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지진…철저한 대비가 최선의 대책

최근 경북과 가까운 동해 바닷속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해 대구·경북 시·도민은 물론이고 전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22일 오전 5시45분 경북 울진군 동남동쪽 38㎞ 해역에서 규모 3.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19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규모 4.3의 지진이 발생한 지 불과 사흘만이어서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일단 기상청은 이번 지진과 19일 지진의 진앙이 116㎞ 떨어져 있어 상호 연관성이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포항 앞바다에서는 지난 2월10일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울진 앞바다 지진은 주민들이 막 잠을 깨려는 새벽 시간에 일어났다. 주민들은 안정화 양상을 보이던 한반도 동해안 주변 지진이 다시 활성화 되는 것 아닌가 하며 불안해 하고 있다.이번 지진은 인명이나 물적 피해는 없었지만 지난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포항 강진(규모 5.4)의 원인이 인근 지열 발전 때문이란 연구결과가 나온지 한 달도 안돼 발생해 지진 공포감을 더하고 있다.이에 앞서 경주에서는 지난 2016년 9월12일 규모 5.8의 강진이 일어났다. 경주와 포항 지진 피해 주민들은 지진발생 이야기만 들어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상황이다.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진작에 밝혀졌다. 언제 어디서 지진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대비하느냐다. 경주와 포항의 두차례 강진 발생이후 세워놓은 안전대책을 다시 한번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교량, 터널, 댐, 발전소, 고층 아파트, 노후 건물 등 각종 구조물의 안전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또 내진 보완작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곳은 없는지 챙겨야 한다. 경북 동해안 시군에서는 쓰나미 대책도 필수적으로 확인해야 한다.시민들은 지진 발생시 행동요령을 다시 한번 숙지하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재난에 대비해 나와 내 가족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재난당국은 최근의 잇단 바닷속 지진이 대형 지진의 전조 현상은 아닌지 철저하게 살펴보길 바란다.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안전대응 매뉴얼도 보완할 요소가 없는지 체크해야 한다.이제 지진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이 됐다. 우리의 삶 가까이 있는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이고 대비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만일 이번 두차례 바닷속 지진이 내륙이나 인구밀집 도시지역에서 발생했다면 큰 피해가 불가피했을 것이다.지진 피해방지 최선의 대책은 철저한 대비 뿐이다.

