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티 못 벗는 세계적인 축제…딤프 왜 이러나

대구의 대표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사무국의 미숙한 운영과 주먹구구식 행정이 문제가 됐다. 대구 대표 축제의 이미지에 단단히 먹칠을 했다.DIMF 사무국은 개막식이 열린 지난 21일 비가 예보됐지만 야외 행사를 고집하다 빗속에서 뒤죽박죽이 된 개막식 행사를 진행했다. 또 폐막 작품은 라이선스 관계를 분명히 하지 않은 채 공연을 무대에 올리려고 했다가 뒤늦게 문제가 발생, 공연 이름을 바꾸는 소동이 벌어졌다.홍보대사로 내세운 아이돌 그룹(엑소) 수호를 두고도 말들이 많다. 수호 측의 바쁜 일정 탓에 개막식 불참은 물론 축제 기간 중 대구 방문 계획 또한 미정이어서 홍보대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당초 뮤지컬 스타가 아닌 아이돌 가수를 홍보대사로 정한 것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다.DIMF 사무국은 현재 모두 13명의 직원들이 해마다 20일가량 열리는 뮤지컬 페스티벌 행사에 1년 동안 매달린다. 그런데도 해마다 운영 미숙이 되풀이 지적되고 관객들의 불평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때뿐이다.매년 2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쓰면서 13년 동안 행사를 개최하고 있지만 문제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DIMF는 지난해에도 질 낮은 번역과 오타, 대사와 자막이 맞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가 지적됐으며 수준 떨어지는 해외 팀 공연, 엉성한 무대장치와 음향 문제 등으로 관객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투명한 집행과 운영도 관건이다. 유료 및 무료 티켓 판매 규모와 수익 여부를 공개하지 않는다. 행사가 끝난 후에는 자체적으로 운영 전반을 점검, 피드백해야 하는 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DIMF는 대구를 일약 뮤지컬 도시로 떠오르게 한 세계 최대 규모의 뮤지컬 축제다.매년 여름 개최하는 DIMF에는 세계 각국의 수준 높은 뮤지컬 공연과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부대행사가 열려 뮤지컬 팬들과 대구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된다.DIMF는 지난 2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8일까지 화려한 음악축제를 연다. 영국, 러시아, 스페인, 프랑스, 태국 등 8개국에서 참여한 23편의 뮤지컬이 공연된다. 정동하와 김소향 등 유명 가수와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제대로 가꾸고 다듬으면 셰계인이 찾는 최고의 축제가 될 수 있다.작품과 무대 구성, 음악 등 각 부문별로 전문가를 육성해 공연 차질이 없도록 하고 정부와 대구시 등 관련부서의 질책과 맞춤형 지원이 절실하다.13년 역사에 걸맞은 프로그램 구성과 사무국의 조직적이고 매끄러운 진행으로 DIMF가 거듭나길 바란다.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아령 체조

아령 체조/ 이상식 고향에 갈 때 마다 아버님은 맏손자의 팔과 등허리 어루만지며 왜 이렇게 약하냐고 밥 많이 먹으라고 반 꾸중 반 애원하시곤 했다/ 추석 차례는 끝났다 아버님은 음복이 과한 탓으로 취기가 있으셨지만 예의 맏손자를 앉혀놓고 사랑의 잔소리 늘어놓으신다 그러다가/ 불현듯 일어나서 광에 가시더니 쇠뭉치를 들고 나오셨다 녹과 먼지가 뒤덮인 아령이었다 당신께서 까까머리 고등학생 시절 썼던 운동기구란다/ 그러니까 50년 전의 골동품인 셈이다 아버님은 맏손자를 위해 조교처럼 시범을 보이신다 칠순 노인의 쇠잔한 육신과 거친 숨소리가 뿜는 율동/ 아버님도 맏아들도 맏손자도 눈시울 붉혔다- 시집 『춘란은 향기로 말한다』(아르코,2012).................................................. 이승만 대통령 시절 변영태 외무장관은 해외출장을 나갔다 귀국하면 출장비를 아껴 남긴 달러를 반드시 국고에 반납한 청렴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집을 떠나 어디를 가더라도 아령을 갖고 다니며 운동하는 분으로도 유명하다. 예전에 내가 아는 집안의 한 친척 어르신께서도 그와 같은 아령 마니아이면서 곧은 선비풍이시라 아령과 청렴강직의 이미지는 늘 겹쳐지곤 한다. 그래서 일단 시인의 아버지도 그런 분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 아버지가 추석 때 고향을 찾은 아들과 손자에게 꾸지람을 널어놓는다. 하지만 그 꾸중은 손자를 향한 어쩔 수 없는 내리사랑이다. 약해보이는 손자에게 ‘밥 많이 먹으라’는 소리는 누구나 하는 기본이고, 성이 차지 않은 아버지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취기를 빌어 광에서 녹슬고 있는 아령을 꺼내와 시범까지 보이신다. 귀한 맏손자가 튼튼하고 씩씩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쇠잔한 알통을 내보이며 거친 숨소리를 뿜어댔다. 내리사랑은 어린 자식으로 내려갈수록 깊어지는 사랑을 말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손주 사랑이다. 16세기 조선시대에 ‘이문건’이란 사람이 쓴 ‘양아록’이란 육아일기가 있다. 귀양살이 와중에 손자가 태어나면서부터 자라는 모습을 신기하게 지켜보면서 일일이 기록으로 남겼다. 그러나 손자가 커가면서 생기는 갈등상황도 낱낱이 기록하였고 매를 드는 대목도 나온다. “놀기 좋아하는 애들이라 누가 날마다 부지런히 책을 들여다보겠는가. 할아버지는 다만 네가 모든 것을 소중히 하길 바란다. 꾸짖어 나무랐지만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틈만 나면 떼를 지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직접 나가 데려와서 뒤통수와 엉덩이를 때리자, 고개 숙이고 엎드려 울기에 내 마음도 아팠다.” 이문건은 손자가 더 이상 자신의 품속에 품을 수 없는 존재란 것을 깨달은 연후에야 일기쓰기를 중단했다. 물론 손자에 대한 사랑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손자와 아들 앞에서 아령체조 시범을 보이는 칠순노인의 가락과 기세로 보아 시인의 아버지도 손자라 해서 마냥 오냐오냐 하실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 광경에 ‘아버님도 맏아들도 맏손자도 눈시울 붉혔다’고 하니, 그 성정들로 미뤄봐서는 장차 손자와의 갈등을 그리 염려할 바는 아닌 듯하다. 아들이 두고 간 아령을 이사 오면서 가져와 가끔 들었다 놨다 한다. 손녀를 안아본지 한참 되었다. 이제 만6세가 되어 초등학교에 들어간단다. 가까이 있지 않아 같이 놀아줄 수도 훈육할 수도 없다보니 “할아버지, 언제 와?” 그 소리만 귓전에 맴돈다.

