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폰딧불이/ 정명희

정명희/ 먼 곳으로부터 보일 듯 말 듯 봄이 다가오는 듯하다. 찬 기운이 남은 바람이지만, 발밑 땅속에서 새싹의 움직임이 느껴질 것 같은 날이다. 어디선가 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버들강아지가 보송보송 눈을 뜰 것 같은 2월, 봄소식을 전하는 행사가 한창이다. 여기저기서 연주회 포스터가 붙어있고 신작 영화들이 우리를 손짓한다.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 영화감상을 하며 문화생활을 해보기로 하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음료수를 들고 여유 있게 자리에 앉았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휴대폰을 끄지 않은 것이 생각나 얼른 비행기 모드로 바꾸었다. 혹시나 급한 연락이 올까 봐 마음 졸여지지만, 그래야만 주위에 피해를 주지 않을 것 같은 마음에 단호하게 비행기표시가 뜨도록 화면을 바꾸었다. 암흑 속에 영화가 시작되고 스토리가 진지해지는 찰나, 저 멀리서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린다. 얼른 휴대폰의 주인이 전화기를 조정해서 사태를 해결했으면 좋으련만, 벨 소리는 계속이다. 왠지 나도 모르게 자꾸만 그쪽으로 시선이 가서 스크린에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 영화의 감동이 사라질 것 같아 숨을 천천히 들이켜고 내뱉기를 반복하며 마음을 달랜다. 요즘엔 모두 바쁜 사람들뿐인 것 같다. 길을 걸으면서도 차에 오르면서도 진료실에 들어와서 아이 진찰하는 순간에도 휴대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는 이들이 많다. 늘 누군가와 무엇으로든 소통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같다.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라는 ‘스몸비’가 많은 세상이라며 걱정하는 글이 신문 기사를 장식한다.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건너는 사람, 신호등이 바뀌어 차를 운전해 나가면서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운전자들, 그보다 더 위험천만인 이들이 있을까. 스마트폰에 눈길을 흘깃흘깃하면서 운전하는 것은 졸음운전보다 어쩌면 더 아슬아슬하지 않으랴 싶다.스몸비에 대한 글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영화관에 오니 스마트폰 불빛이 성가시다. 여기저기서 반짝이는 불빛들로 어느 해 뉴질랜드 갔을 때 보았던 반딧불이 동굴에 들어있는 착각이 든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이든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인증 사진을 하는 이. 영화관에서도 셀카를 찍고 안방처럼 예사롭게 전화를 받으니 반짝이는 불빛들이 이어진다. ‘폰딧불이(스마트폰+반딧불이)’ 공해다. 언젠가 배우 박해미 씨가 뮤지컬 공연에서 노래하려는 그 순간에도 휴대폰 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대자 객석을 향해 “선생님, 전화 받으셔~!”라며 즉흥 대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공연이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휴대전화 전원을 반드시 꺼달란 안내방송이 나오는데도 많은 이가 지키지 않고 시시때때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곤 한다. 모 신문사 기자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멘델스존 서거 170주년 기념 음악회’를 보는 2시간 동안 스마트폰 진동 소리가 3차례, 카메라 셔터 소리가 19차례 들렸고 스마트폰 불빛은 21차례 보였다고 기사를 쓰지 않았던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관객들은 스마트폰 사용이 개인의 사생활이라고 생각해 공공예절보다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은 우리는 정말 스마트폰의 공공 예절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절감하며 다짐하였다. 우리만은 그러지 않기로. 스마트워치의 불빛도 영화 관람하는데, 참 방해가 많이 되는 물건인 것 같다. 화면이 작고 몸에 착용하는 것이다 보니 잘 느끼지 못하지만, 남들에겐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이다. 외국은 공연장 내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엄격하게 대응한다지 않던가. 미국은 벨 소리가 울리면 벌금을 매기고 뉴욕 외 22개 도시에서는 문자, 인터넷 검색, 통화 등 어떤 경우라도 공연 중 핸드폰 불빛이 보이면 관객을 쫓아내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레이저를 쏘고 일본에선 아예 전파차단기를 설치해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단다. 국내에서도 전파차단기를 설치해 시범 운영했지만, 전파법 관계 법규에 어긋난다고 해서 철거했다.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자유가 먼저라고 말하기 전에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삼가야 하지 않겠는가. 급히 연락받을 일 때문에 휴대전화를 끌 수 없으리라는 생각도 들지만, 무엇보다 남을 위해 조금 양보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소리 없이 봄이 다가오듯 공공예절도 날로 익어갈 수 있다면 초록의 봄날이 더 즐겁지 않으랴.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김수환 추기경/ 구중서