범어네거리에서…나쁜 엄마, 나쁜 어른

신승남중부본부 부장“아이가 상처를 많이 받았나봐요, 학교를 그만두려고 해요.”어느 날, 그리 친하진 않지만 알고 지내던 사람이 걱정 어린 마음으로 고민을 털어놓았다.오지랖인줄 알면서도 붙잡아 놓고 걱정이 뭐냐고 물었다.조금 망설이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아이가 고등학교 입학 하루 전 친구와 다투다 한 대 때렸는데 그만 형사사건이 됐다는 것이다.그녀는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냈다.사건 배당 서류다. 상해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고개를 푹 떨군 아이 엄마는 한 숨을 쉬며 자초지종을 털어놓았다.용돈을 넉넉하게 줄 형편이 되지 않아 아들에게 늘 미안했는데 친구에게 빌려줘야 한다며 용돈을 가불해 달라는 아들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고 한다.그렇게 한 달 용돈을 가불한 아들은 친구에게 돈을 빌려줬고 아들 친구가 돈을 갚지 않고 자꾸 미루며 비아냥거려 한 대 때린 것이 친구의 고막을 다치게 했다는 것이다.눈물을 흘리며 말을 이어가던 아이 엄마는 전후사정이야 어떻든 폭력을 행사한 것 자체로 잘못이라고 했다.화를 참지 못해 친구를 때린 아이를 혼냈다고 한다.하지만 이들 모자의 시련은 이때부터다.아들 친구의 엄마가 아들을 상행혐의로 고소하며 합의를 종용했기 때문이다.당장 합의를 하지 않으면 17살이 된 아들이 전과자가 될지도 모르는 상항에 처했다.놀라 달려간 경찰서에서 아들 친구의 엄마를 만났다.이유야 어찌됐던 미안한 마음을 전했지만 친구의 엄마라는 사람은 다짜고짜 합의금으로 500만 원을 달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생각 좀 해보고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아들 친구 엄마는 막무가내였다.형편이 어려우니 300만 원에 합의를 보자고 사정했지만 500만 원이 아니면 절대 합의를 볼 수 없으며 합의가 안 되면 학교에 알려 학폭으로 처벌받게 하겠다는 것이다.합의금을 구할 수 없어 결국 아이의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아이는 그만 풀이 죽었다. 친구와 다툰 일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것도 무서웠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엄마를 볼 면목이 없었다.더 이상 학업을 계속할 용기도 나지 않았다.학폭이 열리면 자신이 나쁜 아이로 알려지고 친구는 물론, 선생님들로부터 손가락질당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결국 합의가 되지 않자 피해 학생 엄마는 학교측에 학폭으로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중학교때 공부를 꽤 잘했지만 엄마의 짐을 덜기 위해 공고를 선택했던 아이는 결국 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다.입학 성적이 좋아 가을쯤 학교에서 보내주는 해외 견학의 꿈도 접었다.담임 선생님과 엄마가 자퇴만은 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여기까지가 아이 엄마가 털어놓은 이야기다. 아이 엄마는 중간 중간 눈물을 훔쳤다.이야기를 듣고 나서 아이를 설득할 방법이 있는지 찾아봤다.마침 경찰서에 청소년을 상담하고 선도하는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곳을 소개해주기로 했지만 아이는 거절했다.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폭행을 저지른 자신을 자책하고 자신 때문에 죄인이 된 엄마에게 미안하다며 결국 자퇴했다.특히 친구끼리 다툰 일을 사건으로 만들고 합의금을 요구하는 친구 엄마에게 더 이상 엄마와 자신이 휘둘리는 것이 싫었다.아이는 엄마에게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며 정규 고교과정을 포기했다.필자가 폭력을 미화하려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자라는 아이들끼리 다툰 일을 형사사건으로 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었을까.물론, 맞은 아이의 부모 입장은 속도 상하고 화가 날만도 하다.어떤 방식으로라도 보상받고 싶기도 할 터이다.하지만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하다는 생각을 못한 점은 아쉽다.이 피해자 엄마는 자신의 아이가 치료를 받고 멀쩡히 나았는데도 아들의 친구를 처벌해 달라고 경찰이며 학교에 요구했다고 한다.어른답지 못했다.아이들이 싸우면 말리고, 친하게 지내라고 다독이는게 어른의 할 일이다.또 남의 자식보다 내 자식에게는 잘못이 없었는지 확인하고 교육을 하는 것이 먼저였다.그게 부모고 어른이다.요즘 우리나라에 또 다른 예비군이 있다고 한다. 엄마 부대다.아들이 군대에 입대하면 같이 군 생활하는 것 처럼 행동하고 간섭하는 엄마들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자식에 대한 집착과 빗나간 사랑은 사회를 건강하게 하지 못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내 자식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는데 걸림돌이 될 뿐이다.

후안무치 예천군의원, 얼마나 망신당해야

가이드 폭행 등으로 물의를 빚은 경북 예천군의원 2명이 “제명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천군민들이 주민소환을 추진하는 등 뿔이 났다.해외 연수 당시 가이드 폭행 등으로 제명당한 박종철·권도식 전 예천군 의원이 의회의 제명 처분에 맞서 제기한 가처분 신청 심문이 지난 18일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들은 얼마 전 대구지방법원에 '의원 제명의결처분 취소 소송과 의원 제명의결처분 효력 정지 신청’을 접수했다.두 군의원은 여론이 잠잠해지자 슬그머니 제명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두 군의원은 자신들의 행위가 “제명까지 가야 할 사안이지 의문”이라며 “제명 처분이 비례와 평등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했다.예천군의회 대리인은 “이 사건으로 군민의 공분을 샀고 의회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예천군의회가 군민 의사에 따른 조치를 할 수밖에 없고 선출직 특성상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고 했다.이 사실이 알려지자 예천군민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 다시 군의원 전원 사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예천명예회복범군민대책위(이하 대책위)가 물의를 빚은 예천군 의원들에 대해 재차 전원 사퇴를 요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주민소환을 추진하기로 했다.대책위는 19일 긴급 성명을 내고 “군의회가 두 전 군의원을 제명 처분한 지 한 달 만에 여론 눈치를 보다가 ‘징계 무효 가처분 신청’을 결행했다”며 비난했다.대책위는 “군민이 힘을 모아 주민소환이라는 합법적 방법으로 군의원들을 강제 퇴진시켜 군의회를 진정한 주민의 의회로 만들자”며 군민과 출향민의 동참을 호소했다.박 전 의원 등 예천군의원 9명과 의회 직원 5명은 지난해 말 미국과 캐나다로 국외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 중 박 전 의원이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권 전 의원은 여성 접대부가 있는 업소 안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파문이 커지자 예천군의회는 지난 2월 1일 임시회를 열고 두 의원을 제명했다. 사건은 자칫 여기서 묻힐 뻔 했다. 그랬던 것이 제명처분 취소 소송 때문에 다시 주목받게 됐다.대책위 위원장은 80세의 지역 유림 출신이다. 그는 “예천군민의 명예 회복을 위해 평생 도포 입고 절이나 하던 제가 나서게 됐다”는 말로 지역민들의 명예를 땅바닥에 떨어뜨린 군의원들을 향한 분노를 전달했다.물의를 빚은 두 군의원은 군민과 대한민국 국민들을 더 이상 우롱하지 말고 사퇴해야 한다. 대단치도 않은 권력과 의정 활동비에 연연하다가 자식들에게까지 멍에를 지우는 어리석은 짓은 이제 말아야 한다.

