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방화…정신질환자 관리 '비상'

지난 15일 발생한 대구 인터불고 호텔 화재는 정신질환을 앓던 방화범이 마약까지 투여한 후 환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우리 사회의 정신질환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대구 수성경찰서는 16일 방화범 A씨(55)에 대해 현조건조물방화치상,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A씨와 가족들은 20년 전부터 과대망상 등의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러나 입원 치료는 받지 않았다.A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24분께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 별관 1층 휴게실에 불을 질러 재산피해와 함께 투숙객과 종업원 등 26명을 다치게 했다.대구시민들은 호텔 방화 소식에 깜짝 놀랐다. 대구시민들은 대구지하철화재 참사의 뼈아픈 기억과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다행히 호텔 화재가 큰 피해 없이 진압돼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이날 화재는 호텔 측의 신속 대응으로 조기 수습됐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 화재를 계기로 호텔 등 다중집합시설의 화재점검 등 안전에 더욱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신질환자 관리를 위해 더욱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요구된다.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2003년 2월 대구 중구 중앙로역에서 50대 지적장애인이 저지른 방화로 일어난 대형 지하철 화재다. 출근길 시민 192명(신원 미확인 6명)이 숨지고 148명이 부상을 당했다.이 끔찍한 방화사건을 경험한 대구시민은 이후 방화에는 거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정도다.지난달 17일에는 진주에서 조현병 환자가 방화 후 칼을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치는 등 정신질환자 방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국내에는 현재 중증정신질환자가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보건복지부는 인터불고 호텔 화재가 발생한 지난 15일 조현병, 조울증 등을 앓는 ‘중증정신질환자의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방안’을 내놓았다.진주 사건이 계기가 됐다. 올 하반기부터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응급환자를 24시간 진료할 수 있도록 하고 17개 시도에 ‘응급개입팀’을 설치, 긴급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신질환자는 24시간 대응하고 응급개입팀이 야간과 휴일에도 출동해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이번 인터불고 호텔 방화사건에서 보듯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정신질환자는 사회의 흉기다. 언제, 어디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 정신질환자는 조기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관건이다. 정부의 조치가 빨리 정착돼 국민들이 불의의 사고로 위험에 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15대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 회장에 동양종합건설 최종해 대표

최종해 동양종합건설 대표이사가 15대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 회장에 선임됐다.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는 지난 15일 회원사 대표 등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최종해 대표를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임기는 오는 6월26일부터 4년간이다.신임 감사로는 동서개발 이승현 대표이사가, 운영위원 및 윤리위원 등의 선출은 신임 회장에 일임하기로 했다.이날 총회에서는 2018회계연도 결산안과 2019회계연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의결했고 대구시장 표창 및 우수업체와 모범사원 등에 대한 포상이 열렸다. 최종해 제15대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장.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이슈추적-사진 2장 및 사진설명

메인사진 2-대구공항 통합이전 사업은 ‘군공항 이전, 민간공항 대구 존치’ 주장을 비롯해 가덕도신공항 재추진, 남부권관문공항 추진 등 다양한 변수가 생기면서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사진은 대구공항 청사와 주차장 모습.대구시 제공 메인사진 1-2018년 3월 이전후보지 발표 이후 지지부진하던 통합 대구공항 이전사업이 올해 들어 정부의 연내 최종 이전지 결정 약속에 따라 최근 1년여 만에 3차 실무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대구공항 계류장 모습. 대구시 제공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슈추적/ 통합대구공항 이전

K2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함께 옮겨가는 ‘통합대구공항’ 이전사업이 연내에 최종 이전지를 확정 짓겠다는 정부의 약속에 따라 속도를 낼 전망이다.통합공항 이전사업은, 2018년 3월 이전후보지 2곳이 발표됐지만 이후 군공항 이전사업에 대해 국방부와 대구시의 입장 차이로 당초 일정에 차질을 빚어왔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며 지지부진하던 이전 사업은 2019년 1월 총리실에서 대구시와 국방부 간 중재에 나서면서 타협점을 찾게 됐다.그러나 사업 추진이 계속 지연되면서 한동안 가라앉았던 ‘군공항 이전, 민간공항 대구 잔류’ 주장이 일각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가덕도신공항 재추진과 남부권관문공항 재추진 주장까지 뒤엉키면서 통합대구공항 이전사업의 향후 정상 추진에 대해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대구시는 그러나 통합대구공항 이전사업은 연내 최종이전지 확정 등 최근 발표한 내용 그대로 추진된다는 점을 거듭 분명하게 밝혔고, 경북도 역시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이전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한편, 통합대구공항 이전 사업은 군공항 이전비용이라는 첫 매듭을 잘 푼다 해도 민간공항 이전비용 마련을 비롯해 종전 부지 후적지 개발, 통합공항 접근도로망 구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게 남아 있다. ◆ 이전사업 진행과 전망국방부 등 중앙부처와 대구시, 경북도, 군위군, 의성군은 5월9일 국방부에서 통합대구공항 이전부지 선정을 위한 3차 실무위원회를 개최했다.2017년 9월, 2018년 2월에 이어 1년 3개월 만에 열린 회의에는 위원장인 서주석 국방부차관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 고위공무원과 대구시 경북도 군위군 의성군의 부단체장, 민간위원 6명 등 17명이 참석했다.