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비하 금지법’ 만들어야 하나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6일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지방대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숙지지 않고 있다.이날 김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논란과 관련해 “고려대 학생이 유학을 가든 대학원을 가든, 동양대 표창장이 뭐가 필요하겠느냐. 솔직히 이야기해서…”라고 말했다.청문회 중계방송을 보고 있던 대부분 사람들의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즉시 지방대를 비하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터져 나왔다. 특정 지방대를 폄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지방대를 얕잡아 보는 발언이라는 것.심각한 학벌 조장이며, 우리나라 전체 대학생들을 줄 세우는 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유례없는 취업난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앞날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 다수의 지방대 재학생들을 격려는 못 할망정 그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라는 반응도 나왔다.다수의 네티즌들은 “동양대를 무시하는 발언을 삼가라”, “그럼 별것도 아닌데 왜 총장 표창을 소개서에 적나”, “표창장이 조작이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그 표창장이 뭔 도움이 되느냐는 소리는 왜 하는지”라며 반발했다.일부 누리꾼들은 “청문회를 보다가 울컥했다. 영주 학생들 영어 못한다는 소리 처음 듣는다. 영주에 뛰어난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데”라며 지방 폄훼성 발언에 발끈하기도 했다.이날 청문회에서 김 의원은 “(동양대가 있는) 경북 영주는 시골이라 방학 때 아이들이 다 서울, 도시로 나가 영어 잘하는 대학생이 없다”며 “정 교수(조 후보자 부인)가 딸이 영어를 잘 한다고 해서 봉사 좀 하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또 “실제로 고려대 다니는 학생(조 후보자 딸)이 동양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봉사활동 결과 교수들이 잘 했다고 표창을 준 것이지 대학원 가라고 준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김 의원은 지방대 폄훼라는 지적이 나오자 “‘고려대생이 동양대 표창이 왜 필요하냐’는 이야기는 대학원이나 유학을 갈 때 (같은) 대학급 표창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취지”라며 “지방대 폄훼라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해명했다.지방대의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대학은 고사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방대 육성에 앞장서야 할 지방 출신 국회의원이 지방대 비하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전후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납득이 되지않는다. 지역감정 조장 금지와 함께 지방대 비하 발언 금지법도 만들어야 하나.

내부의 적 / 박지웅

내부의 적/ 박지웅나 오래전 희망에 등 돌렸네/ 그날 희망은 내 등에 비수를 꽂았네/ 그러나 그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 비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만이 지켜봐주었네/ 언젠가 내가 천천히 무대 끝에 섰을 때/ 그가 내밀던 따뜻한 거짓말이 없었다면/ (중략)/ 나 희망과 너무 가까웠네/ 죽일 수도 없었네, 희망은 그냥 사라지는 것/ 시체가 아니라 실체가 없었네/ 어리석고 친절했던 내 삶을 미워하지 않으리/ 그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네/ 희망은 손뼉을 받으며 희망으로 돌아가네/ 나는 나에게서 사라지네- 시집『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문학동네, 2012)..............................................................온통 절망의 기운으로 휩싸인 틈새를 비집고 희망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면, 그것은 한 몸에서 싹튼 ‘내부의 적’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그들의 ‘따뜻한 거짓말’이 위로가 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립적 상황으로 맞서거나 양 극단에서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정말로 경멸하여 제거하려든다면, ‘등에 비수를 꽂’는다면 그 한 몸은 결국 공멸하고 말 것이다. 서로 등을 돌리거나 앞에서는 다투는 듯 보이더라도 뒤에서는 함께 손을 맞잡고 가야할 운명이다.절망의 토양에서 희망의 싹이 움트기도 하고 희망의 뿌리에서 절망의 종균이 자라기도 한다. 하지만 실체가 없기에 죽일 수는 없다. 어차피 ‘희망은 그냥 사라지는 것’이어서 ‘내부의 적’을 긍정한다. ‘희망은 손뼉을 받으며 희망으로 돌아’간다. 불안한 삶에서 희망은 고마운 배려임이 분명하지만, 그 희망이 우리에게 올 때의 얼굴은 다채롭다. 유효한 희망의 변별이 쉽지 않다. 희망도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에 현혹될 수도 있다. 그리고 희망이든 절망이든 스스로에게 중독되면 진짜로 희망은 없다. 반성하지 않는 희망을 받아들일 몸은 없는 것이다.청문회는 끝났고 대통령의 시간만 남았다. 이리저리 살펴야할 게 적지 않겠으나 바둑 격언에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이 있듯이 오늘 아침을 넘기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느 경우라도 ‘조국 정국 2라운드’는 예고되어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금태섭 의원이 ‘마지막 질의’에서 밝힌 소회였다. 그는 후보자의 딸이 서울대환경대학원 재학 중 장학금을 받고, 동양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는 어머니 밑에서 연구보조원으로 등록하고 보수를 받은 사실을 지적했다.등록금 때문에 휴학해야 하고, 학기 중에도 알바를 뛰어야 하는 젊은이들을 생각할 때 어쩔 수 없이 화가 났다고 했다. 설사 딸이 원했어도 부모가 재직하는 학교에서는 막았어야 온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나 가치관에 큰 혼란을 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진영 간의 대결이 된 현실, 정치적 득실 등 많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을 저울 한쪽에 올려놓고 봐도 젊은이들의 상처가 걸린 반대쪽으로 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이러한 발언에 김종민 의원은 반발했다.“그걸 몰라서 얘기 안 한 게 아니다. 5%의 허물, 95%의 허위사실 가운데서 꼭 5%의 허물을 이야기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금 의원의 발언은 ‘내부 총질’이라는 비판과 ‘소신 발언’이라는 격려로 명백히 엇갈렸다. 설령 ‘내부의 적’이라 할지라도 그 적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 들이냐의 문제는 정부여당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의 정치발전과도 관련이 깊다 하겠다.