김수환 추기경/ 구중서 시골 성당 젊은 신부 아름다운 그 시절가난과 깊은 정이 평생에 그리운데어이해 십자가 지고 명동언덕 올라섰나//불화살 최루탄이 발 앞에 날아와도하느님 모습 닮은 인간이 존엄해자유와 민주의 횃불 환하게 밝힌 이 - 시조집 『불면의 좋은 시간』 (책만드는집, 2009)..................................................... 문학평론가 구중서 박사의 첫 시조시집에 수록된 작품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구중서 박사는 ‘가톨릭출판사’ 주간 시절 김수환 추기경을 가까이했던 인연으로 추기경께서 선종하신 후 평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를 펴내기도 했다. 짧은 이 시조 안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삶이 농축되어 녹아 들어있다. 추기경께서는 일생의 지표를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로 삼으셨다.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삶을 사셨고, 마지막 가는 길까지 그리 사시다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란 짤막한 말을 남기고 10년 전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하느님 닮은 모습으로 우리 가슴에 머물러있다. 당신께서는 가난하고 외롭고 아픈 사람들과 늘 함께하고자 했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셨다. 당신은 낮은 곳을 보듬으시며 종파를 초월해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평생 노력하신 분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길인가를 몸소 실천하고 가르치면서 우리 사회 민주화 역사의 버팀목이 되어 주셨다. 그 존재만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힘이 되고, 슬픔과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분이시다. 도종환 시인은 “한 시대의 어른이신 당신이 계셔서 우리는 덜 부끄러운 역사를 살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런 분이시기에 떠나신 뒤의 상실감은 컸다. 지금은 추기경님뿐 아니라 우리를 품어주고 가려주던 날개들을 모두 잃은 느낌이다. 불손한 비유지만 김응용 감독이 만들어낸 유행어처럼 ‘김수환 추기경도 없고 법정 스님도 없고 신영복 교수도 가고…’ 어른이 그리운 시대에 어른이 통 뵈지 않는다. 그분들은 역사의 고비 때마다 억압받는 이들과 정의의 편에 함께 섰기에 성직자로서의 직분이 더욱 빛났으며 사회적 존경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추기경의 말씀 하나하나는 한국가톨릭 수장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당신은 떠났지만 당신의 말씀은 지금껏 우리들의 가슴 속에 짙은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평범한 생활 속의 명언도 몇 생각난다. “웃는 연습을 해라.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자 치료약이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공감, 겸손이 선행된다." 정치권에서는 추기경님과 맞서기도 하고 이용하려 들기도 했지만 이젠 시민사회나 원로정치인 가운데도 그렇게 ‘이용’할 만한 분이 과연 계실까 싶다. 지금 우리에겐 추기경이 두 분이나 계시지만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가톨릭 신자들조차 그 존재감을 별로 못 느끼고 있다. 왠지 명동성당의 종소리도 예전 같지 않다. “사제는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고 한 정진석 추기경의 말씀이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 당한 나쁜 사례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는 말과 행동을 통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개입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신발에 거리의 진흙을 묻힐 수도 있어야 한다”고 교회에 당부하셨다. 재작년인가 염수정 추기경께서 “사회의 부조리를 바꾸는 데 주저하지 말라”는 말씀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자유와 민주의 횃불 환하게 밝힌 이’ 거룩한 바보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마음은 오래도록 식지 않으리라.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독자기고- 사라지지 않는 ‘악마의 유혹’ 보이스피싱

이동식 /청송경찰서 부동파출소장이동식 청송경찰서 부동파출소장 아직도 전국 각지에서 도시나 농촌을 가리지 않고 ‘보이스피싱’에 따른 피해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이란 주로 금융기관이나 유명 전자상거래 업체를 사칭하여 개인의 금융정보를 빼내 범죄에 사용하는 음성(voice)과 개인정보(private data), 낚시(fishing)를 합성한 용어다.전화를 통하여 상대방의 신용카드 번호 등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낸 뒤 이를 범죄에 이용하는 전화금융 사기 수법을 말한다.금융감독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에만 보이스피싱으로 발생한 피해 규모는 1천802억 원(인원 2만1천6명, 건수 3만996건)에 이른다. 매일 116명이 평균 10억 원 정도의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피해자들의 연령대와 범죄유형을 분류해 보면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전 연령대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출빙자형 70.7%, 정부 기관 등 사칭형 29.3%로 나타났다.이중 대출빙자형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으며, 연령별로는 40~50대의 피해 금액이 가장 큰 비중(62.7%)을 차지하고 있다.또한 정부 기관 사칭형은 여성의 피해 금액이 남성의 2.4배이다. 60대 이상의 피해 금액도 163억 원으로 최근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보이스피싱의 유형을 좀 더 세분화하면, △자녀 납치 및 사고 빙자 편취 △메신저상에서 지인을 사칭하여 송금 요구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 카드론 대금 및 예금 등의 편취 △금융회사, 금융감독원 명의의 허위 긴급공지 문자 메시지로 속여 피싱 사이트로 유도하여 예금 등 편취 △전화 통화를 통해 텔레뱅킹 이용 정보를 알아내어 금전 편취 등으로 나타났다.특히 피해자를 속여 금융기관 자동화기기로 유인해 자금을 이체토록 해 편취하는 수법은 널리 알려진 범죄 수법이지만 계속해서 이용되고 있어 더욱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나날이 지능적으로 변화하는 보이스피싱의 대처 방법은 △금융거래 정보(계좌번호, 카드번호, 인터넷뱅킹) 요구는 일절 응대하지 말 것 △현금지급기로 유인하면 100% 보이스피싱이므로 절대로 응하지 말 것 △자녀 납치 보이스피싱에 대비하여 자녀의 친구, 선생님 등의 연락처를 미리 확보할 것 △금융거래 정보를 미리 알고 접근하는 경우에는 내용의 진위를 반드시 확인할 것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경우 즉시 112 또는 금융회사 콜센터를 통해 지급정지 요청할 것 등이 있다.만약 나에게 이상한 내용의 전화가 오면 ‘의심하고, 전화 끊고, 확인하는’ 자세로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가 주의해야 한다.임경성 기자 ds5ykc@idaegu.com

