 사램이었제- 시집 『귀가 서럽다 』(창비, 2010)........................................................이 시에서의 수문댁은 예순 넘어 한글을 배우긴 했으나, ‘새로 읽게 된 말이랑 이제껏 썼던 말이랑 통 달라서’ ‘말 따로 생각 따로 머릿속이 짜글짜글’하고 ‘쎄바닥’이 여간 엉키는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마치 과거 영국인들의 16진법으로 잘 써오던 일상이 10진법으로 갑자기 바뀌면서 겪는 혼란처럼 아무리 옳은 말이라 해도 입에 달라붙지 않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런데 아마도 먼저 간 영감을 겨냥하고 누가 그전에 써놓았지 싶은 변소 옆 낙서 ‘수문 양반 왕자지’ 그 말 하나는 옳게 들어왔던 것이다.그래서 ‘왕자 거튼 사램’이라 읽고 먼저 간 남편을 하늘같은 사람으로 왕자 같은 사람으로 받들어 추억하긴 했는데 이 얼마나 아름다운 오역인가. 익숙하게 써왔던 말이 사투리든 외래어든 바르게 고쳐 사용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벤또’를 도시락으로, ‘다꾸앙’을 단무지로 바꿔 말하기는 그다지 큰 저항이 아닌데 ‘오뎅’은 어묵꼬치가 아니라 여전히 ‘오뎅’으로 불러야 제 맛이 나는 건 사실이다. 우리 김치가 그들에게 ‘기무치’가 아니라 ‘김치’라 불리기를 바란다면 그 정도의 용인은 가하지 싶은데도 요즘의 분위기로는 그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짬뽕도 일본어 ‘잔폰’에서 유래되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짬뽕이 우리말처럼 굳어졌기 때문에 굳이 순화하라고 하진 않는데 ‘초마면’이란 우리말 표현이 있긴 하다. 어원도 의미도 모른 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왜색 낱말이 부지기수다. 이를테면 ‘18번’은 에도시대에 ‘가부끼’를 하던 한 가문의 잘하던 레퍼토리가 18가지인 것에서 비롯된 말로 가장 잘하는 장기의 의미로 통용하고 있다. 여전히 남아있는 일본어 잔재는 한글 정신을 무색케 한다. 일본제품 불매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상생활에 뿌리내린 일본식 잔재 용어를 배격하는 일이다.‘곰보빵’이 표준어인 일본어 ‘소보로’, 생선에 채소 따위를 넣어 맑게 끓인 국을 일컫는 ‘지리’도 ‘싱건탕’으로 순화되어야할 말이다. 우리말 속어처럼 사용되는 ‘뽀록나다’도 일본어 ‘보로’(ぼろ)에서 온 말이다. ‘드러나다’또는 ‘들통 나다’로 순화해서 써야 할 말이다. ‘비까번쩍하다’란 말 역시 일본어 ‘비까’(ぷか)가 국어의 의태어 ‘번쩍’과 결합한 말이다. ‘번쩍번쩍하다’로 순화해서 그냥 쓰면 될 것을 굳이 그렇게 쓸 말은 아니다. 일본어만이 아니라 영어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한글날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성조기를 흔드는 것은 또 무언가.