/이슈추적/ 도시공원 일몰제… 대구경북 영향은

도시의 허파 구실을 하는 도심 숲이 2020년 7월1일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따라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는 각각 11.91㎢, 44.4㎢의 공원 부지가 일몰제 적용 대상지에 들어있다.도시공원 일몰제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원 설립을 위해 사유지가 포함된 일정 지역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하고 나서 20년이 넘도록 공원 조성을 하지 않았을 경우 도시공원 지정을 해제하도록 한 제도이다.대구시와 경북도 등 전국 지자체는 시민들이 현재 사용하거나 앞으로 사용할 도시공원을 계속 유지하길 원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공원지역에 포함된 ‘사유지’를 매입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고민에 빠진 것이다.지자체들은 사유지를 원래 땅 주인에게 돌려주자니 난개발로 도심 숲이 사라질 우려가 있고, 자체 매입하려고 하니 재정 부담이 너무 커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도시공원 미집행 사유지’ 처리 문제를 두고 지자체의 잇따른 대책 마련 요구가 있자 정부는 5월 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기에 사유지 매입비의 국고 지원 등 지자체가 요구하고 있는 실질적 지원 대책이 빠져 있어 지자체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벌써 대구, 경북에서는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 사유지를 두고 재산권을 행사하려는 지주와 도심 숲을 보전하려는 지자체 간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대구, 38개소 11.91㎢에 일몰제 시행지난 4월30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 수성구 범어공원 내 수성구민운동장에서 ‘현장소통 시장실’을 열었다. 올해 들어 범어공원 내 산책로에서 벌어지고 있는 주민 간의 갈등을 해소해 보자는 취지였다.주민 갈등은 범어공원에 사유지를 가진 일부 지주들이 산책로 곳곳에 철조망을 설치하거나 통행금지 경고문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평소 이곳을 이용하던 주민들이 철조망을 제거하고 지주들이 설치한 현수막을 훼손했고, 그 이후에는 지주와 주민들 간에 시설물 설치와 철거 행동이 반복되는 대립이 계속됐다.그러나 갈등의 근본 원인은 범어공원 전체 면적 가운데 61%를 차지하는 사유지 처리 문제에 있었다. 지주들은 수성구청에 자신들의 땅을 매입하거나 개발을 허용해 주라고 요구했지만, 구청은 재정난을 이유로 선별 매입 방침을 밝혔던 것. 이에 불만은 가진 지주들이 자신들의 땅에서 실력행사에 들어갔던 것이다.권 시장은 이날 지주들에게 범어공원 사유지 중 5%를 우선 매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지주들은 선별 매입은 개인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우선 편입 대상지의 토지보상금 현실화 △미조성 지역의 민간개발 및 시 매입 △사유지 맹지화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이곳 외에도 대구에는 달서구 두류공원 학산공원, 남구 앞산공원 등 38개소에 11.91㎢ 부지가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 대상지에 포함돼 있다. 이는 대구 중구(7.08㎢)보다 큰 면적이다. 시에서는 3월22일 달서구 장기공원(46만8천49㎡), 북구 연암공원(17만5천589㎡), 달성군 천내공원(15만1천719㎡) 등 3곳을 ‘공공주택지구’ 대상지로 지정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요청했다.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은 정부에서 ‘공공주택지구’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이 부지를 매입해 공원과 아파트단지로 개발할 수 있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은 아파트단지 개발수익으로 충당하게 된다.◆경북은 울릉도 절반 면적이 대상경북에서는 도시공원 일몰제 대상 토지(2018년 12월 기준)가 44.4㎢다. 이는 경북 전체 공원 면적의 61.3% 해당하는 규모로, 울릉도 면적(72.91㎢)의 절반에 달하는 면적이다. 매입비용만 3조400억 원에 달한다.이 중 현재 주민들이 공원처럼 이용 중인 ‘우선관리지역’은 16.6㎢(전체 대상지의 37.4%)이며, 매입비용은 9천902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구미가 10㎢로 가장 넓고 포항 9.7㎢, 안동 4.2㎢, 김천 3.0㎢ 등이다.경북도 역시 사유지 매입비용 마련이 고민거리다. 현재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인 도는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공원을 조성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한 가지 방안으로 보고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민간업체가 공원부지 30% 이내에는 아파트나 상가를 지어 분양하고 나머지 부지에는 어린이놀이터 생태연못 등이 들어서는 도시공원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완공 후 도시공원은 해당 지자체에 기부하게 된다.포항 안동 구미 경산의 총 10곳(4.6㎢) 공원 부지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절차상 필요 시간, 주민 반발, 특혜 논란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내년 일몰제 적용 전까지 공원 조성이 가능할지는 현재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구미시 형곡동 중앙공원의 경우 시에서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추진했지만, 시의회에서 도심 공동화와 집값 폭락을 우려하는 인근 주민의 반대를 이유로 사업을 부결 처리해 무산됐다. 지역 환경단체에서는 “구미의 민간공원 개발사업 추진 대상지는 모두 자연녹지로, 건폐율이 20%에 불과하다. 또 구미시 도시계획조례 따르면 아파트 건립이 안 되는 4층 고도제한에 묶여 있는 지역”이라며 “현실적으로 난개발할 수 없는 이런 곳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일몰제, 정부 대책과 대안은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사라져가는 도심 녹지를 미리 확보해 두기 위해 정부에서는 특정 지역의 사유지를 공원 등의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 놓고 그동안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해 왔다.그러나 헌법재판소에서는 1999년 10월 ‘지자체가 개인 소유의 땅에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장기간 이를 집행하지 않으면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결, 도시계획법(4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여기서 도시계획시설이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한 기반시설로, 주로 녹지 학교 공원 도로 등이 해당한다.헌재 결정에 따라 전국의 도시계획시설 중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사유지의 경우 2020년 6월30일까지만 도시공원으로 사용할 수 있고 2020년 7월1일부터는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돼 원래 땅 소유자에게 반환된다.5월28일 국토교통부에서 ‘장기 미집행 공원 해소’ 대책을 내놨다. 대책에는 △지자체가 사유지 매입 위해 지방채를 발행할 경우 이자 지원 확대(50%→70%)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공원 조성 활성화 △국공유지에 대해서는 10년간 실효 유예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이에 대해 지자체에서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야 하는 공원부지 매입의 국고 지원안이 빠져 있어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형식적 대책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비 지원을 계속 요구했는데 반영되지 않아 실망스럽다. 이는 결국 지방이 알아서 하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도내 공원 상당수가 해제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을 앞두고 관련 전문가들은 대략 다섯 가지 정도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보전가치 적은 지역은 해제 결정 △보전가치 큰 지역은 도시자연공원으로 결정, 행위 제한 강화 △민간공원 특례사업 추진(전체면적 5만㎡ 이상) △지자체에서 매입 △지자체에서 토지소유자와 계속사용 계약 등이 그것이다.한편, 서울시에서는 2018년 4월5일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실효 대응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사유지 40.3㎢를 매입하기로 했다. 메인사진-2020년 7월1일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따라 대구시, 경북도 등 전국 지자체가 고민에 빠졌다. 도시공원에 포함된 사유지를 그 전까지 매입하지 못할 경우 사실상 도시공원이 사라지게 되고 도심 난개발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4월30일 범어공원 내 사유지 주인들과 토지보상 문제 등을 두고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서브사진1-장기미집행 공원 해소방안 당정협의가 5월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이날 정부 대책을 내놨지만 지자체는 국고 지원 등이 빠진 실효성 없는 안이라며 여전히 불만족스러워 하고 있다.연합뉴스 서브사진2-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6월5일 서울에서 열린 ‘도시공원일몰제 대응 국회 긴급 입법 촉구 및 시민행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각 정당 원내대표들 얼굴 모양의 마스크를 착용한 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三代