이번 실무위에서는 그간의 추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2018년 3월14일 열린 2차 선정위원회 결과에 따라 대구시에서 산출한 이전사업비 8조~8조2천억 원의 산출 근거가 보고됐으며, 군이전 특별법에 따라 대구시에서 제출한 종전 부지 활용 방안과 이전지 주변지역 지원 방안 등도 검토됐다.앞으로 실무위 회의에서 쟁점 사안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이뤄진다면 5~6월 중에는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장관과 각 지역 단체장이 참석하는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에서는 실무위의 협의 내용을 최종 심의하게 된다.한편 정부의 ‘연내 최종 이전부지 선정’ 공식 약속 이후, 국방부와 대구시, 경북도, 군위군, 의성군 관계자들은 국무조정실과 함께 4월2일부터 3차례 사전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최종이전지가 결정될 경우 후속 절차는 큰 어려움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절차상 실무위와 선정위에서 이전지를 결정하고 통합공항 주변지역 지원 방안 및 계획까지 확정한다. 이후 국방부에서는 이전부지 선정 계획을 수립해 공고하고, 공항유치 희망 지자체에서는 주민투표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이어 유치 희망 지자체의 단체장은 앞서 진행된 주민투표 결과를 반영해 국방부에 공항 유치를 다시 신청하고, 이 신청서를 토대로 이전부지 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방부에서 통합공항 이전 부지를 최종 확정한다.◆ 최종후보지 선정, 왜 이리 늦어지나통합대구공항 이전사업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8년 이전 부지 확정 및 사업자 결정, 2020년 공항 건설 착공, 2023년 대구공항 및 군공항 이전 완료 등의 일정으로 진행하게 된다. 즉 내년에는 통합공항 조성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그러나 이전사업은 2018년 3월 이전후보지 2곳만 선정, 발표해 놓고 그 후 일정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2016년 7월11일 K2와 대구공항의 통합이전 발표 뒤 진행되고 있는 대구시와 국방부의 실무 협의에서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알려진 양측의 입장 차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군공항 이전사업비 산출 시점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군공항 이전 사업비 규모에 관해서다. 사업비 산출 시점과 관련해서는 대구시에서 ‘선 부지 선정, 후 이전사업비 산출’을 주장한 데 대해 국방부에서 ‘선 이전사업비 산출, 후 부지 선정’을 주장했다. 입장이 팽팽히 맞서자 대구시에서 양보해 국방부의 선 이전사업비 산출 요구를 수용했다.한고비를 넘기자, 이번에는 군공항 이전 사업비 규모를 놓고 양측이 맞서고 있다. 대구시에서는 통합이전 발표 직후인 지난 2016년 8월께 신기지 군공항 건설비로 5조7천700억 원을 추정, 제시했다. 이것은 대구공항은 당시 추진되던 밀양신공항에 통합하고 k2 군공항만 이전한다는 전제로 산출된 추정액이었다. 하지만 국방부에서는 시의 이전비용 추정액이 공군의 군공항 이전비용 기준에 미달한다며 수용 불가 입장이었던 것으로 당시 알려졌다.한편, 국무조정실은 4월2일 신공항 건설비가 8조~8조2천억 원, K2 부지 재산 가치가 9조2천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풀어야 할 과제는통합공항 이전과 관련해서 대구 시민들의 관심은 대체로 ‘과연 편리하고 빠르게 공항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공항건설 비용을 시민 부담 없이 충당할 수 있을 것인가’에 모인다.현재까지 기존 대구공항 매각 대금으로 이전 비용을 마련할 것이라는 큰 그림은 나와 있지만, 민간공항 청사 및 부대시설 건립과 공항 연계도로망 등 인프라 조성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계획도, 추정 비용도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2018년 정태옥(대구 북갑) 국회의원의 주장이 시사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대구공항 건설 비용은 군공항과 민간공항 건설 비용을 각각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정 의원은 “K2는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하되, 민항(民航)에는 최소 2조원 이상 국가재정을 투입하고 미주, 유럽 등 중장거리 국제선 취항이 가능한 최소 기준인 3천200m급 활주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기부 대 양여 방식’은 대구시에서 통합대구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넘겨주면 국방부에서는 현 대구공항 부지를 대구시에 주고, 이 부지를 대구시에서 개발해 이전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k2 부지 전체 면적이 6.88㎢인데 이를 개발하면 이전지 k2 신기지 건설 비용으로 추정되는 7조3천억 원(2018년 말 기준)의 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민간공항 건설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민간공항은 국가재정사업으로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해 추진하고, 향후 늘어날 항공수요에 대응할 규모의 공항을 건설하기로 국토부와 합의됐다는 것이다. 즉 국토부에서 사업을 주관하도록 명시해 놓아 예산 부족 시 국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 놨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그러나 국토부에서 이와 관련한 공식적인 발표를 한 적이 없어 낙관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다 대구경북민이 기대하는 장거리 노선용 3천800m 활주로 건설과 통합공항과 대구경북 전역의 접근성을 높여줄 연계교통망 구축 등에 국비 지원이 가능할 것인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이와는 별도로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민간공항 대구 존치’ 주장도 대구시로서는 외면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다. 