스트레스 받았나요

스트레스 받았나요정명희의사수필가협회 홍보이사새벽에 눈을 떴다. 벌떡 일어나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본다. 고요하다. 스트레스를 주던 것들이 사라졌을까. 연일 태풍이 불어대더니.날씨와 뉴스를 검색해 본다. 끝난 청문회 소식, 우리나라를 기록적인 강풍으로 할퀴고 지나간 제13호 태풍 ‘링링’이 7일 밤 북한으로 북상하면서 세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반갑다. 어쨌든 오늘은 날씨가 맑아야만 한다. 건강을 생각하며 해마다 오늘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대회 홈페이지를 열어보니 2019 핑크 런 대구대회, 날씨는 구름 조금 23℃. 장소는 대구 스타디움 동편 광장, 상태는 진행 중으로 뜬다. 다행이다. 몰아치는 비바람 속에서 혹여 대회가 취소될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가. 실망하는 회원들의 얼굴을 어찌 대할까 싶었다.핑크 리본 마라톤 대회로 불리던 이 대회는 대구뿐 아니라 서울, 대전, 부산, 광주에서도 진행하는 큰 사업이다. 여성들의 소중한 유방 건강을 위한 핑크 리본 캠페인의 일환으로 3천명 선착순 마감하는 행사로, 참가는 10km, 3km로 부담 없이 달릴 수 있어 좋고 참가비 전액을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한다니 정말 만 원의 행복이 따로 없다 싶다. 출발 전에 한국유방건강 무료 상담 및 이동검진 부스에도 들를 수 있고 참가자 전원이 기부자 명단에 올라 커다란 기둥에 적혀있어 각자의 이름을 찾아 인증 샷을 찍으며 가족과 동료와의 웃음 시간을 가진다.출발 전 스트레칭 시간을 갖고 몸을 풀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어 좋다. 기록은 자동 측정 방식으로 출발 지점 매트를 지나가는 순간부터 계측되는 넷 타임(Net-time)방식이다. 출발지점 측정 발판을 밟는 순간부터 기록이 측정되며 출발지점 반환지점 골인지점에서도 측정되니 해마다 자신의 기록이 어찌 변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수 있다. 한국여자의사회 대구경북지회장을 맡아 이 대회에 참가하는 필자는 이런저런 일을 돌봐야하기에 매년 3km의 짧은 구간을 선택한다. 마라톤으로 지구 한 바퀴 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목표인 선배에게 이야기했더니, 그분은 정색하며 내 어깨를 치신다. “바꿔라 10km로. 기록을 재야 다음 해에 어떻게 되는지 알아서 발전이 있지. 만약 올해 끝까지 달리지 못하면 내년에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면서 자꾸만 긴 거리를 달리라고 권하신다. 그는 풀코스 마라톤 1,000번, 42,195km. 지구 한 바퀴의 거리를 두 발로 달려보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한다. 선배를 보면서 갱신되는 숫자로 얻는 행복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2001년 시작되어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전국 다섯 개 대도시에서 개최되는 달리기 축제인 행사, 유방 건강에 대해 정보를 바르게 전하고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행사라서 호응도가 높다. 유방암은 젊은 여성뿐 아니라 남자도 걸릴 수 있기에 더 관심이 가는 것 같다. 아린 기억 속에는 레지던트 마지막 해에 전문의 시험공부를 하는 중 유방암이 발견되어 전문의 자격을 얻었던 봄에 유명을 달리한 후배가 있다. 핑크 런(Pink Run)에 참가하면 언제나 그녀가 아프게 눈에 밟힌다. 그녀도 하늘에서 핑크빛 물결을 이루며 달리는 우리들을 내려다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겠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겠지 싶다.사람들은 말한다. 건강한 음식 잘 챙겨 먹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마음 편하게 살아야 한다고. 여기에서도 스트레스, 저기에서도 스트레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지낼 수 있겠는가. 밤새 태풍이 물러가지 않을까 봐 스트레스 받았다는 필자에게 한 말씀 읊으시는 교수님이 계신다. 우리나라 말에 서툰, 북쪽에서 온 어른이 늦은 나이에 학생들과 어울려 공부하고 있었다고 한다. 교육과정이 어려워 모두 힘들어하였다. 그래서 배우는 이들은 각자 스트레스 받았다는 이야기를 교수님께 하였다.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어르신이 옆 학생에게 다가와 점잖게 물었다. “스트레스 받았어요? 나는 그것을 아직 못 받았는데, 어디 가면 받을 수 있어?” 스트레스가 무슨 귀한 선물인 양 생각하신 모양이라고. 스트레스도 적당하다고 생각하면 어쩌면 생에 활력을 주는 자극이 되지 않을까.예쁜 소녀를 부르는 애칭이라던 ‘링링‘이 지나갔다. 가을이 성큼 다가올 것 같다. 풀벌레 소리, 이슬 가득한 풍요로운 가을을 기대하며 저마다의 가슴 가득 결실을 기대하며 달려보면 어떨까.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지 마라

