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 겨울 수화/ 최승권

겨울 수화/ 최승권 몇몇은 보이지 않았다/ 졸업식 송사의 마지막 구절이/ 키 작은 여학생들을 일제히 흐느끼게 할 때/ 서울 어느 목공소 조수로 취직했다는 광오와/ 상급학교에 진학을 못한 상동이의 얼굴은/ 금 간 유리창 너머 갈매기 두 마리로 날아오르고/ 교정 구석 단풍나무 한 그루로 선/ 나는 노을이 지는 바다를 훔쳐보았다// 싸락눈 잘게 뿌리던 날/ 문뜰나루 건너온 그놈들이/ 조회시간에 불쑥 내민 김뭉치를 받았을 때/ 지방대학 국문과를 졸업하고/ 서정적인 시골 중학교 선생님이 된 나는/ 그놈들의 부르트고 째진 손등과/ 교실바닥에 나뒹굴던 해우무침 조각을 보고/ 바다를 따라 흔들리는 유채꽃의 희망과/ 황토밭을 흐르는 고구마 줄기의 자유에 대해서/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생각했던 것일까// (후략) - 시집 『정어리의 신탁』 (문학들, 2016)......................................................시인의 198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30년 만에 낸 첫 시집에 수록된 작품이다. 수화(手話)는 말과 글이 아닌 손짓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이 시는 그 수화의 방식으로 한 가난한 어촌 중학교의 졸업식 풍경과 ‘지방대학 국문과’(전남대) 출신 교사의 졸업식에 얽힌 감회를 내밀하게 그리고 있다. 시인의 서정적 손짓 언어를 가만 따라가 보면 해조음과 끼룩끼룩 갈매기의 슬픈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 옛날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에는 어촌의 학부모가 기성회비 대신 생선이나 김 따위를 놓고 가기도 했으며, 쥐꼬리 월급에서 몇몇 아이들의 기성회비와 수업료를 대납해준 고마운 선생님도 계셨다.‘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인생관이 형성되는 과정을 묘사한 괴테의 장편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에 나오는 말이다. 지금의 사정은 모르겠으나 ‘육성회비’를 안 냈다는 이유로 졸업장을 볼모로 잡아두던 시절이 있었다. 수업료를 내지 않으면 등교를 해도 결석 처리되고, 그래서 졸업이 안 되니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어쩌면 ‘목공소 조수로 취직했다는 광오’나 ‘상급학교에 진학을 못한 상동이’도 그런 처지일는지 모르겠다. 또 졸업이 두려운 학생도 있으리라. 대학을 졸업하고도 엄혹한 바깥세상으로 발을 내딛기 두려워 오들오들 떨고 있는 학생도 적지 않다.졸업식은 학교와 학생, 스승과 제자, 그리고 학부형이 남고 떠나는 극적인 이별의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은 ‘송사의 마지막 구절이’ 졸업생들을 울리는 일이란 없다. 물론 국민의례로 시작해서 모범생 시상, 교장 선생님의 훈시, 내빈 축사, 재학생 대표의 송사, 졸업생 대표의 답사로 이어져서 교가를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졸업식 풍경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지만 요즘은 졸업 시기 등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는 학교도 있다. 하지만 졸업식의 시즌은 여전히 2월이 대세이고 이번 주말로 마무리될 것이다. 졸업은 당연히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하지만 항상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누구는 환하게 웃지만 또 누구에게는 쓴 울음일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특히 어렵게 학교를 마친 곤궁한 아이들에게 하늘을 비상하는 갈매기의 꿈이 찬란히 펼쳐지기를 바란다. 학사모를 하늘 향해 높게 날린 젊은이들의 앞길도 출렁이는 바다처럼 역동적이기를 소망한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사설-다중집합시설 화재, 언제 벗어날 수 있나

대구에서 또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허술한 다중이용시설 화재 관리가 문제로 밝혀졌다. 언제까지 후진국형 안전사고 발생에 전전긍긍해야 하는지 참 기가 막힌다.지난 19일 대구 중구 대보상가 사우나에서 발생한 화재로 3명이 숨지고 88명이 다쳤다. 불은 이내 진압됐지만 피해가 컸다. 주거복합 건물이다 보니 연기를 흡입한 피해자가 많았다.불이 난 건물은 지은 지 40년 된 대형 노후 건물이다. 소방시설 점검 때마다 시설 노후화로 인해 결함이 지적됐다. 매년 두 차례 이상 받는 소방 점검에서 다수의 항목에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화재감지기 불량과 고장이 잦은 소방시설 등 화재에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가 매년 적발됐는데도 개선되지 않았다.또 상당수 지적 사항은 땜질식 보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건물에 거주하지 않는 건물주가 많은 데다 건물관리도 세입자가 떠맡다 보니 소방시설 관리는 아예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불이 처음 발생한 사우나에는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7층 건물 중 1~3층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6층 이상 건물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노후건물은 제외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초기 진화에 실패했고 피해가 커졌다.화재 발생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주민도 있고 화재 발생 한참 뒤에야 경보기가 울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부상자의 상당수가 경보기 소리를 듣지 못해 피해가 커진 셈이다.화재 발생시간이 오전 7시11분으로 다수의 주민이 잠에서 깨어났을 시간이다. 비상벨만 제대로 가동됐어도 쉽게 피신할 수 있었다.미로 같은 건물 구조도 피해를 키웠다. 연기 속에 대피로 찾기가 쉽지 않았을 터이다. 소방당국은 앞으로 미로 건물의 경우 비상구 및 대피로 확보에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이다.노후 건물은 아무리 수리 및 점검을 받아도 또 고장 나기 십상이다.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소유주가 많은 집합건물은 쉽지 않다. 게다가 취약계층이 많은 곳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이런 안전 무방비 상태의 노후 다중이용시설은 지자체가 소방시설 설치를 지원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화재 등에 허술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불법 고시텔 등도 시한폭탄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무색게 하는 후진국형 사고를 언제까지 안고 가야 할지 답답하다. 정부는 말로만 안전사고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를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대형화재 등 사고 발생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기상이야기-실생활에 유용한 기후정보의 활용/김종석