三代/ 하종오그의 아버지는 국방군에 징집되어/ 서울 수복에 나가며 그의 어머니에게 말했다/ 살아서 돌아올게요/ 정말로 인민군하고 육박전하고도 살아서 돌아와/ 고향에서 새로 초가집 짓고 감나무 심고 그를 낳았다/ 이제 전쟁은 없을 거라고 믿었다// 이십여 년 후,/ 가난이 지긋지긋했던 그는 파병군에 지원하여/ 베트남 전에 나가며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말했다/ (중략)이제 아들만은 전쟁에 안 나갈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이십여 년 후 어느 날,/ 대학생이 된 그의 아들이 군대 가게 된 날/ 그와 그의 아내가 먼저 말했다/ 너무 잘 하지도 말고 너무 못 하지도 말고 몸만 성해라/ 어김없이 군인이 되었다 그의 아들은/ 어디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에 대비하여/ 오직 죽거나 죽이러 갈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시집 『반대쪽 천국』 (문학동네, 2004)............................................................ 6·25 전쟁 발발 69년, 휴전 이후로도 66년이나 지났음에도 한반도는 아직 전쟁의 불안을 말끔히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남북 8천만 겨레 모두가 종전선언을 희망하는데도 합의가 안 되는 이유가 무얼까. 종전선언을 하면 미국은 한반도 미군주둔 명분이 없어지고 한반도에 미국의 영향력이 떨어지게 되면 중국과 패권전쟁을 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중국에 대한 견제력이 약화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 하겠다. 이러한 역학관계를 잘 이해하는 북한에서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이후에도 미군의 주둔을 양해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미국이 그 카드를 쉽게 꺼내지 않는 것은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에 대한 굴복 없이는 한반도 긴장상황에서 우려먹을 게 아직은 더 많다는 방증이 아닐까. 그것은 중국도 마찬가지다. 북한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 그럼에도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체제안정과 경제적 발전을 도모해야하는 절박한 입장에 놓여있다. 물론 전쟁의 불안을 제거하고 평화체제와 공동번영으로 가는데 우리가 주저할 이유는 없다. 미중 역학관계와 상호 불신이 주요 원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또 하나 내부 분열에도 그 원인이 적지 않아 보인다. 한국당은 ‘북한 소형 목선 경계 실패’사건을 규탄하면서 지난 21일 국회에서 안보 의원총회를 열었다. 그들은 이번 경계 실패가 지난 9·19 남북군사합의에 의해 초래된 것으로 규정하고, 남북군사합의 폐기를 당론으로 내걸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평소 자신들 진영과 코드가 맞는다고 생각했던 극우보수인사를 초청해서 강연을 들었다. 그러나 정작 그는 남북군사합의와 이번 경계실패 사이에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경계심과 경각심이 저하되었을 수는 있다고 했다. 이처럼 보수적 안보관을 지닌 박 교수조차 남북군사합의와 경계 실패의 직접 연관성을 부인하는데도 한국당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견지했다. 엄청난 국방비를 쏟아 부으며 유지되는 군이 북에서 내려온 목선 하나 파악하지 못했냐고 추궁하면 정부도 할 말이 없으리라. 그러나 억지를 써가며 안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문제는 있어 보인다. 3대를 이어오며 우리 민초가 바라는 건 오직 이 땅에 모든 철조망이 걷히고 남과 북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그날이 아닌가.