시간이 없었다고 말하지 마라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 개최가 불투명하자 셀프 무제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러나 준비 되지 않은 기자들은 의혹투성이 조 후보자에게 변명 기회만 준 꼴이 됐으니 결국은 조 후보자 페이스에 말려든 셈이다. 질문 내용이 대부분 그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거론된 사실들을 확인하는 수준인데다 기자들의 반복적이고 줄기찬 부적격 자격 자질 공격은 노회한 법학자의 혓바닥에 한국 언론의 한심한 수준만 보여준 꼴이 됐다. 하긴 자료 요청 권한도 법적 수사권도 없는 기자의 한계야 있지만 그렇다고 기본 팩트조차 확인하지 않고 덤벼들어 “네 죄를 알렸다”는 원님 재판식으로는 후보자를 끌어내리기에 역부족이었다.여론이 아무리 나쁘고 국민 정서가 아무리 조국 반대라 하더라도 “이런 정도로, 이러고도 장관을 하겠다고 버티느냐”며 내미는 결정적 한 방이 끝내 터지지 않아 아쉬웠다. 11시간의 공세는 그나마 ‘진짜 청문회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준비 안 된 언론의 판정패였다.정치권에 시한폭탄이 던져졌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여야 4당 합의 선거제 개혁안이 지난달 29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결돼 패스트트랙 첫 관문을 넘어선 것이다.선거제 개혁안은 이제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 90일과 본회의 부의, 상정을 거쳐 표결에 부쳐진다. 이론적으로는 오는 11월 27일 본회의 표결이 가능하다.선거법 개정 협상이 언제부터였나. 그때도 그랬다. 왜 충분히 논의도 하지 않고 이렇게 억지로 힘으로 밀어붙이려 하느냐며 동물국회를 만들었다. 그럼 그동안 논의하자고 할 때는 왜 하지 않고 계속 딴전만 피웠잖아. 그래놓고 지금에 와서 왜 갑자기 그러느냐고, 시간이 없다고 그런다.이대로가 좋다. 변화는 불편하다. 더구나 내 몫을 내놓는 변화라니, 막을 수 있는 데까지 거부하고 보는 거다. 그거 차지하려고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걸 쉽게 내놓는다는 말인가. 지금 누가 득을 보고 법을 바꾸면 누가 손해보고 누가 이득을 보게 되나. 그걸 국민의 입장에서 헤아려야 한다. 더 많은 국민이 이득이 되는 쪽으로 법을 바꿔야 한다. 기득권이 붙잡고 내놓지 않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국민의 이익인가, 그들만의 이익인가. 국민들은 제대로 알고나 있는가.선거법개정안이 통과되고 선거구가 개편되면 당장 지역구 국회의원 수가 줄어들게 된다. 그 때는 지역구에 따라 현역 의원들 간에도 공천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국회의원들의 그야말로 밥그릇 싸움에 지나지 않는다. 지역구 국회의원 숫자가 줄어들고 현역 의원들끼리 공천경쟁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국민들이 동정심을 갖고 지역구 의석수를 현재대로, 또는 늘려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노숙자가 호화주택의 소득세를 걱정하는 꼴이나 진배없다.그들의 기득권 누리기에 당연하다거나 혹 동정심을 보인다면 또 다른 조국을 용인하는 것이다. 국민 누구나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에서 당선되면 맡는 것이지 특정인이 재선 삼선 하고 기득권을 갖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거구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면 된다. 모두 당선되거나 모두가 국회의원이 될 수는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될 것이다.국회의원이 왜 필요하고 왜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다.곡절 끝에 조국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게 됐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고 한 달이 지났다. 그렇게 오래 준비했으니 하루지만 의혹을 말끔히 씻을 수 있는 한 방을 기대한다. 국회의원으로서 기자들과 다른 권한도 가졌으니 정말 장관감인지를 조국이 아닌 국민의 편에서 판정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선거법 개정도 마찬가지다. 시간 없다고 말하지 마라. 선거법을 바꾸든 지키든 지금부터라도 충분한 논의하라는 거다.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가 아닌, 국민의 편에서,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대구시, 세계 물 시장 선도 도시로 우뚝 서길

대구시의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첫걸음을 내디뎠다. 세계 물 시장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대구 국가산단 내 국가물산업클러스터가 4일 착공 3년 만에 개소식을 갖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기술 개발부터 해외 진출까지 물기업 육성을 지원할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대구시가 2015년부터 2천892억 원을 들여 달성군 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에 64만9천m² 규모로 조성했다. 진흥 시설, 실증화 시설, 기업 집적 단지로 구성돼 있다.기업 집적 단지에는 롯데케미칼 등 물 기업 24곳이 현재 입주해 가동 중이거나 건립 중이며 지난 5일 유망 기술을 보유한 3개 강소 기업이 추가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분양률은 50%다. 대구시는 내년 말까지 50개 기업과 30개 연구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4천억 원 규모의 투자와 2천 명의 고용효과가 기대하고 있다.대구시는 그동안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 산업 구조를 탈바꿈 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물 산업에 주목했고 이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물 산업 육성의 핵심이 물산업클러스다. 대구시는 물산업클러스터를 한국 물 산업의 허브로 만들려고 한다. 지난해 물산업진흥법이 제정되면서 법적 지원 장치도 마련됐다. 물 기술 분야의 인·검증을 담당할 한국물기술인증원이 조만간 이곳에 둥지를 틀면 클러스터 조성에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세계 물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6천980억 달러다. 반도체 시장보다 2배 이상 크다. 오는 2025년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점유율은 0.4%에 불과하다. 우리의 물 기술 수준도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물 기술 선진국의 약 72%에 머물고 있다. 기술 격차가 6.8년이다.급성장세를 보이는 세계 물 산업 시장에서 한국이 성과를 내려면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대학 및 관련 연구소의 기술 개발 및 기업 전수 등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대구시의 의욕만으로는 안 된다. 국가적인 지원이 따라야 한다. 덜렁 클러스터만 설립해 놓고 나머지는 지자체서 알아서 하라고만 해서는 곤란하다.이제 겨우 물 시장에 발을 담근 우리나라다. 정부와 지자체 및 기업들이 합심해 기술 고도화와 산업화를 달성해야 한다. 현재 물산업클러스트에 입주한 기업들의 규모도 너무 영세하기 짝이 없다. 덩치를 더 키워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한다. 그래야 경쟁할 수 있다. 근로자들의 정주 여건 및 접근성도 과제다.대구시가 세계 물 시장을 이끄는 물 산업 선도도시로 우뚝 서길 바란다.

어린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 만들어야

박경규군위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위지난해 여름 경기도 동두천의 한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폭염 속에서 장시간 방치되었다가 고귀한 어린 생명을 잃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였다. 어른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었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이에 경찰에서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하여 운전자에게 어린이 통학버스에 설치된 하차확인 장치의 작동 의무를 부과하였다.‘어린이 하차확인 장치’는 운전자가 시동을 정지한 후 버스 뒷좌석에 설치된 버튼을 누르지 않는 경우 경고음과 표시등 또는 비상점멸표시등을 작동하는 장치이다.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차량에 하차 확인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며, 하차 확인 장치를 설치하지 않으면 최대 벌금이 부과된다.지난 4월17일부터 법이 시행되어 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가 운행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차안에 어린이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고 동승 보호자도 또 확인하여야 한다. 특히 어린이 등원이나 하원 시간을 촉박하게 정하게 되면 운전자가 시간에 쫓겨 어린이의 안전한 승하차 여부 확인을 소홀히 할 우려가 있어 통학버스의 시간 간격을 충분히 두어 안전하게 운행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또한 어린이가 승하차할 경우에 반드시 하차하여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하고 출발하기 전에는 모든 어린이가 안전띠(영유아는 카시트)를 착용했는지도 확인해야하고현행 도로교통법상 통학버스 신고의무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은 시설이라 할지라도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가급적 가까운 경찰서를 방문하여 통학버스 자율신고를 해야겠다.어린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에서는 교통안전 등 3대 분야 사망자 절반 줄이기를 목표로 국민생명 지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찰에서도 기존 차량중심의 교통문화에서 탈피하여 사람이 먼저인 교통문화를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어른들이 좀 더 여유를 갖고 어린이에게 세심하게 관심을 갖고 전 국민이 동참하여 어린이 들이 건강하고 밝은 세상에서 더 큰 꿈을 활짝 펼칠 수 있도록 어린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절명시(絶命詩) / 매천 황현