김종석/ 기상청장 겨울이 지나가고, 봄기운이 남쪽에서 물씬 올라오고 있다. 움트는 새싹을 보며 다시 한번 희망을 품는다. 계절의 변화와 함께 우리가 체감하는 날씨도 매일 조금씩 변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사를 중시하는 사회로 홍수나 가뭄과 같은 날씨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홍수는 국지적인 피해가 있을지라도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의 풍작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수리시설이 발달하지 못했던 고대에는 가뭄은 기근을 뒤따르게 함으로써 민생의 삶을 고단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흥망성쇠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사회경제적으로 영향이 컸다. 과거 기록을 보면 역사상 가장 최악의 가뭄으로 기록되었던 조선 시대 경신 대기근(1670~1671년)의 경우 전국 8도가 흉작이었고, 그로 인해 굶주리는 사람들이 속출하여 조선 총인구의 11~14%인 약 140만 명 정도가 사망하였다고 한다(이화사학연구, 2011). 이로 인해 가뭄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기상관측 기록과 제언(저수지) 및 수리시설을 수축(修築)하고, 천문과 역술 탐구에 몰두하기도 하였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문종 이전에는 비가 온 후 땅을 파서 비가 젖어 들어간 깊이를 측정하기도 하고, 세종 때에는 측우기를 이용해 전국적으로 우량을 관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가뭄에 대비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과거에도 가뭄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강수량 관측을 중요시하였으며, 현재도 강수량 관측과 장기전망을 통해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대비하고 있다. 기상청은 1개월 전망과 3개월 전망, 가뭄 및 수문 기상정보를 통해 현재에 대한 분석과 함께 장기전망을 서비스하고 있다. 1개월 전망은 향후 1개월간의 예보를, 주별로 나누어 기온과 강수량에 대한 발생확률정보 형태로 매주 발표한다. 확률예보는 평년(1981~2010년 평균)자료와 비교하여 미래의 기온과 강수량의 발생 가능성을 ‘낮음(적음)’, ‘비슷’, ‘높음(많음)’ 확률(%)로 발표한다. 3개월 전망은 발표한 날 다음 달부터 3개월간의 예보를 1개월 단위로 나누어 매월의 평균기온과 강수량의 발생 가능한 확률로 예보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미국, 일본, 영국 등 기상선진국에서도 사용하는 예보 방법으로 1개월, 3개월 앞을 내다보는 장기예보의 태생적 불확실성을 감안하여 표현한 것이다. 3개월 전망은 엘니뇨와 라니냐에 대한 전망과 함께 해당 예보 기간 동안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북극 해빙 등 기후감시요소에 대한 분석도 제공한다. 장기예보에서 제공하는 기후전망은 농업, 에너지, 의류 등의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지만, 자연재해 분야에 있어서는 가뭄대응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가뭄은 일정 기간 특정지역에서 강수량 부족으로 발생하는 기상 가뭄, 작물 생장에 필수적인 토양수분을 고려한 농업적 가뭄, 저수율 등 수자원 부족으로 판단하는 수문학적 가뭄, 사회기반시설의 물 공급 부족으로 평가하는 사회경제적 가뭄으로 정의를 달리하여 분야별로 가뭄에 대응하고 있다. 기상청은 선제적으로 가뭄에 대응하고자 기상법 제13조의2를 근거로 일반 국민에게 기상학적 가뭄 예보를 발표하고 있다. 기상학적 가뭄은 특정 지역에서의 강수량이 평균 강수량보다 적어 건조한 기간이 일정 기간 이상 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1개월 전망은 우리나라 가뭄 현황 및 1개월 후 가뭄 전망정보를 매주 제공하고, 3개월 전망은 가뭄 관계부처(행정안전부, 기상청,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와 합동으로 가뭄 현황 및 1·3개월 가뭄 전망에 대해 가뭄 예·경보를 매월 10일께 제공하고 있다. 가뭄 정도와 관련하여 가뭄지수 현황을 제공하는데, 표준강수지수(SPI, Standardized Precipitation Index)를 활용한다. 표준강수지수는 WMO에서 권장하는 기상학적 가뭄지수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지수이다. 강수량만을 이용하여 가뭄 정도를 산정하며, 수개월~수년까지 시간 규모별로 강수량의 과잉 혹은 부족을 나타내기 때문에 장·단기 가뭄 정보를 다양하게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편리성으로 농업, 수문학적 가뭄 감시에도 일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표준강수지수에 활용되는 누적강수량의 기간에 따라 SPI1~SPI24까지 표현되는데, 맨 뒤의 숫자는 몇 개월 누적강수량을 활용했는지를 의미하며, 여름철 강수량이 절반 이상인 우리나라의 기후적인 특성과 물을 가두어놓고 활용하는 물관리 특성을 고려하여 6개월 누적강수량으로 산정한 SPI6을 활용하여 가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후정보는 매일 발표되는 기상정보와 더불어 지역민의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에, 단기간의 날씨정보 만큼이나 최대한 정확하고 빠른 전달이 필요하다. 기상청은 최대한 정확하고 가치 있는 기후정보 서비스로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다.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세상읽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윤일현