권순진의 맛있는 시-김수환 추기경/ 구중서

김수환 추기경/ 구중서 시골 성당 젊은 신부 아름다운 그 시절가난과 깊은 정이 평생에 그리운데어이해 십자가 지고 명동언덕 올라섰나//불화살 최루탄이 발 앞에 날아와도하느님 모습 닮은 인간이 존엄해자유와 민주의 횃불 환하게 밝힌 이 - 시조집 『불면의 좋은 시간』 (책만드는집, 2009)..................................................... 문학평론가 구중서 박사의 첫 시조시집에 수록된 작품이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구중서 박사는 ‘가톨릭출판사’ 주간 시절 김수환 추기경을 가까이했던 인연으로 추기경께서 선종하신 후 평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를 펴내기도 했다. 짧은 이 시조 안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삶이 농축되어 녹아 들어있다. 추기경께서는 일생의 지표를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로 삼으셨다.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삶을 사셨고, 마지막 가는 길까지 그리 사시다가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란 짤막한 말을 남기고 10년 전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하느님 닮은 모습으로 우리 가슴에 머물러있다. 당신께서는 가난하고 외롭고 아픈 사람들과 늘 함께하고자 했으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셨다. 당신은 낮은 곳을 보듬으시며 종파를 초월해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평생 노력하신 분이었다.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길인가를 몸소 실천하고 가르치면서 우리 사회 민주화 역사의 버팀목이 되어 주셨다. 그 존재만으로 어려운 사람에게 힘이 되고, 슬픔과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분이시다. 도종환 시인은 “한 시대의 어른이신 당신이 계셔서 우리는 덜 부끄러운 역사를 살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그런 분이시기에 떠나신 뒤의 상실감은 컸다. 지금은 추기경님뿐 아니라 우리를 품어주고 가려주던 날개들을 모두 잃은 느낌이다. 불손한 비유지만 김응용 감독이 만들어낸 유행어처럼 ‘김수환 추기경도 없고 법정 스님도 없고 신영복 교수도 가고…’ 어른이 그리운 시대에 어른이 통 뵈지 않는다. 그분들은 역사의 고비 때마다 억압받는 이들과 정의의 편에 함께 섰기에 성직자로서의 직분이 더욱 빛났으며 사회적 존경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추기경의 말씀 하나하나는 한국가톨릭 수장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당신은 떠났지만 당신의 말씀은 지금껏 우리들의 가슴 속에 짙은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평범한 생활 속의 명언도 몇 생각난다. “웃는 연습을 해라.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자 치료약이다.” “진정한 사랑은 이해, 관용, 포용, 공감, 겸손이 선행된다." 정치권에서는 추기경님과 맞서기도 하고 이용하려 들기도 했지만 이젠 시민사회나 원로정치인 가운데도 그렇게 ‘이용’할 만한 분이 과연 계실까 싶다. 지금 우리에겐 추기경이 두 분이나 계시지만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가톨릭 신자들조차 그 존재감을 별로 못 느끼고 있다. 왠지 명동성당의 종소리도 예전 같지 않다. “사제는 정치에 개입하지 말라”고 한 정진석 추기경의 말씀이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 당한 나쁜 사례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는 말과 행동을 통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개입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신발에 거리의 진흙을 묻힐 수도 있어야 한다”고 교회에 당부하셨다. 재작년인가 염수정 추기경께서 “사회의 부조리를 바꾸는 데 주저하지 말라”는 말씀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자유와 민주의 횃불 환하게 밝힌 이’ 거룩한 바보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마음은 오래도록 식지 않으리라.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시론-김정은 베트남 방문…북한 개방 계기 되길

오는 27~28일로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 못지않게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 이벤트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이다.북미 관계개선과 함께 북한 경제 개혁개방에 또 다른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25일 베트남에 도착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라고 한 서방 통신이 보도했다.김 위원장은 중국을 네 차례 방문했지만 모두 공식 혹은 비공식 방문이었다. 외국을 국빈방문한 적은 없다. 김 위원장의 첫 국빈방문은 그의 국제 외교무대 본격 등장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더 가까워지고 정상국가의 행보를 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이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개선, 사회주의 국가의 개혁개방에 있어 베트남이 모범사례이기 때문이다.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개선 이후 개혁개방에 성과를 거둬 동남아시아의 경제 파워로 부상하고 있다.북한이 북미 관계 개선, 개혁개방을 하는 데 베트남 사례가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물론 북한과 베트남이 처한 상황 중 가장 큰 차이는 핵 문제이고 북한의 경우 핵무기 포기가 국제사회 합류, 개혁개방의 성공, 제재 해제의 관건이다.북한이 비핵화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한 베트남식이든, 중국식이든 어떤 방식의 개혁개방을 추진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성공하기 어렵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베트남처럼 번영을 이루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베트남은 1986년 경제 자유화와 개방을 표방한 도이머이(쇄신) 노선을 채택한 후 점진적, 단계적으로 개혁개방을 추진했다. 그 결과 1980년대 100달러 안팎에 그쳤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2천587달러로 뛰었다.베트남 개방 후 이 나라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나라는 한국이다. 대규모로 투자한 삼성전자는 베트남의 대표기업이 됐다. 한국 기업들의 베트남 투자 성과를 북한이 간과하지 않기 바란다.북한은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 언어와 문화 동질성, 시장의 성장잠재력, 적은 물류비용 등으로 한국 기업엔 매력적인 투자, 교역 대상이다.북한이 비핵화와 개혁개방을 확고하고 안정적으로 추진하면 한국 기업의 북한 투자 가능성은 크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서 개혁개방의 미래를 눈으로 확인하길 기대한다.연합뉴스

사설-정부, 영남권 신공항 혼란 부추기지 말아야

영남권 신공항 문제가 다시 해법을 찾기 어려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3일 ‘가덕도 신공항’ 재검토 시사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뒤 대구·경북지역 전체가 온통 술렁이고 있다.영남권 신공항 문제는 이미 10년 전 해법을 찾을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러나 당시 이명박 정권은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의 갈등을 우려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결정을 하지 않았다.이어 3년 전 박근혜 정권 때는 1순위로 평가된 밀양을 제치고 ‘기존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편법적 결론을 내려 대구·경북에 엄청난 좌절감을 안겼다. 역시 두 지역의 민심을 모두 잃지 않으려는 정치적 판단의 결과로 해석됐다.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김해공항 확장의 타당성 검증 주체를 기존의 국토교통부에서 국무총리실로 변경할 수도 있다는 방안을 언급했다.공항업무를 지속해서 검토하고 관리해온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이미 검토가 끝나 더이상 이야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주무 부처를 제쳐두고 현안조율을 한 단계 위상이 높은 총리실에 맡긴다면 이는 또다시 영남권 신공항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 나가려 한다는 꼼수로 읽힐 수밖에 없다.지역 간 갈등 조율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이미 결정 난 사안을 재론할 경우 어쩌면 조율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엄청난 국력 낭비이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신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 명약관화하다.가덕도 신공항이 재추진될 경우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간 날 선 대립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 정책의 공신력에도 결정적 타격을 주게 된다. 어느 국민이 한번 결론 난 국책사업의 입지를 뒤바꾸는 정부의 결정을 믿고 따르겠는가.대구·경북에서는 “왜 부산 쪽 이야기만 들어주나”하는 반발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이미 김해공항 확장이 좋은 방안이 아니라면 당연히 가덕도보다 평가점수가 높았던 밀양으로 영남권 신공항이 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또 가덕도 공항이 강행된다면 대구에서도 민간공항은 현재의 위치인 동구에 그대로 두고 K2 군 공항만 이전하는 방안을 정부가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갈등을 최소화하고 국책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검토사항과 합의를 존중하는 것이 최선이다. 정부는 이미 계획된 대로 시급히 대구통합공항 이전부지를 확정하고 이전사업이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혼란, 분열, 갈등, 불신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정부가 하루빨리 불신과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대일광장-대구 ‘스쿨미투’가 남긴 생채기