‘2.28 민주로’, 대구시민 자긍심 높인다

대구에 ‘2·28 민주로’가 탄생했다. 2·28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는 도로가 생겼다. 대구의 남북을 잇는 중앙대로의 이름을 ‘2·28 대로’로 바꾸자는 시민들의 염원이 결실을 맺었다. ‘2·28 민주로’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대구에 2·28 대로를 만들자는 움직임에 따라 이뤄진 것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대구 중구청은 지난 24일 중앙대로 일대 명덕네거리~대구역네거리 2.28㎞ 구간을 ‘2·28 민주로’라고 명예 도로명을 부여했다.‘2·28 민주로’는 ‘2·28민주운동’의 애국정신을 계승하고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자 명예 도로명으로 지어졌다.이 도로명은 5년간 기존 도로명과 함께 사용되며 만료일 1개월 전 도로명 주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속 사용할 수 있다.‘2.28 민주로’는 지난 2월 우동기 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이 공약을 통해 “중앙대로의 이름을 ‘2·28 대로’로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씨를 당겼다. 이후 대구시의회에서 필요성이 제기됐고 권영진 대구시장도 당위성을 인정하는 등 시민 공감대가 급속히 형성돼 도로명 변경 작업이 탄력 붙었던 것이다.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은 “‘2·28 민주운동’을 기념하는 명예 도로명인 ‘2·28 민주로’는 대구를 상징하는 의미가 강하고 문화적 특성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2.28 민주로’ 탄생의 의미를 부여했다.2·28 민주운동은 2018년 2월 대구·경북 최초로 공식적인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대구시는 59주년을 맞은 지난 2월 국가기념일 지정을 기념해 ‘2·28 찬가 노래비’ 건립, ‘민주 횃불 거리행진’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었다.대구 2·28 민주화 운동은 광주 시내버스에도 새로 이름을 올렸다. 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을 상징하는 광주에 지난달부터 228번 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대구에는 518번 버스가 등장했다. 최근에는 ‘대구 2.28 기념 학생 도서관’을 개관하는 등 다양한 2·28 기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2·28 정신은 대구의 상징이자 자랑이다. 또 내년은 2·28민주화운동 60주년을 맞는다. 2.28이 갖는 각별한 의미가 시민들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게 됐다.대구를 찾는 방문객들도 도로표지판과 안내문 등을 통해 2·28 민주운동을 만나게 된다.김규학 대구시의원이 제안한 중앙네거리의 ‘2·28 중앙네거리’ 개명 및 상징물 조성과 대구 콘서트 하우스의 명칭을 ‘2·28 콘서트 하우스’로 변경하는 방안도 속히 이뤄지길 바란다. 2·28이 도로명에서 뿐만아니라 각종 상징물 등을 통해서도 재조명되고 기억될 수 있으면 대구 시민들의 긍지를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세상읽기…신공항 재검토는 자살골이다

신공항 재검토는 자살골이다오철환객원논설위원 국토교통부장관과 부산·울산·경남 단체장들은 동남권신공항 문제를 총리실로 넘겨 재검토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이해당사자인 대구·경북을 소외시킨 상식 밖의 일방적 결정이다. ‘김해공항확장’은 중립적 전문기관인 파리공항관리공단의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2016년에 최종 확정된 정책이다. 그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연구결과에 승복하기로 사전에 합의했던 터라, 관련 광역지자체들은 나름대로 각기 불만을 토로하긴 했지만 전문연구기관의 결론과 사전약속을 존중하여 동남권신공항 문제를 근근이 봉합했다. 그랬던 부·울·경 단체장들과 정부가 국민 앞에서 한 서약을 보란 듯이 깨어버렸다. 정부는 청와대와 여당의 압박에 굴복하여 기존 결정을 뒤집어엎기 위한 재검 절차에 착수하였다. 기가 차고 황당한 일이다. 정부의 신공항 정책결정은 일종의 행정계획 내지 국민에 대한 확언·확약이라고 볼 수 있다. 함부로 변경할 수 없는 불가변력이 존재한다. 물론 원시적 흠결을 이유로 취소 또는 변경하거나 후발적 사정을 이유로 철회할 수 있다. 이는 원시적 흠결을 치유하거나 후발적 사정 변경에 적응하는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 법률적합성과 공익적합성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 경우에도 원시적 흠결과 후발적 사정 변경이란 전제조건을 충족해야만 하는 한계가 있다. 신공항 정책결정은 흠결이나 사정 변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당사자를 배제한 채 합의를 깨고 기존 결정을 변경하려는 책동은 위법·부당하다. 객관적 절차를 거쳐서 확정·공표된 정책을 합당한 사유 없이 변경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위법한 행위다. 법치국가에서 구체적 타당성 못지않게 법적 안정성도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공자는 정치의 요체를 식량, 군대 그리고 신뢰라 했다. 그중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군대이고, 둘을 버려야 한다면 군대와 식량이라고 했다. 무신불립, 신뢰가 없으면 정치가 바로 설 수 없다. 상앙의 이목지신도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고사다. 동양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신뢰를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가치로 꼽아왔다. 미국에서도 신뢰를 깨는 거짓말은 정치인에게 금기다. 정치든 행정이든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결코 바로 설 수 없다. 기존의 확언·확약을 뚜렷한 이유 없이 변경하는 일은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을 저버리는 어리석은 작태다.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장래를 향하여 신공항에 관한 자기구속을 확언하고서 특별한 이유 없이 정략적인 계산에서 대국민 약속을 깨는 행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국가위해행위다. 이런 행태를 그냥 방치한다면 국가기강이 무너지고 사회질서가 파괴된다. 비록 상급기관이라 하더라도 권위 있는 연구기관에서 판단한 전문적 의사결정을 비전문가인 행정청이 정치적인 이유로 무책임하게 재검토하는 상황은 비상식적일 뿐만 아니라 위법적이다. 행정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점에서 위헌소지마저 존재한다.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행정이 중심을 잡고 제 위치로 돌아와야 한다. 동남권신공항 문제는 그 본질과 무관하게 국론을 분열시키고 지역갈등을 조장한다. 부·울·경과 대구·경북을 갈라 칠 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을 갈라 치는 분열조장 사안이다. 수도권은 동남권신공항 자체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손바닥만한 나라에서 관문공항은 인천공항 하나로 족하다. 인천공항을 세계 일등 공항으로 계속 키워가기도 힘에 부친다. 전국 어디에서라도 신속히 접근 가능한 교통망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세계 주요 공항을 연결하는 다양한 노선을 확보하고 항공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동남권의 관문공항은 불필요하다. 공항만 크게 지어놓는다고 관문공항이 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거대 공항을 지어놓으면 활주로에서 고추말리는 사태가 벌어진다. 지방공항은 근거리 노선에 집중하고 인천공항은 세계 일등 관문공항을 지향함으로써 상호 윈·윈 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수도권 사람들의 ‘선택과 집중’ 논리다. 기득권 항공계의 주장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남권신공항에 대한 갈등을 재점화시키고 있는 청와대와 여당의 꼼수는 그 의도와 달리 자살골일 수 있다. 부·울·경의 표를 얻어 보려고 얄팍한 수작을 부리려다가 대구·경북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뜻하지 않는 역풍을 맞기 십상이다.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는 어리석음이다.