이들은 민간공항 이전이 향후 대구 발전에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며, 서명운동과 주민투표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통합대구공항 이전 문제는 민주적 숙의에 의한 공론화 방식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pjw@idaegu.com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이경우의 따따부따…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지난 9일의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기념 대담은 문 대통령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상대가 대통령이었다. 우리는 이런 각본 없는 대담에 익숙하지 않다. 그런데 상대인 대통령의 반응도 그렇고 대담 내용보다 대담자의 자세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는 것도 그 반증이다. 시청자들에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비교됐을 법하다. 평소 장관은 물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조차 독대하기 어려웠던 박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도 힘들었다. 탄핵되기 전인 2016년 1월 신년 기자회견은 당시 정연국 청와대대변인은 “사전 질문을 조율하지 않고 질문자도 미리 정하지 않았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질문자와 질문 내용이 사전에 흘러나오면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거기에다 내용면에서도 알맹이 없는 수준 이하였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문 대통령은 취임하면서 소통을 강조했고 몇 차례 직접 대본 없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체감온도는 논외로 치더라도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이번 취임 2주년 회견을 어떤 모습으로 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거쳤을 것이다. 형식과 내용면에서 고심 끝에 나온 방안이 KBS기자와의 대담 형식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대담자인 송현정 기자였다. 야당이 주장하는 ‘독재자’라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바로 들이대기도 했고 대통령의 답변 도중에 말을 끊기도 했다. 대통령 답변이 삼천포로 빠지면 표정을 일그러뜨리기도 했다. 그러자 청와대 청원게시판과 KBS 시청자게시판에는 송 기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청원이 현재진행형으로 잇따르고 KBS 시청료 거부운동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문 대통령과 대담하는 송 기자는 내가 보기에도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의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나 상대가 대통령인데 대한 국민적 감시를 너무 의식한 탓일 터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긍정적인 이야기로 수위조절 했다면 대통령 페이스에 말려 아부한다고, 그게 무슨 대담이냐고 매도당할 테고 진작 그럴 줄 알았다는 돌팔매를 각오해야 했다. 그러니 어깨를 석고붕대로 고정하고 눈동자에도 힘을 주고 안면 근육은 강직도를 한껏 높였다. 그래야만 시청자들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라고 믿어 줄 것이라고 자기검열 했을 것이다. 기자의 질문 자세를 두고 버릇이 없다거나 수준이 낮다거나 평가할 수는 있지만 기자는 인터뷰이에 대한 인격적 존경과 업무적 공정 사이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직업인이다. 그러니 기자에게 예의 없는 질문은 애초에 없다. 단지 뻔한 질문을, 답변을 얻어내지 못하는 줄 알면서도 질문을 위한 질문을 하거나, 상대의 인격을 무시하고 모욕을 주거나, 공개적으로 창피를 주기 위한 질문은 노 생큐다.국민들은 기자를 인터뷰이의 취향과 관심사에 추임새나 넣는 관제언론 시대의 리포터로 알고 있는 것일까. 그런 현상은 사회적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큰 상대일수록 더욱 심할 수밖에 없다. 송 기자에 대한 비난도 어쩌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대통령 심기를 지레 걱정하는 오버가 만들어낸 결과가 아닌지 의심된다. 회견 이후 송 기자와 KBS에 대한 네티즌들의 빗발치는 항의에도 문 대통령은 전혀 불쾌해하지 않았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오히려 더 공격적인 공방이 오갔어도 괜찮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반응은 대담자인 송 기자나 KBS 방송국은 물론 대통령 지지층이나 일부 항의하는 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권력자를 대하는 기자들의 인터뷰 준비와 대응 자세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질문에 빠진 내용이 없을 수 없다. 대담에서는 경제 남북문제 국내정치 등 한 가지 주제만 하더라도 세미나를 열어 답을 찾아야 할 사안들도 있는데 모두가 만족할 답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어떤 형식이든 열린 자세의 대담은 자주 할수록 좋다. 그것이 답답할 수밖에 없는 국민에게는 소통의 방식으로 이해될 것이니까. 국민들은 그런 대담에서 대통령의 대답을, 그 행간까지 읽으면 될 일이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보아서야 되겠나.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독자기고…산불, 예방이 최선이다