윤일현/ 지성교육문화센터 이사장 오래 못 보던 후배 사업가를 만났다. 베트남 공장에서 막 돌아와서 그런지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세월 탓일까. 매사에 신중하고 치밀하면서도 활달한 사람인데 그날은 지쳐 보였다. 서로 악수를 하며 내가 우리 옆집 매화가 피기 시작했다는 말을 했다. “선배님, 우리 사업하는 사람은 봄이 와도 봄이 아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입니다.” 그는 대학 시절 함께 민주화 운동을 했던 동지다. 매사를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남의 말에 기꺼이 귀 기울이는 사람이다. 대학 졸업 후 사업을 시작하여 지금은 연간 100억 원 이상을 수출하는 건실한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우리 같은 제조업은 점점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이 사업을 아들에게 물려주려고 했는데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베트남에 공장을 지었지만 대를 이어 거기서 사업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는 누구보다도 직원들의 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범적인 기업인이다.“우리 제조업은 외국 노동자들에게만 천국입니다. 그들은 야근을 하면 450만 원 이상 받아갑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야근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낮에만 일하고 200만 원 남짓 받아갑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이나 지식, 콘텐츠도 별로 없고 헝그리 정신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문제는 정치와 교육이 제 기능을 못하는 데서 나온다고 봅니다. 우리는 가난했지만 열심히 공부하며 민주화 운동도 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도전 정신은 말할 것도 없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는 눈도 없습니다.” 후배는 지금까지 지지하던 정치인과 정당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진보든 보수든 미래를 위한 공부는 안 하는 것 같고 현실을 너무 모른다고 개탄했다.중학교 자유학기제 학부모 강의를 하며 다음 두 질문 중 하나를 선택해 보라고 했다. “지금 배는 고프지만 희망이 있다.” “지금 배는 고프지 않지만 희망이 없다.” 참석자 모두가 첫 번째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산업사회의 고도 성장기에 학창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운이 좋은 세대였다고 말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배는 고팠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일하며 근검절약하면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우면서 부모님 봉양까지 할 수 있었다. 지금의 학부모들은 두 번째 질문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걱정한다.우리는 경제와 정치 이야기를 하다가 드골 대통령 이야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망명정부를 이끌고 독일에 항전하던 드골 장군은 개선장군으로 파리에 입성하여 나치 협력자와 부역자를 처단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1945년 임시정부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위대한 프랑스 건설’을 위해 대통령에게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는 헌법을 만들려고 하다가 국민의 반대로 그다음 해 사임했다. 1959년 다시 대통령에 취임하여 알제리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또다시 ‘위대한 프랑스 건설’을 위해 내일을 위해 오늘 허리띠를 졸라매자며 국민의 희생을 요구했는데 학생과 노동자들의 반대로 1969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으며, “매일 치즈를 바꿔 먹는 국민을 통치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 아닌 육군 대령의 연금을 받았고 사후에도 유언에 따라 육군 대령의 장례를 치렀다. 부인도 남편의 뜻을 받들어 양로원에서 궁핍한 생활을 하다가 생을 마쳤다.국민의 거센 반대가 있더라도 미래를 위해 몸을 던지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국민은 정치권의 편 가르기와 막말, 부패와 타락에 지쳤다. 우리 정치인들은 목전의 이익을 위해서는 한 치 앞도 내다보지 않고 사분오열되며, 두 눈 감고 서로를 향해 총질하며 자멸과 자폭의 길을 선택한다. “중국인은 한쪽 눈은 감고, 한쪽 눈은 뜬 채 꿈을 꾼다.” 중국의 작가 린위탕(林語堂)이 ‘생활의 발견’에서 한 말이다. 두 눈을 다 감으면 실현 불가능한 공상이나 망상에 빠질 수 있다. 뜬 눈으로는 현실을 직시하고, 감은 눈으로는 미래를 꿈꾸며 구상하라는 말이다. 우리에겐 젊은이들과 국민들로 하여금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면서도 꿈을 꾸게 할 수 있는 교육자와 정치인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21일자 단체장 일정

배기철 동구청장△2019 동 방문 및 주민과의 대화 =오전 10시 해안동 행정복지센터류한국 서구청장△디센터 1976 지식산업센터 기공식=오후 2시30분 구 동남주물(중리동 1166-1번지)조재구 남구청장△사회복지시설 파트너십 직무교육=오후 3시 구청 드림피아홀배광식 북구청장△대구시 연합 자동차매매사업조합 2019년 제20차 정기총회=오전 11시 호텔인터불고엑스코김대권 대구 수성구청장△2019년 사이버 구정홍보단 발대식=오후 2시 구청 회의실 이태훈 달서구청장△보성선원 보호각 건립 준공식=오전 11시 보성선원 김문오 달성군수△달성군체육회 실무이사회=오후 5시 군청 상황실================================================= 주낙영 경주시장△경주시민과의 현장대화=오후 1시30분 황남동행정복지센터 권영세 안동시장△2019 경북유림 신년교례회 참석 = 오전 11시 안동그랜드호텔 최기문 영천시장△㈜태강스틸, 미국 Car Tech(유)와 경북도·영천시·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간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오후 3시 시청 영상회의실 김주수 의성군수△ 도시재생 코디네이터 양성교육 개강식 참석=오후6시30분 도시재생지원센터이병환 성주군수△야동경로당 개관식=오전 11시 벽진면 매수 2리 경로당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기자수첩-떼쓰는 기업 요구보다 지방살리기 우선돼야 / 신승남