아침논단…수제맥주 활성화, 양조장 유치부터

수제맥주 활성화, 양조장 유치부터박운석패밀리푸드협동조합 이사장지난 6월 중순. 대구 수성못 상화동산엔 많은 사람들이 수제맥주를 즐기기 위해 모여들었다. ‘대구 수제맥주 페스티벌 2019’ 현장이었다. 3일간 열린 이 행사에는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뜨였다. 이곳저곳 돗자리를 깔고 앉은 가족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번 행사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축제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맥주가 메인 주제였지만 행사장 어디서건 흥청망청, 부어라마셔라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마시고 싶은 맥주 한두잔과 간단한 안주를 앞에 두고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대구에서 열리는 수제맥주 페스티벌에 참여한 대구지역 양조장은 세 곳 중 한 곳뿐이었다. 같은 기간 부산에서 열린 ‘2019 부산 수제맥주 페스티벌’엔 부산지역 양조장 8곳이 모두 참여했다. 기분이 착잡해진 건 양조장 숫자였다. 현재 부산에는 광안리와 기장, 송정 등지에 8개의 수제맥주 양조장이 들어서 있다. 이제 겨우 3곳을 채운 대구와는 비교가 안된다. 부산시도 양조장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벡스코에서 2년째 부산수제맥주페스티벌을 개최해 오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수제맥주의 도시라는 명성을 얻었고 전국의 수제맥주 매니아들은 부산에서 브루어리 투어를 계획할 정도가 됐다. 다행인지 대구에서도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수제맥주산업 활성화 협의체가 7월 중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업계와 학계, 관련 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정책 제안 등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다른 도시에 비해 뒤처진 대구의 수제맥주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의 제도적 뒷받침은 필수다. 전국에서 수제맥주 도시 대구를 찾으려면 많은 양조장이 들어서는 게 먼저다. 이 말은 곧 지자체에서 양조장 유치에 최우선으로 나서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먼저 현행법상으로 양조장 설립은 복잡하면서도 어렵고 시간상으로도 6개월 정도 걸리는 만큼 행정절차를 간소화시키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여기에다가 양조장은 장치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해 설비 중 일정부분을 지원하는 방법이면 전국의 양조장이나 양조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의 구미를 확 당길 수 있겠다. 이미 몇몇 지자체에서는 지역이름을 딴 맥주의 상품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발지원에 나섰다. 부산 북구의 경우 구포지역이 과거 밀 집산지였다는 역사적 특성을 부각시키며 ‘구포 맥주’ 상품화를 고민하고 있다. 부산 북구는 양조장유치 간담회까지 열 정도로 적극적이다. 경북의 몇몇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수제맥주 양조장 유치 혹은 설립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도시재생 차원에서 수제맥주 특화거리를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내의 한 경제일간지가 소개한 적이 있는 미국 뉴욕주 미들타운에 있는 이퀼리브리엄 양조장이 좋은 예다. 육류포장업체가 문을 닫은 후 버려져 도시의 골칫덩이였던 이곳은 양조장이 들어선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양조장 문이 열리기 전인 아침부터 100여 명이 줄을 선다고 한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맥주를 마셔보기 위해서다. 하루 수백 명씩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주변의 식당에도 손님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면서 이젠 양조산업이 지역의 대표산업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뉴욕주에만 400여개의 양조장이 버려진 공장 등지에 들어서 이곳들을 새롭게 변모시키고 있다. 대구가 맥주도시로 불려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10개 이상의 소규모 양조장이 들어서야 한다. 특화거리에 들어선 이들 양조장에서 대구 지역명을 딴 제품을 출시하고 또 지역특성과 잘 결합한 한정판 맥주를 만들어 내면 전국에서 이 맥주 맛을 보기위해 모여들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이퀼리브리엄 양조장처럼 수제맥주 산업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미국의 현재 수제맥주 시장은 전체 맥주시장의 약 13%를 차지할 정도로 큰 편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1% 턱밑까지 왔다. 성장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얼마전 주세법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수제맥주 산업 활성화 가능성이 더 커졌다. 때맞춰 대구 수제맥주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도 활동을 시작한다. 협의체에서 수제맥주 양조장 유치에 좋은 제안들이 쏟아지길 기대한다.