독자기고…학교폭력과 공감은 반비례

학교폭력과 공감은 반비례의성경찰서 추희경 순경추희경 순경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들 한다. 각종 사회문제가 아이들의 사회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말로 가장 대표적으로 학교폭력을 들 수 있다.학교폭력은 그냥 두고 볼 수도 없는 문제이다. 학교폭력을 단순한 사회문제로 치부하거나 개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학교폭력을 줄이고 아이들의 사회를 우리 사회와 달리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우선 공감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가해를 주로 하는 학생의 뇌사진을 보면 전두엽에 위치한 공감 영역이 비활성화되어 있다고 한다.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보여줘도 뇌에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의 감정은 알지만 공감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가해 행위를 계속하게 된다. 청소년기의 뇌는 외부 자극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데 이 시기에 어떤 경험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 뇌 구조가 결정된다.따라서 이 시기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공감 교육을 통해 학교폭력은 예방할 수 있게 된다.또 선한 이미지와 긍정적 경험 모방을 가르쳐주는 것도 학교폭력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다.아이들은 어른의 행동도 잘 따라하고 친구들의 행동도 잘 따라한다. 모방심리가 가장 강할 시기이다. 그래서 그런지 피해자와 가해자가 수시로 바뀌고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또 일어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좋은 것을 모방하게 할 필요가 있다. 사회에 회자되는 선한 이웃들의 행동, 또래 친구를 배려하는 행동 등을 자주 보여주어 선한 행동을 따라 할 수 있게 도움을 줬으면 한다.아울러 학교폭력은 학생들의 방관 속에서 힘을 키워가므로 가해학생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들 모두가 책임을 느끼게 하여 폭력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사회 각계에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사건이 매년 일어나고 있지만,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공감능력이 우리 아이들에게 풍부해지고, 공감능력을 키워주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있다면 지금의 심각한 학교폭력은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세상읽기…담백한 삶/정명희