홍석봉/ 논설위원 남녘에선 꽃 소식이 들려온다. 2주 후면 신학기가 시작된다. ‘스쿨미투’의 광풍이 휩쓸고 간 학교는 이따금 찬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있다. 봄방학에 들어간 교정엔 학생 자취가 끊긴 채 적막감만 흐른다.지난해 8월 29일 2학기 개학과 동시에 불어닥친 스쿨미투 바람은 지역의 한 여자중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페이스북 게시판에 한 학생이 인권 침해 사례를 고발한 것이 발단이다. 계속 유사한 글이 올라가면서 미투가 촉발됐다. 10월 중순까지 한 달 반 동안 경찰 수사와 함께 대구시교육청의 집중감사를 받았다.학생들이 미투로 고발한 내용은 “교사가 팔로 몸을 스치는 등 수차례 신체접촉을 했다”거나 “교사가 치마 길이를 조사하면서 다리를 툭 쳤다”, “교복 치마 입고 다리 벌리면 눈 돌아간다”며 수업 중에 바로 앉으라고 한 경우가 다수 있었다. 또 “여자가 살이 많이 찌면 매력이 없다”고 한 내용도 있다. 성희롱과 차별적 발언을 고발한 글이 주류를 이뤘다.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당시 이 게시판에는 약 170여 건의 고발 내용이 게재됐다. 물론 개중에는 성희롱이나 차별과는 관련이 없는 글도 상당수였다. 성 소수자라고 밝힌 한 학생은 동성애를 비난하는 교사를 고발하기도 했다.학생들은 해당 교사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성희롱과 성폭력으로 고발된 선생은 사퇴하라고 주장했다.-----------미투고발 글 발단, 교사 등 80명 조사여기에 시민단체 등이 가세, 대구 시내 일원과 시교육청 앞에서 스쿨미투를 고발하는 연쇄시위를 벌이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일부 학부모까지 동조했다. 금세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학교는 당시 스쿨미투의 발원지가 됐다.학교는 2학기 내내 홍역을 앓았다. 학생 70여 명과 교사 10여 명이 경찰과 교육청의 조사를 받았다. 교사 절반가량이 자술서를 썼다. 3명의 교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중 과도한 신체 접촉을 한 교사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시교육청은 학생과의 스킨십이 문제 된 여교사 한 명도 추가 고발했다. 여교사의 가벼운 스킨십도 학생이 수치심을 느꼈다면 성폭력에 해당한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른 것이다.무혐의 처분을 받은 교사는 타 학교 전보로 마무리됐다. 남은 교사와 학생들은 지금도 당시의 악몽 같은 상황을 생각하면 몸서리쳐진다.미투 후유증은 해를 넘겨서도 계속됐다. 학교는 유혈이 낭자하다. 지난 1월 말 이 학교는 교사 55명 중 12명이 사퇴했다. 이 중 8명이 명퇴를 신청해 학교를 떠났다. 교장과 교감은 중징계를 받은 후 다른 학교로 발령 났다. 교사 상당수도 학교를 옮겼다.얼마 전 1학년 신입생 배정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아는 학부모들이 학교 배정에 반발, 집단 거부하는 소동도 일었다.곧 새 학기를 맞는다. 학생과 교사 사이에 허물기 쉽지 않은 큰 벽이 처졌다. 사제 간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일부에서는 큰일도 아니었는데 언론 등에서 부풀려 사건이 침소봉대됐다는 의견도 있다. 교권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다. 학생이 교사를 믿지 못하고 교사가 학생을 믿지 못하는 교단의 불신 사태는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었다.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다.--------------성장통 여기기엔 상처 커, 제자리 찾길미투를 우리 사회의 성장통, 일과성 바람으로 치부하기엔 그 생채기가 너무 크다. 당장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서로 거리를 두고 대한다. 이제 학생과 교사는 지식을 사고파는 개체로서만 존재할 뿐이다.스쿨미투를 학생의 인권과 여성의 권리를 찾아가는 한 과정이라고 위안 삼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참에 교직 사회에 인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교단에 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올 2월 말로 명퇴를 신청한 교사가 예년의 배가 넘는다고 한다. 사명감을 갖고 교직에 임했다가 실망과 회의만 갖고 떠나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해야겠다. 설익은 학생들의 논리와 잣대로 교사를 도매금으로 매도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미투로 멍든 지역 교육계는 새 학기부터 모두 털어버리고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기 바란다.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18일자 단체장 일정