산불, 예방이 최선이다최태환산림청 울진 산림항공관리소장 봄철 등산 인구 증가로 인해 산불 발생은 증가 추세이다. 이와 함께 화목 보일러를 사용하는 농·산촌 주민이 늘면서 산불 발생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산불은 1980년대부터 규모가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996년 강원도 고성에서의 최초 대형산불이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삼척산불에 이르기까지 산불 진화에서 산림항공관리소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이로 인해 산불조심기간이 봄철(2월 1일∼5월 15일)과 가을철(11월1일∼12월15일)로 정해져 있으나 최근 산불은 연중 발생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더구나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매년 봄철 강한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 특성으로 울진산림항공관리소 전 직원은 긴장 속에 매일 근무하고 있다.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대기조를 가동, 비상시 즉시 현장으로 출동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조종사와 정비사, 공중진화대원으로 조직되어 일사불란하게 현장으로 출동하여 올해 들어 10여 건의 산불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진화한 바가 있다.산림항공본부는 산하 11개 산림항공관리소로 조직되어 초대형, 대형, 소형헬기 47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헬기를 통한 산불진화 및 예방 활동을 시작으로 산림 병해충방제, 화물운반, 산악인명구조 등 임무 영역의 확대를 통하여 사회안전망의 중요한 축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최근 들어 각 지자체에도 자체 임차 헬기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66대의 헬기가 운용되고 있으며 유기적인 공조체제 하에 공동협력하여 산불에 대처하고 있다. 지역에 가까운 지자체임차 헬기가 1차 초기 진화를 하고 물 적재량이 많고 기동성이 좋은 산림항공본부 헬기가 2차 진화하는 체제이다. 산불을 예방하고 재난을 방지하는 것은 그 중요성에 비추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의 중요한 재산인 산림을 구하는 일뿐만 아니라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러 건의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산불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본연의 임무를 다할 때 국민의 소중한 재산과 생명을 지킨다는 다짐으로 오늘도 묵묵히 책임을 다하고 있다. 최태환 산림청 울진 산림항공관리소장 강인철 기자 kic@idaegu.com

김대권 수성구청장과 주민의 진솔한 대화

‘행복한 동행’이라는 공직 철학을 가진 김대권 수성구청장이 지난 14일 오후 7시30분 지산2동 에덴 어린이공원에서 이 지역 아파트 주민 300여 명과 함께 주민의 생각과 의견을 들어보는 ‘아파트 현장소통실’을 개최했다.이날 현장소통에 주민들은 가벼운 차림으로 참석해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1시간 남짓 구청장과의 소통을 이어갔다.이날 주민들은 초등학생 안전을 위한 교통 문제, 노후 아파트 지원 등 다양한 의견을 건의했으며 김 구청장은 주민들에게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표현했다.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주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구정에 반영하겠다”면서 “모두가 행복한 수성구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반드시 주민과 함께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김대권 구청장은 지난해 당선 이후 ‘아파트 현장소통실’을 통해 주민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앞으로도 찾아가는 소통행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왼쪽)이 지난 14일 지산2동 에덴 어린이공원에서 이 지역 아파트 주민 300여 명과 함께 지역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안동과 영국 왕실 아름다운 인연 이어가야

‘가장 한국적인 곳’으로 이름난 경북의 안동과 영국 왕실의 인연이 다시 이어졌다. 14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59) 왕자가 안동을 방문했다. 지난 1999년 여왕의 방문 이후 꼭 20년 만이다.앤드루 왕자는 이번 안동 방문 과정에서 경북도청에 기념식수를 한 뒤 “나중에 다시 찾아와 내가 심은 나무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이철우 도지사는 “10년 후 꼭 다시 와달라”고 화답했다.안동과 영국 왕실의 아름다운 인연이 대를 이어 연년세세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동시와 경북도가 잊지말고 꼭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2대에 걸친 영국 왕실 가족의 방문으로 안동지역은 기존의 유교문화·문화재 위주의 관광자원에 또 하나의 자원을 보태는 큰 성과를 거뒀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영국 왕실이 ‘가장 한국적인 곳으로 평가한다’는 그 자체가 새로운 관광자원이다.또 영국 왕실의 방문과정에서 답사 루트와 함께 전통 음식 상차리기, 전통 건축, 전통 혼례, 유교문화, 하회탈춤, 전통 사찰, 돌탑 쌓기, 범종 타종, 퇴계 성학십도 목판 프린팅 시연, 안동사과 선별, 경매 시연 등 다양한 관광자원이 엄선돼 선보였다.이들 자원은 단순히 빈객에게 한번 선보이는데 그치면 안된다. 국내외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매년 새롭게 다듬어지고 재해석돼야 한다. 당연히 상황과 특성에 따라 원형의 보존과 개선노력이 적절하게 또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앤드루 왕자를 통해 보내온 여왕의 메시지도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메시지는 ‘1999년 하회마을에서 73세 생일상을 받은 것을 정말 깊이 기억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여왕이 다녀간 뒤 퀸스 로드(Queen’s Road)로 불려온 안동 하회마을~봉정사 간 32㎞의 도로는 이번 앤드루 왕자의 방문 이후 로열 웨이(The Royal Way)로 명명됐다. 발빠른 행보다. 로열 웨이 자체가 새로운 관광코스다.앤드루 왕자의 안동 방문 소식은 국내는 물론이고 외신을 타고 지구촌에도 소개됐다. 한국 유교문화의 원형을 가장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는 안동이 다시 한번 국내외 관심의 중심이 된 것이다.안동이라는 도시이름이 안동은 물론이고 경북의 문화, 더 나아가서는 K-컬처를 세계에 알리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으면 한다.영국여왕의 방문 이후 안동 하회마을(세계 문화유산)은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한국의 대표적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타 지역에서도 관광정책 홍보에 안동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봄 직하다.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경제칼럼…절반만 사랑하는 사람과는 결혼할 수 없다