절명시(絶命詩)/ 매천 황현난리 속에 살다보니 백발이 성성하구나/ 그동안 몇 번이나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제는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게 되었구나/ 가물거리는 촛불이 푸른 하늘을 비치는도다// (중략)// 새와 짐승이 슬피 울고 바다와 산도 낯을 찡그린다/ 무궁화 이 강산이 속절없이 망하였구나/ 가을 등잔불 밑에 책을 덮고 수천년 역사를 회고하니/ 참으로 지식인이 되어 한평생 굳게 살기 어렵구나// 일찍이 나라를 위해 한 일 조금도 없는 내가/ 다만 살신성인할 뿐이니 이것을 충(忠)이라 할 수 있는가/ 겨우 송나라의 윤곡처럼 자결할 뿐이다/ 송나라의 진동처럼 의병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 부끄럽도다.- 매천집(梅天集. 1911)에 수록된 한시 번역...........................................................................지난 주 목요일 8월 29일은 경술 국치일이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를 기억해내지 못했거나 알았더라도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경술국치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조례를 제정하여 조기를 게양하는 지자체도 없지 않으나 지금껏 뼈아픈 역사 성찰의 날을 국가적으로는 외면해왔다. 이날을 기념함은 단지 치욕을 들추어 되씹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근현대사를 바로 인식하고 역사 정의를 정립하여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고, 나아가 한일 양국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계기로 삼고자 함이다.한일병탄으로 시작된 피지배의 역사는 우리 현대사에 커다란 굴곡과 음영을 남겼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역사적 통한의 날을 또렷이 기억함으로써 우리 민족을 핍박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일본에 대하여 올바른 역사 성찰과 진정어린 사과를 요구하고 그들의 제국주의 망령이 되살아나지 못하도록 경계함과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충분치 못했던 반민족 친일 잔재를 청산하고 아직도 어른거리는 그들 그림자를 말끔히 지워서 적폐세력의 발호를 막고자 함이다. 그래서 같은 오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다지는 날로 삼아야겠다.더욱이 한일 양국 사이에 경술국치의 역사적 의미는 오늘날 고스란히 살아 있음을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역사일지언정 사실대로 가르치고 배워 교훈을 삼는 것은 후손으로서 마땅한 도리이다. 민족적 아픔을 딛고 민족정체성 회복을 통하여 국력을 길러야 민족의 미래가 있는 것이다. 더불어 애국독립운동으로 목숨을 바치거나 희생하고도 그 명예를 찾지 못한 애국선열이 없는지 다시 한 번 지난날을 살펴봐야할 것이다.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채 묻히고 잃어버린 선열을 발굴하여 챙기고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구한말의 황현은 시국의 혼란함을 개탄하여 벼슬을 포기하고 전라도 구례로 낙향 농촌에 은거하여 지내던 중 한일병탄 소식을 듣는다. 그는 이 국치를 통분하며 “나라가 선비를 양성한지 500년이나 되었지만 나라가 망하는 날 한명의 선비도 스스로 죽는 자가 없으니 슬프지 않은가”란 말과 함께 칠언절구 절명시 4편을 남기고서 더덕술에 다량의 아편을 타마시고 자결한다. 시를 통해 위기의 역사 속에서 역사를 이끄는 힘을 갖지 못한 지식인으로서의 고뇌와 처신의 어려움을 엿본다. 그는 역사정신의 표본이 된 평생의 기록 ‘매천야록’과 함께 후손들에게 교훈을 남긴다. 혜안도 없고 용기도 없으며 직분도 다하지 못하여 나라를 도탄에 빠트리고서도 염치 모르고 반성도 할 줄 모르는 지식인들을 꾸짖는 듯하다.

양날의 칼 태풍

양날의 칼 태풍전준항대구지방기상청장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고 이번주 내내 비까지 내리면서 계절이 가을로 갑자기 바뀐 듯 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폭염으로 전국이 찜통 안에 들어와 있는 듯 했는데 이러한 한여름 동안의 폭염으로 인해 사람들도 힘들지만, 바다 생물도 피해가 크다. 폭염에 따른 바다 수온 상승으로 적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바다해안에 적조가 급속도로 퍼져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날 뿐 아니라 태풍 등 외부 요인이 없다면 적조는 가을까지도 계속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양식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은 답답한 마음에 태풍을 바라기도 한다. 어민들은 적조를 날려줄 태풍을,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더위를 날려줄 태풍을 원하지만 이제까지 우리에게 준 피해를 생각하면 태풍은 반가운 손님은 아니다. 이렇듯 양날의 칼과 같은 태풍, 과연 올해 가을에도 계속 영향을 줄 것인가?우선 태풍은 적도부근의 평균 해수면 온도가 27℃ 이상인 곳에서 주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으로 따뜻한 해면으로부터의 에너지원 공급과 전향력이 있어야 하므로 적도부근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북위 5°~15° 부근 해상에서 발생하며, 북상하면서 점차 발달하게 되는데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초속 17m/s 이상이 넘어서면 태풍으로 이름이 지어진다. 태풍은 연중 발생하지만 7월에서 10월 사이에 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며 특히, 8월에서 9월 사이에는 평균적으로 10개의 태풍이 발생하여 그중 2~3개정도가 우리나라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올해도 벌써 14개의 태풍이 발생하여 8월에는 3개(5호 ‘다나스’, 9호 ‘레끼마’, 10호 ‘크로사’)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었고, 8호 태풍 ‘프란시스코’는 상륙하여 지나갔던 것처럼 4개의 태풍이 직, 간접적으로 피해를 주었다.태풍은 주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올라오는데 특히, 9월과 10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수축하여 태풍이 그 경계를 따라 남해상이나 대한해협을 지나는 경로를 따를 수 있기 때문에 경상도 지역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폭염이라는 산을 하나 넘었더니 태풍이라는 더 큰 산을 만나는 격인데,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포함한 태풍은 우리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늘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태풍은 저위도지방의 열기를 고위도 지방으로 이동시켜 열적균형을 유지시켜주고 가뭄을 해소시켜주는 단비가 되기도 한다. 또한 큰 파도로 인해 바닷물이 아래위로 뒤섞여 신선한 공기를 바닷 속으로 밀어 넣어서 산소와 플랑크톤을 풍부하게 하여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어민들에게 풍어의 기쁨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녹조현상을 일거에 해소시켜주는 순기능도 있다.한 예로 1994년 여름도 유난히 덥고 가뭄이 극심했었는데, 그해 8월에 내습한 태풍 ‘더그(Doug)'로 더위를 식혀주고 가뭄도 해갈 시켜 줬었다. 또한 해수를 뒤섞어 순환시킴으로써 플랑크톤을 용승 분해시켜 바다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는 역할을 하여 심한 적조현상을 해결해 준 고마운 태풍으로 기록되어 있다.기상청에서는 태풍의 효율적인 예보를 위해 제주도에 국가태풍센터를 설치하여 태풍 예보를 하고 있는데 더욱 더 자세한 정보제공을 위한 ‘태풍 상세정보 서비스’를 2019년 3월부터 정식 운영하고 있다. 곡선진로에 기반한 지역별 태풍 최근접 예상정보, 강풍·폭풍반경 5일 예보, 태풍 강도 “약” 명칭 삭제, 개선된 진로예보 확률반경, 태풍종료 시점 풍속정보 제공 등 태풍정보를 보다 쉽고 자세하게 전달하여 태풍 정보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재해관련기관과 전 국민이 위험기상을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움되기를 기대한다.하지만 태풍은 물론 호우, 대설 등 자연재해는 국민들이 미리 대비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도 피해를 완전히 줄일 수는 없다. 다만 많은 준비와 대비를 함으로써 국민들의 소중한 재산과 소중한 인명피해를 상당량 줄일 수 있다고 본다.따라서, 태풍이 접근할 시에는 기상상황과 태풍 상세정보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정에서는 비상식량 등을 확보해야하고, 축대나 담장이 무너질 염려가 없는지, 간판이나 비닐하우스 등이 바람에 날아갈 우려는 없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또한, 바람과 함께 폭우가 동반되므로 상습침수지역 주민은 안전한 장소로 미리 대피해야 한다. 그리고 하천 둔치에 주차된 자동차는 안전한 곳으로 옮겨놓아야 하며, 해안가에서는 선박을 단단하게 고정시키고, 해일에 대비해서 방파제 및 축대를 점검해야 한다. 위험구역과 해안도로 구간에 대해서는 차량통행을 제한하는 등 국민모두가 태풍에 철저히 대비하는 유비무환의 정신을 가져야 태풍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 ‘1인 시위’가 말해주는 여론