영농철 농기계 안전·교통사고 없는 농촌을 기원하며

박경규군위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위 박경규 농촌 들녘에는 황금물결로 출렁이고 한해 농사의 마무리를 위해 일손이 바빠지는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들판과 도로에는 경운기, 트렉터 등 농기계와 이륜, 사륜 오토바이 운행이 증가하고 있다.농촌에는 대부분 운전자가 고령화로 인해 인지능력과 반사 신경 저하로 순발력이 떨어지고 음주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농기계 안전사고는 영농철인 5월과 10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이중 50대 이상은 전체사고의 90%에 가깝다. 이는 농업인의 고령화와 함께 농기계 사고의 연령도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주요 사고 유형에는 운전 시 전복이나 추락, 농기계에 끼이거나 압착 사고, 도로 운행 중 차량과의 교통사고이다. 사고의 주요 원인은 안전수칙 미준수, 부주의나 조작미숙, 교통법규 위반 등이다.농기계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유의 사항을 알아보면 먼저 콤바인 등 각종 농기계는 조작 시에는 긴 소매 옷이나 장갑 착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농기계가 고장이 났을 경우에는 반드시 작동을 멈춘 뒤에 정비를 해야 한다. 특히 음주 후 농기계 작동은 절대 금물이다.야간에 농기계 운행 시에는 후미등, 방향지시등 등화장치가 작동되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반사지 등을 부착하여 시인성을 높여 교통사고를 예방한다. 엔진이 뜨거운 상태나 운전 중에는 급유를 하지 않는다. 경사지 주차 할 경우 버팀목을 고여 둔다. 두렁이 높은 곳에 출입 시에는 전복 추락에 주의하고 짐을 싣고 내릴 때에는 평탄하고 안전 한 곳을 이용한다. 작업기 밑에 머물거나 발을 넣으면 위험하다.이에 따라 경찰은 찾아가는 노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마을회관, 경로당, 마을리장협의회 등에 진출하여 고령운전자 예방교육과 야간 시인성 확보를 위해 야광지팡이, 안전모, 반사지 등 배부하는 등 다방면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노인들의 경우 신체적 노화와 상황인지 능력 감각기능 저하로 교통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교통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해마다 일손이 바쁜 농사철 때 마다 농기계 안전·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만큼 농기계 사용방법과 안전 기본수칙을 철저히 지켜 귀중한 인명피해가 없는 안전하고 행복한 농촌을 기원한다.

마음을 여는 것이 사는 길이다

마음을 여는 것이 사는 길이다오철환객원논설위원 국가번영의 요체는 무엇일까? 논자에 따라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군사력’이라는 자도 있을 것이고, ‘부’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터이며, ‘리더십’이라는 말하는 이도 있을 법하다. 어느 주장이든 일리가 있어 어느 하나를 딱 잘라 틀린 답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그렇지만 역사를 통해 귀납적으로 추론해보면 개방성이란 공통분모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마케도니아는 그리스에서 이집트, 인더스강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였다. 알렉산더 대왕의 영웅적 리더십이 돋보이는 걸 부인할 수 없지만 정복지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했던 만인동포주의 내지 세계주의라는 개방성을 간과할 순 없다. 동서양의 문화를 융합한 헬레니즘은 어쩌면 필연적 귀결이었다. 로마는 조그만 산골짜기 마을에서 발흥하였으나 대제국을 이루어 천 년을 번성했다. 지배과정은 막강한 군사력과 출중한 동맹전략에 힘입은 결과이기도 했지만 ‘팍스 로마나’를 누렸던 근원은 뛰어난 통찰력과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패자들까지도 포용한 개방성에서 찾아야 한다.몽골은 몽골고원에 살던 유목민이 건설한 역사상 가장 큰 대제국이었다. 칭기즈칸은 저항하는 도시의 주민을 학살하기도 했지만 피정복민이라 하더라도 유능한 인재를 수하에 두었고, 그들로부터 얻은 기술, 문화, 학문 등을 국가통치에 활용하였다. 다양한 종교를 용인하고 타민족과의 혼인을 장려하는 등 개방성을 통치이념으로 삼아 몽골민족의 수적 열세와 문화적 후진성을 극복하였다.에스파냐의 경우, 무슬림과 유대교를 포용하는 개방성을 유지한 시대는 세계패권국의 번영을 누렸으나 레콩키스타의 완료 이후 무어인과 유대인을 배척하는 폐쇄성으로 인해 그 바턴을 네덜란드, 대영제국으로 넘겨주었다. 네덜란드는 비록 작은 나라이긴 했지만 에스파냐에서 쫓겨 온 유대인을 적극 받아들이는 개방정책을 적극 펼침으로써 잠시나마 세계패권국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대영제국은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열린 자세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구축하였다. ‘팍스 브리타니아’는 그 개방성의 결실이었다. 날이 갈수록 사치와 낭비가 만연하고 본국의 부족한 물자와 세금을 식민지에서 무리하게 조달·부과하게 됨에 따라 포용과 관용이란 개방성이 점차 훼손되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식민지들이 잇따라 독립하게 되고 세계패권은 신대륙으로 건너갔다.미국은 기회의 땅으로 소문나 있던 터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마침내 미국은 이른바 인종의 용광로가 되었다. 미국의 개방성은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이란 태생적 필연성에서 기인한다. 