절반만 사랑하는 사람과는 결혼할 수 없다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어느 날 한 남자가 연인인 여자에게 당신을 사랑하니 자기와 결혼해달라며 청혼했다. 그러자 그녀는 굉장히 난처한 듯 ‘어떻게 하지. 나는 당신의 딱 절반만 사랑하는데. 내가 사랑하는 당신의 그 절반이라면 결혼할 수 있어요’라고 답했다. 이에 남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결혼할 건지 말 건지 결정하길 강요했고, 그녀는 또다시 ‘아무리 그래도 당신의 절반밖에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온전한 당신과 결혼할 수 있겠어요’라며 거절했다.남자가 얼마나 황당해했을지도, 무리한 결정으로 딜레마에 빠지지 않으려는 그녀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난데없이 웬 뜬구름 잡는 이야기? 아니다. 요즘 우리사회에서 첨예하게 벌어지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의 토대에 관한 논란을 보면 흑과 백, 선과 악, 득과 실 등 이분법적인 사고에 근거해서 어느 한쪽을 무리하게 선택하려는 흑백사고의 오류(black-or-white fallacy)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어서 꺼낸 이야기다.찬성하는 쪽은 우리 경제가 성장한 만큼 분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하고, 반대하는 쪽은 그것은 해석상 오류이고 오히려 분배를 위한 임금을 인위적으로 올리면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마치 헤어질 것처럼 결혼을 강요하는 듯한 남자와 그 남자의 절반만 사랑하기에 아니, 그 남자의 나머지 절반을 사랑하지 않기에 결혼할 수 없다는 그녀가 맞서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어느 쪽 주장이 더 타당할까? 소득주도성장의 토대에 관한 최근 논란은 실질 GDP 성장률과 실질 임금 상승률 간의 격차 또는 노동소득분배율(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피용자보수 비중)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만약, 실질 GDP 성장률에 비례해 실질 임금이 상승하거나, 노동소득분배율이 상승하면 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논란의 내용을 살펴보면 서로 다른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를 두고 공방을 주고받고 있어서 어느 쪽 주장이 더 타당한지 판가름하기 어렵다.분명한 것은 어느 쪽이든 비교의 기준이 되는 것은 GDP나 국민소득처럼 부가가치로 환산된 우리나라 전체의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생산성과 분배가 큰 괴리 없는 상태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생산성 개선 없는 분배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나눠 줄 양이 일정 수준에서 정체될 경우, 분배는 단순히 더 많이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사이의 제로섬게임으로 변질되어 또 다른 문제로 비화할 것이 뻔하다.더군다나 2050년이면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로 전체 인구 중 경제활동인구가 50% 수준으로 떨어지고, 65세 이상 인구가 40% 정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만약, 이 전망이 앞으로도 바뀌지 않는다면 분배에 필요한 자원 규모는 급격히 팽창할 것이다. 생산성의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분배할 자원은 턱없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물론, 엄청난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윤전기를 막 돌리면 감당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아는 바이다.다행스럽게도 최근의 논란에서는 임금 상승 등에 따른 비용 상승, 고용 환경 개선 지연, 자영업 경영환경 악화 등 소득주도성장정책이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아직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양측 모두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혁신을 통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여 지속가능 분배를 위한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도 서로 접점을 찾고 있는 것 같아 한시름 놓인다.앞으로의 논의는 어떻게 생산성을 높여 나눠줄 파이를 키울 것인지, 또 이렇게 해서 커진 파이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분배할 것인지에 집중하면 좋겠다. 나아가 분배시스템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성장이 먼저냐 분배가 먼저냐가 아니라 성장과 분배가 동시에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딱 절반만 사랑하는 사람과 어떻게 결혼하겠는가.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세상읽기…오월과 삶의 맛

오월과 삶의 맛윤일현지성교육문화센터이사장오월은 각종 행사와 기념일이 많다. 그 기념일마다 사람들의 생각과 견해는 서로 다르다. ‘근로자의 날’에는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내용보다는 열악한 근로 조건, 저임금, 실업률 등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다. 어린이날에는 “어린이에 대한 독재만큼 세계 전반에 걸친 큰 사회적 문젯거리는 없을 것이다. 어떤 노예나 노동자도 어린이만큼 무한한 순종을 요구당해 본 적이 없다. 이제 어린이들 편에서 생각할 때가 되었다.”라는 몬테소리의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어버이 날’에는 고령화 사회와 노인 문제, 해묵은 ‘효’ 논쟁이 잠시 열기를 내뿜기도 한다. ‘부처님 오신 날’에는 과연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가득한 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스승의 날’에는 교권 침해가 일상사가 된 현실을 바라보며 차라리 이 날을 없애고 모든 교육주체가 참가하는 ‘교육의 날’을 제정하자고 주장한다. 