권영진 대구시장이 4일 아침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이틀째 빗속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시위다. 대구시장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으로 나섰다고 했다. 피켓에는 ‘국민 모욕, 민주주의 부정 셀프청문회 규탄! 조국 임명 반대’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광역자치단체장이 1인 피켓시위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얼마나 많은 고민 끝에 나섰겠나 하는 마음이 든다. 그는 “조국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를 보니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어 3일 새벽 시위를 결심했다”고 밝혔다.또 “임명을 강행할 경우 국민들이 느껴야 할 좌절과 상실, 정치권이 정쟁으로 지새울 것을 생각하니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절규하고 호소하는 일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이어 “정치적 부담을 느끼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대통령과 여당이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이면 나라가 이렇게 어렵지 않을텐데라는 기분으로 이자리에 서게 됐다”고 덧붙였다.매일 아침 출근 전 1시간씩 국민들을 위로하고 대통령과 정치권이 민심에 부응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호소하는 심정으로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임명에 반대하는 다수 국민들의 여론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6일까지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재요청했다.이후 여야는 4일 오후 국회 청문회를 6일 개최하는데 가까스로 합의했다. 그러나 청문회가 계획대로 열릴 수 있을지, 또 열리더라도 정상적 진행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조 후보자와 관련해 제기된 숱한 의혹은 국민적 소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다. 청문회를 거치더라도 국민 여론이 첨예하게 갈라지는 국론 분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지역민의 다수 의견은 임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민을 대표하는 시장이 지역민의 의사를 대변하고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또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는 충정에도 이견이 없다.자치단체장도 투표를 통해 당선된 정치인이다. 하지만 특정 사안에 1인 시위라는 구체적 행동에 나선 것은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4일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당직자가 권 시장 바로 옆에서 1인 피켓 맞불시위에 나섰다.권 시장 의도와 달리 1대1 찬반 구도가 돼 버렸다. 모양새가 나쁘다. 정치권 인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1인 시위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 운신의 폭을 좁힐 수도 있다.시장의 행동은 시민의 대표답게 진중해야 한다. 다수의 시민은 1인 시위에 나선 권 시장의 뜻에 공감할 것이다. 자치단체장의 의견 표출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준이면 족하다고 본다.

농촌 고령화와 농지연금

농촌 고령화와 농지연금김태원한국농어촌공사 영덕·울진지사장 고령농업인들의 농업경쟁력은 점차 감소하여 농업소득만으로는 노후를 지탱하기 힘들고, 더욱이 국민연금⋅주택연금제도의 사각지대로 사회 안정망마저 부족한 실정이다.이러한 농촌 현실을 감안하여 2011년부터 한국농어촌공사는 소유농지를 담보로 매월 연금형태로 노후생활 안정자금을 지급하는 농지연금을 도입 시행하고 있다.농지연금은 개인연금과 미비한 공적연금만으로는 생활자금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의 고령자들을 위해 공적연금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보충연금제도로서 매우 유용한 제도이다. 정부예산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며, 해당 농지에서 농사를 짓거나 농지임대로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또한 농지연금 가입자는 담보농지에 대하여 재산세가 감면된다. 노후생활안정자금을 지원받기 위하여 담보로 제공된 농지에 대하여 토지공시가격이 6억 원 이하인 농지의 경우에는 재산세를 면제하고 6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초과금액에 대한 재산세만 부과한다.농지연금의 가입조건은 농지를 소유한 만65세 이상 농업인이며, 영농경력은 전체 영농기간을 합산하여 5년 이상이면 된다. 가입당시 배우자가 60세 이상이라면 배우자 승계형으로 가입하여 본인 사망 이후 배우자에게 연금 승계도 가능하다. 농지연금의 지급 방식에는 생존하는 동안 매월 지급되는 ‘종신형’과 일정기간(5/10/15년)동안 매월 지급되는 ‘기간형’이 있다.연금 상환액은 담보농지 처분가격 범위 내로 한정된다. 사망시 담보농지를 처분하고 남은 금액은 상속인에게 돌려주고, 부족한 금액이 있어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으므로 기존 금융기관의 대출과는 차별되는 제도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1만여 명 이상이 가입하여 노후대비에 농지연금을 활용하고 있다.이러한 농지연금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고령농업인들이 선뜻 가입 결정을 내리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전통적 생활방식인 자녀에게 소유농지를 물려줘야 한다는 관념과 미래농지처분여부에 대한 고민 등으로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농지연금제도는 고령화시대의 친서민 복지정책으로 고령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는 세계 최초의 한국형 농업인 복지제도이다. 농지연금을 통해 농촌의 어르신들이 자녀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떳떳하게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임대소득이나 농업소득도 올릴 수 있어 노후생활이 한층 더 윤택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질병과 백년대계