담백한 삶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 봄옷으로 갈아입은 메타세쿼이아 자태가 눈부시다. 바람결에 묻어 드는 꽃들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점점이 박혀있는 연한 녹색 물이든 산야에 눈길을 주며 아침 일찍 남도로 향한다. 광주에서 열리는 춘계학회 참석차 나섰다. 봄이면 순번대로 돌아가면서 열리는 학회이기에 회원들이 한 차례씩 타지를 방문하게 된다. 자연스레 전국을 돌며 그 지방 음식도 먹고 또 그곳 회원들이 준비한 공연도 보면서 학술대회 하기에 봄이 되면 사뭇 기다려지는 행사다. 기온은 쌀쌀하고 일기는 어둑하여 옷깃을 단단히 여미며 후배들과 함께 버스에 오른다. 출발 전라남도로.환자들을 진료하느라 피곤함에 지친 전공의들은 이내 곯아떨어지고 그중에 몇몇은 아직 못다 한 일들 마무리하느라 차 안에서도 노트북을 꺼내놓고서 분주하게 손가락을 움직인다. 차는 널찍하게 변한 88고속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달린다. 길 양옆으로는 파릇한 밭이랑이 한가로이 펼쳐있다. 긴 겨울을 이겨내고 싹을 틔워 이제는 쑥쑥 자라 열매 맺을 날만 기다리고 있을 터이다.지리산휴게소에 들렀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문득 고개를 드니 울긋불긋한 옷으로 차려입은 등산객들이 한가득 몰려있다. 주차장 한쪽에서는 이동식 탁자에 의자까지 등장하여 왁자하게 잔치를 벌이고 있다. 장비가 버스에 완비되어 있나 보다. 등산복장으로 몸만 나서면 물과 음식과 앉을 의자와 음식을 놓을 탁자까지 마련되어 그야말로 이동식당이 된 듯하다. 모두 행복한 표정으로 자연 속에서 삶을 즐기며 서로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하다. 그들의 등 뒤로 한줄기 따스한 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그들의 핏속으로 행복이라는 단어가 흐르고 있는 듯하다.봄 학회의 주제는 대기 환경과 소아·청소년건강이었다. 실내와 실외 공기오염과 호흡기 건강, 전자파와 신경발달 장애, 내분비 교란물질과 사춘기 발달 이상 등에 대한 연구 발표를 들으며 미세먼지와 전자파 등 우리의 환경을 교란시키는 것들에 대해 다시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연자의 발표가 끝나고 시상식이 이어진다. 학회 발전에 공을 세우고 정년을 맞이하신 원로 선생님들께 주어지는 상이다. 그 상을 받으신 고매한 인품의 원로 선생님은 등산애호가시다. 오늘도 한결같이 등산 스틱을 챙겨 가방에 꽂아 물품 보관 캐비닛에 보관해 두셨다. 학회를 마치면 언제나 그 지역의 산을 찾곤 하신다. 학회 때 몇 번 따라가 보았지만, 젊은이들이 흉내도 내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걸어 올라가신다. 헉헉대며 겨우 정상에 오르면 선생님은 “이제 모두 다 정상을 밟았으니, 그만 내려가자” 외치면, 막 차로 도착한 이들이 탄성을 질러대곤 하였다. 산을 즐기고 자연을 사랑하며 언제나 씩씩하게 발걸음 옮기시는 원로 선생님들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할 것이다.따스하게 내리쬐는 볕을 받으며 걷는 이들이 눈앞에 그려진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통하는 이들과 손과 발을 맞추어 앞뒤로 흔들어가며 세월을 걸어가실 분들, 옛 추억을 떠올리면 언제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정년을 맞이하여도 함께 추억을 공유하는 친구가 늘 함께 있어 두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다면, 행복의 호르몬은 언제든 분비되지 않겠는가.현직에서 열심히 일할 때의 즐거움도 있겠지만, 한 발짝 물러서서 세월을 되새기며 느릿느릿 산에 올라 보는 것도 더없는 행복이지 않으랴. 늘 오르던 산이고 언제고 놓아야 할 일이라 아무것도 생소할 것이 없다고 하시는 원로 선배님의 말씀을 담담하게 들으며 등산 스틱을 꺼내어 드는 그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셨으니 이제 조금 편히 쉴 법도 하지만. 그래도 일에 대한 열정과 후배 양성에 대한 열의, 등산에 대한 계획을 말씀하신다. 원로 선생님들의 걸음걸이가 언제나 한결같기를 기대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 않던가. 칠순이 머잖은 선생님이지만, “후배야~”라고 하면서 소년처럼 반갑게 불러대는 그분들을 보면 세로토닌이 떠오른다. 온화하고 긍정적이며 의욕적인 마음 상태를 만들어 주는 세로토닌은 허전하게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 주는 자기 조절력의 열쇠라고 행복 호르몬이라고 하지 않은가.평생 환자 진료에 매진하고 이제는 정년을 맞아 다시 등산 스틱을 챙겨나서는 원로 선배님의 삶이 참으로 담백하게 느껴진다. 언제나 리드미컬하게 걸으며 친구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리라. 그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어느새 삶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행복한 마음으로 안내해줄 것이니.봄이다. 봄이 날아간다. 행복한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도록 기운차게 봄 길을 걸어보자. 오늘 하루도 행복을 만끽하며 살아보자. 멋진 원로처럼.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부활절에 드리는 기도/ 피천득