기념일이 가지는 원래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나 자신과 가족, 내가 관계하는 다양한 집단 구성원들이 어떻게 하면 함께 행복할 수 있을까를 두고 보다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중용’에 나오는 ‘인막불음식 선능지미’는 ‘음식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음식의 진정한 맛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는 뜻이다. 음식만 맛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에는 다양한 ‘맛’이 있다. 하루하루 전개되는 일상의 삶 속에서 우리는 인생살이의 참맛을 느끼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용’이 가르쳐 주는 ‘인생팔미’는 오늘의 관점에서 보아도 우리가 새겨듣고 실천해야 할 소중한 지혜로 다가온다.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음식이 아닌, 맛을 느끼기 위해 먹는 ‘음식의 맛’,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일하는 ‘직업의 맛’, 남들이 노니까 노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풍류의 맛’, 어쩔 수 없어서 누구를 만나는 것이 아닌, 만남의 기쁨을 얻기 위해 만나는 ‘관계의 맛’, 자기만을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닌, 봉사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봉사의 맛’, 하루하루 때우며 사는 인생이 아닌, 늘 무언가를 배우며 자신이 성장해감을 느끼는 ‘배움의 맛’, 육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느끼는 ‘건강의 맛’, 자신의 존재를 깨우치고 완성해나가는 기쁨을 만끽하는 ‘인간의 맛’ 등이 그것이다. 박재희 교수의 해설이다. 우리는 모든 일에서 즉각적인 반응과 결과를 기대한다. 무엇을 되씹고 곱씹으며 그것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을 제대로 음미하려는 노력을 별로 하지 않는다. 우리들 대부분은 얼핏 보고는 입에 넣은 다음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데 매우 익숙하다. 이 세상 많은 것들은 시간을 두고 꼭꼭 씹어야 속 맛을 알 수 있는 진액이 나온다. 이제 우리는 좀 여유를 가지고 주어진 상황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j. 호이징가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로 정의 내렸다. 그는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가 놀이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모든 형태의 문화는 그 기원에서 놀이 요소가 발견되며, 인간의 공동생활 자체가 놀이 형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냥은 물론 전쟁조차도 놀이의 성격이 있다. 그는 문명은 놀이 속에서 놀이로서 생겨나 놀이를 떠나는 법이 전혀 없다고 말하며, 인간은 놀이를 통하여 그들의 인생관과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현대에 가까워질수록 문화가 놀이의 성격을 벗고 있다고 개탄했다. 우리가 먹고 자고 일하고 공부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이유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이다. 청소년의 달이자 가정의 달인 오월에 우리 모두는 삶의 진정한 의미와 참맛을 성찰하고 음미하는 여유를 가져볼 필요가 있다. 담장 밖과 먼 산만 바라보지 말고, 내 곁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자신의 내부도 한 번씩 들여다보자. 그런 다음 내 가족과 가까이 있는 이웃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보자. 아카시아 향기를 머금은 오월이 무르익고 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시각…마약의 실태와 심각성

마약의 실태와 심각성박동균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서울 강남클럽 버닝썬 사건을 계기로 마약의 심각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데 이어 재벌 3세, 연예인이 연루된 마약범죄가 잇따라 터지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마약밀수 압수량이 298.3 ㎏으로 전년도 35.2 ㎏보다 8.5배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 마약 중독자는 10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2018년 기준 검거된 마약류 사범 수는 1만 2천여명에 이른다.UN은 인구 10만 명당 마약류 사범이 20명 미만인 국가를 마약 청정국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마약류 사범 수는 인구 10만 명당 25.2명꼴로 마약 청정국 기준을 이미 넘어섰다.예전에는 마약사범이 남성이 절대 다수였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비율이 20%를 초과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는 2012년만 해도 8.3%에 그쳤으나 2016년에도 13%를 넘어섰다. 경찰이 최근 검거한 마약사범을 보면,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 향정신성 의약품 사범이 1천395명(전체의 83.2%)으로 제일 많았고, 이어 대마사범 248명(14.8%), 양귀비·아편 등 마약사범 34명(2%)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투약·소지가 1천271명(전체의 75.8%)으로 가장 많았고, 판매책이 383명(22.8%), 밀수책 23명(1.4%) 순이었다.과거에는 일부 연예인, 유흥업소 종사자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사용되던 마약류가 최근에는 가정주부, 직장인 심지어는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대구·경북지역의 마약사범도 최근 5년간 꾸준하게 증가해 3천300여 명의 마약사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또한, 대구지역에서 입건된 외국인 마약사범은 2016년 18명, 2017년 15명에서 2018년 38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외국인 마약사범이 늘어나는 추세다.