세상읽기…6·25에 생각하는, '왜 평화인가?'

6·25에 생각하는, '왜 평화인가?'홍덕률대구대학교 사회학 교수69년 전 오늘이었다. 38선이 뚫렸다. 북한군이 남침해 온 것이다. 남한은 벼랑끝까지 몰렸다. 미국을 필두로 16개국이 남한을 도와 참전했다. 기사회생했다. 이번엔 북한군이 쫓겼다. 중국군이 북한을 돕겠다고 내려왔다. 자칫 3차 세계대전으로 커질 뻔도 했다.좁은 반도는 피로 물들었다. 마을도 학교도 공장도 파괴되고 불탔다. 수많은 군인이 사망하거나 부상당했다. 민간인 피해도 컸다. 어이없는 이유로 집단 학살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참상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휴전 후에도 비극은 계속됐다. 부모, 배우자, 자식을 잃은 이들과 이산가족들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남과 북의 사회와 체제도 멍들고 뒤틀리긴 마찬가지였다. 전쟁과 이후의 분단은 정상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물론, 정상사회를 만드는 것도 어렵게 만들었다. 묶어서 ‘분단 비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막대한 군사비 지출을 들 수 있다. 북은 핵개발에, 남은 최첨단 무기 구입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어야 했다. 남과 북 모두, 대규모 병력을 유지하는 데도 큰 돈이 들었다. 일부만이라도 경제, 복지, 교육에 투자할 수 있었다면, 남과 북 모두에서 국민의 삶은 크게 좋아졌을 것이다.둘째, 비용은 군사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한반도는 전쟁을 끝낸 종전상태가 아니라 전쟁이 일시 중단된 휴전상태다. 언제든 전쟁이 다시 터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군사적 충돌은 수도 없이 많았고 툭하면 전쟁위기설도 불거졌다. 그 때마다 사회는 긴장했고 경제는 위축됐으며 국가신용도는 추락했다. 돈으로 계산할 수 있다면 천문학적 규모가 될 것이다.셋째, 민주화의 지체도 큰 비극이었다. 북은 봉건적인 세습왕조로까지 퇴행했고, 남도 오랜 세월 권위주의 하에서 신음해야 했다. 적대적 분단구조와 준전시 상황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언제든 제한할 수 있는 이유로 작동되어 왔다.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적대적 분단체제라고 할 수 있겠다.넷째, 합리적인 문제해결도 어렵게 했다. 남과 북 모두에서 특유의 분단문화를 만들어 냈고, 그것의 핵심은 진영논리다. 입장이 다른 이들을 북에서는 반동으로 처단했고 남에서는 빨갱이, 종북으로 매도했다. 합리적인 문제해결은 어렵게 되고 사회는 뒤틀리게 되었다.분단비용은 사실상 계산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렇다면 적대적 분단구조를 해소하는 일은 무조건 당위라고 해야 할 것이다. 훗날 밝혀진 경위가 어이없긴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1월 신년기자회견 때 했던 ‘통일은 대박’ 선언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물론 남북간 적대구조의 해소가 곧 통일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통일이 궁극적인 목표겠지만 자칫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과 비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통일로 인한 효용과 함께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의 혼란과 비용까지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여기서 우리는 통일로 가기 전 단계의 ‘평화체제’를 적극 고려하게 된다. 분단 상황 하에서라도 적대 관계를 완화하거나 해소하는 것이다. 남과 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분단비용을 줄여가는 것이다. 핵 폐기와 군축, 화해와 왕래만으로도 남과 북 모두 큰 유익을 얻게 될 것이다. 적지 않은 재정을 경제와 교육과 복지를 위해 쓸 수 있게 되는 것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민주주의가 온전하게 회복될 것이며, 각종 사회문제들도 바르게 해결해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평화체제 위에서 공동번영의 틀을 세워가는 것은 절박하면서도 현실적인 과제다.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남과 북 내부에서 평화와 통일을 원치 않는 세력일 것이다. 적대적 분단구조 하에서라야 자신의 이익과 권력이 보장되는 반평화·분단세력이다. 그들은 남과 북 내부의 강고한 기득권층이기도 하다. 주변 강대국들 중에서도 그런 세력은 넘쳐난다.모처럼의 한반도 비핵화 평화 노력이 벽에 부딪쳤던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다시 시작된 물밑대화로 꼭 돌파구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섬세하면서도 지혜로워야 한다. 여와 야가 따로일 수 없다. 6·25를 ‘새롭게’ 기억하고 다짐해야 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 과거 냉전적 방식으로가 아니라 평화지향적 방식으로 6·25를 기억하고, 그 위에서 한반도 평화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통일은 대박’이고, ‘평화는 필수’다. 69주년 6·25에 새기는 이 시대의 지표다.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오늘을 사랑하라