부활절에 드리는 기도/ 피천득이 성스러운 부활절에저희들의 믿음이부활하게 하여 주시옵소서.저희들이 당신의 뜻에 순종하는그 마음이 살아나게 하여 주시옵소서.권력과 부정에 굴복하지 아니하고,정의와 사랑을 구현하는그 힘을 저희에게 주시옵소서.- 웹진《늘 푸른 나무》2013년 3월...........................................................그리스도의 부활은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건이며, 이 사실에 대한 믿음은 인간에게 최고의 축복이자 영광이다. 그리고 부활은 죽음을 무력화시킨 사건이다. 영혼과 육체 모두 죽음을 이기고 살아난 사건이 부활이다. 이를 빈 무덤이 말해주고 있다. 시신에게 바를 향유를 들고 무덤을 찾은 막달라 마리아에게 천사는 말한다. "어찌하여 산 자를 죽은 자 가운데서 찾느냐? 그분은 여기 계시지 않고 살아나셨느니라." 이것은 복음의 첫 말씀이고 예수님이 누우셨던 빈 무덤은 기독신앙의 기초가 되었다. 예수님의 부활은 악에 대한 선의 승리, 절망에 대한 희망의 승리, 근심과 염려에 대한 기쁨과 용기의 승리라 할 수 있다.부활의 승리는 이렇듯 우리 모두에게 큰 선물이지만 그것도 받지 못하는 자에겐 아무 소용이 없다. 어떻게 죽은 자가 살아날 수 있는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고 기독교인 가운데도 다른 것은 다 믿어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부활만큼은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사실 부활의 과학적 증명은 불가능하여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다. 특히 오늘날 매사에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현대인에겐 더욱 그렇다. 예수님의 부활은 오로지 단 한 번의 일기 일회적 사건이며 두 번 다시 거듭되지 않았기에 더 이상 그 사실의 입증이 불가능해져 부활 사건은 초월적 신비로 밖엔 이해할 수가 없는 사건이다.예수님이 묻힌 무덤은 무거운 돌, 아무도 손을 대지 못하게 찍어 놓은 봉인, 무덤에 보초까지 세운 삼중의 장치를 뚫고 벌떡 일어나셨다니 수긍하기 쉽지는 않을 터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의 지식과 경험치 가지고는 풀 수 없는 신적 영역에서의 사건이다. 마치 우리 인간이 이 세상에 온 것이 불가해한 신의 영역이듯. 그래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시어 부활을 믿을 수 있도록 신앙을 주신 것이리라. 오히려 비상식적이고 이해할 수없는 일들이 판치는 오늘날의 이 혼탁한 세상에서 ‘당신의 뜻에 순종’하게 하고 ‘그 마음이 살아나게’하여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부활의 크고 신비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시리라 믿는 것이다.부활절은 크리스천뿐만 아니라 어둠의 권세 아래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지상최고의 복음이리라. 지금 이 나라는 무능하고 정의롭지 못한 정부의 어두운 굴다리를 지나 밝은 햇빛을 받으며 곧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썩 유능해 뵈지는 않으며 속도가 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다시 어둠의 골짜기를 헤매며 신음할 수는 없다. 비록 만족스럽지 못한 현재일지라도 우리들의 믿음이 부활하기를 기도한다. 오로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권력과 부정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정의와 사랑을 구현하는 그 힘을’ 받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바른 선택을 하는 일뿐. 그리고서 그분처럼 우리 또한 부활의 큰 꿈을 꾸리라.

동정

△김영수 의성군의회 의장은 22일 오후 2시 군청회의실에서 열리는 주차공간운영 주민공청회에 참석한다.△경북대병원 신경과 박성파 교수는 지난 20~21일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열린 중국뇌전증퇴치학회 주관의 뇌전증 동반 질환 위원회 연례모임에 특별 강연자로 초청돼 ‘뇌전증 환자의 우울 및 불안증’에 대해 강의했다.