새로운 질병과 백년대계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이제 11년만 지나면 케인즈가 ‘새로운 질병’이라며 기술적 실업 이야기를 꺼내든지 딱 100년이 된다. 1930년에 케인즈가 ‘우리 손자들의 경제적 가능성’에서 기술적 실업이란 노동 절약형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실업을 말한다. 새삼스럽게 100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난 몇 년간 한창이던 어떤 논란이 어느덧 사라져 버려 국가 백년대계인 인적자본에 대한 대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지 않아서다.이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고용시장의 변화에 관한 것이다. 얼마 전 우리는 4차 산업혁명으로 머지않아 국내 노동자의 70%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며, 스마트기계가 종업원보다 많은 회사가 절반을 넘게 되면서 실업이 급증하리라는 등 전형적인 기술적 실업에 의한 일자리 위기설을 자주 접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위기설은 자취를 감췄다.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역사적으로 극단적인 경제 위기 상황이 아니라면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기보다는 이제 4차 산업혁명에 뒤처져서는 국가의 명운이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인 것 같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과정에서 중요한 두 가지를 놓치고 있는 것 같다.우선 만약에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그 와중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노동생산성의 극적인 향상으로 노동 절약 정도가 아니 노동 대체 정도가 상상보다 훨씬 빨라진다면 일자리 위기설은 언제든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예를 들어, 우리는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농촌의 과잉 노동력이 도시 혹은 공장 노동자로, 기술적 실업 상태에 있는 자들이 서비스 일자리로 빠르게 편입되면서 과도한 실업을 회피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런 일이 없었다고 가정해보라. 산업혁명에 따르는 기계화로 실업과 저임금 하의 생활고를 겪던 노동자가 러다이트운동(Luddite Movement)이라 불리는 기계파괴운동을 벌이고, 정부가 이를 강압적으로 진압하는 등 19세기 초반 영국이 보여줬던 극심한 사회적 혼란 이상을 겪어야 했을지 모를 일이다.다음으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4차 산업혁명의 성공뿐 아니라 이를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인적자본의 육성과 활용이 매우 중요한데 이러한 논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토지나 원재료와 같은 자원, 장치와 설비 등의 자본, 표준화된 노동력을 경쟁기반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는 AI(인공지능)나 로봇, 정보, 데이터 등이 중요한 경쟁기반이고, 기업가정신은 물론이고 데이터와 정보를 활용한 문제해결 능력을 보유한 인재들이 경쟁기반이 된다. 기술적 실업 회피를 위해서도 이제 과거와 같은 표준화된 노동력을 양성하기 위한 시스템과는 아쉽게도 작별을 고해야만 한다.아마도 이 두 가지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우리는 ICT 최강국 중 하나지만, 기업에서 일하는 ICT 인재 중 고도한 지식과 기능을 보유한 관련 인재는 30%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일본과 중국에도 뒤지는 수준이고, 심지어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더군다나 OECD 상위권을 차지하는 인재투자국임에도 불구하고, 인재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교육시스템의 질이나 수학 및 과학 교육의 질 등은 상위권에 있지도 않다. 그러다 보니 두뇌유출 정도도 높은 나라로 평가되어 인재활용에서도 주요국과 비교하면 경쟁력이 뒤진다.물론 이러한 문제점들이 다 해소된다고 해도 기술적 실업을 완전히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실업급여처럼 실업자를 위한 소득보호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소극적인 노동시장정책과 더불어 실업자의 재취업 등을 위한 다양한 적극적인 노동시장정책의 도입에도 힘써야 한다.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개인의 고용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어야 함은 기본이다.케인즈가 말했듯이 우리의 손자들이 새로운 질병에 감염되지 않고, 백년대계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바야흐로 지혜를 모을 때다.