배기철 동구청장△2019 동 방문 및 주민과의 대화=오전 10시 공산동 행정복지센터류한국 서구청장△간부회의=오전 9시 서구청 2층 구청장실조재구 남구청장△간부회의=오전 8시30분 남구청 2층 회의실배광식 북구청장△이웃돕기 성금 전달식=오전 11시 구청장 집무실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3·1운동 100주년 기념 독립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오전 10시 지산1동 소재이태훈 달서구청장△확대간부회의=오전 8시30분 달서구청 2층 대강당김문오 달성군수△이웃돕기 후원품 기탁식=오후 5시 군수실================================================= 최기문 영천시장△경북여성기업인협의회 영천지회장 이·취임식=오후 5시 영천 SD웨딩컨벤션최영조 경산시장△2월 국·소장, 과장, 읍면동장 확대간부회의=오후 4시 시청 대회의실김영만 군위군수△실단과소장 연석회의 = 오전 8시, 군청 제2회의실윤경희 청송군수△ 정월대보름 지신밟기 행사 참석=오전11시 청송군청 전정곽용환 고령군수△간부회의=8시30분 우륵실이병환 성주군수△2020년 국가투자예산확보 전략회의=오전 8시 군청 소회의실백선기 칠곡군수△확대간부회의=오전 8시30분 군청 제1회의실김학동 예천군수△간부회의 =오전8시 30분, 군청 중회의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권순진의 맛있는 시-고백/ 남진우

고백/ 남진우내 그대에게 사랑을 고백함은/ 입 속에 작은 촛불 하나 켜는 것과 같으니/ 입 속에 녹아내리는 양초의 뜨거움을 견디며/ 아름다운 동그란 불꽃 하나 만들어/ 그대에게 보이는 것과 같으니// 아무리 속삭여도/ 불은 이윽고 꺼져가고/ 흘러내린 양초에 굳은 혀를 깨물며/ 나는 쓸쓸히 돌아선다// 어두운 밤 그대 방을 밝히는 작은 촛불 하나/ 내 속삭임을 대신해 파닥일 뿐 - 시집 『사랑의 어두운 저편』 (창비, 2009)........................................................................ 송창식의 ‘맨 처음 고백’이란 노래가 있다. “말을 해도 좋을까 사랑하고 있다고 마음 한번 먹는데 하루 이틀 사흘… 맨 처음 고백은 몹시도 힘이 들어라 땀만 흘리며 우물쭈물” 노랫말의 끝에는 결국 “눈치만 살피다가 일년 이년 삼년” 지난 한평생이 되고 만다. 이토록 예전의 사랑 고백은 끙끙대며 힘들어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와 조바심 탓이려니. 그리고 그것은 모두 남자의 몫이지 여자가 먼저 고백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 시의 사랑 고백 역시 “입 속에 작은 촛불 하나 켜는 것과” 같이 지난한 일이다. “입 속에 녹아내리는 양초의 뜨거움을 견디며 아름다운 동그란 불꽃 하나 만들어 그대에게 보이는 것과” 같다. “불은 이윽고 꺼져가고 흘러내린 양초에 굳은 혀를 깨물며 나는 쓸쓸히 돌아”서고 만다. “내 속삭임을 대신해 파닥일 뿐”인 마음의 촛불 하나만 남겨두고.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도시적 감성 진화의 결과이겠으나 우리 젊은 날엔 듣도 보도 못한 밸런타인데이니 화이트데이 또 만난 지 50일이니 100일이니 따위로 호들갑을 떤다.유치한 짓이고 상혼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 입을 삐쭉거려 보지만 요즘의 젊은 사랑이 은근히 부럽고 약도 오른다. 하지만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고 주도권이 강화될수록 남성은 상대적으로 신중해지고 머뭇거려질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 프러포즈는 남자가 먼저 해야 한다는 공식은 오래전에 깨졌고, 남녀 관계에서 예전의 호연지기나 남자다움은 자칫 폭력성으로 의심받기도 한다. 여성의 입장에서도 함부로 호의를 베풀거나 섣불리 고백하기는 조심스럽다.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한 남성이 상대 여성으로부터 밸런타인데이 때 초콜릿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어 혐의를 벗은 일이 있었다. 안희정 성폭행 혐의 사건이 불거지기 훨씬 전 일이다. 안희정 사건 1심 무죄 판결 이후 구체적인 폭력이나 협박 등이 없더라도 의사에 반하는 성관계일 경우 처벌하자는 이른바 ‘비동의 간음죄’가 대두되었다. 합이 딱 맞아떨어지면 무슨 문제가 있을까만 매번 명시적이고 확정적인 동의 의사를 녹음해 둘 수도 없는 노릇이고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분명한 건 무대뽀로 여성을 밀어붙이곤 했던 과거의 낡은 인식은 더 이상 안 통한다는 사실이다.여자의 ‘메이비’는 ‘예스’와 실질적 동의어이고, ‘노’라고 말하는 단호함도 ‘메이비’ 쯤으로 알아듣는 옛날 방식을 가동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독일에서도 ‘No means No’ 법안이 도입되었고, 캘리포니아주는 이보다 더 강력한 ‘Yes means Yes’ 법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우리 환경에서 어디까지를 동의로 봐야 하는가의 판단은 여전히 쉽지 않다. 다만 그대를 향한 고백은 모름지기 ‘입 속에 작은 촛불 하나 켜는 것’처럼 신중하고, ‘입 속에 녹아내리는 양초의 뜨거움을’ 견디는 것과 같이 진실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TK 패싱 더 이상은 안 된다