예수가 올랐다는 로마 ‘성(聖)계단’, 300년 만에 덮개없이 개방

예수가 올랐다는 로마 '성(聖)계단', 300년 만에 덮개없이 개방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처형되던 날, 모욕과 고통 속에 올라갔다는 믿음이 서린 로마의 ‘성(聖)계단’(Scala Sancta·스칼라 상타)이 약 300년 만에 나무 덮개를 벗은 본 모습으로 개방됐다.로마 동남부 성요한 라테라노 대성당 옆에 위치한 ‘성계단 성당’은 28단의 대리석 계단과 천장, 벽의 프레스코화 등에 대한 약 10년에 걸친 복원 작업을 최근 마무리 짓고 17일(현지시간)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일반에 공개했다.예수가 당시 로마제국의 유대 총독이던 빌라도의 법정에서 십자가 형을 선고받았을 때 올라갔던 계단으로 알려진 이 계단은 해마다 수십 만명의 순례객들이 몰려 예수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발이 아닌 무릎과 손으로 올라가는 것으로 유명한 성지이다.예루살렘에 자리해 있던 이 계단은 기독교인들에게 신앙의 자유를 처음 허용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모친인 헬레나 성녀가 기독교로 개종한 뒤 326년 로마로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교황 이노켄티우스 13세는 1723년 이 계단을 마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나무 덮개를 씌웠고, 이후 대리석으로 된 성계단의 맨살은 목재 속에 감춰진 채 밖으로 드러난 적이 없다.성령강림절인 오는 6월 9일 이후에는 다시 나무 덮개로 덧씌워질 예정이다.한편, 전문가들이 복원을 위해 성계단의 나무 덮개를 제거하자 계단 안쪽에서는 수년에 걸쳐 놓인 묵주와 자필 기도문, 사진, 동전 등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하는/ 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 유고시집 『거대한 뿌리』 (민음사, 1974)........................................................4·19혁명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발표 직후 쓴 작품이다.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있고 ‘혁명은 고독’한 것으로 자유와 민주를 위한 투쟁의 어려움을 절규하고 있다. 자유는 가만히 앉아 거저 얻어지는 수동적 소극적인 개념이 아니라, 싸워서 획득해야 하는 적극적 실천적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시인은 노고지리의 비상을 통한 낭만적 자유에 일침을 가하면서, '푸른 하늘'이라는 높고 아름다운 자유를 향한 비상도 실천적인 투쟁과 노력 없이는 온전히 누릴 수 없다고 역설한다. 혁명이란 철저한 자기변혁을 위한 고통을 스스로 이겨내야 하니 외롭지 않을 수 없고, 실패에서 오는 좌절까지도 견뎌야하는 굳건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얼마 전 한 방송에서 4·19를 맞아 지금의 학생들이 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인터뷰하여 내보낸 적이 있다. 가슴에 깃발 같이 펄럭이는 열정으로 다가왔던 지난 역사의 장면들이 기억 속에 사라져버리고 의미마저 퇴색해버린 이때, 그들의 대답은 들어보지 않아도 뻔했다. 학교에선 국사가 안 배워도 그만인 과목이 된 지 오래다. 더구나 시험에 잘 나오지 않은 근현대사는 이해는커녕 관심조차 없었다. 그러니 4·19혁명이 잊힌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의 민주와 지성을 일깨우는 살아있는 정신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는 공허할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4·19는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먼 과거 속의 신화이며 박제였던 것이다.시위과정에서 경찰이 쏜 총탄에 수많은 국민이 피를 흘리고 죽거나 부상당한 희생 위에서 4·19의 장엄한 민주혁명을 쟁취했음에도, 이 역사적 사실을 망각하거나 외면한 채 시시콜콜한 연예뉴스 따위에만 반응한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물론 그때의 자유에 대한 목마름은 해갈되었지만 지금은 지금의 또 다른 가치가 존재한다. 4·19혁명은 역사상 초유의 성공한 주권행사였고, 민족사적 측면에서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건이다. 지배와 피지배로 갈리고 억압과 굴종으로 나뉜 역사에서 피지배와 굴종만을 운명처럼 알고 살아온 사람들이 처음으로 억압자들을 뒤엎어 버린 가슴 벅찬 감동의 사건이 아니고 무엇이랴.4·19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그들의 정신을 실천하였기 때문에 지난 촛불혁명도 가능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우리가 꿈꾸는 자유와 정의의 푸른 하늘은 열리지 않았으리라. 그 정신을 가다듬지 않고 부활하지 않고서는 또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기도 하고 혁명의 완성을 위한 과정의 어려움과 긴장에 대한 부담도 이해된다. 그러나 당장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국정농단세력 등 적폐 척결의 완성 없이 두루뭉술 선급하게 단 한 차례의 반성도 없었던 ‘박근혜 석방’ 운운은 역사적 미숙이고 퇴행이 될 수도 있다. 4·19정신의 방기이며 세월호의 희생을 헛되이 하는 처사의 다름 아니다. 혁명은 고독한 것이고 앞으로도 고독해야할 것이다.