원초적 개방성은 미국이 ‘팍스 아메리카나’를 누리는 토양이자 뿌리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지금까지 독보적으로 세계패권을 유지하는 까닭은 개방성의 원동력이 내재적 구성요건에서 유래하기 때문일 것이다.대한민국은 오천년 역사를 통해서 한 번도 패권국으로 행세한 적이 없다. 좁은 국토, 지정학적 위치 등 주어진 환경 탓일 수도 있고, 적은 인구, 영웅적 리더십의 부재, 국론분열 등 사람 탓일 수도 있다. 우리보다 더 좁은 국토와 더 적은 인구를 가졌던 네덜란드, 한반도와 비슷한 지정학적 위치를 가졌던 로마, 한민족보다 더 적은 인구를 가졌던 몽골 등 한 때 세계를 호령했던 여러 나라의 사례들을 뻔히 보고도 앞뒤가 맞지 않는 그런 구차한 이유를 댈 수는 없다. 로마와 몽골이 초창기부터 국론통일이 항상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고, 우리 역사에 영웅이 없었다고 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역사에서 세계패권국의 공통분모로 추출해본 개방성은 일관성 있는 기준으로 여전히 유용하다. 우리가 자랑하는 단일민족국가라는 특성이 오히려 개방성을 가로막은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병자호란의 삼전도 굴욕과 구한말의 한일합병은 폐쇄성의 종결자다. 개방성이 국가 번영의 요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최근 나라가 극히 어지럽다. 동맹국인 미국과도 서먹서먹하고, 이웃인 중국, 일본과도 틀어졌다. 폐쇄적인 민족주의로 자폐증을 앓고 있는 꼴이다. 국민들이 양쪽으로 갈려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극한상황까지 왔다. 거의 내란수준이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다. ‘우리민족끼리’라는 폐쇄성이 국정기조로 부상함에 따라 남쪽끼리도 마음을 열지 못한 까닭이다. 폐쇄성을 접고 포용과 관용이라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서로 마음을 여는 것이 사는 길이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 홍보 KTX까지 뻗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KTX 객차 내에서 ‘김해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여론을 오도할 가능성이 있는 홍보물이 방영돼 비난이 일고 있다. 홍보물은 검증되지 않은 부산 쪽의 일방적 주장을 담고 있다.코레일은 지난 2월22일부터 5월14일까지 약 3개월간 김해공항 확장을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30초 짜리 ‘동남권 관문공항 홍보영상’을 고속열차 70편성 객차에서 승객들을 대상으로 방영했다. 김해 신공항 반대의 목적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라는 점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영상은 부산시가 제작한 것으로 김해공항 확장시 소음피해지역 6배 확대, 24시간 운행 절대 불가, 조종사 73% 안전취약 의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이같은 사실을 안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코레일에 공문을 보내 방영중단을 요청했고, 그후 1주일 뒤 방영은 멈췄다. 국토부가 보낸 공문에는 ‘동남권 관문공항이라는 내용으로 김해 신공항 반대목적인 영상이 방영되고 있는 바, 영상에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거나 일부 왜곡된 내용 등이 포함돼 있어 시청하는 국민의 혼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앞서 한국공항공사도 지난 4월 김해 신공항 광고대행업체에 이 홍보영상을 방영하지 못하도록 했다.왜곡소지가 있다는 점을 국토부도 아는데 실무 공기업인 코레일이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정권을 등에 업은 부울경(부산·경남·울산)에서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공기업까지 동원하는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문제는 왜곡된 내용을 담은 홍보물을 코레일이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장기간 내보냈다는 점이다. 코레일의 특정 지역과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노골적 편들기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코레일은 영상광고는 영상정보사업자가 시행하기 때문에 자신들은 관련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그러나 지역 현안과 관련한 코레일의 중립성 위반에 대해 대구경북민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문제를 제기한 김상훈 국회의원(한국당·대구 서구)은 “지역 간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는 사안임에도 특정 지역의 입장 만을 담은 광고를 하루 평균 18만 명이 이용하는 KTX에서 상영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기업이 논란의 소지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이동의 편리성과는 별개로 KTX 개통 이후 수도권 집중과 서울-부산 양극화 현상 등으로 중간 지역인 대구가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만든 당사자격인 코레일이 중간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이 특정 지역을 편드는 홍보물을 방영한 것은 정말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다. 다시 되풀이 돼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