이들은 주로 영어권 국가 출신 강사와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노동자들에 의한 마약류 유입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마약사범이 증가한 이유를 살펴보면, 과거 중독자 중심으로 유통하던 마약이 최근에는 SNS, 국제택배 등을 통해서 유통하는 구조로 변한 것이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SNS에 주사기를 통해 투약되는 필로폰을 의미하는 은어 등을 입력하면 판매자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이처럼 마약이 우리 생활주변에 확산되고 있어 국가적으로 마약과 관련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약에 대한 대책은 생산의 제한, 반입의 차단, 투약자 처벌, 계몽과 치료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엄격한 단속과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마약의 최근 유통경로를 파악하여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UN 마약 범죄사무소 통계에 따르면, 일반적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는 딥 웹을 통한 마약거래가 2014년 4.7%에서 2017년 7.9%로 증가하였고, 이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등을 사용한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즉 예전에 조직폭력배 등 범죄 집단에서 유통하던 방식에서 한층 진화한 것이다. 경찰청 마약수사대, 사이버 수사대 등 국내외 유관 기관간의 정보공유 및 긴밀한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마약 중독자들에 대한 치료 역시 필요하다. 마약의 중독성 때문이다. 이는 마약사범에 대한 정신적, 병리학적 치료와 함께 사회적으로도 선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또 마약 청정국을 목표로 전방위적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마약은 꼼꼼하고 치밀한 단속과 빈틈없는 사후대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홍보, 계몽이 병행되어야 한다. 마약이 활개치는 국가치고 잘 사는 나라는 없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서울로 가는 전봉준

서울로 가는 전봉준/ 안도현눈 내리는 만경들 건너가네/ 해진 짚신에 상투 하나 떠가네/ 가는 길 그리운 이 아무도 없네/ 녹두꽃 자지러지게 피면 돌아올 거나/ 울며 울지 않으며 가는/ 우리 봉준이/ 풀잎들이 북향하여 일제히 성긴 머리를 푸네// 그 누가 알기나 하리/ 처음에는 우리 모두 이름 없는 들꽃이었더니/ 들꽃 중에서도 저 하늘 보기 두려워/ 그늘 깊은 땅속으로 젖은 발 내리고 싶어 하던/ 잔뿌리였더니// 그대 떠나기 전에 우리는/ 목 쉰 그대의 칼집도 찾아 주지 못하고/ 조선 호랑이처럼 모여 울어 주지도 못하였네/ 그보다도 더운 국밥 한 그릇 말아 주지 못하였네/ (중략)/ 그대 갈 때 누군가 찍은 한 장 사진 속에서/ 기억하라고 타는 눈빛으로 건네던 말/ 오늘 나는 알겠네// 들꽃들아/ 그날이 오면 닭 울 때/ 흰 무명 띠 머리에 두르고 동진강 어귀에 모여/ 척왜척화 척왜척화 물결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 (민음사, 1985)............................................... 안도현 시인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이 당선되고 그 이듬해 첫 시집을 냈다. 시인의 삶의 지향과 역사의 한 순간이 마주치면서 상상력으로 부려놓은 서정이 독자로 하여금 사람의 도는 무엇이며 사람이 어떠한 길을 걸으며 살아야 하는지를 풍성하게 사유토록 한다. 전봉준 장군이 체포되어 서울로 압송되어갈 때 ‘누군가 찍은 한 장 사진’에 비춰진 모습만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 처음 이 사진을 보았을 때 가마를 태워가는 모습이 의아했는데, 당시 전봉준은 포박당하는 과정에서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도저히 걸을 수 없었으므로 저렇게 가마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일본영사관 구내에서 일본인 사진사에 의해 촬영된 사진은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의연했고 그 눈빛은 너무나 강렬했다. 교수대 앞에서 법관이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으면 하라고 하자, “나를 죽일 진대 종로 네거리에서 나의 목을 베여 오가는 사람들에게 내 피를 뿌려주는 것이 옳거늘, 어찌하여 컴컴한 적굴에서 암연히 죽이느냐”라고 꾸짖었다. 그 기개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형형한 눈빛, 정녕 ‘기억하라고 타는 눈빛’이었다. 1895년 3월 처형된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지금의 단국대학교 야산에 버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장소를 특정하지는 못한다. 현재 정읍에는 전봉준 등 동학지도자의 무덤이 있지만 모두 시신이 없는 가묘이다. 1963년 10월3일 정읍 황토현에서 기념탑 제막식이 열렸을 때 당시 박정희 최고회의 의장이 참석해 “5·16혁명도 이념면에서는 동학혁명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박정희가 1970년에 쓴 글 ‘나의 소년시절’에는 선친인 박성빈이 20대에 동학혁명에 가담했다가 체포되어 처형 직전에 천운으로 사면되어 구명을 하였다고 적혀 있다. 그 사실은 성주군지에도 기록되어있으므로 사실에 가깝다고 봐야겠다. 흥미로운 것은 전두환씨의 경우다. 정권 찬탈의 정당화를 위해 벌였던 여러 작업 과정에서 역사 인물 가운데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찾는데 때마침 ‘전봉준’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족보학자 등을 불러다가 둘의 관계를 꿰어 맞춰보려 했으나 두 사람은 아무런 연관도 맥락도 없었다. ‘그 누가 알기나 하리’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대구·경북 서원 ‘세계유산’ 등재 환영한다

소수서원과 도산서원, 도동서원 등 대구·경북의 서원 5곳이 포함된 한국의 서원 9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예약했다. 서원의 세계유산 등재로 경북도는 석굴암·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 산사-한국의 산지승원 등을 합쳐 세계문화 유산만 5가지를 보유하는 역사와 문화의 보고임을 재확인케 됐다.또한 대구·경북의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관광객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민들의 문화적 자긍심 또한 크게 높아지게 됐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한국이 신청한 조선 시대 교육기관인 서원 9곳을 묶은 ‘한국의 서원’을 등재 권고했다고 14일 문화재청이 밝혔다.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다.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되는 대구·경북의 서원은 영주의 소수서원, 안동의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과 대구의 달성 도동서원 등 5곳이다. 