미주통신…'콜로라도 강'에 발을 담그고

'콜로라도 강'에 발을 담그고신영재미 시인·칼럼니스트 3년 전부터 계획했던 그랜드 캐니언 하이킹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10년이 다 되도록 함께 산을 오르내리던 두 부부와 함께 다섯 명이 오붓하게 다녀온 ‘하이킹 여행’이었다. 국립 그랜드 캐니언 공원에는 한국에서 오신 지인들과 함께 다녀오고 친구들과 함께 다녀오고 그리고 여행사를 통해 다녀온 기억으로 세 번 정도를 다녀왔던 기억이다. 몇 번을 다녀와도 다시 보면 자연의 장엄함과 신비로움 그리고 그 경이로움에 또 놀라고 만다. 자연이 만들어 낸 거대하고 웅장한 협곡인 바위 숲의 그랜드 캐니언은 20억 년 전 지구의 세월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이번 여행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그랜드 캐니언이 1919년에 국립공원으로 승격, 올해로 100주년을 맞고 있다. 국립공원 내의 기념품 가게마다 100주년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상품들이 즐비하게 마련되어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눈으로만 보러온 것이 아니라 하이킹이 목적인지라 그 외의 것에는 시간을 보낼 여력이 없었다. 최대한 짧은 시간을 어떻게 안전하고 알차게 그리고 재미있게 보낼 것인가를 서로 여행 계획을 세우며 많은 준비를 했다.그랜드 캐니언은 미국 애리조나 주 북부에 있는 고원지대를 흐르는 콜로라도 강에 의해서 깎여진 거대한 계곡이다. 콜로라도 강의 계곡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동쪽에 있는 글랜드 캐니언댐 밑에 있는 리스페리가 된다. 여기서 계곡으로 들어가는 콜로라도 강은 서쪽으로 446km의 장거리를 흘러서 계곡의 출구가 되는 미드 호로 들어가는데 이 구간의 양편 계곡을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지역이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나 인디언 부족의 땅에 속한 지역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강을 따라 고무보트 배를 타고 캐니언을 통과하는 관광을 할 경우 2주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보면 캐니언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콜로라도 강에 의해서 깎인 계곡의 깊이는 1,600m에 이르고 계곡의 폭은 넓은 곳이 30km에 이른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노력으로 1908년에 그랜드 캐니언은 내셔널 모뉴먼트(National Monument)로 지정되었고 1919년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그랜드 캐니언은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2010년에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을 방문한 관광자 수는 439만 명으로 미국의 서부지역에 있는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높은 숫자를 기록했다.우리는 South Kaibob Trail -> Colorad River ->Bright Angel Trail을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었다. 그래서 도착한 다음 날 이른 새벽 4시30분에 기상을 하고 아침과 점심을 맥도날드 음식으로 간단하게 하기로 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점심거리로 각자 햄버거 1개와 컵라면 1개를 준비했다. 그리고 물을 넉넉히 챙겨 준비를 마치고 출발을 기다렸다. 아침 6시에 South Kaibob Trail을 따라 Colorad River로 내려가는 내내 세월을 쌓아 올린 조금씩 다른 빛깔의 수십 억 년 동안 쌓인 지층들과 그 흔적을 보며 연신 감탄을 하며 내려갔다. 4시간30분의 여정끝에 Colorad River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 지역이 얼마 전에 비가 많이 내린 관계로 ‘콜로라도 강’의 물이 뿌옇게 흐르고 있었다. 몇 년 전 여행 중에 헬리콥터를 타고 그 웅장함의 협곡을 내려다 본 일이 있었다. 그때는 초록과 푸른빛으로 참으로 아름다웠던 기억에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 강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미 충분한 감사이고 감동이었다. 우리는 발을 강물에 담그며 준비해 온 햄버거와 컵라면을 점심으로 챙겨 먹었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Bright Angel Trail을 오르기 시작했다. 일행은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는 경이로움에 취한 채 수십 억 년의 장엄하고 신비로운 태고의 바위 속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정오의 낮에 오르니 얼마나 덥던지 한 두시간 남짓 올라서야 바위틈 응달을 내어주는 것이다. 그렇게 준비한 간식을 챙겨 먹고 물을 마시며 힘겹게 올랐다. 그리고 7시간을 올라서야 뉘엿뉘엿 서쪽으로 기우는 황홀경의 일몰을 정상에서 바라볼 때쯤 목표점에 도착하게 되었다. 참으로 힘들고 버거운 하이킹이었지만, 그 장엄하고 신비로운 자연 속에서 창조주를 만나고 티끌만큼 작은 피조물인 나를 또 확인하고 온 것이다.