신승남/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사업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유치 경쟁에 뛰어든 지자체는 경기도 용인과 이천, 충북 청주와 충남 천안, 경북 구미 등이다. 저마다 강점을 내세워 SK하이닉스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집적단지)를 유치하려 한다. 향후 10년간 120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지자체마다 사활을 걸고 있는 것.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정부나 SK하이닉스의 입장도 곤란해졌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세계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업 입지 선정을 두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경쟁하는 구도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일부 중앙지들은 SK하이닉스와 정부가 부인하는데도 마치 경기도 용인이 이미 입지로 확정된 것처럼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이들은 SK하이닉스가 수도권 입지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반도체 산업 특성상 석·박사급 우수 인력을 영입해야 하는 데 이 인력들이 대부분 수도권 거주를 희망하고 있다고 이유를 달고 있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협력사들도 같은 이유로 수도권인 용인 입지로 선정되길 희망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물론, 경기도 용인에 남고자 하는 SK하이닉스 측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하지만 이 논리대로라면, 중공업을 제외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제조시설이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 어느 산업 하나 인재를 필요로 하지 않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구미국가산업단지 제3단지에는 삼성전자를 스마트폰 세계시장 1위로 이끈 삼성전자 구미 스마트시티가 있다. 앞서 논리를 적용한다면 이미 경쟁력을 잃고 진작 접었어야 할 제조시설이다.기업들이 수도권에 공장을 지으려는 이유는 인재 확보뿐만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공장 부지는 물론, 주변 땅까지 헐값에 산 후 개발해, 향후 부동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공장 총량제 등 수도권 규제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떼를 쓰면 우는 아이 입에 사탕 물리듯 입지를 허용했다. 물론,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포장지를 씌웠지만, 이로 인해 국가가 만든 지방의 국가산업단지와 공단들은 텅 비어 가고 있다.수도권에 SK하이닉스 입지를 결정하고 개발하려면 우선 공장 총량제와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하는데 이는 자칫 특혜가 될 수 있다. 특혜를 주면서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죽어가는 지방을 살리고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는 것보다 소중한지 되돌아봐야 한다. 어린아이처럼 떼만 쓰는 기업의 요구보다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고사 직전에 있는 지방을 살리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신승남 기자 intel887@idaegu.com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2월 / 문인수

2월 / 문인수 그대 생각의 푸른 도화연필 같은 저녁이여,/ 시린 바람의 억새 사이사이가 자디잘게 자디잘게 풀린다/ 나무와 나무 사이/ 나무와 억새와 바위 사이가 또한 거뭇거뭇/ 소문처럼 번져 잘 풀리면서/ 산에 있는 것들 모두/ 저 뭇 산의 윤곽 속으로 흘러들었나/ (중략)/ 다른 기억은 잘 보이지 않는 저녁이여 / 세상은 이제 어디라 할 것 없이 부드러운 경사를 이루고/ 그립다, 그립다, 눈머는구나/ 저렇듯 격의없이 끌어다 덮는 저녁이여/ 산과 산 사이, 산과 마을 들판 사이/ 아, 천지간/ 말이 없었다 그대여/ 마음이 풀리니 다만 몸이 섞일 뿐인 저녁이여 - 시집『동강의 높은 새』(세계사, 2000)..........................................................지푸라기와 잔가지 등속, 태워서 탈 것들은 죄다 끌어모아 불을 붙였다. 후후 입김을 불어 불이 붙은 불티들을 구멍 낸 깡통에다 쑤셔 넣었다. 얼굴도 쥐불도 벌겋게 달아오르면 깡통을 빙빙 돌려 달에 맞섰고 쟁반 같은 달을 그을렸다. 어린 그날의 잔영이다. 한 동무가 섣달 그믐날 복조리 장사로 목돈을 거머쥐었다는 풍문에 자극받아 가로 늦게 복조리 장사에 나섰다. 50개쯤 복조리를 떼 가져와서 담장이 높은 집만을 골라서 안으로 던졌다. 대보름날 수금에 나서긴 했는데 쭈뼛쭈뼛한 가운데서도 내 일생의 가장 담대한 용기로 ‘뻔찌’를 발휘했다.그럼에도 1/3쯤은 반품되거나 떼 먹히고 말았다. 남은 복조리를 어머니에게 한 아름 안겨드렸다. 그리고 가벼운 감기를 앓았다. 이 무렵 날씨는 도통 종잡을 수 없다. 감기 걸리기 좋은 찬 기운이 대기를 지배하는가 하면, 어느새 완연한 봄기운이 촘촘히 서려 있다. 재해 수준의 폭설이 몰아치다가도 한편의 양지바른 곳에서는 노루귀며 봄까치꽃, 개불알풀 등의 야생화들이 제 모습을 오롯이 드러내 보인다. 봄을 기다리며 야금야금 하루씩 갉아먹는 동안 몇은 다른 세상으로 떠나고 또 몇은 새 생명을 얻었다. 그 틈바구니에서 빠듯한 일상을 살아내고 있다.2월이 무슨 공존과 경계의 계절인 듯 요즘 들어 부쩍 삶이란 ‘살다가 죽을 뿐’이란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공연히 남을 무시하고 남에게 해코지하거나, 남의 것을 탐내는 일만은 삼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남들도 그래 줬으면 하고 바란다. 어쩌면 그것을 가르치기 위하여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피 흘리셨고, 석가는 왕자의 자리를 헌신짝처럼 버리셨는지도 모른다. ‘생각의 푸른 도화연필’이 움직이는 방향을 나 자신도 알 수 없으나 기특한 그림이 그려질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마음이 잘 풀려 신간이 평온하길 바랄 뿐이다. 터무니없는 복이 굴러들어오기를 기대하지도 않거니와 잠자던 연애가 활성화되는 꿈도 꾸지 않는다.시인은 2월에도 어디 ‘산과 산 사이, 산과 마을 들판 사이’에 당도하여 ‘저렇듯 격의 없이 끌어다 덮는 저녁’을 노래하고 있다. 2월의 풍경은 다른 달에 비해 조금 다른 느낌일까?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없으리라. 새해를 맞고 달포 지나 다시 설을 맞는 2월은 ‘벌써’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엉거주춤한 몸을 벌떡 일으켜 세우게 한다. ‘자디잘게’ 풀리는 시간들이 이제야 ‘부드러운 경사를 이루고’ 내 몸에 섞여든다. 인디언들은 2월을 ‘홀로 걷는 달’이라며 ‘삼나무에 꽃바람 불고, 강에 얼음이 풀리는 달’이라고 하였다. ‘먹을 것 없어 뼈를 갉작거리는 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움이 트고 햇빛에 서리 반짝이는 달’을 보며 ‘아, 천지간 말이 없었다 그대여’ 찬양하고 수그린 몸 다시 곧추세워도 좋지 않은가 그대여.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아침논단-취수원 이전은 윈·윈이다/ 오철환