찰옥수수 / 김명인

찰옥수수/ 김명인평해 오일장 끄트머리/ 방금 집에서 쪄내온 듯 찰옥수수 몇 묶음/ 양은솥 뚜껑째 젖혀놓고/ 바싹 다가앉은/ 저 쭈그렁 노파 앞/ 둘러서서 입맛 흥정하는/ 처녀애들 날 종아리 눈부시다/ 가지런한 치열 네 자루가 삼천 원씩이라지만/ 할머니는 틀니조차 없어/ 예전 입맛만 계산하지/ 우수수 빠져나갈 상앗빛 속살일망정/ 지금은 꽉 차서 더 찰진/ 뽀얀 옥수수 시간들!- 시집 『파문』 (문학과지성사, 2005).............................................................포도 먹을 때의 느낌을 순하디순한 짐승의 눈망울을 씹는 느낌에 비유한 장옥관 시인의 시가 있었고, 이 시를 읽고 시조시인 이종문이 ‘도저히/ 포도를 이젠/ 모, 모/ 못 먹겠다/ 순하디순한 짐승의 눈망울을 씹으면서 혀로다 눈동자를 골라 내 뱉는 것 같아서’ 라면서 ‘시 한 편 읽은 뒤로’란 제목의 재미난 시를 다시 쓴 바 있다. 야채나 과일 따위의 먹는 음식에서 다른 사물을 연상하는 일은 흔히 있다. 그 사물은 대체로 신체의 특정 부위와 관련이 있다. 앵두 같은 입술이라든지 마늘 같은 코와 마찬가지로 잘 빠진 옥수수 ‘상아빛 속살’을 보고 치열 고른 건강 미인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하긴 치아와 꼭 닮은 옥수수 알갱이에서 출발한 호기심과 연상의 연구 성과물인지는 모르지만 ‘인사돌’이란 잇몸 약의 주성분은 옥수수에서 추출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옥수수 속대를 푹 삶아서 그 삶은 물을 입안에 머금고 있다가 뱉어내기만 해도 치통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어린 시절 동네시장에서 한 젊은 외국인 여성이 가지를 사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때 지나가는 남정네 하나가 키득거리며 우리말로 했던 농담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 역시 그 무렵 할아버지 제삿날 꼬챙이에 끼워진 홍합 말린 합자를 두고 작은아버지와 고모부가 주고받았던 저질 야담도 또렷이 기억한다. 아버지의 "애들 앞에서 씰데없이..."란 핀잔까지.다만 울진 평해가 고향인 시인의 오일장 추억에서 추출한 이 시는 그 비유에 그치지 않고 들쑥날쑥 성근 이조차 간수하지 못하고 합죽한 ‘쭈그렁 노파’와 까르륵 웃어재낄 때면 상아빛 이빨 반짝이고 날 종아리 눈부신 ‘처녀애들’의 극명한 교차와 대비를 통해 잠시 생을 흥정하고 계산한다. 물론 할머니도 한때는 ‘뽀얀 옥수수 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삶이란 내내 그리 살 수는 없는 것. 잠시 ‘예전 입맛’을 계산하지만 그들이 얄밉지는 않다. 부러운 청춘들이다. 하지만 모락모락 김나는 찰옥수수의 건강한 치열 같은 그 빛나는 시간들이 마냥 이어질 수는 없으리라. 그들 또한 언젠가는 그 시간들이 뭉개져나갈 것이다.할머니는 ‘우수수 빠져나갈 상앗빛 속살일망정’ 건강하고 눈이 부실 때 ‘꽉 차서 더 찰진’ 시간을 마음껏 누리라는 무언의 덕담을 덤으로 얹어 찰옥수수를 건넨다. 어제 50년 지기인 옛 친구들 몇과 어울려 오랜만에 술추렴을 했다. 지금은 다들 건강 때문에 예전의 그 주량이 어림없는데다가 술맛도 예전 같지 않다. 만나서 4시간 남짓 시종일관 나누었던 잡담의 5할이 국내정치였고 나머지 5할이 건강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중 상당부분을 치과 부문에 할애했다. 친구 가운데 ‘돌팔이’ 치과의사 하나가 포함되어서이기도 했지만, 다섯 명 전부 임플란트를 몇 대씩 했거나 부분틀니를 한 처지였기 때문이리라. ‘이빨 빠진 호랑이’들이 흘러간 ‘뽀얀 옥수수 시간들’을 잠시 회억하는 누추한 잔치였다.

우신예찬

우신예찬 ‘우신예찬’은 르네상스 시대의 인문주의자 데시데리위스 에라스뮈스가 1511년에 출간한 책이다. 우신(愚神)이란 바보의 신이다. 우신(moria)의 어머니는 ‘청춘의 신’이고, 아버지는 ‘부유의 신’이다. 우신은 ‘도취’와 ‘무지’라는 유모의 젖을 먹고 자랐다. 그는 우신을 예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실제로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교황과 교회 권력자, 왕과 왕족, 귀족들의 행동을 냉정하게 관찰하고 풍자했다. 그는 교회의 헛된 권위와 어리석음을 조롱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가 물질적, 육체적인 것들을 거부하고 순수한 영혼의 문제로 돌아가라고 했다. 이 책이 불후의 명작인 이유는 그가 주장하는 것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여기 ‘어리석은 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우신예찬을 읽으며 오늘의 정치와 권력을 생각해본다. 우신이 그러하듯 권력도 ‘도취’와 ‘무지’라는 유모에 의해 양육되는 것이 아닐까. 권력은 반드시 사람을 취하게 하며 권력을 잡은 자는 무지해야 그것을 유지할 수 있다. 우신에겐 추종의 신, 향락의 신, 무분별의 신, 방탕의 신, 미식과 수면의 신과 같은 친구가 있었다. 오늘날에도 권력 주변엔 이런 사람들이 득실거린다. 이 책에는 지금 적용해도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구절이 너무나 많다. “냉정한 진실보다는 달콤한 거짓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오늘날 군주들은 나 우신의 도움을 받아 모든 근심 걱정을 신들에게 맡겨두고 듣기 좋은 말만을 하는 자들에게 귀를 기울인다.” “지혜와 철학은 가난하고 지질한 사람을 만든다. 지혜는 사람을 소심하게 만든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가난과 기아와 헛된 희망 속에서 천대받으며, 각광은 고사하고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살아간다.” “가까운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바로 광기의 힘이다. 친구들 사이에 우정의 연대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도 광기의 힘이다. 뱀처럼 꿰뚫어 보는 냉철함보다는 에로스의 헤픈 정념이 진정 삶을 유쾌하게 해 주고 사회적 유대관계를 굳게 다져주는 것이다. 달콤한 꿀을 서로 주고받으며 마음을 달래지 않는다면 어떠한 모임이나 관계도 유쾌하게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이 시대는 사려 분별력 있는 사람보다는 광기에 쉽게 휩쓸릴 수 있는 사람이 더 행복한지도 모른다. 광기를 예찬하면서 에라스뮈스는 정치권력 집단의 허구성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그는 “최고 권력자가 일면 학식이 풍부한 참모들을 중용하는 것 같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심기를 잘 헤아리고 즐겁게 해주는 광대들을 더 좋아한다.”라고 말한다. “아첨은 낙담한 영혼을 일으켜 세우고, 슬픔을 어루만져주고, 무기력한 사람들을 격려하고, 둔감해진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아첨은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고, 노인의 주름을 펴주기도 하고, 조언과 가르침을 칭찬으로 포장하여 왕이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넌지시 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첨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꿀이자 양념이다.” 그래서 우리는 권력을 가진 자, 가지려고 하는 자에게 그렇게 맹목적으로 아첨하는 것일까.에라스뮈스가 주교나 추기경, 교황과 같은 종교지도자들에게 요구하는 참모습은 ‘노동과 헌신’이다. 재물을 탐하고, 기득권 세력이 된 그들에게 에라스뮈스는 이렇게 질타한다. “가난한 사도의 직분을 행하는데 금전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자신을 한 번이라도 뒤돌아본다면 모든 것을 미련 없이 버리고 예전의 사도들처럼 노동하고 헌신하는 삶을 살고자 했을 것이다.” 우리가 귀하게 여겨온 정직한 노동, 가족과 이웃을 위한 헌신과 희생, 타인을 향한 연민과 배려 같은 덕목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소중하고 필요한 것인가?우신예찬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옛말에 ‘같이 마시고 다 기억하는 놈을 나는 증오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를 새롭게 고쳐 ‘아, 기억하는 청중을 나는 증오한다.’ 그러므로 이제 여러분 안녕히! 손뼉 쳐라! 행복 하라! 부어라, 마시라! 나 우신의 교리에 탁월한 여러분이여.” 오늘의 가진 자와 권력자들도 그들이 과거에 내뱉은 말과 행동을 오래 기억하는 사람들을 싫어하고 증오한다. 하여 우신이여, 우신이여, 내 술잔을 채워라. 이 풍진 세상 그냥 박수나 치며 취생몽사 할까나.