현 정부의 TK(대구·경북) 패싱이 점입가경이다. TK는 계속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는 13일 반도체 클러스터를 경기 용인으로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 장관 회의를 열어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안’을 확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이에 구미시가 산자부에 강력 항의하자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찜찜한 구석이 많다. 대기업들은 용인과 이천 등을 남방한계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럴 경우 지방에 공장을 지을 생각은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 지역균형이고 뭐고 아무리 용을 써봐야 돈 될만한 기업은 이제 지방으로 오지 않는다. 용인 낙점이 ‘반도체 인재 확보를 위해 수도권에 조성해야 한다’는 SK하이닉스 측 요청을 수용한 때문이라는 배경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경북도와 구미시는 그동안 지역 균형발전 논리를 앞세워 ‘구미형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구미 유치 운동을 벌여왔다. 수도권 공장총량제를 지켜 달라고 요구해왔다. 자칫 헛심만 쓴 꼴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같은 날 부산에 간 문재인 대통령은 김해공항 확장공사 재검토를 언급해 기존 국토교통부의 ‘가덕도 신공항 불가 입장’을 바꾼 것으로 비치면서 대구시가 바짝 긴장했다. 대구시는 통합신공항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치만은 않은 것 같다.대구공항 통합 이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가덕도 신공항이 추진되면 노선 중복 등으로 대구공항 국제선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여서 지역민들은 더욱 떨떠름할 수밖에 없다.앞서 지난 12일에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원자력해체연구소 입지가 부산과 울산 경계 지점으로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와 지역민들이 분통을 터뜨렸다.뿐만 아니라 지난달 29일에는 정부가 23개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해 24조 원 규모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발표했지만 경북은 가장 규모가 적은 사업을 배정, 경북도와 포항시를 물 먹였다.대규모 국책 사업에서 잇따라 배제되면서 지역민들은 격앙된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현 정부 들어 “TK는 되는 게 없다”며 자조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을 부르짖으면서도 지역에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않자 해도 너무하다는 반응들이다.경북도는 대책에 더욱 만전을 기하라. 지역 국회의원들도 나서라. 관련 부처를 항의 방문하고 안 되면 대규모 항의시위라도 해야 한다. 더 이상 TK 패싱은 안 된다.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독자기고-‘웹하드 카르텔’ 근절에 SNS 홍보 이용하자

이종훈/ 의성경찰서 112 종합상황실, 경위 ‘웹하드 카르텔’이란 불법 촬영물로 이익을 내는 삼각형 수익 구조를 의미한다. 즉 웹하드 운영업체가 불법촬영물 공유 등으로 수익을 내며 이런 영상을 올리는 헤비업로더에게 혜택을 주고 불법촬영물 삭제를 돕는 이른바 디지털 장의사업체까지 함께 운영하는 등 불법촬영물을 매개로 한 사업 구조를 말한다.요즘 들어 ‘리벤지 포르노’, ‘웹하드 카르텔’ 등 전에는 보지 못하던 생소한 단어가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얼마전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산업에 대해 특별수사를 요구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청원인이 20만 명을 돌파하기도 하는 등 온라인 불법영상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게 늘어가는 추세다.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불법촬영 등 사이버성폭력 전반에 대해 특별수사단을 꾸려 100일간 집중단속에 나선 결과 총 3천660명을 검거, 이 중 133명을 구속했다. 특히 특별단속에서는 불법 촬영물이 상품처럼 유통되는 ‘웹하드 카르텔’ 근절에 중점을 두고 수사에 집중했다.얼마전 직원 폭행 영상으로 논란이 되었던 ‘위디스크’ 등 국내 P2P계의 큰손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을 구속했는가 하면, 15개 주요 웹하드를 단속해 운영자 22명과 헤비업로더 240명을 검거하기도 했다.또한, 태국 경찰과 우리 경찰이 공조 수사를 진행해 불법영상물 공급망 역할을 해온 이른바 ‘음란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했고,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 협업해 미국에 서버를 둔 국내 사이트 84곳의 운영자 신상 정보를 받기로 합의했다.경찰은 특별단속 이후에도 각 지방경찰청 사이버성폭력 수사팀을 중심으로 상시 단속을 벌이고 있다. 특히, 특별단속으로 웹하드 등에서 유통이 어려워진 불법촬영물 등이 SNS 등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풍선효과’에 대비해 관련 단속에도 집중하고 있다.이미 발생한 범죄를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거나 미래에 벌어질 사이버 관련 성폭력 범죄 및 불법음란물 유통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형식적인 캠페인이나 광고가 아닌, 국민의 피부에 와닿을 수 있게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SNS 등에 관련 홍보영상 등을 만들어 배포하자. 리벤지 포르노 등을 다운 받거나 관련 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임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김호운 기자 kimhw@idaegu.com