오철환/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기 위하여 취수원을 좀 더 상류 쪽인 해평으로 이전하고자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대구시의 계획은 지지부진하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태가 있고 난 후에 즉시 취수원을 상류 쪽으로 이전했어야 했다. 역학조사 및 관련자 처벌, 피해보상과 재발 방지를 위한 수질관리 대책 등의 목소리에 묻혀 취수원 이전 문제는 간과되었다. 그 당시 물 문제는 국민적인 이슈로 달아올랐다. 핫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취수원 이전을 즉각 시도했다면 그 누구도 감히 반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소를 잃은 때가 현실적으로 외양간을 고칠 수 있는 기회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후, 대구시가 취수원 이전을 적극 추진하였으나 구미시의 반발에 부딪혀 근 10년을 표류하고 있다. 경북과 대구가 하나라는 슬로건 아래 상생을 모색하고 있긴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각자도생으로 돌아선다. 양 지자체의 수장이 교차 근무하기도 하고, 양 의회가 ‘한뿌리 상생 MOU’를 체결하는 등 상생하려는 의지를 보이지만, 그 진정성이 바닥까지 닿지 않은 듯하다. 물은 인간 생존의 기본조건이다. 물 문제는 바로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물 문제를 그 어떤 문제보다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이유다. 맑은 물을 먹을 권리는 생명권이자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이기도 하지만 권리 이전의 천부적인 성질을 갖는다. 물이 인간에게 소중한 만큼 물로 인한 다툼과 분쟁은 그 근원이 멀고도 원초적이다. 거듭된 물 분쟁의 결과로 지역마다 그 지역 환경에 적응하는 최적 해결책이 오랜 세월에 걸쳐 응축되었다. 사활을 건 물 분쟁의 오랜 역사적 교훈에서 도출된 지혜다.강물을 이용하는 권리는 특정인에게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강 연안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인정된다. 타인의 용수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필요한 물을 끌어 쓸 수 있고, 또한 그러한 인수를 위하여 필요한 공작물을 설치할 수 있다. 상류에서 물을 쓴다는 이유로 하류에서 물을 끌어 쓰는 것을 방해하지 못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법제화된 관습이다. ‘공유하천의 용수는 타인의 용수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정된다’고 우리 민법 231조에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법리는 지방자치단체 간에도 확장하여 적용될 수 있다. 낙동강 연안에서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구미시민과 대구시민은 누구나 낙동강의 물을 끌어 쓸 수 있다. 물을 끌어 쓰기 위해 공작물을 설치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다만 타인의 용수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물을 끌어 써야 한다는 제약이 존재한다. 강물은 우리 모두의 생명수이기 때문이다. 대구는 구미의 용수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상류에 취수시설을 설치하여 강물을 인수하여 쓸 수 있다. 지금까지 낙동강의 수량 부족으로 용수를 중단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 취수원을 조금 더 위쪽으로 이전한다고 하여 크게 달라질 일은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낙동강의 수량이 부족하게 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비상시엔 구미에 우선적으로 용수를 공급한다’는 옵션을 안전장치로 달아둔다면 구미로선 손해 볼 일이 없다. 대구 용수로 인해 구미 용수가 방해받는 일은 결코 없다는 뜻이다. 취수시설과 용수로 등에 관한 제반 비용을 대구가 모두 부담하는 조건은 금상첨화다. 구미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맑은 물도 먹고, 인심도 내는’, ‘꿩 먹고, 알 먹고’다. 상수도보호 구역의 토지이용 규제가 강화된다는 잘못된 지레짐작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있다면 성실한 자세로 설득해 가는 치열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해당 지역 환경은 개선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 만약 지가 하락 등으로 인한 재산상 손실이 나타난다면 수익자 부담으로 손실 보상을 보장하는 약속이 신뢰성 있는 방법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농작물 직구 등 대구가 상생할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낙동강 환경 보전은 취수원 이전과 별도로 지속해서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폐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낙동강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모색해야 한다. 구미산단 폐수를 전면 재사용하는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할 뿐만 아니라 모든 화학물질 함유량을 상시 측정·감시하도록 하겠다는 환경부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하류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깨끗한 강물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취수원 이전에 대한 고향 사람들의 대승적 자세를 기대한다. ‘나의 살던 고향은’ 취수원 이전예정지 바로 위쪽 강변 마을이다.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사설-대구 중앙대로 이름 ‘2·28대로’로 바꾸자