나머지 4곳은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이다.소수서원은 풍기군수 주세붕이 중종 38년(1543)에 ‘백운동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건립한 조선의 첫 서원이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1574년 건립됐다. 자연 친화적 경관 입지를 보여주는 한국 서원의 전형으로 꼽힌다.병산서원은 고려 때부터 사림의 교육기관으로 만대루는 한국 서원 누마루 건축의 탁월성을 보여준다. 옥산서원은 누마루 건축물을 첫 도입한 서원이다.대구 달성 도동서원은 서원 내 강당과 사당, 담장이 보물 제350호로 지정된 조선 중기 서원 건축의 백미다.세계유산에 등재되면 국비로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가 가능해지고 서원의 인지도까지 높아지는 부수효과까지 나타나 국내외 관광객이 더욱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9곳의 서원을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마련해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경북도의 경우 석굴암·불국사(1995), 경주역사유적지구(2000),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2010), 산사-한국의 산지승원(2018) 등 기존 세계유산과 연계해 잘만 홍보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지역민들은 서원의 가치를 인식해 더욱 아끼고 사랑하길 바란다. 지자체는 이들 문화유산을 선조들의 수준 높은 정신문화를 배울 수 있는 산 교육장이 될 수 있도록 가꿔나가야 한다.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애쓴 문화재청과 경북도 등 관계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아침논단…대구만의 카멜레존을 기대하며

대구만의 카멜레존을 기대하며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얼마 전 대구에서 울산으로 옮긴 지인의 빵집을 찾아갔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대구에서도 유명백화점을 비롯해 몇 개의 매장을 운영하던 꽤 알려진 빵집이었다. 때문에 울산 어느 지역에 어떤 컨셉으로 시작했을까 궁금했었다. 하지만 막상 두 눈으로 확인하고는 너무나 획기적인 공간 구성에 충격이 컸다.공식적인 명칭은 ‘뱅킹 위드 디저트’. 은행 영업점과 빵·음료를 판매하는 베이커리가 한 공간 내에 있는 특화점포였다. 두 업종의 매장 사이에 아무런 공간구획이 없는 것은 물론 출입문까지 같이 사용할 만큼 은행과 지역의 유명 베이커리 간의 완벽한 결합이었다.전혀 다른 업종 간에 협업공간을 공유하는 이 모델처럼 공간이 재탄생하고 있다. 이것을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선정한 2019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에 비춰보면 카멜레존(Chamelezone)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카멜레존은 ‘카멜레온’과 공간을 의미하는 ‘존(zone)’을 합친 단어다. 주변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현대의 소비공간들도 자유롭게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삼성동의 코엑스몰이 스타필드로 이름을 바꾼 후 새롭게 선보인 ‘별마당 도서관’. 쇼핑몰 가운데 도서관인지 쉼터인지 카페인지 경계가 모호한 랜드마크 공간인 이곳이 죽어가던 코엑스몰을 살려냈다. 유통공간이 카페로, 도서관으로, 책방으로, 때로는 전시회장으로 자유롭게 변신하는 대표적 사례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김난도 교수에 따르면 공간의 재탄생 방식은 여러 가지다. 시간대에 따라 업종이 바뀌는가 하면 다른 업종과 콜라보레이션을 하기도 하고 흉물처럼 버려진 공간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별마당 도서관의 성공 이후 술을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와 은행이 한 공간 내에서 결합되기도 했다. 하나의 공간 내에 다양한 업종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의 탄생도 카멜레존의 대표적 유형이다. 그러나 카렐레존의 선봉은 단연 카페와 편의점이다. 특히 카페는 무한변신 중이다. 북카페, 스터디카페, 애견카페, 키즈카페에 이어 요즘은 꽃집과 카페, 빨래방과 카페의 조합까지 생겨나는 등 고객의 발길을 끌 수 있는 공간의 변신이 활발하다. 편의점도 24시간 생활용품 판매 의미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의 거점으로 공간이 진화하고 있다. 빨래가 가능한 편의점부터 식당, 카페, 약국, 택배가 가능한 만능공간으로 확장해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별마당 도서관’이 명소로 부상하며, 주변 상권의 매출까지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자 침체된 영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으로 카멜레존이 주목받고 있다. 김 교수는 온라인 시장에 고객을 빼앗긴 오프라인 매장의 위기의식 때문에 이런 변신이 생겨난다고 했다. 이는 온라인으로 옮겨 탄 고객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오프라인 매장들의 변화의 몸부림이기도 하다. 은행 안의 카페도, 미용실 안의 마사지샵도 결국은 생존이라는 비상구를 찾아가는 변신인 것이다. 젊은 층에서도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오프라인만의 매력과 재미를 찾아 나섰다. 최근 대구에 잇따라 등장한 옛 공장건물을 활용한 카페엔 젊은 층의 고객들로 넘쳐난다. 심지어 공장을 컨셉으로 새로 건물을 지은 커피 프랜차이즈에도 젊은 층이 몰린다. 카멜레존의 효과다. 김 교수의 말처럼 아무리 온라인이 발달해도 재미가 있고 신선한 곳이면 사람들이 찾기 마련인가 보다. 민간부문에서 일어나는 이런 단순한 공간변화는 살아남기 위한 오프라인 매장들의 눈물겨운 흔적이다. 하지만 공적인 부문에서의 카멜레존이라면 달라야 하지 않을까? 물론 대구 도심에 흉물로 방치됐던 연초제조창이 대구예술발전소로 거듭난 것이나 대구 북구 침산동 구 제일모직 부지에 조성된 삼성창조캠퍼스는 대표적인 공공부분의 카멜레존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대구시민이라면 누구나 꼭 가봐야 할 곳이거나 외지인의 대구관광 일번지가 될 만한 카멜레존이 있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전시 또는 판매, 유통 공간을 넘어 대구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변신하는 카멜레존의 탄생을 기대해본다.김창원 기자 kc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