오늘을 사랑하라/ 토마스 칼라일어제는 이미 과거 속에 묻혀 있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날이라네/ 우리가 살고 있는 날은 바로 오늘/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날은 오늘/ 우리가 소유할 수 있는 날은 오늘뿐/ 오늘을 사랑하라/ 오늘에 정성을 쏟아라/ 오늘 만나는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라/ 오늘은 영원 속의 오늘/ 오늘처럼 중요한 날도 없다/ 오늘처럼 소중한 시간도 없다/ 오늘을 사랑하라/ 어제의 미련을 버려라/ 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지 말라/ 우리의 삶은 오늘의 연속이다/ (하략)- 『Past and Present』(1843) .....................................................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역사가이며 비평가이자 걸출한 지성인 칼 라일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그에게 큰 명성을 안겨준 대표적 저서가 이다. 프랑스 혁명사는 칼라일이 1833년부터 1837년까지 4년 넘게 걸려 쓴 대작으로 알려졌는데 집필과정에 대한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칼 라일은 두문불출 오로지 집필에만 매달려 쓴 수천 장의 원고를 친구 존 스튜어드 밀에게 한번 읽어봐 달라며 주었다. 얼마 뒤 밀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달려왔다. 하녀가 실수로 그 원고를 몽땅 태워버렸다는 것이다. 오늘 이 일화가 떠오른 것은 나도 최근 작업하던 한글파일들이 모두 깨져버린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칼 라일에게는 2년여의 노력이 그만 수포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한동안 그 충격으로 무력증에 빠진 그가 다시금 마음을 다잡은 것은 어느 공사장 앞을 지나다가 우연히 한 노동자가 벽돌을 한 장씩 쌓는 것을 본 이후다. ‘오늘 한 페이지를 쓰자. 그리고 ‘날마다 한 페이지씩을 다시 쓰자’ 그렇게 해서 다시 2년의 세월을 통해 완성시킨 역작이 프랑스 혁명사이다. 그는 이 저서에서 프랑스 왕정의 실패를 낱낱이 밝혔고 또 혁명의 정당성을 확보했다. 칼 라일은 에서 혁명을 지배계급의 악한 정치에 대한 천벌이라며 지지하면서 영웅적 지도자의 필요성을 제창했다. 그는 지배계급의 가장 큰 잘못은 그들이 아무 잘못도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섹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는 말도 그의 ‘영웅숭배론’에 언급되었을 만큼 뛰어난 인물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다. 그리고 인생은 ‘두 개의 영원 사이에서 번쩍 빛나는 한순간의 섬광’이라는 말도 남겼다. ‘인간은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살아간다. 인생은 잠시 왔다가 잠시 후에 사라지는 안개와 같다’라고 했다. 삶이란 ‘녹고 있는 얼음판’이고, 우리는 그걸 타고 지금도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다. 아래를 내려 보지 않아도 그것은 자꾸만 작아지고 있으며 언젠가는 가라앉을 것이다. 칼라일은 ‘우리는 시간을 느끼지만 누구도 그 실체를 본 사람은 없다. 시간은 우리가 딴 짓을 하는 동안 순식간에 저만치 도망쳐 버린다.’고 일찍이 시간을 각성케 했다. 어제의 미련을 버리고, 오지도 않은 내일을 걱정하지 말라면서 ‘오늘’을 사랑하라고 한다. 아무리 애써도 바꿀 수 없는 어제에 갇혀 허덕이거나 허황된 내일의 꿈만을 쫒는 사람에게 오늘을 살라며 권고하고 있지만 벅찬 선물로서의 오늘을 선뜻 받아들지 못할 때가 있다. 내일은 아직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아니다. 그러니 ‘오늘을 사랑’함은 지금에 감사하며 오늘의 삶에서 행복을 찾지 않으면 안 될 명백한 당위인 것이다. 결국 우리가 소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날은 오늘뿐이지 않은가. 늘 뒤뚱거리는 내게도 오늘을 다시 선물한다.

지례 흑돼지의 업그레이드 ‘우리흑돈’

김천 지례 흑돼지가 ‘우리흑돈’이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이어가게 된다.우리흑돈은 국립축산과학원이 듀록(일반돼지)과 한국 고유 재래돼지의 교배를 통해 지난 2017년 개발한 개량종이다.김천시는 토종 지례 흑돼지와 유전자 혈통이 가장 유사한 국내 개량종 우리흑돈이 올해 첫 분만을 통해 번식을 시작함에 따라 흑돼지 사육기반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우리나라의 돼지에 대한 구체적 기록은 일제에 의해 작성됐다. 체구가 작고 잘 자라지 않아 사육 가치가 낮은 것으로 기록됐다. 종의 다원성이나 고유의 품종 보전과 같은 가치는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토종돼지는 개량 대상으로 분류됐다.토종과 같은 검은색 털을 가지고 있는 버크셔종의 사육이 권장됐다. 현재 우리가 토종이라고 부르는 돼지들은 버크셔종과 혈통이 섞여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지례 흑돼지는 현재까지 여러 차례에 걸친 다양한 복원 노력 끝에 원형에 가까운 고유의 유전적 특징을 간직하게 됐다. 하지만 역시 빨리 자라지 않아 사육에 경제성이 없다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이에 김천시와 국립축산과학원은 2020년까지 3년 동안 품질이 좀 더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개량종을 농가에 보급한다는 목표 아래 지난 2017년 개발에 착수했다. 우리흑돈이라 명명된 개량종 개발에 성공한 뒤 씨수퇘지 15마리를 김천지역 흑돼지 사육농가에 보급했다. 현재는 4농가에서 20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축산과학원은 흑돈 사육기반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경북 경산, 경기 군포, 경남 함양 등 3개 거점농장에도 씨돼지 59마리를 보급했는데 농장주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지례 흑돼지는 조선시대에 이어 일제 강점기까지 전국적 명성을 유지한 국내 최고 품질의 돼지였다. 비계층이 얇고 육질이 쫄깃해 임금의 진상품으로도 명성을 떨쳤다고 한다.김천시는 “개량종 우리흑돈은 성장력을 보완해 종전의 흑돼지에 비해 덩치가 좀 더 크고 고기의 감칠 맛이 일품”이라며 “앞으로 우리흑돈을 지역 특산품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지례 흑돼지 업그레이드와 사육 기반 확대는 반가운 소식이다. 축산도 고급화, 친환경, 무공해 사육 등을 통한 특화만이 살 길이다.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개량종 우리흑돈은 향후 축산업의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맛도 좋고 경제성도 있는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 축산업계의 영원한 과제다.