미주통신-눈먼 새우의 삶 / 이성숙

이성숙/ 아무도 살지 못하는 솔트레이크에는 눈 먼 새우가 살아간다. 미국 유타 주에는 사해 다음으로 염도가 높은 산상호수가 있다. 염호, 솔트레이크다. 수억 년 전 지구가 융기하면서 바다가 내륙으로 들어온 후 빠져나가지 못한 물이 호수가 된 곳이다. 나가는 곳이 없게 된 이 호수는 태양에 물이 증발하면서 소금기가 점점 진해진 것이라고 한다.천둥과 번개가 치고 땅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바다 밑에서 시작된 지진은 고래와 상어, 쏘가리들을 하늘로 날려 보냈다. 태양이 있는 곳까지 솟았다 떨어진 바다 식구들은 모두 즉사하거나 살아남았다고 해도 얼마 못가 죽음을 맞았다. 바다는 조금씩 검게 변해갔다. 산에 갇혀버린 물고기들은 바다를 그리워하다 죽기도 했다. 성미 진득한 짱뚱어와 농어가 참을성 있게 버텼지만 그들도 오래가지 못했다. 호수로 변한 바다는 날이 갈수록 소금기를 더했다. 젊고 힘 좋은 물고기들도 염도를 이기지는 못했다. 더러는 알 수 없는 피부병에 시달리다 죽기도 했다. 산 개울에 집을 지었던 버들붕어 각시붕어 쉬리들도 참변을 당했다. 투명하고 맑은 물에서만 살던 그들은 바닷물이 덮치자 삽시간에 사라졌다. 외피를 두껍게 발달시켜 온 가재와 게 우렁이가 좀 더 오래 살아남았지만 짠물에 껍질 속 피부가 졸아드는 것을 끝내 견디지 못했다. 아무도 살지 않게 된 호수는 더욱 검게 변했다.백사장도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검은 진흙으로 변해버렸다. 누구도 그 변화를 이겨내지 못했다. 작은 물고기가 죽으니 큰 물고기가 따라 죽었다. 마침내 호수에는 어떤 물고기도 남지 않게 되었다. 무거운 정적이 호수를 뒤덮었다.언제부턴가 검은 수면 위에 물여울이 일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웃음소리도 들려왔다. 소리 나는 쪽 물 표면에 몸집이 아주 작은 붉은등새우가 헤엄치고 있었다. 호수의 참사는 새우에게도 재앙이었다. 거의 모든 종족이 떼죽음을 당했다. 덩치 큰 블랙타이거와 곱사등새우는 짠물을 견디지 못하고 제일 먼저 죽음을 맞았다. 가시배새우 참새우 닭새우들도 눈이 침침해지고 몸이 졸아 드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호수에서 사라졌다. 꽃새우와 우렁가시붉은새우는 짠물을 견디기 위해 몸집을 줄였지만 살아남지 못했다.제일 견디기 힘든 고통은 눈을 뜰 수 없는 거였다. 껍질에 싸인 외피는 그럭저럭 짠 호숫물을 견디고 있었지만 돌출된 안구에 전해지는 따끔하고 까끌까끌한 느낌은 새우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겼다. 붉은등새우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고통을 견딜만했다. 그는 자신의 꼬리로 잠든 아내와 아이의 망막에 상처를 내어 눈을 멀게 했다. 장님이 된 붉은등새우 가족은 이제 더듬이를 길게 늘여 먹이를 찾았다. 염도 높은 호수는 다행히 썩지 않아 새우가 먹을 만한 것들이 남아 있었다. 붉은등새우는 아내와 아이들 얼굴을, 그 헤엄치는 몸짓을 더 볼 수 없었지만 그들을 만지고 속삭일 수는 있었다. 호수의 물결과 호수 위로 드리우는 따사한 햇살도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눈을 감고 보니 아내의 볼을 만지는 더듬이는 더욱 애틋하여 아내를 처음 만났던 그날을 떠올리게 했다. 붉은등새우는 그때부터 어딜 가나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다녔다. 아직 껍질이 다 자라지 않은 아이들은 진흙 속에 감추었다.물은 점점 짜졌다. 붉은등새우는 마을 회당에 모인 새우들에게 눈을 감으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다고. 눈을 감은 채 살 수는 없다고 호통치던 왕 새우는 결국 망막을 상실하고 장님이 된 자신을 증오하며 죽음을 맞았다. 참을성 없이 눈을 떠버린 촌장 새우 역시 망막이 찢어지는 고통을 겪으며 죽어갔다. 호수에는 붉은등새우 가족만 남게 되었다. 세상은 이제 그들의 이름도 잊었다. 붉은등새우라는 예쁜 이름 대신 눈먼새우라고 아무렇게나 불렀다.모두가 떠난 호수에서 눈먼새우는 생각에 잠기는 날이 많아졌다. 호수에 재앙이 닥쳤을 때 호수에서 도망칠 수 없었던 그는 변화에 적응하려고 눈을 감아버렸다. 앞을 볼 수 없게 된 대신 피부의 감각은 예민해졌고 더듬이 촉각이 한층 발달했다. 생각해보면 크게 잃은 것도 없다. 기적처럼, 상실은 또 다른 선물이 되었다.완전히 말라버릴 것만 같던 호수에 다시 활기가 돈다. 호수 진흙에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알려지면서 여인들이 진흙을 구하러 오고 눈먼새우를 만나기 위해 관광객이 차를 세운다. 눈먼새우는 수면 위로 떠올라 사람들의 왁자함을 즐기곤 한다.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물위를 걷는 게 아니고 두 발로 땅 위를 걷는 것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다. 눈으로 세상을 보고 땅위를 활보하며 만물의 변화를 느끼고 헤아릴 수 있는 우리다. 세상이 너무 가혹하다고 느껴질 땐 잠시 눈을 감자. 다시 눈을 떴을 때 보이는 모든 것이 기적임을 깨닫는다면 삶은 훨씬 아름답지 않을까. 우리는 날마다 기적의 한 순간을 살아내고 있다.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따따부따-사람의 목숨 값, 기억의 공간/이경우