21일부터 28일까지 8일간은 2019년 대구시민주간이다. 대구의 양대 정신인 국채보상운동 기념일(2월21일) 과 2·28 민주운동 기념일(2월28일)을 맞아 시민 정신을 되살리고 기념하기 위해 대구시가 지난 2017년부터 개최하고 있다.시민주간에는 동성로와 2·28 기념 중앙공원 등 대구 시내 전역에서 기념식, 전시회, 콘서트, 강연회, 나눔장터, 체험부스, 뮤지컬 공연 등 다양한 시민참여형 행사가 줄을 잇는다.우리가 익히 아는 것처럼 국채보상운동은 112년 전인 1907년 시작된 이 땅 최초의 항일운동이자 최초의 국민적 기부운동이다. 또 최초의 근대 여성운동인 동시에 최초의 언론캠페인으로 평가받는 시민운동이기도 하다.2·28 민주운동은 59년 전인 1960년 일어난 대구지역 고교생 주도의 자발적 민주운동으로 한국 민주화 운동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그해 마산 3·15 의거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으며 자유당 독재와 부정부패에 항거한 최초의 민주운동이다.그러나 지난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2·28 민주운동과 관련해서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아 있다. 시민들의 중지를 모아야 할 사안이다.22일 제12대 2·28 민주운동 기념사업회장에 취임하는 우동기 신임 회장은 공약을 통해 대구의 남북을 잇는 중앙대로의 이름을 ‘2·28대로’로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바람직한 포부다. 중앙대로 명칭 변경은 7년 전에도 기념사업회에서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중앙대로는 일제 치하 중앙통이 광복 후 중앙로로, 또 중앙로가 중앙대로로 바뀐 단순한 도로명이다. 위치에 근거한 전혀 특색이 없는 그렇고 그런 이름이다.그러나 이에 반해 대구 도심의 동서를 잇는 옛 한일로는 이미 오래전 대구정신을 상징하는 국채보상로로 이름을 변경했다. 현재 시민들은 즐겨 국채보상로라는 도로명을 사용하고 있다중앙대로가 2·28대로로 이름이 바뀌면 대구의 자랑인 국채보상운동과 2·28 민주운동이 시민의 일상 속에서 거론될 것이다. 또 대구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도로 곳곳의 표지판에서 교과서를 통해 배운 국채보상운동과 2·28 민주운동을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대구의 동서와 남북을 가로지르는 2개 도로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새로운 대구의 상징이 될 수 있다.대구의 상징인 자주(국채보상운동)와 민주(2·28)의 두 정신을 길이 기리기 위해서 현재의 중앙대로는 하루라도 빨리 2·28대로로 개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세상읽기-하향성(下向性)은 권력보다 높다/ 이상렬

이상렬/목사, 수필가 ‘권력’이라는 글자는 그냥 보아도 날이 서 있다. 권력! 발음 한 번에도 어깻죽지에 힘이 선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 했나. 권력을 쥐고 싶다고 쥘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설령 쥐었다 하더라도 잠시뿐, 끝은 무상하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감옥에 가 있는 나라가 또 있나 모르겠다. 원인을 묻기 전에 우리네 현실이 이러니 또 한숨이 실린다. 감성 어린 말로 짐짓 어르는 이들도 있다. ‘좀 잘하지, 그 착한 사람이 왜.’ 착하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심성과 상관없이 부인 못 할 본질적 이유 하나가 있으니 곧, 권력욕이다. 권력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시한폭탄과 같은 것이다. 욕구가 심하면 언젠가 터진다. 그러니 약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너무 강한 것이 문제다.사회주의의 흥망도 이런 맥락에서 찾자. 매력적인 이론 같아 보이지만 어째서 무너졌을까.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인간이 ‘욕망의 존재’라는 사실을 간과했다. ‘정권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권력이 비대해질수록 그 남용은 더 위력적인 법이다. 평등을 지향했던 사회주의 사상이 왜 필연적으로 폭력에 의해 관료제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나. 고매한 인간에게 치명적 권력욕이 잠재되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욕망의 고삐가 풀린 것이다. 주범은 바깥에 있지 않다.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뽑아도 뽑아도 다시 고개를 쳐들고 솟아오르는 욕망의 우두머리, 권력욕이다.‘이 세상은 권력에의 의지이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니체의 말이다. 급기야 신은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죽인 신은 신 존재가 아니다. 당시 교회 권력자들이 신의 뜻을 핑계 삼아 자신의 절대적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 낸 가짜 신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니체가 죽인 것은 가짜 신이다. 소수 권력자가 만들어진 낸 신이기에, 그 신이 죽어야 인간은 자기 삶의 주체자로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권력욕이 거대 권력자들에게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개인에게 뿌리를 박고 배우자를 지배하고, 자녀를 지배하고, 을(乙)을 지배하려 든다. 우리는 항상 ‘내가 맞다’고 주장한다. 그 말의 전제는 ‘너는 틀렸다’는 말이다. 그건 ‘내가 이겼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권력욕이 발동한 것이다. 권력 게임에 돌입해서 상대를 굴복시키려는 이 지긋지긋한 본성을 어이할까. 그래서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권력은 인간의 질긴 강박’이라 했다. 인간이란 무조건 이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존재라는 말이다.희망은 없는가. 성서에 이런 말이 있다. ‘크고자 하면 내려가야 합니다.’ 엄청난 역설이다. 권력이 서식하는 데는 높은 곳이다. 높은 곳은 구조상 위험하고 불안하다. 낮은 곳을 재조명할 때다. 왕관을 쓰고서 잠들 수는 없지 않은가. 내려간다는 건 냉혹하다. 몰락, 실패, 빈털터리로 생각한다. 하지만 각양 좋은 것이 높은 곳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 낮은 곳에도 있다. 더 풍성하고 안정감이 있고 깊다. 높은 곳에는 권력이 살지만, 낮은 곳에는 평화가 산다. 평화는 권력 투쟁에서 이겼을 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멈췄을 때 내 곁에 슬그머니 머무는 것이다.낮춰 산다는 건, 고개 빳빳이 들고 살아온 것에 대한 일말의 성찰이다. 그리하여 자리와 마음은 별개다. 높으면서도 위험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낮은 마음으로 사는 것, 낮으면서도 비굴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풍부의식을 가지고 사는 것이다. 높아지려는 마음을 지니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이제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시대가 낮은 마음을 찾는다. 높은 자리에서 마음 낮추기, 높은 곳에서 하향심 갖기. 이것만이 권력욕의 사슬을 끊는, 여럿 중 하나가 아니라 유일한 선택이다.‘더 이상/낮아 질래야 낮아질 수 없는/인간들의 하심下心/달은 우쭐거리며 점점 더 높이 떠오르고 있었다.’ 시인 고진하의 ‘아름다운 하심下心’중 한 대목이다. 보름달 앞에서 인간이 자기를 낮추니 달님이 우쭐거린단다. 장면이 예쁘지 않은가. 인간이 조금만 낮추어도 둘러싼 모든 사물에 생기가 돋는다. 그러니 하향성(下向性)은 권력보다 높다.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20일자 단체장 일정