정치인의 기부행위, 왜 근절돼야 하나

정치인의 기부행위, 왜 근절되어야 하나손황익대구 중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무관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이번 추석에는 명절 밥상 민심을 선점하기 위하여 입후보예정자들의 물밑 경쟁도 예상된다.그러나 명절 분위기에 휩쓸려 기부행위를 하거나 금품을 받아서는 안된다.‘기부’ 또는 ‘기부행위’의 사전적 의미는 ‘공공사업 또는 자선사업 등을 돕기 위한 돈이나 물건을 대가없이 내어놓는 것’을 말한다. 기부행위는 본래 좋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민주선거로서 1948년 5월10일 제헌국회의원선거가 실시된 이래, 1960년대까지 ‘정치인의 기부행위’는 선거운동을 하기 쉬운 장날에 여성 유권자에게는 고무신을, 남성 유권자에게는 막걸리를 무료로 제공하는 부끄러운 행위로 나타났다.그래서 “선거철 장날 인심이 명절보다 후하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그리고 197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는 돈봉투를 돌리는 금권선거가 자행되었다.안타깝게도 은밀한 금품수수 행위는 아직까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공직선거법’에서는 ‘기부행위’를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여기에서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란 그 선거구민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기부행위를 할 수 없는 사람은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정당의 대표자·후보자입후보예정자와 그 배우자이다.또한, 누구든지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입후보예정자 포함) 또는 그 소속정당을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기부행위 제한 규정을 위반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금전이나 물품 등을 받은 사람에게도 그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의 과태료가 최고 3천만 원까지 부과된다.내년 4월15일에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실시된다. 금품선거 없는 깨끗한 선거로 만들기 위해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가 법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국번 없이 1390번’으로 신고하면 되며, 사안에 따라 최고 5억 원까지 포상금이 지급된다. 신고자의 신분은 법에 의해 철저히 보호된다.다가오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모든 유권자가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깨끗하게 행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바쁜데 웬 설사 / 김용택

이 바쁜데 웬 설사/ 김용택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 시집『강 같은 세월』(창작과 비평사, 1995)....................................................살아가다보면 누구나 한두 번쯤 이런 긴박한 최악의 코너에 몰릴 때가 있다. 자신의 일이 아닐지라도 둘레에서 이 같은 상황을 목격할 경우도 있겠고. 실제로 이 시는 시인의 어머니가 저 광경을 목격하고선 아들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시인 말마따나 고스란히 받아쓴 것이라고 한다. 어머니가 바쁜 농사철 논두렁에서 바라보니 어떤 사람이 깔짐 지게를 지고 소를 몰고 오는데 갑자기 똥이 마려운 폼이었단다. 소를 묶고 지게를 받쳐야 하는데, 지게를 받치자 깔짐이 넘어가버려 풀이 그만 허물어졌던 것이다.그때 소가 펄떡펄떡 뛰는 광경을 보았다. 깔짐은 넘어가지, 소는 뛰지, 받치기는 힘들지. 설사는 나오려고 하지, 보아하니 삼베옷 허리띠는 잘 풀어지지 않는 것 같고 들판엔 사람들도 많았단다. 고상한 표현의 ‘설상가상’정도가 아니다. 시인은 이 상황을 전해 듣고 그대로 베껴 썼다고 한다. 어쩌면 ‘소나기’부분은 각색일지도 모르겠다. 긴밀하게 이를 재구성 가공한 것이 더욱 구체성을 띄고 있다. 하지만 그냥 평범한 산문적 사고의 나열에 그쳤다면 시가 되진 못했으리라.‘소나기가 오는데다가 소도 뛰고 풀은 허물어졌다. 게다가 설사도 나고 허리끈도 안 풀어진다. 그리고 보는 사람도 많다.’ 정도가 되겠는데 재미와 감흥이 팍 떨어진다. 그렇다면 이 시에서 떠받혀주고 있는 부분은 반복해서 서술하고 있는 ‘지요’라는 나열적 질서가 되겠는데, 시적 운율을 느끼게 하여 시를 시답게 하고 있다. 이런 형식의 리듬은 사실 특별할 건 없고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써먹는 말이다. ‘비는 오지요 갈 길은 멀지요 배는 고프지요...’ 따위의 익숙한 리듬이다.이 시는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렸었다. 이 정도면 요즘 아이들에게도 먹혀드는 개그 수준이 아닐까. 전유성은 시집을 즐겨 읽는 개그맨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 이런 시를 만나면 반색하며 소재로 써먹으려 할 것이고 그리해도 손색은 없겠다. 여섯 행에 불과한 이 짧은 시에서 어느 한 행이라도 빠져있다면 긴장감의 밀도가 떨어져 재미도 덜했을 것이다. 특히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란 대목이 누락된다면 아예 시의 꼬락서니가 안 되겠다. ‘바작’이란 낯선 농촌 물건도 살짝 시의 품격을 거들고 있다.바작은 지게에 짐을 싣기 좋도록 하기위해 대나 싸리로 걸어 접었다 폈다 할 수 있게 만든 조개모양의 물건이다. 아무튼 시가 재미나긴 한데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시에서 설사 만난 이는 저 극도의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였을까. 어떤 이유에서건 사람이 막다른 골목에 처하면 선택지가 없다. 극단적인 선택의 심리도 이와 비슷하다. 피하고 싶은데 피할 곳은 없고 모면하고 싶은데 극복은 안 된다.지금의 나라 꼬락서니도 그러하다. 국민들도 덩달아 누추하고 모멸적인 삶의 연속이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끝없는 논쟁은 이제 진영 싸움의 수준을 벗어났다. 양쪽 다 설사 만난 사람의 사생결단 싸움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상황을 피하려면 최소한 ‘허리끈’ 하나는 평소에 잘 관리되어야 하는데, 그 허리끈마저 지금은 요지부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