이경우/ “한 번만 보고 싶어요.”불은 지하철역 벽면을 시커멓게 숯 검댕으로 그을려 놓았다. 그 위를 손톱으로 하얗게 긁은 글씨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가슴에 박혔다.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기억의 공간. 1년 중 하루만 기억하는, 해마다 그날이 오면 한 번 찾아보는 공간이 아니다.“사랑합니다.” “편히 쉬세요.” 우리 가슴속에 새겨 당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다시는 그런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다.16년 전인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에서 불이 났다. 장애인 김대한이 휘발유 7천500원어치를 사서 지하철에 타서는 1079호 열차가 중앙로역에 이르렀을 때 불을 질렀다. 뒤이어 중앙로역에 도착한 1080호 열차는 전원이 끊어져 전동차가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기관사는 승객들에게 대기하라고 안내방송을 한다. 그리고 열차 문을 닫은 채 기관사는 마스터키를 가지고 대피해 버린다. 피하지 못한 승객들, 불이 난 1079호 열차보다 1080호 열차에서 사망자가 더 많았다.“눈을 감아도 ‘살려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떠올랐어요.” 지하철 참사 당시 출동했던 소방관이 남긴 글에서 긴박하고 처절했던 참사 당시 현장 모습이 그려진다.“못 나갈 것 같아예, 저 죽지 싶어예. 어무이, 애들 잘 좀 키워 주이소.” 직장을 얻으러 가던 구직자가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는 유언이 됐다.사망 192명, 부상 151명. 아직도 연고를 찾지 못하는 6구의 주검은 지금도 가족이 어디선가 돌아오지 않는 희생자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참사 이후 우리 사회는 그런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당장 지하철 열차 내 좌석의 시트는 물론 열차 내부를 불이 잘 타지 않는 내연재로 바꾸고 화재감지시스템을 설치했다. 불이 났을 때를 가상한 대피훈련도 하고 있다. 곳곳에 화재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방독면과 산소통, 손전등도 비치해놓고 있다. 지하철에서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해 수동으로 출입문을 열 수 있도록 해놓고 비상탈출 경로 안내문과 방법. 지하통로를 이용할 수 있는 사다리를 준비해두고 있다.범인 김대한의 세상을 향한 분노, 그 분노가 지하철에서 불을 지른 것이다. 아무 죄 없는, 그와 같은 시간 같은 열차에 타고 있었다는 죄밖에 없는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을 슬픔과 분노에 빠뜨렸다.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범인은 2004년 지병으로 숨졌고 사고 당시 대처를 잘못한 기관사들은 금고 4~5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도 그런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분노는 식지 않고 사람들의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데서 생기는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304명의 목숨을 수장한 세월호 사건이 그랬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는 사고 두 달이 지난 뒤에야 안면에 들 수 있었다. 이 땅에서 살면서 제대로 목숨 값 받기는 참으로 어려운, 여전히 스스로가 지켜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제값을 받아내야 할 일이다.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잘 살아야 이런 분노가 사라질까. 길을 걷다가 차를 타고 가다가 현장에서 일하다가 일어나는 사고로부터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우리 사회는 여전히 투자에 인색하다.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수치로만 자랑할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국민소득에 걸맞은 국민의식 수준을 갖춰야 하고 이를 가정에서부터 학교와 지역사회 국가가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 사람 목숨값을 제대로 쳐 주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참사를 기억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참사를 방지하고 그런 참사로부터 목숨을 지켜내는 사회로 바꾸어 가야 한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오늘도 지하철에 탄 수많은 얼굴들, 용케 자리를 잡은 승객들은 무심한 얼굴로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거나 모자라는 잠을 보충한다. 그들은 이 평화로운 공간에서 일어난 끔찍한 참사를 기억할까. 2월 18일, 그날 희생된 영혼들을 추모하며.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15일자 단체장 일정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독립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행사=오후 3시부터 동인동 배기철 동구청장△독립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행사=오전 9시 신암선열공원류한국 서구청장△독립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오전 9시 신암선열공원조재구 남구청장△독립유공자 명패달아드리기=오전 9시 신암선열공원배광식 북구청장△독립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 시범행사=오전 9시 신암선열공원 이태훈 달서구청장△독립유공자 명패 달아드리기=오전 9시 신암선열공원 ====================================== 주낙영 경주시장△경주시민과의 현장대화=오전 10시30분 산내면 행정복지센터, 오후 1시20분 건천읍민회관김충섭 김천시장△김천시 승격 70주년 시민위원회 출범식=오후 5시 김천시 탑웨딩 대연회장장세용 구미시장△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 및 중기계획 수립용역 중간보고회 참석=15일 오후 2시30분, 시청 3층 상황실최영조 경산시장△제29차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 운영위원회=오전 9시 경산시장실김주수 의성군수△이웃사촌 청년시범마을 주민설명회=오전 10시 30분 의성국민체육센터김학동 예천군수△예천군 여성단체협의회장 취임식 – 오전11시 축협프라자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독자기고-수학으로 만드는 청렴한 세상

김주원/국민권익위원회 청렴교육 전문강사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분명하다. 공식만 알면 어려울 문제도 쉽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청렴한 세상도 공식만 알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미적분처럼 어려운 공식이 아니라 초등학교 때 배운 덧셈, 뺄셈, 나눗셈과 곱셈인 것이 다행이다.먼저, 덧셈이다. 청렴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청렴 의식을 더해야 한다. 특히, 공직자들의 청렴 의식을 국민의 눈높이까지 높여야 한다. 국민들은 공직자의 불친절이나 근무 태만까지도 부패로 인식한다. 청탁금지법 제19조에서 공직자에게 청렴 서약서를 받도록 한 것도 청렴 의식을 더하기 위한 것이다.두 번째는 빼기다. 부패는 당연히 빼야 한다. 청탁금지법에서는 부정 청탁과 직무와 관련된 금품수수 등을 부패로 규정하고 있다. 누구든지 청탁금지법 제5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14가지 업무에 대해서 법령을 위반하여 직무를 하도록 공직자에게 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 누구든지 공직자에게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 유무와 관계없이 1회 100만 원, 1회계 연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제공해서도 안 된다. 청탁금지법의 목적이 부패로 이어질 수 있는 공직 사회의 관행을 없애자는 것임을 잊지 말자.세 번째는 나누기다. 공직자와 어디에서 무엇을 먹든 비용만 나누면 청탁금지법상 문제 될 것이 없다. 복잡하게 직무 관련성을 따질 필요도 없고 3만 원을 초과하는지는 걱정할 필요도 없다. 비용 나누기는 부패에 대비할 수 있는 최고의 해법이다. 청탁금지법을 입안한 김영란 전 위원장도 이 법의 다른 이름은 ‘더치페이법’이라고 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더치페이를 꼭 한번 실천해 보기 바란다.마지막은 곱하기다. 공공기관 구성원 100명 중 단 1명이라도 부패하다면 그 기관의 청렴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수학에서는 100-1=99이지만 청렴에서는 100-1=99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단 한건의 부패 사건이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든 구성원이 함께 청렴을 실천한다면 그 효과는 곱하기가 되는 것이다. 바로 ‘청렴의 나비효과’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실천에서 비롯되는 효과’인 것이다.청렴도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기관과 5등급을 받은 기관의 차이는 ‘제도’가 아니라 ‘실천’이다. 청렴 의식은 더하고 부패는 빼자. 비용은 나누고 실천은 곱해 보자. ‘청렴한 세상’이라는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박준우 기자 pjw@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