류한국 서구청장△제209회 서구의회 임시회 개회식=오전 11시 서구의회조재구 남구청장△생활공감 모니터단 에너지 절약 홍보캠페인=오전 11시 남구청네거리이태훈 달서구청장△제260회 구의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오전 10시 달서구의회===========================================권영세 안동시장△2019년 안동시체육회 정기 이사회 참석 = 오후 4시 웅부관 청백실장세영 구미시장△여성친화도시 재지정 현판 제막식 참석=20일 오후 2시30분, 구미시청 현관최기문 영천시장△영천시장학회 정기이사회=오후 5시 영천시립도서관최영조 경산시장△한국외식업중앙회 경산시지부 정기총회=오후 3시 경산 아트룸 웨당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독자기고-한국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가계부채 그리고 부동산

송정호/이삭푸드서비스(주) 경영고문, 전 인제대학교 겸임교수 올해 들어 첫 경제동향보고서가 발간되었다. 기업의 설비투자, 생산, 수출, 소비, 실업률, 일자리 등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참담한 성적표다.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위기냐 아니냐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일이 많아졌다. 일각에선 경제위기는 과장된 것이며 일부 언론이 만들어 낸 허세라고 하고, 다른 일각에선 한국의 경제 상황이 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위기냐 아니냐를 떠나 우리의 경제 상황이 중대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지난해 2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무려 96%에 이르고 금액으로는 1천500조 원에 이른다. 상승 속도도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팔랐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증가속도 세계 2위에 가계 부채 상환 부담이 역대 최고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을 생각해 본다. 가계부채의 위험은 가계부채 절대 규모와 금리 상승, 전세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출이 주요 원인일 것이다. 가계부채가 당장 시장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작다고 하더라도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가계부채의 건전성이 급격히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부동산 시장에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떨어지는 전세금에 세입자도, 집주인도 좌불안석이다. 750조 원으로 추정되는 ‘전세부채’ 폭탄에 매매가와 전셋값의 동반 하락으로 인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즉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과 세입자가 은행에서 빌린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곳곳에서 현실화하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집을 팔아도 보증금에 모자란 ‘깡통전세’마저 나타났다.더 큰 문제는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 이후 부동산시장이 불붙으면서 소위 말하는 갭투자로 집을 산 사람들이다. 특히 2016~2017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일시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아지자 소액의 자기자금만 가진 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에 기대어 집을 샀던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역전세 및 깡통전세가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금융시스템을 위협하는 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것이다.형편없는 경제성적표를 받아들 때마다 이 정부는 “상황을 엄중하게 본다”면서도 근본적인 처방 대신 세금 퍼붓기 대책을 내놓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대학 강의실 전등을 끄는 ‘에너지 절약 도우미’며 담배꽁초 줍는 일이 고작인 ‘전통시장 지킴이’를 채용해 일자리 통계를 분식하려 할 것이 아니라, 친기업 친시장의 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경제활력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권순진의 맛있게 읽는 시-겨울 주례사/ 조정권

겨울 주례사/ 조정권 호숫가 겨울나무가 서 있다/ 흰 눈의 면사포를 쓰고 있다/ 눈이 온다/ 일생 겨울숲속에서 밑 둥은 얼어있을 것이다/ 바람 속에서/ 견디고 있는 마음과/ 벌서고 있는 마음/ 진정 두 마음은 한마음임을 약속하겠는가. - 시집 『먹으로 흰 꽃을 그리다』(서정시학, 2011).................................................결혼이 필수가 아니라는 인식은 꽤 오래됐지만 얼마 전 한 조사에서 나타난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서울의 미혼 여성이 3%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놀랍다. 물론 ‘가능하면 하는 것이 좋다’ 16%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66%까지 합하면 생각보다 그리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다만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미혼 남성보다 미혼 여성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 다른 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생각하는 미혼여성이 전국적으로 45%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어떤 의미에서 충격적이다.결혼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미혼남성의 59%와도 차이가 크다. 2015년 조사에서 결혼 의사가 있는 미혼여성은 65%, 미혼남성은 75%로 조사된 것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우리 사회에서 미혼 남녀, 특히 미혼여성이 결혼을 꺼리는 것은 자아실현 욕구의 상승,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현실 등 가치관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일생 겨울숲속에서’ ‘겨울나무’로 ‘견디고’ ‘벌서는’ 것이 두렵고 버겁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혼을 한다는 것은 사랑으로 ‘진정 두 마음’이 ‘한마음’ 되겠다는 결심이 섰다는 뜻이리라.지난 주말 울산에서 있었던 고향 선배의 막내딸 결혼식에 참석했다. 지금까지 결혼 의사를 별로 내비치지 않고 자기 일(공부)에만 몰두해있던 따님의 뒤늦은 결심으로 친구 오빠와 가약을 맺게 된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주례가 없는 결혼식이라는 점이다. 요즘은 형식적인 엄숙함보다는 흥미롭고 기억에 남는 예식으로 진행하고 싶은 이들이 많아서 주례 없는 결혼식은 이례적이 아니라 대세로 흘러가고 있다. 대신 양가 부모님의 덕담으로 이루어지는데 신랑·신부를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대개 교훈적인 내용보다는 가족애가 담긴 진솔한 내용이다.신랑 아버지의 덕담에 이어 김태수 시인의 말씀도 이어졌다. 전혀 ‘문학적’이지 않았다. 막내딸의 결혼에 약간의 서운한 감정도 묻어 있었으며, 혼사를 주위에 요란하게 알리지 않았다는 언급도 했다. 그리고 하객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신랑·신부에게 ‘잘 살아라’란 말로 끝을 맺었다. 평소 김태수 형의 대인배 다운 체취도 느껴졌다. 무엇보다 전직 교장 선생님의 ‘꼰대’티를 내지 않았다. “몇 말씀 드리겠다”며 곧 끝날 것처럼 하면서 이어지는 전통적인 ‘주례사’가 아니어서 좋았다. 이 시도 짧아서 좋긴 한데 현장용으로 써먹기엔 적절치 않아 보인다.주저리주저리 고전적인 주례사도 지겹지만 지나치게 함축적이고 교훈적인 내용도 먹혀들기 어렵다. 역대 가장 짧은 주례사를 한 분이 백범 김구 선생이라고 한다. 독립운동을 함께했던 후배의 아들 결혼식에서 ‘너를 보니 네 아비 생각이 난다. 부디 잘 살아라’ 누군가 시간을 재어보니 딱 5초 걸렸다고 한다. 원래 우리의 전통 혼례에는 주례가 없다. 우리나라에 주례가 등장한 것은 예식장 문화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주례 없는 결혼식에서 신부 아버지의 ‘잘 살아라’란 당부는 가장 평범한 말인 듯해도 모든 것이 농축된 가장 솔직한 부모의 바람일 것이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한국당 대표경선, TK 전략적 선택해야