수성의료지구 조기 정상화 방안 찾아야

대구 수성의료지구 개발이 난항을 겪고 있다. 수성의료지구는 10년 전 의료와 정보통신, 주거 등의 복합 기능을 갖춘 도시를 조성한다며 개발이 시작됐다.그러나 현재까지 핵심 지구가 제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단지의 중심에 있는 의료용지와 유통상업용지의 기업 유치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의료시설 없는 수성의료지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총 97만6천여㎡의 수성의료지구 중 의료관련 시설이 들어설 부지는 8만2천여㎡로 전체의 8.5%이며 유통상업 용지는 7만7천여㎡로 7.8%다. 여기에다 건립에 난항을 겪고 있는 롯데쇼핑몰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상업용지(3만4천㎡, 3.5%)까지 합하면 기업유치의 직접 영향을 받는 면적이 지구 전체의 20%에 이르게 된다.당초 의료시설지구에는 특화전문병원(재생의료, 장기 이식, 유전체 치료, 항노화), 의료연계(국책) 기관(임상정보센터, 국제검진센터, 의료관광호텔, 의료관련 국책기관), 체류형 의료관광 시범단지 등이 유치 대상이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도록 확실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부지는 아직 공터로 남아있다.여기에다 최근 들어서는 조성 예정인 롯데쇼핑몰의 사업 철회설까지 불거져 문제가 되고 있다. 롯데는 영남권 최대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진척이 없다.2014년 지구 내 7만7천㎡의 유통상업용지를 사들인 롯데가 5년째 쇼핑몰 건립을 미루자 사업규모 축소에서부터 철회설까지 각종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도시개발 전문가들은 의료와 상업지구 기업유치 난항이 수성의료지구 전체 사업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앵커(거점)시설인 의료 및 유통상업 시설 조성에서 기업유치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인구유입 감소 등으로 지식기반지구 등 타분야에도 영향을 미쳐 전체 사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현재 지구 내 지식기반 시설용지(10만9천㎡)는 상당수 기업이 입주를 앞두고 있는 등 분양이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수성구 대흥동 수성의료지구는 대구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부지로 평가받던 곳이다. 수성 IC가 있으며 도시철도 2호선 역세권이다. 도시철도 3호선(연장구간)이 예정된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 대구스타디움과 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미술관 등도 위치해 있다.이 정도 여건을 갖춘 곳에서 기업유치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지역의 다른 곳에서는 기업유치를 아예 접어야 한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등 관계기관에서는 기관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수성의료지구의 조기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경우의 따따부따…홈런을 쳤더라도 겸손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장관을 임명한 뒤 “국민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하며, 특권층끼리 결탁 담합 공생해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지당한 말씀이고 아주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그런데 문 대통령님, 장관 지명 같은 정치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인지 국민은 궁금합니다.”그래서 하는 말인데, 촛불이 이 정권을 세웠다고 촛불에 너무 기대지 마시라고 충고드리고 싶다. 왕조시대에도 그랬다. 백성은 바다와 같다. 바다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한다고. 촛불이 이 정권을 세웠다지만 그전 정권을 뒤집어엎은 것도 역시 촛불 아닌가.우리가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기대하고 믿었던 데 대한 실망감이 더해진 때문일 것이다. 처음부터 그런 애정이나 나아가 존경심이 없었다면 섭섭하다거나 배신감 같은 것은 생겨나지도 않았을 테니까. 고위공직자나 정치 지도자를 대하는 국민 눈높이는 그런 국민적 기대치의 반영이다. 국민의 정서는 위법성과 시효를 따지는 형사재판과는 다르다.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기자 시절 글을 읽고는 그의 정의감과 역사의식에 경탄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의 재개발지역 상가 매입 의혹은 사건이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어찌 군색하게 마누라 핑계를 대며 궁지를 모면하려 했는지 창피하고 부끄럽다. 사퇴했지만 야당에서는 수사해야 한다고 날을 세운다. 그런 자리에 있으면서 그 순간을 피해가지 못한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그런 기회를 노린 것 같아 괘씸하기도 하다. 지금까지 그가 청와대를 대변하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도덕적으로 지난 정권과는 다를 것이라 기대한 문재인 정권의 속살을 들여다 본 듯 내가 부끄럽다.비록 자진사퇴하긴 했지만 시세차익을 노려 갭 투자하고 고급아파트 분양권을 갖고 있던 최정호 전 국토부장관 후보자는 주택정책 주무부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수락한 자체가 뻔뻔하고 염치없었다. 임명을 철회했지만 아들의 호화 유학으로 구설수에 오른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도 국민 정서에는 맞지 않는다.임명된 장관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청문보고서도 채택되지 못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신고한 재산에다가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 등으로 국민의 시선을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임명받았다.문제는 그런 사람들을 장관이나 헌재재판관 후보자로 추천하는 시스템에 있다. 그런 자리에 있으면서 낯 두껍게 이재에 귀를 열어놓는 지도자를 보는 국민들은 서글프다. 자신의 군색한 가정사나 비밀스런 프라이버시까지 까발려지면서도 추천한다고 덜렁 받아치는 모습이 더욱 실망스럽다. 나는 이런 결격사유가 있어 그런 자리에는 갈 수가 없다고 거절했어야 했다. 그런 염치를 아는 당당한 지도자는 없나.프로야구 경기에서 홈런을 친 타자가 1루로 전력질주 하지 않고 자신이 친 타구를 여유 있게 바라보면 상대팀의 견제는 물론이고 관중으로부터 야유를 받는다. 배트 플립을 하나의 세리머니쯤으로 여기기도 하지만 당하는 쪽에서는 여간 불쾌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타자들은 다음 타석에서 투수로부터 스트라이크 대신 머리나 엉덩이에 강속구를 얻어맞는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최근 미국 프로야구에서도 일어났던 일이다.아무리 경기라고는 하지만 상대를 생각해서 적당히 즐기라는 말이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이승엽 선수가 현역 시절 홈런을 치고도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세리머니를 하는 신사로 알려지면서 그의 인기 생명도 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좋은 일도 적당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인데 판사라고 주식 거래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정치인이나 국가지도자에게 재산까지 팔아 넣는 독립운동가가 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들에게 재산증식에 무신경하라는 말도 아니다. 어떻게 불렸든 차치하고 재산이 많더라도 겸손해야지, 권세까지 다 가지려 하면 욕심이 된다. 그러니 적당해야지, 국민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기대치를 의식해야 하는 것이 지도자의 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