김해 백지화는 ‘가덕도 재추진’과 같은 말

우려하던 일이 기어이 터졌다.국토교통부가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광역단체장들의 압박에 못이겨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국무총리실에서 재검토하기로 합의했다.말이 재검토지 실은 김해공항 확장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지난 2016년 세계적인 공항설계회사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김해공항 확장을 밀양·가덕도보다 더 적합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영남권 5개 시도가 이에 승복하고 합의했다.---주무부처 국토부 제치고 총리실 왜 나서나김해 신공항건설과 관련한 객관적 상황은 그동안 변화된 것이 없다. 그래서 국토부는 ‘김해공항 확장 백지화’ 요구에 대해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여러차례 반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갑자기 입장을 바꿔 부울경이 주장해온 총리실 검증을 받아들였다.국토부는 공항정책과 관련한 정부의 책임있는 전문 부처다. 전문성 있는 부처를 제쳐두고 총리실이 왜 나서나 하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된다.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10여 년간 대구경북과 부울경이 입지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해온 사안이다. 두 지역의 생존과 자존심을 건 갈등이 내재된 폭발성 강한 사안이다.당장 대구경북에서는 정치권, 민간, 자치단체 구분없이 “있을 수 없는 일” 이라는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분노, 배신감, 허탈 등의 반응이 여과없이 분출되고 있다.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20일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부울경 단체장 3명의 합의문이 발표되자 즉각 공동입장 성명을 통해 “총리실 재검토 결정은 심히 유감이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성토했다.이어 “국토부가 김해신공항 사업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고 공언해왔는데 이제 와서 일부 지자체의 정치적인 요구로 재검토를 받아들인다면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동시에 영남권을 또다시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대구경북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21일 “내년 총선을 위한 새로운 적폐”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총리실이 특정 지역만의 선거를 위해 새로운 적폐를 시도한다면 500만 시도민이 총궐기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재검토 결정이 터무니없다는 것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총리실의 재검증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성명을 통해 “총리실은 과거 영남권 5개 단체장의 합의 정신에 맞게 국토부와 부울경 3개 단체장만 참여하는 검증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의원도 “김해 신공항은 총리실이 일방적으로 깰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것을 깨서 가덕도 신공항으로 간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으며 그렇게 되면 씻을 수 없는 갈등만 남는다고 말했다.현정권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 동요가 감지되는 부울경의 표를 얻으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대구경북과 부울경을 갈라치기해 특정지역의 표를 얻으려는 작전이라는 것이다.또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존 결정을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인데도 부울경 민심을 의식해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총리실 검증을 핑계로 내년 4월 총선 전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대구경북 모든 수단 동원해 저지해야영남은 이제 또 다시 대구경북과 부울경으로 양분될 위기에 처했다. 지방살리기의 중심 과제인 공항 건설에 정치논리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는 것 자체가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대구경북은 이제 김해 신공항과 동시에 추진되던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전면 추진중단 등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배수진을 쳐야 한다. 만약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되면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내륙의 한 동네공항으로 위상이 추락할 가능성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김해 신공항 재검토는 동남권 공항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다. 정부가 일부 지자체의 ‘떼법’에 밀리는 상황이 현실화돼서는 안된다. 떼법은 적폐다. 떼법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전국민이 정부의 향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시한폭탄, 낡은 상수도관

인천에 이어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붉은 수돗물’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붉은 수돗물’ 공포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노후 상수도관의 ‘녹’ 때문이다. 국민들의 건강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특히 걸핏하면 터지는 수돗물 사태로 ‘먹는 물 트라우마’를 겪은 대구도 노후 상수도관이 많아 ‘붉은 수돗물’ 사태를 ‘먼 산 불 보듯’ 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대구는 30년 전의 페놀사태를 비롯 지난해 대구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검출 사고 등 잊힐만하면 수돗물 관련 안전문제가 발생했었기 때문에 더욱 경각심을 갖고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대구시는 인천시의 경우 상수도 수계전환 작업과 관련해 ‘붉은 수돗물’이 공급된 점을 주목, 인천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급수계통 수질 사고 위기 대응 지침에 따른 훈련을 실시키로 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노후 상수도관은 녹물 발생은 물론 관 파열로 시내 도로를 물바다로 만드는 등 예산 낭비와 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끼친다. 지난달 24일 대구 달서구 감산동 죽전네거리에서 36년 된 상수도관이 파열, 일대 도로가 침수됐고 인근 주택가 주민 3천여 명이 단수로 큰 불편을 겪은 사례가 있다.인천의 경우 ‘붉은 수돗물(녹물)’ 사태가 25일 넘게 지속되면서 1만 가구가 넘는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고 학교와 유치원 150여 곳이 급식에 차질을 빚고 있다.상수도관 파열과 녹물 발생은 낡은 상수도관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대구시상수도본부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20년 이상 된 상수도관은 4천166㎞로 대구 전체 상수도관(7천969㎞)의 51%를 차지한다. 경북도 전체 수도관의 20.2%가 30년을 초과했다.대구상수도본부는 누수발생 이력, 관 매설연도, 녹물발생 정도 등을 종합해 최우선적으로 교체해야 할 노후관만 770㎞로 분류하고 있다. 전체 상수도관의 9.6%다. 이를 모두 교체하려면 3천7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지난해 노후관 교체 예산은 280억 원. 노후관을 모두 교체하는 데 최소 13년이 걸린다. 하세월이다.상수도관은 노후하면 이물질이 나오고 누수 현상도 극심해진다. 각 지자체는 노후 수도관 교체가 시급하지만 지자체 자체 예산만으로는 조기 교체가 어렵다.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얘기다. 중앙정부는 노후 수도관 정비와 교체를 위한 예산 배정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지자체의 상수도 관리부서는 노후관 세척 등을 통해 수명을 늘리고 배관 내 이물질 제거를 위해 더욱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대구시와 경북도도 인천시의 사태를 주시, 지역민들이 안전하게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