자유한국당의 새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코앞에 닥쳤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하는 당권 주자들이 18일 대구를 찾았다.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국회의원(기호순) 등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를 가졌다.TK 지역은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다.현재 판세는 황 후보의 우세 속에 오 후보가 추격하는 모양새다. 거기에 ‘5·18 폄훼’ 논란의 중심에선 김 후보가 뒤를 쫓는 형국이다. 최근 변수가 생겼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위세를 떨치는 ‘태극기 부대’ 8천 명이 한국당에 집단 입당한 것이다. 태극기 부대는 김 후보를 민다.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경북에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투표는 책임당원과 일반당원 등 선거인단 투표(70%)와 국민 여론조사(30%)로 진행된다. 책임당원 32만여 명 중 30%를 차지하는 대구·경북이 선거 판세를 좌우한다. 하지만 자체 후보는 못 냈다.전대는 ‘친박’ 대 ‘비박’의 계파 대리전 양상이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배박’논란에 휩싸인 황교안 후보 쪽에 줄을 섰다. 아무래도 ‘비박’을 결집해 당권을 잡으려는 오 전 시장과는 코드가 맞지 않는 것 같다.전대에서 종속변수 정도로 보이던 김진태 의원은 태극기 부대를 등에 업고 보수의 선명성을 내세우며 판세를 흔들고 있다. 조직력과 시위로 다져진 태극기 부대가 가세하면서 힘을 받는 형세다.태극기 부대는 후보 합동연설회마다 단체로 참가, 분위기를 주도하며 위세를 떨치고 있다. 이들의 맹목적인 후보 지지를 못마땅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전당대회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을 막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한국당의 이 같은 전대 과정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마음은 씁쓰레하다.보수의 본산이라는 지역에서 자체 후보를 내지 못하고 구경꾼에 그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최근 한국당의 ‘5·18 폄훼’와 도로 친박당 회귀 움직임에 대한 걱정도 있다. 자꾸 헛발질을 하고 있는 것도 보기 좋지 않다. 정부·여당의 거듭된 실책에 무임승차하려는 한국당의 행태에는 울화통만 터진다. 지역민의 열망과는 동떨어진 행동에 한국당에 대한 실망감만 커지고 있다.무기력에 빠진 자유한국당이 이번에도 박근혜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다음 선거도 기대할 수 없다.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친박과 비박을 넘어설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지역 한국당은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다.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독자기고-한국경제의 어두운 그림자… 가계부채 그리고 부동산

송정호/이삭푸드서비스(주) 경영고문, 전 인제대학교 겸임교수 올해 들어 첫 경제동향보고서가 발간되었다. 기업의 설비투자, 생산, 수출, 소비, 실업률, 일자리 등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참담한 성적표다.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위기냐 아니냐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일이 많아졌다. 일각에선 경제위기는 과장된 것이며 일부 언론이 만들어 낸 허세라고 하고, 다른 일각에선 한국의 경제 상황이 비상사태를 선언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위기냐 아니냐를 떠나 우리의 경제 상황이 중대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지난해 2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무려 96%에 이르고 금액으로는 1천500조 원에 이른다. 상승 속도도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팔랐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증가속도 세계 2위에 가계 부채 상환 부담이 역대 최고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을 생각해 본다. 가계부채의 위험은 가계부채 절대 규모와 금리 상승, 전세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출이 주요 원인일 것이다. 가계부채가 당장 시장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작다고 하더라도 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가계부채의 건전성이 급격히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에도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떨어지는 전세금에 세입자도, 집주인도 좌불안석이다. 750조 원으로 추정되는 ‘전세부채’ 폭탄에 매매가와 전셋값의 동반 하락으로 인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즉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증금과 세입자가 은행에서 빌린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 이후 부동산시장이 불붙으면서 소위 말하는 갭투자로 집을 산 사람들이다. 특히 2016~2017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일시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아지자 소액의 자기 자금만 가진 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에 기대어 집을 샀던 사람들이 많다.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을 빼주지 못하는 집주인은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찾을 수밖에 없고, 이마저 여의치 않으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급매가 차츰 등장하면 집값은 당연히 하락하게 된다.형편없는 경제성적표를 받아들 때마다 이 정부는 "상황을 엄중하게 본다"면서도 근본적인 처방 대신 세금 퍼붓기 대책을 내놓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대학 강의실 전등을 끄는 '에너지 절약 도우미'며 담배꽁초 줍는 일이 고작인 '전통시장 지킴이'를 채용해 일자리 통계를 분식하려 할 것이 아니라, 친기업 친시장의 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경제활력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